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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라오스-Laos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7. 누가 루앙프라방이 아름답다했는가.


내가 므앙 응오이 느아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니 바로 출발하는 밴이 있길래 어르신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바로 루앙프라방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라오스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던 루앙프라방.
이름도 참 이쁘고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찬사를 할까 기대하며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시간표를 보고 왔더니 같이 밴을 탄 사람들이 툭툭을 흥정했다며 같이 타고 가자고 한다.
얼마냐니까 2만킵이라길래 비싼다고 생각을 하면서 다 도착해 2만킵짜리를 내니 1만킵을 돌려준다.
신선놀음을 했더니 영어도 못알아듣게 된건가. 어서 속세에 적응해야겠다. 

속세에 적응하려면 고기를 먹어야 하느니.
중앙시장에서 알찬 샌드위치 하나 사서 걸어가면서 먹는데 배가 고팠는지 금방 다 먹었다.

그럼 쉐이크도 먹어야지.
근데 파리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파리쉐이크 말고 과일쉐이크 하나 주세요.  

쉐이크의 까만 점들이 파리의 잔해들이다.
하지만 난 아무거나 잘먹으니까 맛있게 먹었다. 

태양열을 이용한 친환경누룽지인데 정말 바삭바삭하게 잘 말랐다. 
거기다가 길가에서 말려서 조미료로 이산화가스, 산소가스 등도 많이 들어갔다. 

루앙프라방에는 사원들이 많다길래 가장 유명한 사원인 왓 시앙통으로 갔다.
동남아 사원들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금칠을 아름답고 깔끔하게 잘한다.
예전에 여수로 여행을 갔을 때 향일암에 금칠을 해놓은 것을 보고 절에서 돈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는데 방화로 불에 타버린건 더 안좋았다.
불은 따뜻한데 사람 마음은 왜 이리도 차가울까.

한줄기 빛이 불상을 비춘다.

왕실 장례식 마차라는데 엄청 크고 반짝인다.
근데 사진 실력이 없어서 실내에서 금을 반짝이게 찍는 방법을 모르겠다. 

이번엔 다음으로 유명한 왓 마이를 찾아갔다.
금빛 사원을 보다가 나무로 된 지붕을 보니까 색다르긴 하다.
근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어째 일본 사원 분위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금칠이 안된 것은 뻥이다.
앞면에는 화려한 금 장식이 되있어서 유명하다는데 사진으로 보니 이쁜데 실제로는 별 감정이 안들었었다. 

사원에 왔으니 당연히 기도도 한번 하고

저 금들이 예전부터 내려오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디를 가든지 항상 보수공사가 중요한 것이다. 아아 그래서 군대에서 페인트를 그리 많이 썼나보다.

치앙마이에서 같이 트레킹을 했던 스위스, 독일 부부를 다시 만났다.
루앙프라방에 온지 3일째인데 정말 아름답다며 이제 일몰이니 꼭 푸씨에 올라가라며 추천을 해주고 다시 헤어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한번 만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다시 사진으로 보면 아름답기는 하다.
근데 왜 실제로 가서 본 내 눈은 별로 아름다움을 못 느꼈지... 

푸씨에서 보는 일몰이 그렇게 아름답다길래 계단을 올라간다.
사실 루앙프라방 어디에서도 잘 보이는 금탑이 있는 곳이 푸씨라길래 위치를 찾아 놓고 해지기 전까지만 돌아다니려고 했었다.
근데 두 눈을 씻고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여서 걷다보니 왓 씨앙통까지 가게 됐고 돌아오다보니 계단이 있어서 알았다.
물론 올라가다 보니까 입장료를 내야한다, 

루앙프라방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긴 한다.

일몰도 보고,
근데 사진으로 보니까 이쁜데 직접 갔을 때는 이만큼 아름답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아마 대부분 커플들인데 난 혼자여서 그런가. 

푸씨에서 내려와 길을 가는데 또 인연을 만났다.
내가 므앙 응오이 느아에 간다고 하니까 특이한 한국인이라고 했었던 페루 커플도 만났다.
므앙 응오이 느아가 어땠냐고 묻길래 최고였다고 추천을 해주고 또 다시 헤어진다.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게 인생이라더니 진짜 사람은 죄 짓고 살면 안된다는 것을 느낀다. 
근데 얘들도 커플이구나... 

오늘 파티를 한다는데 유명한 애들이 많이 오나보다. 근데 다 모르는 애들이라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하노이 가는 버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 와이파이가 카톡만 될 정도로 느려 인터넷 카페를 찾아갔다.
돈이 아까웠지만 버스 출발요일이 정해져 있다는 정보도 있어서 일정을 맞추려고 5000킵이나 내고 1시간을 이용했다.

오는 길에 밥을 먹으려다가 닭을 팔길래 맥주랑 먹으려고 샀다.

별로 배가 안고파 닭 날개 2쪽만 샀는데 다 먹었더니 배가 고프다.
왜 먹기전에는 배가 안고프고 먹기 시작하면 배가 고플까. 

저번에 우돔싸이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가족을 봤는데 그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나도 라면을 꼭 사먹어야지 했는데 이 기회에 샀다.
참 가지가지 핑계거리는 잘만든다. 이 것 때문에 저걸 해야하고, 그러려면 이 것도 해야하는게 사람이 사는 방법인가 보다,
츄파춥스도 가격을 물어보니 2000킵(한화 270원)이라길래 비싸서 안샀다.
라면맛을 평가하자면 면발은 중국라면보다 맛이 없는데 국물이 진국이다.
매운데 자꾸 땡기는 맛이여서 소주가 생각나는 국물이었다.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라면사진을 보니 소주생각이 난다. 

<오늘의 생각>
라오스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 자꾸 돈 생각이 드는데 아빠 말대로 후회 없는 여행이 되도록 너무 돈에 집착하지 말아야겠다.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려면 에너지를 보충해야한다.
맛은 보통 쌀국수였는데 국수 말아주는 주인집 딸이 귀여웠다.

우리 모두 싸움은 이제 그만.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감옥에 갇혀 계시나이까.
부처님이 밖에 계시고 내가 세상에 갇혀있구나. 내가 우물에 빠진게로구나.

지금은 안쓰는 소액권 지폐로 종이접기를 해서 기둥에 걸어뒀는데 불심인가 돈심인가?

루앙프라방은 파방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파방은 지금 왕궁박물관에 있다고 하는데 입장료가 30000킵이나 한다.
사원들도 20000킵씩 내야하고 푸씨도 20000킵이고 어딜가나 돈돈돈이다.
돈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루만에 돈이 종이조각으로 보인다면 이미 성불했겠지.
난 그냥 입과 머리로만 떠드는 땡중이 될래요. 

라오스편을 처음 볼때부터 난 저 문구에 마음을 빼았겨서 엄청 기대를 했기에 3만킵이 그렇게 아깝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83m가 오타라고 생각을 했는데 무게앞에 '무려'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무게가 오타인가?
아무튼 엄청 크고 아름다우니까 도시이름도 루앙프라방이라 하겠지?
근데 실제로 봤는데 그냥 작은 불상이다. 끝이다.
'100배 즐기기' 넌 내 동심을 파괴했어. 

그래도 박물관을 별로 즐겨하지는 않는 나인데 왕궁박물관은 꽤 재미있었다.
비록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시내에 있는 유명한 사원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사진은 나무로 만든 실로폰으로 박물관 밖에서 전시중이고 실제로 쳐볼 수도 있었는데 맑은 소리를 내는게 정말 신기했다.

왕궁박물관 본관이다.
내부 구경을 하려면 신발을 벗어야하고 카메라는 락커에 맡겨야한다. 

파방을 안치하기 위해 신축중인 건물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다 금칠을 하는구나. 

근데 입장권에 자동차박물관도 포함해서 3만킵이라 써놓고 왜 문을 닫아 놨을까?
내 1만킵 돌려주세요. 

그 유명한 조마베이커리가 숙소 옆이길래 안에 들어가봤는데 다 서양인이다.
조각케이크를 하나 사먹을까 했는데 선뜻 내키지가 않아서 그냥 나왔다. 

그래 나한텐 이런 길거리 음식이 더 맞는다.
조각케이크는 나중에 유럽가서 진짜를 먹어야지. 

이따가 먹을 샌드위치를 사러 갔는데 같은 도미토리에 지내는 호주아저씨가 크레페 맛있다길래 따라서 하나를 시켰다.
배도 별로 안차고 맛도 별로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근데 어쩌다보니까 조각케이크 값보다 더 지출이 커졌다.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가 잠자는 사이에 옆에 있는 중국애가 자기 핸드폰을 뒤졌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이제 망고스틴 철이 끝나간다길래 또 한봉지를 사왔다.

사실 사람들이 말했던 루앙프라방과 내가 느낀 루앙프라방이 너무 달랐기에 어젯 밤에 잠들기 전부터 오늘 오전까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느낀 루앙프라방은 사람들이 많은 그냥 사원도시일뿐이었다. 태국의 치앙마이는 사원들이 마을안에 녹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루앙프라방은 그냥 관광지로 외국인들에게 점령당한 것 같았다.
나에게 별로 와닿지 않는 곳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아 바로 방비엔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었다. 

배가 고플까봐 샌드위치라도 하나 사려했는데 터미널이 외딴 곳에 있어서 그냥 과자를 샀다.
라오스를 돌수록 드는 생각은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와서 툭툭을 이용해서 돈을 조금이라도 더 쓰게 하려는 것 같다. 
오레오를 팔길래 라오스에 왔으니 라오스 과자를 먹어야지 하며 산 과자인데 사고 보니 일본어가 보인다. 
아둔한 중생이구나... 

방비엔으로 가는 밴은 6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해질녘의 풍경은 최고였다. 

굽이굽이 길을 전조등에만 의존해 달리는 기사아저씨도 최고였다.
다른사람들은 다 자는데 내 옆에 앉은 여자는 걱정이 되는지 계속해서 기사아저씨만 쳐다봤다. 
계속해서 빼꼼하게 앞을 쳐다보는게 불쌍해서 창가에 앉은 내 자리와 바꿔주고 싶을 정도였다. 근데 나도 안전벨트 꼭 매고 걱정하긴 했다. 

중간에 멈춰서 저녁을 시켰는데 난 돼지고기를 시켰는데 아무래도 닭고기 같은게 나왔다.
닭같기도 하고 돼지같기도 한 맛이 나서 그냥 먹는데 알고보니 앞자리와 그릇이 바뀌었다.
내가 몇 숟갈 먹어서 그냥 먹자니까 자기는 치킨을 먹고 싶다고 내가 먹던 것과 새로 나온 돼지고기 볶음밥을 바꿔줘서 배부르게 먹긴 했다.

밤 늦게 방비엔에 도착하니 툭툭기사가 2km정도 떨어진 시내까지 2만킵을 부르는데 우리가 1만킵이 시세인것 알고 있다니까 어두운데 배째라고 한다.
난 어차피 걸으면 돈을 아끼기에 나를 포함한 5명정도가 진짜로 걸어가니 1만킵에 가자고 한다.
덕분에 15명정도가 1만킵에 탔는데 다 같이 걸어갔으면 재미도 있고 1만킵도 아낄 수 있었는데 아쉽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호주아저씨가 방비엔에 25000킵짜리 도미토리가 있다고 알려줬는데 찾아가보니 진짜 25000킵이었다.

<오늘의 생각>
누가 루앙프라방이 아름답다고 했는가.
므앙 응오이 느아가 내 눈을 높여 놓은 것인가.
내 성격과 루앙프라방이 안 맞는 것인가.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안내키는데 오래 있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