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일주 - 008. 극비귀국, 그리고 포기.


사실 상해에 도착하기 전부터 왼손의 손가락이 아팠다.
계속해서 전기가 찌릿찌릿 올라오며 감각이 사라지고 손가락이 저렸다.
우선은 상해에서 쉬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한국에 있는 의사들과 상담도 해보고 가족들과 통화도 했다.

상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쉰 며칠동안 증상은 나아지질 않았고 오히려 오른손까지 증상이 번져 결국 귀국하기로 했다.
차라리 보이는 곳이 아프거나 다쳤으면 대응을 할텐데 보이지 않는 신경문제니 어찌할 방법이 없어 화도 났다.
하지만 언제나 내 좌우명인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를 잊지 않았기에 약간의 마음의 준비는 했었다. 
또한 자전거여행이 아예 무산될 상황을 대비해 상해에서부터 자전거 판매글을 올리고 가장 가까운 항구인 연운항으로 가기로 했다.
상해에서 연운항까지는 약 500km이고 아직 손가락이 움직이기에 자전거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상해를 떠났다.

상해를 떠나 최대한 빨리 연운항을 향해 약 50km정도 달렸을 때쯤 사건이 터졌다.
손가락이 신경이 쓰여 자꾸 움직이면서 감각을 느끼면서 달렸는데 왼쪽손가락이 안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오른손으로 주무르고 움직이려고 노력을 하니 손가락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가슴이 철렁 주저앉았다.

어제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小景이 기차를 타고 연운항 옆으로 간다고한 것이 떠올라 전화로 기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았다.
하지만 전화카드가 있어야하기에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가 아주 얉은 중국어와 바디랭귀지로 내 손이 다쳤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연운항에 가야하는데 기차나 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근처의 버스터미널들에 연락을 해보더니 이미 아침에 연운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했고 내일 있다길고 알려줬다.
잠시 컴퓨터를 빌려 인터넷으로 중국 기차시간표를 보니 밤 9시쯤 상해에서 연운항으로 가는 기차가 있기에 이 기차를 탈 수 있는 근처의 기차역을 물었더니 경찰용 승합차에 내 자전거를 싣으라고 하고 나를 태워 마을에 있는 기차매표소로 갔다.

매표소에 가니 표가 남아있다길래 예매하려 했더니 직원이 자전거가 커서 기차에 못 탈 수도 있다며 표를 사지 말라고 했다.
우선 경찰서로 돌아가기로 하고 자기들이랑 같이 중국 밥을 먹겠냐고 해 경찰서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다른 경찰관들도 놀라고 식당아주머니는 찐만두도 챙겨주시고 고마웠다.

밥을 다먹고 아무래도 자기들이 같이 가서 기차를 태워줘야겠다며 한 40km정도 떨어진 쿤산이라는 기차역으로 차를 타고 갔다.
기차역을 담당하는 공안과 이야기를 하더니 기차표를 끊게 해주고 나를 대합실로 데려갔다.

왼쪽에 있는 남자 공안이 선임이고 오른쪽에 있는 여자 공안은 신입 같아 보였다.
여자 공안은 약간의 영어도 할줄 알아 영어, 중국어, 바디랭귀지, 필담을 섞어가며 대화를 했다. 과자와 과일도 챙겨주고 한국까지 갈 돈은 부족하지 않냐며 나에게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데 정말 고마웠다. 
나를 데려다주며 끝까지 조심해서 가라고 하며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명함과 QQ아이디를 적어 주었다. 

이 공안은 기차역에서 나를 담당한 공안인데 자전거도 맡아주고 전화도 빌려주고 고마웠다. 

3시쯤 쿤산역에 도착했고 기차는 9시 14분 기차라 의자에 앉아 자다가 저녁먹을 시간이 돼 처음으로 중국 컵라면을 사먹었다.
안에 소시지가 들어있는 제품이 있길래 골랐는데 역시나 괜찮았다.
특이한 점은 안에 조립식 포크가 들어있고 스프가 2종류 반고체성분의 양념이 1팩이 들어있다.
스프를 언제 넣어야할지 몰라 가게 주인에게 찾아가니 한번에 다 넣고 먹는거라고 한다. 

속이 차있는 빵을 먹고 싶었기에 샀는데 크림은 들어있지만 빵 맛 자체가 별로였다.

편의점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기차역안의 가게.

중국은 기차를 탈 때에도 수하물 검사를 거친다.
짐을 다 X레이 검사를 하고 몸도 수색을 다 하는데 몸수색은 좀 대충한다. 

기차가 도착하기 약 15분 전 쯤 공안이 와서 자전거를 끌고 가자며 키가 작은 아저씨 한 분을 데려왔는데 짐이 다 실려있는 내 자전거를 번쩍 들어보더니 괜찮다며 따라오라고 해 같이 갔는데 이 아저씨께서 자전거를 번쩍 들고 긴 계단을 내려가는데 정말 대단했다.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짐을 다 내려놓고 자전거를 세운 뒤 통로 문을 잠가 자전거를 보관했다.

돈을 아끼려 의자칸에 앉아서 가려했지만 매표소 직원이 자전거를 보관하기에는 침대칸이 좋다고 해 191위안을 내고 침대칸을 끊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너무 고파 어제 식당 아주머니가 주신 만두와 내가 산 과자 등을 먹으며 거의 12시간이 걸려 연운항동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려고 준비를 하는데 어떤 중국인이 너 한국인이냐며 저기에 한국인 한명이 더 있으니 대화를 해보라고 해 가보니 아저씨 한 분이 계셨다.
남경대학에 아들이 유학중이여서 다녀온다고 하시는데 자전거를 내리는 것을 도와주셔서 편하게 기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알고보니 어제 새벽에 승무원이 나를 깨우며 이 아저씨를 소개해줬는데 내가 너무 피곤해 인사만 하고 잠들었던 아저씨였다.
아저씨께서는 오늘 오후에 배가 있는 것을 내일로 알고 계셔서 내가 중국지점에 전화로 확인해봤다고 알려드리고 오늘 같이 귀국하기로 했다.
아저씨는 여행사를 끼고 오셔서 그쪽으로 가시고 나는 gps를 보고 지도에 항구로 표시되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상해의 기차역에는 못가봤지만 중국의 기차역은 대부분 서울역정도의 규모를 가진 것 같다.
인구가 많다보니 기차역자체도 엄청 크다. 

연운항 페리선착장을 향해서 달려가다가 바닷가가 아닌데 옆에 한글로 연운항페리 안내소라는 작은 간판이 스쳐지나가길래 멈춰서 들어가보니 페리선착장이 맞았다.
나는 바닷가에 붙어 있을 줄 알았는데 육지 한 가운데에 있어 당황했다. 
여차저차 해서 표는 끊었는데 근처에 밥먹을 곳이 없어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한 아저씨께서 한국학생이냐며 밥먹을 곳 없으면 위에 한인민박집에 가면 10위안에 밥을 준다고 해 올라가 밥을 먹었다.
2주만에 한국음식을 먹었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내 위장도 아직 내 여행이 끝난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나보다.
내가 간 민박집은 속칭 따이공이라 불리는 보따리 상인들이 묵는 민박이었는데 평소 몰랐던 상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민박집에는 다 상인분들인줄 알았는데 나처럼 관광온 형이 한명 있어서 같이 배를 타러 갔다.

배에서 먹을 간식을 사고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중국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여행자들에게 주옥같은 팁 하나.

자전거를 싣고 배를 탈 때는 무식하게 다 가지고 자전거를 가져가지말고
중국돈 10위안, 아마 한국에서 출발할때는 2000원정도를 내고
짐들을 보자기 같은 것에 묶어서 보낼 것. 


나도 그동안 준비하면서 선배들이 그냥 가지고 배에 타길래 생각없이 탔다가 한국에서 출발하는 배에서 깨달았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수하물로 다 붙이고 자전거만 달랑 들고 탔다.

배는 3시에 출발한다고 했지만 중국측에서 중국인들의 출국심사를 빡빡하게 해 5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알고보니 민박집에서 만난 형과 내가 기차에서 만난 아저씨도 오는길에 같이 배를 타고 오면서 알던 사이라 셋이 모여 소주와 맥주를 먹었다.
이번 배는 좀 오래된 배에 엔진실쪽이라 배가 덜덜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는데 군생활 하던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 

아침은 맑은 국물 라면. 

그러고 다시 한번 맥주를 마시고 사진에 없는 소주까지 먹은 뒤 다시 잠들었다.

형이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깨워서 나가보니 한국 영해에 들어왔고 옆에 군함이 지나가고 있었다.
생김새를 보니 내가 탄 배와 똑같아 번호를 살펴보니 내가 탔던 군함과 쌍둥이 군함이었다. 
평택항에 도착은 5시쯤 했는데 세관이 안들어와 배에서 계속 대기하다가 해가지고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제대하며 내가 아마 다시는 올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평택항에 1년도 안 돼 다시 오다니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가 보다.
짐을 다시 장착하고 휴가 나올때 버스를 타고 다니던 길을 따라 1시간정도 달려 평택역에 도착했다. 
표를 끊고 지하철을 타는데 전쟁에서 패하고 돌아온 장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무식하게 짐을 싣고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인데 유럽은 커녕 중국도 벗어나질 못하고 돌아오다니 패배한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워 죽는줄 알았다.

우선 집에 돌아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다음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데 다행히 허리쪽 신경이 다친게 아니라 손가락 끝의 말초신경만 눌려서 이상이 있는 상태라 반깁스를 하고 있으라고 하며 다른 치료법은 없다고 한다.
자전거를 조금 타는 것은 괜찮지만 이번처럼 짐을 수십kg을 싣고 여행을 하면 지금은 마비가 빨리 풀렸지만 더 심해져서 병원을 다시 오게 될 것이니 타지 말라고 한다.

결국 자전거를 비롯한 각종 여행용품들을 다 팔았다.
비수기인데다 급처로 판매하는거라 제 값도 못 받고 방출하는데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세계일주는 여기서 끝내고 
찌질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냐구요?





 

전혀, 절대, 아니오. 
나에게 포기는 더이상은 naver... 












 

 
오글거리지만 정대만도 그랬듯이 저도 포기를 모르는 남자입니다.
12월 2일 배낭메고 태국 방콕으로 출발해서 태국,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 돌고 인도와 네팔을 거쳐 여행자금 보충하러 호주로 갑니다.
수단은 바뀌어도 지구한바퀴 돈다는 생각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벌으면 되고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라도 끌고 갑니다. 

진짜 몇명의 친구만 빼고는 아무도 제가 한국에 있는 것을 모릅니다.
특히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박모씨, 내 블로그를 얼마나 보는지 모르겠지만 당신 피해다니느라고 계단으로 많이 다녔습니다.
연락 안했다고 삐친사람들이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쪽팔려서 연락안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고 돌아와서 웃으며 만납시다.

그럼 12월 1일 세계일주 배낭여행 준비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1.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패배했다 생각하지마세요..
    여행도 오래하다보면 여행하는게 일상이 되버리고 집으로가는게 여행이 되어버릴때가 있더군요..
    생각하기 나름이죠 ㅎㅎ 세계일주 응원할께요 화이팅~~~~

  2. 세계배낭여행~~ 콜!!!!~~~

  3. ㅋㅋㅋ생각도못했다
    날피해서 계단으로다니다니 ㅋㅋ
    남은여행은 잘해라 ㅋㅋ

  4. ㅠㅠㅠㅠ나도안보고왔다가다니 너무하네 그래도다행이다ㅋㅋㅋ

  5. 아 재미있게 읽다가 갑자기 놀랐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어요

    자전거타고 유럽여행을 갔었는데 저도 동일한 증상을 겪었었고

    더군다나 저는 싸이클을 개조했었기에..

    상반신의 체중이 거의 손에 실리고 드랍바다보니 손중앙과 엄지와 검지사이에 굉장히 무리가가죠

    하루에 8시간 이상 라이딩하다보니 팔이 저릿저릿하다가 마비증세도 왔었네요

    다행히 드랍바를 올려 헨들바 위치를 좀더 올리니 좋아졌엇네요

    참아쉽네요 준비부터 굉장히 공들인거같은데;;

    • 자전거를 안탄지 3달이 지난 현재도 손가락저림 증상이 남아 있어 멈추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면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하나하나 준비하며 즐거웠는데 수단이 바뀌었을뿐 여행을 포기한게 아니니까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6. 아쉽다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7. 좋은경험 간접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인생에 주어진 젋음을누구보다 뜻깊게 보내는것 같군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 후회없이 보내세요

  8. 새벽에 블로그 잘 보고가요
    아 숙제해야되는데...
    중국이나 인도는 요즘 무서워서 못갈것같은데
    밖에서 자시고 되게 용감하신것같아요
    저도 언젠간 한번 세계일주 하고싶네요

    • 저도 처음에는 밖에서 텐트치고 자는게 무서웠는데 자다보니 그냥 자게 되더라구요.
      저보다 부모님이 걱정 많으셨는데 이제는 매일 숙소에서 자니 편합니다. ㅎㅎ
      꼭 세계일주 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9. 비밀댓글입니다

    • 제가 순례길을 정말 걷고 싶은데 비자문제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에 가게될 날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그 때 가서 생각하려구요.
      정보 주셔서 감사하고 꿈을 꾸시지만 마시고 이루시길 바랍니다.

  10. 에세랄 클럽에 올리신 세계일주 여행기 다 보고 여기 와서 글 올립니다. 역시 이런 사연이 있었네요... 중국편을 나중에 읽으니까 그 동안의 여정들이 다 연결이 되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무사히 여행 마치고 오시기 바랍니다 ^^

    • 아주 아주 슬픈 이야기입니다. ㅎㅎㅎ
      뭐 덕분에 숙소에서 자고 비행기도 타보고 호강하고 있으니 좋긴하지만 아쉽기는 합니다. ㅎㅎ
      블로그까지 와주시고 감사합니다.
      끝까지 재미있고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1. 와! 정말 재밌어요! 개그감이 있으시네요 ㅎㅎㅎ 저도 똑같은 루트로 중국에서 시작해서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내일 떠납니다. 다만 저는 배낭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중국에서 밖에서 자는게 엄청 두려웠었는데, 좋은 선례가 있어서 정말 많은 용기 얻고 갑니다. 지금은 요가를 열심히 배우고 계신..? 하하하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행하세요! 글도 계속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 헛... 오늘 떠나셨겠네요.
      항상 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배낭여행이라면 밖에서 주무시지 마시고 숙소에서 주무세요.
      배낭여행자가 가는 곳의 대부분은 번화한 곳이다보니 위험해요. ㅎㅎ

  12. 돈이 없으면 벌으면 되고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라도 끌고 갑니다. 

    너무 멋있습니다!! ^^b

  13. 용민군 좌우명 정말 멋지네요.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
    될 수 있으면 최악은 피하고 살자는 게 저의 모토인지라
    정말 마음에 크게 와닿네요.
    저도 길지는 않지만 외국생활을 하면서 정말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어찌 풀어야 할지 몰라서 아예 포기를 하고 한국으로 왔거든요.
    그때도 지금도 나름 최선의 방법이었기에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용민군의 지금도, 앞날도 항상 최선이기를 빌어드릴께요.

  14. 참 멋진 여행기 !!

    좋습니다!!

  15. 멋집니다

  16. 예전에 메일로 배낭여행 문의드렸던 청년입니다!
    항상 멋지게 사시네요 ㅎ
    대리만족을 하며 오늘도 재밌게 글 읽고 갑니다
    항상 파이팅 하세요 ㅎ

자전거 세계일주 - 007. 상하이 part 2. (~day 014)


내가 벤치에 누워서도 잠을 잘잔다는 것을 알게됐다.
카메라가방을 꼭 껴안고 낮잠을 한 30분정도 푹 잤다. 

아직 배는 안고프니 음료수 한병을 사러 가게에 갔다.
음료수나 과자가 쭉 진열돼 있으면 거기서 고르기가 쉽지 않다. 어린애들처럼 이걸 고르면 저게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 고민고민하다 국화차처럼 생긴 것을 골랐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고급스러운 쇼핑은 나와 맞지 않기에 신천지구경은 건너 뛰고 예원으로 가는데 한국의 인사동길처럼 생긴 곳이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앞쪽 가게부터 보면서 걸어가는데 회중시계가 이쁜게 있어 가격대를 파악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끝집에 다다랐을 무렵 이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다.
우린 서로를 알아보았고 흥정에 들어갔다. 


나: 아줌마 이 시계 얼마에요?
아줌마: 280위안
나: 너무 비쌈. 안녕히 계세요. 
아줌마: 알았어. 150위안.
나: 아뇨. 저기 가서 알아보고 올게요.
아줌마: 알았어. 여기 계산기에 니가 원하는 가격을 써봐.
나: 그냥 아줌마가 적어줘요.
아줌마: 100
나: 30
아줌마: 안팔어.
나: 네. 잘 있어요.
아줌마: 아니아니아니아니. 50
나: 30
아줌마: 이거 옆에 있는건 40에 준다.
(옆에 있는 시계는 건전지로 돌아가는 쿼츠고 내가 찜한 것은 태엽을 돌리는 오토매틱이다.)
나: 이건 구린거잖아요. 그냥 저거 줘요.
(아줌마가 나를 막 때리기 시작한다.) 
아줌마: 니가 한국인이라 이 값이지 일본인이면 안 깎아줘.
(나도 아줌마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 나도 일본 엄청 싫음. 중국은 나랑 친구임. 일본은 적임. 그러니까 30
아줌마: 40.
나: 35. 아니면 진짜 감. 
아줌마: 알았음. 너 나쁘다. ㅜㅜ
나: 근데 이거 시계줄 없음?
아줌마: 시계줄은 따로 20위안임.
나: 아줌마 잘봐요. 이 복잡한 시계가 35인데 고작 줄이 20? 장난하지말고 40 줄테니까 시계줄도 줘요.
(아줌마가 나를 또 때리고 나도 반격을 한다.)
아줌마: 너 나쁨.
나: 내가 아니라 일본이 나쁨.


너무 깎은 것 같아 그냥 나오기 미안해서 작은 장식품 하나를 더 사려는데 가격을 세게 부르길래 시계를 보여주며 10위안을 주고 사왔다. 
시계 오차를 측정해보니 하루에 +4초정도가 나오는데 싸구려 무브먼트지만 잘 뽑은 것 같다.
버스비 30위안을 아껴서 평소에 가지고 싶던 회중시계를 사다니 뿌듯했다.

배가 별로 안고파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확실히 상해가 따뜻하긴 따뜻하다. 

그냥 추천해달라니까 고기랑 은행, 버섯 등이 섞인 덮밥이었는데 짭짤하지만 맛있었다.
근데 옆에 있는 국은 너무 밍밍하면서 맛이 좀 이상해 다 먹진 못했다. 

길을 잘 모르겠어서 gps를 켜서 방향을 확인하며 걷다보니까 예원이 나왔다. 

처마끝이 다 뾰족뾰족하게 위로 솟아있는데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단체 관광인지 모르겠는데 아줌마들이 자리 깔고 앉아서 뜨개질도 하고 밥을 먹고 있었다.

파란가방을 맨 여성분은 상해 임시정부청사에서도 만났는데 또 마주쳐서 그냥 한방 찍었다.
나 도촬로 신고 당하면 인터폴이 출동하는건가. 

인형극을 보는 것 같은데 돈 아까워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근데 사진찍는순간 인형극이 끝나서 사람들이 움직여버렸다. 

예원입장료가 40위안이라길래 좀 아까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들어가기로 하고 매표소에 가보니 국제학생증이 통한다.
50% 할인 받아서 20위안에 들어갔다.

옥으로 만들어진 벽을 만지면 좋다길래 막 만졌다.

한국인 관광팀이 꽤 있어서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는데 저 가운데 돌이 옥돌인데 엄청 유명하다고 한다. 

잉어들이 빠글빠글 많아서 징그럽다.

이 광경을 처음보고 페인트를 칠하는줄 알았다.
그래서 와 짝퉁으로 심각한 중국에서 문화재에 페인트칠하는 모습도 보는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청소하는 것이었다.
근데 왜 걸레에 갈색이 묻어나올까...?

뭔가 있어보이게 한장 찍었는데 별로다.

이런 곳이 많은데 건물내부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보고 싶지만 다 막혀있다.

사람이 좀 없으면 벤치에 앉아 멍도 때리고 잠도 잘텐데 사람이 너무 많아 좀 아쉬웠다. 

다시 한번 있어보이는 컷.

한국에서 여행온 가족인데 아기가 한참동안 낙엽을 밟았다가 다시 발을 뗐다가 밟으면서 놀고 있었다.
엄마는 웃겨서 계속 웃고 있고 나도 귀여워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등이 설치 되어있는데 아마 전등일 것 같다.

단렌즈로도 한번 찍어보고

이 은행나무가 대단한 놈이다.
500년이상 된 나무인데 옆에 있는 암나무가 200년정도 전에 죽어서 외로울까봐 새로 암나무를 심어줬다고 한다.
500살이나 먹어놓고 300살 차이나는 새 부인을 얻었으니 역시 유명하고 볼 일이다.

문틀 위에는 저렇게 다 세밀한 조각들이 새겨져있다.

나뭇잎이 뾰족뾰족.

예원을 다보고 나와서 와이탄을 향해 걸어갔는데 바로 코앞이었다.
근데 이게 끝이다.
왼쪽에 동글동글한 탑이 동방명주인데 올라가는데 50위안인가 내야한다길래 포기했다.
이런 도시의 모습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야경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점점 추워지고 피곤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까 밥을 먹었기에 안먹으려다가 생각해보니 내가 중국에 와서 반주를 해본적이 없었다.
식당에서 술을 시키면 원가보다 비싼 것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통용되는 사실이기에 도시락집과 단골 가게에서 맥주를 따로 사다가 먹었다. 

밥을 먹었으니 당연히 과일을 먹어야 하는데 내가 깎아먹으려하니 중국애가 껍질채 먹는거라고 한다. 맛은 그냥 배맛. 

내가 묵고 있는 도미토리에 새로 들어온 룸메이트인데 박사과정 면접을 보러 상해로 왔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여행한 내용을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길래 밥먹고 해준다고 했더니 안해주는 줄 알고 삐쳤었다.
그래서 내가 라운지로 따라 오라고 하니 다시 또 좋아한다.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지금까지의 여정을 설명해줬다.
특히 공안하고 싸워서 호텔에서 잤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웃겨죽을라고 한다. 
나중에 자기 학교쪽으로 오면 친구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준다며 연락하라길래 메일과 집주소를 받았다.

하지만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알고보니 내가 아까 신천지쪽을 가다가 키카드를 잃어버린 것 같다.
길을 헤매다가 와이파이를 주워쓰려고 핸드폰을 꺼내며 30위안짜리 카드키를 땅에 버린 것 같다.

결국 내가 상해시티투어버스를 안탄 것은 카드키 값으로 다 나갔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하고 준비를 다 해놓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잠들었다. 

상해에 있는 동안 내 집이 돼주었던 밍타운 유스호스텔 인민광장점을 뒤로 하고 다시 떠난다.

가기전에 아침은 먹고 가야지.


아 잠깐만.

아침부터 느끼한 면요리를 먹었더니 입가심도 하고 갑시다.

  1. 자전거로 세계일주 하시는 거예요? 우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물건 가격 깎으신 기술 정말 예술인데요! 후훗~
    글과 사진 잘 보고갑니다! ^^

    • 헉 포카리스웨트다...
      이름만 보고 블로그 갔는데 진짜 포카리스웨트 블로그라 한번 더 놀랐네요.
      이제 배낭메고 갑니다. 또 놀러오세요.

  2. 예원에서 가게 아줌마와의 밀당!!!
    용민군을 밀당의 고수로 임명합니다~~ ^^
    저는 조카들 주려고 옥도장 3개를 새겨서 왔는데
    나름 잘 깎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도 솜씨는 정교해서 기분좋게 왔답니다.

    500살 은행나무님 이야기는 정말 쇼킹했어요. ^^
    200살 새 신부 은행나무님은 기분이 어땠을까요.
    에고고~~

자전거 세계일주 - 006. 상하이 part 1. (~day 014)


상하이에서 휴식의 시간을 좀 가지기로 하고 첫날을 푹 쉬기로 했다.

아침으로는 군만두와 전병같은 것을 먹고

여행기 쓰느라 나가기 귀찮아서 점심은 그냥 과일먹기.
저 조그만 빨간 과일이 미니 홍시다. 

그냥 추천하는 음식 달라고 했더니 카레를 준다.
근데 닭고기는 뼈와 함께 있으면서 양도 적고 그냥 카레감자밥이다.
중국에서 밥 먹으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을 처음해봤다. 

난 개가 무섭다.
난 고양이도 무섭다.
생긴건 귀여운데 만지면 내 손을 핥을까봐 무섭다. 

저녁에는 역시나 맥주다.
냉장고가 있기에 차갑게 넣어놨다 먹었는데 미지근한 맥주가 더 맛있다. 

12. 10. 24
어제 새벽까지 이것저것 알아보다 늦게 잠들었지만 습관이 들었는지 6시 30분에 눈을 떴다.
밍기적 거리다 아침을 먹고 여행기 2편을 쓰고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항상 하던대로 식당에서 추천하는 것을 시켰는데 12위안에 카레밥을 먹어 황당했다.
고기보다 감자가 몇배는 더 많았다.
호스텔에 며칠 더 묵기로 하고 호스텔 카드를 만들고 할인 받아 방을 연장했는데 처음부터 카드를 만들걸 후회된다. 


음... 뭐먹지...?
상해는 바다가 옆이니까 물고기를 먹어야겠다.
저기 魚 써있는거 주세요. 

아... 생선구이가 아니라 생선튀김이구나.
여러분 한자공부 열심히 합니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 계란요리가 사이드메뉴로 들어있고 튀김도 맛있었다.
옆자리에서 두유를 먹길래 얼마냐니까 1위안이라길래 시켰더니 걱정말라며 요리가격에 포함돼있다고 한다. 

오늘도 그냥 휴식을 하기로 하고 점심에는 군고구마를 사다 먹었는데 생긴건 엄청 맛있어 보이고 냄새도 달달해서 기대했는데 별로였다.
고구마도 갯수로 파는게 아니라 무게에 따라 값을 매겨 판다. 

저녁은 지금까지 수없이 지나쳐간 닭을 먹기로 했다.
시장에 매달려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마다 상하이가서 먹자며 넘어 갔는데 오늘 그 한을 푼다.
반마리만 먹으려다 그냥 한마리 통째로 사버렸다.
통닭엔 빠질 수 없는 맥주는 당연히 함께 먹어야지. 

느끼한 것을 먹었으니 과일로 입가심을 해야한다.
근데 무슨 과일인지 모르고 그냥 이쁘게 생겨서 사왔다. 

깎아보니 배임. 입가심하기엔 최고의 과일이다.

2012. 10. 25
6시에 한번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9시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비가 내리길래 리셉션에서 우산을 빌려 새로운 식당에 갔는데 도시락집처럼 생겼다.
중국어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영어로 설명을 한 뒤 중국어로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도와준 직원이 고마워 내 단골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다주려 했는데 문을 닫아 내일 사다줘야겠다.
내일은 상해구경을 하려고 라운지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한국어가 들려 돌아보니 한국인 여학생 4명이 들어왔다.
여행하고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나 반가웠지만 그냥 모른척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내 방에 새로 4명이 들어온 흔적이 보였다.
잠시 기다리니 아까 그 한국인들이 와 인사를 했는데 중국에서 유학중인데 여행을 왔다고 한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잠들었다. 

 

어제 간 집이 깔끔하고 맛있길래 다시 갔다.
다 맛있다길래 아무거나 시켰는데 이번엔 마늘쫑 덮밥이었다.
좀 짭짤했지만 맛있었다. 

단골가게에서 선물하려고 과일도 한 20위안치 사고.

서비스로 뺐어온 미니 사과.

엄청 맛있어 보이고 비싸서 기대한 과일이었는데 그냥 사과다.
그것도 푸석푸석한 사과.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상해구경을 하러 나간다.
처음에는 상해시티투어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자장구를 두고 30위안이나 내고 버스를 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냥 걷기로 했다. 

청도에 도착해서 유심카드 사려고 차이나텔레콤을 수 없이 돌아다닌 생각이 나서 한장 찍고.

인민광장 한가운데 서있는 삼성 간판.

인민공원은 그냥 한국에 있는 공원과 똑같은데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는 것만 다르다.

그리고 공원테이블 곳곳에 도박판이 벌어진다.
적막이 흐르는 테이블 위에는 카드, 마작 등 각종 도박이 펼쳐진다. 

저 잎들을 밟고 지나가보고 싶었다.

시티투어버스의 노선을 보고 내가 갈 경로를 정했다.

박물관인데 별로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대도시라 그런지 하겐다즈도 있다.

피자헛도 있고

초대형 코트가 전시돼있는데 사고 싶었지만 입어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개봉한 토탈리콜.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라고 포토존이 있길래 한방 찍었는데 별로 내 취향이 아니다.

요새 금융권이 힘들다던데 결국 시티은행도 2위안짜리 버스운행으로 벌어먹고 산다.

애플짝퉁이라는 소리를 들은 삼성의 부스.
근데 계속 한국 노래만 틀어줘서 좋았다. 한국 음악이 들리면 반갑다. 

한국에서 주거래은행이던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이 보였다.
근데 아직도 chartered를 차타드라 발음하기 힘들다. 

사탕수수는 태국이나 베트남쪽 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사버렸다.

이왕 먹을거면 큰 컵으로 샀는데 달지도 않고 맛 없었다. 

신천지쪽을 향해 걸어가는데 육포로 유명한 비첸향이라는 가게 앞에서 시식하라고 나눠주길래 한 조각 얻어먹었다. 

내가 알고 온 정보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신천지역 6번출구 근처라는 것 밖에 모른다.
계속 걷다보니 신천지역이 나오고 임시정부를 찾아 돌아다녔다. 

6번출구에서 쭉 직진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가 나온다.

원래는 15위안이었는데 얼마전부터 20위안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 금지.
상해임시정부 유적지를 가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인일텐데 제발 찍지말라면 찍지 맙시다. 

저 골목길 안에 있는 주택가 한가운데 아주 초라한 건물 한채가 우리나라의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임시정부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에 존재하지 못하고 외국에 있는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초라한 곳이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원래 일본을 싫어해서 이번 세계일주 계획에서도 일본은 뺐는데 다시한번 일본의 악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다.
결론은 과거를 잊지 말자. 그리고 반성하고 사과해라 쪽바리. 

새벽부터 일어나 계속 걸어다녔더니 너무 피곤하니까 잠좀 자고 갑시다.
난 아무곳에서나 잘 자니까요.
  1. 잘 읽었습니다. 먹는거~ 사진 많이 많이 올려주니 좋습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3. 시티은행 미니버스 있는 곳이 제가 갔을 때는 미니버스가 아니라
    (딱 10년 되었네요... 흑흑흑~~)
    양 옆이 다 뚫린 트롤리 형태의 미니기차가 있었거든요.
    처음에 그걸 타면 와이탄 입구까지 일주를 하려나 했는데
    타고 보니 어찌나 빨리 내리라고 하든지~ ㅎㅎㅎ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도 택시타고 물어물어 갔었네요.
    기사도 잘 몰라 적어간 한자랑 주소를 보여주고
    한참 헤매다가 찾아간 기억이 납니다.

    용민군 말처럼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더라구요.
    너무 작고 좁은 집 한 칸이었고 백범김구선생 집무실겸 침실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더라구요.

    그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언제 될지도 모를
    조국의 해방을 위해... 나쁜 일본너무시키들 피해...
    그때보다 정문 앞이 제법 정돈이 잘 된거 같아 보여 맘이 놓이네요.
    그때는 정말 주변이 너무너무 어수선했거든요.

  4.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보신분들의 반응이 다들 비슷하시네요..

    저도 동생이랑 임시정부청사 보고나서 참 마음이 울쩍하고 많이 아팠는데..

    그리고 홍구공원에서 윤봉길 의사 기념관 보고나서는 아....

자전거 세계일주 - 005. 상하이 입성. (~day 011)

어제 늦게 잤기에 6시에는 못 일어나고 8시가 좀 넘어서 빗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설마하며 창밖을 보니 비가 퍼붓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으로 가득하기에 우선 밥이나 먹기로 하고 조식 뷔페로 내려갔다.
중국에 와서 이런 음식을 먹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공짜기에 모든 음식을 하나씩 다 먹기로 했다.

오른쪽은 만두탕같은 것은 맛있었지만 왼쪽의 검은 달걀은 그냥 달걀맛이었다.

뷔페에 왔으니 우아하게 빵도 먹어야지.

고기도 먹고 입가심으로 과일도 먹고

오믈렛을 해주길래 5분 기다려서 먹었는데 배가 안찬다.

그러면 시리얼을 먹어야지

히딩크 횽아가 말했듯이 나는 아직 배고프다.
왼쪽에 요플레처럼 생긴 것은 요플레가 맞는데 숟가락으로 떠먹는게 아니라 빨대를 꽂아먹는다.
색깔과 다르게 빨간건 대추맛이고 초록색은 딸기맛인데 맛있었다. 

웬만한 것은 다 먹었지만 배가 막 부르지는 않았다. 위가 늘어났나 보다.
마지막으로 교양있게 디저트를 먹고 올라왔다.

내가 잔 방이다.
아침에 텐트를 걷으며 사진찍는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 개판이 된 방을 찍었다.
스카이프에 가입해 집에 전화를 하고 중국 기상청에 들어가 상해날씨를 보니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한다.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인터넷을 했다. 

체크아웃 시간인 12시쯤이 되자 비가 그치길래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혹시나 태호 가실 평범한 여행자는 이 호텔 시설이 괜찮으니 추천한다.   

평소엔 사먹지도 못할 고급 네슬레 물인데 나오면서 방에 비치되어있던 것을 들고 나왔다.

어딜가든지 생존과 절약을 위해 머리가 돌아간다.   

근데 태호보러 왔는데 안개가 껴서 태호가 보이지를 않는다.
오른쪽에 넓게 호수가 있는데 무지막지하게 크다.

지도를 보면 왼쪽에 있는 거대한 호수인데 상해 시내보다 더 크다. 

이게 뭐야...무서워...

다들 출근을 했는지 도로가 뻥 뚫려있는데 약간 으스스한 분위기였다.

비가 와도 나는 시간을 낚지요...

대륙은 배로 운송을 참 많이 한다.

길 가운데를 통과하는 기찻길이 있고 고가도로가 이렇게 꼬여있어 건너가는데 힘들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포르쉐가 비를 맞으며 줄지어 서있는데 든 생각
'저거 출고하기 전에 세차하려면 힘들겠다.'

저 바위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비를 계속 맞으며 달릴 때는 몰랐는데 비가 그치니 추워지기 시작한다.
4시 30분쯤 빈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2층에 있는 빈관에 들어가서 외국인 투숙 되냐니까 가능하다길래 흥정을 시작했다.
흥정에 앞서 나보다 먼저온 중국인이 100위안에 입장하는 것을 매의 눈으로 포착했다.

아줌마 曰 120위안
나 曰 비싸요.
아줌마 曰 100위안
나 曰 비싸요.
아줌마 曰 80위안
나 曰 70위안.
아줌마 曰 안돼. 80이 마지막이야.
나 曰 75위안.
아줌마 曰 80.
나 曰 알았어요.

짐을 풀어 낑낑대며 2층으로 다 옮기고 배가 고파 시장으로 갔더니 이것저것 골라서 막 넣고 말아주는데 맛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조합해야할지 모르니 다른사람이 주문하는 것을 보고 가격을 파악하고 10위안을 낸 뒤에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맥주도 2캔을 사서 방에 들어와 사진한방 찍고 한입 먹는 순간 주인이 찾아온다.

왠지 느낌이 싸늘하다.

공안이 와서 여권을 보여달라한다.
컴퓨터로 조회하는 법을 몰라 낑낑대더니 조회를 못하고 전화를 하더니 외국인은 안된다고 한다.
물론 여권을 볼 줄도 모르면서 계속 내 여권을 뒤적거린다.
어제 많이 싸웠기에 싸울 힘도 안난다.
밥만 먹고 나가기로 하고 그냥 상해로 가기로 했다. 
1층으로 짐을 옮기니 다시 비가 내리고 있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키고 상해쪽으로 달리는데 너무 춥고 위험했다.
교차로에서 옆에 공안차가 신호대기중이기에 '삔관 삔관'했더니 방향을 가르쳐 줘 마을로 들어가 20분을 돌았는데 빈관의 빈자도 안보인다.
비를 맞으며 미친놈처럼 공안 욕을 하며 달리다가 다음 마을에 들어가 빈관을 찾다 찾다 혹시나 해서 빈관같은 건물에 들어갔는데 목욕탕 같은 곳이다.

나 曰 여기 빈관임?
아줌마 曰 아니. 너 잠자려고?
나 曰 네.
아줌마 曰 여기서 잘 수 있음.

근데 주인아줌마와 바디랭귀지가 잘 안된다.

그 때 옆에 있던 신발장 관리하는 아줌마가 끼어든다.
막 손짓 발짓을 해가며 대화를 하니 1층에서 씻고 2층가서 자면 된다고 해 씻으러 들어갔다. 
목욕탕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생겼다. 

깨끗하게 씻고 나와서 아줌마와 때밀이 친구랑 짧은 중국어로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아까 못먹은 맥주가 떠올라 꺼내서 마시며 1시간정도를 놀았다. 

궁금한게 엄청 많았던 때밀이.
그리고 잠옷으로 제공되는 옷.

12. 10. 22
아침에 일어나니 빗소리가 들려 밖에 비가 퍼붓고 있었다.
 어차피 호텔에서 온거 12시에 체크아웃하기로 했으니 조식을 먹으러 가서 종류별로 다 먹었다.
근데 비가 그칠 기미가 안보여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종일 온다고 해 비를 맞고 빈관에 가기로 했다.
 12시에 나오니 비가 그쳐가고 있었는데 동쪽으로 달리다보니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5시쯤 빈관을 잡았는데 별 3개라고 한국인도 잘 수 있다고 해 저녁을 사다가 먹는데 주인이 나가라고 했다.
공안들이랑 여권을 보더니 한국인은 안된다는 것이다.
7시에 쫓아내면서 미안한 기색도 없이 자기들 밥을 먹는데 싸울 마음도 안들었다.
계속 달리다가 공안에게 또 뒷통수를 맞고 너무 위험해 빈관을 찾다가 어쩌다보니 목욕탕에 가게됐다.
 씻고 놀다가 자러 올라갔는데 찜질방같이 홀에서 잘 줄 알았더니 1인 1실이었다.
때밀이 알바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놀았는데 애들도 싸이를 안다.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니 우리나라 케이블 방송의 '러브 스위치'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나온다.
대신 스케일이 커 여자가 100명이 나오는데 엄청 이쁜 여자는 없었다.
근데 BGM으로 현아의 '버블팝'이 나와 신기했다. 

일어나서 둘러보니 잠을 잔 사람이 나밖에 없어 무서워 기다리다 1층으로 내려왔다.
락커룸인데 전자키를 쓴다. 한국과 다를게 없다.
오른쪽은 탕 입구인데 사람이 없어 사진을 찍으려다가 습기가 많아 포기했다. 

중국의 아침 시장은 출근하기전에 밥을 먹는 사람들로 빠글빠글하다.

알맹이가 든 우유와

식빵 튀김과

근데 먹어보니 쌀을 넣고 튀긴거라 속은 밥이고 겉은 누룽지였는데 맛있었다.

깨가 듬뿍 뿌려진 화덕에 구운 빵이 아침이다.

어제 비를 맞았으니 체인에 오일 좀 뿌려주고 달린다.

내 여행의 동반자 G204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드디어 상해가 표지판에 표시되고 있다. 

중국에는 없는게 없다. 피라미드도 있다.
상해 중심으로 가면 숙박료가 비쌀까봐 외곽쪽에 숙소를 잡고 지하철로 상해구경을 하려고 빈관을 알아보는데 230위안 이상이다.
좀 저렴한 곳을 찾기위해 계속 돌아다니다가 한 빈관에 들어갔더니 여긴 안된다며 옆에 복덕방으로 데려갔다.
복덕방 직원들이 근처에 빈관들을 찾아주며 가격을 알려주는데 150위안정도한다.
인터넷을 잠깐 빌려서 검색해보니 인민광장 옆 유스호스텔 도미토리가 50위안이라기에 인민광장으로 가기로 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근데 인민광장 가는 길을 모른다.
한국에서 자주 써먹던 방법인데 시내에서 길을 모를 땐 버스 노선표를 보면 된다.
112번 종착지가 인민광장이니 112번만 죽어라 쫓아가면 된다. 

근데 이렇게 복잡해서 어떻게 찾아가지.
이럴 땐 별 수가 없다. 그냥 촉에 의지해 달려가다가 이상하면 물어보면 된다.
'렌민꽝장'만 한 50번을 물어물어 인민광장에 도착했다.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패밀리마트를 봤다.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牛肉이란 글자가 보여 주문한 소고기 볶음밥.
오른쪽 국물은 샹차이가 들어있지만 난 이제 샹차이의 맛을 음미하는 경지에 올랐다.  

맥주를 사려고하니 다 4.5위안~6위안이고 편의점은 더 비싸기에 계속 돌다가 3위안에 파는 집을 찾아냈다.
저 큰 과일은 예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계속 참다가 상해와서 사먹었다. 

처음엔 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렌지 같은 과일이었다.
근데 맛은 밍밍할뿐 시지도 달지도 않았다. 

내 맞은편에 있는 중국학생인데 내가 저 오렌지를 줬다고 음료수를 사다줬다.
와이파이도 되기에 인터넷을 좀 하다가 잠을 잤다.

12. 10. 23
 5시에 눈이 떠져 복도를 돌았는데 나밖에 없고 깜깜해서 무서웠다.
6시가 좀 넘어 내려가니 주인이 와서 씻고 상해로 출발했다.
상해까지 한 60km정도 남았기에 설렁설렁 달리다보니 상해에 도착했다.
 중국에서는 gps에 오차가 있기에 유스호스텔으 잘 못찾다가 4시 30분에 겨우 찾았다.
상해 입성한지 4시간만에 숙소를 잡은 것이다.
유스호스텔이 1박에 50위안밖에 안하는데 시설은 좋아 마음에 든다. 


  1. 먹방사진에 짧지만 재미난 멘트 잘 봤어요.
    정말 재치있어요. ^^
    그럼 저도 '우아하게' 이 글에서 퇴장할께요.

  2. 사진을 보고 유추해 보건데, 아마도 쌍나라고 불리우는 우리나라 찜질방 혹은 사우나에서 주무신 것 같네요.ㅋㅋ

    참 재미있는 경험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자전거 세계일주 - 004. 공안, 나랑 싸우자. (~day 009)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현재 중국 동부해안지역의 일출시간은 6시이고 해는 5시쯤부터 지기 시작해 6시면 완벽한 어둠이 내린다,
텐트를 치고 잔다는 것은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고 대피처를 만드는 것이기에 완벽한 어둠이 내리면 초조해진다.
또 중국은 큰 도로라 해도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4시 30분부터 잠잘 곳을 찾는데 내 잠자리 탐색은 3단계로 나뉜다.
4시 30분부터 5시까지는 1단계로 바람을 막아줄 벽이나 지붕이 있는 완벽한 잠자리를 찾고, 5시부터 5시 30분은 2단계로 인적이 없는 괜찮은 지역을 찾는다. 마지막 단계인 3단계는 5시 30분부터인데 이 때는 그냥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지 치고 본다.
지금까지는 항상 1,2 단계에서 끝이 났는데 어젯밤은 3단계까지 갔다.
밥을 4시 30분에 먹고 가게에 잠깐 들린 뒤로 계속해서 자리를 찾는데 마을에 들어가도 마땅치 않고 도로변에도 자리가 없어 속된말로 똥줄이 타도록 자리를 찾다가 겨우 발견했다.

도로 바로 옆이었는데 바닥에 죽은나무뿌리가 많았지만 될 수 있는대로 뽑고 텐트를 쳤다,
우연히 구한 자리지만 옆에 벽도 있고 괜찮은 선택이었다.
남쪽으로 내려온 효과가 있는건지 매운고추를 먹어서인지 침낭을 덮으니 더워서 그냥 잤다. 

짐 정리를 하고 자전거에 거치하려고 하니 프론트랙에서 또 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이번엔 너트가 빠졌다.
저번에 말했듯이 볼트만 많이 챙겨왔기에 10km정도 가면 나오는 마을을 향해 달려 가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지나가기에 인사를 했다.
난 칭따오에서 출발했고 상하이로 간다고 소개를 하고 혹시 너트 있냐고 물어봤더니 내 왼쪽에 있는 빨간모자 아저씨가 갑자기 자기 자전거에서 너트를 빼서 나에게 달아주길래 마을가서 달면 된다고 했더니 자기가 너트구하기 더 쉽다며 괜찮다며 수리를 해줬다.
같이 달려가다가 아저씨들은 로드바이크라 속도가 나보다 빨라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지금까지 함께한 G204도로와 헤어질 시간이 됐다.
이제 S229를 따라 남하한다. 오늘의 미션명은 닥치고 남쪽. 닥남이다. 

닥남을 하더라도 배는 채워야 하기에 밥을 먹기 위해 마을로 들어 왔는데 한번 맛 본 음식은 될 수 있으면 안먹으려 하기에 새로운 종류의 식당에 들어갔다.
우선 가격대를 알아야 하기에 얼마냐고 하니까 옆에서 지켜보던 아줌마가 바구니를 주며 집는 시늉을 한다.
이것 저것 골라 넣고 가격을 물어보니 8위안이라고 한다. 

두부튀김, 고기, 어묵 등등을 넣고 면을 넣고 끓여주는데 맛은 물론이고 칼로리와 포만감도 최고여서 아주 좋았다.

한국인이라니까 한국돈이나 기념할만한 것을 달라했지만 가진 것중에 한국을 나타낼만한 것이 없었다.

밥 먹었으니 이제 뭐할차례? 당연히 디저트먹을 차례지.
오늘은 중국 자두에 도전했는데 시큼한 맛보다는 약간 달면서 물이 많았다. 

중국엔 삼발이가 참 많다.
트럭뿐만 아니라 승용차도 삼발이가 많은데 경운기 소리가 난다,
그럼 여기서 삼발이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하고 가자.
중국은 역주행이 아무렇지도 않기에 삼발이도 역주행을 한다. 역주행을 할 때는 주로 갓길을 이용하는데 앞에서 삼발이가 오기에 난 한쪽으로 피해서 멈춰있었다. 그런데 내 옆에서 삼발이가 갑자기 휘청하더니 평형을 잃고 내쪽으로 기울길래 식겁을 하며 어어하며 피하려 했지만 방법이 없어 이로 깔리는구나 했는데 다행히 운전기사가 평형을 잡아 스치고 지나갔다.
아직 죽을 운명은 아닌가 보다 하고 식겁한 채로 피하고 봤는데 그 뒤로는 삼발이가 보이기만 하면 멀리 떨어져서 돌아간다. 
혹시 중국 가실분은 자나깨나 삼발이 조심하세요. 삼발이 건들면 아주 X되는 거임.

자두로 기름기가 안 씻겼길래 달리다가 물을 보충하며 코코넛 젤리를 사먹었는데 3위안이나 해서 그런지 위에만 알맹이가 있는게 아니라 4분의 3지점까지는 알맹이가 있는데 그 밑은 다 젤리뿐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침을 늦게 많이 먹어서인지 배가 안고프길래 그냥 가게에 뭐 하나 사먹으러 갔는데 처음 보는 맥주가 있었다.
오늘이랑 내일은 닥남을 계속 할거라 술을 안마실거라고 다짐했지만 저 NBA 스폰서 마크가 나를 붙잡았다.
어쩔 수 없이 맥주도 사고 고급 과자도 하나 샀다.

12. 10. 20
 아침 여섯시에 일어났는데 텐트도 안 젖었기에 최대한 달려보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에어매트리스 마개를 잘 안닫아 바람이 빠졌는데 앞으로는 잘 확인해야겠다.
짐정리를 하고 자전거에 패니어를 달려고 하니 프론트랙 오른쪽 너트가 사라졌기에 다음 마을에서 고치 려고 출발했다.
옆으로 자전거를 탄 3명이 지나가기에 인사를 하고 프론트랙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 자전거에서 너트를 빼서 달아줬다.
고마워서 따라가다보니 아저씨들은 로드바이크라 속도가 안맞아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허기를 참고 달리다 11시쯤 식당에 갔는데 냉장고에서 자기가 재료를 고르면 면요리를 해주는 식당이었다.
주인 아줌마와 대화하며 노는데 한국을 기념할만한 것을 달라고 했지만 가진게 없어 미안했다.
속이 느끼해 자두도 먹고 군것질을 하다보니 배가 별로 안고파 가게에 갔는데 또 맥주가 나를 불러 사버렸다.
점점 알콜 중독자가 되는 것 같다.
한 125km정도 달리고 공원까지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잤다.

여긴 사람 대피소인데 아침에 누군가가 차를 대고 갔다.

중국은 보통 아침을 만두 같은 것으로 먹는데 나도 앞사람이 사는 것을 지켜보고 구매했다.
근데 앞사람은 10위안에 16개를 주고 난 5위안에 7개만 주기에 하나 더 가져왔다.
이건 속에 찹쌀밥과 춘장을 넣고 찐 것 같은데 정말 맛있다. 배도 부르고 획기적인 음식이었다. 

이건 무채와 여러가지가 들어 있는데 좀 짰다.

저런 곳에서 살면 무슨 느낌일지 궁금하지만 추울것 같다.

또다시 톨게이트가 나왔는데 톨게이트가 나오면 뭐다?







그냥 끝없이 남쪽으로 달리는데 바람이 남쪽에서 분다.
제발 북풍아 불어라 불어라 하지만 그냥 포기하고 달린다.

오늘 점심은 과일 봉다리를 먹어보겠어요.
따뜻한 남쪽으로 와서 그런지 귤도있다.
귤이랑 바나나랑 홍시랑 해서 7위안인데 중국이나 한국이나 맛은 똑같이 달다. 

이건 5개달려있는 가지 한개를 서비스로 달라고 아줌마를 졸라서 얻은건데 뭔지 궁금해서 까보니 망고스틴같았다.

저기에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저기도 겨울에 춥고 모기도 많겠지.

영화에서 보이는 중국의 동네 풍경.

근데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강이 나오는데 다리가 없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니 배를 타고 건너는데 지도를 확인하니 양쯔강이다.
5위안이면 아침 1낀데 다리를 왜 안 세웠을까. 

이런 큰 화물선들이 많이 지나다녀서 안지었나보다.

배를 돌릴 필요없이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린다.
배가 여러대가 있어 수많은 차와 사람들을 계속해서 실어나른다.

여기도 강남이 더 잘사는건가?
높은 빌딩은 있지만 도로 포장상태를 보면 강남이 개판이다. 

태호가 있는 우시를 향해가는데 한글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에 밀려 사라진 까르푸.

우시 시내로 들어왔는데 자동차전용도로는 못들어가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가니 다리로 올라가는 길을 이렇게 만들어놨다.
자전거 끌고 올라가느라 힘들었다.

공안이 왜 있을까. 어디서 사고가 났나?

똑같은 이륜차니 항상 조심해야한다.
자동차가 먼저 출발하면 뒤 늦게 출발하고 신호 잘지키고.
그래서 난 복잡한 시내로 들어가기 싫지만 엄청난 넓이의 태호를 보기 위해 우시 시내를 관통했다.

수고했으니 맥주와 저녁을 사서 태호를 따라 달리며 잠자리를 찾는데 잠잘 곳이 안보인다.
대학교가 있길래 경비아저씨에게 텐트를 쳐도 되냐고 하니 공안에게 전화를 한다. 아 일이 꼬일 것 같다.
다행히 머리를 빡빡민 우리나라 형사스타일인 공안이 와서 9시에 텐트를 쳐도 된다며 저녁을 먹으라길래 경비실에서 공안과 놀면서 맥주를 먹었다.
대학교로 잠입해 공짜 와이파이를 따서 쓰다가 8시쯤 돌아와 머리도 감고 텐트를 치고 자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

학교 관리자인 것 같은데 안된다고 나가라고 한다.
빡빡이 공안이 학교 밖에 경비실 옆으로 텐트를 옮기라며 미안한지 짐 옮기는 것을 도와준다.
평소엔 6시에 잤는데 10시가 다 되도록 못자 짜증났지만 그냥 텐트를 옮기고 들어가려는데...

다른 공안이 찾아왔다.

검은색 차를 타고 온게 좀 높아 보인다.
신분증을 달라길래 아 일이 더럽게 꼬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권을 줬는데 영어로 씌여있으니 뭐 알지도 못하면서 30분동안 내 사진과 중국 비자만 보다가 잠잘 수 없다고 한다.
중국가면 공안의 권력이 강하니 굽신대라는 충고는 안드로메다로 사라지면서 내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손짓, 발짓, 중국어, 한국어, 영어를 동원하며 니들이 자도 된다해서 기다렸는데 이게 뭐냐고 막 화를 냈다.
이때는 추방당하든 말든 그런 것은 신경도 안쓰였다. 하지만 공안은 자꾸 빈관으로 가라하고 나는 내가 빈관갈라면 진작 갔지 미쳤다고 졸려죽겠는데 10시 30분까지 있냐고 알았다고 나 그럼 지금 그냥 상해로 간다. 잘있어라. 했더니 기다리라면서 대학교에서 영어를 하는 여학생을 데려왔다.
나보고 뭔일이냐길래 지금 6시부터 기다리래서 기다리고 자려는데 이러이러 하다고 말을 했더니 이 앙칼이가 하는말이...

'그건 네 문제고.'  


라고 하는데 끊어진 이성의 끈이 가루가 되버렸다.

'알았다. 비켜라. 나 상하이 가서 잘거다. 태호에서 잘 있어라.'

한국어로 욕하면서 짐을 싸면서 힘이 없는 빡빡이 공안아저씨한테는 당신 잘못 아니니까 잘 있으라고 하고 텐트를 접었다.
근데 높은공안이 여자애에게 뭐라하니까 여자애가 말하길

he said. 'I'm your friend.'

친구는 무슨 호강에 초쳐서 요강에 똥싸는 소리 쳐하고 자빠졌냐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기가 잘못했다고 빈관을 잡아줄테니 자고 가라길래 니들이 말 안해도 나 상하이 가서 빈관잡고 잘거라니까 무료로 여기 빈관을 잡아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이성은 가루가 됐기에

'필요없음. 나 상하이 갈거임.'

라고 하자 자꾸 아니라고 미안하고 위험하니 자고 가라길래 이성이 복구 되기 시작했다.
밤에 상하이로 가면 위험하긴 하니까 자고 가야겠다라고 하며 알았다고 하고 공안차를 뒤쫓아가는데 호텔로 들어가는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호텔 가격을 보니 420위안짜리였는데 그냥 공안이 말하니 방을 주는게 공안 파워가 세긴 세구나를 느꼈다.
나를 들었다 놨다 한 공안과 사진 한방 찍고 방에 들어가니 인터넷선도 있고 시설도 좋아 화가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되돌아 생각해보니 내가 공안에게 막나가긴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여러분들은 공안에게 막대하지 마세요. 큰 일 날수도 있어요.

12. 10. 21
오늘 태호를 보고 내일 상해 입성을 목표로 잡고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시내로 나와 만두를 사먹었는데 지금까지 동그란 만두는 2번 먹었는데 둘다 짠 걸 보니 조심해야겠다.
닥치고 남쪽을 향해 가다가 과일을 사면서 중국어로 가격도 깎고 덤도 얻는데 재밌었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가는데 양쯔강이 나오고 gps 지도상에는 도로가 끊겨 있어 설마하며 계속 가니까 배가 운항중이었다,
 5위안을 내고 건너는데 조금 아까웠다.
우시에 들어와 저녁거리와 맥주를 사고 대학교에 텐트를 쳐도 되냐하니 경비가 공안을 부르고 9시에 자도 된다고 해서 카톡을 했다.
 씻고 자려는데 10시쯤 공안이 와서 학교 밖으로 텐트를 옮기라해 옮겼더니 더 높은 동안이 와서
봐봤자 알지도 못하는 여권을 계속 살피다 안전하지 못하니 빈관에 가라해 싸우다 빈관을 얻어줄테니 가자고해 좀 더 싸우다 결국 빈관으로 갔다.
근데 들어가고 보니 트윈배드룸에 인터넷도 되고 시설도 좋아 기분이 좋아졌다.
공안에게 사과를 하고 여행기를 한편쓰고 잠들었다.


12. 10. 25 상하이 유스호스텔에서...

  1. 1등.ㅋ~

    저두 맥주를 상당히 즐겨했는데, 얼마전 신장과 요로에 결석을 앓은 뒤부터는 자제하고 있답니다. 맥주에는 요산성분이 많아 결석이 생길 수 있으니 적당히 마시라는 의사샘의 경고를 들었지요. 그 뒤부터는 소주와 이과두주, 양주, 보드카를 주주로 하여 달과 함께 취할때까지 마시곤 합니다. 여행중 결석이 생긴다면 그 고통을 어찌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걍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ㅋㅋㅋ

  2. ㅎㅎ 중국에서는 막강한 공안에게 막나가셨네요 대단합니다 여정이 참 대단하네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ㅎ

  3. 홍보가 덜 됐는가...인기 없어. 이블로그...

  4. 인기없나요..?
    전 인터넷 여기저기 읽은 여행기중에 여기가 젤 정가고 좋은데

  5. 이런 여행기 이제서야 발견한게 너무 아쉽네요. 어떻게 더 홍보 가능하게 할 수 없나요?;;; 이렇게 재밌고, 사진도 많은 이런 자료들이 그냥 묻히는게, 아쉽네요. 자출사, 자여사 같은 네이버 카페에다 링크 걸어서 올리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ㅎ

  6. 서비스로 얻어 먹어본 과일 이름은 '롱안'입니다.
    말 그대로 용의 눈이란 의미이고, 동남아시아에서 인기있어요.
    정말 포도송이처럼 길게 매달린 과일이라
    첨에 저도 싱가폴에서 살때 이게 뭘까~ 했더랍니다.
    아주 옛날에는 황제께 진상되었던 과일이라고 하네요.
    그러니 용민군도 아주 귀한 과일을 드신거예요. ^^

    그리고 오늘의 일기에서...
    끝에서 4번째 줄에 오타났어용~ 홍홍홍~~
    '더 높은 동안이 와서...'
    용민군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 그 공안이 그닥 동안은 아닌지라
    주인장님께 오타났음을 신고하는 바입니다... 푸핫~

  7. 아마 저 공안도 외국인의 안전을 고려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만약 외국인에게 범죄 피해가 발생하면 자기들도 내국인 범죄피해에 비해 훨씬 일이 복잡해 지니까요..ㅋㅋㅋ

    중국에서 10여년을 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중국인들 외국인에게 친절합니다.

    단지 중국인들의 표현 방식, 예를 들어 목소리나 얼굴표정이 우리보다 무뚝뚝해서 오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만나본 많은 중국인들(상인이나 이익관련된 사람들 제외하고) 의리도 있고, 멋진 분들 많이 있습니다..ㅋㅋㅋ

자전거 세계일주 - 003. 여행의 맛. (~day 007)


또 잠잘 숲을 찾다가 그냥 남의 나무 농장에 텐트를 쳤다.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심해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는데 농장 주인을 만나서 허락도 없이 쳐서 미안하다 하니 괜찮다며 상하이 가는 길을 알려준다. 

큰 도로주변이라 시장이 없어 그냥 빵을 사먹기로 했다.
물 1병에 1위안, 빵 하나 1위안, 젤리 한봉지 1위안.

형이 젤리 하나 줄게. 사진 한방 찍자.
근데 젤리 먹어 놓고 얼굴 가리면 사기죄란다.

위에 잼발라져 있길래 샀는데 그냥 붓으로 한번 칠해 놓은 정도라 맛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냥 밀가루 맛이다.
나에게 음식이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수단일뿐이라지만 너무 심하잖아.

쌀은 소중합니다. 우리 모두 먹고는 살아야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쌀들이 많은데 왜 난 중국에 온지 5일이 넘도록 밥을 못먹었지.
남들은 계란볶음밥을 질리게 먹었다던데 난 왜 밀가루만 먹고 있는거지.
내가 와있는 곳은 중국이 아닌가? 그래 오늘 목표는 계란볶음밥(지단챠오판)이다. 

근데 길가에서 메론인지 수박인지 헷갈리는 과일을 팔고있으니 먹어봐야지.
근데 13.5위안이나 한다. 점심을 이걸로 떼우기로 하고 흥정해서 12.5위안에 사서 자르는데 메론이다.
다음엔 수박 먹어봐야지.

저기 들어가면 얼마나 뜨거울까.

큰 길만 따라가니 지루해서 샛길로 빠져서 남쪽으로 가는데 이런 오솔길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버프 벗고 산림욕을 하면서 지나간다,

이번엔 중국쌀이 몸에 안 좋은 이유.
아무리 탈곡하기 전이라지만 도로변에 깔아 놓고 오토바이로 밟고 매연으로 범벅이 된다.
그나저나 나 점심에 볶음밥 먹기로 하지 않았었나? 

중국 소학교인데 애들이 점심시간이 다 되서 등교한다.
엄마들이 스쿠터에 애들을 태워다 준다. 

대륙 스타일.

쭉쭉 남쪽으로 가는데 다리가 끊겨 있다.
어떡하긴 그냥 돌아가면 다리가 나오겠지요.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아 음식 버리면 지옥간대서 맛 없는 것도 꾸역꾸역 먹었는데 맛있는 메론을 땅에 양보해버렸다.
이건 스킨푸드가 아니라 랜드푸드네. 

또 공원이 보인다. 이번에도 저기가서 자야지.

난 한다면 하는 집념의 사나이기에 단챠오판을 먹었는데 요리왕 비룡에서 나온 밥 알갱이마다 기름에 둘러져 나온 환상의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었다.
역시나 샹차이가 들어가는데 그냥 먹는다. 먹고 죽는거 아니니까 중국사람들도 먹겠지.

근데 좀 느끼해서 옆 슈퍼가서 요구르트를 하나 사먹었다.
한국인이라니까 장나라 누님이 선전한 것을 추천해줬지만 좀 비싸서 그냥 싼거 샀는데 맛있다.

공원에 도착했더니 문이 닫혀있어 경비아저씨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워 한궈러 츠싱처 뤼여우 (난 한국인인데 자전거 여행중이에요.)
그러고 바로 두손을 포개고 잠자는 시늉을 하니 들어가서 아무대나 텐트를 치라길래 전각 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갑자기 경비아저씨가 와서 날 끌고간다.
날 쫓아내는 줄 알았는데 공원 관리자들에게 날 소개하고 여권을 보여달라길래 보여주니 건물 옆이 안전하다고 거기에 텐트를 치라고한다.
저 여자직원은 내가 신기한지 텐트 설치하는 것까지 사진 찍어갔다.

이 직원은 따 쿤인데 퇴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나를 기다리다가 샤워장을 열어주고 구글 번역기로 한-중-영 번역을 통해 대화를 했다,
나도 내 넷북을 연결했는데 인터넷 인식이 안돼 네이버에 영문으로 검색하면 한글로 바껴서 검색되는 것을 이용해 인터넷 서핑을 했다. 

배고프다며 밥먹자고 중국식당에 갔다.
토마토랑 계란을 이용한 요린데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닭간장조림 같은 것도 먹었는데 고기는 무조건 맛있다. 

그리고 드디어 중국인에게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술 먹냐길래 워 아이 피지우.(나 맥주 사랑함) 하면서 대작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술먹는 방법은 각자 한병씩 따서 잔에 따른 뒤 건배하는 시늉을 하고 원샷!을 하고 잔이 빈 것을 서로에게 보여준다.
난 이 원샷하는게 정말 맘에 들어서 막 먹다가 3병씩 먹고 따 쿤이 그만 먹자길래 난 텐트로 와서 자고 따 쿤은 집으로  갔다.
아 내 중국 이름이 츠이 요미라는데 귀요미가 떠올라 마음에 든다.

내가 텐트친 곳 옆이 숙박시설인데 주인에게 조금 미안했다.

12. 10. 18
거리에 연연하지 않고 돈에도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식당이 나오면 적당히 사먹으며 즐기기로 했다.
하지만 아침에는 식당이 없어 가게에서 1위안짜리 빵을 샀는데 겉에만 잼이 있고 속은 그냥 빵이었다.
1위안짜리 젤리도 별로였다.
상해쪽을 목표로 잡고 계속 내려가는데 샛길로 빠졌다가 내 희망의 도로인 G204로 돌아오는데 힘들었다.
점심으로는 수박인지 메론인지 모를 과일을 골라 먹어보니 메론이었다.
이동하면서 먹다가 마지막 1조각을 떨어뜨렸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저녁으로는 드디어 단챠오판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이정표에 생태공원이 있길래 계속 달렸는데 해가 질 때까지 안나오다가 겨우 발견했더니 문이 닫혀있었다.
경비아저씨들에게 부탁하니 자도 된다고 해 텐트를 치려하니까 다른 경비아저씨가 나를 데리고 사람들에게 갔다.
처음에는 쫓아내려는줄 알았는데 안전한 곳에 텐트를 치라며 샤워도 시켜주고 인터넷도 쓰게 해줬다.
중국사람들이 뜨거운 물만 먹는 이유를 물어보니 찬 물은 위에 안좋다는데 위생은 왜 신경을 안쓰나 모르겠다.
따쿤이라는 친구와 구글 번역기로 대화를 하다가 저녁을 사준대서 따라 갔는데 엄청 맛있었다.
중국사람들 술먹는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든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일하러 가세.
난 6시 30분에 일어났는데 이 친구들이 출근을 안해 자장구 기름때를 벗기고 있으니 8시 30분에 출근을 했다. 

아침으로 먹으라며 군만두도 사다주고 좋은 대접을 받고 떠난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철책은 자동 시스템이라 경비아저씨가 휴대용 버튼을 누르면 스스로 열린다.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 문화충격이었다. 

밑으로 갈까 위로갈까 고민하다 밑으로 갔는데 바람이 심해 후회했다. 

할아버지가 채찍질하면 애들이 겁먹고 움직인다.
근데 채찍 소리가 무서워 나도 빨리 찍고 도망쳤다. 

식당도 없고 배가 어중간하게 고파 2위안짜리 빵과 장나라 누나를 샀다.

그래도 2위안 짜리는 속이 쥐똥만큼은 차있구나.^^ 

다이소 관계자님. 중국 진출하려면 1위안샵으로 진출해야해요. 2위안짜리는 있거든요. 

나 톨게이트 지나본 남자야.
이번에는 당당하게 정면에서 사진찍고 들어간다. 

중국에서 새로 건조중인 항공모함.
은 훼이크고 댐임. 

어라 다리네.

또 다리네.

또야?

한번 더.

중국은 옛 도로표시를 할 때 '늙을 로'자를 쓰는데 늙은 도로라니 귀엽다.

식당에 가서 메뉴를 보여달라니까 탕처럼 비싼 종류만 있길래 안 먹는다고 나오니까 붙잡더니 8위안짜리 면을 끓여준다,
고기도 있고 고추가 들어있어 매콤하지만 맛있었다. 

이게 중국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3.5위안이나 한다.
맛은 실론티에 식혜 섞은 맛인데 맛있기는 하지만 비싸다.

나름 이쁘게 찍힌 것 같은데 넷북이라 잘 모르겠다.

오늘 도전한 맥주는 좀 별로였다.

12. 10. 19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자장구에 기름칠을 하고 청소를 하고 있으니 8시 30분에 직원들이 출근했다.
따 쿤이 군만두를 사와 아침을 먹고 상해까지 가는 지도도 뽑아줬다.
제민이의 경로를 보니 남경을 들렀기에 나도 가볼까 했지만 북경을 안가고 남경을 가는 것은 찌질해보여서 바로 태호로 간다.
10시쯤  헤어져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역풍이 사정없이 불어 힘들었다.
점심을 사먹으려니 식당이 안보여 또 빵을 먹고 4시 30분쯤 식당에 가서 메뉴를 보니 탕 종류만 있어 비싸다고 하니
8위안짜리 면요리를 해줬는데 매운 고추가 있었지만 맛있었다.
중국 음료수를 사는데 옆에 맥주는 2.5위안이길래 나도 모르게 사버렸다,
해가 질 때까지 잠자리를 못찾다가 겨우 찾고 텐트를 치고 맥주를 먹었는데 별로였다.
다리를 많이 건너 다리가 아픈 날이다. 

 
12. 10. 24 상하이 유스호스텔에서...
  1. 우와, 이런 여행 너무나 부럽습니다. 드시는것도 다 잘 드시나봐요 ㅎㅎ

  2. 자전거로 세계일주라 정말 멋진 도전이네요 저도 언젠가 세계일주를 꿈꾸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멀어보이기만 하는데 ㅎ
    멋진모습 계속 올려주세요 지켜보겠습니다. ㅎ

  3. 2등이군요..아깝다...

    글을보니 단백질섭취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체근육에는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섭취가 더 중요합니다.

    중국은 가게에서 다양한 종류의 육포를 팔고 있습니다. 샹차이가 덜 들어간 육포를 선택해 챙겨드시기 바랍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던 걸로 생각됩니다. 처음엔 입에 안맞더라도 익숙해지면 나름 맛나더군요.

    수분많이 섭취하시고(맥주X) 단백질과 비타민 꼭 챙겨드시기 바랍니다. 몸 한번 망가지고 나면 회복이 힘듭니다.

    건강한 여행이 최고입니다.

    * 자기전에 푸시업하고 주무세요. 다리만 굵어지면 징그럽습니다.ㅋ

  4. 우와 관광지는 없지만 진짜 중국같네요ㅋㅋ카메라는 뭐쓰시나요??

  5. 형이 젤리 하나 줄게. 사진 한방 찍자.
    근데 젤리 먹어 놓고 얼굴 가리면 사기죄란다.
    ㅎㅎ 잼나네요

  6. 감기조심하세요.
    요즘 감기걸려서 죽겠음 ㅠ.

  7. 재미있게 잘 봤어요.
    외국에서 연수할 때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중국애들이
    토마토에 계란을 넣은 볶음밥을 사먹더라구요.
    그 맛이 상상이 되어 시도는 안 해봤지만...
    계란은 계란대로!!! 토마토는 토마토대로!!!

자전거 세계일주 - 002. 난 숲이 좋아요. (~day 005)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전을 하면서 클랙션을 너무 세고 자주 누른다 하지만 중국은 대륙의 기상이 있어서인지 더 심하다.
밤중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6시에 일어나 텐트를 보니 이슬이 젖어 있어 좀 마를 때까지 기다리려다가 왠지 하늘에서 비가 내릴 거 같아 텐트를 빨리 정리 하니 진짜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자꾸 숲에서 자서 그런가 하늘의 기운을 읽기 시작하다니 걱정이다.
못해본게 많은데 벌써 신선이 되면 큰일나는데... 

중국은 아침이면 길가에서 이것 저것 막 파는데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호떡인지 공갈빵인지 모를 것에 삘이 꽂혔다.
여기서 중국어 강의 잠깐 하고 가자.
나 曰 하오츠? (맛있어요?)
아줌마 曰 커이 커이 (응 응) 
나 曰 뚜어 샤오 치엔? (얼마에요?)
아줌마 曰 우 콰이 (5 위안)
여기까지가 생활 중국어다. 이것만 알면 중국에서 굶어죽지는 않는다.
생활 중국어 끝났으면 바디랭귀지 시간.
손짓 발짓으로 안되는게 어딨니. 다 되지.
중국사람들 많이 먹고 양도 많으니 어서 사라는 아줌마 말을 알아듣고 안에 뭔가 안들었을 것을 알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개에 5위안을 주고 샀다.
결과는 역시 아무것도 없음. 그냥 밀가루인데 계속 씹으면 단맛남. 탄산이랑 먹으면 밀가루 단맛이 안나니 같이 먹지말것.
2개면 배가 빵빵하게 부르다.

산은 싫으니까 우회전해야지.

산은 오를 때는 재밌으면서 힘들고 올라가서 보면 아름다운데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는게 안힘들다.

구름도 많이 끼고 차도 별로 안지나가고 옆엔 산도있고 달릴 맛 난다.

근데 달리다보니까 톨게이트가 나오길래 '아 되돌아가야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오토바이들이 지나가길래 쫄래쫄래 쫓아갔다.
소심하게 뒤에 딱 붙어서 달려갔는데 아무도 막지 않아서 뒤돌아서서 사진 한방.
대륙은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생활화 되서 그런가보다. 

여기 고속도로 같은데 옆에 마을로 빠지는 길이 있고 대륙은 참 신기하다.

근데 알고 봤더니 내가 지나온 도로는 우리나라로 치면 간선도로? 같은 곳이라 자전거가 통과 가능하고 고속도로는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표지판이 있다.

길가에서 사과파는데 봉지에 쌓여있는게 좀 더 비싸서 안 쌓인거 사려다가 그냥 고급사과를 샀다.
그래봤자 흥정해서 3개에 2위안(360원)

한자는 읽을지 몰라도 영어는 읽을줄 안다. 
내셔널 포레스트 파크, 국립공원이라니까 저기서 오늘은 저기서 자야지.

오오오 들어가는데 길이 귀신 나올 것만 같다.

입장권을 사라길래 다시 중국어 + 손짓발짓 시전.
처음에 4위안이라길래 아 잠자는데 돈내고 자야하나.. 국제학생증을 보여줬더니 2위안이라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표를보니 20위안이었다.
너무 큰 돈이라 안들어가려다가 하늘이 또 비가 내리려하기에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발까지 깨끗하게 닦고 진입.

연꽃인데 때가아니라서 그냥 동네 하천처럼 생겼다.

우선 텐트 칠 곳을 미리 물색해 놓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딱 좋은 오두막 발견.
오늘은 저기서 자야지. 

바다가 보이는 숲이라길래 끝으로 달려가니 진짜 바다가 보인다.
칭따오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바다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게 대륙의 바다임.
한국하고 다를 거 없는 바다다.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사진 한방 찍고.
몬생긴건 알지만 울 엄마한텐 잘생겼음.

바다 바다 바다다다다

바다 바다 바다다다다


무지하게 넓다 너 참으로 넓다 무얼먹고 자라서 그리 넓으나

무지하게 깊다 너 참으로 깊다 부모님 마음처럼 깊고 푸르나


어떡하면 너처럼 되나 어떻하면 나도 변하나


타카피 - 바다

당신의 마음은 바다에도 못 나가고 해변에 묶여 파도에 따라 흔들리고만 있는 한 척의 배와 같나요.
파도가 무서워 묶여있나요.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려고 묶여있나요.
너무 무서워할 필요도, 너무 준비할 필요도 없어요.
배는 어차피 물에 뜨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이제는 묶인 줄을 끊어버리고 바다로 갈 시간이에요.
바다로 가서 파도를 즐길 시간이에요.

그냥 사진 보니까 떠오른 개소리... 

오래된 진짜를 보고 싶은데 가짜뿐이다.

한국의 전각에는 초록색을 쓰는데 중국은 파란색이라 뭔가 어색하다. 

지금은 아니여도 언젠가 자금성을 볼 수 있겠지.

제 여행에 안전과 우리 가족에 건강과 대한민국의 통일과 전세계의 평화를 빕니다.

공자님 찍으려하니까 비가 내리기 시작하기에 서둘러 오두막으로 도망쳤다. 자꾸 천기를 읽는다.
근데 진짜로 아직 신선되면 안되는데... 땡중해야 술먹고 고기먹고 돌아다닐 수 있는데...


 

오두막이 있어 텐트는 비에 안 젖었지만 밤사이에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어 태풍이 온 줄 알았건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떴다.

12. 10. 16
자동차들이 계속 지나다녀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해가 안떴고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텐트에 물기가 많아 더 자려다가 느낌이 안좋아 빨리 정리하고 나니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시내를 지나다가 중국호떡같은 것을 팔기에 안이 비어있을 것 같았지만 우선 샀더니 역시나 그냥 밀가루빵이었다.
탄산음료를 하나사서 같이 먹는데 2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고속도로가 나오길래 걱정하다가 오토바이들을 따라 갔는데 옆길로 통과해 신기했다.
1800m짜리 바다를 건너는 다리를 기대하며 건넜는데 그냥 다리였다.
이슬비가 계속 내려 쉬지않고 남쪽으로 달렸다.
길가에서 사과를 팔기에 흥정해서 3개에 2위안에 사고 갈림길에서 국립공원으로 들어갔다.
세면대에서 머리도 감고 온 몸을 다 씻고 학생할인으로 20위안에 입장했다.
비가 오면 잠잘 곳을 찾기 힘들까봐 왔는데 역시나 비가 내렷다, 
근데 난 왜 숲에서만 자는 걸까.
친환경적이라 그런건가. 

지나가다가 중국 시내가 나왔는데 한국과 별다를게 없다,
대신 삼발이 자동차들이 많고 도로가 좀 넓다.

너는 삼발이 나는 두발이.

한끼에 2개씩 4끼째다. 
하루 밥값이 1000원도 안들고 있다. 행복하고 밀가루 맛 때문에 눈물이 난다.
하지만 음식을 버리면 벌받으니 배맛 음료수를 사서 같이 먹는데 환상의 조합이다.

날씨가 추워져 바람막이와 버프를 착용했다.
절대로 귀여워 보이려고 윙크한거 아님. 해때문임.
아 어서  빨리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야지. 너무 춥다.

뻥 뚫린 길과 내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국립공원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씻고 빨래도 했다.
바지야 너는 다음에 빨아줄게. 태양광 충전기도 장착 완료. 

잘 달리다가 덜덜거려서 확인하니 프론트랙에 볼트가 빠져있기에 여분으로 가져온 볼트로 수리 완료.
근데 볼트만 가져오고 너트는 안가져왔네.
나 바본가봐...

아싸 도로에 차가 하나도 없네.

바보야 미개통이니까 없지.
도로를 안만들었는데 차가 지나다니겠니.
구글맵에는 표시되있는데 그래도 방향이 맞으니 달려가면 되지 뭐.

달리는건 니 자윤데 왔으니 요금을 내야지.
넌 돈이 없으니 몸으로 떼우렴.

저 둔덕을 넘다가 자빠졌는데 옆에 맨홀구멍같은 곳에 빠질뻔했다.
다리만 조금 찢어지고 무사해서 다행이다. 

이게 바로 대륙이다.

여기도 벼가 누렇게 잘 익었다.

하루종일 달리기만 하고 다치기까지 해 저녁은 맛 있는 것을 먹으려 했는데 식당이 안보여 그냥 가게에서 비싼 것들로 사서 역시나 도로옆에 텐트를 쳤다.
12. 10. 17
 간밤에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텐트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오두막이나 텐트가 무너지면 살아남아야 하기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아침이 되자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 바람막이를 입었다.
빨리 따뜻한 남쪽으로 가야겠다.
 중간에 개발중인 도로를 지나가다 넘어졌는데 무릎이 조금 아프다.
무릎도 아프고 쉬지않고 100km를 달리며 밥도 못먹었더니 힘이 든다.
저녁은 맛있는 것을 먹으려 했지만 식당이 안나와 가게에서 음식을 샀다.
족발 같이 생긴 것은 7.5위안인데 똥냄새가 났다.
음식 버리는거 아니라서 끝까지 먹었는데 진짜로 똥을 먹으면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았다.
맛은 그냥 족발 맛이라 다행이었는데 이제 똥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꼬치는 먹을만  했고 맥주맛은 좋았다.
근데 또 텐트 바닥에 맥주를 쏟았다.
참 칠칠 맞은거 같다. 


12. 10. 24 상하이 유스호스텔에서...
  1. 1등!!

    중국숲에는 아직 산적들과 호랑이, 곰, 여우 등이 출몰합니다. 만나면 같이 고스톱 치세요. 마작은 치지마세요. 돈 다 잃습니다.

    가끔은 팬더곰도 나오니 붙잡아서 같이 말춤추고 노세요. 무척 잼나요.


    *사람이 제일 무서우니, 사람 많은 곳에서 노숙하실때는 항상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 잼나게 봤습니다 ㅎ

  3. 아무리봐도 짐을 잔뜩 실은 트럭 정말 압권이네요.
    예전에 중국에서 본 자전거도 생각나구요.
    앞뒤로 산더미처럼 짐을 싣고 주행을 어찌나 잘 하던지...
    용민군 말처럼 대륙스톼일~ 인가봐요. ^^

자전거 세계일주 - 001. 엄마보고싶다. (~day 003)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영토 밖으로 한번도 나가 본 적이 없고
비행기는 제주도노선만 타봤으며
언어는 한국어와 아주 기본적인 영어만 가능하며
 중국에 유명한 곳은 만리장성정도밖에 모르는
큰 도시만 정하고 그냥 방향만 보고 달리는
한 남자의 생존기록입니다.
이 남자는 술과 과일을 좋아해서
가는 곳마다 술과 과일을 다 먹어 볼 것이며
세계 어디 가서 한국인이 술로 지지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돌아 오겠습니다.
또한 어디 유적지보다 그냥 있는 자연을 더 좋아하기에
바람따라 흘러가다 아름다운 곳이 나오기를
바라는 여행자입니다. 
예상 여행경로는 중국해안가를 따라 달리다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다시 중국으로 올라와
실크로드를 타고 장모님의 나라
스탄 국가들을 건너서 터키로
그 뒤 스페인까지 가서 북미로 갑니다.
아프리카랑 남미는 총때문에 무서워서
패스하려 하는데 스페인 가서 삘 꽂히면 가지요.


그럼 시작합니다.
 



제대한 날이자 여행 준비를 시작한 날이 1월 23일.
출발일은 내 생일인 10월 13일.
아침에 일어나 미역국을 먹고 차에  자전거와 짐들을 싣고 인천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휴학중이란 사실을 숨기고 학생할인을 받고 승선권을 받는데 한국돈은 다 통장에 넣었기에 터미널 이용료 5000원이 없어서 쩔쩔맸다.
중국으로 갈거니 차이나타운에서 미리 중국음식으로 현지화. 

출발 10일전부터 많은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했지만 직접 마중나온 친구 명신이. 

우리 가족인데 건강하게 잘 다녀 올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원래는 이 높은 곳으로 짐을 옮겨야 하는데 밑에 짐칸에 자전거를 놓을 수 있게 해주셨다.
배에 자전거를 싣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혹시나 해서 가져간 휘발유를 다 버리고 짐을 분해했다 합체하고 버스에 겨우겨우 싣고 다시 배로 옮기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인어님께 제 여행 잘 보살펴 주시고 우리 가정과 나라와 지구에 평화가 함께하길 빌었다.

웰컴이 아니라 굿바이.
돌아 올 땐 국제선 비행기 타고 와야지.

배 타기 전에는 배에서 뭐할까 고민했는데 짐 싣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일몰 사진만 찍고 6시에 출항하자마자 잠들었다.
9시에 불꽃놀이가 있다기에 일어났다가 그냥 다시 잤다.

오늘의 일기 - 12. 10. 13
11시쯤 집에서 나와 제 2여객터미널에서 명신이를 만난 뒤 차이나타운 공화춘에서 밥을 먹고 출국함.
휘발유는  반입금지라 버리고 맥가이버칼은 통과 됨,
화물칸에 자전거를 맡기고 피곤해서 6시에 그냥 잠.
불꽃놀이는 안보고 잠.


추신- 하루의 마지막 부분에 내가 일기장에 쓴 일기를 그대로 옮겨 적기로 했다.
여행기는 사진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사진으로  못 남긴 그날 있었던 일들은 일기를 참고하면 되겠다.

내가 믿을건 출국 2일전에 산 중국어 책과 공짜 중국 물 뿐이다.
원래는 다른 나라 언어도 모른 채 그 나라를 방문할 것이기에 중국어만 배우면 반칙이라 생각했는데 마음 약해져서 사버렸다.

이게 입국신고서임.

중국에 입항할 때 자전거는 1층에 있는데 승강장을 2층에 도킹해서 들고 올라와서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중국 직원들과 공안들이 도와줘서 생각보다는 편했다.
짐을 다 장착했으니 이제 칭따오를 정복하러 출발. 

잘있으라고 사진을 찍었는데 길을 못찾아 칭다오 시내를 2시간동안 돌아 다녔다.
gps에 넣어간 지도는 400m정도 오차가 나는데 오차 조정을 해서 보면 될 것을 당황해서 지도도 안보였다.
상식적으로 上海路면 상해로 가는 길이라 생각해서 그 곳을 따라가니 칭다오 끝이 나오고, 손짓 발짓 섞어가며 물어물어 가니 또 다른 끝이 나온다.
결국 길바닥에 주저앉아 다시 길을 찾고 겨우 칭다오 시내를 벗어났다.

패닉 상태라 사진도 안찍고 달리다가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서 한장.

중국산 음식이 몸에 나쁜이유.
땅에 막 뿌려놓고 그냥 털고 담는다.
길바닥에 옥수수 천지임. 

잠잘 곳을 찾다가 숲을 발견하고 텐트치고 잠들었다.

12. 10. 14
아침 10시쯤 청도에 도착해 직원들의 도움으로 자전거를 내림.
탈 때는 1층에서 탔는데 2층에서 내려 힘들었음.
gps지도가 이상해 상해가는 길을 찾다 청도시내에서 2시간을 보냄.
국제전화 심카드를 사려했지만 팔지 않음.
그냥 대충 방향만 보고 달리다 마을 옆 숲에서 잠. 

어제는 정신이 없어 배고픈 줄도 모르고 집에서 싸온 주먹밥으로 배를 채웠는데 정신을 차리고 중국에서 첫 식사를 했다.
오른쪽은 케밥 같은 건데 2위안, 왼쪽은 순두부국인데 1위안이다. 중국은 참 먹고 살기 좋은 나라다.
근데 순두부국에 남들이 싫어하는 샹차이가 들어 있는데 처음 먹어보니 거부감은 들었지만 중국애들도 먹고 사는거니 미나리라 생각하고 그냥 먹는다. 먹고 안죽는거면 다 먹어봐야지. 

헐... 약국임.

대륙의 가로수를 보라. 이정도는 되야 그늘이 생기지 않겠음?

대륙은 신호가 언제 바뀌는지 초단위로 알려줌. 국내 도입이 시급함.
근데 생각해보니 1초씩 계속 보여주면 홧병 나는 사람도 있을거 같다.

배는 고파 죽겠는데 식당이 안보여서 계속 달리다가 겨우 발견한 식당.
순대국 같은 건데 양도 많고 밀가루 튀김같은 것을 넣어서 불려 먹는건데 진짜 맛있고 배가 터질 것 같다.
가격은 순대국은 10위안, 튀김은 3위안.

어젠 제 정신이 아니라서 못 먹은 칭따오맥주와 포도로 술 한잔을 하고 역시나 숲속에서 잠들었다,

12. 10. 15
어제까진 집에서 싸온 식량으로 버티고 오늘은 아침부터 사먹음.
 케밥처럼 생긴 것과 순두부국을 먹음.
물은 1개당 1위안임.
엄마가 걱정할까봐 심카드 사는 것을 오늘 목표로 잡고 돌아다니다가
중국인 아저씨가 한국인을 소개시켜줘서 카드를 사러갔는데 안판다고 해
길거리에서 와이파이를 주워다가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엄마에게 대신 안부를 전해달라 함.
생각해보니 그냥 스카이프에 돈을 넣고 쓰는게 더 효율적일 것 같음.
계속 달리다가 3시 30분이 넘어서 식당을 찾았는데 순대국 같은 거에 튀김을 넣어 먹음. 13위안.
잠잘 곳을 찾기전에 칭다오 맥주를 사고 포도를 5위안치 달라했더니 5개를 줘서 다시 꺼냈더니 아줌마가 삐쳤다.
잠잘 곳이 없어 도로 옆 숲에 텐트를 쳤다.
엄마 보고싶다. 


원래는 상하이에 가서 여행기를 쓰려했는데 태호에서 숙소에서 자게 되서 맛보기로 한편 올립니다.
다음편부터는 엄청 재미있어요.
그럼 다음 이야기는 상하이 가서 올릴게요. 
  1. 어떤 여행기가 나올지 참 기대되는군요 ㅎㅎㅎ 꼭 즐거운 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는 내년 봄 쯤 들어오시는 건가요? 봄이면 여행하기 좋을 때네요 ㅎㅎ 우즈베키스탄에서 다른 나라 비자 받기는 어려운 편이고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20일이 필요하니 중앙아시아 동선 짜실 때 참고하세요.

    • 전 저보다 1년 먼저간 제민이가 있어서 루트나 비자등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ㅎㅎ 중앙아시아 입성이 내년 봄은 힘들거 같고 빨리 가야 6월쯤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2.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왔습니다. 즐거울 수만은 없겠지만 옹골찬 여행이야기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애독자가 되겠습니다.^^

  3. 우와ㅋㅋㅋ 저는 구월십삼일에 말레이시아로 뱅기타고 와서 시작했어요. 제 생일이었거든요.신기하네요. 한달차이 생일, 자전거여행시작 우왘ㅋㅋ지금은 치앙마이에서 중국비자 기다리고 있답니다. 저도 일단 스페인까지 생각중이예요. 잘하면 베트남정도에서 만날수도 있겠네요. 1월 초에 중국 넘어갈 예정이거든요. 무지 반갑네요

    • 사람들 생각이 거기서 거긴가봐요.. 셀프 생일 선물로 세계일주 주는게 이렇게 흔한거였다니 ㅋㅋ 전 1월 1일을 홍콩에서 보내는게 목표가 될거 같아요.

  4. 고생이 많으시네요
    형 말대로 항상 organ 조심

  5. 비밀댓글입니다

  6.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는데 재밌네요~ 글 잘 쓰세요~

  7. 이제부터 정주행... 정독 시작합니다~ 이런 여행기 너무너무 좋아해요~~~~

  8. 몇년 뒤 여동생과 세계여행을 목표로 하는 중에 읽어보게 되었어요. 솔직하게 쓰신 여행담이라 더 마음에 드네요. 잘 읽어보겠습니다 쭈욱. :)

  9. 용민군 여행기 두번째 정독에 들어갑니다.
    저는 중국에서 샹차이때문에 음식을 못 먹었는데
    용감하게 잘 드시네요.

  10. 잘 보고 가요^^

자전거 세계일주 - 준비물 최종목록

큰 구성품은 전국일주 때와 같으니 사진은 생략하고 물건의 목록표를 올리기로한다.
사실 사진찍고 짐을 싸다보니 물건의 위치가 이리저리 옮겨져서 완벽하지 않기에 목록만 올린다.
사진은 http://gooddjl.com/113을 참고하길 바라며 나중에 시간이 나면 제대로 올릴 예정이다.


물품명 옆에 써 있는 숫자는 가격이고 단위는 원(\)이다.
  • 자전거(투부스 랙 포함)                 1700000
  • 소니 a55 카메라                            700000
  • 반포텍 슈퍼라이트 3 텐트                 350000
  • 오르트립 프론트, 백롤러 시티 패니어 288000
  • 마젤란 트리톤 2000 GPS                 250000
  • 공장표 침낭                                 250000
  • acer 522 넷북                                 220000
  • 골제로 노마드 7M+가이드10                  135000
  • WD my passport 1TB 외장하드        123000
  • 청도행 여객선 표                                118000
  • 자전거 하의, 바람막이                         100000
  • 익스페드 synmat 7M 에어매트         80000
  • 콜맨 442 버너                                 80000
  •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 투어 타이어 2개     75000
  • 홍진 x5 헬멧                                 70000
  • 카메라 추가 배터리                        70000
  • K2 스포츠 샌달                              65000
  • 황열병, 장티푸스 예방주사                65000
  • 에네루프 AA 18ea, AAA 6ea                 60000
  • 여권                                           55000
  • 전조등                                        55000
  • 몬트레일 고어텍스 트랙킹화               55000
  • 중국비자 발급                                 53000
  • 자작 핸들바가방                                 40000
  • 에네루프 충전기                             38500
  • kmc x10 체인                                   34000
  • 오르트립 드라이백                         33000
  • 토픽 물통 케이지 XL 2개                 30000
  • isic,isec 국제학생증                        28000
  • 빅토리노스 헌츠맨 나이프                26000
  • Quad 브레이크 패드 4세트             26000
  • 크랭크 브라더스 멀티툴                 25000
  • 바이클리 v브레이크용 프론트랙           25000
  • 그라나이트기어 케이블 자물쇠 4개   24000
  • 코베아 솔로2 코펠                           23000
  • 토픽 트라이백                                 22000
  • 후미등                                         20000
  • 각종 구급용품                                  20000
  • 각종 비상식량                                 20000
  • 힙쌕                                                 18000
  • 지요 gm-71 펌프                                 18000
  • Quad 브레이크 카트리지 2세트         18000
  • Fitto 반장갑                                        18000
  • 휴대용 바리깡                              16000
  • 여권용 사진촬영                                  15000
  • 카시오 전자시계                                  15000
  • 텐트 수선도구                                 15000
  • 예비용 스포크 7개                             14000
  • 슈발베 자전거 튜브 2개                        13000
  • 예비 핸들바 테이프                             13000
  • 휘발유 보관 통                                   11000
  • 요리책, 불경                                   10500
  • 카드리더기                                  10000
  • usb                                                 10000
  • 여권 사진 80장                                 10000
  • 펑크패치 세트                                  8000
  • 스포츠 타월 2장                                 8000
  • 웰타이드 건식오일                          7000
  • 웰타이드 습식오일                            7000
  • 레인커버                                            6500
  • 중국어 책                                            6000
  • 스포크렌치                                       5500
  • 에어배게                                           5000
  • 예비 이어폰                                  5000
  • 펜                                                     4000
  • 예비 림테이프                                  2500
  • 노트                                                 2000
  • 케이블타이                                         1000
  • 절연테이프                                          1000
  • 반짇고리                                         1000
  • 다이어리                                            1000
  • 우의                                                       0
  • 수저                                                       0                    
  • 멀티어댑터                                              0
  • 목장갑                                              0
  • 손톱깎이                                              0
  • 돼지코                                              0
  • 휴지                                                      0
  • 세면도구                                              0
  • 예비 안경                                              0
총 준비비용은 5,746,500원이 들었다고 나오는데 아마 실제로는 더 들어갔을 것이다.
준비자금을 뺀 여행자금은 약 600만원 정도인데 처절하고 재미있게 여행을 즐기기에는 적당한 금액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준비물 목록을 보며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고 물건 한개를 살 때마다 많은 고민과 비교를 하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여행은 준비할 때, 떠났을 때, 돌아와서 정리할 때 3번 한다고 하는데 준비할 때 많이 설레여서 그런지 떠나기 12시간전인 지금도 크게 실감나지는 않는다.

하루하루가 설레이는 삶으로 들어가기 12시간전에....
  1.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나시는군요. 주요 이동경로는 어떻게 되시나요? 힘들고 어려운 여행이겠지만 많은 것을 얻고 느끼는 여행 되시기 바래요^^

  2. 정말 멋진 여행을 떠나시는 군요~~~~ !!
    수많은 짐을 자전거에 챙기기가 쉽지 않을것 같아요~~~

  3. 자전거 여행 준비 글 거의 대부분 읽었는데 즐거운 여행중이시겟죠 ~ ^^

    •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중국에서 손가락 부상 후 배낭여행으로 전환했습니다.
      지금도 배낭메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가끔씩 자전거를 보면 타고싶어 미칠 것 같아요.

  4. 수능 끝났으니 처음부터 다시 정주행해야지.
    이걸 보며 여행의 꿈을 키웠어요ㅋㅋㅋ 저도 꼭 세계일주 하고싶습니다!

  5. 리강 편 읽고 너무 좋아, 정주행 들어갑니다.

내 자장구를 소개합니다. - 세계일주용 자전거 최종 ver.

3월에 처음으로 Surly LHT를 샀을 때는 아무 것도 달리지 않은 순정 그 자체였다.

타다보니 필요한 것들이 명확해져 하나하나 장착을 하다보니 위와 같은 세계일주용 자전거가 됐다.
사실 Surly LHT 자체가 좋은 여행용 자전거 이기에 각종 거치대들을 장착한 것 외에는 따로 손 볼 것이 없다.
그럼 이제부터 '자장구'에 장착된 각종 거치대들을 살펴보겠다.
'자장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김치통.
핸들바 가방을 사려다가 너무 비싸 카메라가방을 개조해서 달았는데 고정이 잘 안되 고민하다가 아주 좋은 렉을 발견했다.
원래 달린 투부스사의 랙은 위쪽을 받쳐주는 부분이 없는데 항상 눈팅하는 바이클리 블로그에서 v브레이크 용 추가 랙을 소개했기에 요리조리 살펴보니 캔틸레버브레이크를 쓰는 내 '자장구'에도 설치가 가능할 것 같아 가서 설치하고 와서 위에 얹을 하드케이스를 찾는데 비싸고 원하는 크기가 없기에 역시나 집근처 다이소로 가 딱 맞는 크기의 김치통을 사왔다.
김치통을 샀기에 용도를 식량통으로 썼는데 김치나 라면, 인스턴트 식품들이 꽤 들어간다.
단돈 2천원으로 완전방수가 되는 최고의 식량통이다.

브레이크 케이블에 거치대가 걸려 바이클리 사장님과 고민하다가 강제로 휘게 만들어서 설치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여행용 자전거는 무조건 강동구청역 옆에 있는 '바이클리'로 가세요.

이런식으로 고정하는데 아주 튼튼하다.

원래 설치되어 있던 곳에 휘발유케이지를 달아 쫓겨난 휴대용 펌프.

탑튜브에 설치된 휘발유통을 넣는 케이지인데 탑튜브에는 케이지를 설치할 수 있는 구멍이 없어 철물점에서 500원주고 사온 스테인레스 밴드로 고정했다. 고정을 하다보니 자장구에 흠집이 좀 났지만 전투형이니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1.5L짜리 물통케이지를 2개 설치하려니 여기도 길이가 안맞아 스테인레스 밴드로 고정.

리어랙도 역시 투부스 제품이다.

처음 설치했을때는 거치대 2개를 합쳐서 고정했었던 전조등에 고무 고정대를 하나 더 달아 완벽한 고정을 시켰다.

프론트랙도 투부스.

솔직히 탑튜브백까지 방수제품을 살 필요는 없지만 비가 왔을 때 레인커버를 씌워야한다는 귀차니즘때문에 토픽에서 나온 제품을 샀다.
내가 구매할 때는 파는 매장이 없어 5곳 정도 전화를 하고 주문했다.
이번 생존력강화훈련 마지막 날 10시간이 넘게 비를 맞았지만 안에 들어있는 mp3는 물이 한방울도 묻지 않아 뛰어난 방수성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도 설명한 적이 있는 gps거치대.
나도 참 락앤락을 사랑하긴 하나보다.
 
이렇게 자장구에 설치된 것들을 살펴봤는데 현재 웬만한 준비는 다 끝이 났다.
이대로 짐을 싸서 떠나도 될 정도이지만 떠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떠난 뒤에 생기는 부족한 부분은 임기응변으로 넘기자는 생각이기에 오늘도 뭐 준비할거 없나 쇼핑몰을 뒤진다...  

04. 한 번 주면 정 없다. (~day 08)

전날 잠잘 곳을 찾다 영주시민운동장 구석 위쪽에 정자가 있어 어두운 밤에 몰래 텐트 치느라 힘들었다.

늘 그렇듯이 6시에 일어나 씻으려 하는데 아침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나온 어르신들이 꽤 많아 신경쓰였다.
어제 남은 만두 1판을 다 먹고 럭셔리하게 모닝 오렌지주스를 마셨더니 포만감 100%가 됐다.
텐트를 말리고 씻고 하다보니 8시 40분이 다 되서 정리가 끝났다.  

땅을 협찬해주신 영주시에 감사인사 하고.

어제 그 분들을 다시 뵈러 갔는데 아직 출근을 안하셔서 짧게 편지 써놓고 문경으로 출발.

잠을 잔 체육관 옆쪽에 불상조각이 있어서 세계평화를 기도했다.
문경쪽 길 상황을 잘 몰라서 주유소에 들러 물어보니 점심먹기 전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을 듣고 활기차게 출발했다. 

처음에는 기차, 그 다음에는 자전거, 이제 다음에는 무엇을 타고 올지 기대하며 영주를 떠난다.

우리 모두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사랑합시다.

남들 다 찍는 셀카도 한번 찍었는데 사진에 잘 보면 뒤쪽에 태양광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찜질방에 들르는 바람에 사용할 타이밍이 늦춰졌는데 다 쓴 AA충전지 4알이 생겨 처음으로 장착했다. 

포만감이 급속도로 차는만큼 급속도로 배가 꺼지는 만두를 먹었기에 중간에 보급을 한다.
어제 아저씨가 사주신 2400원이지만 589kcal 밖에 안해서 살 엄두도 못 냈던 빵인데 유통기한이 중요하다.
거의 1달이 넘는 유통기한을 가진 빵인데 진공포장을 해서 그렇다고 한다. 맛은 좀 별로였다. 

앞에 산도 없고 정말 달릴맛 난다.

어느새 문경에 들어왔고 정말로 점심시간에 도착했다.
가지고 있는 비상식량이 많기에 점심은 패스하고 그냥 달리기로 한다.

4대강 길을 찾다가 gps에 물가가 잡히길래 따라 올라갔더니 건너편이 자전거길이라 2km정도 되돌아와 자전거길을 탄다.

이 빨간 아스팔트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를거다.
꼭 한강 자전거길이 떠오르고 고향생각이 난다. 

자두를 하나 먹으려고 자전거를 세웠더니 비가 떨어지길래 태양광충전기는 철수시키고 자장구도 방수모드로 전환했다.

안쓰는 국도나 농로를 국토종주 자전거길로 만들어서 차량이 거의 없어 자전거 타기에는 아주 좋았다.

예전에는 버스타고 왔었던 문경새재 입구를 자장구로 돌파하니 기분이 새로웠다.

해가 너무 쨍쨍해 굴다리 밑에서 프링글스를 먹었다. 이또한 나라면 절대 사먹지 않을 고급과자라 다시 한번 아저씨께 감사드린다.
이번 여행중에 배가 고플 때마다 항상 식량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가정해 일부러 1시간정도 참다가 먹는 훈련을 계속 했는데 나중에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난 또 굽이굽이길을 올라갈텐데 저기는 다리가 있네.
에헤라 디야 끌고가자. 남는게 시간인데 촉박해해서 뭐하리. 이리 오너라 자장구야. 천천히 가다보면 올라갈테니 조급해하지 말자.

나는야 거북이 이 땅에서 태어났죠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나도 빨라

우리는 바다에선 조금은 빠르긴 하지만

땅 위에선 너무나도 느린 것 같아

급할 건 없어요 그렇다고 게으르지 않죠

그렇게 수 억년을 잘 살아왔죠

뒤집지 말아요 일어 설 수가 없잖아요

그냥 우릴 바라봐 줘요

빨리 가면 시간 남고 할 일도 많은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좋아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빨리 달려가자

거북 거북이야 좀더 힘을 내 달려가자

하지만 거북아 토끼를 따라 잡지 못해

거북이 머리는 언제든 집으로 들어가요

그래서 집에 빨리 갈 필요가 없죠

집 걱정 없어요 하지만 꿈이 있어요

우리는 정말 빠른 거북이랍니다

타카피-거북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고갯길인 이화령을 넘으면서 타카피의 거북이라는 노래를 수십 번은 더 불렀다.
그런데 국토종주 길이 진행될 수록 개판으로 변하고 있었다.
급격한 커브는 물론이고 도로 귀퉁이에 페인트만 칠해 놓아서 노면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이화령을 오르는 경사도 너무 가팔라서 100m 끌고 올라가 한숨 쉬고 다시 100m 전진하는 거북이 행군을 했다. 

[##_http://gooddjl.com/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29.uf@18722B48505C6BF31C657C.jpg%7Cwidth=%22813%22%20height=%22545%22%20alt=%22%22%20filename=%22DSC02972.jpg%22%20filemime=%22image/jpeg%22%7C_##]

오르고 오르다보니 이화령 정상에 다왔다.

너무 흥분해서 안내소를 뒤엎어 버렸다.

드디어 영남의 관문을 통과해서 충청도에 입성했다.

참 저렇게 뚱뚱한 자장구를 끌고 올라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이화령 꼭대기에서 갑자기 오기가 발동해 마지막 훈련으로 집까지 하루만에 가기로 정했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구나.

는 훼이크고 신나게 내려오니까 소조령이 날 기다리고 있네.

힘들어서 축 내려온 새재로 표지판.
이화령+소조령 콤보가 힘든단 것을 알고 있구나.
내려와서 텐트칠 곳을 찾다가 아주머니 한 분이 자기집 마당에 텐트를 쳐도 된다고 해서 갔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해 지붕이 있는 곳을 찾기로 하고 좀 더 가야겠다고 인사를 드리니 복숭아를 씻어다 주시고 물 2L짜리를 주셔서 다시 한번 식량창고를 채우고 출발했다.
가는데 비가 한두 방울 씩 떨어져 마음이 더 촉박해졌다.
충주 탄금대까지 달려 탄금대 공원에서 자려고 했지만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텐트를 못치고 밖을 배회하는데 자전거 여행자가 보여 인사를 했더니 텐트 칠만한 곳이 없다며 같이 여관에 가자해 저녁을 먹고 돈을 아까워하며 여관에 갔다. 

<오늘의 생각>
옛말에 한 번 주면 정 없다는 말이 있다.
백두대간도 한 번 넘으면 정 없으니 두번 넘자. 
한국인은 정이니까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두번 넘자. 
초코파이도 情 

1인용 코펠에 라면 2개를 끓이려니 넘쳐흐른다. ㅠㅠ

둘이 먹다 둘다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게 생겼다.

나도 내가 못생긴것을 알기에 초점을 배경에 잡았다.

군대가기전에 서울~부산 국토종주 중이라는데 미니벨로로 이화령고개 길을 잘 넘어 갔을지 걱정된다.

세계무술축제 덕분에 좋은 방에서 잤다.

이제 집까지 달려보는거야. 힘내라 자장구.
뒤에 달린 가방은 물 2L와 오렌지 쥬스, 빵, 과자 등이 담긴 식량창고 주머니다.  

깔끔하게 포장된 길이 서울까지 이어져있다면 오늘 목표인 집까지 가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여행하는 동안 그토록 먹고 싶었던 복숭아를 먹는데 적당히 말캉거리는 최고의 복숭아였다.
사실 정신없이 먹다가 인증샷이 떠올라 절반은 먹고 뒤집어서 찍은 사진이다. 

팔당까지 85km만 가면 서울에 진입한 것과 다름없다.
비가 많이 내려서 사진도 안찍고 그냥 달리기만 했다.
가장 기억나는 코스는 강천보인데 다른 길들은 '그래도 4대강 자전거길이 있어서 편하게 왔네'라고 생각했지만 강천보만큼은 올라가자마자 이명박 카카의 욕을 했다.
비가 내려 사진은 못찍었지만 엄청난 경사의 오르막길이 있었고 오르기 쉬우라고 턱이 낮은 계단형식으로 만들어놔서 45kg짜리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다 올라가고 나니 주차장에 있는 자동차바퀴가 더이상 못가게 하는 스토퍼를 몇줄로 도배를 해놔서 자전거를 들어서 옮기는데 안전상의 이유인 것은 알겠지만 자전거도로라고 이름만 붙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전거가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4대강 자전거길에서 내가 느낀 불편하고 위험한 부분들이 꽤 되지만 여행기이므로 '소비자고발-4대강자전거길의 위험'을 시청하길 추천한다. 
충주에서 시작해 145km 정도를 달려 팔당에 도착했을 즈음 어깨부터 손목까지의 근육이 안움직여질 정도로 통증이 왔다.
150km정도면 많이 달렸다고 생각하며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점프할까라는 생각을 5번정도 했지만 세계일주를 생존력강화 훈련이라는 이름 아래 출발한 여행에서 마지막 훈련을 중도포기하고 싶지 않아 근성으로 달렸다.

결국 충주~팔당까지는 평속 18km/h정도로 달리다가 중랑천에 다다라서는 페달만 굴리면 집에 도착한다는 안도감때문에 10km/h 정도의 속도로 달렸고 집에 도착하니 8시였다.
총 173km를 11시간에 걸쳐 달렸는데 점심, 저녁은 안먹고 꿀호떡 8조각+과자 1개+복숭아 2개만 먹고 비를 맞으며 하루 최대치를 달려보았는데 하루에 보통 100km정도씩 달려 누적된 피로에 계속해서 내리는 비, 최소한의 식량으로 달린 마지막 날은 최고의 훈련이었다고 생각한다.
달리는 동안 물을 많이 마실 줄 알고 중간 보급을 안하기 위해 5L의 물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의도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빗물을 마시고 피부로 빗물을 흡수해서인지 500ml밖에 안 먹는 신기로운 일이 발생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배가 터지도록 저녁을 먹고 엄마에게 사진을 한 번 보여주고 달콤한 잠에 빠져 들었다.

<오늘의 생각>
외국에서 물 구하기 힘들 때 빗물을 받아 먹으면 어떨까?
그 해답은 서울대 빗물연구소장 한무영 교수의 '빗물과 당신'이라는 책에...

그래도 내 몸은 보물 1호니까 될 수 있으면 얻어먹거나 사먹어야지. 

처음에는 2주정도 예상을 하고 출발한 여행이 이런 저런 일들도 많이 겪었고 새로운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기에나머지는 실전에서 겪기로 하고 8일만에 끝났다.
이 글을 쓴 현재 중국으로 출발하기까지 21일이 남아 있는데 여행을 하며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우고 마지막까지 준비해서 10월 13일에 출발한 다음에는 직접 부딪히고 즐기는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03. 인사를 잘하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day 06)

주로 빵만 먹는다길래 아침은 내가 대접하기로 했다.
6시에 일어나 씻고 밥하고 3분짜장과 미트볼을 데우고 식사 시작. 

별로 맛 없어 보이지만 밥을 충분히 한다 했지만 조금 부족한 기분이 들 정도로 셋이서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잠들었던 신라비전시관 왼쪽의 정자.
밥을 다 해먹고 나니 직원분께서 여기서 취사하면 안된다고 누가 물어보면 밥 안했다고 말하라고 해주셨다.
6시에 일어났는데 텐트 말리고 밥먹고 밍기적대다보니까 10시가 다 돼서 출발. 

1시간 정도 달려 부산으로 가는 7번국도와 영주로 가는 36번국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자기들끼리 찍은 사진이 없다 해 설정샷을 한번 찍어주고 내 카메라로도 한번 더 찍었다. 

난 당연히 없으니 나도 한방 찍고

500일 뒤에 체코가면 체코술 사주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기다려라 필스너 우르켈과 알코올들... 

36번 국도가 어떤 국도인지 모른다.
그냥 내륙인 영주로 들어가는 도로인 것 밖에 모른다.
앞을 보면 평지인데 뒤를 보면 업힐인 그런 안보이는 업힐을 넘어가는데 이정도는 괜찮지 하며 올라간다.
근데 아무리 달려도 끝이 안보이고 산들을 굽이굽이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다. 

정상이라 할만한 곳에 도착했는데 사랑바위라니.
꼭대기에 평화가 있어야지 왜 사랑이 있냐며 구경을 갔다. 

아놔.. 잘 보니 둘이 껴안고 뽀뽀하고 있네.
굴삭기로 부시고 싶을 정도로 정열적이다. 

내 인생의 동반자 꿀호떡을 또다시 먹는다.
560g에 1775kcal이라는 저 아름다운 칼로리.

근데 가도가도 업힐이다.
기어비를 최고로 하고 달려도 점점 힘에 부친다. 

이 높은 산 꼭대기에 다리를 놓고 있다.
지형을 돌아가는 것이 아닌 개척하는 것이 자연을 파괴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인간의 위대함을 더욱 크게 느끼며 난 자전거를 끈다. 

시멘트를 공수하기 힘드니까 산 중간중간에 시멘트 적차장도 있고 자갈 산도 있고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공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여기까지 왜 왔냐면서 앞으로 가도가도 고바위길이라며 내 희망을 꺾어 놓으셨다. 

근데 왜 경상돈데 산이 이렇게 많은 거지.
이런 곳을 끌고 올라오는 나도 대단하다.
힘들게 자장구를 끌고 올라가다 쉬고 있는데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 바로 자전거를 타고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간다.
같은 이륜차인 오토바이에게 내가 업힐에 굴복당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지나가며 응원해주신 오토바이 커플분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바로 내려서 끌바를 했다. 

높아서 그런가 해바라기 같은 애들이 하늘을 보고있는데 무섭다.

아싸 정상에 도착했으니까 드디어 내려가는 일만 남았구나.
답이 없는 이운재. 오늘부터 안티팬해야지.

아싸 내려간다. 내가 한 20km정도 오르막길 왔으니 10km는 내려가겠지.

훼이크고 잠깐 내려가니까 다시 오르막이라 사진찍을 생각도 안들고 그냥 뒷통수 제대로 맞은 기분이여서 다시 끌바를 했다.
꼬치비재. 꽃이 보이재? 그래 눈앞에 꽃이 보인다. 

지금까지 잘했어. 이제 다시 내려가자. 정말 내려가는 거야.

긴장 풀지 말랬지.
저 밑에 있는 마을까지 잠깐 내려갔다 다시 올라간다.
멀리서 업힐이 보이자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아 강원도 아니고 경상도라며!'

얼라 마을이 더 작아지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마을인줄 알았는데 

끌고가는 내 자전거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업힐은 다시 돌아오지만 

흘러내린 내 침들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업힐인줄 알았는데 

또 하나 멀어져 간다  

김광석 님 죄송합니다. 

엄마 트럭이 쫓아와요.

엄마, 트럭이 날 따라와요 당신이 한 짓을 다 아나 봐요 

심판의 시간이 다가와요 엄마, 트럭이 날 따라와요 

엄마, 트럭이 날 따라와요 당신이 한 짓을 다 아나 봐요 

심판의 시간이 다가와요 엄마, 트럭이 날 따라와요 

Jerry.K 님 죄송합니다. 

위에 나온 2곡은 업힐에 정신나간 누군가가 자전거를 끌며 내는 소리입니다. 

저거 분명히 내리막 10%맞지.
이제 내려가는거 맞구나. 

회고개? 회를 쳐주마.
이제 기대 안할거야. 또 뒷통수 칠거니까 내리막길이라고 신나하지 않을거야. 

그래. 역시 또 오르막이지.
물이 다 떨어졌는데 왠지 산에서 내려오는 약수같아서 아주머니께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약수라고 하신다.
세수도 하고 물도 다 채우고 다시 오르막길. 오늘 누가 죽나 한번 해보자.
이 때부터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은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밖에 안떠올랐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우공이산을 간단히 설명하면 한 할아버지가 산 때문에 화가나서 삽질을 해다가 산을 없애기로 했다.
그런데 친구가 어느세월에 옮길 것이냐며 뭐라 하자
할아버지 曰 '내가 죽으면 내 자식이, 자식의 자식이 언젠가는 옮길것이다.'
그러자 산신령이 무서워서 옥황상제한테 이르고 옥황상제가 산을 옮겨줬다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본 뜻은 쉬지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면 뜻을 이룬다는 아주 뜻깊은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 놈의 산들을 다 없애 버리겠다는 생각만 들고
우공이산 이야기에 나오는 할아버지의 다짐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요것이 손등.

요것이 손바닥.
뽀얗던 내 손이 깜쉬깜쉬가 됐다.

내가 살면서 터널이 이렇게 반가운 적은 처음이었다.
배추를 가득 싣은 트럭들이 지나가도 산을 관통해서 지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처음 알았다.
진짜 인간문명 만세다. 사랑합니다. 터널
근데 경상북도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관리하는건가? 

터널을 지나오니 내리막길이 시작이다.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 앞에 산들이 안보이긴 하는데... 

원래 영주까지 가려했지만 너무 힘이 들고 시간도 늦어서 봉화에서 잠자기로 결정. 8km만 가자.

내리막길에 짧은 터널이라 후미등 안키고 논스톱으로 가려다가 방심하는 사이에 훅가니까 후미등을 켜고 달렸다.

봉화에서 자려다가 도로도 계속 내리막길이고 마을로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 업힐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냥 영주까지 달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업힐만 탔으니 진짜 징그럽다. 
알고보니 내가 지나온 길이 백두대간을 넘어온 길이였는데 솔직히 서울~강릉보다 힘들었던 것 같고 삼척~울진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힘들었다.
영주에 도착해 텐트 칠 곳을 찾다가 둑방길을 발견하고 취사는 안된다기에 슈퍼에 빵을 사러갔다.
가면서 '오늘은 너무 힘들었으니 딸기잼 듬뿍 든 고급빵과 바나나 우유를 마셔야지' 했는데 빵이 다 나가고 운명처럼 꿀호떡만 남아있길래 그냥 '내팔자가 그렇지 뭐.'하면서 당연하게 쿨피스도 집고 나왔다.  

그런데 옆 가게에 계신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고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하나로 또다시 인연이 시작됐다.
'너 누군데 나한테 인사하냐. 나 아냐?'
'아니요. 그냥 눈 마주쳐서 인사했어요.'
'너 그래가지고 어디가냐?'
'저기 둑방길에 텐트치고 자려구요.'
'혼자 여행다니는 거냐? 밥은 먹었냐?'
'취사 안된다기에 그냥 빵 사다 먹으려구요.'
'아저씨가 빵 사줄게 안에 들어와서 쉬다 가라.'
'이미 빵 사서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밥 사줄테니 들어와서 먹고 가라.'
'감사합니다.' 하며 냉큼 들어 갔더니 뭐 먹을거냐고 물으셔서 아무거나 괜찮다니까 그럼 만두랑 라면이랑 먹으라며 직접 김치넣어서 라면을 2개나 끓여 주시고 만두도 2판이나 까주시며 다 먹고 남는거 싸가라고 하시는데 정말 인사 하나로 밥도 얻어 먹다니 신기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얼었던 몸에 따뜻한 라면이 들어가니 몸이 쏴 풀리는데 정말 최고였다.
밥을 먹는 동안 아저씨가 슈퍼에 가셔서 비싸서 내가 안샀던 빵, 오렌지 쥬스 1.5L, 프링글스 등등을 사다 주시며 챙겨 먹으라고 하시는데 감동이었다. 

다 먹어갈 때 쯤 도착하신 사장님.
내가 무전여행은 아니고 거지여행을 한다고 하니 여행하는 애들이 더 잘 챙겨먹어야 한다며 자두 한봉지, 햇반, 라면 등등을 챙겨주시고 남은 만두 1팩을 싸주시는데 받는 내가 얼떨떨할 정도로 고마웠다. 

옆에 계시던 직원분.
사진 찍자 하니까 에이 뭐 하시더니 포즈 잡으신다.ㅋㅋㅋ 

다른 직원분.
지금까지 영주 하면 예전에 영주역앞에서 먹은 굴국밥이 떠올랐지만 이제는 이분들이 떠오를 것 같다.
백두대간 넘는 내내 욕도 하고 뒷통수만 친다고 뭐라 했는데 이런 선물로 다시 뒷통수를 치다니 한 없는 오르막도, 한 없는 내리막도 없는게 사람 사는 것이 맞는가 보다.
다음날 아침에 영주 떠나기 전에 인사드리기로 하고 나와 내가 원래 자려던 곳에 가니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떨고 계셨다.
30분정도 돌아다녀도 그 자리가 최적의 자리기에 돌아갔는데 3명이던 아주머니들이 10여명으로 불어나 있어 다른 곳을 찾다 종합체육관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잠들었다.

<오늘의 생각>
인사를 잘하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사람이 사람을 믿고 도와주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 같다.
누군가가 선뜻 손을 내밀었을 때 선뜻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가고 있다.
그 사람의 속마음을 의심하기보다는 그 사람을 믿고 고마워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1. 착하네요 어른한테 예의바르게 하면 좋은인ㅂ 많이 생길거예요 요즘 젊은이들 예의가없잖아요 하기야 다 기성세대들이 모범을 더보여야하는데 서로 위하고 사는 세상이 되길바래요

  2. 재밌게 잘 봤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열정 한아름 안고 출근하네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던지 참 잘 할 청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3. 우연히 들어 와서 자전거 여행기 보는데 참 재밌고 흐믓하네요.

    아. 그리고 사랑바위는 남녀 사이 아니에요. 남매지간 입니다.

    굴삭기로 부수지 마세요. ㅋ

02. 고기를 구울 땐 쿠킹호일을 깔고 구워야 설거지가 편하다. (~day 05)

잠을 자는데 12시쯤에 텐트가 많이 흔들려 잠에서 깼다.
처음엔 누가 텐트를 흔드는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옆 하천이 넘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어제 둑방길을 추천해 주신 아저씨께서 '대한민국이 망하기 전까지는 안넘친다'라 하셨기에 안심하고 핸드폰을 보니 엄마에게서 '강원도는 비 안온대. 잘자' 라고 문자가 와 있는데 12시가 아니였으면 전화해서 빗소리를 들려줄 뻔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5시 30분에 일어났는데도 비가 오길래 그냥 더 자야지 하고 잠들었다가 6시쯤 되니 비가 그쳐있었다.

우리 집앞 전경.

2일간의 끌바로 인해 물집이 잡혔다.
새살이 솔솔 마데카솔과 상처엔 후시딘 둘 중에 고민하다 마데카솔을 바르고 텐트를 정리하고 어제 사온 꿀호떡과 남은 쿨피스를 먹었다.
텐트를 말리려 했지만 도저히 해가 안 떠 그냥 대충 털고 대관령을 향해 출발했다.

조금(?) 끌고 올라가니 진부가 나오고 happy 700은 아마 평균고도가 700m라는 뜻 같다.
올라가는 길에 하이브리드자전거+배낭 조합으로 강릉가는 분을 만났는데 뒤쳐지면 창피할까봐 인사만하고 열심히 올라갔는데 그 뒤로 보이질 않았다. 

고도가 781m인데 배터리효율 문제로 기압식고도계를 안썼으니 오차가 있다해도 750m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난 진부령을 넘어왔다고 뿌듯해하며 대관령은 832m니까 100m만 더 올라가면 되네 하며 기고만장했었다.
근데 알고보니 진부령은 강원 인제군 북면(北面)과 고성군 간성읍을 잇는 태백산맥의 고개로 높이 529m밖에 안된다더라.

신나게 끌고 올라온 당신, 내려가라.

비가 솔솔 내리길래 버스정류장에 잠시 세우고 꿀호떡 섭취. 참 아름다운 칼로리의 빵이다.

gps를 보니 815m로 나와 의아했지만 옆에 자동차전용도로에 '대관령구간 안개조심'이라고 써있길래 '대관령도 별거 없구나'하며 즐거워했다.
근데 진부령과 대관령 둘 다 표지석이 없어 많이 실망했다. 

왜 대관령을 넘었는데 오르막이 계속되는지 궁금해하며 아름다운 하늘을 쳐다보며 대관령 옛길을 따라간다.

저번 겨울에 대관령 삼양목장을 갔다왔기에 양떼목장엔 관심이 없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보니 좀 작긴 작았다.
풍력발전기도 안돌아가는 전시용이고 그러니까 여러분 삼양목장 가세요. 삼양목장은 저 삼양라면 협찬 좀 해주시고요. 

얼라? 왜 여기에 해발 832m가 써있지...
저쪽에 표지석엔 대관령이라 써있고... 오늘 헛물 여러번 켜고 다닌다. 

어쨌든 대관령에 왔으니 된거라 생각하며 진짜 대관령 인증샷.

저~~~ 끝에 보이는게 바다인데 계속 산만 타다 드디어 바다가 보이니 목적지에 다 온 기분이었다.

대관령 셀프 인증샷.
대관령에서 강릉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비도 오고 급경사에 커브길이라 사진도 못찍고 오로지 생존을 외치며 내려왔다.
하도 브레이크를 잡았더니 손바닥이 너무 아프고 브레이크 패드도 갈아야 할 것 같다. 
내려와서 길가에서 못말린 텐트를 말리고 동해로 출발. 

동해 1,2 터널을 지나는데 덤프트럭이 슝슝지나가는 2차선도로+터널+업힐이 만나면 정신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터널 지나갈 때는 후미등을 켜고 대낮에 술먹고 운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만 하며 겁먹지 말고 지나가는 방법뿐이다. 

강릉에서 동해쪽으로 달리다보니 드디어 옆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 땐 철조망이 그저 북한군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드디어 동해시에 입장하는 순간.
첫 목적지를 동해로 잡고 동생면회가는 것만 정하고 떠났기에 가슴이 벅찼다.
해군 1함대 사령부앞을 지나며 위치를 확인하고 주위에 텐트칠 곳이 없어 해수욕장에 갔더니 8시부터는 해수욕장에 민간인은 못 있는다며 군인들이 쫓아냈다.
군대 있을 때도 북한 욕을 별로 안했는데 이날은 정말 많이 했다. 북한만 없었으면 캠핑을 할텐데 하며 주위를 둘러봐도 시내라 텐트 칠만한 곳이 없어 울며겨자먹기 반, 깨끗히 씻고 쉴 수 있다는 마음 반으로 찜질방으로 향했다.
아침 점심을 꿀호떡으로 때웠더니 배가 너무 고파 국밥집을 찾다찾다 못찾아 짜장면 곱배기를 시켜먹고 찜질방에서 잠을 잤다.

내가 잔 찜질방인데 사람도 별로 없고 꽤 좋았지만 요금이 8000원이라 가슴이 아팠다.

<오늘의 생각> 
빨리 통일이 되서 동해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캠핑하고 싶다. 

동생을 면회외출로 부르는데 안에 있는 간부가 애인은 되지만 형이 면회온 건 인정이 안된다는 개소리를 시전해 1시간정도 기다리다 국방부에 연락하려니 내보내줬다. 내가 복무할 때는 친구도 되던게 왜 피를 나눈 형제도 안되는지 모르겠지만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점심은 해변가에서 코펠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1조각 익으면 반으로 갈라먹고 다시 1조각 구웠지만 최고의 맛이었다.
이날은 그냥 놀고 먹고 마셨으니 이 한장으로 끝.

<오늘의 생각>
 고기를 구울 땐 쿠킹호일을 깔고 구워야 설거지가 편하다.

어제 사놓은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울진을 목표로 잡고 달리다가 체인에 오일을 치고 있는데 외쿡횽아 2명이 'HI~'하고 지나갔다가 다시 올라와 'May I help you?'라 하며 인연이 시작됐다.
이 친구들은 체코에서 서울로 비행기타고 와서 임진각, 춘천, 설악산에서 대청봉 등반, 강릉, 속초를 찍고 부산으로 가고 있는 스탠(우)과 프랭크(좌)인데 같이 울진까지 가기로 했다. 

나도 영어를 잘 못하지만 프랭크도 잘 못해 내가 스탠에게 말하면 스탠이 체코어로 번역을 해주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나도 체코어를 모르니 졸지에 스탠이 통역사가 돼버렸다.
지금까지는 토요일 저녁에 동해에 도착해야한다는 생각만으로 달렸으니 이제는 주위를 둘러보며 여행을 하기로 했다. 

유명한 해신당에 왔는데 사방이 다 거시기라 거시기했다. 

크고 아름답고 거기에 황금빛이야....


이건 까만데 크고 움직여....

컬쳐쇼크중인 스탠.

하지만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니 외설스러운 것도 없었고 스탠과 프랭크에게도 짧은 영어로 전설을 설명하느라 혼났다.

(전설의 내용)
옛날 이 마을에는 장래를 약속한 처녀 총각이 있었다. 어느 봄날 처녀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바위섬으로 미역을 따러 가게 되었다. 한낮이 되었을 무렵에 바다에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집채같은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심한 풍랑 때문에 총각은 배를 띄울 수가 없었고, 처녀는 파도에 쓸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 후부터 이 바다에는 고기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마을 북쪽의 바닷가 벼랑에 있는 큰 나무를 해신당으로 모시고 음식을 장만하여 고사를 지냈으나 고기는 잡히지 않고 마을은 점점 피폐해져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총각이 고기가 안 잡혀 화가 나 술을 마신 뒤 해신당 나무에 오줌을 갈겼다. 그날 밤 총각의 꿈에 처녀가 나타나서는 제사음식을 잘 받았다고 하였고, 바다에서는 예전처럼 고기가 잘 잡히게 되었다. 그 후 이 마을에서는 처녀의 원혼을 해신으로 모시고 남근을 깎아서 바치는 풍습이 생겼으며, 정월 보름과 시월의 오일(午日)에 제사를 지냈다. 정월 보름에 지내는 제사는 풍어를 기원하는 것이고, 시월의 오일에 지내는 제사는 동물 중에서 말의 남근이 가장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처녀가 총각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다 죽은 바위섬을 마을 사람들은 `애바우'라 부르는데 해신당에서 북서쪽으로 1킬로 정도 떨어진 검푸른 바다 위에 외롭게 떠있는 하얀 바위가 그것이다.

프랭크는 이런거를 좋아하는 것 같아 뿌듯했다.

동해바다를 제대로 놀러 온 것은 처음인데 해신당공원의 전망은 참 마음에 들었다.

12지신도 거시기하게 만들어놨다.

물도 맑고 풍경도 좋아 제주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다음에는 제주도도 가보라고 추천했다. 

태어나서 오므라이스를 처음보는 체코인의 표정.
그동안 말이 안통해 한국식당에 못 가고 매번 빵이나 라면을 먹었다기에 식당을 가려는데 굴국밥, 된장찌개, 김치찌개, 생선구이 등은 못 먹는다고 해 그냥 중국집으로 갔다.
밥이랑 면중에 뭐 먹을꺼냐니까 밥에 도전한다고 해 오므라이스를 시켜줬는데 젓가락질도 어느정도 하고 양파와 단무지를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다먹고 물을 좀 떠간다고 하니까 삼다수 2L짜리 한 통을 주신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구름도 한번 보고

드디어 강원도와 작별인사를 한다.
이제 더이상 산은 없는 거라며 그동안 수고했다고 스스로 칭찬한다.

자전거가 너무 무거워요....

7번국도에 있는 도화동산이라는 곳인데 전망도 좋고 강원도와 경상북도 사이에 있어 의미도 특별하다.

내 옆에 있는 한국인친구는 20여일간 무전여행을 하고 있는 친군데 도화동산에서 만났다. 

풍경이 너무 좋아 파노라마로 한 컷 찍으니 스탠과 프랭크는 WOW를 연발한다.

매번 마을회관, 교회 같은데서 자고 점심은 굶는다는 대단한분...
난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어서 거지여행을 즐기지만 나중에 여행기가 올라오면 꼭 보고싶다. 

왼쪽이 스탠의 자전거로 앞,뒤 패니어를 다 달고 다니고 오른쪽 프랭크의 자전거는 리어패니어만 단 대신 물을 4L씩 들고 다니고 있다.
자전거도 스탠이 좀 더 잘 타는 것을 고려해 저런 짐 분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프랭크를 따라가기에도 힘이 들지만 악으로 깡으로 쫓아간다.
대한민국 국도 중 악명 높은 국도 1위는 서울~강릉 6번 국도고 2위는 삼척~울진 7번 국도라는데 계속되는 업힐과 다운힐은 정말 힘들었다. 

울진에 도착하니 원자력 발전소가 보여 설명해주니 한국에 총 원자력 발전소가 2개가 다냐고 물어 최소 15개 이상일 것이라 했더니 놀라워했다.
찾아보니 23개가 있는데 여러분 전기를 아껴씁시다.
도화공원에서 아저씨 한분을 만났는데 울진에서 저녁을 사주신다고 하셔서 삼겹살과 돼지갈비를 얻어먹고 텐트를 치고나니 캔맥주를 또 사주셔서 포식을 하고 잠이 들었다.

<오늘의 생각>
다 좆이구나 다 좆이구나 다
다 좆이구나 다 좆이구나 다
다 좆이구나 다 좆이구나 다
다 좆이구나
다 좆같구나
UMC 2집 - 다 # 

  1. 고기 구울 때 쿠킹 호일 깔면 몸에 안 좋아요~환경호르몬이 마구마구...그리고 양은 냄비도 안좋구요~몸에 축적되면 알츠하이머 유발물질이 나온다네요~몸에 좋은 건강한 여행되시라고 지나치다 못해 글 남기네요~건강식도 꼭 챙겨드시길^^

  2. 원래 여행을 좋아하셨군요..그 용기와 기백에 감탼과 찬사를 보냅니다.

01.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day 02)

원래는 아침 8시 30분이 출발예정시각이었지만 짐을 장착하고 휘발유통을 고정한 스텐밴드를 자르고 하다보니 9시가 넘어서 집에서 나왔다.
집앞 중랑천 자전거길에서 간단히 체인오일 한번 치고 9시 30분쯤 제대로 출발했다.

다른 자전거여행자들을 보면 자전거에 이름도 지어주고 하는데 난 도저히 이름이 안떠올라 그냥 '자장구'라 지었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자장구 사진을 한장 찍었는데 가방들이 너무 깨끗하고 예쁘게 찍혔다. 

모든 짐을 싣고는 처음 달리는 거라 걱정했는데 핸들이 엄청 무거울뿐 그럭저럭 달릴만했다.
팔당가는길에 보스몹인 고갯길이 나왔지만 끌바로 극복했다. 침흘리며 끌었기에 부끄러워 사진은 안찍었다. 

평소 자전거를 타면 최소 팔당까지는 탔기에 친숙한 팔당대교도 지나고

팔당댐도 지나가는데 도로가 좋으니 속도가 쭉쭉나온다.
출발할 때만 다르지 평지에서는 속도가 평소와 똑같이 나오고 탄력이 붙으니 더 재미있다. 

시원한 자전거 터널도 지나는데 태양아래를 달리다 들어가는 터널은 천국이다.

점심은 집에서 싸온 주먹밥으로 해결했는데....

밥값이 공짜라고 대가를 치뤘다. (빨간거 김치국물 흘린거 아님. 빨간약임.)
자전거를 세우기 위해 내리는데 무거운 자전거가 처음이라 내리다가 자빠져 상처가 났다. 

안다치면 좋겠지만 사람일이 뜻대로 되는게 아니기에 직접 채운 응급키트로 소독을 하고 약을 발랐다.

북한강철교도 지났지만 몇번을 와본 길이기에 아직까지 별로 설레이지는 않았다.
오빈역까지는 자전거도로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라이딩오신 동호회분들이 앞에 공사중이라고 알려주셔서 같이 국도를 '역주행'하는데 무서웠다.
무서웠으니 당연히 사진은 없다. 

여기가 바로 사탄이 있는 사탄천. 착하게 삽시다.

드디어 오빈역이 나오고 6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로 간다. 

첫 터널을 지나는데 앞으로도 지킬 자전거 여행에서의 원칙을 하나 세웠다.
꼭 정차한 뒤 후미등을 켜고 터널 사진찍기.

터널을 다 빠져 나와서 '터널 별거없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도로 옆에 있는 턱에 프론트페니어 가방이 쓸리며 마찰로 구멍이 났다.
순간 머릿속으로 별에별 욕이 다 떠오르고 용문터널에 저주를 퍼붓고 패니어 가격이 떠오르고 내 방수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내가 무슨 좋은 꼴을 보자고 여행을 시작했나. 등등 온갖 마이너스 에너지가 쏟아져 나왔다. 
도저히 사진을 찍을 정신이 아니여서 결국 집에 돌아온 뒤 사진을 찍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첫날부터 패니어는 빵구났지, 물도 다 떨어져가니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이미 말을 뱉어 놓은 내가 바보같다는 생각도 들어 머리도 식힐겸 휴게소에 들어 갔다.
하지만 휴게소에 들어가자마자 생존본능이 솟아나며 비싼 건 못사겠고 게토레이 캔 1개를 사고 물 좀 떠도 되냐고 물었더니 좀 떨떠름한 표정으로 승낙해주셔서 얼른 물을 뜨고 나와 화장실에서 세수한번 하고 어차피 언젠간 고장날 가방이었다며 달리기 시작한다.

오르막이 계속해서 나오고 강원도로 가고있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가도가도 계속 양평이어서 달릴 맛이 안났는데 드디어 양평과 인사를 했다.
서울과 강원도 사이가 다 양평이니 길긴 길다.

반갑다. 강원도~

해발 300m정도야 뭐 간단하게 올라간다.
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고 계속되는 오르막으로 내려서 끌고 올라가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냥 계속 업힐이다.

횡성으로 가는 길에 잠잘 곳이 없어 걱정하다가 하나로마트 옆에 정자가 있길래 사장님께 허락을 구하고 텐트를 치고 잤다.
텐트를 치기전에 너무 배가 고파 빵을 하나 사서 먹고 집에서 싸온 주먹밥을 다 해치우고 씻기도 귀찮아 그냥 잠이 들었다.

<오늘의 생각>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조선 전기의 문인서예가. 

楊士彦(양사언), 1517~1584

양사언 싸우자.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는 무슨 산은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다. 

텐트치고 잔 첫날 밤이라 중간에 몇번을 깼지만 침낭이 좋아 춥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쌀을 씻어 놓고 세수와 머리도 감고 밥을 한다.
처음 해보는 코펠 밥인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예술이었는데 양이 조금 많았지만 점심을 생각해 볶음김치와 같이 억지로 다 먹었다.

왼쪽에 보이는 정자가 어젯밤의 내 집이었다.

횡성터널도 지나고.

고작(?) 45kg정도 밖에 안되는 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기도 힘든데 저 굴삭기를 싣고가는 트럭의 위대함을 느끼며 끌바를 했다.

계속 오르막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이만큼이나 올라왔구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주 뒤돌아보면 의지가 약해진다. 

그래 어디까지 올라가나 한 번 가보자.

다른 자전거여행자들이 오르막차로 끝이라는 표지판이 나오면 엄청 반가워 하던게 떠오른다.
이제 나도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행복해 했는데...

훼이크였다. 오르막차로는 끝났지만 오르막은 끝나지 않았다.
이래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는 것인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아서 체력도 급고갈되고 근성으로 끌고 올라간다. 

나에게 굴욕과 좌절을 안겨준 황재. 절대 잊지 않겠다. 

알았어. 오빠가 달릴 수 있게 제발 적당한 경사의 길만 나와주렴.

점심은 둔내로 가서 먹기로 했는데 둔내가 둔내 안나와서 둔내 힘들었지만 달리다보니 둔내가 나왔다.
산들을 넘으며 점심은 무조건 국밥을 먹을거라 생각했기에 사진속의 황태해장국집에 들어갔다.
배가 너무 고팠기에 밑반찬까지 싹 다 긁어먹고 공기밥 반 그릇을 더 먹고 물도 채우고 삶은 달걀도 주길래 나중에 먹으려고 챙겨 나왔다.

나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속도에 나를 맡기는게 무서워 24살 먹도록 스키장에 한번도 안갔었는데 이번기회에 지나간다. 

배도 채웠으니 오르막길따윈 가뿐하게 올라간다.

하지만 얼마 못가 다시 끌바를 시작한다.

횡성을 지나 평창군에 들어서자 끝없는 내리막이라 앞으로 올라갈 것을 걱정하며 내려가는데 바퀴에 토마토 씨같은 노란게 묻어서 '난 토마토를 밟은 적이 없는데?' 생각하며 달리다가 이상해서 멈춰섰다.

알고보니까 아까 챙겨둔 달걀이 삶은게 아니라 날달걀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속이 차 있었던거 같았는데 황태해장국에 넣어 먹으라고 준 계란을 고이 품고 오다가 진동에 의해 깨진 것이었다.
옆에 농수로에서 계속 물을 퍼다 닦고 물티슈로 닦았지만 향긋한 비린내가 계속나 그냥 달렸다.

해발 500m면 동네 뒷산보다는 높은 높이인데 어느새 올라왔다.

장평으로 향하다 아저씨들과 잠시 대화를 하고 재산재를 오르고 나니 장평에 도착했다.
자여사에서 둔내를 거쳐서 장평으로 가는 코스를 추천해줘서 따라왔더니 20km정도 돌아 왔지만 길은 괜찮았다고 자기위안을 한다. 

장평 슈퍼에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 가격대 칼로리가 가장 높은 꿀호떡과 쿨피스를 사고 옆 하천 둑방길에 텐트를 치고 라면을 끓여먹는데 어두워 아무것도 안보이는 상황에서 텐트치고 홀로 끓여먹는 라면이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내일은 대관령을 넘어서 한 100km 정도 가야하니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잠에 든다.

<오늘의 생각>
티끌모아 태산.
작은 언덕이 모여 사람의 의지와 근성을 시험하는 태산이 된다.
업힐 좀 그만 나와라. 내가 자전거를 타는지. 자전거가 나를 타는지 모르겠다. 
 

  1. 대단하시네요~~~

  2. 요즘 자전거에 푹 빠져서 자전거 여행을 꿈꾸며 여행기들을 찾아 보고 있는데 이번
    님의 여행기를 보면서도 꼭 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00. 자전거 전국일주 준비물

이번 여행의 컨셉은 바람따라 흘러가는 것이지만 목표는 실전같은 훈련으로 생존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기에 세계일주용 준비물과 거의 비슷한 양의 짐을 싣고 가기로 했다.
사진을 찍은 뒤 짐의 분배가 약간 바뀌어 설명은 바뀐 짐을 기준으로 하겠다.

먼저 리어패니어 우측에는 의류가 들어가는데 긴바지 2벌, 패드바지 1벌, 반바지 2벌, 싸구려 기능성 티 1벌,  긴팔 티 1벌, 바람막이 1벌, 구급가방, 버너 받침대, 쿨토시 2개, 버프 2개, 무릎보호대 2개가 들어가는데 패니어가 꽉 찰 정도로 부피가 크다.

리어패니어 좌측에는 코펠, 우의, 세면낭, 화이트가솔린 1병, 에어매트,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책(요리를 전혀 못해서 하나 샀다), 저글링 연습용 공, 작은 화엄경이 들어간다.

그리고 랙팩대신 사용하는 59L짜리 드라이 백에는 절반의 크기를 차지하는 1500g 구스다운 침낭, 텐트, 그라운드 시트, 미니방석, 휴지 2개, 예비 스포크가 들어간다.

프론트 패니어 왼쪽에는 완충역할을 해주는 깔깔이와 넷북, 외장하드, 각종 충전기들이 들어간다. 

프론트 패니어 우측에는 공구들과 예비 부품들, 자물쇠, 버너, 건전지들이 들어가는데 꽤 무겁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자전거 앞바퀴 쪽에 식량 창고와 드라이백 위에 쌀창고를 덧 댈 예정인데 여행 출발하고 전체적인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다.
 
앞으로 7시간정도 뒤면 출발예정인데 실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여행기도 여행도중에 쓸 생각인데 우선 고래 잡으러 동해로 출발하고 그 다음엔 바람따라 흘러갑니다.
 

자전거 세계일주의 필수품, 자전거 - SURLY LHT

고등학생때부터 막연히 배낭여행으로 세계일주를 꿈꾸다 군대에서 계획을 세우다 보니 밥이라는 연료만 넣으면 숙박과 이동수단이 확보되며 사용자의 노력에 따라 많은 것을 보여주는 친환경 무공해 이동수단을 이용한 자전거 세계일주를 계획하게 되었다.

2012년 1월 23일에 제대해서 잠시 놀고 후지투어링을 목표로 일을 하던 중 중고장터에 설리lht 매물이 나왔고 내 눈을 사로잡았다.
자전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혼자 끙끙대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면식도 없는 강동구청쪽에 있는 '바이클리' 사장님께 메일을 보냈더니 수차례 상담을 해주셔서 좋은 매물을 구입할 수 있게되었다.
감사한 마음에 자전거를 사자마자 커피를 사들고 바이클리로 가서 사장님을 찾아뵀는데 정말 착하시고 자전거에 대한 열정, 특히 자전거여행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셨다. 투어링 관련은 무조건 바이클리 추천.

위 사진은 2012년 3월 6일, 설리를 처음 만난 날 찍은 것이라 알몸 설리지만 지금은 웬만한 여행 용품은 다 준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하나씩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사진에 나온 전조등은 처음 본 나에게 밤길에 없으면 위험하다고 바이클리 사장님께서 빌려주신 것인데 정말 감동이었다.)

후지투어링을 사려다가 설리로 올라왔기에 예산이 초과되었지만 실제로 타보고 자전거에 대해 알아갈수록 잘 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전거를 200만원정도에 샀더니 일반적으로 비싼 악세사리들이 비싸게 안느껴져 과소비를 부추기는 면이 있어 걱정이다.

다른 여행자들을 보면 다들 자전거에 이름을 붙이던데 뭐라 붙여야 잘 지었다고 소문이 날지 아직까지도 고민 중이다.

어쨋든 10월 13일 떠나는 그날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재미있게 다녀와야겠다.

P.S 공지에도 썼지만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께서는 자신이 죽기전에 가보고 싶었던 곳 어디라도 좋으니 위치와 해보고 싶었던 것을 방명록이나 댓글로 알려주세요. 제가 그 곳을 지나간다면 대신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릴테니 가슴에 품고 계시다가 꼭 가보시고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도 항상 행복하세요.


  1. 자전거여행기에 빠지지 않는 Surly.
    꿈을 꾸기위해 님의 여행기 정독을 시작합니다.
    멋진 흔적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2. 우연히 세계일주 블로그를 검색하다 처음으로 접하게 된
    사이트가 여깁니다.
    무엇보다 나이어린 주인장의 멘트가 가슴에 콱~ 박히더라구요.

    어린 친구가 어쩌면 이렇게 기특하고 감동적인 멘트를
    생각할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오늘부터 작정을 하고
    다시 하나씩 살펴보면서 리플을 달아볼까 합니다.

    그럼 40대 이모의 탈을 쓴 누나가 시작해볼까요??? ^0^

  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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