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7.02.27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24. 맛있는 딤섬이 있는 광저우여행. (중국 - 광저우) (5)
  2. 2017.01.02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18. 매운맛과 함께 하는 사천성 여행. (중국 - 청두) (8)
  3. 2016.05.13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6. 못다한 이야기이자 마지막 이야기. (41)
  4. 2016.04.29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5. 783일 간의 세계일주, 마지막 이야기. (러시아 - 블라디보스토크, 한국) (39)
  5. 2016.04.22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4.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의 끝. (러시아 - 블라디보스톡) (27)
  6. 2016.04.15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3.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 (러시아 - 모스크바) (18)
  7. 2016.04.08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2. 붉은 광장이 있는 모스크바. (러시아 - 모스크바) (8)
  8. 2016.03.25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0.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11)
  9. 2016.03.18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9. 하얀 눈과 함께한 핀란드 여행.(핀란드 - 킬로파, 헬싱키) (10)
  10. 2016.03.11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8. 당신은 오로라를 본 적이 있나요. (핀란드 - 사리셀카, 킬로파) (28)
  11. 2016.03.04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7. 오로라를 찾아 떠난 핀란드. (핀란드 - 사리셀카, 킬로파) (16)
  12. 2016.02.19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6. 특이한 건물과 함께하는 아스타나 여행. (카자흐스탄-아스타나) (20)
  13. 2016.02.12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5. 카자흐스탄 알마티 구경하기. (카자흐스탄 - 알마티) (18)
  14. 2016.02.05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4. 초겨울의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 카라콜, 촐폰아타) (17)
  15. 2016.01.29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3.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독수리 사냥. (키르기스스탄 - 보콘바예바, 카라콜) (15)
  16. 2016.01.22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2. 비슈케크 시내 구경하기.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9)
  17. 2016.01.08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1. 비슈케크에서 만난 소소한 행복.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11)
  18. 2015.12.25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0. 비쉬케크에서 만난 아름다운 설산. (키르기스스탄 - 비쉬케크) (15)
  19. 2015.12.11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9. 눈부시게 맑은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키르기스스탄 - 사리첼크) (28)
  20. 2015.12.04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8. 키르기스스탄에서 받은 생일선물. (키르기스스탄 - 아슬란밥) (24)
  21. 2015.11.20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7.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설산. (키르기스스탄 - 오쉬, 아슬란밥) (13)
  22. 2015.11.13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6. 봐도봐도 아름답던 파미르 여행의 끝. (타지키스탄 - 파미르, 키르기스스탄 - 오쉬) (10)
  23. 2015.11.06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5. 파미르 고원에서 만난 아름다운 호수들. (파미르, 무르갑) (15)
  24. 2015.10.23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4. 파미르에서 만난 웅장한 산. (타지키스탄 - 파미르) (13)
  25. 2015.10.09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3. 지프를 타고 여행하는 파미르고원. (타지키스탄 - 파미르) (28)
  26. 2015.10.02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2. 파미르 고원 여행의 시작. (타지키스탄 - 호로그, 이시카심) (19)
  27. 2015.09.25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1. 파미르 고원으로 가는 길 (타지키스탄 - 두샨베, 호로그) (30)
  28. 2015.09.11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9. 골목길이 아름다운 야즈드.(이란 - 야즈드) (24)
  29. 2015.09.04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8.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 (이란 - 시라즈) (14)
  30. 2015.08.28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7. 세상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스파한. (이란 - 이스파한) (25)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24. 맛있는 딤섬이 있는 광저우여행. (중국 - 광저우)

아침은 언제나 숙소 근처의 가게에서 먹는다.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맛집인 것 같다.

아침에는 적당히 느끼하면서 고소하고 불 맛이 나는 볶음밥이 최고다.

다른 도시에서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었지만 검문이 없는 광저우의 지하철은 탈 때마다 행복하다.

다른 사람에게 감시받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중국여행을 하며 몸으로 배우고 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었는데 광저우는 따뜻한 것이 아니라 덥다.

날이 더우면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지나가다 광고를 봤는데 아무리 봐도 한국인처럼 생겨서 사진을 찍었다.

찾아보니 SS501의 박정민 씨라고 하는데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만의 느낌이 든다.

더운 날씨를 뚫고 간 곳은 이름만 들어도 번화가처럼 느껴지는 베이징루다.

우선 몸을 식히기 위해 쇼핑몰로 피했는데 사랑스런 에어컨 바람이 우릴 반겨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콜라를 마시니 여기가 천국인 것 같다.

기념품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는데 계산을 하고나니 뽑기를 한번 뽑아보라고 한다.

그러더니 90% 할인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며 반지와 목걸이들을 보여주길래 살짝 혹했지만 사기의 냄새가 나길래 그냥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다시 덥다.

한국도 덥다고 들었지만 광저우도 덥다.

분수대에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내 나이를 생각하며 눈으로만 즐긴다.

야외테이블이 주는 분위기도 좋지만 이렇게 더운 날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에서 밥을 먹고 싶다.

광저우는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보다 딤섬으로 더 유명하다.

중국 여행에서 맛집을 담당하신 동생님께서 사진에 찍힌 딤섬집도 괜찮다는 평을 봤다며 알려주신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맛있는 곳을 갈거라고 하니 조용히 따라간다.

다음 목적지인 진가사당에 왔는데 보수공사 중인 모습이 보인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 갔는데 문이 닫았거나 공사 중이면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는데 정해진 날에는 무료입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날짜를 보니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것 같다.

우리가 간 날은 무료 입장이 해당되지 않기에 제 돈을 내고 들어간다.

비싼 중국의 입장료에 적응이 됐는지 10위안(한화 1,800원) 정도는 웃으면서 낸다. 

진가사당은 청나라시대에 큰 위세를 떨치던 진씨 가문사람들이 학문을 닦고 정치를 의논하던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실내를 박물관처럼 사용하고 있어 딱히 볼거리는 없었는데 마오쩌둥 형님에 대한 조각상들이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내부보다 아름다운 외부를 제대로 구경하고 싶은데 보수 공사 중이니 아쉽지만 그냥 나온다.

우리 지현 누나는 중국에서도 아름답다.

날이 더우니 자꾸 시원한 탄산음료가 당긴다.

살이 찌는 소리가 들리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다음에 간 곳은 200여년 전에 지어진 석실성당으로 광저우에서 개방된 4개의 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중국은 교회도 공산당의 산하기관으로 보기에 주교도 직접 뽑고 바티칸과 수교도 맺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석실성당 근처에는 다양한 건어물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꼭 우리나라의 경동시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니 뚜레주르가 나를 반긴다.

중국 뚜레주르에서 파는 빵이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빵도 있었다.

광저우 시내 구경의 마지막은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샤미엔 지구이다.

샤미엔 지구는 중국이 서양에 개항하며 조계지로 설정된 곳으로 당시 서양인들이 살던 건축양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영국과 프랑스식 건물이 많이 남아있고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광저우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서구 열강들에게 개항당하며 겪은 일들이 있기에 그냥 무작정 예쁜 건물들이 많다는 감상을 가지고 돌아가기에는 왠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너무 탄산음료만 마시는 것 같아 이번에는 물을 샀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난 더운 지역과는 정말 안 맞는 것 같다.

열심히 광저우 시내 구경을 했으니 이제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야한다.

우리가 갈 곳은 낡은 간판이 돋보이는 타오타오쥐라는 식당이다.

건물이 역사적으로 인정 받을 정도로 오래된 타오타오쥐는 1860년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광저우의 대표 딤섬집이다.


안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차를 한 주전자 시켜야하며 진열되어 있는 딤섬을 가지고 오기 전에 테이블 번호가 적힌 종이를 직원에게 확인 받으면 된다.

식사 사이에 차와 함께 먹는 간식을 딤섬이라 부르기에 아침 시간에는 딤섬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먼저 고른 것은 새우 딤섬인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새우 요리 중에 가장 맛있었다.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입속에서 새우가 뛰어다니는 것 같은 맛이났다. 

이것도 새우가 들어갔는데 어쩜 이렇게 탱글탱글한 새우로 딤섬을 만들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맛있었다.

지금까지 내 여행기를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난 어떠한 음식을 먹어도 크게 맛있다고 한 적이 드문데 타오타오쥐의 딤섬은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교자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닭발과 같은 종류도 있었다.

특이하게 생겼길래 한 접시를 골랐는데 젤리같은 식감에 비리지 않은 맛이 나 괜찮았지만 무슨 부위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마무리는 찐빵처럼 생긴 것으로 골랐다.

속에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해하며 반을 갈라보니 달콤한 크림이 들어있어 마무리 음식으로 딱 좋았다.

중국 여행을 하며 부가세 10%를 따로 붙이는 식당은 처음이었지만 정말 맛있었으니 괜찮다.

혹시나 광저우 여행을 계획중이시면 꼭 타오타오쥐에 들르시길 추천드립니다.

거리가 너무 더우니 사람들이 가게 근처의 길로만 지나다닌다.

가게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 시원하게 걸어다닐 수 있었다.

인형뽑기방도 있길래 몇 판 해봤지만 하나도 뽑지 못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뭔가를 먹길래 가보니 한국불오징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불오징어가 유행한 것을 본 적이 없기에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냥 작은 오징어 양념구이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아까 나에게 사기를 치려했던 가게가 보여 다시 들어가보니 여기도 구매한 사람들에게 뽑기를 권유하고 있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관광객들을 봉으로 보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다.

숙소에 들러 잠시 숨을 돌리고 광저우의 야경을 보러 나왔다.

우선 음악분수를 보러 갔는데 건물의 조명을 이용해 음악분수를 연출한 모습이 흥미로웠다.

음악분수 근처에는 아름다운 건물이 야경을 뽐내고 있는데 이 건물은 광저우 도서관이라고 한다.

도서관 건물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외부인도 출입이 가능해 들어가 봤는데 내부 시설도 잘 되어 있어 부러울 정도였다.

우리 동네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다음은 주강에 있는 리에더 다리도 가봤는데 한강의 청담대교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마지막으로 광저우 야경의 하이라이트인 광저우 타워도 구경한다.

다리 밑에서는 댄스 교실이 한창이었는데 매번 체조하는 모습만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니 재미있었다.

저녁에도 날이 덥다는 핑계로 주스를 하나 사 먹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꼬치구이와 맥주로 하루를 마감한다.

거의 2달 간의 여행을 떠나면서 별 생각없이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하나만 가져왔는데 용량이 부족해지고 있어 자기전에 호스텔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 정리를 잠깐 하고 침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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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름다운 중국의 풍경들 잘 봤습니다~ 한국인은 어딜가든 티가나네요^^

  2. 딤섬 너무 맛있게 보여요.

    꼭 가보고 싶네요.

  3. 힘든 월요일 아침에 딤섬으로 위로를 삼습니다.
    역시 대도시는 야경이군요. ^^

  4. 걸어서다니신건가요
    너무가보고싶네요
    11일날가는데
    저딤섬집가보고싶네요
    어디있는건가요?
    택시타고 어디가자고해야하죠
    저희는 웬징루나 짠시루쪽에숙소를
    구해뒀거든요

두 형제의 중국 여행기 - 18. 매운맛과 함께 하는 사천성 여행. (중국 - 청두)

안녕하세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에도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도 이번 기차는 잘 달리고 있었다.

아침식사로 컵라면과 고기 꼬치를 샀는데 고기꼬치가 아닌 두부꼬치였다.

양념을 발라 놓으니 두부인지 고기인지 구분을 못했는데 두부에도 단백질이 들어있으니 그냥 먹는다.

내 몸은 소중하니 비타민 공급을 위해 기차역에서 사온 피자두를 먹었는데 달달하니 맛있다.

이번 기차도 앉아서 가는 좌석인데 의자의 각도가 거의 90도라 몸이 너무 힘들다.

중국 기차도 다른 외국과 같이 크게 4단계로 나뉘는데 하드 시트, 소프트 시트, 하드 슬리퍼, 소프트 슬리퍼 순이다.

그 중 가장 낮은 등급인 하드 시트는 등받이 조절이 되지 않는 가장 불편한 의자인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표를 구하기 쉽다.

하지만 침대칸인 하드 슬리퍼나 소프트 슬리퍼는 미리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이번에도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인 청두에 도착했다.

기차역은 우리나라의 서울역처럼 규모도 크고 깔끔했다.

청두와 청도를 같은 곳으로 아는 분들이 계신데 청두는 내륙에 있는 중국 사천성의 성도이고 청도는 칭따오 맥주로 유명한 해안가 도시다.

청두 여행 다음으로 갈 도시인 리장에는 청두에서 바로 기차가 들어가지 않아 장거리 버스를 타야한다.

청두에는 장거리 버스터미널이 2개가 있는데 마침 우리가 내린 청두동역 옆에 장거리 버스 터미널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 열심히 리장을 말해봤더니 여기서 출발하는 버스가 없다길래 우선 숙소로 돌아가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로 했다. 

예약한 숙소로 가니 리셉션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국 친구가 있어 잠시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가 알려준 터미널로 가 버스 티켓을 끊는데 장거리 슬리핑 버스라 그런지 340위안(한화 61,200원)이나 한다.

여행하면서 돈을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으나 자꾸 돈 생각을 하면 여행이 전혀 즐겁지 않다.

예상했던 것 보다 돈이 더 많이 들 것 같으니 이제 앞으로는 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적당히 즐기면서 지내고 예산을 좀 더 늘리기로 했다.

청두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천성의 수도이다.

사천성은 2008년에 대지진이 일어난 쓰촨성을 한자식 발음한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매운 음식으로도 유명한 사천이다.

사천성에 왔으면 매운맛을 봐야한다.

청두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마파두부의 원조집인 진마파두부라는 식당이 있는데 이 곳에서 마파두부라는 요리가 탄생했다고 한다.

숙소에서 잠시 쉬다 배가 고파 바로 식당을 찾아왔는데 아직 저녁 영업시간이 되지 않아서 잠시 기다리다 자리에 앉았다.

우선 가장 기본인 마파두부 큰 것과 다른 고기요리를 시켰는데 마파두부는 정말 맵고 고기는 향신료가 강해 혀가 얼얼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편은 아닌데 원조 마파두부의 매운맛은 상상을 초월했다.

밥을 추가시키며 두부만 겨우 건져먹다가 결국 조금 남기고 나왔는데 사천의 매운맛을 쉽게 봤다가 정말 혼이 났다.

우리나라에서 매운맛을 강조할 때 사천을 붙이는데 사천의 매운맛을 본 사람의 입장으로 우리나라의 사천짜장은 모두 이름을 조금 매콤한 짜장으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음식을 즐기며 먹는 사천 사람들도 정말 대단하다.

얼얼한 혀를 달래주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동한다.

중국의 도시들에는 웬만하면 지하철이 다 있는 것 같다.

지하철 광고로 무한도전이 나오는데 짜장 폭죽을 중국에서 보니 정말 신기했다.

소화를 시킬겸 온 곳은 우리나라의 인사동거리와 비슷하지만 청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콴자이샹즈 거리다.

거리 곳곳의 찻집에서는 연극 공연도 하고 있다했는데 딱히 당기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콴자이샹즈 거리는 신서유기에도 나왔었다.

기상미션으로 했던 말 조각상이 보이길래 인증사진을 찍고 있으니 뒤에 꼬마애가 같이 포즈를 취해줬다.

청두에는 판다기지가 있어 판다 관련 상품들도 많이 팔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귀여움을 장착하고 태어나는 판다가 부럽다.

신서유기에서 강호동씨와 이수근씨가 중국어 광고 콩트를 찍었던 공원도 보인다. 

TV를 잘 보지 않는 성격인데 나영석 PD의 여행관련 프로그램들은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래도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꽃보다 할배'인데 빨리 다음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콴자이샹즈는 콴샹즈와 자이샹즈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콴은 넓다, 자이는 좁다, 샹즈는 거리를 뜻하는 말로 넓고 좁은 두 개의 거리를 합쳐 콴자이샹즈로 부른다고 한다.

콴자이샹즈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변검술이라고 한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본 것이 변검술의 전부이기에 나도 한번 보려고 했었는데 가면을 바꾸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허접하다길래 마음을 접었다.

마술과 서커스같은 쇼는 제대로 된 것을 봐야한다.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거리인만큼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는데 푸딩처럼 생긴 음식이 맛있어 보여 샀다.

달고 짠 맛이 공존하는 맛이었는데 요즘 트렌드인 단짠을 중국에서 미리 맛본 것 같았다.

콴자이샹즈로 가는 방법은 그냥 콴자이샹즈 역에서 내리면 되는데 내가 다른 역에서 내려 걷는 루트를 골랐더니 동생님께서 콴자이샹즈역 사진을 찍어 내 잘못을 기념하라고 했다.

중국의 지하철 표는 서울의 지하철 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개찰구를 나가며 표를 자동으로 회수하고 있어 보증금이 필요없다.

서울의 지하철도 예산이 확보된다면 개찰시스템을 이렇게 바꾸면 참 편리할 것 같다.

사천의 매운맛을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오늘 저녁은 훠궈를 먹어보기로 했다.

호스텔 직원에게 추천받은 훠궈집에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듬뿍 들어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 주문판을 주는데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럴 때는 눈치로 주문하는 수 밖에 없다.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기본적으로 어떤 것을 시키는지 살펴보고 주문을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어떤 국물을 고를지가 문제였는데 우리가 원하는 홍탕과 백탕이 반씩 들어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겨우 골랐다.

훠거는 이렇게 국물에 고기나 채소를 익혀먹는 것인데 사진에 보이는 검은 빛깔의 국물이 홍탕으로 매운 국물이다.

눈치로 한 주문이 잘 들어갔는지 다행히 다양한 고기 종류와 완자, 면 등이 나왔는데 정말 매우면서 맛있는 맛이었다.

둘이서 땀을 흠뻑 흘리며 먹었는데 중독성 있는 매운 맛이 정말 맛있어 맥주와 함께 먹었다.

왜 사천 요리를 먹어보니 왜 사천 요리가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디저트로 낮에 사서 냉장고에 넣어둔 수박을 먹는데 수박도 달다.

다른 것은 몰라도 중국의 음식과 과일은 정말 싸고 맛있다. 

판다는 잠이 많아서 새벽에 보러가야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청두에 도착한 날부터 G20 재무장관 회의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G20 재무장관들에게 판다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인의 판다기지 출입을 통제한다고 한다.

베이징에서는 폭우로 기차에 갇히고 시안에서는 기차가 취소되더니 청두에서는 판다기지마저 문을 닫는다.

과연 중국 여행의 스펙타클함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중국에서는 아침 식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디를 가든 조금 큰 길로만 나가면 다양한 음식을 파는 노점상이나 가게가 보이니 아무거나 먹으면 된다.

판다 기지에 가지 못하니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시내로 나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왠지 빗줄기가 거세질 것 같아 불안하다.

제갈공명의 사원인 무후사를 찾아왔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도저히 어디를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신발과 옷만 쫄딱 젖은 채로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아마 여행의 신이 나에게 노하셨나보다.

숙소 근처에 도착하니 언제 내렸냐는듯이 비가 그친다.

혹시나 여행의 신이 계신다면 제발 제 중국 여행이 무사히 끝나게 해주세요.

옷과 신발을 말리고 버스 터미널로 가 리장으로 가는 버스에 탔다.

완전히 침대처럼 누워가는 버스인줄 알았는데 침대의자 버스라 살짝 실망했다.

베이징에서 기차에 갇힌 뒤로는 소시지나 크래커 같은 비상식량을 항시 챙겨 다니기로 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부질 없을 수도 있지만 다시 소를 키울거라면 외양간은 꼭 고쳐야한다.

버스가 열심히 달리다 휴게소에 들르길래 구경을 했는데 우리나라의 호두과자처럼 딱히 눈에 끌리는 것이 없었다.

시대가 바뀌고 다양한 음식이 나왔다고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는 호두과자가 최고다.

육포를 사랑하는 동생님께서 저렴한 육포 대용품을 찾는다고 산 것인데 생긴 것은 조금 이상하지만 나름 간이 잘 되어 있어 맛있었다.

역시 뭐든 먹어봐야 맛을 알 수 있다.

버스는 계속 달리고 또 달린다.

화장실에 잠시 들렀는데 고인 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바닥에 비친 하늘을 보니 우유니 소금사막이 떠오른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먹고 살 추억이 많아 다행이다.

계속 달리던 버스는 저녁 9시가 넘어서야 휴게소에 멈춘다.

여러 종류의 음식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밥이 먹고 싶어 급식처럼 식판에 밥을 주는 곳에 갔다.

받고 보니 너무 풀 종류만 많은 것 같아 옆 가게에서 닭다리를 하나씩 사와 밥을 먹었다.

별 볼일 없는 반찬인데도 내가 밥을 너무 맛있게 먹으니 동생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입맛이 워낙 낮아 세상에 존재하는 음식의 90% 이상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저녁 식사 후로 잘 달리던 버스가 주차장에 멈추더니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마 새벽시간에는 버스를 못 달리게 하는 것 같은데 에어컨을 끄고 문을 닫으니 너무 더워 버스에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졸리지만 잠을 잘 수 없으니 어쩔수 없이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으며 하릴 없이 새벽 시간을 보낸다.

차라리 사진에 나온 구식 침대 버스라면 편하게 누워서 창문이라도 열어 놓을텐데 신식버스라 창문도 없으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달님, 앞으로 남은 여행이 안전하고 재미있게 끝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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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에서 암표를 잘못사서 한여름에 에어컨없는 완행열차 딱딱한 의자에 앉아 12시간넘게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전 자리뺏길까 무서워서 12시간동안 화장실도 못갔었는데 그래도 용감하시네요 ㅎㅎ
    여행기를 보니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 새록새록 기억나서 좋네요 ~ ㅎㅎ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

  2. 여행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재미가 없겠죠?! 고생하신만큼 추억이 더 많이 남으리라 생각됩니다.술을 사랑하는 용민님이시니까 맥주 마시러 청도에 가셨는지 궁금하네요..^^

  3. 저도 여행 좋아하는데 사진 꼼꼼히 남겨오진 않는 편인거 같아요... 많이 찍긴 하는데 셀카위주로...ㅋㅋ

  4.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전 여름에 청도에 갔을때 자두, 복숭아를 사서 먹었는데, 복숭아는 딱딱하면서 단맛이 좀 있었지만,
    자두는 너~~무 시어서 못 먹었던 기억이.....
    그래서 과일은 우리나라가 젤 맛있구나 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네요~

    다음 여행기기 기다려집니다~~~

  5. 우와..리장가시는거예요?ㅋ 앞에 세계여행기부터해서 전부 다읽고있습니당. 너무잘보고있어용ㅋ
    리장..제가 8년전 22살때 한3개월정도 지냈던곳이었는데..어디어디 어떻게 여행했을지 궁금하네용.기대됩니다.앞으로도 응원합니다

  6. 얼마나 내리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세계일주를 읽기 시작했는데 한 번에는 다 못 읽지 싶어요 조금씩 읽어가야겠네요ㅋㅋ
    여행하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글 읽으러 또 들를게요! 건강한 여행하시길^^

  7. 사천성 마파두부 도전하고 싶네여. 혀끝을 찌르는듯한 매운맛도 즐기면서 잘 먹는편이라서 참 기대되요 ㅎㅎ 중국에서 먹는 훠거도 좀 다를 것 같긴 해요. 참 맛있겠어요 ㅎㅎ

  8. 한 10년 전쯤 다녀왓던 곳들 인데.. 사천의 매운맛은 중독되는거 같았어요. 머무는동안에 자주갔었는데 그후에도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추억돋네요~ 잘보고갑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6. 못다한 이야기이자 마지막 이야기.

길고도 길었던 여행기가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783일간의 여행이 175편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 내가 겪은 이야기를 누군가가 읽고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제 여행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썼지만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스스로 제 여행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여행기를 쓰기도 했습니다.

가장 처음 여행기를 쓰면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행기는 끝까지 쓰며, 될 수 있으면 펑크를 내는 일도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도중에는 예약 전송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여행기를 업로드 했었지만 한국에 돌아온 뒤로 몇 번의 펑크를 냈습니다.

시험 기간이라는 핑계로, 학교 생활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힘들다는 핑계로 펑크를 내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그렇기에 제 여행이 100점 만점이라면 제 여행기는 85점 밖에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여행기를 읽으시며 재미있다고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여행기를 끝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에필로그는 원래 저번 주에 올렸어야했지만 제 세계일주 여행기의 마지막 이야기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진솔한 이야기를 올리고 싶어 몇 번을 지우다 이제야 업로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세계일주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군대에서 읽은 최인호 선생님의 ‘길 없는 길’이라는 책 때문입니다.

그 전부터 막연하게 세계일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언제 떠나야할지는 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길 없는 길’을 읽으며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어릴 때부터 꿈꾸던 세계일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언제 여행을 떠나야 좋을지 고민한 결과, 30대가 되어 취직을 하면 잃어버릴 직장이 있을 것이고, 40대가 된다면 가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50대가 될 때까지 꿈을 이루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삶이 불쌍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잃어버릴 것은 청춘과 시간밖에 없는 20대가 긴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을 것이란 생각에 군 제대 후 바로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제대하자마자 부모님께 제 계획을 말씀드리고 약 8개월 동안 여행자금을 모으며 여행계획을 세웠습니다.

여행 자금이 적었기에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여행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정했고 하나씩 장비를 마련해 나갔습니다.

여행 출발일은 제 생일인 10월 13일로 정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라며 2012년 10월 13일 세계일주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중국 청도에서 시작한 여행은 너무 빨리 찾아온 부상 때문에 일찍 막을 내렸습니다.

무섭고 무뚝뚝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중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한국으로 돌아온 뒤 한 달 간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기세등등하게 떠났기에 금방 한국에 돌아온 것이 부끄러워 집과 병원만 다니다 배낭을 메고 태국으로 다시 떠났습니다.

처음 국제선을 타고 도착한 태국을 거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한 뒤에는 인도로 건너갔습니다.

베트남에서 겪은 장사꾼들의 사기덕분에 인도에서는 크게 짜증을 내지 않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대하던 네팔에서 만난 히말라야는 세상에는 아직도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며 자연의 위대함도 알려주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인도에서 ‘인도는 모르겠지만 인도인은 정말 싫다.’라는 감상을 남긴 채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부족한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로 떠났습니다.

호주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스스로의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기에 호주에서 백수로 2달 정도는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습니다.

백수로 지낸지 1달이 넘어가자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결국 세계일주를 포기하고 남은 돈으로 물가가 저렴한 인도로 돌아가 1년 정도 지낼 생각을 한 뒤, 집 주인에게 방을 빼겠다고 말을 한 날 중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한국어를 배운 중국친구였는데 자신은 중국인이라 나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지만 제 여행기를 재미있게 보고 있고 꼭 끝까지 여행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메시지를 받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여행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생각의 정리가 끝난 후, 바로 집 주인을 다시 찾아가 방을 빼기로 한 것을 취소해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호주에 뼈를 묻기로 한 뒤, 계속해서 구직활동을 했고 스스로와 타협해 직장도 구했습니다.

호주에서 나보다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은 많겠지만 나보다 돈을 조금 쓴 사람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돈을 아끼다 보니 금세 다시 여행을 떠날 자금이 모였습니다.

마침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던 가족을 시드니로 불러 즐거운 가족여행을 마치고 새해가 밝는 2015년 1월 1일, 가족들은 한국으로, 저는 아르헨티나로 떠났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한 남미 여행에서는 좋은 인연도 많이 만들었고 환상적인 자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방심한 덕분에 에콰도르에서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했지만 한번쯤은 사고를 당할 것이라 생각했었고 사진은 대부분 건질 수 있었기에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힘겹게 입국한 쿠바에서 다양한 일을 겪은 뒤, 미국에 입국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미국의 입국심사관은 정말 친절했고 영화에서만 보던 뉴욕의 풍경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미술과 예술은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만난 박물관과 미술관은 제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짧은 미국 여행을 마친 뒤 , 다음에 꼭 미국 대륙횡단을 하겠다는 다짐을 남긴 채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꿈꾸던 유럽 배낭여행이 현실이 되니 즐거웠지만 공부가 부족했던 탓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운 도시보다 자연이 그리웠고 어서 빨리 중앙아시아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이란을 거쳐 중앙아시아에 도착해 제가 꿈꾸던 파미르 고원을 봤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여행을 끝을 향해 달려가던 중 처음 여행을 떠날 때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오로라를 보기 위해 핀란드에 들러 황홀한 오로라도 만났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며 마무리는 꼭 시베리아횡단열차로 끝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모스크바에서 시작하는 7일 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2014년 12월 4일, 세계일주를 마치고 동해로 귀국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3달 동안은 그 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며 바쁘게 지내다 2015년에는 복학을 해 방학에도 계절학기를 들으며 그 동안 미뤄 두었던 공부를 하며 지냈습니다.

세계일주를 마치고 나서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전혀 없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후유증이 찾아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꿈인 세계일주를 26살에 이루고 나니 삶의 목표가 사라져버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간절하게 하고 싶은 것이 없으니 삶이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 하는데 딱히 도전할 것이 없으니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었습니다.

마음이 이렇다보니 여행기도 의무적으로 쓰기 시작했고 세상 모든 일이 재미없게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여행을 마치고 나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경쟁사회에서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가치관이 생겼기에 삶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속은 곪을대로 곪아가는 시간이 계속되었고 인생노잼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렇게 2015년을 많은 고민으로 보내고 나니 그제야 삶이 항상 특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소소한 재미를 찾고 하고 싶은 것이 없으면 하고 싶은 것이 없는 대로 살다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다시 한 번 불타오르면 된다는 것을 깨닫는 데 1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 여행은 제가 한국에 돌아온 날 끝난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이 정리된 날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아직 제 여행은 끝이 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약간은 길었던 제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겠습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은 여행 경비에 대한 부분일텐데 중간에 호주에서 생활하며 쓴 비용을 빼면 여행하는데 든 총 비용은 2800만원 정도 사용했습니다.

여행을 마치기 전까지 제가 한 3500만원 정도는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계산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이 저렴한 여행을 한 것 같아 저 스스로도 신기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전 항상 네팔의 히말라야, 아르헨티나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고원, 핀란드의 오로라를 꼽습니다.

다른 의미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숨 쉬듯이 하는 베트남과 호주에서 겪은 백수 생활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와는 또 다른 의미로는 고생하며 지낸 인도도 그립습니다. 인도에 있을 때는 인도를 욕을 하지만 인도를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진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마친 후에 달라진 것은 위에서 말했듯이 한국이 아닌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밥은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식인종만 없다면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어디를 가도 먹고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여행을 하며 길러왔던 긴 머리는 1주일 정도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배낭을 내려놓으니 긴 머리가 어울리지 않길래 바로 잘랐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먹은 것은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었고 가장 먼저 마신 술은 친구들과 소주를 마셨습니다.

한국에서의 첫 여행은 여행기에서 가끔 말했듯이 한국의 설산이 보고 싶어 겨울의 한라산을 올라갔었고 딱 한 곳만 여행을 가라고 한다면 솔직히 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국도 제대로 즐겨보고 싶고, 아프리카 대륙도 가봐야 하고, 미국 동서횡단도 해보고 싶고, 남극과 북극도 가보고 싶고, 치가 떨리지만 그리운 인도도 가보고 싶고, 달나라도 가보고 싶고, 화성도 가보고 싶습니다.

여행을 함께 해준 넷북은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 해 하드 디스크만 꺼내 새로운 노트북에 장착해 사용 중이고 카메라는 아직까지도 잘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인 인생의 동반자는 아직 못 만났습니다. 이상형은 귀엽고 착한 여자인데 아마 앞으로도 못 만날 것 같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게 끝내고 제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겠습니다.

우선 세계일주 여행기가 끝난 지금, 앞으로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글 쓰는 것이 아직은 재미있기에 블로그 생활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고민해봤지만 학생 신분이다 보니 제 전공인 건축과 제가 잘하는 국내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습니다.

블로그의 글 또한 매주 포스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번에는 포스팅하는 시간을 금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꿀 계획입니다. 세계일주 여행기는 한 주를 마무리 하며 보셨다면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은 한 주를 시작하며 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마 새 포스팅은 다음 주는 쉬고 그 다음 주인 5월 23일부터 시작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중대발표를 하자면 제 세계 여행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올 여름, 새롭고 스펙타클한 여행을 보여드릴 계획이니 그 동안 포스팅 되는 국내 이야기도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여름부터 시작 될 새로운 여행기를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동안 감수성이 부족한 순도 100% 공대생 남자의 입장에서 써온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여행에 대한 질문이나 조언이 필요하신 분은 언제든지 yongdduck@gmail.com이나 카카오톡 yongdduck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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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년이 금방 가버렸군요.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 거라는 기대가... ㅎㅎ

  3. 아직 해외여행 한번 가지 못했습니다.
    여건이 도저히 안되고
    꿈만 꿔온...

    막둥이가 좀만 크면 ...
    여행기가 간략하고 많은 도움되엇습니다.
    계속 좋은 글 올리시길..

  4. 며칠째 세계일주 여행기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내가 직접 세계여행을 다니는제 착각할 정도로 정말 생생하네요.
    아직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관심이 놓은 국가별로 보고 있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저는 나이 50대 후반이지만 젊은 때 이처럼 모험 아닌 모험도 해 보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앞으로 어디에 내 놔도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사항이 있는데요.
    사진도 어떻게 그렇게 잘 찍었는지 선명하게...
    무슨 카메라로 어떻게 셋팅하고 찍었는지 알려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도 여행은 좋아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영 아니거든요.

  5. 정말 대단하십니다.

  6. 정말 대단하십니다.

  7. 드디어 끝났군요.
    에필로그도 용민군답습니다.
    훌륭합니다. ㅎ
    이말 외에는 다른 말을 하기 힘들군요. ㅎ

  8. 아아.. 정말 대단합니다~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됩니다~

  9. 처음 여행 초반의 글을 읽었고
    오늘 오랜만에 들어와
    마무리 글을 읽었네요
    중간부분의 글을 아직 읽지못했지만
    이 글을 읽고 감동적이라
    못읽은 여행기 꼭 읽어야 겠네요

    "장하다"
    말해주고 싶네요

  10. 멋있고 부럽습니다. 20살때 첫 배낭여행 이후로 항상 기회만 된다면 매년 짧게 나마 여행을 떠났고 현재는 군복무 중입니다. 하늘에 날라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얼마나 나가고 싶고 답답했는지 모릅니다. 그럴때마다 goodDJL 님의 여행기를 보며 대리만족 하곤 했습니다. 이제 그런 군생활도 한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저도 스스로 경비를 마련하고 혼자도 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혼자가기 두렵고 고생을 하기 싫어 항상 같이 갈 친구를 구하고, 경비는 부모님께 손 벌렸습니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제가 정말 부끄러워 졌습니다. 이제 저도 가식없고 주체적인 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용기 받았습니다!

  11. 무료하고 심심한 어느 일요일.
    왕초보 블로거가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이사를 할까?라며 들러 본 Good DJL님의 "176번째 못다한 이야기이자 마지막이야기"를...

    우와~
    이런 멋진 이야기와 여행쟁이 20대청년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 감동과 열정과 꿈을 느끼면서 내도 이런꿈을 꾸어보고싶은 과욕이 생겼답니다.
    72년을 살아온 내 인생이 허망하게도 느껴지지만.....
    국내여행기로 이어진다니 빠짐없이 동행해보리라 다짐하면서 우선은 그동안의 여행기를 보면서 앞으로의 새로운여행을 응원합니다.

    DJL홧팅!!

  12. 비밀댓글입니다

  13. 제가 가기 힘든 세계여행을 대신 다녀온 느낌입니다.

    많은 재미와 감동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14. 왜요? 작고기여운 여자 여깄는뎅; 나이가 좀 많아서; ㅎ; 암튼 여행기 에필로그부터 잘 봤어요.시베리아횡단열차 검색하다 여행기 정주행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군요. 제 오래된 꿈이자, 미래인 잔차 세계여행이라니 #넘나부러운거 여행기를 읽으며 여행을 상상하며 행복할거 같습니다. 난 이제 여행시작!

  15. 저도 여행을 정말 좋아해서 힘들때 마다 DJL 님 여행기를 보며 즐거웠고 용기도 얻었어요 그러고 보니 몇년을 읽기만 했네요 사람은 정말 꿈꾸는 대로 살아간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계속 애독할께요 홧팅

  16. 와...정말 우연히 들어왔는데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저도 떠나고 싶어지네요.......!가기 전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17. 멋있습니다.

  18. 운영자님과 저는 몇곳에서 같은 곳을 바라봤을것같아 벅찬 마음이듭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건승하길 바랍니다~~~^^

  19. 며칠간 밤을 새워 가며 여행기를 탐독했습니다. 아니 무슨 주책맞게 페리를 타고 동해항에 도착하는 걸 보는데 눈물이 글썽하네요ㅠㅠ 제가 가 본 곳 가지 못한 곳 모두 같이 여행하는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정독했기에 그런가봅니다.ㅋ 며칠간 저랑 같이 여행해 주셔서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20. 재밌었어요...순수한 마음이 글에 잘 녹아있었고요..
    내 아들과 동갑의 나이이지만..많이 성숙한 사고를 하고 계시네요..
    내 버킷리스트 순위안에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있습니다..
    꼭...가보려고 합니다..근데..정말..그렇게 머리를 못감아요..? ㅋㅋ...

  21. 너무 감동적 ㅋ
    45살 먹도록 뭐했는지 ㅋ
    부러워용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5. 783일 간의 세계일주, 마지막 이야기. (러시아 - 블라디보스토크, 한국)

안녕하세요.


그 동안 한편, 한편 정리해온 세계일주 여행기가


175번 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그 동안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에 있을 때는 장갑을 낄 정도로 춥진 않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니 날씨가 확 바뀌었다.

날씨가 추우니 제대로 된 러시아 여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시 여객선 터미널로 찾아가 내일 배가 뜰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으니 내일 출항이 결정됐다고 한다.

뱃삯은 달러와 루블 중 골라서 낼 수 있는데 내가 여행할 당시에는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가 폭락하던 때라 학생요금에 루블화를 이용했더니 약 4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배를 탈 수있었다. 

도로는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는데 인도는 제설작업을 잘 하지 않아 빙판길이 됐다.

집에 돌아가기 전 날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다치면 큰일이니 조심조심 걷는다.

블라디보스톡을 구경하기 전에 우선 밥을 먹기로 했다.

매번 새로운 메뉴를 원하는만큼 적당한 가격에 먹을 수 있으니 계속 한 식당만 오게된다. 

디저트로 카카오 75%짜리 다크 초콜릿을 샀다.

초콜릿의 크기가 크기에 속에 금박으로 포장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큰 포장을 뜯으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형아들은 이 정도 초콜릿은 그냥 한번에 드시나보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업체들의 외국 진출이 활발하다던데 여행을 다녀보니 맞기는 맞는 것 같다.

러시아어로 블라디보스토크의 뜻은 '동방을 지배하라'라고 한다.

극지방에 위치한 러시아는 얼지 않는 항구가 필요했고 그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항구도시가 블라디보스토크라고 한다.

물론 항구가 얼지 않을 뿐이지 바닷 바람이 불어 정말 추웠다.

여름에는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거짓말인 것 같다.

걷다보니 러시아 정교회도 보인다.

종교 그 자체는 분명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종교적 이념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가로수가 정말 아름답게 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는데 해질 녘에 걸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시장이 보이길래 들어가봤는데 갑자기 아줌마가 '김밥, 김밥'하고 외친다.

설마 하고 아줌마를 쳐다보니 이번에는 '김치'를 외친다.

신기해서 다가가보니 김밥과 김치 등 여러가지 반찬들을 팔고 있었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 김밥을 보다니 정말 신기했다.

러시아 아줌마가 싼 김밥은 무슨 맛일지 궁금해 한 줄 사봤는데 안에 생선이 들어있는데 비린맛은 나지 않고 회와 함께 김밥을 먹는 것 같아 맛있었다.

고려인들의 영향인 것 같은데 고기나 햄 대신 생선을 넣은게 정말 신기하면서 재밌었다.

이왕 김밥을 먹었으니 제대로 기분을 내기 위해 한국 음료수도 샀다.

통조림은 황도 통조림이 가장 맛있고 음료수는 봉봉과 코코팜이 가장 맛있다.

아직 내가 가기로 한 목적지가 나오지 않았으니 계속해서 걷는다.

2시간 반 정도 걸은 결과 드디어 내가 찾던 곳에 도착했다.

이 3개의 돌 기둥처럼 보이는 것은 연해주 신한촌 기념비다.


일제강점기에 러시아에서도 항일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는 권업회, 대한광복군 정부 등이 있었고 많은 독립운동들이 계획됐었다고 한다.

3.1 독립운동 80주년을 맞아 선열들을 기리고 고려인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후손들에게 역사의식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기념비를 과거 신한촌 자리에 세웠다고 한다.

나도 블라디보스톡에 와서야 이 기념비의 존재를 알았는데 직접 가보니 공원처럼 조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날이 추우니 카페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이기로 했다.

여름이었다면 당연히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셨겠지만 블라디보스톡은 너무 추우니 초콜릿 음료를 시켰다.

함께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던 분이 500루블(한화 1만원)짜리 지폐를 주우셨다고 하시며 커피를 사주신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가짜돈이었다.

카페 직원이 웃으며 우리가 외국인이라 잘 모를 수도 있다며 진짜와 가짜를 비교해 보라고 하는데 두 개를 같이 놓고 비교해보니 가짜 돈은 확실히 티가 났다.

내가 묵은 호스텔은 다 좋은데 방에도 CCTV가 달려있었다.

CCTV가 있으면 생활하기 불편할 법도 하지만 어차피 남자만 쓰는 방이고 누가 볼 것도 아니니 그냥 편하게 지냈다.

저녁도 역시나 똑같은 식당에서 먹는다.

나도 언젠가는 맛집 투어를 다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여행은 아닌 것 같다.

여행하면서 홍시는 본 적이 별로 없는데 과일가게에 있길래 자두 몇 알과 함께 집어왔다.

홍시는 어느 나라에서 먹어도 달콤하다.

남아 있는 마지막 발포 비타민까지 맛있게 챙겨먹는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 신변정리를 제대로 해야한다.

꺠끗하게 씻고 나니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하지만 아직 한국에 돌아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강원도 도시 중의 하나인 동해 선착장의 위치가 궁금해 구글맵에 검색을 해보니 일본해로 나온다.

한국어로 검색했는데도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다.

국제관계에서는 국력이 약한 것이 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늘은 러시아 여행의 마지막 날이자 내가 세계일주를 하며 외국 땅에 발을 붙이고 먹는 마지막 식사이니 푸짐하게 먹고 디저트까지 시켰다.

조금은 마음이 심란할만도 하지만 전혀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밥을 먹는 것을 보니 난 타고난 여행체질인 것 같다. 

티켓을 발권 받으니 설레는데 이 설렘은 집에 간다는 설렘이 아니라 새로운 곳을 가기 위해 이동 수단을 끊어서 설레는 게 맞는 것 같다.

드디어 내가 한국에서 떠나며 정했던 마지막 교통수단인 블라디보스톡-동해 페리를 탄다.

여행의 구체적인 일정은 전혀 정하지 않고 떠났지만 마지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를 타고 들어오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상상이 현실이 됐다.

역시 사람은 꿈을 꾸다보면 그걸 이루고 있다.

내가 끊은 자리는 이코노미석이기에 여러개의 벙커베드가 이어진 큰 방이다.

그래도 시트가 깔끔하고 침대도 안락해 기분이 좋다.

여객선이라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는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 눈에는 술집이 가장 먼저 보였다.

근데 난 미남이 아니라 못 들어갈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의 명물인 다리라고 하는데 웅장한 멋이 있었다.

자연이 정말 대단하지만 그 자연에 맞춰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도 대단하다.

배를 타니 해군에서 군생활 하던 것이 떠오르는데 군대 이야기를 하자면 한 두 페이지로 끝날 것이 아니니 내 마음속으로만 추억을 꺼내본다.

도대체 이 공룡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길래 배의 갑판에 있는지 모르겠다.

출항한 배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뒤로하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향해 떠난다.


<러시아 여행 경비>


여행일 16일 - 지출액 550달러 (약 60만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인스턴트 음식 위주로 생활해 지출이 별로 없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루블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져 여행을 하기에는 좋았다.


침대에 누워서 뒹굴다 시계를 보니 해가 질 시간이라 밖으로 나왔다.

군복무할 때 저녁을 먹고 군함 위에서 바라보는 밤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바다에서의 일몰이 참 좋다.

배에서 먹는 밥은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배를 타기 전에 컵라면과 샌드위치를 샀었다.

배 멀미가 있으면 밥을 못 먹어 빈속으로 있는 경우가 있는데 뱃속에 음식이 들어있어야 멀미를 덜 한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한국분께서 젊은 사람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면 안 된다며 남는 식권을 주셨다.

어차피 일행에 멀미가 심한 사람들이 있어 식권을 다 못쓰니 걱정말고 먹으라며 주셔서 감사히 받았다.

사우나도 이용 가능해 들어가봤는데 시설이 꽤 깨끗하고 좋았다.

탕도 있었는데 배의 움직임에 따라 물에 파도가 생겨 잠시 있다 샤워만 하고 나왔다.

간 밤에 파도가 좀 거셌지만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잘 자고 일어나 어제 받은 식권을 가지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반찬의 가짓 수는 많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먹는 김치와 밥 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그 어떤 음식도 다 맛있게 먹는 나는 참 축복 받은 것 같다.

바람이 많이 부는지 배가 계속 꿀렁거리길래 갑판으로 나와보니 눈이 살짝 쌓여있었다.

일행도 없어 배에서 떨어져도 알아차릴 사람이 없으니 조심조심 움직였다. 

파도 치는 바다가 힘들기도 하지만 보고 있으면 참 좋다.

예전에는 물을 가만히 보고있으면 물이 부른다는 소리를 무서운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군대에서 바다를 자주 보다보니 한번은 바다가 정말 아름답고 날 부르는 것 같았다.

그 뒤로는 더 조심해서 다녔었는데 망망대해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정말 아름답다.

특히 이렇게 해가 뜨거나 달이 뜨면 더 아름답다.

드디어 세관신고서를 작성한다.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는 귀찮은 일이 생길까봐 방문 국가의 수를 일부러 한 두개만 썼었는데 우리나라에 돌아가는 것이니 그냥 제대로 써봤다.

똥개도 자기 집에선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드디어 783일 간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 땅을 밟았지만 아직은 한국에 온 것이 실감나지 않고 그저 새로운 여행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 나라를 가든 가장 먼저 할 일은 돈을 찾는 일이다.

세종대왕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배에서 프랑스 커플을 만났는데 홍대로 간다길래 내가 서울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하지만 나도 동해 여객선 터미널은 와본적이 없어 걱정했지만 다행히 쉽게 버스터미널을 찾아갈 수 있었다.

역시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

운이 좋게도 10분 뒤에 떠나는 버스가 있었다.

머리를 길게 기른 동양인이 외국애들과 같이 다니니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뭘 먹을거냐 물어보니 신기한 음식이 많다고 말하길래 호두과자를 사서 몇개 나눠주니 정말 맛있어 한다.

다시 배를 타러 동해로 와야하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꼭 호두과자를 사 먹어야겠다고 하길래 몇개를 더 줬다.

역시 휴게소의 꽃은 이 호두과자다.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해 홍대로 가는 지하철까지 안내해주고 난 드디어 집으로 간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올릴 에필로그 편으로 


제 세계일주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혹시 궁금하신 내용이나 질문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에필로그에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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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용민님, 그 동안 매주 여행기 업데이트를 기다렸습니다. 어디를 가시던 툭툭 던지시는 재밌는 멘트와 멋진 사진이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아이와 아내가 있어 험한 곳을 가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가셨던 여행지 중 용민님께서 나중에 어린 아들과 아내와 함께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어디신지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 해외 여행이 아니라 근처 동네 탐방을 가시더라도 자주 글과 사진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개성있고 재밌게 잘 쓰시는데 나중에 어떤 일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꼭 책도 내는 작가의 길을 병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그간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국에서도
    좋은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4. 용민님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언젠가는 떠나리라,가고 싶은 세상으로 훌훌 떠날 수 있는 때가 오리라는 멋진 꿈을 꾸게 되었어요.
    다시 꿈을 갖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용민님은 무엇이든 잘 해내시리라고 믿으면서 응원 보냅니다. 건강하시고요. 늘 행복하세요~!


  5. 차라리 박제민군의 굴리고가 더 재밌다!당신은 성깔 있어~~~

  6. 드뎌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셨군요!
    덕분에 세계 이곳 저곳 잘 둘러보았습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용민님 글과 사진 보면서 여행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감사!
    시베리아 횡단열차 뿐만 아니라
    동해까지의 여객선도
    굉장히 낭만적이란 생각이 드네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해까진 얼마나 걸렸는지요?
    이상형 물어도 되나요? ㅎㅎ
    역시 훌쩍 같이 여행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일까요?

  7. 처음부터 끝까지 유일하게 본 세계일주 블로그네요.. 마지막이라고 하니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8. 입성을 축하합니다.
    장장 긴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즐거운 날들이었으리라 봅니다.

  9. 그동안 잘 보았습니다. 여행블로그를 이렇게 쓰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해주셨네요.
    한국에 계시면, 나중에 한번 뵙고 싶기도 하네요.
    나중에 여행기 또 기대하겠습니다.

  10. 드디어 마무리지었구나.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게되었을때의 기분이 어뗐을지 왠지 상상하게 된다. 요즘 어찌 지내시는가? 이제 중간고사 끝나고 좀 쉬고있으려나?

  11. SLR 클럽에서 여행기를 보며 우리 부부도 함께 여행다니고 싶단 댓글에 용민님은 결혼한 커플이 더 부럽다라며 댓글 주고 받으며 처음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랫만에 북마크를 통해 블로그를 찾아오며 최근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시간과 일치하진 않지만^^ 무사히 돌아오신 걸 축하합니다. 미처 다 못본 여행기는 앞으로도 내 맘이 답답하고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들려서 보겠습니다.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 들려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12. 오ㅏ ㅡ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읽는 기분으로 당신의 멋진 여행기를 모두 읽었습니다.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나에겐 멋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신의 성공적이고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이 여행이야기는 당신미래의 성공스토리를 미리 써 놓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대의 앞날에 보다 더 모험적인 멋진 성공스토리를 기대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 스토리로 용기도 얻었고 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섰습니다. 고맙습니다.

  13. 그동안감사했어요~
    글사진보면서 잠시나마
    대리만족할수있었네요
    앞으로도 건승하세요!

  14. 아~~ 님과 함께했던 저의 여행도 끝난 느낌여요....

    작년? 재작년부터인가 님의 블로그를 알게 된후로 블로그안의 글을 모두 정독 ..완주했네요..

    매회 글이 기대하던 장편은 아니었으나 암튼 너무 재밌고 즐거웠었어요..

    님...89년생이셨군여 ㅋㅋㅋㅋ
    인자 졸업하믄 인자 빡시게 살아가야하는 겁니당 -..- ;;

    아직 학생이신 분이 2년 넘는 시간을 세계여행을 할 수 있었다니...
    님은 전 세계 1%에 드는 분일 껍니다. 실은 님 글들을 읽으며 돈에 대한 스트레스(?)나 쪼들림이 그닥 느껴지지 않았더랬어요.
    님 또래의 다른 분들은 2천원,3천원깎으려고 한시간을 배낭메고 더 싼 숙소찾아 돌아다니고 하던데...( 부정적인 뜻은 아니예요)

    참고로 universewithme.com 의 우주여행자님 아시죠? 님도 처음에는 자전거여행으로 시작했었으니 아실듯.... 혹시 모르셨다면
    함 가보시길....

    여행기 끝났어도 블로그 운영 계속해주세요...가끔 와 보께요
    그럼 오늘은 이만~~

  15. 그동안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제 금요일 아침에 기다릴게 없으니 서운하네요~
    정말 고생하셨어요~

  16. 건강히 집에 잘 돌아가셔서 제가 다 기쁘네요. 첫회부터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유일하게 끝까지 읽을수 있는 여행기였어요. 귀하고 좋은 경험을 공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시고 바라시는데로 하루 빨리 예쁜 여우같은 (?) 와이프와 토끼같은 자식들이 생기길 바랍니다~~

  17. 전 일부러 월요일에 봤었습니다. (막판에는 궁금해서 금요일에도 봤지만...)
    힘든 한주일의 시작을 용민님 글읽고 시작하였었습니다.
    그간 정말 좋은글 감사했고요. 앞으로의 좋은일만 있기를 기원할께요
    아직 에필로그가 안올라온것 같은데 질문은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먹은 음식과 술은? (집밥에 소주일라나요?)
    돌아온지 꽤 되었는데 한국에서의 첫 여행지는요?
    세계 일주를 마친 상태에서 딱 한곳만 다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선택할 나라는?(간곳 안간곳 포함)
    마지막으로 넷북과 카메라의 운명은요?

    에필로그 기대 할께요

  18. 축하드립니다
    무사히 귀국을 하셨네요

    지금까지 제가 십수개의 자전거 혹은 도보 세계 일주 블로그를 봐 왔는데 찰리님 다음으로 온전히 마친 두번째 여행기가 되네요

    이거 쓴다고 누가 뭐 주는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 와서도 꾸준히 잘 이어오셨습니다.

    복학하고 학업에도 정신이 없을 텐데요

    마지막 귀국한 동해는 제가 1함대에서 군생활을 했던 그곳이라 더욱 정감이 가네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이 다 잘 되시기를

    그나저나 찰리님처럼 은근 숨겨 두었던 짝꿍과 함께 커밍아웃 하시는 거는 아니신지 ㄷㄷㄷㄷㄷㄷ

  19. 귀국을 축하드립니다.
    여행기 첫편을 작년부터읽다 카자흐스탄부터 글이없어 한두달 안읽다보니 블로그주소를 잊고 몇일전부터 검색하여 블로그주소찾은후 지금 완독했습니다.
    즐거고 사실적인 글이라좋았고. 이모콘티없는 세계여행기라 더 좋았습니다.
    건강하시고 종종방문하겠습니다.

  20. 비밀댓글입니다

  21. 우연히 중국 청두를 검색하다 여행기를 읽 게 되었어요 쉬는날에는 대만산 맥주 한캔과 용민군 여행길 읽는게 삶의 낙이었답니다ㆍ 재미있는 여행기에 감사드리고 저도 조만간대만이나 홍콩으로 짧게나마 여행을 떠나려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4.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의 끝. (러시아 - 블라디보스톡)


치즈와 함께 먹는 빵이 아무리 맛있다지만 빵에는 역시 잼을 발라야한다. 

전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와 같이 탄 아저씨의 암내가 너무 심해 낮에는 복도로 나와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때운다.

편하게 기차를 타고 가면 여행이 재미없을까봐 이런 추억을 남겨주는 것 같다.

코가 고생하니 입이라도 즐거워야 한다.

러시아산 지렁이 젤리는 한국 왕꿈틀이 젤리보다 좀 더 질겼지만 씹는 맛이 좋았다.

이제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화장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화장실은 각 열차칸의 끝부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면대를 보면 가운데에 작은 레버가 있는데 이 레버를 밀면 그 사이로 물이 졸졸 나온다.

말 그대로 졸졸 나오기에 양치질을 겨우 할 정도고 세수를 할 경우에는 두손으로 요령껏 물을 받아 해야한다.

간혹 여행기를 보면 세면대의 배수구를 막은 뒤 물을 받아 머리를 감았다는 사람도 있는데 한정된 물을 다 같이 이용하는 시스템에서 그렇게까지 머리를 감고 싶으신 분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보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변기는 이렇게 생겼는데 승무원 분들이 청소를 날마다 해 크게 더럽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물은 바로 선로로 쏟아지기에 역 정차 30분 전후로는 화장실 사용을 못하게 한다고 한다.

입이 심심할 때는 과자를 먹어줘야한다.

아마 세계여행을 하면서 외국에서 가장 자주 본 과자가 초코파이인 것 같은데 초코와 촉촉한 마시멜로의 조합은 정말 맛있다.

물을 아껴야한다는 핑계를 대며 점심에는 양치질 대신 껌을 씹어준다.

스도쿠도 적응이 돼서 그런지 한 판에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를 풀고 싶은데 시베리아 한 복판에서 새로운 스도쿠 책을 구할 방법이 없으니 그냥 계속 푼다.

러시아에는 다른 종류의 컵라면도 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도시락이 딱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맛은 한국라면을 따라올 수 없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에는 화장실로 가 깨끗하게 씻는다.

얼굴만 씻을 수 있기에 발을 비롯한 다른 부분은 물티슈로 꺠끗하게 닦아주면 잠 잘 준비가 끝난다.

머리에 점점 기름기가 심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

해는 졌지만 모스크바 시간으로는 아직 한 낮이기에 잠이 안온다.

딱히 할 일은 없지만 그냥 바람이나 쐴 겸 잠시 정차한 역 밖으로 나갔는데 추워서 잠이 확 달아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가장 유명한 곳인 바이칼 호수를 보고 싶었는데 이미 해가 지고 난 뒤라 창 밖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이칼 호수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자다가 암내 때문에 잠에서 깨 시계를 보니 바이칼 호수를 지나기 직전이다.

승무원에게 찾아가 여기가 바이칼이 맞냐고 물으니 바이칼이 맞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 밖을 보지만 역시나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냥 침대로 돌아간다.

오늘 아침 메뉴에는 참치가 추가됐다.

날마다 새로운 음식을 하나씩 추가해 먹는 게 재미있다.

낮에 바이칼 호수 근처를 지나갔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설국열차를 실제로 탄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진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듯이 기차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려면 물을 잘 보급해줘야한다.

열차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를 꼽으라면 노블레스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유투브에는 올라온 음악이 없어 같이 들을 수는 없지만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들어 생각이 날 때마다 이 노래를 들었다.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얼마나 왔을까 어디쯤 왔을까 얼마나 남았나 잘 걸어왔었나

내 길이 맞는가 내 편은 누군가 질문만 가득해 난 진실했었나 

난 꿈을 꾸는가 몽상을 하는가 망상을 하는가 해답을 얻기위해 여기까지왔네 

끝없이 펼쳐진 이 길 위에서 목이 말라 잠시 가던길을 멈췄네 

뒤돌아봤을땐 아무도 없었네 그때 깨달았다네 여기까지라는것을 

숨 고를 겨를 틈도 없었나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되도록 

그토록 원했던것은 다 가졌는가 가지고나니 행복한가 

부족하다고만 난 투덜거렸지 욕심만 많았지 고마운걸 모르는 철부지 애같았지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채우기 위해 사는것이 아니라 비우기 위해 사는것이 삶이란걸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나 이제 돌아갈래 여긴 너무 추워 따뜻한 내 집이 그리워


난 틀에 박힌 책같은 삶이 싫었지 사람들은 쳇바퀴같이 굴렀지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인생에 정답은 없단걸 알게된거지 내 생각만 옳았었지 

이런사람 저런사람 각자 나름대로 삶의 이유와 방식이 다르다는것을 

내 생각과 니 생각이 같을수만은 없다는것을 혼자서는 살수없단것을 

교과서에 적어놓은게 맞을때가 많아 인생의 선배가 말한게 옳을때가 많아 

올라갈땐 보지 못했던걸 내려올때 비로소 보고만거지 내가좀 늦었지 

깜박거리는 신호등에도 이젠 뛰어가지않아 

기다리지 뭐 조금 더 빨리간다고 빨리 가진않아 출발점과 도착점은 점을 찍기나름


home 아주 먼길을 난 홀로 걸어왔네 

세상의 주인은 없다는것을 세상의 주인공은 모두라는것을

I'll come back home 내가 있어야할 곳은 여기란걸 

나 이제 돌아갈래 여긴 너무 추워 따뜻한 내 집이 그리워


영원한 1류도 영원한 3류도 누군가의 아류도 생각의 오류도 

정해진건 없다네 내 것은 없다네 돌아갈땐 다 내려놓고 가는법 

가져갈수 있는것은 단지 추억뿐 모든것은 빌려쓰는것뿐이라네 

세상이라는 집에 똑같은 세입자 인생이라는 길을 같이걷는 동반자


home 내가 쉴 곳은 여기뿐이란걸 

웃었던 날들이 더 많았다는걸로 세상은 아직 살만한곳이란걸 

I'll come back home 그저 모든게 감사해...

집 밥이 그리워 날 기다리는 모든게 그리워


이제는 알았네 내가 지켜왔던게 나만알고 나만믿고 나만생각했던게 

모든게 욕망이라는 이름의 껍데기란걸 버릴수록 내가 행복해진다는것을

천금 같았네 그 모든 시간들이 많은것을 알게해준 긴 여정들이 

나를 여기로 데려와준거겠지 내 출발점과 도착점은 같았던거지


노블레스 - 집으로 가는 길


너무 도시락만 먹으면 영양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으니 몸을 생각해 사과를 하나 샀다.

황량한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려면 다양한 농산물들을 다른 지역에서 가져와야할텐데 만약 기차가 없었더라면 작은 규모의 도시나 마을 사람들의 삶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복도를 어슬렁 거리다가 만난 러시아 형아들이 보드카가 있다길래 한 잔 얻어마셨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딱히 할 일이 없기에 보드카를 한 1L 정도 사서 기차를 탈 생각이었는데 모스크바의 호스텔에서 들으니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음주는 금지된지 오래라고 한다.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걸리면 벌금을 내야하는데 난 외국인이라 말도 통하지 않으니 술을 가지고 기차에 오르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해 빈 손으로 기차에 올랐다.

할줄 아는 말은 한국인이라는 뜻의 "까레이스키"와 보드카밖에 없지만 해독능력이 뛰어난 간이 있어 잘 마실 수 있었다 

기차를 탄 이후로 한 두잔 씩 얻어먹긴 했지만 이 형들처럼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보드카를 몇 병씩 마신 적은 처음이었는데 이 좋은 술을 기차에서 합법적으로 마시려면 식당칸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사먹는 수 밖에 없다니 아쉬웠다. 

술은 마셨어도 세수는 하고 자야한다.

오늘 아침은 감자범벅과 베이크드 빈이다.

처음 베이크드 빈을 먹었을 때는 이상한 식감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여행하다 받은 한국인의 대표 커피 맥심으로 후식을 즐긴다.

창 밖의 풍경은 거의 비슷해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만 달라진다.

할게 없으니 누워서 빈둥대며 과자를 먹고 잠을 자고 책을 읽고 다시 잠을 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게으른 사람을 위한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도시락이 러시아에 수출되기 전에는 과연 뭘 먹으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지 궁금해진다.

아마 그 때는 음주가 불법이 아니었을테니 보드카를 마시면서 탔을 것 같다.

나에게 도시락과 보드카 중 하나만 고르라 한다면 난 주저없이 보드카를 고를텐데 아쉽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복도에는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었는데 가끔 유쾌한 러시아 형들은 멀티탭을 연결해 자기 방까지 전기를 끌어다 쓰기도 했다.

그럴 때는 그냥 웃으면서 방문을 노크하고 나도 충전 좀 하자고 하면 미안하다며 보드카도 한잔씩 주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스도쿠를 풀다 모비딕을 읽다 잠을 잔다.

처음에는 신기했던 모든 것이 일상처럼 느껴질 때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자극은 달달한 복숭아 통조림이다.

어쩜 이리 달콤한지 정말 맛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 6일째가 되니 카메라의 피부보정 효과를 뚫고 초췌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역시 어디를 가나 예술혼이 불타는 사람은 존재한다.

나도 이런 손을 가지고 있다면 참 좋을텐데 내 머릿 속의 모든 회로는 이성적으로만 돌아가는 것 같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필수품 중 하나는 바로 이 물티슈다.

제대로 씻을 수 없기에 몸의 청결을 책임져주는 아주 소중한 아이템인데 내 앞에 앉은 암내 아저씨는 절대 씻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또한 여행이라 생각하기로 했기에 이제는 그냥 냄새가 나면 그러려니 한다.

오늘 아침은 감자범벅 두개와 참치캔이다.

통조림이 이렇게 유용한 보관방법인지 몸으로 느낀 것은 군대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나무 눈

점심은 언제나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도시락

매번 똑같은 일상이지만 홍차 한 잔의 여유는 즐길 줄 알아야한다.

기차의 연결 부분에서는 흡연이 가능한데 기관실 쪽에서는 당연히 금연이다.

연결 부분은 난방이 되지 않아 시원하기에 가끔씩 바람을 쐬러가면 담배를 피고 있던 러시아 형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열차가 블라디보스톡에 다가갈수록 기차에는 남은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내가 7일 동안 지냈던 칸도 이제는 나밖에 남지 않았다.

지저분하지만 7일 동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이런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니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어 기념촬영을 할 새도 없이 숙소를 찾아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었지만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다.

문명사회로 들어온 기념으로 샤워를 했는데 샤워가 이렇게 시원하고 행복한 건지 처음 알았다.

과거 원시인들은 이런 기분을 못 느꼈을 것이란 생각이 들자 그들이 불쌍해졌다.

푹 자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리던 비가 눈으로 변해있다.

이런 맛에 러시아 여행을 하는 것 같다.

눈보라를 헤치고 간 곳은 한국 동해로 들어가는 페리 선착장이다.

그런데 표는 팔고 있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고 있어 배가 언제 뜰지는 모르니 내일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여행이 하루 늘어 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어차피 기약없이 떠나온 여행이기에 하루 정도 늦어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다양한 한국 제품이 러시아에 들어온 것은 알고 있지만 레쓰비도 들어온지는 몰랐다.

다음에는 T.O.P도 진출했으면 좋겠다.

호스텔에서 추천받은 식당에 찾아왔는데 진열된 음식 중에서 먹을 음식을 고르고 계산하는 내가 좋아하는 시스템이었다. 

푸짐하게 음식을 고르고 디저트까지 골랐다.

밥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잘 시간이다.

기차에서의 생활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포근하고 넓은 침대가 더 좋다.

호스텔에 한국에서 여행오신 분이 계시길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레스토랑에 가 연어요리를 시켰는데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요리라 그런지 꽤 맛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음식값이 맞지 않아 매니저를 부르니 주문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우리가 가격이 오르기 전 메뉴판을 보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니 자신의 권한으로는 값을 깎아줄 수 없다며 정말 미안하다며 대신 맥주를 챙겨준다고 해 알았다고 했다.

흑맥주가 꽤 맛있었고 서비스도 좋았기에 서로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빵집이 보이길래 디저트로 베이비 슈를 사와 맥주 한잔을 하고 잠이 들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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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최용민님은 잘 생겨서 어딜가나 인기가 좋았을 거 같아요. 아쉬운 여행의 끝은 여행전문가로서의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더 머찐 인생여행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수고가 참 많았습니다. 그대 덕에 용기를 가지고 인생의 마지막 남은 시간을 따라해 보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합니다. 고맙습니다.

  3. 기나긴 여정을 1편부터 복습하며 리플달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팬입니다.
    어느덧 여정의 끝이 보이고 있네요.
    사실 저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리스트안에 넣어두긴 했는데
    열악한 세면시설에 망설이고 있던 중이거든요.
    같이 동승한 많은 승객들을 위해서 머리감기나 샤워는
    아껴둬야 할 사항이라는 용민군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남은 일정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4. 제가 하지 못했던 것을 대리로 해주시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저도 호전되면 얼른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후회는 절대 되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ㅎㅎ 잘 보고 있습니다.

  5. 여기 댓글 하나 드립니다^^ 잘봤어요
    시베리아 횡단열차 언젠가는 꼭 타보고 싶네요

  6. 오랫만에 보는 풍경이군요.
    2등석인지 쾌적해 보이네요.
    항상 3등석 복도칸에서 돈 아끼면서 탔기에 2등석의 풍경은 처음보네요.
    끝까지 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기착지마다 내려서 그 동네를 바라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었었네요.
    마지막에 익숙한 호스텔 익숙한 침대가 눈에 보여서 댓글을 쓰네요,
    저도 그 자리에서 몇 일간 여독을 풀었었지요. 거실에 쓸모는 없었지만 가지고 다녔던 러시아 회화집을 두고 왔는데 누군가 유용하게 쓰면 좋겠네요.
    마지막 떠나는 날 스태프가 사진 찍고 싶다고 해서 같이 찍었는데 뭘로 썼나 궁금해지네요.
    페리 사무소의 일처리 덕분에 시간을 놓쳐서 안타깝게 마지막은 비행기로 올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간도 나름대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되서 좋은 시간이었네요.
    오랫만에 본 풍경이 반가워서 길게 글을 써보았네요. 좋은 날이 함께하기를

  7. 브라디보스톡에서 바이칼 까지는 가는 여행 상품이 없는지요 궁금합니다

  8. 저도 기차여행을 생각하고 있는데 직접 여행 하신 글을 보니 제가 마치 직접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네요. 샤워를 못해 힘드셨겠지만 그게 또 나름의 기차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쉽구요 ^^ 글 잘 읽었습니다!!

  9. 저도 참 가고싶은 시베리아 횡단 기차여행을 님 덕분에 잘 한것 같습니다. 역시 현실은 꿈 같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저는 좁은 공간에서 그 불쾌한 냄새를 맡으며 지내기는 무척 힘들었을텐데....용케 참으셨더군요!
    제가 기회가 된다면 꼭 냄새 않나는 일행을 만들어 같이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습니다.
    먹을거리와 화장실 사용 등 등 제 나름대로 많은 Tip을 셍각 할수있었습니다.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10. 님 같은 나눔의 자세가 부럽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에 (나의 여행예) 밑거름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11. 우연이 지나가다가 글 하나 읽고 5일만에 올리신 모든 여행후기 다 봤어요 저는 뉴욕에 살고있는 린지 라고 합니다 와우 정말 멋있는 삶을 사시네요 혹시라도 뉴욕에 다시 오신다면 꼭 한번 만나보고싶네요

  12. 진심으로 글써봅니다.
    마음으로 함께 일주한 여행기입니다.
    너무 소중하기에 아끼고 아껴서 봐온 여행기가 끝마쳤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아무쪼록 건강히 오셨음에 다행이고, 인연이 된다면 뵙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13. 저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에 관심이 있어 아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계속 눈으로 따라갈께요. 건강하시길......

  14. 열차를 타진 않지만
    다음달 러시아 탐방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감있는 여행기 고맙습니다
    글을 읽고 나니
    여행에 앞서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할지
    그려져서 좋습니다
    다른 댓글 쓰신 분들처럼
    저도 뵙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15. 갈순 없지만....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

  16.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러시아 여행기 참 감명있게 보았습니다--용기 열정 있는 분 같아요

  17. 우연희 님의 여행기를만나 같이 세계일주를 했네요 정년이 몇해 남지 않았는데 조지아를 포함한 중앙 아시아를 꼭 가보고 싶습니다.

  18. 멋진 여행이였네요
    좀 더 자세한 내용 부탁합니다
    나도 가볼려고 ㅎ

  19. 잘보았습니다.시베리아횡단철도여행은모스크바에서블라디보스톡좋은지블라딕보스톡에서모스크바가좋은지알고싶네요!

  20. 잘봤어요 블라디보스톡 너무가보고 싶어요 부러워요

  21. 잘 읽었습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3. 7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 (러시아 - 모스크바)


모스크바에서도 아침의 시작은 오트밀과 씨리얼이다.

한국에선 매일 달라지는 집 밥을 먹을 수 있어 오트밀을 먹을 일이 없는데 가끔씩은 오트밀이 그립다.

길을 걷는데 구름이 참 신기하게도 떠 있다.

집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기념품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는데 러시아 스타벅스의 텀블러가 예쁘다는 이야기가 많길래 나도 몇 개를 사봤다.

옛말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고 기념품을 사려면 시장에 들어가라고 했다.

난 유교권에서 태어났기에 선조님들의 말을 따라 모스크바의 전통시장이라는 이즈마일롭스키에 갔다.

입구 부분에는 벼룩시장처럼 러시아 사람들이 각자의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딱히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러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발견했다.

모피는 안 좋다는 것을 알지만 곰을 발견한 순간 너무 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남자라면 곰 가죽 위에 누워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사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한국 세관에서 통과가 안 될 것 같아 구경만 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념품은 뭐니뭐니 해도 인형속에 인형이 있는 마트료시카다.

우선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상품들의 대략적인 가격을 확인한 뒤 흥정에 들어가 적당한 가격으로 내가 원하는 선물들을 샀다.

전에도 말했지만 러시아의 지하철 역은 볼거리가 많아서 참 좋다.

하지만 지하철 노선도를 보기는 너무 어렵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에는 영어가 좀 보였는데 모스크바에 오니 영어가 잘 안보인다.

지도에 나온 노선도와 잘 모르는 러시아어를 동원해 눈치로 역의 이름을 유추해서 탄다. 

치즈와 빵은 언제나 맛있다.

모스크바에서 맞는 마지막 저녁이니 좋은 식당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쌀밥이 너무 당겨 마트에서 치킨과 볶음밥을 사왔다.

기차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사진도 모두 백업하고 각종 전자기기를 점검한 뒤 호스텔을 나선다.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앞에 섰다.

이 열차를 타기 위해 중앙아시아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쪽으로 이동해 러시아로 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로망으로 남아있는 그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드디어 집으로 간다.

내가 탄 열차는 7일 동안 188시간을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다.

중간 중간 내리며 시베리아의 풍경을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슨 일을 하던 큰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334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기차를 예매했다.

이 말은 앞으로 188시간 동안 씻을 수 없다는 뜻이기에 7일간의 내 얼굴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자고 일어나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첫 아침을 먹는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역시 도시락이 최고다.

열차에서 읽기 위해 핀란드에서 미리 준비했던 모비딕을 꺼냈다.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영문판을 읽자니 힘이 들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다. 

열차의 각 칸마다 있는 승무원에게 말을 하면 차를 타 먹을 수 있는 잔을 준다.

잃어버리면 꽤 비싼 값을 물어줘야 하니 7일 동안 잘 쓰다가 돌려줘야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맞는 첫 저녁이기에 식당칸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감자와 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시켰는데 꽤 맛있었다.

대부분 메뉴들의 가격은 300루블(한화 6,000원) 정도라 시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비싼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고른 열차는 4인용 칸인데 한 방에 4개의 침대가 있는 2등석 칸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티켓은 러시아 철도청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일찍 살수록 가격이 싸 난 6500루블(한화 17만원)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다.

열차 안에는 히터가 항상 가동되고 있어 따뜻하고 처음 표검사를 하며 시트와 수건을 준다.

난 2층을 골랐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있어 올라가기는 쉬웠다.

윗부분에는 짐을 넣을 수 있는 선방이 있는데 68리터짜리 배낭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창가 쪽에도 작은 선반이 있어 내가 자주 꺼내는 짐들과 식량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잠을 자다보니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오늘의 인증샷을 찍는다.

자고 일어나 열차 시간표를 보니 다다음 역에서 오래 정차할 계획이길래 기다렸다 밖으로 나왔다.

여행을 하며 장거리 버스도 많이 타봐서 그런지 누워있는 시간이 전혀 힘들지 않다. 

우선 역 근처의 매점에서 따뜻한 핫도그를 하나 사 먹는다.

역시 음식은 따뜻해야 맛있다.

이게 바로 시베리아의 날씨다.

기차 레일만 빼고 얼어붙은 것을 보니 내가 시베리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신발 끈을 묶기 귀찮다는 이유로 슬리퍼만 신고 나왔더니 발이 조금 시리다.

사실 양말도 신지 말까 고민했었는데 맨발로 나왔으면 동상에 걸릴뻔 했다.

큰 역이라 그런지 역 근처에 마트가 있어 식량을 공수해왔다.

모스크바에서 식량을 꽤 사긴 했지만 중간 중간 보급은 계속해줘야한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가길래 따라갔더니 저렴한 식당이길래 쁠롭을 포장해 기차로 돌아왔다.

역시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밥도 먹고나니 딱히 할 일이 없어 내 식량창고를 정리했다.

각종 통조림들과 라면, 빵 등을 정리하고 있는 나를 보고 맞은 편에 앉은 아저씨가 웃는다.

기차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되어 있으니 발포 비타민을 물에 타 꼬박꼬박 마셔준다.

이게 러시아에서 유명한 알룐까라는 초콜릿이라고 하길래 사봤는데 역시나 맛있다.

지구는 넓으니까 초콜릿을 맛 없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아직까지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은 못 만나본 것 같다.

오늘 저녁은 마트에서 사온 치즈와 고기를 빵에 얹어 푸짐하게 먹는다.

입맛이 저렴하니 간단한 조합에도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머리가 점점 떡이 지기 시작하길래 뒤로 묶었다.

그래도 세수는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 사본 인스턴트 감자 퓨레인데 생각보다 엄청 맛있었다.

컵라면 용기에 가루가 들어있는데 뜨거운 물을 붓고 수저로 저어주면 메쉬드 포테이토가 만들어진다.

과학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며 어제 사둔 샐러드와 함께 먹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면 꼭 러시아 철도청에서 열차 시간표를 받아야한다.

모스크바 시간을 표준시로 열차가 언제 멈추고 언제 서는지 나와 있어 열차가 멈춘 사이에 마실 나가기 편하다.

이번 역에는 눈도 쌓여있지만 난 오늘도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가 쇼핑을 한다.

식량 보급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왔더니 같은 칸에 탄 사람들이 안 춥냐며 웃는다.

내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다면 원래 아이스크림은 추울 때 먹어야 제 맛이라고 말해줬을텐데 러시아어를 못하니 그냥 웃는다.

많은 장거리 이동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스도쿠와 함께하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에서 천원도 안 주고 산 스도쿠이기에 페르시아 숫자로 표기되어 있지만 다행히 페르시아 숫자는 읽을 수 있으니 괜찮다. 

졸리면 자면 되고 입이 심심하면 과자를 먹으면 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는 극단적으로 놀고 먹는 삶이 계속 된다.

창밖에는 눈이 쌓여 있는 풍경뿐이라 창문을 바라보며 멍 떄리기 좋다. 

세상 좋게 웃고 있는 아저씨는 내 맞은 편에 있는 아저씨인데 이 아저씨덕분에 열차를 중간에서 내려야하나 수 많은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암내가 심한 사람을 몇명 만나봤지만 이 아저씨만큼 독보적인 암내는 만나보지 못했다.

암내가 얼마나 심한지 잠을 자다가 숨이 막혀 숨을 쉬기위해 잠을 깬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특히 아저씨가 아침에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 탁자에 팔을 올리고 겨드랑이를 벌리면 자다가도 살기위해 눈이 저절로 떠진다.

암내만 아니면 참 유쾌하고 착한 아저씨인데 3일 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가 되니 미칠 것 같다.

농담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번씩 그냥 기차표를 버리고 다음 기차를 끊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암내였다.

사람의 감각 중에 후각이 가장 예민해 쉽게 피로해진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아무리 쉽게 피로해지는 후각이더라도 강력한 자극을 만나면 쉬지 않고 뇌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을 7일 동안 몸으로 배웠다.


암내 이야기는 하더라도 아저씨의 사진은 찍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내가 계속 사진을 찍으니 자신도 찍어달라고 하시길래 사진을 찍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또 다른 적은 시간은 모스크바 기준이지만 계속해서 동쪽으로 달려가기에 몸이 시차적응을 못한다는 점이다.

오후 4시만 되어도 창 밖은 어두워지기에 그냥 자신이 졸릴 때 자고, 배고플 때 먹는 것이 좋다.

위에서 아저씨의 암내를 농담처럼 적어놨지만 우리 방에 들어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승무원을 불러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향수를 진하게 뿌린 아줌마가 우리 방에 들어왔길래 드디어 숨을 돌릴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승무원을 불러 막 뭐라하더니 자리를 옮긴다.

난 러시아어도 못하고 전 구간을 예매했기에 빈 자리 찾기가 힘들 것 같아 자리도 못 옮기니 어쩔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아저씨는 블라디보스톡에서 10시간 떨어진 곳까지 가신다고 하니 앞으로 3일을 더 참아야한다.

혹시 여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이 계신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라도 말리고 싶다.

기차에 탄 대부분의 러시아 사람들이 땀을 흘리는 여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느니 그 돈으로 차라리 비행기를 타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릴 수 없으니 도시락이나 먹어야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는 각 칸마다 뜨거운 물이 24시간 끓고 있어 인스턴트 음식을 먹기 좋다.

카메라의 피부톤 보정을 켰더니 초췌한 얼굴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역시 이래서 사진발을 믿으면 안되나보다.

밖이 춥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는듯이 열차의 연결부위에는 눈이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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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암내가 복병일 줄이야 ㅠㅠ
    고생하셨어요 ㅠㅠ
    오늘도 유익하고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2. 내 평생 한번은 해 보고 싶었던게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여행하기 였는데 그냥 용민님 보면서 대리만족 할렵니다~전 엄두도 못 내겠네요....

  3. 오오...시베리아 횡단열차! 광장히 낭만적이거나 또는 장엄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동승인이 복병이라니!!! 후각이 예민한 저같은 사람은 꿈도 꾸지 말아야겠어요ㅠㅠ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말릴 수 없으니 도시락이나 먹어야겠다...ㅎㅎ 최고의 유머감각 ㅎㅎ

  4.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나왔네욤.
    그런데... ㅠㅠ 이를 어째요~~
    글을 읽는 내내 용민군이 안스럽고 짠해서~
    밀폐된 공간이라 그 괴로움이 어떨지 눈에 선하네요.
    더구나 샤워시설도 없는 열악한 상황이니
    그 아저씨가 깨끗하게 씻었을 리도 만무하고...
    그 와중에 맛나게 끼니를 해결하는 용민군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ㅎㅎㅎ

  5. 기차역에서 꽤 오랜기간 정차하나봐요.
    마트도 들리고,음식점에서 밥도 사올 수 있을 정도라니까요.
    하지만 러시아 아저씨의 암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6. 하하하 배 놓은 아저씨 대단한데요
    모스크바 추억들이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7. 절레절레... 하지만 나도 열차타보고싶지 말입니다. @ @

  8. 시베리아 도보 회단 중

  9. 나같은 사람은 냄새에 워낙 예민해서 7일씩이나 암내를 맡으며 여행하라면 아마 바로 표 버리고 내렸을 겁니다. ㅎㅎ
    아니면 내 암내를 최대한 보강해서 맞불을 놓던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ㅎㅎ
    여행기의 끝이 다가오니 좀 서운하기 시작하네요.

  10.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로망을 가졌는데 현실적인 여행기로 그 로망이 반감이 되네요.
    그래도 님의 여행기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실제로 여행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에요. 감사합니다.

  11. 저도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낭만이 있었는데 갈수록 초췌해지는 님얼굴과 동승인 에피소드는 낭만이 아니라 현실이다 라고 이야기해주는군요. 정말 잘봤습니다.

  12. 리얼한 이야기네요ㅎ 얼굴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긴것 좋은것같아요~ 배낭여행 곧 가는데 저도 도전ㅋ

  13. 암내가 1위를 달린다....

  14. 으으으... 암내라니....ㅠㅠ 저도 저런 비슷한 경험이 잇었습니다.
    영국에서 연극을 보러 갔는데 앞에 앉은 아리따운 아가씨가 코트를 벗자
    정말 정신이 아찔할 정도의 냄새가 풍겨오더군요
    2시간 동안 내내 고역이였는데
    7일동안 그냄새를 견뎠다니 존경스럽네요...
    전 한 삼십분 있다가 도저히 못견뎌서 자리를 옮겼거든요...ㅋㅋ
    근데 워낙 지독해서 자리를 옮겨도 그 냄새가....ㅠㅠ
    (여자가 되게 예뻤는데 그런 냄새가 나니까 진짜 충격이였던 ㅋㅋ)
    여튼 정말 대단하십니다..ㅎㅎ

  15. 멈추지 않는 시베리아 열차라니 대단한 도전을 하시는군요 ㅎㅎ

  16. 멋진삶을 사시는군요..부럽습니다..세계를 다니며 이동경비와 식비 잠자리등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요..아무쪼록 몸 건강히 계획하신 세계일주 잘 마치시고 돌아오시기를 멀리 청주에서 바라겠습니다..^^

  17. 저렇게 추운데 여름?

  18. 시베리아열차 꼬옥 타고싶어요.
    재밋게 읽었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2. 붉은 광장이 있는 모스크바. (러시아 -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최대한 늦게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탔지만 새벽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호스텔에 찾아가니 다행히 빈 침대가 있어 바로 체크인을 하고 잠을 잤다.

예전에는 야간이동을 해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피곤함이 쉽게 찾아온다.

눈을 뜨고 보니 벌써 해가 지려하고 있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첫 날을 이대로 보낼 수 없으니 카메라를 챙겨 거리로 나간다.

똑같은 러시아인데 상트페테르부르크와는 다르게겨울의 향기가 물씬 난다.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테트리스 성당인 성 바실리 성당도 보인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비슷한 모양인 피의 성당을 봐서 그런지 큰 감흥이 없다.

상트페레트부르크에서 피의 성당을 처음 봤을 때는 그 아름다움에 정말 설렜었는데 원조인 성 바실리 성당에게 미안해진다.

여행을 많이 할수록 새로운 풍경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는 것 같긴하다.

겨울이 오면 서울 시청 앞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하듯이 크렘린 궁 앞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하고 있었다.

아이스링크가 개장했었으면 쇼트트랙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의 위엄을 보여줬을텐데 아쉽다. 

이 문을 지나가면 그 유명한 붉은 광장이 나온다.

붉은 광장은 원래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불렸는데 러시아의 혁명 기념일에 사람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모여 광장을 붉은 색으로 물들인 뒤로 붉은 광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호스텔에 모스크바 지도가 없길래 여행자센터에 가서 관광지도를 받았다.

구글 맵을 이용하면 편하다고들 하지만 아직은 한 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보며 하는 여행이 더 좋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모스크바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굼 백화점을 가보기로 했다.

밖에서 본 백화점 건물도 대단했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정말 화려했다.

여기 저기 구경을 하다보니 다리가 아파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러시아의 패스트푸드점인 째레목이라는 가게에 들어가봤다.

뭐가 뭔지 모르니 그림을 보고 주문해야해 러시아식 물만두인 펠메니를 시켰는데 사워크림을 얹어 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이었는데 먹어보니 꽤 맛있었다.

러시아에 왔으면 당연히 도시락을 먹어줘야한다.

중앙아시아에서 먹던 그 맛이 떠오른다.

오늘 아침은 어제 사온 씨리얼이다.

같은 탄수화물이지만 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한데 씨리얼은 배 부르게 먹어도 금방 배가 꺼진다.

러시아의 지하철 역이나 지하통로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사람 사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지하 상점들을 좋아하던 것이 아마 구 소련의 영향인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열심히 달려 입장 티켓을 샀다.

다들 노어를 읽으실 줄 아실거라 믿고 무슨 티켓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하철역 근처에 장이 열렸는데 다양한 해산물이 많이 보였다.

왠지 매운탕 거리를 사고 싶었지만 고춧가루도 없고 직접 만들어 먹기 귀찮아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다.

모스크바 시내에는 러시아 국립도서관이 있다.

국립도서관 앞에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런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맞아주는 러시아 국립도서관에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여러 책들의 초판본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오늘은 크렘린 궁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궁 안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끊어야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국제학생증 덕에 할인을 받았다.

속된 말로 러시아를 국제 깡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국제학생증을 비롯해 예술, 문화 방면에서 학생이나 어린이들을 대우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크렘린 궁은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기에 입장권이 있다고 해도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산 표는 무기고인 아머리 챔버의 입장권인데 딱 무기고 근처만 갈 수 있고 주변은 군인들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입장권만 사면 크렘린 궁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무기고는 사진 촬영도 금지라 기록으로 남은 것은 없지만 다양한 전시물들이 재미있어 입장료가 아깝지는 않았다.

특히 오래된 성경책들이 정말 멋있었다. 

구 소련의 상징인 꺼지지 않는 불꽃은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도 있었다.

나라를 위해 싸운 군인들을 잊지 않고 기리는 모습은 봐도봐도 부럽다.

징병제인 탓도 있고 과거 군부독재의 영향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군인들을 '군바리'라고 놀리기 보다는 고맙고 존경스러운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건물은 붉은광장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국립 역사 박물관인데 난 박물관보다 미술관이 좋으니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레닌의 묘인데 베트남에서 본 호치민의 묘가 떠오른다.

베트남이 소련에서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면서 함께 묘를 쓰는 법도 같이 배워왔나보다.

오늘 저녁은 쌀밥이 당겨 마트에서 파는 볶음밥과 닭고기를 샀다.

역시 한국인은 쌀밥을 먹어야한다.

저녁을 먹고 붉은광장을 가로질러 가려고 보니 문을 닫아놔 한참을 빙 돌아갔다.

내가 저녁에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려 했던 이유는 바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다.

모스크바에서 일하고 계신 형님들과 여행 중인 한국 사람끼리 만나 술 한잔을 하기로 했다.

간단히 맥주를 마시다 보드카를 사들고 형님네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셨는데 보드카가 왜 보드카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마셨다.

아침에 밖으로 나오니 웅장한 건물이 나를 반겨준다.

역시 러시아의 기상은 대단하다.

아마 맥도날드라고 써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가면 햄버거가 먹고 싶어질까봐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모스크바의 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인데 주말이라 문을 연 가게가 별로 없었다.

번화가는 북적거려야 제 맛인데 아쉽다.

이것이 러시아다.

조형물을 공용 재떨이로 사용하는 것인지, 재떨이를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붉은 광장을 지나가는데 웨딩 촬영 중인 커플이 보여 구경하며 행복하기를 빌어줬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붉은 광장의 입구에는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는 장소가 있는데 중앙에 서서 등 뒤로 동전을 던졌을 때 원 밖으로 안 넘어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자마자 거지들이 동전을 주워가고 있었는데 여기서 하루만 동전을 주워도 모스크바 여행할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은 모스크바 거지 연합에서 퍼뜨린 것 같다.

이 성당은 카잔 대성당인데 1612년 폴란드의 침공을 막은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한다.

배가 고파 작은 노점에서 간단한 핫도그 빵을 하나 샀더니 전자렌지에 데워준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북한 음식이다.

북한과 교류 중인 나라들에는 외화벌이를 위한 북한 음식점이 있는데 모스크바에도 평양 음식점이 있다고 해 찾아와봤다.

존경하는 국정원 직원분들, 전 그저 북한 식당이 궁금했을 뿐 북한과는 아무 상관 없는 착한 시민입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평양 온반이라는 음식을 시켜봤는데 닭고기 국 맛이 났다.

간은 전체적으로 삼삼했지만 깔끔한 맛이라 좋았다.

온반 하나로는 배가 차지 않으니 냉면도 한 그릇 시켰는데 이 것도 맛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니 스피아민트 껌을 준다.

북한 음식과 사람이 궁금해 찾아가봤는데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한국어를 이용해 주문을 받고 있었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 평양 맛집을 찾아가보고 싶다.

러시아의 지하철에는 공용 와이파이도 설치되어 있었다.

드디어 내가 산 입장권을 쓸 때가 되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생활은 볼쇼이 발레단이지만 발레가 별로 당기지 않아 볼쇼이 서커스를 보기로 했다.

볼쇼이는 러시아어로 '크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서커스 공연은 하나의 큰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묘기들이 펼쳐지는데 정말 재미있고 신났다.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호랑이도 나오는 줄 알았는데 곰만 나와 조금 아쉬웠지만 공중곡예는 정말 대단했다.

재미있게 공연을 보고 시내로 돌아와 쇼핑몰을 잠시 둘러보다 숙소로 향한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 성 바실리 성당의 야경을 한번 더 봐주고 집으로 돌아간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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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시아는 가 본적이 없지만 사진이 너무 생생해서 직접 보는 거 같네요 코젤 먹고 싶어졌어요 ~

  2. 참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붉은 광장이 있는 모스크바=여행시기가 언제인가요?

  3.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모스크바네요.
    책에서만 보던 유명한 책들의 원본이 모스크바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니 그저 놀랍네요.
    마치 모스크바의 상징인듯 느껴지던 많은 붉은색 건축물들과
    약간은 다른듯 보여서 더 눈이 간 카잔대성당 정말 멋져요.
    덕분에 오늘도 눈호강 제대로 했어요.

  4. 너무 너무 재밌어요!!!!!>_<

  5. 볼쇼이와 붉은 광장
    대표적 러시아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니 즐겁군요.
    러시아 호텔 살인적이었던 기억만.

  6. 테트리스 성이 참 멋지네요.

  7. 러시아 여행전 읽어보고 갔었는데, 돌아와 다시 보니 새롭습니다.
    덕분에 여행에 많은 도움 받았고, 혼자 출발할 때 두려움을 덜었읍니다.
    젊은 분이 프로필 사진 아래 적어 놓은 자신의 소개글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더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씩 내려놓으려 하는 요즈음....
    힘을 얻고 갑니다.
    중늙은이 여자 혼자라 모두들 걱정하며 만류했던 러시아 여행을 혼자 마치고 돌아와, 다시 힘을 내서 새로움을 기약합니다.
    감사합니다.

  8. 요즘 배낭여행기에 푹 빠져있어요 ㅋ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70.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여행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카자흐스탄을 여행이 무비자로 바뀌어 중앙아시아 여행을 쉽게 마쳤는데 러시아도 내가 여행하기 몇 달 전에 무비자 협정이 맺어졌다.

덕분에 간단한 입국 신고서만 제출하고 러시아에 입국했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야간 버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버스터미널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배가 고프니 비상식량으로 챙겨온 헬싱키의 Fazer에서 사온 초콜릿을 먹으며 쪽잠을 잤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이란에서 산 공기 베개를 두고 내렸다.

집이 점점 가까워진다고 긴장이 풀리고 있는 것 같은데 끝까지 조심해야겠다.

러시아는 러시아 화폐인 루블을 쓰기에 환전을 해야한다.

해가 밝았길래 밖으로 나와 환전소를 찾는데 버스 정류장 근처에 환전소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몸은 피곤하고 환전소는 보이지 않아 그냥 ATM을 이용할까 하던 찰나 문을 열고 있는 은행이 보였다.

경비 아저씨와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했는데 30분 뒤에 환전창구가 여니 응접실에서 쉬고 있으라 해 잠시 눈을 붙인 뒤 드디어 루블을 환전할 수 있었다.

러시아 형아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겁이 좀 났지만 해가 떴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으로 은행을 찾아 돌아다녔다.

러시아 돈도 있으니 이제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묵을 숙소를 향해 떠날 시간이다.

이 코인은 러시아의 지하철 토큰인데 개찰구에 넣고 타면 된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구 소련 시절, 냉전을 거치며 유사시 방공호의 역할을 겸할 수 있게끔 깊은 지하에 건설되어 있다.

깊은 깊이만큼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도 빠르지만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이미 겪어 봤기에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롭게 탔다.

호스텔에 도착하니 정말 아름다운 누나가 러시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얼리 체크인을 해주고 아침을 안 먹었으면 같이 조식을 먹어도 된다고 한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인데 누가 러시아 사람들은 무뚝뚝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야간 버스를 타며 피곤했으니 우선 씻고 잠시 눈을 붙였다. 

이 건물은 에르미타주 미술관으로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오늘은 첫 날이니 겉에서만 구경하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에르미따주 미술관 근처에는 넓은 중앙 광장이 있다.

자 잠시 러시아의 스케일을 한번 감상하고 가겠습니다.

흔히들 대륙의 기상을 말하는데 러시아의 기상도 충분히 대단한 것 같다.

에르미따주 미술관은 과거 제정 러시아 황제들이 겨울을 지내던 곳이라 겨울 궁전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아름다운 색과 섬세한 조각들은 궁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에는 네바 강이 흐르고 있는데 아직 얼 정도로 춥지는 않은 것 같다.

이 탑은 해전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로스트랄 등대인데 과거 해전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뱃머리를 빼앗아 장식하던 나타낸다고 한다.

아이들이 단체로 소풍을 나온 것 같았는데 선생님을 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다음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멀리 첨탑이 보이는 곳까지 가보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얻은 지도를 보니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라고 한다.

러시아의 지명을 보니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를 읽을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길고 비슷하고 어려운 러시아의 지명과 러시아 사람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발트해와 연결된 항구도시이기에 당연히 배를 이용한 레스토랑도 있었다.

러시아어 발음으로 읽으면 스또이띠라고 읽어야하지만 난 계속 크통으로 읽으며 이렇게 읽으면 발음이 참 귀여울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눈이 많이 오는 나라답게 도로에는 염화칼슐이 넘치도록 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도 도로에 뿌려진 염화칼슘때문에 생긴 부식으로 말이 많은데 러시아의 자동차도 문제가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 화통한 러시아 형들은 별로 신경을 안 쓸 것 같기도 하다.

걷다보니 내가 목표로 했던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에 도착했다.

아까 만났던 아이들을 다시 만나 손을 흔들어 줬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페트로 파블로스크 요새에는 그 유명한 표트르 대제부터 알렉산드르 3세까지의 황제들이 묻혀있다고 한다.

요새 안에는 행운의 토끼가 있는데 나무 기둥에 동전을 올리면 행운이 오는 듯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

나도 주머니에 들어있던 동전을 몇개 던져봤는데 다 팅겨져 나왔다.

러시아는 막연히 차갑고 추울 줄만 알았는데 러시아도 똑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다시 시내로 돌아오니 테트리스 게임에서 많이 본 듯한 성당이 보인다.

우리가 테트리스에서 본 성당은 모스크바에 있는 성 바실리 성당이고 이 성당은 피의 사원이라 불리는 그리스도 부활 성당이다.

국제학생증이 있어 학생할인을 받아 150루블(한화 3,000원)만 내고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19세기에 그려진 다양한 모자이크화가 있는데 19세기 러시아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특히 높은 천장에도 새겨진 모자이크화들은 정말 장관이었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이탈리아를 못 가봤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탈리아에 가 로마의 성당에 들어가 보고 싶다.

이번에도 역시나 우리 가족의 건강부터 세계 평화까지 부탁드린다는 기도를 올리고 나왔다.

다시봐도 정말 예쁘다.

너도 참 예쁘다.

다시 길을 걷는데 참 마음에 드는 가게 간판이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하얀색과 하늘색의 조합으로 간결하게 'I CAN FIX'라고 쓰인 간판은 정말 센스가 넘쳐보여 고장난 물건도 없는데 안에 들어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점심 겸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마트에 갔는데 치킨 냄새가 너무 향기로워 나도 모르게 치느님을 영접했다.

214루블(한화 4,500원)정도 하는 값이었지만 러시아의 공원에서 치맥을 즐기는 값으로는 충분했다.

맛있게 치맥을 먹고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스톨에서 팬케이크처럼 생긴 음식을 하나씩 사먹고 있어 나도 하나 주문했다.

이건 블리니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전통음식인데 다양한 토핑이 있어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았다.

상트페레트부르크는 표트르 대제가 황량한 습지였던 곳에 세운 계획도시인데 그가 유럽 순방을 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도시에 표현하고자 했고 러시아의 암스테르담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상트페테르부트크의 건물들은 큼직큼직해 러시아스러우면서도 유럽의 모습이 많이 녹아있다.

이 동상은 표트르 대제가 아니지만 표트르 대제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자면 그는 호기심이 많고 도전적이며 천재였다고 한다.

유럽 순방을 하면서 네덜란드의 조선소에 일꾼으로 들어가 그들의 조선술을 배우려고 했으며 해부학까지 배웠다고 한다.

게다가 현대식 육군과 러시아의 첫 해군함대를 창설하고 크림반도로 직접 원정을 나갔으며 러시아 영토를 확정짓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이러한 업적 때문에 황제가 아닌 대제라고 불리고 있는데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시티은행 가맹국이기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시티은행 지점이 있다.

해질녘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중심가인 넵스키 대로를 걷는다. 

아직 주머니에 달러가 좀 남아 있어 러시아에서는 달러를 환전해 쓰기로 했다.

여러 환전소를 돌다 괜찮은 환율이 보여 총알을 두둑히 장전했다.

더럽다고 비둘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둘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도 있다.

비둘기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로는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를 걷다보면 사람들이 다 모델처럼 보인다.

남자는 관심이 없으니 누나들을 주로 보게 되는데 다들 8등신에 작고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기 전까지는 콜롬비아 누나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러시아 누나들이 키도 크고 얼굴도 작아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로 들른 곳은 카잔 성당이다.

이 곳은 1812년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벌인 조국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한 뒤 빼앗은 107개의 프랑스 깃발이 전시되어 있고 그 당시 러시아 군의 장군이었던 쿠투조프 장군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정말 아름답고 웅장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엄숙해 사진은 찍지 않고 조용히 눈으로만 감상한 뒤 기도를 올리고 나왔다. 

아름다운 네바강을 바라보다 숙소로 돌아간다.

인터넷으로 접했던 러시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정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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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운데 밖에서 치맥을 즐기신 건가요ㅎㅎㅎㅎㅎ
    러시아 사람들은 친절한 사람들은 친절한데, 일단 덩치도 크고 대답도 되게 단답형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안 되면 서로 피하게 되더라고요.

  2. 러시아 느낌 온통 받습니다.
    추울 때 갔었는데 아직도 얼얼
    멋진 포스팅 아름다워요.

  3. 비밀댓글입니다

  4. 러시아 한번 가보고 싶어요...~~

  5. 스또이띠가 아니라 그냥 스똡ㅃ이라고 읽어요~

  6. 드디어 러시아에 갔네요?
    무비자 입국을 했다니 정말 용민군 운이 좋으네요. ^^
    책에서만 봤던 에르미따쥬 박물관과 성당들 잘 봤습니다.
    유럽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화려함을 느꼈어요.

  7. 용민이 잘 지내나?

    역시나 재미있게 봤다. 7월에 휴가 나가면 술한잔 먹자

  8. 일단...정말 정성스런 포스팅이네요. 그리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러시아 정경까지....
    힘든 것도 많겠지만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고 계신 듯....가끔 놀러올게요^^

  9. 유러스러한? 러시아 건물들도 조각해 놓은 듯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양이 사진이 있어 생각나서 질문합니다. 어릴 적에 개에 물린 적이 있어 개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달려들지 않지만 제법 큰 개는 사람한테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ㅡ 여행 중 혼자서 길을 걷다 개를 만난 적은 없는지요 ?!

  10. 러시아 정말 아름다운곳이죠.단지 사는게 어려워서 사람들이 좀 과격한면이있고 젊은남자들을 조심해야할정도로 위험하기도합니다만
    그런데로 여행하기에는 무리가없다는 생각입니다.

  11. 상트페테르부르크 다녀와서 여행기를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잘봤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9. 하얀 눈과 함께한 핀란드 여행.(핀란드 - 킬로파, 헬싱키)


간밤에 오로라를 만끽 했더니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다.

건강을 생각한 통밀빵과 치즈, 햄의 궁합은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생각한 것 같다.

로비로 나가보니 오늘의 온도는 밖에서 놀기 딱 좋은 영하 20도다.

하늘도 쾌청하니 오늘은 제대로 놀러 가보기로 했다.

아무리 오로라를 보기 위해 핀란드의 북쪽 끝으로 왔다지만 숙소에 하루종일 박혀 있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난 연약한 인간이니 설신을 빌려 신고 떠난다.

원래는 스키를 빌려서 타려고 했는데 스키를 타 본 경험이 없다고 하니 Snow shoes를 추천해줬다.

해가 지기 전까지 길을 따라 마음껏 걸어가보기로 했다.

표지판에 알아 볼 수 있는 곳은 킬로파밖에 없지만 길은 하나이니 걱정하지 않고 걸어간다.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상고대가 정말 아름답다.

이런 멋 때문에 사람들이 겨울 산을 찾는것 같다.

여러분은 지금 북위 68도에서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해가 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좀 더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니 더 들어가기 무서워졌다.

길은 나 있다고 하지만 혼자 광활하게 펼쳐진 설경 속으로 들어가려니 겁이 나 눈으로 구경만 하기로 했다. 

영하 20도에서 숨을 쉬면 안경에 수증기가 맺히고 바로 얼어버린다.

자연은 아름답지만 무서우니 다시 속세로 돌아가야겠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니 내가 떠나온 속세가 보인다.

왠지 헨젤과 그레텔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런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로비에 들어가 난로 옆에 앉아 몸을 녹이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역시 사람은 속세에서 살아야한다.

이번에는 다른쪽 코스를 따라 걸어가보기로 한다.

다행히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을 걷다보니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장갑에 떨어진 눈이 너무 아름답다.

어릴 때 과학책에서 본 눈 결정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늘에 구름이 낀 것을 보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할 것 같다.

오늘의 점심 겸 저녁은 오징어 짬뽕이다.

날마다 새로운 종류의 라면을 먹는 것도 재미있다.

사우나를 하고 나와 킬로파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오늘도 맥주를 마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 밖을 봤지만 오늘은 구름이 많이 껴 오로라를 보기는 힘들 것 같아 그냥 자기로 했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모든 재료를 꺼내 아침을 먹는다.

뭐든지 잘 먹고 쉽게 질리지 않는 내 입맛은 정말 복 받은 것 같다.

정 들었던 캐빈을 뒤로 하고 체크아웃을 하러 간다.

로비에 컴퓨터를 쓰는 사람이 없길래 랜 선을 따 그동안 써놨던 여행기를 업로드 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거의 2만원의 요금을 내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창 밖의 전신주를 보니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있었다.

이 곳 사람들에게는 흔한 모습이겠지만 여행자인 내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평소라면 공항에서 커피를 마실 일은 절대 없었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좋은 추억을 남겨준 이발로를 추억하기 위해 핫초코 한 잔을 시키고 비행기를 기다린다.

이발로는 마지막까지 잘 가라는 인사로 아름다운 노을을 보여준다.

평범한 공항이 어쩜 이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아름다운 노을을 뒤로 하고 다시 헬싱키로 돌아갈 시간이다.

공항버스를 타고 헬싱키 시내로 들어가는데 이 버스 요금도 5유로(한화 7,000원)이나 한다.

역시 북유럽은 비싸다.

북유럽 풍의 디자인은 아니지만 깔끔한 호스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식당에 가서 먹으면 비쌀 것 같아 마트에서 즉석식품 두개를 사왔다.

내 사랑스런 위장은 아직 건강하다는 표시로 두 그릇의 밥을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북유럽이라 그런지 와이파이도 유료여서 돈을 내고 사용해야했는데 다행히 유스호스텔 카드가 있어 하루 이용권을 받을 수 있었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곳에 있다 왔더니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잠에서 일찍 깨버렸다.

잠이 다시 올 것 같지 않아 밖으로 나오니 해가 뜨고 있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볼 때마다 아름답다.

시내로 나가다보니 아름다운 아파트가 보인다.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의 구성요소 중 하나는 이런 아름다운 발코니가 있는 집이다.

저런 발코니에 앉아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갈아지 표지판이 있어 살펴보니 강아지 놀이터였다.

주변 사람들을 위해 펜스도 쳐져있었는데 복지로 유명한 나라라 그런지 애완동물 복지도 신경쓰는 것 같다.

이 성당은 내가 묵고 있던 호스텔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있는 우스펜스키 성당인데 동방 정교회 성당이다.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19세기에 러시아 건축가 알렉세이 고르노스타예프가 설계해 러시아 식의 성당이 지어졌다고 한다.

특이한 색감을 가지고 있어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지만 태양의 방향이 맞지 않아 노출이 너무 심하게 찍힌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계속해서 시내로 걸어나간다.

런던에 런던 아이가 있다면 핀란드 헬싱키에도 관람차가 있다.

바보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지만 난 바보가 아니니 밑에서만 본다.

마켓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한산했다.

한 바퀴 돌아본 결과 연어가 가장 맛있어 보여 간단하게 5유로(한화 7,000원)짜리 연어를 하나 먹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빵집에 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디저트를 하나 더 먹는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노점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뭔가 특별한 선물을 찾다가 여우 꼬리를 하나 샀다.

예쁜 누나가 실제 여우 꼬리는 훨씬 더 긴데 그 일부분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공원을 지나가는데 노래 소리가 들려 구경 가보니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있었다.

음악도 좋고 촬영하는 모습도 재미있어 계속 구경했다. 

다음에 간 곳은 바로 Akademiska다.

글을 읽고 싶어 서점을 찾아왔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꽤 크고 시설도 잘 되어 있었다.

책을 사고 나와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길을 걷고 있는데 뷔페 광고가 보였다.

본능적으로 계산해보니 물가가 비싼 핀란드에서 뷔페만큼 좋은 곳이 없을 것 같아 주저하지 않고 들어가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왠지 헬싱키스러운 느낌이 들길래 사진을 찍어봤는데 뭐가 헬싱키스러운지 설명은 못하겠다.

어제는 영하 20도를 즐겼는데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내려오니 영상 3도나 된다.

헬싱키에서는 딱히 뭔가를 구경하려고 온 것이 아니기에 여기 저기 돌아다녀본다.

스톡만 백화점은 헬싱키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데 딱히 특이한 점은 모르겠다.

헬싱키의 주 교통수단은 버스와 트램인데 시내를 관통하는 트램의 철도는 언제 봐도 멋있다.

초콜릿으로 유명한 Fazer 매장에도 들어가 봤는데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양한 초콜릿이 있었다.

백화점보다 초콜릿 매장이 좋은 것을 보니 아직 난 동심이 남아있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공원에 들러보니 이제 막 촬영이 끝난 것 같았다.

이름도 모르는 가수였지만 덕분에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핀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무민일텐데 딱히 사다줄 사람이 없으니 구경만 하고 나왔다.

아마 이런 것이 북유럽 감성인가 보다.

이 성당은 헬싱키 대성당이다.

헬싱키 대성당 앞에서도 뭔가를 녹화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방송 복이 있는 것 같다.

성당에 왔으니 미사를 드리며 이번에도 세계평화를 빌었다.

트램을 타고 가면 금방 숙소에 도착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그냥 걸어간다.

여행을 하다보니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는 그냥 걸어가게 된다.

마트에 갔더니 순록고기가 보여 통조림을 샀다.

과연 루돌프는 무슨 맛일까 궁금해 하는 것을 보니 동심이 남아 있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의자가 너무 불편하다.

미적인 효과도 중요하지만 의자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무시한 것 같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의자는 의자일 때 가장 좋고 사람을 사람다울 때 가장 좋을텐데 난 과연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배낭을 메고 헬싱키 시내로 돌아간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온 핀란드 여행을 끝내고 이제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날 시간이다.



<핀란드 여행 경비>


여행일 7일 - 지출액 400유로 (약 56만원)


오직 오로라를 보고 싶어 찾아온 핀란드였는데 지출이 꽤 컸다.

주로 라면을 먹었지만 역시 북유럽의 물가는 어마무시했다.

그래도 헬싱키 - 이발로 왕복 비행기를 80유로(한화 11만원) 정도에 구해 여행경비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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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등~!
    선댓글 후감상 ^^

    • 젊음이 좋긴 좋네요. 영하 20도의 추위 쯤이야^^ 짧은 일정이었는데 목표했던 오로라 보기에 성공하신 것 축하드려요. 러시아에선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기대되네요!

  2. 헬싱키에서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교통편이 있군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정말 가보고 싶었던 도시인데 기대 됩니다. 즐겁게 읽고 갑니다. ^^

  3. 추운 나라 눈이 역시 짱입니다.

  4. 역시 북유럽 물가는...;; 그래서인지 가까이 살면서도 쉽게 못올라가고 있다죠. >_<

  5. 와우. 그야말로 사진이 정말 예술입니다.
    사진을 보면 정말 그 곳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네요.

  6. Snow Shoese 왼발 오른발 바꿔 신었네요!

  7. 영하 20도에 북위 68도라~~
    저한테는 꿈도 못 꿀 추위와 위도네요.
    용민군 덕분에 눈의 도시 잘 봤어요.
    특히 모자에 내려앉은 눈결정은 정말 너무 예쁘네요.
    책이 아닌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잘 봤어요.
    남은 일정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8. 북유럽은 사람이 적은 겨울이 더 낭만적이고 좋더군요.
    와우 멋진 헬싱키 가고 싶은 느낌이 듭니다.

  9. 며칠 후 떠나는 북유럽 여행을 앞두고
    참 도움이 되는 기행문이었습니다
    밝고
    건강한 마음까지도 엿볼 수 있는......
    계속 좋은 글 부탁 드립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8. 당신은 오로라를 본 적이 있나요. (핀란드 - 사리셀카, 킬로파)


저녁을 먹고 하늘을 보니 별이 잘 보인다.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은 오로라를 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오전에 사리셀카에 갔을 때 오로라 헌팅을 예약했었다.

오로라 예보 사이트에 나온 오늘의 오로라 세기는 보통이었는데 날씨가 맑길래 여행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하늘만 아는 일이지만 오늘같이 구름이 없는 날은 오로라를 만날 확률이 높으니 괜찮을 거라고 말해줬다.

약속한 시간에 지프가 숙소 앞으로 픽업을 와 오로라 헌팅을 떠났다.

가이드 아저씨가 만든 오로라 송을 부르며 차를 타고 계속 이동을 하는데 오로라가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오로라를 보지 못할까봐 계속 걱정하자 걱정말라며 한 언덕으로 차를 몰고 간다.

언덕에 오르자 아저씨가 오로라가 보인다며 외쳤고 우린 사방을 둘러봤는데 오로라가 보이지 않아 뻥치지 말라했더니 한 지점을 가르킨다.

그 곳을 보니 하얀 구름 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로라라고 했다. 

하얀 오로라에 우리가 적응을 하지 못하자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신다.

사진을 찍어보니 초록색 오로라가 보였다.

보통의 오로라가 내뿜는 빛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어 구름과 같은 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모든 파장의 빛을 담기 때문에 사진에는 초록색의 오로라가 찍힌다고 한다.

오로라가 생기는 원리는 전자의 들뜸현상과 관련이 있는데 전자가 이동하는 단계에 따라 오로라의 색이 달라진다.

주로 보이는 색은 녹색과 적색인데 가끔씩 하얀색과 핑크색과 같은 오로라도 발견된다고 한다.

오로라가 아주 강한 날에는 사람의 눈으로도 녹색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던 초록색 오로라를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춤추듯이 움직이는 하얀 오로라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1시간 정도 오로라 구경을 하고 지프로 돌아가는데 다들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으며 뒤돌아보다 차에 올랐다.

추운 곳에 있다 왔으니 우선 따뜻한 국물을 먹어줘야한다.

오랜만에 감자면을 먹었는데 쫄깃한 면발이 정말 맛있었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는 술을 마실 차례다.

오로라를 본 날 마시려고 와인을 사왔는데 바로 오로라를 보다니 운이 좋다.

찍어온 오로라 사진을 보며 남아있는 여운을 안주 삼아 와인을 마시다 잠들었다.

장을 봐왔으니 아침은 통밀빵을 먹는다.

고기와 치즈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창문 밖에는 달린 온도계를 보니 영하 23도였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이불 밖을 나가면 안 된다.

침대에 누워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을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신구 할아버지가 나오신다.

여러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면 지금 당장 하세요.

남은 와인을 마시며 여행기를 쓴다.

역시 술을 마셔야 글이 잘 써진다.

현재 시간은 오후 4시입니다.

하지만 킬로파의 해는 이미 거의 다 졌습니다.

해가 짧으니 시차 적응이 잘 안 된다.

배꼽시계가 이상해졌는지 해만 지면 저녁을 먹어야할 것 같아 5시도 안 되서 저녁을 차려 먹는다.

장을 보며 술은 많이 사왔으니 술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저녁을 먹고 사우나를 한 뒤 하늘에 오로라가 있는지 확인해보지만 오늘은 오로라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30분 간격으로 밖을 나가보지만 별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라면은 짜파게티다.

지금까지 살면서 라면을 연속으로 먹은 적이 없는데 한국도 아닌 핀란드에 와서 매일 라면을 먹고 있다.

아침은 건강을 생각해 치즈와 빵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치즈를 먹으려면 꽤 비싼 돈을 내야하는데 유럽은 저렴하면서 다양한 치즈가 있어 참 좋다.

창밖을 보니 크레인으로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어 구경을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큰 쓰레기 통이었다.

해가 짧아서 좋은 점은 하늘이 항상 노을 진 상태라는 것이다.

하늘은 언제 봐도 예쁘고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입구에는 귀여운 순록 조각이 있는데 정원이 있는 집에 산다면 이런 조각을 세워놔도 좋을 것 같다.

로비에서 와이파이를 쓰다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 오면 살짝 불편하기도 하지만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창 밖을 보니 고드름이 얼어 있었다.

역시 이렇게 추운 곳에선 따뜻한 방 안에 있는게 좋다.

추운 날에는 곰탕이 당기니 오늘 저녁은 사리곰탕면이다.

밥을 먹고 나면 사우나 타임이 시작된다.

돌을 데워 사우나 실의 온도를 높이는 방식인데 기계를 켜두고 15분 정도 기다리면 사우나 실의 온도가 적당해진다. 

사우나 실의 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갔으면 이 물통과 국자를 이용해 기계에 물을 끼얹어 주면 순식간에 수증기가 생기고 핀란드식 사우나가 완성된다.

사우나가 끝나고 난 뒤에는 호수에 들어가 몸을 식혀줘야한다고 들었는데 호수는 얼어 들어갈 수가 없으니 그냥 문밖으로 나가 땀을 식혀줬다. 

다시 여행기를 쓰려는데 넷북이 또 많이 아프다.

이제 진짜 조금만 더 버티면 되니 힘을 내주렴.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밖에 나왔는데 하늘에 구름 같은 것이 잔뜩 끼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보니 온 하늘이 오로라로 뒤덮혀 있었다.

빠르게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는데 오로라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제발 사라지지 말라며 주변에 빛이 없는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숙소 근처에는 조명이 있어 어디로 갈까 하다 주차장으로 가기로 했다.

내 기도가 통했는지 약해지던 오로라가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몽환적인 움직임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우주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바로 러시아로 가지 않고 오로라를 보러 와서 참 다행이다. 

이렇게 멋있는 오로라를 부르는 말은 따로 있다.

외국 친구들에게 난 오로라를 볼 계획이라고 말을 했더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길래 다양한 발음으로 오로라를 발음했었다.

알고 보니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만 오로라라는 말을 쓰고 서양에서는 Northern Light라고 부르고 있었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오로라는 마치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오로라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아름답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풍경이라 딱히 무슨 말을 붙여야할지 모르겠다.

한참을 넋 놓고 보다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났다.

그저께 봤던 오로라도 아름다웠지만 오늘 본 오로라에 비할 바는 못 되는 것 같다.

카메라 배터리도 떨어져가고 몸도 너무 추워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계속 뒤를 돌아보니 마치 잘 가라는 인사를 해주듯이 오로라가 격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네팔에서 산 장갑과 넥 워머를 착용했는데도 핀란드의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추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로라를 봤는데 술이 빠질 수 없다.

오로라를 보고 왔더니 맥주에서 오로라의 맛이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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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로라~생각만으로도황홀 꼭 가보고싶네요
    좀은정보감쏴

  3. 눈을 뗄 수 없는 사진들이네요~오늘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당^_^
    행복한 봄날되시길 바랍니다~ㅎㅎ

  4. 멋진 사진 땡큐

  5. 환상입니다.
    넘 멋져요~^^

  6. 넘 부럽습니다.

  7. 옐로우나이프가 확실히 잘 보이는거네요~ 3일 밤 중 2일 봤는데 대부분 초록색이고 핑크색 오로라까지 봤었는데... 다시 보고싶다. ㅜ

  8. 부럽네요! 즐감했습니다ㅎ

  9. 사진으로만 봤는데도 가슴 떨리는 설레임이 전달되어 오는듯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10. 진짜 예쁘네요!

  11. 캬~한폭의 그림이네요. 우주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12. 버킷 리스트예요 오로라 보러 가는거요... 한국에서 직장에 다니는 여성으로는 더더욱 쉽지가 않아요... 사진 너무 이쁘게 잘 담겼네요 아침부터 행복의 미소 지으며 하루를 시작 할 수 있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맥주 진짜 맛나겠는걸요.. ㅎㅎ 짜파게티 진짜 맛있어 보임 ㅎ~

  13. 오로라 로망때문에 클릭해서 들어와봤어요
    사람눈에는 안보인다는걸 처음알았고 좋았어요 너무 부럽네요
    꼭한번 떠나보고 싶은데 대단하시고 멋있네요
    덕분에 핀란드 꼭 가봐야겠네요 ㅋㅋ
    일본에선 감자라면이 레쟌드래요
    말나온김에 감자라면이나 먹으러 가야겠어요
    즐거운정보 감사합니다.

  14. 와~ 진짜 멋지네요.
    살면서 저거 실제로 보는날이 있을까요..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하트날리고 갑니다!!

  15. 아... 저도 제 꿈이 오로라를 보는건데....ㅠㅠ
    대리 만족을 하고 갑니다. 언젠가는 꼭 꿈을 이루고 싶네요~
    멋진 사진, 그리고 다시 한 번 제 꿈에 불씨를 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6. 와우 오로라 멋집니다.
    너무 추워서 고생하셨을 느낌도 드네요.

  17. 와 대박이네요!!! 오로라를 직접 보시다니요.
    라면+맥주만 봐도 행복해집니다^^

  18. 우와 정말 부럽습니다.저도 오로라를 보고 싶네요.
    다음에는 오로라를 쉽게 볼 수 있는 여행지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멋진 오로라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19. 환상이에요.대박!!!
    실제로 보고 싶군요.
    끼니가 너무 부실한거 같아 걱정이에요.
    영양제도 챙겨서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용

  20. 무슨일을 하는지 여쭤 봐도 됩니까?
    일상을 접고 이렇게 여행다니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여행작가 이신가? ㅋ
    암튼 이런 여행기가 부러울 따름 입니다

    앞으로도 우물안 개구리 들을 위해 좋은 여행기 부탁드립니다
    꾸벅 ~^^

  21. 하얀구름처럼 보이지만 사진에 담으면 녹색으로 보인단건 첨 알게되었네요..... 올 겨울 오로라를 보러갈까해서 어디로가야나 검색하다가 들어오게되었습니다. 여행기 잘 보고가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7. 오로라를 찾아 떠난 핀란드. (핀란드 - 사리셀카, 킬로파)


정들었던 중앙아시아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떠난다.

비행기를 타면 당연히 기내식을 먹어야한다.

난 아무 기내식이나 다 맛있는데 과연 극악하기로 소문난 고려항공 기내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저번화에서 내 다음 목적지를 맞출 수 없을거라며 당당하게 벨라루스항공의 비행기 사진을 올렸었다.

물론 경유하는 항공이었기에 그냥 올린 것인데 이번 비행의 목적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핀란드다.

벨라루스 역시 구 소련 국가이고 현재도 러시아와의 외교를 중요시해서 그런지 한국인이 비자를 받으려면 60유로(한화 100,000원)이나 내야했다.

벨라루스에 미녀가 많다는데 이번에는 아쉽지만 공항에서 대기해야겠다.

아스타나에서 남은 돈으로 산 과자인데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었다.

우리나라는 과자를 사면 질소를 주는데 여행을 해본 대부분의 나라들은 과자를 사면 과자를 줘 부러웠다.

경유 시간이 꽤 길기에 이번에도 콘센트를 찾았는데 벨라루스 공항에는 콘센트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땐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핸드폰을 충전하며 음악을 들으면 된다.

날이 밝고 다음 비행기를 탈 시간이 됐다.

이번에도 역시 Belavia 항공이다.

비행기를 타면 가장 좋은 것은 기내식이고 그 다음으로 좋은 것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이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니기에 장거리 비행이더라도 항상 창가에 앉고 있는데 하늘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유럽을 떠난지 4개월 정도 만에 다시 유럽의 북쪽 끝인 핀란드에 도착했다.

핀란드의 헬싱키 공항인데 한국인이 많이 찾는지 한국어가 써있어 반가웠다.

예전에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경유 하면서 겪었던 살인적인 물가가 떠올라 이번에는 아예 푸드코트 근처로 가지도 않았다.

그래도 굶을 수는 없으니 공항에 있는 편의점에 가 샌드위치와 맥주 한 캔을 사 끼니를 때웠다.

핀란드의 헬싱키에 도착했지만 아직 내 여정에는 한번의 비행이 더 남아있기에 또 공항에서 노숙해야한다.

오슬로의 공항은 정말 좋았는데 헬싱키 공항은 조금 부족하지만 깨끗했다.

콘센트 근처에 있는 팔걸이가 없는 의자를 찾아 노숙할 준비를 한다. 

콘센트가 있으니 아껴두었던 꽃보다 청춘의 페루편을 켰는데 이번에는 유희열씨의 말이 참 마음에 든다.

나도 미래의 나를 위해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결국엔 내 꿈을 이루고 있는데 지금까지 여행하며 느낀 것을 단 한 마디로 줄이자면 하고 싶다면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돈을 아낀다며 약간은 구질구질하게 여행해왔지만 내가 꿈꾸던 것을 이루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거나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으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건비가 비싼 나라여서 그런지 핀란드 국내선의 항공권 발권은 주로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셀프 체크인을 하고 짐은 따로 부치면 된다.

배가 출출하니 샌드위치를 하나 더 먹는다.

햄버거는 세트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식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는 먹어도 먹어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핀란드 국내선이지만 이번에 타는 비행기는 노르웨지안 항공이다.

예전에도 말했듯이 노르웨지안 항공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무료다.

처음 유럽에 들어오며 노르웨지안 항공을 타봤기에 이번에는 하나도 신기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와이파이를 켰다.

드디어 2일간의 경유를 통해 최종 목적지인 핀란드의 이발로 공항에 도착했다.

이발로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1000km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북위 68도에 위치하고 있다.

북위 68도의 위용을 뽐내기라도 하듯이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다.

이발로 공항에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사리셀카로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발로 공항에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사리셀카까지는 32km 떨어져 있는데 버스 값은 13유로(한화 20,000)정도 한다.

북유럽이니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버스를 타는데 비싸긴 비싸다.

나를 제외한 여행자들은 모두 사리셀카에서 버스를 내린다.

사리셀카는 오로라와 스키를 위해 여행온 사람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많은데 기본적으로 하루에 70유로(한화 100,000원) 이상 하기에 나같은 배낭여행자들을 함부로 들르기 무서운 곳이라 난 사리셀카에서 조금 더 떨어진 킬로파라는 곳에 가기로했다.



사실 핀란드는 내가 생각하던 여행 국가가 아니었다.

내가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했던 내 여행의 마무리는 시시하게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기 보다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었기에 원래대로라면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를 거쳐 집으로 오는 루트를 골랐어야했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 아스타나에서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로 들어가 열차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한다면 중간부터 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되어버리기에 진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위해 무식하지만 모스크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를 알아보다 오로라가 떠올라 러시아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으니 지도의 파란점에 위치한 무르만스크라는 곳이 나왔다.

그런데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아 여행하다 만난 러시아 친구를 거쳐 무르만스크에 살고 있는 러시아 친구와 연락이 닿았는데 무르만스크 시내에서 오로라가 보이는 날은 별로 없으니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이미 오로라에 꽂혔기에 꼭 오로라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대안을 찾다가 아스타나에서 핀란드 헬싱키로 들어가는 저렴한 비행기를 발견하고 헬싱키와 이발로의 비행기도 가장 싼 날을 골라 빨간 점이 위치한 핀란드의 사리셀카로 들어가는 최종루트를 확정했다.

북유럽이기에 비싼 물가는 당연하지만 경비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수소문 하던 도중 킬로파에는 호스텔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찾고 킬로파로 향했다.


킬로파에는 호스텔이 딱 하나 있고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기에 버스는 친절하게 호스텔 로비에 멈춰준다.

로비에 들어가 도미토리 방을 찾는다고 하니 지금은 아직 비수기라 여행자가 많지 않아 도미토리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럼 난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그냥 캐빈을 하나 줄테니 통으로 쓰라고 한다.

캐빈은 1박에 170유로(한화 240,000원)인데 난 도미토리를 찾아왔으니 1박에 30유로(한화 55,000원)에 이용가능하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에 정말이냐고 다시 물어보니 진짜라며 캐빈의 열쇠를 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깔끔하게 정리된 4인용 침대가 보이는데 감탄만 나왔다.

이렇게 아늑한 공간을 도미토리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다.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캐빈 주위를 한 바퀴 돌며 눈 구경을 하다 배가 고파 다시 캐빈으로 돌아갔다.

물가가 비싼 핀란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고른 것은 바로 라면이다.

호스텔이니 당연히 조리시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뭘 먹을까 고민하다 카자흐스탄의 한인마트에서 10봉지의 라면을 사 배낭에 넣어왔다.

오늘은 핀란드에 도착한 첫 날이니 나름 고급라면인 생생 우동을 끓였다. 

캐빈의 한 쪽에는 개인용 사우나도 있길래 음악을 들으며 사우나를 즐겼다.

갑자기 업그레이드 된 숙박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온다.

흔쾌히 방을 내준 매니저가 정말 고마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람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물이 없다.

하루정도는 그냥 수돗물을 받아마셔도 상관없겠지라는 생각에 수돗물을 받다보니 가방 속에 있던 정수제가 떠올랐다.

네팔에서 트래킹을 하며 필요할 수도 있을까봐 챙긴 정수 알약인데 1리터의 물에 알약 1알을 넣고 10분간 기다리면 마실 수 있는 물로 변한다고 했다.

알약을 넣고 정수되기를 기다려 마셔봤는데 물 맛이 조금 이상했지만 충분히 먹을만 했다.

북극에 가까운 곳이라 11월의 킬로파는 오후 5시쯤이면 어두워진다.

내 몸이 이에 적응을 못했는지 해가 지니 배가 고파져 이번엔 안성탕면을 끓였다.

역시 한국사람은 추운 곳에 가면 뜨끈한 라면 국물을 마셔줘야한다.

아침에 밖에서 소리가 들리길래 잠에서 깨 밖을 보니 직원이 현관에 쌓인 눈을 치워주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캐빈을 볼 때마다 내가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이 곳에 묵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현지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인데 해가 밑에 깔려 있다.

한 겨울이 오면 아예 해가 뜨지 않는 흑야가 찾아온다는데 이런 곳에서 살면 재밌으면서 힘들 것 같다.

로비에 설치된 온도계에 현재 외부 온도가 영하 17도라 표시되어 있길래 웃으며 사진을 찍으니 여기서 영하 17도는 따뜻한 편이라며 나를 쳐다보던 매니저가 웃는다.

15유로(한화 21,000원) 정도를 내면 호스텔의 런치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길래 메뉴를 살펴봤는데 빵과 스프, 샐러드 종류밖에 없길래 그냥 마트에서 장을 봐오기로 했다.

킬로파에는 아무 것도 없고 사리셀카까지 나가야 마트가 있는데 버스 요금이 꽤 비싸다.

장을 보러 가는데 편도 4.7유로(한화 7,000원)짜리 버스를 타야한다니 재밌다.

사리셀카에 오니 문명의 산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곳도 역시나 눈이 많이 쌓여있다.

이 때를 대비해 아스타나를 떠나며 신발에 방수 스프레이를 많이 뿌렸는데 덕분에 신발에 눈이 묻어도 물이 새지 않았다.

눈이 많기에 스키를 타러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눈이 쌓이면 벤치를 찾을 수 없으니 폴대를 세워놨다.

눈이 쌓인 나라를 여행하니 이런 소소한 것들이 다 재미있다.

사리셀카에서 가장 재미있던 것은 바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눈이 쌓여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호텔에서 눈썰매를 제공해주고 거기에 가방을 실어 끌고 다닌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걷다보니 내가 찾던 마트가 나왔다.

마트가 꽤 커 이것 저것 사다보니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다 돼가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원래는 사리셀카에서 점심까지 먹을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해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장을 보는데 왕복 버스비가 9.4유로(한화 14,000원)이나 들었다.

그나마 이 버스도 하루에 3번 정도밖에 운행하지 않아 한번 놓치면 돌아갈 방법이 막막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 곳을 운행하는 버스에 왜 선풍기가 달려있는지 궁금하다.

사리셀카의 차들은 좋은 스노우타이어를 쓰는지 체인이 없는데도 빠른 속도로 눈길을 달린다.

좋은 숙소에 묵은 기념으로 양 손 가득 장을 봐 왔다.

앞으로 나올 거지만 빵부터 소시지, 치즈, 술 등등 먹고 싶은 것들을 다 담았다.

킬리파에 도착해 먹은 것은 라면밖에 없으니 우선 소시지를 굽고 호밀빵을 담아 맛있게 먹는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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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 용민님 글은 언제나 그렇듯이 예상을 빗나가는 것으로 유명하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설마 다시 유럽으로 갈줄이야...
    그것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꽅에서부터 끝까지 타기위해...
    정말 시간에 구애안받는 사람만이 선택할수 있는 옵션이군요
    엄지척....
    그 비싼 북유럽에서 숨만쉬며 살아갈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크흙
    과연 기대하던 오로라를 볼수 있을것인가.. 기대됩니다.

  3. 중앙아시아편 재미있게 봤는데, 끝나니 조금 아쉽네요.
    30유로라는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저런 통나무집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다니!
    저런 곳에서 머물면 왠지 무민이 된 기분일 거 같아요.
    하지만 너무 춥고 외져서 살고 싶지는 않네요.ㅎㅎ

  4. 중국에 살면서 못 들어 와 봤어요, 지금은 키르키즈스탄 비쉬켁에 살아서 다시 들어 와 봅니다~
    여전히 멋지십니다!

  5. 테헤란 검색하다 발견한 용민님 블로그를 처음부터 쭉 읽고 있었는데 처음 댓글 남기네요. 반갑습니다!!
    여행기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시 유럽으로 가는 놀라운 경로에 더욱 반가운 여행기였어요. 주위가 온통 눈이라니 정말 아름답네요.
    항상 여행기 읽으면서 여러 생각도 하게 되고, 위로도 얻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화이팅이요!! :)

  6. 비밀댓글입니다

  7. 언제 봐도 사진이 멋있다. 배낭여행가 + 전문사진가 라고 해도 된다. 볼때마다 감탄이다. 그런데 핀란드.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추운 나라는 전부 물가가 비싼가요? 가난한 여행가는 오랫동안 여행하기가 어렵겠다.

  8. 좀 뒤에 오로라를 볼 수 있겠군요. 기대하고 있을랍니다. ㅎㅎ
    숙소 끝내주네요.
    버스, 숙소, 모두 너무 바싸요.

  9. 멋져요 !!

  10. 와우 멋집니다.
    오로라는 보셨나요

  11. 와 ㅋㅋ ㅋㅋ 맛있겠다 ㅋㅋ 나중에 저도 꼭 세계여행 하고 싶어요 ㅋㅋ

  12. 숙소 대박이네요!!!!ㅋ

  13. 꽃청춘시리즈를 못 봤었는데 유희열씨의 말이 참 와닿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고 싶어요.
    핀란드의 -17도 추위가 따뜻한 정도라니 추위에 약한 저로서는
    절대로 겨울엔 못 가볼 나라같아요. ^^
    여행 막바지에 행운의 여신이 용민군과 함께 하는 것 같아요.
    좋은 숙소를 통으로 빌린 것도 그렇고
    앞으로 남아 있는 여정도 행복한 소식만 들릴 것도 같구요.
    자~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14. 오랜만에 들어와서 글을 보는데
    역시 술술 읽어지는 글들 사진들~~
    오로라를 찾아 핀란드까지~~^^ 멋지셔요
    이제 귀국한지 일년정도 되지않았나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안성탕면이 글보는 내내 머리속에 있네요
    먹고 싶어요^^ 내일은 안성탕면으로^^
    숙소도 짱이고~~ 핀란드 여행기 기대되네요^^
    좋은 주되세요^^

  15. 정말 컴퓨터 바탕화면에나 깔려있을 듯한 풍경들이네요~

    직접 눈으로 보셨다니 정말 부러워요~

    아름다워서 댓글을 안남길 수가 없는 사진들이에요~

    오늘도 눈 호강하고 갑니다~ ^^

  16.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6. 특이한 건물과 함께하는 아스타나 여행. (카자흐스탄-아스타나)


남은 무슬리를 다 먹어 치운다.

오트밀은 분명 건강식일텐데 너무 많이 먹으니 다이어트 효과는 포기해야한다.

짐을 싸 놓고 간식 겸 점심으로 마트에서 사온 만두를 먹는다.

체크아웃이 끝난 뒤 남은 시간에는 역시나 여행기를 쓴다.

여행 중에는 정말 열심히 여행기를 썼었는데 여행이 끝나고 나니 스스로한 약속을 못 지킨 날들이 많아 부끄럽다.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버스정류장에 나와보니 퇴근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탄 버스를 타면 서로 불편하고 에콰도르에서 소매치기 당한 기억이 떠오르니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는 700텡게(한화 4,200원)밖에 하지 않으니 크게 부담되지도 않는다.

인도에서는 500원을 아끼려고 1시간을 걷기도 했는데 여행이 지속될수록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소매치기 당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http://gooddjl.com/225 (나만은 소매치기 당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를 읽어주세요.


전에도 말했지만 알마티에 기차역은 여러개가 존재하니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표를 보여주며 꼭 여기로 가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드디어 내가 사랑하는 기차를 탈 시간이다.

유럽을 떠나오며 대부분의 이동은 버스로 했기에 정말 오랜만에 기차를 탄다.

카자흐스탄의 기차는 기본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도나 중국의 침대객차처럼 이불을 제공해준다.

침대는 2층까지지만 3층에 선반이 있어 2층의 공간이 조금 비좁다.

표를 끊을 때 2층을 부탁했었다.

1층이 넓고 편하기에 1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난 내 공간이 보장되는 2층이 좋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시트를 준다.

시트를 예쁘게 깔고 1층에 내려와 놀거나 2층에 누으면 된다.

기차에서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20시간만 타면 되기에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떼우기로 했다.

알마티에 있는 큰 마트에 가니 각종 컵라면을 팔고 있었는데 군대에서 먹던 육개장 사발면이 떠올라 골랐다.

사발면의 꼬들꼬들한 면은 역시 맛있다.

배가 부르니 간단하게 물티슈로 씻고 잠에 든다.

잠에서 깨 잠시 밖을 구경하다 아침으로 진라면을 먹는다.

뜨거운 물은 24시간 구할 수 있으니 컵라면을 먹는 것이 가장 편하다.

바람도 쐴 겸 기차 통로로 나가니 담배를 피우라고 재떨이가 있다.

비흡연자의 입장에서 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에선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게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가는 길에는 딱히 볼 것이 없다.

그래도 할 일이 없으니 그냥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열차가 정차하면 잠시 내려 몸을 풀어준다.

언제 역을 떠날지 모르니 사람들이 다 타기 전에 눈치껏 미리미리 다시 타야한다.

철마는 달리고 달려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소련시절의 기차인지 기관차 앞에는 별이 달려있었는데 초록색 바탕에 빨간 별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킨다.

중앙아시아 여행은 제대로 된 가이드북이나 정보가 부족하기에 숙소까지 가는 길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숙소에 도착한 뒤 숙소를 기준으로 주변의 지리 정보를 익히고 나면 그 때부터 걸어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아스타나에는 호스텔이 별로 없어 아파트를 호스텔로 개조한 곳을 예약했는데 넓은 방에 벙커베드가 엄청 많았다.

오늘은 손님이 없으니 내가 원하는 곳을 고르면 된다고 해 콘센트가 가까운 곳에 짐을 풀었다. 

내가 이 숙소를 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전경 때문이었다.

호스텔 월드에서 아스타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며 숙소를 소개했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아스타나에 도착한 첫 날이니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쉬려고 했는데 밖에 펼쳐진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방향을 잡고 대로를 따라 걸어가다보니 하즈렛 술탄 모스크가 나왔는데 하얀 모스크 건물에 비친 조명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슬비가 내려 안개낀 상태라 조명의 효과가 더 두드러졌는데 오늘 나오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아마 박물관으로 추정되는 건물이었는데 마치 UFO처럼 생겼었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처럼 생겼는데 건물마다 켜 놓은 조명들이 깔끔한 느낌을 줘 아스타나라는 도시 전체가 깔끔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스타나의 자세한 모습은 내일 보기로 하고 돌아가는데 모스크는 봐도봐도 아름답다.

이 하즈렛 술탄 모스크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모스크라고 하는데 특히 하얀 돔과 조명은 최고의 조합인 것 같다.

숙소 앞 슈퍼에 들러 파스타 재료를 사와 저녁을 만들었다.

아침이 밝았으니 아스타나 구경을 시작할 차례다.

호스텔 직원에게 혹시 관광지도가 있냐고 물어보니 지도는 없지만 자신이 직접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한다.

건물의 모양과 방위로 지도를 그리며 설명해주는데 설명이 자세해 구경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아스타나는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1300km 정도에 위치하는데 북쪽으로 왔다고 날이 꽤 쌀쌀하다.

자켓 속에 경량패딩까지 챙겨입고 떠날 준비를 한다.

슈퍼가 작아 아침으로 먹을 식량을 못 샀으니 레이즈 오이맛으로 아침을 떼운다.

무슨 맛일지 궁금해 사봤는데 정말 오이의 상큼한 향이 나고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는 계획도시이기에 도로와 인도가 꽤 넓다.

피라미드를 닮은 건물에는 오페라 하우스와 컨퍼런스 룸이 있다고 한다.

아스타나에 있는 모든 건물들은 웅장한 것 같다. 

옆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고 있었는데 언뜻봐도 30층이 넘어보였다.

전공인 건축공학과를 끝까지 졸업한다면 나도 이런 현장에서 일할텐데 힘들기도 하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마티에 바꾼 텡게화가 조금 부족할 것 같아 은행에 들어가 환전을 했다.

환전을 한 돈으로 미리 알아둔 한인식품점에 들어갔다.

한인 식품점에 간 이유와 산 물건들은 다음 화에서 공개됩니다.

열심히 쇼핑했으니 상으로 스니커즈를 하나 먹어준다.

스니커즈를 먹으니 키르기스스탄에서 헤어진 랄프가 떠오른다. 

일반 가정의 주방을 그대로 이용하기에 공간이 넓어 요리하기 편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봤던 백곰맥주가 카자흐스탄에서도 보이길래 마트에서 사왔다.

파스타가 간단한 요리라고 하지만 면을 삶는데 8분 정도 기다려야하니 우선 맥주를 마신다.

어제는 고기가 없어 조금 아쉬웠으니 오늘은 고기를 듬뿍 넣어 먹는다.

아스타나가 이렇게 깔끔하고 계획된 도시로 보이는 것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이 해체되면서 1991년에 독립했고 당시의 수도는 알마티였다.

그 뒤 1997년, 아스타나를 개발하면서 수도를 이전했기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인 아스타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서울에 한강이 있듯이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에는 이심강이 있는데 날이 추워진 것을 보여주듯이 강이 얼고 있었다.

강을 건너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의 난간이 꽤 부실해보였다.

건물들이 웅장하고 특이한만큼 다리도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은 누가 봐도 중국이 떠오를텐데 역시나 중국에서 지은 호텔이라고 한다.

아스타나의 특이한 건물들 사이에 있으니 많이 튀어보이지는 않는다. 

이 건물은 외교부 건물이라고 한다.

외교부 건물이라 그런지 다른 건물들에 비해 무난한 모습을 설계한 것 같다. 

시내에도 당연히 모스크가 있었는데 관광객 출입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어서 구경만 했다.

교리에 잘못이 없는 한 세상의 모든 종교는 존중받아야한다. 

아시아 파크라는 곳이 보여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그냥 평범한 쇼핑몰이었다.

그래도 쇼핑몰이니 푸드코트가 있어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내가 못 찾는 것인지 외식을 별로 하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이기에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아스타나에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잘 보이지 않았다.

디저트로는 액티비아 요거트를 마셔준다.

이미 알고 있는 상표명을 가지고 문자를 보면 그 나라의 문자체계를 대충이나마 알 수 있는데 중앙아시아 지역의 언어와 러시아어는 알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이 건물은 카즈무나이가스라는 석유회사의 본사라고 한다.

지금의 아스타나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오일 머니가 이 곳을 통해 나왔는데 미국의 자본으로 세워진 회사라고 한다.

아스타나 시내 구경은 마치 말레이시아의 행정도시인 푸트라자야를 구경하는 것 같다.

큰 볼거리는 없지만 각양각색의 다양한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커스 돔처럼 생긴 이 건물은 한샤르뜨라는 쇼핑몰인데 안에 어마어마한 것이 숨겨져 있다.

건물 내부는 5층으로 이뤄져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번지드롭이 있다.

우리나라도 롯데월드를 실내에 설치하긴 했지만 쇼핑몰 안에 번지드롭을 설치한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

시내를 걸어다니다 보니 시티은행이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대도시에 들러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시티은행이 됐어야겠지만 중앙아시아에서 쓰려고 달러를 충분히 챙겼기에 시티은행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집 앞 슈퍼는 규모가 작아 물건이 별로 없으니 멀더라도 쇼핑몰에서 장을 보는 것이 낫다.

맥주와 우유 등을 샀더니 꽤 무겁지만 장바구니를 든 채로 구경을 계속한다.

이 타워는 바이레텍이라 불리는 건물인데 우리나라의 남산타워처럼 아스타나를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한다.

바이레텍은 불사조가 알을 낳는 둥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1997년 이뤄진 아스타나로의 수도이전을 기념하기 위해 97m의 높이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걷고 또 걷다보니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곳이 나오고 멀리 휘황찬란한 건물이 보인다.

가운데에 있는 건물은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궁이고 양 옆의 금색 건물은 법무부와 정부부처들이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금이 아무리 좋다지만 정부청사를 금색으로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라는 인물인데 1990년 4월,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이 되었고 계속된 재선으로 현재까지도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

선거 후 야당이 부정선거라고 항의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유럽계 선거감시기구도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선거라고 비난했지만 이 또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크림파스타를 만들어볼까 했는데 귀찮아 그냥 토마토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대신 오늘의 토핑은 햄을 이용해봤는데 햄의 맛이 너무 강해 맛은 보통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한강 근처에 집을 얻으려 하는 것 같다.

집에서 이런 야경을 볼 수 있다면 술 안주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아침으로 먹을 카자흐스탄의 조리퐁과 우유를 사왔는데 우유가 아닌 요거트였다.

러시아어로 우유는 믈레꼬라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고 кефир는 어떻게 읽어도 믈레꼬로 발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디자인이 예쁘고 Ecomilk라고 써 있다는 이유로 산 내가 바보였다.

차라리 달지 않은 씨리얼이었더라면 요거트와 먹어도 됐을텐데 하필이면 조리퐁이라 요거트와의 궁합은 달아도 너무 달았다.

간밤에 눈이 내렸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오늘은 밖에 나가면 안되겠다.

사랑스러운 넷북님이 점점 버티기 힘드신 것 같다.

제발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사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도착한 뒤부터 낮에는 여행을 하고 저녁에는 동생의 자기소개서 첨삭을 도와주고 있는데 이제 접수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하루 종일 도와주기로 했다.

오늘 저녁도 토마토 파스타지만 소스가 살짝 다르다.

마트에 갔을 때 마늘과 고추가 들어간 소스가 있길래 사봤는데 마늘이 햄의 맛을 잡아줘 꽤 맛있었다.

전략을 바꿔 죠리퐁을 따로 먹고 요거트를 아침을 먹기로 했다.

집에서 나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남은 돈으로 3일 동안 버틸 수 있는 식량을 사왔는데 요거트를 사버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주인 아주머니께 부탁하면 환전을 해주시겠지만 오기가 생겨 그냥 버티는데 내가 생각해도 난 최씨 똥고집이 맞는 것 같다.

방에서 뒹굴며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는데 단체 손님이 찾아왔다.

여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왔다는데 카자흐스탄에서는 수학여행온 학생들과 함께 지낼 운명인 것 같다.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음식을 먹는다.

외식을 너무 안 한 것 같아 아쉽지만 중앙아시아 요리는 많이 먹어봤으니 괜찮다.

신발의 방수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미리 사뒀던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는데 양이 꽤 많다.

하지만 다다익선을 생각하며 3번에 걸쳐 다 뿌렸다.

남겨뒀던 택시비를 이용해 택시를 타고 아스타나 공항으로 왔다.

공항도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하게 생겼다.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나 콘센트를 찾는 것이다.

아스타나 공항도 와이파이가 잡히길래 열심히 인터넷 세상을 즐겼다.

이제 비행기 탑승시간이 됐다.

비행기는 아무리 많이 타도 재미있고 설렌다.

자신하는데 내 페이스북을 보지 않은 분이라면 내 다음 목적지가 어딘지 맞출 수 있는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다음 목적지는 역시나 다음화에서 밝혀지니 기대해주세요.



<카자흐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9일 - 지출액 230달러 (약 250,000원)


딱히 큰 볼거리보다는 중앙아시아의 맹주라고 불리는 카자흐스탄의 현 모습을 볼 수 있던 여행이었다.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에 비해 물가가 조금 비쌌고 밥을 사먹을 식당 찾기가 어려워 주로 밥을 해먹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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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스타와 씨리얼을 자주 드셨네요ㅋㅋ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인데, 이렇게 글로 접할 수 있어서 좋네요^^ 여행기 잘 읽고 갑니다~

  2. 카자흐스탄 여행지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한줄 한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야경 전경과 모스크 건축물들이 정말 멋있네요. :)

  3. What a splendid and elegant night view of mosque and city!!!!

  4. 저는 건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아낙인데도 도시의 건물들이 참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웅장하고 다양하네요.^^

  5. 감탄스럽습니다.ㅎㅎ 세계일주의 꿈을 실현하시고 계시내요.

  6. 와우 카자흐스탄 멋진데요
    좋은 여행되셨군요

  7. 와 ㅡ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야경사진 환상입니다.

  8. 와아 야경이 정말 멋지네요^^

  9. 건물사진 야경사진 정말 멋지네요..
    저도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알바좀하구ㅎㅎ

  10. 푸른 색이 많이 보이는데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너무 아름다운 건물이네요.^^

  11. 멋진 여행기 잘 보고갑니다.
    스크롤의 압박으로 대충 사진만 보고가도 너무 좋네요.

  12. 야경 진심 대박이네요!!!!

  13. 멋지네요

  14. 야경 사진에 입이 그냥 떡 벌어집니다 ㅎㅎ

  15. 모스크 사진 정말 좋습니다!!
    레이즈 오이맛은 처음 봐요 따봉^^

  16. 2층 기차는 볼 때마다 꼭 한번 타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제게도 그런 기회가 오겠죠? ^^
    야경이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모스크가 주는 느낌은 정말 색다르네요.
    용민군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17. ufo처럼 생긴 건물은 예술 대학입고
    초고층 주상 복합 아파트는 우리나라 건설사인 동일 하이빌에서 지은 하이빌 아스타나 단지 입니다
    모스크는 종교와 상관 없이 입장이 가능 합니다
    그리고 추천해드릴 곳은 러시아 정교 성당을 한번 찾아 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내부가 굉장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18. 카자흐스탄에 여자친구가 있어서 한번은 가야되는데 엄두가 안나네요 .... 지금은 알마티에서 일하지만 이스타나에서 만나고 싶어하거든요 ... 집이 이스타나라 ... 조언 좀 부탁할까봐요 .. 조금이라도 경비를 줄이고 여자친구 선물이라도 하나 더 사주고 싶거든요 .

  19. 내년 여름에 카자흐스탄에 한번 가려고 하는데 많은 정보 주어서 감사합니다.
    사실 울 딸이 키맵에서 공부 마무리를 하고 있어서 한번 가보려고요..
    가서 유럽으로 돌아올까도 생각중입니다.
    좋은 정보 내용 감사합니다.

  20. 안녕하세요! 아스타나 공항 경유해서 한국 들어가는데 아스타나 공항 와이파이 잡히나요? 궁금합니다ㅠㅠ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5. 카자흐스탄 알마티 구경하기. (카자흐스탄 - 알마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도시락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다.

미니 버스는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하는 시스템이기에 언제 버스가 올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새벽부터 나와 길에 서서 30분 정도 기다리니 비슈케크로 가는 미니버스가 멈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남미에서 먹었던 엠빠나다와 비슷한 음식을 하나 사 먹었는데 남미의 맛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 광고 같은데 무슨 광고인지는 모르겠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니 나도 내 이름을 저렇게 새겨 놓고 싶었다.

비슈케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다음 버스표를 사고 남은 키르키스스탄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다 바나나를 샀다.

이제는 딱 그 나라에 입국해 하루만 지나면 대충 어느 정도 경비가 필요할지 감이 잡혀 돈이 남는 일이 별로 없다.

이렇게 마지막 떠나는 순간 돈이 딱 맞아 떨어지면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슈케크에서 이동할 곳은 북쪽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제 2의 도시인 알마티다.

어제 묵은 촐폰아타에서 알마티로 가는 길이 나있지만 그 길을 운행하는 미니 버스는 여름에만 운영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비슈케크까지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키르기스스탄 여행을 마치고 이제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했지만 터키와 조지아 국경을 넘으며 최장시간 대기를 해봤기에 국경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행히 카자흐스탄이 입국비자 발급 국가로 바뀌어서 쉽게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26일 - 지출액 500달러 (약 550,000원)


여행 기간을 길었지만 물가가 싼 나라이기에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자연은 정말 아름다웠고 함께 여행했던 랄프와 하이디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예상했던 것 보다 버스가 느리게 달려 알마티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우선 환전을 하고 택시를 잡아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로 찾아갔다.

카자흐스탄도 정식 택시보다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택시가 많기에 역 앞에 있는 아저씨들과 흥정을 해 택시를 골랐는데 지나가다가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를 길에서 태운다.

합승이겠거니 마음을 편히 먹으려 했지만 어두운 도로를 달리니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어 언제든지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사람은 클럽앞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 생기든지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이름 아침부터 컵라면을 먹으며 이동했기에 평소대로라면 나에 대한 보상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지만 밤이 깊었기에 집 앞 마트에 가 신라면 2개를 사다 끓여 먹었다.

아무거나 살 생각을 간 마트였는데 신라면이 보이길래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바로 집었다.

저녁은 라면으로 때웠지만 맥주는 대충 넘길 수 없다.

어제 저녁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날이 밝고 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호스텔 직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호스텔이 위치한 동네는 알마티에서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는 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 근처에 백화점이 있길래 환전을 할겸 잠시 들러 구경을 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백화점은 다 삐까뻔쩍해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다.

알마티를 떠나는 기차표를 미리 사 놓기 위해 미리 알아둔 141번 버스를 탔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서 내려야할지 몰라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그림을 그리며 기차역을 설명했더니 내릴 곳을 알려주셨다.

이런 재미가 있기에 말이 안 통하는 곳으로 가는 것은 두렵다기보다 설렌다. 

알마티 기차역에 도착해 차분히 번호표를 뽑고 기차표를 끊었다.

알마티에는 기차역이 여러 곳에 존재하니 주의해야한다.

기차표도 끊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가 쁠롭과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다.

간단하게 먹었는데 900텡게(한화 5,000원)이나 나왔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카자흐스탄이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비싸긴 비싸다.

천천히 알마티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걷는데 시장이 보인다. 

뭔가 신기한 것을 찾기보다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지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귤이 보이길래 한 봉지를 샀다.

새콤한 맛이 강했는데 신맛을 좋아해 맛있게 먹었다.

시내에 황금 모스크가 있었는데 순금을 썼을지 궁금했다.

나에게 저 돔의 아주 일부분만 준다면 알차게 여행하는데 쓸 자신이 있는데 아쉽다.

KFC도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발전이 많이 된 것 같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 닭고기는 두 종교 모두에게 허락되어 있다.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자신을 허락하시다니 역시 치느님은 위대하신 것 같다.

공원에 가니 아이들이 비둘기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비둘기에 병균이 많으니 조심하라할텐데 카자흐스탄의 부모들은 웃으며 비둘기와 함께 노는 것이 참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도 비둘기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내 아이에게 비둘기와 놀라고는 못할 것 같다.

러시아의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보였다.

아직 러시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러시아의 건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길래 벤치에 앉아 잠시 감상했다.

공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하지만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하나도 재미있지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 구경을 하다 카자흐스탄 콜라가 있길래 골랐는데 탄산은 약하고 단맛은 강했다.

왜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제외한 콜라들은 대부분 815콜라의 맛과 비슷한지 정말 궁금하다.

어제 못 챙긴 저녁이 아쉬워 오늘 저녁은 좋은 식당을 가기로 하고 샤슬릭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근처의 다른 식당에 들어가 면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있었지만 나에게 주는 포상이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샀다.

이번 호스텔에는 조식이 포함되어있지 않기에 무슬리를 먹기로 했다.

남 눈치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푸짐하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는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거실이 소란스럽길래 나와보니 단체 손님들이 왔다.

카자흐스탄의 북쪽에 위치한 도시에 사는 학생들인데 수학여행을 왔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육로로 입국해 5일 이상 머물 계획이면 내가 묵고 있는 숙소를 이민국에 알려주는 거주지 등록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이는 호텔에서 해주거나 직접 이민국에 가 신청해야하는데 호스텔에서 거주지 등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르고 있길래 직접 하기로 했다.

이민국의 주소는 알기에 지도에 표시를 하고 갔는데 이민국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아 근처를 20분 정도 방황하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다 영어를 할줄 아는 친구를 만나 이민국을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 줄을 서서 내 여권과 입국카드를 보여줬더니 난 거주지 등록이 필요없다고 한다.

거주지 등록을 하지 않고 5일 이상 머물다 출국을 할 때는 벌금을 내야한다고 들었기에 신청 폼을 달라고 다시 부탁하니 난 이미 도장이 있기에 등록을 안 해도 괜찮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이 웃으면서 내 입국카드를 대신 작성해줬는데 그 때 거주지 등록을 안 해도 되는 도장을 찍어준 것이었다.

저 도장이 그런 역할인 줄 알았더라면 이민국을 찾아오는 고생은 안 했어도 됐을텐데 아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친절한 입국심사관이 날 배려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카자흐스탄의 물가가 적응됐으니 앞으로 쓸 여행경비를 미리 환전해둔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는 트램도 있지만 지하철도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간이 짧아 탈 기회가 없어 아쉬었다.

숙소 근처에 타워로 보이는 곳이 있길래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간단한 간식을 사먹는다.

타워로 올라가려면 입장료 100텡게(한화 500원)을 내고 걸어 올라가든지 추가금액을 내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난 당연히 걸어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보니 한글이 보였다.

아마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온 한국인과 카자흐스탄 친구들끼리 이름을 새긴 것 같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글을 새겨놨었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가 있었다.

혼자 설정샷을 찍을 기분은 들지 않아 그냥 구경만 했다.

아쉽지만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것이 끼어 알마티 시내의 전경을 뚜렷하게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아까 걸어온 알마티 대로가 보여 재밌었다.

타워주변을 돌다보니 7D 영화관도 보였는데 4D 영화관은 가본 기억이 있는데 7D 영화관에서는 도대체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한쪽에는 작은 동물원이 있고 직접 먹이도 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동물들과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 줄 여우같은 마누라를 찾고 있는데 내 님은 어디 있는 것일까.

구경을 했으니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햄버거가 먹고 싶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처음에 더블치킨버거를 시켰는데 치킨버거만 가능하다고 해 아쉽지만 치킨버거를 주문했더니 외국인이라고 콜라를 서비스로 가져다줬다.

햄버거 빵을 들어보니 토마토 한조각이 들어있는 것이 전부길래 케찹을 달라해 뿌려먹었는데 소고기 맛이 났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이 잘못 들어가 비프버거가 나왔다고 한다.

비프버거가 치킨버거보다 100텡게 비쌌지만 자신들의 실수이니 맛있게 먹으라해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학교 선생님들과 한 방을 쓰게 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나 맥주로 장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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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마티의 건물이 생각보다 예쁘네요.
    약간 부촌이라 그런가요?
    러시아성당 비슷한 건물은 정말 예쁘고 맘에 쏙 드네요.
    알마티에 역이 여러개니 주의해야 한다는 정보는 앞으로 여행을 할
    누군가에게는 참 유용한 것 같아요.
    카자흐스탄에 고려인이 꽤나 산다고 들었는데
    사람들 얼굴이, 특히 아이들 얼굴에서 우리와 친숙한 모습이 보여요.
    용민군 덕분에 늘 미지의 세계로 남을뻔한 나라들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카자흐스탄이 제일 발달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맞긴 맞네요.
    영어로 된 시티맵까지 있는거 보면ㅋㅋㅋㅋㅋ
    하지만 KFC가 제일 부러워요
    우즈베키스탄 있을 때는 저런 프랜차이즈는 꿈도 못 꾸고, 짝퉁 CFC 에서 치킨 사먹었어요ㅎㅎㅎㅎㅎㅎ

  3. 비밀댓글입니다

  4. 말로만 듣던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에 대해서 대~충이라도 알고나니 기분이 좋으네요
    참고로 난 여행을 좋아하는 60대 장년(?)이랍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5. 카자흐스탄출신친구가있어서더욱관심이높으네요~앞으로사람들사는모습과절믄사람들의생활방식들도알려주세요~좋은곳많이소개부탁합니다^^

  6. 카자흐스탄이 많이 발전 된 나라이군요. 캄캄한 밤에 내려 예약된 호스텔 찾아 갈 때 좀 두렵겠네요. 밝은 낮에 호스텔 찾아가야겠어요.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내가 여행하는 기분으로 잘 봤습니다.

  7. 어느 나라든지 아이들의 모습은 참 밝고 활기차네요.

  8. 콜라 사진보고 반가워서 미소가.. ㅋㅋ
    카자흐스탄을 비롯해서 소련에서 분리 된 동유럽국가들의 풍경은 비슷비슷하네요.
    뭔가 창백한 느낌이 살짝 풍겨서 처음엔 쌀쌀해보였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더 심하다는...;; ㅋ
    유명하거나 관광하기 매우 좋은 여행지가 아닌, 이런 곳으로 여행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해보이고 저도 꼭 가고 싶단 마음이 불쑥 생기네요.
    잘 봤습니다 :)

  9. 예 즐거운 여행이 되셧다면 좋지요
    저도 덕분에 구경 한번 잘 했네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을 여행을했구요
    사마르 칸트까지 다녀왔는데 부하라를
    못 다녀온것이 아쉽네요~

  10. 예전 여수엑스포에서 카자흐스탄 엑스포개최를 갈망하던 그들이 생각나네요.
    꼭 개최하라고 응원댓글도 남겨뒀는데, 다음해인가 개최가 된다더군요.
    중앙아시아국가중 빠르게 성장하는 카자흐스탄 꼭 방문해보고 싶네요~

  11. 키르 살면서 알마티는 경유하는 공항으로만 갔었는데, 한번 가볼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카작과 키르는 비슷한 듯 다르네요!
    나중에 꼭 방문해봐야겠어요 :)

  12. 카자흐스탄을 제가 여행한 것처럼 자세하게 포스팅하셨네요 귤이 친근감있네요ㅎㅎㅎ

  13. 중앙아시아에 저도 가고싶은데. . . 아직은 좀 무섭다는 생각이드네요~~잘읽었습니다^^!!

  14. 한 20년전쯤에 카자흐스탄호텔에서 한달정도 머물렀던 기억에, 반갑네요~ 잘 봤습니다~

  15. 안녕하세요 우연히 블로그를 보게되어 첫 중국여행기부터 카자흐스탄까지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은 열혈독자 입니다^^

    마지막 올리신 여행기에 댓글 달고 싶어 근 2주간 열~심히 읽고 이렇게 댓글다니 뭔가 뿌뜻하네요 ㅎㅎ

    전 올해 27인데 저랑 나이차이도 얼마나지 않은데 많은 여행다니시고 경험하시는 걸보니 부럽네요ㅠㅠ..

    앞으로도 계속 여행기 올려주시면 잘 읽겠습니다 !제가 대신해서 다녀 온것 같아 넘 기분좋게 잘 읽고지냈습니다~!!

  16. 알마티에서 마시는 맥주가 그저 부럽기만... ㅎㅎ
    지난주에 호주 갔다 왔는데요.
    걸어서 구경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존경합니다. ㅎㅎ

  17. 이번에 트랜스퍼하는데 님 글 읽고 기대하게 되었어요!:)

  18. 대단하세요
    멋지시네요
    저도 아이들과유럽7개나라 다녀왔는데 넘넘 힘들었네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4. 초겨울의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 카라콜, 촐폰아타)

안녕하세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다 맛있지만 예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다.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렸던 눈이 금세 다 녹아 사라져있었다.

남아 있었으면 제설 작업이라도 좀 도와주려 했는데 아쉬웠다.

오늘은 카라콜에서 근교에 있는 제티오구스라는 곳에 가기로 했는데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땅에 그림을 그리며 위치를 설명해주셨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마을 입구에서 내리라고 해 내리고 나니 도대체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슈퍼에 들어가 여기가 제티오구스가 맞냐고 하니 맞다며 서로 자신의 택시를 타라고 말을하길래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걸어간다고 말을 하고 방향만 알려달라고 했다.

30분 정도 걸어가고 있는데 한 집에서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해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하다 나와 다시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왠지 거리가 꽤 멀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택시가 보이면 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차 한 대가 내 앞을 지나갔다가 멈춘다.

혹시나 해서 다가가보니 제티오구스까지 가냐며 어차피 가는 길이니 태워준다고 하신다.

아내 분께서 영어를 할 줄 알아 제티오구스에 관한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제티오구스는 일곱 마리의 황소들이라는 뜻인데 큰 봉우리만 세면 7개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는 부서진 심장(Broken heart)이라고도 불리는데 한 여자를 사랑하던 두 남자가 싸우다 둘 다 죽어버리고 여자만 남게됐는데 그 소식을 들은 여자의 심장이 부서져 돌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제티오구스 근처에는 트래킹하기 좋은 꽃의 계곡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하길래 걸어가보기로 했다.

눈이 와서 미끄럽긴 하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내가 숲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거웠다.

눈 덮힌 침엽수들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고 왠지 산타가 살 것 같았다.

난 아직도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울지도 않는데 왜 산타할아버지는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동차가 지나간 흔적이 운치를 깨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