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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라오스-Laos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9. 혼자서도 잘 놀아요.

드디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도착했다.

수도라 그런지 차도 많고 좀 발전된 도시의 모습이다.
우선 도미토리 방을 잡아놓고 비엔티엔을 둘러보기로 했다. 

대통령궁이라는데 하얀 건물이 이쁘다.
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은 비가 오거나 먼지로 뒤덮이면 엄청 힘들겠지. 

오오 수도라 이정표도 있고 신호등도 있다.
특히 유명한 관광지를 가리키는 이정표는 라오스에서 처음 본 것 같다.

멀리서 보니 어디서 본 듯한 엠블럼이 보인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해 kt와 대결중인 부영건설이다.
결국 10구단은 KT가 됐는데 상관없다. 그냥 KIA가 제일 좋고 제일 싫고 제일 밉고 제일 관심이 간다.
그래요. 전 꼴아빠에요. 경기를 거지같이 할 때마다 안본다 하지만 매번 야구를 보는 꼴아빠랍니다. 

내일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직접 버스터미널로 가는데 일본에서 시내버스를 지원해줬는지 버스마다 일장기를 달아서 자랑하고 있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모르나. 치사하다. 물론 일본이라 까는거 맞아요.

숙소에서는 30달러인 버스표가 터미널로 가니 25달러밖에 안한다.
길가에서 신기한 것을 팔길래 돈을 절약한 나에게 상을 주는 기분으로 가서 보니 코코넛을 얼음에 넣어서 주는데 배가 터질것처럼 많다.  

오징어도 팔길래 하나 사먹는데 5달러 아낀돈이 군것질거리로 들어간다.
하지만 먹는게 남는거에요.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같이 비엔티엔의 중심을 상징하는 것은 남푸 분수다. 그런데 별로 볼 것도 없고 물도 안나오고 차라리 그 옆에 있는 이 탓 담이라는 탑이 상징이 됐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게 그 유명한 남푸 분수대.
근데 진짜 별거 없다. 

어차피 내일 밤 늦게 하노이로 출발하기에 유유자적 비엔티엔을 구경하는데 메콩강변에 우리나라 한강처럼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근데 알고 보니 한국정부가 지원을 해줬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런 태극기가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라오스에서 맞는 마지막 밤이니 만찬을 즐기기로 하고 식당을 찾아다녔는데 좀 좋아보이는 곳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듯이 그냥 길거리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비어라오 흑맥주를 매번 먹으려다가 기회가 안됐었는데 드디어 먹어본다. 
소믈리에가 아니니까 풍미가 어떻고 이런 설명은 생략하고 그냥 맛이 기가 막힌다.  

그래도 나름 특별하게 새우 볶음밥을 시켰는데 통통한 새우와 흑맥주가 정말 잘어울렸다.

같은 도미토리방을 쓰는 멕시코애가 밤구경을 가자길래 같이 나왔는데 라오스도 우리나라처럼 공원에서 단체 에어로빅을 한다.

자전거로 묘기 부리는 애들도 구경하고,
근데 이 멕시코애가 말이 너무 많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지금까지 여행한 사진 800장을 보여주며 일일이 다 설명을 한다.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길거리 음식은 더러워서 못 먹는다며 자긴 항상 빵을 사먹는다는길래 그냥 돌아가자고 해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마침 지구 종말의 날이어서 'End of earth'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같이 놀다보니 주인아저씨가 보드카 1병을 따 줬는데 애들이 잘 안먹어 혼자 3분의 1정도를 마시고 옆자리 애들이 잭콕을 만들어 먹길래 껴서 같이 먹고 신나게 놀았는데 결국 지구 종말은 안왔다.

<오늘의 생각>
4만킵짜리 도미토리를 잡고 돌아다니다가 3만킵짜리 도미토리를 발견했다.
아침 포함 4만킵이라 했으니 내일 아침으로 뽕을 뽑아야겠다. 
그리고 지구는 멀쩡했다. 

 

'내가 왜 아침이 뷔페라 생각했을까?'
그냥 빵 두쪽에 바나나 하나가 끝이다. 가슴이 아프다. 이걸론 장에 기별도 안갈텐데 장도 아프다. 

아픈 가슴을 달래며 비엔티엔에서 유명한 사원으로 들어갔다.

불상들이 쭉 진열되어 있었는데 아기자기 하면서 엄숙했다.

이렇게 파손된 불상도 그대로 나뒀는데 문화재라고 나둔걸까, 보고 반성하고 문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고 남겨둔걸까.

사원들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각각의 사원들마다 각기 다른 세밀한 멋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절을 많이 봤기에 그다지 큰 흥미는 생기지 않는다.
아마 유럽쪽으로 가서 성당을 가면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전공이 건축공학인데 큰일이다.
그래도 아름답다는 타지마할은 기대중이다.

나오는 길에 남자와 여자가 차에서 금빛 옷을 차려입고 내리길래 도촬했다.

바로 옆에 있는 박물관도 들어 갔는데 입구에서부터 부처님이 사진찍지 말라고 하셔서 못찍었다.

나와서 시장을 둘러보는데 환전하면 주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500킵짜리가 기부함에 많이 있었다.
나도 1장이 있어서 기부했는데 티끌 모아 태산이 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길을 가는데 현대, 기아 자동차 건물이 있길래 한장 찍었다.
현기차가 국내에서 많이 까여도 외국에서 현기차가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해가 너무 쨍쨍해 더워 죽을 것 같지만 1시간정도를 열심히 걸어 간다.

바로 그 유명한 탓 루앙을 보려고 밥도 안먹고 열심히 걸어왔다.

근데 너네 시계 보는 법 모르니?
왜 11시 52분인데 문을 닫고 난리니.
내가 미쳤다고 이 땡볕에 땀을 뻘뻘흘리면서 걸어왔겠니.  

힘이 빠져 앞에 있는 사원에 들어가 기도 하고 주저 앉아서 쉬었다.
근데 크리스마스라고 불상 주위로 전등장식이 되있고 캐롤이 흘러나오는데 이색적이었다. 

새들에게 먹으라고 밥을 이렇게 남겨 두는 것 같다,

그냥 담 너머로만 쳐다보다가 발길을 돌린다.

배가고파 죽겠으니 밥한그릇부터 먹고요.

오늘은 빨간색 코코넛을 먹는데 어제 것보다 더 맛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차마 다리털을 안깎은점 죄송합니다. 

여기는 빠뚜싸이라고 승리의 탑 꼭대기인데 밖에서 볼때는 얼마 안 높아 보였는데 꽤나 높다.

하늘이 맑아서 너무 더웠는데 그 덕에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야 이쪽으로 가.
아니야. 저쪽으로 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구름따라 가자. 

이렇게 조각해놓은 것들을 보면 아름답다기전에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든다.

근데 날이 맑아도 너무 맑아서 더워 죽겠다.

씨앙쿠안으로 가기위해 시내버스를 탄다.
라오스 버스의 옆면에 써있는 숫자는 그냥 버스의 일련번호이고 앞에 있는 번호판이 노선번호이다. 

태국과의 국경인 우정의 다리옆에서 차를 갈아타고 부다바크라는 씨앙쿠안으로 왔다.
입구에 있는 커다란 호박 조각상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조각품들이 있다. 

좁은 길을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면 남녀노소 국적불문의 사람들이 전부 셀카 찍느라 바쁘다.
남들이 안하는 것도 해야하는데 남들이 하는건 당연히 나도 해봐야지. 

시멘트로 만든 거대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있다.

몇몇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조각상앞에서 따라하는 모습들이 보였는데 난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몰랐었다.
근데 여기 와보니 알겠다.
셀프타이머 맞춰놓고 후다닥 뛰어가서 흉내내는거 정말 재밌다.
그런 의미에서 몇 장 더 올라갑니다. 

<제목: 요염한 자태>

<제목: 부처님 발가락의 때만도 못한 어리석은 중생이여.>

진짜 크긴 큰데 이런 공원을 만들 생각을 한 주인도 특이하다.

<제목: 추해서 죄송합니다.>

<제목: 실패작>

가장 신기했던 조각.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제대로 된 흙길을 달리는 문 안닫히는 라오스식 버스.

<오늘의 생각>
머리핀도 숙소에 두고 오고 버스비 2000킵도 사기당하고 아주 돈을 땅에 뿌리고 다니는구나.
베트남에서는 정신줄 단단히 잡고 다니자. 


씨앙쿠안도 다 봤고 이제 하노이로 갑시다.

<라오스 여행 경비>
여행일 11일 - 지출액 220달러 (약 23만원)
밥 굶고 다니지도 않고 유명한 곳은 거의 다 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