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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라오스-Laos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5. 진정한 라오스를 찾아서


이제 욕하기도 지친 '100배 즐기기'덕분에 매번 좋은 숙소를 찾는데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경지대라서 150바트까지 방값을 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도미토리가 100바트라고 하는데 시설이 나빠도 다른데 갈 형편이 아니라 무조건 알았다고방을 잡았는데 3인실이었다.
근데 게스트하우스 전체에 나밖에 없었기에 건물 전체를 100바트에 빌렸다.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시설도 깔끔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스트하우스였다.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지 일본어가 많았고 아주머니도 일본어를 능숙하게 했다.
숙박명부를 보니 하루에 1~3명씩 오는게 전부였는데 좀 안타까웠다. 

딱하나 안 좋은 점은 닭을 키워서 새벽 5시쯤부터 닭이 운다는 사실.
닭의 목을 쳐도 새벽은 올테니 그냥 참고 7시까지 잤다. 

아침은 다른 것을 먹고 싶어서 근처 식당을 뒤졌지만 싸게 먹을 것이라곤 볶음밥밖에 없었다.
볶음밥과의 인연이 이렇게 시작될지는 이때는 아직 몰랐었다. 

저 배를 타고 넘어가면 라오스다. 우리나라도 어서 통일이 되서 압록강을 건너면 중국인 날이 어서 오면 좋겠다.
아 참고로 넘어가는 뱃삯은 40바트에요. 우리 친절한 '100배 즐기기'는 20바트라던데... 

라오스 땅을 처음으로 밟은 소감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지명이 훼이싸이라는 것만 달랐다.
입국카드를 쓰는데 한국말을 하는 사람 몇명을 보긴 했는데 아는척하지는 않았다.
어쨋든 유럽애들은 30~35달러씩 내고 비자를 받는데 당당하게 무비자로 입국 성공.

<태국 북부 여행 총 경비>
여행일 10일 - 지출액 6800바트 (약 25만원)
남들 다 하는 트레킹, 마사지도 하고 삼시세끼 꼬박꼬박 배부르게 먹었음. 


우선 100달러를 환전을 하고 돈을 받는데 약 800000킵을 받았다.
돈 단위가 갑자기 커지니 혼란스러워서 물가적응을 하려고 가게에 갔는데 음료수 하나에 10000킵이 넘어가 무서워서 안사먹었다.
보통의 여행자들은 훼이싸이에서 1박2일간 슬로우보트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바로 가는데 나는 라오스의 북부지방을 돌기위해 루앙남타로 가기로 했다.
루앙남타로 가는 밴을 350~400바트씩 부르길래 버스터미널까지 툭툭비용과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고 300바트에 흥정해서 밴을 타러 가니 스타렉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돈 단위 적응이 잘 안되서 이것저것 따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4시간 30분정도 걸려서 루앙남타에 도착했는데 시내와 약 10km정도 떨어진 버스터미널에 내려주더니 일인당 10000킵을 내고 툭툭을 타라하는 것이었다.
근데 같이 온 사람들이 버스비보다 더내고 왔는데 시내까지 안간다며 따지기 시작했고 나도 합세해서 자동차 문을 막았다.
한 20분간 싸우고 그쪽 보스와 이야기를 한 뒤 결국 툭툭값을 기사가 지불해주고 시내로 들어왔다.
흙길이 보이는 것을 보니 라오스에 오긴 왔나보다.

근데 이게 라오스 스타일인가? 아닌것 같은데.

그럼 이게 라오스 스타일인가? 맞는거 같기도 한데 애매하네?

비록 도로에는 흙먼지가 날려도 하늘은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음... 시장을 보니 라오스가 맞는거 같은데 왜 중국이 떠오르지.

우선 밥 한번 먹고 생각하자.
음식을 먹으니 라오스 같은데 왜이렇게 중국사람들이 보이고 중국어가 보이고 중국이 떠오르지? 

숙소도 중국어로 써있고 건물도 다 중국스타일이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중국 도박을 하고 있길래 중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중국인이란다.
아놔... 여기가 라오스 맞는거 맞아?
와이파이는 없다는데 공유기가 보여서 주인집 딸들에게 물어보니까 비밀번호 숫자를 중국어로 불러준다.
여긴 중국 식민지구나. 내가 원한 라오스가 아니란 것을 알겠다. 

<오늘의 생각>
누가 라오스 물가가 싸다고 했는가. 
100배야 딱 100대만 맞자. 

 

아침시장인데 이것 저것 많이는 파는데 먹을거리는 별로 없고 채소종류가 많다.
근데 아침시장하니까 떠오르는데 어제 루앙남타에 도착해서 우리의 '100배 즐기기'에 수록된 지도를 봤다.
분명히 아침시장 위가 버스터미널이라는데 전혀 안보이더라?
루앙남타를 계속 헤매다보니까 정반대쪽에 있던데 어이가 없더라.
여러분 이쯤되면 제가 뭘 말할지 아시죠? 이런 100배 같은 놈들아 이런 책 파는데 양심의 가책도 못 느끼니?

데이비드가 라오스는 예전에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기에 빵이 아주 맛있다고 나를 설레게 만들었었다.
근데 매번 밥만이랑 국수만 먹다가 빵을 먹어서인지 꽤 맛있었다. 

쥐고기를 파는데 한 5분동안 서서 고민했다.
내가 저걸 사서 먹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다음에 한번 더 보면 먹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튀김들을 팔길래 우선 2종류를 샀는데 옆자리에 앉은 주인의 눈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옆자리에서 다른 종류를 2가지 더 샀다.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싱글룸을 잡게됐는데 라오스에는 도미토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여긴 라오스가 아니라고 했지요.
중국이 아니라 한국인가봐요. 토피아학원 셔틀버스를 여기서 보네. 

저 아줌마는 시장에서 전화기를 사서 집으로 가는게 아닙니다.
저걸로 통화하는 것을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버스가 오래되서인지 자꾸 짐칸의 문이 열리고 그때마다 버스를 세우고 다시 닫는다.

음... 그래 이게 라오스 스타일이지.

저 과일의 이름은 모른다.
그저 시장에서  구경하는데 아줌마가 '일단한번 잡숴봐' 스킬을 시전하기에 먹어보니 약간 오렌지 맛이 났다.
얼마냐고 물으니 1000킵(150원)이라길래 달라니까 한봉지를 준다.
아마 어디 땅에서 주워다 파나보다.

이런 꼬불꼬불한 길을 가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소리치면 된다.
그럼 버스가 멈추고 다 같이 노상방뇨를 한다.
근데 아까 그 신기한 전화기를 가진 아줌마는 귤까먹고 노란색 토를하고 고구마까먹고 누런색토를하고 쉬지않고 먹는다.
대단한 집념이라 동영상을 찍고싶었지만 더러워서 참았다. 

드디어 루앙남타보다 깊은 우돔싸이에 도착했다.

우선 밥한번 먹고 우돔싸이가 라오스인지 아닌지 결정합시다.

캬... 풍경은 라오스가 맞다.

내가 원한 라오스의 모습이 보이는구나.
난 이런 풍경을 원했었단다 라오스야. 

기분 좋으니까 요거트하나 먹어야지.
근데 떠먹는데 걸쭉하지않고 젤리같았다. 

캬... 이런 풍경을 혼자봐서 미안할정도다.
근데 내 취향이 독특해서 나만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근데말이야...
주위에 왜이렇게 중국식당이 많고 한문이 자꾸 보이지...
풍경은 라오슨데 아직도 중국의 냄새가 나...
감기걸려서 맥주는 자제하려했는데 술 한잔 먹어야지 안되겠다.

이게 뭔지 모르는데 엄청 귀엽게 생겨서 샀는데 속은 마늘처럼 생겨서 엄청 달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과일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아 풍경은 진짜 라오슨데...

왜 중국식당이 넘쳐나는걸까.

아무리 뜯어봐도 라오슨데. 라오스가 아니네.
아 배 고프니 밥을 먹고 싶은데 다 국수만 판다.
그렇다고 중국식당에 가자니 라오스에와서 중국음식 먹는거라 마음에 안들고 나도 참 세상 힘들게 사는구나를 느꼈다.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으려고 우돔싸이를 2바퀴정도 돌다보니 제대로 밥하는 집을 찾았다.
'아줌마 국수 빼고 국물이랑 밥만주세요.'라고 손짓발짓을 동원했는데 아줌마가 못알아들으셨나보다.
국수 그대로 주셨네.
그럼 국수먹고 밥도 먹지 뭐. 

방금한 찹쌀밥을 많이도 주셨는데 먹다보니 배가 터질것 같았지만 정말 맛있어서 다 먹었다.

<오늘의 생각>
내가 원한 라오스의 모습이 아니다. 아직도 중국같다.
그래. 제대로 된 라오스를 만나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가주마. 

 

어제 저녁에 먹은 식당에 가서 라오스어를 모르니 그냥 시켰는데 아침이라 하얀국물로 주는 센스. 

설마 대장금인가 하고 가봤더니 이영애 아줌마가 길가에 버려져있네?

라오스 휴지를 쓰는데 부드럽길래 뭐지 했더니 3겹이었다.
한국에 엠보싱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3겹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라오스가 아닌거 같아. 더 깊이 들어가야겠다. 
오토바이가 버스를 타네. 요금은 얼마지.

라오스 북쪽지방아 심장관리 잘해야겠다.
너 중국이라는 자본에 심장병걸린거 같아.

자동차들의 무사고를 기원하기 위해 이렇게 향을 피워놓는다.
근데 내가 타는 버스에는 향이 없었다.

가다가 배고플까봐 싼 도시락인데 9시 출발하는 버스가 10시 13분에 출발하길래 출발전에 먹어버렸다.
이런건 라오스 스타일 맞는데...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니까 진짜가 나올때까지 가는거야.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는 이 굽이굽이 길을 한손으론 전화하면서 잘도 운전하신다.
심장약한 사람은 버스타다가 긴장해서 병날 수도 있겠다.

자꾸 날 쳐다보는 꼬마앤데 정말 귀여웠다.
누가 내 아를 낳아줄 사람 어디 없나. 물론 나 안 닮아서 깜찍한 애로.

굽이굽이길을 3시간이 넘게 달려 농키아우라는 곳으로 왔다.
오 내 상상속의 라오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근데 아직 5%정도 부족한 것 같다.
그럼 더 깊이 들어가야지.
배타고 좀만 더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