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5. 카자흐스탄 알마티 구경하기. (카자흐스탄 - 알마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도시락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다.

미니 버스는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하는 시스템이기에 언제 버스가 올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새벽부터 나와 길에 서서 30분 정도 기다리니 비슈케크로 가는 미니버스가 멈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남미에서 먹었던 엠빠나다와 비슷한 음식을 하나 사 먹었는데 남미의 맛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 광고 같은데 무슨 광고인지는 모르겠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니 나도 내 이름을 저렇게 새겨 놓고 싶었다.

비슈케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다음 버스표를 사고 남은 키르키스스탄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다 바나나를 샀다.

이제는 딱 그 나라에 입국해 하루만 지나면 대충 어느 정도 경비가 필요할지 감이 잡혀 돈이 남는 일이 별로 없다.

이렇게 마지막 떠나는 순간 돈이 딱 맞아 떨어지면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슈케크에서 이동할 곳은 북쪽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제 2의 도시인 알마티다.

어제 묵은 촐폰아타에서 알마티로 가는 길이 나있지만 그 길을 운행하는 미니 버스는 여름에만 운영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비슈케크까지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키르기스스탄 여행을 마치고 이제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했지만 터키와 조지아 국경을 넘으며 최장시간 대기를 해봤기에 국경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행히 카자흐스탄이 입국비자 발급 국가로 바뀌어서 쉽게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26일 - 지출액 500달러 (약 550,000원)


여행 기간을 길었지만 물가가 싼 나라이기에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자연은 정말 아름다웠고 함께 여행했던 랄프와 하이디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예상했던 것 보다 버스가 느리게 달려 알마티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우선 환전을 하고 택시를 잡아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로 찾아갔다.

카자흐스탄도 정식 택시보다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택시가 많기에 역 앞에 있는 아저씨들과 흥정을 해 택시를 골랐는데 지나가다가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를 길에서 태운다.

합승이겠거니 마음을 편히 먹으려 했지만 어두운 도로를 달리니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어 언제든지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사람은 클럽앞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 생기든지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이름 아침부터 컵라면을 먹으며 이동했기에 평소대로라면 나에 대한 보상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지만 밤이 깊었기에 집 앞 마트에 가 신라면 2개를 사다 끓여 먹었다.

아무거나 살 생각을 간 마트였는데 신라면이 보이길래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바로 집었다.

저녁은 라면으로 때웠지만 맥주는 대충 넘길 수 없다.

어제 저녁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날이 밝고 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호스텔 직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호스텔이 위치한 동네는 알마티에서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는 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 근처에 백화점이 있길래 환전을 할겸 잠시 들러 구경을 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백화점은 다 삐까뻔쩍해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다.

알마티를 떠나는 기차표를 미리 사 놓기 위해 미리 알아둔 141번 버스를 탔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서 내려야할지 몰라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그림을 그리며 기차역을 설명했더니 내릴 곳을 알려주셨다.

이런 재미가 있기에 말이 안 통하는 곳으로 가는 것은 두렵다기보다 설렌다. 

알마티 기차역에 도착해 차분히 번호표를 뽑고 기차표를 끊었다.

알마티에는 기차역이 여러 곳에 존재하니 주의해야한다.

기차표도 끊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가 쁠롭과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다.

간단하게 먹었는데 900텡게(한화 5,000원)이나 나왔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카자흐스탄이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비싸긴 비싸다.

천천히 알마티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걷는데 시장이 보인다. 

뭔가 신기한 것을 찾기보다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지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귤이 보이길래 한 봉지를 샀다.

새콤한 맛이 강했는데 신맛을 좋아해 맛있게 먹었다.

시내에 황금 모스크가 있었는데 순금을 썼을지 궁금했다.

나에게 저 돔의 아주 일부분만 준다면 알차게 여행하는데 쓸 자신이 있는데 아쉽다.

KFC도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발전이 많이 된 것 같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 닭고기는 두 종교 모두에게 허락되어 있다.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자신을 허락하시다니 역시 치느님은 위대하신 것 같다.

공원에 가니 아이들이 비둘기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비둘기에 병균이 많으니 조심하라할텐데 카자흐스탄의 부모들은 웃으며 비둘기와 함께 노는 것이 참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도 비둘기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내 아이에게 비둘기와 놀라고는 못할 것 같다.

러시아의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보였다.

아직 러시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러시아의 건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길래 벤치에 앉아 잠시 감상했다.

공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하지만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하나도 재미있지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 구경을 하다 카자흐스탄 콜라가 있길래 골랐는데 탄산은 약하고 단맛은 강했다.

왜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제외한 콜라들은 대부분 815콜라의 맛과 비슷한지 정말 궁금하다.

어제 못 챙긴 저녁이 아쉬워 오늘 저녁은 좋은 식당을 가기로 하고 샤슬릭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근처의 다른 식당에 들어가 면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있었지만 나에게 주는 포상이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샀다.

이번 호스텔에는 조식이 포함되어있지 않기에 무슬리를 먹기로 했다.

남 눈치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푸짐하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는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거실이 소란스럽길래 나와보니 단체 손님들이 왔다.

카자흐스탄의 북쪽에 위치한 도시에 사는 학생들인데 수학여행을 왔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육로로 입국해 5일 이상 머물 계획이면 내가 묵고 있는 숙소를 이민국에 알려주는 거주지 등록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이는 호텔에서 해주거나 직접 이민국에 가 신청해야하는데 호스텔에서 거주지 등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르고 있길래 직접 하기로 했다.

이민국의 주소는 알기에 지도에 표시를 하고 갔는데 이민국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아 근처를 20분 정도 방황하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다 영어를 할줄 아는 친구를 만나 이민국을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 줄을 서서 내 여권과 입국카드를 보여줬더니 난 거주지 등록이 필요없다고 한다.

거주지 등록을 하지 않고 5일 이상 머물다 출국을 할 때는 벌금을 내야한다고 들었기에 신청 폼을 달라고 다시 부탁하니 난 이미 도장이 있기에 등록을 안 해도 괜찮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이 웃으면서 내 입국카드를 대신 작성해줬는데 그 때 거주지 등록을 안 해도 되는 도장을 찍어준 것이었다.

저 도장이 그런 역할인 줄 알았더라면 이민국을 찾아오는 고생은 안 했어도 됐을텐데 아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친절한 입국심사관이 날 배려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카자흐스탄의 물가가 적응됐으니 앞으로 쓸 여행경비를 미리 환전해둔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는 트램도 있지만 지하철도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간이 짧아 탈 기회가 없어 아쉬었다.

숙소 근처에 타워로 보이는 곳이 있길래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간단한 간식을 사먹는다.

타워로 올라가려면 입장료 100텡게(한화 500원)을 내고 걸어 올라가든지 추가금액을 내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난 당연히 걸어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보니 한글이 보였다.

아마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온 한국인과 카자흐스탄 친구들끼리 이름을 새긴 것 같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글을 새겨놨었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가 있었다.

혼자 설정샷을 찍을 기분은 들지 않아 그냥 구경만 했다.

아쉽지만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것이 끼어 알마티 시내의 전경을 뚜렷하게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아까 걸어온 알마티 대로가 보여 재밌었다.

타워주변을 돌다보니 7D 영화관도 보였는데 4D 영화관은 가본 기억이 있는데 7D 영화관에서는 도대체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한쪽에는 작은 동물원이 있고 직접 먹이도 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동물들과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 줄 여우같은 마누라를 찾고 있는데 내 님은 어디 있는 것일까.

구경을 했으니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햄버거가 먹고 싶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처음에 더블치킨버거를 시켰는데 치킨버거만 가능하다고 해 아쉽지만 치킨버거를 주문했더니 외국인이라고 콜라를 서비스로 가져다줬다.

햄버거 빵을 들어보니 토마토 한조각이 들어있는 것이 전부길래 케찹을 달라해 뿌려먹었는데 소고기 맛이 났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이 잘못 들어가 비프버거가 나왔다고 한다.

비프버거가 치킨버거보다 100텡게 비쌌지만 자신들의 실수이니 맛있게 먹으라해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학교 선생님들과 한 방을 쓰게 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나 맥주로 장식해야한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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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마티의 건물이 생각보다 예쁘네요.
    약간 부촌이라 그런가요?
    러시아성당 비슷한 건물은 정말 예쁘고 맘에 쏙 드네요.
    알마티에 역이 여러개니 주의해야 한다는 정보는 앞으로 여행을 할
    누군가에게는 참 유용한 것 같아요.
    카자흐스탄에 고려인이 꽤나 산다고 들었는데
    사람들 얼굴이, 특히 아이들 얼굴에서 우리와 친숙한 모습이 보여요.
    용민군 덕분에 늘 미지의 세계로 남을뻔한 나라들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카자흐스탄이 제일 발달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맞긴 맞네요.
    영어로 된 시티맵까지 있는거 보면ㅋㅋㅋㅋㅋ
    하지만 KFC가 제일 부러워요
    우즈베키스탄 있을 때는 저런 프랜차이즈는 꿈도 못 꾸고, 짝퉁 CFC 에서 치킨 사먹었어요ㅎㅎㅎㅎㅎㅎ

  3. 비밀댓글입니다

  4. 말로만 듣던 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에 대해서 대~충이라도 알고나니 기분이 좋으네요
    참고로 난 여행을 좋아하는 60대 장년(?)이랍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5. 카자흐스탄출신친구가있어서더욱관심이높으네요~앞으로사람들사는모습과절믄사람들의생활방식들도알려주세요~좋은곳많이소개부탁합니다^^

  6. 카자흐스탄이 많이 발전 된 나라이군요. 캄캄한 밤에 내려 예약된 호스텔 찾아 갈 때 좀 두렵겠네요. 밝은 낮에 호스텔 찾아가야겠어요.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내가 여행하는 기분으로 잘 봤습니다.

  7. 어느 나라든지 아이들의 모습은 참 밝고 활기차네요.

  8. 콜라 사진보고 반가워서 미소가.. ㅋㅋ
    카자흐스탄을 비롯해서 소련에서 분리 된 동유럽국가들의 풍경은 비슷비슷하네요.
    뭔가 창백한 느낌이 살짝 풍겨서 처음엔 쌀쌀해보였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더 심하다는...;; ㅋ
    유명하거나 관광하기 매우 좋은 여행지가 아닌, 이런 곳으로 여행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해보이고 저도 꼭 가고 싶단 마음이 불쑥 생기네요.
    잘 봤습니다 :)

  9. 예 즐거운 여행이 되셧다면 좋지요
    저도 덕분에 구경 한번 잘 했네요
    저는 우즈베키스탄 을 여행을했구요
    사마르 칸트까지 다녀왔는데 부하라를
    못 다녀온것이 아쉽네요~

  10. 예전 여수엑스포에서 카자흐스탄 엑스포개최를 갈망하던 그들이 생각나네요.
    꼭 개최하라고 응원댓글도 남겨뒀는데, 다음해인가 개최가 된다더군요.
    중앙아시아국가중 빠르게 성장하는 카자흐스탄 꼭 방문해보고 싶네요~

  11. 키르 살면서 알마티는 경유하는 공항으로만 갔었는데, 한번 가볼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카작과 키르는 비슷한 듯 다르네요!
    나중에 꼭 방문해봐야겠어요 :)

  12. 카자흐스탄을 제가 여행한 것처럼 자세하게 포스팅하셨네요 귤이 친근감있네요ㅎㅎㅎ

  13. 중앙아시아에 저도 가고싶은데. . . 아직은 좀 무섭다는 생각이드네요~~잘읽었습니다^^!!

  14. 한 20년전쯤에 카자흐스탄호텔에서 한달정도 머물렀던 기억에, 반갑네요~ 잘 봤습니다~

  15. 안녕하세요 우연히 블로그를 보게되어 첫 중국여행기부터 카자흐스탄까지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은 열혈독자 입니다^^

    마지막 올리신 여행기에 댓글 달고 싶어 근 2주간 열~심히 읽고 이렇게 댓글다니 뭔가 뿌뜻하네요 ㅎㅎ

    전 올해 27인데 저랑 나이차이도 얼마나지 않은데 많은 여행다니시고 경험하시는 걸보니 부럽네요ㅠㅠ..

    앞으로도 계속 여행기 올려주시면 잘 읽겠습니다 !제가 대신해서 다녀 온것 같아 넘 기분좋게 잘 읽고지냈습니다~!!

  16. 알마티에서 마시는 맥주가 그저 부럽기만... ㅎㅎ
    지난주에 호주 갔다 왔는데요.
    걸어서 구경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존경합니다. ㅎㅎ

  17. 이번에 트랜스퍼하는데 님 글 읽고 기대하게 되었어요!:)

  18. 대단하세요
    멋지시네요
    저도 아이들과유럽7개나라 다녀왔는데 넘넘 힘들었네요

  19. 올 가을에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우즈베키스탄 여행 계획하고 있는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4. 초겨울의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 카라콜, 촐폰아타)

안녕하세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다 맛있지만 예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다.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렸던 눈이 금세 다 녹아 사라져있었다.

남아 있었으면 제설 작업이라도 좀 도와주려 했는데 아쉬웠다.

오늘은 카라콜에서 근교에 있는 제티오구스라는 곳에 가기로 했는데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땅에 그림을 그리며 위치를 설명해주셨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마을 입구에서 내리라고 해 내리고 나니 도대체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슈퍼에 들어가 여기가 제티오구스가 맞냐고 하니 맞다며 서로 자신의 택시를 타라고 말을하길래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걸어간다고 말을 하고 방향만 알려달라고 했다.

30분 정도 걸어가고 있는데 한 집에서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해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하다 나와 다시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왠지 거리가 꽤 멀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택시가 보이면 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차 한 대가 내 앞을 지나갔다가 멈춘다.

혹시나 해서 다가가보니 제티오구스까지 가냐며 어차피 가는 길이니 태워준다고 하신다.

아내 분께서 영어를 할 줄 알아 제티오구스에 관한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제티오구스는 일곱 마리의 황소들이라는 뜻인데 큰 봉우리만 세면 7개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는 부서진 심장(Broken heart)이라고도 불리는데 한 여자를 사랑하던 두 남자가 싸우다 둘 다 죽어버리고 여자만 남게됐는데 그 소식을 들은 여자의 심장이 부서져 돌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제티오구스 근처에는 트래킹하기 좋은 꽃의 계곡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하길래 걸어가보기로 했다.

눈이 와서 미끄럽긴 하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내가 숲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거웠다.

눈 덮힌 침엽수들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고 왠지 산타가 살 것 같았다.

난 아직도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울지도 않는데 왜 산타할아버지는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동차가 지나간 흔적이 운치를 깨는 것 같지만 덕분에 눈을 밟지 않고 걸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냇가가 길을 막고 있었다.

많이 춥지는 않아도 신발이 젖으면 계속 걷기 힘들 것 같아 돌들을 징검다리 삼아 조심조심 건넜다.

남자라면 마초 땅콩을 먹어줘야한다.

이렇게 오래 걸을 줄 몰랐기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물 한 병과 땅콩 한 봉지만 가져왔는데 체력이 떨어지면 큰 일이다.

조금만 더 들어가보기로 하고 걷다보니 아름다운 계곡이 보인다.

지금은 눈으로 덮혀 있지만 봄에는 아마 여기가 꽃으로 덮히는 것 같다.

앞 부분은 눈도 녹았길래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분명 올라올 때 본 길인데 돌아갈 때 보면 새로운 모습이다.

자동차가 내 놓은 길을 따라 올라올 땐 편했는데 내려가려 하니 눈이 뭉쳐 미끄러워 2번 정도 넘어졌다.

넘어지는 건 괜찮지만 카메라가 망가질까봐 조심조심 내려왔다.

왠지 약수터처럼 생겼는데 철분이 많이 든 것처럼 보여 눈으로만 구경했다.

해가 기울며 그늘이 지기 시작하니 추워지는 것을 보니 내려오길 잘한 것 같다.

올라갈 때도 본 풍경인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니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마을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는데 자기도 시내로 나가는 길이라며 차에 타라고 하신다.

차에 타고 보니 앞 자리에 정말 귀여운 아이가 타고 있어 놀다보니 아까 버스에서 내린 곳에 도착했다.

고맙다며 얼마냐고 물어보니 계속 괜찮다고 하셔서 그럼 아이한테 과자를 사주시라며 돈을 드리고 내렸다.

이런 토끼같은 딸래미가 있으면 집에 갈 생각에 하루 종일 행복할 것 같다.

카라콜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봐두었던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배가 고프다고 너무 빨리 먹은 것 같아 민망해 차를 한 주전자 시켜 천천히 즐기다 나왔다.

어린이집인 것 같은데 악어인지 공룡인지 잘 모르겠다.

한적함이 좋긴 하지만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해가 지고 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에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래서 보통 이른 저녁을 먹고 해가지기 전에 맥주를 사서 돌아온다.

혼자 하는 여행에 특화된 체질인지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마시는 맥주가 정말 맛있다.

오늘도 달걀이다.

2년 간 달걀을 먹었더니 도대체 달걀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 재밌을지 모르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의 하늘은 어디를 가도 예쁘다.

올때는 이식쿨 호수의 남부를 지나쳐왔으니 이제 북부를 가볼 차례다.

이식쿨 호수 근처의 교통수단은 비쉬케크와 카라콜을 왕복하는 미니버스가 있고 중간에 대부분의 마을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있다.

중간에 휴식을 위해 사람들이 내리길래 나도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원래는 이식쿨 호수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게르 체험도 해보고 싶어 CBT에 물어보니 이제 겨울이 시작하고 있어 게르 체험은 끝이 났다고 해 이식쿨 북부에 있는 촐폰아타라는 도시에 가기로 했다.

게르에 못 가는 대신 괜찮은 방을 구했다.

촐폰아타는 키르기스스탄 최고의 휴양지이지만 겨울이 시작하는 지금은 빈 방이 많아 500솜(한화 10,000원)에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식당에 갔는데 때마침 정전이 된다.

종업원이 미안하다며 웃으면서 초를 가져오는데 분위기 있고 좋다며 괜찮다고 웃어줬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음식과 양초 덕분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슈퍼에 가니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길래 후식으로 하나 사왔다.

날이 추울 때 먹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창 밖으로 타는듯한 노을이 펼쳐져 있길래 속옷차림으로 창 밖의 노을을 감상했다.

방에 냉장고가 있으니 맥주로 냉장고를 채워줘야한다.

만약 내 집을 가지게 된다면 냉장고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채워놓고 날마다 새로운 맥주를 마시고 싶다.


아침은 거르면 안 되니 식당에 들어가 오랜만에 쁠롭(볶음밥)을 시켰다.

진득하게 기름진 쁠롭은 한국에서 먹는 볶음밥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이식쿨 호수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문처럼 생긴 곳을 보니 집이 아니라 호수로 가는 길이길래 문을 통과해 걸어가는데 꼭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번에 봤듯이 이식쿨 호수는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데 여기는 반대편이 너무 가까웠다.

주변을 돌아보려고 걸어가는데 폐쇄된 다리가 보인다.

아마 다리 입구가 열려있어도 건너기 싫을 정도로 낡은 다리이기에 빙 돌아서 가기로 했다.

돌아가다 보니 말들이 보였다.

말들을 보면 잡아서 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내 몸에도 고구려 기마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걷다보니 이제야 제대로 된 이식쿨 호수가 나왔다.

저번 주에는 내가 저 반대편의 어딘가에 있었을텐데 오늘은 이 곳에 서 있다.

이 사진만 얼핏 보면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넓은 호수라니 정말 신기하다.

혹시나 못 믿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들이 친히 물을 마셔 민물인 것을 인증해준다.

키르기스스탄을 두고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설산과 호수, 푸른 하늘은 정말 스위스와 비교할만큼 아름답다.

호수 근처에 사유지가 많은지 닫힌 대문이 자주 보인다.

열린 문을 따라 나와 무작정 길을 걷는다.

어차피 대로를 따라 걷다보면 큰 길이 나올거라는 생각으로 걷다보니 숙소에 도착했다.

잠시 쉬며 메모장에 여행기를 쓴다.

다시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기 귀찮아 그냥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왔는데 발이 너무 시렵다.

멀리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만티를 시켰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식당에 들어가 대부분 만티, 라그만, 쁠롭, 샤슬릭을 시키는 것 같은데 이 네가지가 가장 대중적이면서 맛있었다.

오늘도 맥주를 한잔 마셔줘야하는데 건강을 생각해 과일도 샀다.

포도만 사려다 옆에 홍시가 보이길래 신기해서 샀는데 한국의 홍시처럼 달았다.

홍시는 동남아시아 여행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역시 아시아 사람들이 과일을 즐길 줄 아는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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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맥주를 빼곤 용민님을 논할수 없겠네요.역시 알콜러버 답네요.오늘도 멋진 풍경 고마웠어요~용민님도 설 잘 보내시고 올 한 해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2.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일주일이 즐겁네요.이제 여행 막바지에 이른거 같아 걱정도 슬슬되고..ㅎ 학교 생활 바쁘신 틈에 이렇게 꾸준히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3. 샤슬릭 먹고 싶네요.
    호주 가서 양고기나 실컷 먹고 와야 되겠습니다. ㅎㅎ

  4. 저도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편이라,, 여행 중간중간 숙소에서 혼자 쉬며 마시는 맥주의 매력을 벗어날 수가 없더라구요
    저는 늘 마시던 맥주만 먹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종류를 한 번씩 바꿔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멋진 곳들을 많이 다니시는 것 같아서 부러운 마음으로 구경하고 갑니다^^ㅎ

  5. 용민군 설 잘 보내세요.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울지말고 산타할부지를 믿어보세요.
    예쁜 여자친구를 선물로 보내주실지 누가 아나요? ㅎㅎㅎ
    제티오구스의 큰 봉우리들은 정말 신비스럽네요.
    이름도 참 멋지게 지었구나 싶어요.
    설산도, 눈길도, 호수도...
    용민군 덕분에 정말 정말 중앙아시아 구경 제대로 합니다.
    감사합니다~~

  6. 우연히여행기를보았습니다.
    좋은사진과간단한글귀만으로도 그곳의 느낌을 공짜로 산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7. 좋은 사진들과 재미난 글 잘 읽었슴니다.
    덕분에 여행 잘 했슴니다..ㅎㅎ

  8. 부럽..가 보고 싶다 ^^

  9. 가보고 싶네요 ㅎㅎㅎ
    잘봤습니다~

  10. 멋진풍경 가슴에 잘담아갑니다ㅠㅠㅠ

  11. 와우 멋지네요

  12. 자기 전에 좋은 글과 사진들 보러 왔어요~
    역시나 힐링되는 예쁜 풍경들이네요~
    늘 좋은 글 남겨주심에 감사한 마음이에요~
    여러사람에게 힐링 시켜주시니 님은 복 받으실거에요^_^

  13. 좋운글 잘 보았습니다 마치내가 그곳에 있는것 같은 섬세한 사진 여행기가 재미있네요

  14. 오늘도 멋진 구경을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을 홀로 멀리 산책하면 무섭지 않나요? 사나운 동물들이 나타날 수도 있고 특히 개들은 많이 나타 날텐데 ㅡ..ㅡ

  15. 부러우면 지는건데... 음...
    안전여행 하시며. 사진 가득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즐거운 여행이시길 바랍니다 ^^

  16. 글 항상 잘보고있습니다!죄송하지만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제가 현재 현역 군인으로 복무중인데 조만간 제대라 중앙아시아쪽으로 여행을 가고싶습니다.지금 생각하고있는것은 알마티 도착->알마티 천산산맥 등산->하산 후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파미르고원)->키르기스스탄(이식쿨 호수/탈라스 고원)->알마티 로 가는게 목표인데 혹시 이 외에 추천할만한 여행지가 있으신가요?기간은 3주잡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남부 지역에 아름다운 곳이 많아 그 쪽을 추가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나 궁금하신 부분은 yongdduck@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라 지키시느라 힘드실텐데 군인분들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3.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독수리 사냥. (키르기스스탄 - 보콘바예바, 카라콜)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가 2015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었습니다.


작년 말에 삶에 지쳤다는 이유로 블로그 관리를 


소홀하게 했는데도 뽑아주셔서 감사하고


2016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키르기스스탄 시골의 아침상을 보고 계십니다.

아침을 먹고 내가 보콘바예보에 온 이유인 독수리를 구경하러 갔다.

보콘바예보는 키르기스스탄에 남아있는 독수리 사냥꾼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이 곳에 오면 독수리를 이용해 사냥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무작정 보콘바예보로 가는 버스를 탔었다.

어제 CBT에서 독수리 사냥에 대해 물어보니 지금은 사냥감이 없는 시즌이라 직접 토끼를 풀어주고 그 걸 잡아 오는 것으로 사냥을 대체한다고 해 그냥 독수리만 구경하기로 했다.

사냥에 실패하더라도 생생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겨울이라 사냥감이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총 5마리의 독수리가 있었는데 농장에 울려퍼지는 독수리의 울음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울음소리 때문에 옆집에서는 노래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층간소음을 보는 것 같았다.

독수리의 눈을 가리지 않으면 공격당할수도 있다고 한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어보려하지만 무서워서 얼굴에 겁이 묻어난다.

난 겁쟁이라 어쩔 수 없다.

아저씨는 주인이기에 독수리가 알아본다고 하는데 신기하고 부럽고 무서웠다.

독수리는 하나의 친구이자 동반자이기에 독수리의 나이가 어느정도 먹으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독수리는 당연히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기에 가죽으로 된 보호장갑을 차고 손에 올린 뒤 발에 묶인 줄을 잡아 독수리를 제어해야한다.

독수리는 암컷이 더 큰데 5kg정도 나간다고 한다.

혹시나 나를 공격할까봐 손에 힘을 꽉주고 들어올리려니 무겁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사진을 찍는다.

사냥꾼 아저씨께서 계속해서 사진을 찍은 결과 여러 장의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독수리가 날개짓만 해도 겁을 먹는 과정이 숨겨져 있다.

매도 키우고 있었는데 작지만 정말 날렵해보였다.

까레이(한국)에도 매 사냥이 있다고 말을 하니 자기도 알고 있다며 축제에서 만나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침 오늘 오후에 독수리 사냥꾼들끼리 축제가 있으니 구경 와도 된다며 위치를 알려주셨다.

크기가 작기에 손에 올리기도 쉬웠지만 작다고 무시하다가는 작은 내 눈이 다칠 수도 있으니 이번에도 안대를 씌운 채 손에 올려본다.

이 여우가죽은 아저씨가 독수리를 이용해 사냥하고 직접 벗긴 거라고 하는데 살짝 탐이 났다.

가격을 물어보니 한화 10만원 정도밖에 안 하길래 기념품으로 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세관 통관이 안 될 것 같아 아쉽지만 손에만 들어보고 내려놨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니 기념품으로 독수리의 깃털을 주신다.

깃털도 좋았지만 기생충 문제나 검역에 대한 것들이 떠올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물론 그냥 가방에 넣고 오면 별 문제 없겠지만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이 큰 일을 부를 수도 있으니 참는 것이 맞다.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렀는데 딱 우리나라의 시골 시장을 보는 것 같았다.

시장 옆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들어가 메뉴판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르니 그냥 먹을 것을 달라고 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음식이 나왔다.

설마 설마 하며 맛을 봤는데 진짜 내가 알던 묵국수가 나왔다.

고려인이 많았기에 한국음식과 비슷한 음식이 꽤 있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저번에 본 곱창볶음에 이어 묵국수까지 발견하니 정말 신기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택시를 잡고 아까 아저씨가 말씀해주신 곳을 말하니 알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보콘바예보는 키르기스스탄 북부에 있는 이식쿨 호수의 남부에 있는 마을이라 조금만 나오면 이식쿨 호수가 보인다.

이식쿨 호수는 서울 면적의 10배 크기라고 하는데 모르고 보면 그냥 바다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크기만 바다처럼 넓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소금기도 있어 물에 쉽게 뜰 수 있다고 한다.

물이 참 맑아 수영을 해보고 싶었지만 날이 춥다는 핑계로 구경만 했다.

호수 구경을 끝내고 축제를 하는 곳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어디서도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우선 길이 있으니 따라 들어가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괜히 무섭다.

멀리서 보니 마을처럼 보이는 곳이 보여 그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는데 아무래도 이 길이 아닌 것 같다.

꺼림칙한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가보니 공동묘지였다.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 오싹한 기분이 들어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걸었다.

걷다보니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혹시 페스티벌을 하는 곳을 아냐고 물으니 여기 들어오면 안된다고 빨리 나가라고만 해 다시 큰 길로 나가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는데 내가 실수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으니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찝찝한 기분으로 큰 도로로 나와 지나가는 차를 기다리는데 차들이 멈추지를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을로 가는 방향을 따라 걸으며 차가 보일 때마다 손을 흔들어 차를 타고 마을로 돌아왔다.

영어가 통하는 곳은 CBT밖에 없기에 CBT로 돌아가 내가 간 곳이 축제하는 곳이 맞냐고 물어보며 사진을 보여주니 맞다고 한다.

그냥 내가 길을 잘 못 찾은 것 같다며 수다를 떨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내가 사랑하는 초코파이를 샀다.

시내를 벗어나면 식당이 없기에 슈퍼에서 저녁으로 먹을 도시락을 사왔다.

한국에 있을 때는 라면을 잘 안 먹었는데 중앙아시아에 와서 더 많이 먹는 것 같다.

비쉬케크를 벗어나며 이제 와이파이가 안 터지는 곳으로 간다고 집에 연락을 해놨는데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잡힌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이 곳에 사는 사람들도 인터넷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괜히 내가 아쉬워 했던 것이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자신만 생각하면 안 되는데 자꾸 나를 기준으로 먼저 생각하게 된다.

슈퍼에서 장을 보다 이 젤리처럼 생긴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젤리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보드카인데 먹기 쉽게 한 잔 분량씩 포장을 해 놨다.

젤리처럼 하나씩 까 먹을 수 있다니 이런 혁신적인 포장법은 전 세계로 퍼졌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은 타락죽 같은 음식이었다.

우유에 밥을 말아먹는 것 같은 음식이었는데 난 역시나 맛있게 먹었다.

보콘바예보에 좀 오래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숙소에서 식당까지 20분 정도 걸어가야해 밥 먹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카라콜로 이동하기로 했다. 

카라콜은 이식쿨 호수에서 가장 큰 도시로 6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당연히 CBT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아무런 정보도 찾지 않고 그냥 왔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CBT를 모른다고 해 그냥 도시 중앙에서 내렸다.

마침 지나가는 외국인들이 있길래 CBT를 물어보니 자신들도 지금 갔다오는 길인데 오늘은 휴무라 문을 안 열었다고 한다.

그럼 혹시 지금 묵고 있는 숙소를 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정말 안 좋고 가격만 비싸다며 좀 더 찾아보고 정 없으면 자신들이 묵는 곳으로 오라고 한다.

배낭을 매고 숙소를 찾아 걷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어 돌아보니 한국인이셨다.

머리도 길고 분위기가 한국인처럼 안 생겨 그냥 지나쳤는데 옆에 있는 친구들이 한국인처럼 보인다며 말을 걸어보라고 했다고 하셨다.

카라콜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셨는데 내가 숙소를 찾고 있다고 하니 예전에 가본 민박집이 있다며 데려다 주셔서 쉽게 방을 잡을 수 있었다.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거리를 구경하는데 공원에서 결혼식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에 결혼을 하다니 정말 부러웠다.

숙소를 찾아주신 것이 고마워 내가 저녁을 사기로 했다.

이식쿨 호수에서 나는 물고기 요리와 맥주를 시켰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대화를 하고 민박집을 찾아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니 잠시 구경하다가 다시 집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집의 정확한 위치를 까먹어 감으로 찾아가는데 그 길이 그 길 같았다.

이럴 줄 알고 집의 주소를 적어놨기에 문 앞에 쓰인 번호를 보고 집을 찾아갔다.

난 버터와 빵을 정말 좋아하는데 무염버터가 나올 경우 소금을 살살 뿌려 빵에 발라 먹으면 정말 맛있다.

자고 일어나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카라콜에는 구경하기보다는 그냥 잉여로운 생활을 만끽하러 온 것이지만 눈이 왔으니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도 시내에 왔으면 식당에 가주는 것이 예의이니 라그만 한 접시를 시켰는데 지금까지 먹었던 라그만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피로연이 예약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술이 보이지 않으니 뭔가 빠진 것처럼 아쉬워 보였다.

눈이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내린다.

시내에 있는 이 카페는 외국인 부부가 하고 있는데 카라콜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부부가 휴가를 떠나 문을 닫았다고 해 아쉬웠다.

오늘 저녁은 민박집에 부탁해봤는데 맛은 좋았지만 양이 너무 적었다.

이럴 땐 도시락을 하나 끓여 먹으면 좋은데 챙겨 둔 도시락이 없으니 굶을 수 밖에 없다.

챙겨둔 라면은 없지만 술은 있으니 괜찮다.

역시 술은 쌓아놓고 볼 일 이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아침이다.

카라콜은 큰 도시기에 와이파이가 있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민박집에 와 직접 와이파이를 만나니 신기하고 행복했다.

친절하게 비밀번호도 위에 적혀 있었는데 속도도 꽤 빨랐다.

키르기스스탄 식당에 가면 기본적으로 꽤 많은 양의 음식을 주기에 항상 만족하고 나온다.

기름진 음식만 먹으니 자꾸 살이 찌는 것 같은데 많이 걸어다닌다는 핑계를 대며 맛있게 먹는다.

기름진 음식을 먹었으니 입가심을 해줘야 한다는 핑계로 맥주도 마셔준다.

'핑계 좋아 떡 사먹는다.'라는 옛 말이 떠오르는 밤이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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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항상 재밌게 잘 구경하고 있습니다.

    우수 블로그 선정 축하드리고 올 한해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즐거운 여행기도 쭉쭉!


  2. 여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여행 마무리 잘하시고 다음편 기대 하겠습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꽁구레출레이숑~~~ ㅎㅎ

  5. 짝짝짝~~~ 축하합니다~~
    올 한해도 용민군 블로그에 자주 오도록 할께요.
    첫 사진부터 맘에 쏙~~ 듭니다.
    시골밥상이 어찌나 푸짐하고 맛깔나는지요~ ^^
    독수리랑 같이 찍은 사진도 꽤나 멋져요.
    전혀 겁먹은거 같지 않아요.
    호수가 서울의 10배 크기라니 정말 놀랍네요.
    젤리 비슷한 보드카도 아이디어 굿입니다.

  6. Congratulation!!! I always enjoying your blog since I found about a year ago.
    Every Friday I am looking forward to reading your blog..

  7. 축하드려요.
    거 맥주 참 탐나네요. ㅎㅎ

  8. 축하드려요~~~
    독수리는 겁도 겁이지만 무거워서 들수나 있을까 싶네요
    근데 독수리 넘 멋있는걸요
    정말 완벽한 작품이네요
    가까이서 한번 보고 싶을 정도

  9. DJL님은 여행하시는데 어째 살이 더 붙으신 거 같아요.
    음식이 아주 입에 짝짝 맞으시나봐요ㅎㅎㅎㅎ
    저는 부엉이까지는 들어봤는데, 독수리는 무서울 거 같아요.

  10. ㅋㅋ
    DJL 님 여행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유쾌하고 명랑한 삶이어서 좋습니다.
    음식도 아무거나 잘 드시고,
    근데 솔직히 DJL 님이 맛있다고 하셨던거 다 시도해 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독수리 사진 보고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누구 닮았다고 하면 기분 나쁠것 같고 훈남이시네요 ㄷㄷㄷㄷㄷㄷㄷ

  11. 축하합니다, 우수 블로그
    제 티스토리도 있답니다.
    멋진 포스팅 즐감하고 갑니다.

  12. 오늘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13.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져요.

  14.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15. 여행기 재밌어요! 잘 보고 있습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2. 비슈케크 시내 구경하기.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오늘도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는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매번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었는데 다시 혼자가 됐다.

비슈케크에는 큰 시내버스도 다니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기선로를 따라 운행하면 여러대의 버스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교통체증이 심각해질텐데 어떤 이점이 있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에서 보면 리무진에 타 샴페인을 마시던데 나도 죽기 전에 리무진을 한번쯤은 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 어느나라를 가도 달러가 가장 환전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루블화의 환율도 좋아보였다.

타지키스탄과 비교하면 키르기스스탄은 더 개발되었고 더 개방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시내에 나와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길을 가다 본 T.G.I는 키르기스스탄의 발전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T.G.I가 있다고 하더라도 난 길거리 음식을 먹는다.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거리에서 먹는 음식도 충분히 맛있다.

만티처럼 생긴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가게 안에 익숙한 기계가 보인다.

처음엔 내가 잘못본 줄 알았는데 다시 살펴보니 한국의 커피 자판기가 맞다.

여행을 하며 한국에서 건너온 다양한 물품들을 봤지만 커피 자판기까지 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 

간단한 지도를 하나 가지고 비슈케크의 시내를 구경하다 보니 오페라 하우스가 나왔다.

오페라 하우스를 보니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면서 비엔나에서 공연을 못 봤던 것이 떠오른다.

다음에는 꼭 캐리어를 끌고 유럽 여행을 하며 오페라 관람을 해야겠다.

관공서처럼 규모가 큰 건물들은 웅장하면서 각이 잡힌 모습이었는데 소련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시내 구경을 하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놀이공원이 있길래 무작정 와봤는데 규모는 작지만 소풍온 가족들이나 놀러온 사람들이 꽤 있어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 들었다.

롤러코스터처럼 큰 기구는 없지만 놀이동산의 꽃인 관람차가 보였다.

놀이공원 자체 입장료는 없고 각 기구별로 돈을 내는 시스템이길래 50솜(한화 1,000원)정도를 내고 줄을 섰다.

관람차를 돌리는 체인이 좀 많이 낡아보였지만 큰 위험을 없을거라 믿으며 관람차에 올랐다.

관람차에도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고 추락방지용 쇠사슬만 있었는데 크게 무섭지는 않았다.

관람차에 오르니 키르기스스탄의 웅장한 산맥들이 보였는데 정말 멋있었다.

영국의 런던아이처럼 관람차를 탔을 때 도시의 전경이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렇게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관람차에서 내려와 사람들 구경을 하며 지나가다보니 키와 몸무게를 재는 곳이 있어 10솜(한화 200원)을 내고 나도 올라가봤다.

아무리 돈을 아끼며 여행을 해도 살은 빠질 생각을 안 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거리를 구경하는데 분식집이 보인다.

김밥과 볶음밥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김치도 함께 파는 모습은 신기했다.

역시 하릴없이 한 마을이나 도시를 걷다보면 다양하고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정해진 목적없이 구경하기에는 시장만한 곳이 없다.

사람사는 곳이 다 똑같기에 시장에 간다고 해서 신기한 물건이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북적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다.

비록 10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산 워커지만 그 동안 많은 산을 오르며 더러워졌기에 오늘은 구두를 닦기로 했다.

어떤 아저씨에게 갈지 고민하다 눈이 마주친 아저씨에게 갔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내 신발을 가지고 시장으로 들어가신다.

궁금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저 기다렸는데 잠시 후에 내 워커에 맞는 색깔의 구두약을 사오셨다고 한다. 

깨끗하게 닦인 신발을 보니 기분이 좋았는데 아저씨께서 갑자기 돈을 두 배로 달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두를 닦기 전부터 한 켤레의 가격이 맞는지 확인했었는데 다 닦고 나서는 한 짝당 가격이었다고 말을 바꾼다.

난 분명히 확인을 했으니 그 돈은 못 준다며 원래 주기로 했던 돈만 주고 나왔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깨끗한 신발도 신었으니 다시 힘을 내서 숙소까지 걸어가려다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몰라 우선 버스를 타고 적당히 갔다고 생각되면 내리기로 했다.

내 감을 믿고 내려서 거리이름를 확인해 보니 숙소에서 1km도 안 떨어진 곳이길래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오늘도 곱창볶음을 먹었던 식당으로 갔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다 그냥 라그만을 시켰다.

유럽에서 파스타를 너무 많이 먹어 면 요리가 질렸었는데 한동안 밥을 많이 먹었더니 다시 면 요리가 당긴다.

오늘의 안주는 오징어 채다.

마트에 갔더니 건어물도 팔고 있길래 봉지를 잘 살펴보니 오징어가 있어 충동 구매를 했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과 똑같았다.

어제 많이 돌아다녔기에 오늘은 또 푹 쉬기로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랄프와 함께 다닐 때는 정말 부지런하게 다녔었는데 혼자가 되니 다시 여유로운 삶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귀찮아 계속 숙소에서 뒹굴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쌀밥이 먹고 싶어 식당에 가 계속 쌀밥 먹는 시늉을 했더니 아줌마가 알아서 밥 요리를 가져다 주셨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담아 손짓 발짓을 하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오늘은 남은 보드카가 얼마 없기에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기로 하고 마트에 갔는데 이 맥주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을 사로잡혀버렸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셔봤지만 1L짜리 캔맥주는 태어나서 처음봤는데 처음 보는 순간 운명임을 느꼈다.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이 웅장한 자태의 캔을 보니 정말 술 마실 기분이 든다.

발티카 맥주는 러시아맥주라고 들었는데 역시 러시아 형님들은 맥주를 하나 마셔도 스케일이 다른 것 같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에 여행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비슈케크의 숙소는 이 곳을 추천합니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시설도 정말 좋고 깨끗해 중앙아시아의 숙소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또 다시 새로운 메뉴가 나왔다.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가지볶음이 있는데 정말 맛있었다.

비슈케크에서 쉴만큼 쉬었으니 오늘은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무거운 배낭을 멘 채로 비를 맞으며 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하루를 더 쉴까 고민했지만 비가 잦아들길래 그냥 이동하기로 했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택시를 잡고 버스터미널까지 편하게 왔는데 터미널 입구에서부터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다.

비슈케크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이기에 각지로 뻗어나가는 버스가 많으니 사설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다 정식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무시하고 터미널로 들어왔다.

미니버스에 짐을 실으러 갔더니 표는 창구에서 따로 끊어와야된다고 말해 표를 끊어왔다.

가격이 250솜(한화 5,000원)밖에 안 하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정말 행복하다.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언제봐도 멋있다.

이런 아름다운 도로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중앙아시아 여행은 꼭 한번 와봐야 하는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얼마나 쉬는지 말을 해주지 않길래 우선 밥을 사고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을 살피며 함께 밥을 먹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눈치로 파악하면 된다.

뷔페처럼 다양한 음식이 있고 고른 음식별로 가격을 내는 시스템이었는데 뭘 먹을지 고민하다 함박스테이크를 골랐다.

고기는 언제나 옳지만 오랜만에 먹는 함박스테이크라 그런지 더 맛있었다.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을 맞춰 밥을 먹고 나오니 아직 버스가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다시 도로위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중간에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 나도 따라내려 사진을 찍고 다시 타니 함께 버스에 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는다.

이렇게 멋진 곳인데 어떻게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이번에 도착한 곳은 키르기스스탄의 북동쪽에 있는 이식쿨 호수쪽에 있는 보콘바예보라는 마을이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어렵거나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키르기스스탄은 여행하기 참 쉽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웬만한 마을에 가면 CBT(Community Based Tourism)라는 공정여행 협회가 있어 각종 투어프로그램부터 숙박까지 현지인들과 연계를 시켜주는 서비스가 잘 되어있기에 여행하기 정말 편하다.

보콘바예보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CBT를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온 것을 본 사람들이 CBT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줘 숙소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박집과 같은 개념인데 CBT에서 연결해주는 곳들은 가격도 적당하고 방도 깨끗해 항상 마음에 든다.

방에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다시 시내로 나왔는데 식당이 눈에 띄지 않아 카페라 써있는 곳에 들어가 만티를 시켜먹었다.

전세계의 모든 음식이 나랑 잘 맞지만 특히 중앙아시아의 음식은 한국 음식과 비슷해 정말 잘 맞는다.

만티를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또 다른 한국식품이 나를 반겨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동서 프리마를 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식탁위에 프리마가 놓여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지구가 둥글긴 둥근 것 같다.

오늘도 그냥 자기는 아쉬우니 간단하게 맥주 1병을 마시고 잠에 든다.

밥도 잘 먹지만 술도 잘 먹어 살이 안빠지는 것 같지만 여행에서 술이 빠질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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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기를 계속 기다리는 아짐입니다.
    용민님이 많이 바쁘신가봐요.

  2. 발로 여행하는 사람이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은 술의 힘이 크죠. ㅎㅎ
    그나저나 한쿡에서 잘 지내고 계시죠?
    아~~ 중앙아시아~~~

  3. 비밀댓글입니다

  4. 우와~ 한국 미니자판기~ ㅎㅎㅎ
    저도 첨에 '응??? 왠 한국꺼???' 이러고 봤었네요.
    괜히 한 잔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핑크색 정문과 파란 미니기차가 있는 놀이공원도
    참 정겨워 보이네요.
    용민군 말처럼 소련식 건물은 크고 웅장하지만
    왠지 각이 너무 잡혀있어서 딱딱하고 단절된 느낌을 주네요.
    동서식품 프리마도 수출된다니 새롭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1리터까지 캔맥주는... '짱드셈~' 입니다.
    용민군 여행기가 점점 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지만 끝까지 기대하고 있을께요.
    날씨 정말 추운데 감기조심하자구요!!!

  5. 우수블로그 축하 드리구요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자주 들려 세상의 사람들 이야기에
    제 자신을 비추어 보렵니다
    앉아서 편안하게 세계일주!

  6.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생동감있고 여운이 있게 글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하나의 숨결속에 많은것이 느껴지네요^^

  7. 정감있는 위트있는 여행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8. 2년동안 키르기즈에서 생활했었는데, 익숙한 풍경들이어서 우연치 않게 블로그 구경했습니다.
    사진 보니까 키르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좋네요!
    :)

  9. 안녕하세요, 승마여행기획사 에이홀스 대표 오영주입니다^^ 세계 각 도시에서의 자연과 문화를 동물과 교감하며 여행해보세요- 블로그, www.ahorsetour.com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10. 잘보고 가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1. 비슈케크에서 만난 소소한 행복.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에도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오늘 아침은 만티처럼 생긴 음식인데 요거트와 함께 먹는 육즙이 없는 만티였다.

중앙아싱의 숙소에서는 날마다 아침이 달라진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내가 비쉬케크에서 묵고 있는 호스텔인데 랄프와 하이디는 더블룸을 잡았기에 혼자서 4인실 도미토리를 사용하고 있다.

두샨베를 떠난 이후로 처음보는 하얗고 포근한 이불과 깨끗한 방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오늘도 방에서 뒹굴거리다 밥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비쉬케크의 맛집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샤슬릭이 유명한 곳에 갔는데 거리에서 먹던 샤슬릭과 비교하면 값이 좀 비쌌지만 고기의 질은 확실히 좋았다.

비싼 밥도 가끔씩은 먹어줘야 위장이 삐치지 않는다.

밥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다보니 길가에 전투기가 보였는데 나와 랄프가 동시에 사진을 찍자 하이디가 역시 남자들은 어쩔 수 없다며 웃는다.

중앙아시아에 한류가 불고 있기는 한지 미샤가 보였다.

안에 들어가보니 각종 화장품부터 샴푸 등 각종 한국산 공산품을 팔고 있어 신기했는데 가격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의 국회의사당 앞인데 매 정시마다 근위병의 교대식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보니 근위병 교대식은 많이 봤기에 시간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구경갔는데 마침 딱 정각이었다.

역시 인생은 마음을 비워야 하나보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근위병들은 이렇게 다리를 90도로 올리면서 행진할까.

이 모습을 보니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인 와가에 갔던 기억이 난다.


인도 암리차르의 와가 보더가 궁금하신 분은

http://gooddjl.com/178 - 시크교는 시크하지 않다.

여행기를 읽어주세요.


수도라 그런지 큰 건물들도 많고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었는데 대여용 자전거를 보니 확실히 대도시처럼 느껴졌다.

나무가 원래 이렇게 생긴 것일테지만 왠지 아파보였다.

겉모습만 보고 멋대로 아플 것 같다고 생각하다니 진실 깨달으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해놓고 정작 나오니 비슈케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다.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좋은 걸 보니 이게 내 천성인가 보다.

비슈케크 사람들은 탁구를 좋아하는지 공원에 탁구대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몸치라 운동에 소질이 없어 참 아쉽다.

다른 사람들은 공대 다니면 당구라도 잘 친다는데 난 당구도 잘 못 친다.

낙엽진 공원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 이 가을이 끝나가고 겨울이 오기 시작하면 내 여행도 끝이날테지만 쓸쓸한 가을이 주는 운치가 참 좋다.

육교를 따라 기차역 위를 지나가다 사진을 찍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난 버스나 비행기보다 기차가 좋다.

똑같은 운송수단이라 하더라도 기차가 주는 낭만이 있어 좋다.

버스는 편리해서 좋고 비행기는 이륙할 때의 떨림이 좋다.

결국 다 좋다.

호스텔로 돌아와 잠시 쉬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글을 읽을 줄 모르니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는 수 밖에 없지만 사람들이 잘 알려줘 별로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라그만을 가장 많이 먹고 있길래 똑같은 걸로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고기도 듬뿍 들어있고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는 라그만을 시켜도 포크를 줬었는데 이 곳에서는 젓가락을 주길래 감동받았다.

운동은 못하지만 젓가락질은 자신있어 랄프와 하이디 앞에서 젓가락질을 뽐냈다. 

후식으로 달콤한 팬케이크까지 먹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랄프와 하이디는 오늘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가야한다.

타지키스탄에서 우연히 만나 키르기스스탄까지 2주가 넘는 시간을 함께 여행했는데 항상 배려해주려고 노력하고 재미있어 즐거웠었다.

다음에 내가 유럽을 가든 랄프가 한국에 오든 언젠가는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마지막 기념촬영을 했다.

오늘은 아침이 조금 부실하지만 버터를 바르면 뭐든지 맛있어지니 괜찮다.

부실한 아침을 보충하기 위해 남겨뒀던 초코파이를 꺼냈다.

군대를 갔다오면 초코파이가 싫어진다는데 난 왜 아직도 초코파이가 좋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촉촉한 초코와 마시멜로가 싫어질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언제 다시 와이파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 우선 여행기를 최대한 많이 써놓아야 한다.

휴식에는 당이 빠질 수 없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카카오 함유 80% 이상인 다크 초콜릿이 정말 좋다.

지금 묵고 있는 호스텔은 일반 가정집을 호스텔로 개조해서 쓰고 있어 외관상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아 처음에 찾아올 때 힘들었었다.

주소는 알고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다 가게에서 한국인 교사이신 분을 만나 그 분의 통역으로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세상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

호스텔 근처에 작은 식당이 보였는데 딱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길래 들어가봤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만티를 시켰는데 육즙이 살아있었다.

나무의 뿌리들 때문에 길이 뒤틀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친환경적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호스텔 근처에 큰 한인마트가 있었는데 망했는지 내가 비슈케크에 온 뒤로 문을 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중앙아시아의 한인 마트에는 뭘 파는지 궁금했는데 아쉽다. 

무슨 건물이기에 이렇게 작은 창문을 촘촘히 설치해놓은지 모르겠다.

여행친구가 떠났으니 이제 나를 위로해 줄 것은 술밖에 없다.

간단히 맥주로 목을 축이고 보드카로 내 간을 위로해준다.

술친구가 있었다면 스트레이트로 마셨겠지만 혼자 마시는 것이니 스프라이트에 섞어 음악을 들으며 알딸딸해질 때까지 마시다 잠에 든다.

조식을 차려주는 아주머니가 귀찮으신건지 예산이 떨어지는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이 부실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잘 먹는다.

새 신발도 샀고 이제 날씨가 추워지니 지금까지 함께 했던 트래킹화도 보내주기로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장에 가 중고샵에 가봤는데 워커종류만 산다길래 시장까지 같이 와준 호스텔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께 그냥 드리려고 했더니 맥주라도 한잔 사 마시라며 100솜을 주셨다.

주로 샌달만 신고 다녀 별로 예뻐해주지 못했는데 새 주인을 만나 잘 돌아다니기를 바란다.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지 시장에도 한인마트가 있었다.

역시나 이곳도 치약부터 시작해 휴지까지 한국제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중앙아시아에서 한인마트를 만나니 재밌었다.

신발을 판 돈으로 음료수를 사서 산책을 나선다.

어제 본 비슈케크의 거리가 정말 좋았기에 오늘도 다시 낙엽진 길을 찾아 걸었다.

일상에서는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지나치며 살아가게 되는데 여행이 끝나더라도 이런 행복을 추억하고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사실 오늘 내 목표는 바로 이 마사지샵이었다.

지난 내 생일에 산에 있어 스스로에게 선물을 못 줬기에 비슈케크에 가면 돈이 얼마든지 마사지를 받기로 했었다.

한 700솜(한화 14,000원)이면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1시간에 1,200솜(한화 24,000원)이라고 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마사지를 받았는데 그동안 쌓인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1시간 마사지가 3000원이면 충분했던 태국이 그리워진다.

마사지도 받았으니 오늘은 제대로 영양보충을 하기로 하고 거리에서 전기구이 통닭을 사왔다.

늦었지만 내 생일을 축하한다.

다음 단계는 지친 피부를 위해 아까 한인마트에서 사온 마스크팩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가지가지 하는 것 같지만 난 소중하니 잘 보살펴줘야 한다.

전에 산 보드카 한병을 다 마셨기에 오늘은 새로운 보드카를 사왔다.

어떤 보드카가 좋은지 잘 모르니 가격이 적당하면서 병이 예쁜 걸로만 고르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안주는 아이스크림이다.

오늘은 다시 아침이 괜찮아졌다.

여행을 하며 버터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살이 자꾸 찌는 것 같다.

쉬는 시간에는 역시나 여행기를 쓴다.

여행기를 쓰다 저녁을 먹으러 어제 갔던 식당에 갔다.

아예 말이 통하지 않으니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밥을 따라 시켰는데 정말 행복한 요리가 나왔다.

날 감탄하게 만든 이 요리는 바로 곱창볶음이다.

그냥 밥에 고기가 있길래 따라시켰는데 한국에서 먹던 그 곱창볶음 맛이 난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다대기도 있다.

다대기는 일본어니 안 쓰는 것이 맞지만 밥과 함께 준 이 양념장을 맛본 순간 다대기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행복감을 즐기며 맛있게 밥을 먹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곱창볶음의 맛이라 신기했다.

이 즐거움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는데 호스텔에 한국인이 없어 아쉬웠다.

곱창볶음을 먹어서 그런지 소주 생각이 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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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에 댓글을 답니다
    점차로 기억이 지워져서 그때의 감동보다는 추억을 듣는것 같아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고...
    둘째로는 여행기가 올라오는 시기가 불분명해지고 한주를 건너뛰고 하시더니 이제는 격주로 게재되는걸로 정해졌나봅니다...
    타인의 여행기를 놓고 늦었다니, 열정이 떨어졌다는 독설을 남긴다는게 어딘가 안맞는듯해 더 이상 댓글을 달진 않았습니다만
    계속 여행기를 빠짐없이 챙겨봅니다....
    돌아온지 1년이 넘은 기억을 잊지않고 올리는 열정도 대단하다고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늘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게 여행의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여행기가 아니니 그게 꼭 중요하다고 할순 없겠지만, 여행기가 주는 신선함이 떨어진다는점은
    아쉬움으로 남을테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아무래도 다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시기가 된듯 한데 새로운 여행계획은 아직 없는건가요?

  2. 오랜만에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작년 2학기 학교생활이 너무 바쁘다보니 매주 연재가 무너졌고 한두번 격주로 연재하다보니 저도 많이 무뎌진것이 사실입니다.
    15년 여름방학부터 지금 겨울방학때까지 계절학기를 듣다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친것 같구요.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도 다 읽고는 있지만 일일이 답글을 달기도 힘이들어 미루다보니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여행기도 루즈해질 것을 걱정해 원래 올 1월안에 여행기를 마무리 할 계획이었는데 제 게으름때문이니 어쩔수 없지요.
    작년 하반기동안 너무 무기력하게 지낸것 같아 뭔가 전환점이 필요한데 뭘 해야할지 감이 안오네요 ㅎㅎ
    저도 그냥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는데 이렇게 댓글로나마 이야기하니 좀 나아진것 같고 더 죄송하네요.
    충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3. 격주라도 감사히 봅니다. 왜냐면 님 글이 제일 재밌거든요. 마지막 곱창볶음 덮밥 꼭 맛보고 싶네요. 추운데 건강하세요!

  4. 격주든 한달에 한번이든 여행기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제가 해볼수 없는 일들을 용민님이 대신 해주신 것같아서 늘 감사하게 보고있어요.여행기가 끝나면 정말 아쉬울것 같아요.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겠습니다.올해도 파이팅하세요~^^

  5. 항상 작은 기대를 가지고 와서 큰 감동을 받고 갑니다.
    모든 글에 리플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누나팬(억지로 누나라고!!!)으로써
    새로운 세상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저도 여행이라면 작년까지 22년간 매년 한두번씩 다니는 사람이지만
    용민군처럼 이리 자세하게 다니진 못하거든요.
    제 생각같아서는 용민군이 책을 한 권 썼으면 하는 마음이 크네요. ^^
    여행기가 끝나지 않아야 재치있는 용민군 입담을 좀 더 느낄 수 있을텐데
    서서히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못내 아쉽네요.

  6. DJL 글을 보니 키르기즈스탄에 가고 싶어져요.
    무려 미샤가 있다니!!!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다보니 훨씬 많이 개방된 느낌이네요.
    5월이나 여름 즈음에 가면 눈도 없고 관광하기 딱 좋을 거 같은데요.

  7. 부럼기만한 여행기입니다...^^
    용기가 없어 떠나지못하는 여행지가 정말 많은데...
    멋진 여행기로 간접경험을 하니 참 좋습니다...ㅎㅎㅎ

  8. 근위병의 모습을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집니다^^

  9.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에 댓글을 답니다. 현재 파키스탄 거주하는 관계로 할것이 없는 저에게 아주 재미있는 일상거리 였습니다. 작년여름에 이 사이트를 우연히 알고 폭풍처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끝까지 기대하면서 다음편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10. 안녕하세요. 지금 여행중이시군요. 바쁠텐데도 제 도움요청에 응답해 주시고 참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 할 지 ㅡ
    먼저 늦었지만 ㅡ생일ㅡ축하드리고 새해 ㅡ복ㅡ많이 받으시고 님의 세계여행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님의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용기와 끈기 인내를 배웁니다. 댓글을 처음 달아서 미안해요. 자장구가 있는 처음으로 돌아가 가단하게라도 댓글을 달면서 새로운 감동으로 읽어야 할까 봐요.
    님의 여행기가 책에서 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더 재미있어요. 남은 여행 더욱 재미있고 보람찬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11. 공부하시느라 바쁘시겠어요
    여행하고 돌아온 일상이 참 만만치 않죠?
    힘내시고 화이팅하시길 바래요^^
    님의 글을 읽으면 그냥 흐뭇해져요 ㅎ
    여과없이(?) 꾸밈없이(?) 보여 주시는 글들이 참으로 와 닿아요
    젊은 시절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셨으니 그것만으로도 부자가 아닌가 싶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0. 비쉬케크에서 만난 아름다운 설산. (키르기스스탄 - 비쉬케크)

안녕하세요. 


오늘은 즐거운 성탄절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시길 바랄게요.



오늘 아침은 감자스프다.

물론 맛은 있지만 배가 부르진 않는다.

여행을 하면서 위장이 너무 커진 것 같다.

오랜만에 산을 타서 그런지 어제 조금 많이 걸었다고 발에 물집이 잡혔다.

지금은 조금 쓰라린 물집이지만 곧 굳은살이 되어 더 강한 발을 만들어 줄테니 괜찮다.

밥 사진 다음에 바로 발 사진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어제 사리첼크 호수를 봤으니 오늘은 또 이동할 차례다.

랄프와 하이디는 3주 정도의 휴가를 즐기는 것이기에 이동을 빠르게 하고 있는데 함께 하는 것이 좋아 나도 함께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계획했던 것보다 이동이 10일 정도 당겨진 것 같은데 앞으로 한적한 곳이 나오면 푹 쉬어야겠다.

아킷 마을에는 여행객이 얼마 없어 마을 밖으로 나가는 차를 빌리는 것도 힘이 든다.

물론 돈을 주면 차는 오지만 사람 수를 꽉 채워서 나가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어제 사리첼크 호수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다른 여행자들을 만났는데 랄프에게 자신들이 4인승 차를 빌리면 2자리가 비니 나를 버리고 자신들과 함께 가자고 했던 커플이 있었다.

랄프는 나와 함께 타지키스탄에서부터 왔으니 괜찮다고 거절했다며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해줬는데 어쩌다보니 우리가 큰 차를 빌리게 되어 이 커플들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되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를 타고 가는데 도로 옆에 옛 소련시절 건물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이번에도 차를 통째로 빌린 것이기에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차를 세울 수 있다.

중앙아시아 여행을 하며 차는 원 없이 빌리는 것 같은데 대중교통이 열악한 곳이니 어쩔 수 없지만 같이 빌리기에 돈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편하기도 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는데 뭘 파는 곳인지 물어보니 만티가 유명하다길래 큰 그릇으로 달라고 했다.

만티는 몇번 먹어봤기에 예상은 했지만 이번엔 생김새부터 완전 우리나라의 만둣국과 똑같았다.

맛을 보니 국물도 만둣국 맛이라 정말 맛있게 먹으며 한국에서는 만둣국이라고 부른다며 식당에서 한국어 수업을 열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중국에서 공산품의 수입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하던데 여행을 하다보니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파미르 고원은 지나왔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도로는 많이 남아있다.

기본적인 고도가 3000m가 넘다 보니 눈도 잘 녹지 않고 겨울이 오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그저 중앙아시아가 오고 싶었기에 여행 경로에 넣었는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에 여행하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웅장한 산도 보고 아름다운 설산도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차는 계속 달려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슈케크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숙소의 주소를 찾아갔는데 그 곳에 숙소는 없고 전화도 연결이 안 됐다.

1시간이 넘도록 돌아다니다 포기하고 아무 숙소나 들어가려고 하는데 수도라 그런지 하루 숙박에 기본 30달러 이상을 부른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호텔에서 받은 지도를 보니 호스텔이 표시되어 있길래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도미토리가 10달러 정도라 여기서 묵기로 했다.

시간도 늦고 숙소를 찾는데 너무 힘이 들었기에 오늘 저녁은 그냥 간단히 도시락에 맥주로 결정했다.

이 호스텔도 아침이 제공되는데 꽤 정갈하게 나와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와이파이를 만났으니 여행기도 업데이트 하고 인터넷 세상도 즐긴다.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오늘은 아무 것도 안하고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침대에 누워 잉여로움을 만끽하고 있는데 랄프가 좋은 양조장을 알아냈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술을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배웠으니 당연히 따라갔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는 술집이었는데 솔직히 한국에 있는 웬만한 술집보다 좋아보였다. 

식사와 함께 주문했는데 맥주를 2잔씩 마셔가니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요리는 기대보다 못한 맛이었지만 맥주는 정말 맛있었다.

랄프도 컵라면의 맛에 빠졌는지 그냥 자기 아쉬우니 도시락을 하나 먹자고 한다.

슈퍼에 가니 도시락이 없다길래 아무거나 달라고 했는데 확실히 도시락보다는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중앙아시아에서 컵라면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도시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그냥 도시락이라고 말하면 컵라면을 준다.

오늘 아침은 내가 좋아하는 달걀이다.

호주에서 5개월동안 아침으로 달걀을 먹었으면 물릴만도 하지만 난 아직까지 달걀이 좋다.

어제 맥주를 마시며 랄프가 또 나를 꼬셨다.

비슈케크 근처에 좋은 산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꼬시길래 난 이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이 산은 정말 아름답다며 갔다와서 휴식을 취해도 되지 않겠냐고 말하길래 이번에도 맥주를 원샷하고 콜을 외쳤다.

택시 기사 아저씨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서로가 필요한 것을 눈치로 알 수 있기에 오후에 우리를 데리러 다시 오기로 하고 택시를 왕복으로 잡았다.

이번에 우리가 온 곳은 비슈케크에서 30km 정도 떨어진 알라 아르차라는 곳이다.

입구에 내리니 작은 산장 겸 휴게소가 있었는데 우리는 산을 보러 왔으니 우선 산을 향해 걸어간다.

알라 아르차에는 1박 2일 코스를 비롯해 여러가지 코스가 있는데 우린 당일치기 코스를 골랐다.

개략적인 지도밖에 없기에 대충 방향만 잡고 길을 걷는다.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 지도에 표시된 작은 강이 나왔는데 지도에 나와있는 다리는 보이지 않는다.

물살이 꽤 빨라 그냥 건너는 것은 위험해 보여 다리를 찾아 계속 내려가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작은 다리가 나왔는데 발판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발판이 없는 다리인지 낡아서 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을 오르려면 건너가야한다.

 철제 난간을 잘 붙잡고 지그재그로 건너가면 되는데 다리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건너갔다.

다리를 건너니 제대로 된 산이 보인다.

아름다운 산님을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으니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를 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응달이 지는 곳에는 눈이 녹지 않은 모습이 확연하게 보인다.

눈 덮힌 모습이 아름답지만 아이젠이 없으니 조심조심 걸어가야한다.

계속 응달진 곳을 걸으니 태양님이 그립다.

여름엔 태양님이 싫었지만 추우니 그리워지는 것을 보니 남자의 마음은 갈대인가 보다.

산에서는 배가 고프기 전에 먹고 힘이 들기 전에 쉬어줘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난 쉬운 남자이니 시키는대로 배가 고파지기 전에 간단하게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햇살은 우리를 비춰준다.

사람들을 구조하다 돌아가신 산악 구조대원들을 기리고 있었는데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고맙게 느껴져 기도를 올리고 나왔다.

우리나라의 소방관분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항상 나오지만 실질적인 제도나 혜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산을 올라가든 사람들을 위해 남겨놓은 표식을 볼 수 있다.

이런 표식을 남긴 사람들처럼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돕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싶다.

산을 오르다보면 이렇게 바닥이 헤집어진 곳이 보이는데 이건 멧돼지의 흔적이라고 한다.

혹시나 멧돼지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봤지만 야행성이라 그런지 멧돼지의 털끝 하나 보이지 않았다.

눈 덮힌 산을 오르다보니 정말 겨울이 온 것 같았다.

이제 이 겨울이 지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는 것은 모든 것을 즐기고 느낀 뒤의 일이니 지금은 현재만 생각하면 된다.

산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더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진다.

히말라야에서 처음 느낀 겨울 산행의 아름다움 덕분에 산을 좋아하게 됐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꼭 겨울 한라산에 올라가봐야겠다. 

이번에도 뒤를 돌아보면 꽤 멀리 들어왔다.

매번 하는 말이지만 이 기분이 좋아 힘들지만 계속해서 산을 찾게 된다.

거대한 자연이지만 사람은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그 자연과 함께 살아나가는 법을 알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연은 극복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가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자연과 함께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계속 걷다보니 끝이 나왔다.

물론 더 올라가려면 더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장비도 없고 돌아갈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이 맞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니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내려가는 것이 맞다.

아쉬우면 다음에 더 철저히 준비해서 다시 오르면 된다.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되 더 멋진 미래를 기약하고 준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산에 오르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요거트를 먹고 눈으로 입가심을 한다.

팥만 있다면 팥빙수를 만들어 먹어도 참 좋을 것 같다.

내려 가는 길이라 신이 났는지 하이디가 눈싸움을 건다.

랄프와 하이디는 50이 다 되어가는 나이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나도 서로를 잡아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가을 하늘도 아름답지만 겨울 하늘도 아름답다.

그냥 푸른 하늘은 다 아름답다.

내가 느낀 빛을 표현해보고 싶어 사진을 찍어봤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기는 어렵지만 가끔씩 찍히는 이런 사진 덕분에 카메라를 드는 것이 재미있다.

이제 다시 다리를 건너 집으로 갈 시간이다.

약속한 시간에 딱 맞춰 돌아온 아저씨 덕분에 잠시 쉬다 바로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지나온 마을들과 다르게 비슈케크에 오니 슈퍼마켓도 있다.

오랜만에 본 슈퍼마켓이니 당연히 들어가봐야한다. 

슈퍼마켓에 가니 도시락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면들과 초코파이도 팔고 있었다.

랄프에게 열 라면의 '열'이 뜻하는 것이 뭔지 알려주니 도전해보겠다며 먹었는데 조금 맵지만 먹을만 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라면을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데 랄프와 하이디는 아주 조용하게 먹길래 나도 예의를 차리기 위해 조용히 먹고 있는데 라면을 조용히 먹으려니 힘이 든다.

한국에서는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는 설명을 해주기는 했지만 외국인 앞에서 소리를 내며 식사를 하자니 민망해 계속 조용히 먹었다. 

당을 보충하기 위해 코코넛이 들어간 초콜릿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달콤한 맛을 코코넛이 잡아주는 맛이 정말 좋았다.

대화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도시락은 에피타이저였고 오늘의 메인 메뉴는 피자다.

아침에 호스텔을 나오며 피자가게의 전단지를 봤었는데 산을 오르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려가면 피자에 맥주를 먹기로 정했다.

내가 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먹는 배달 피자라고 하니 랄프는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먹는 배달 피자라고 한다.

젊을 때는 배달서비스를 이용해보지 않았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도시에서 좀 떨어진 지역이라 피자 배달이 안 된다고 한다.

서로의 첫 배달 피자를 기념하며 맛있게 먹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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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탄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용민님은 여행을 할수록 철학자가 되어가는것 같네요.^^

  2. 정말 멋집니다. 부럽네요. 여행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 열열이 응원합니다. 즐거운 여행되세요~

  3.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인상적이네요. 안전한 여행되세요

  4. 아침예배후성경을읽는게아니라여행기를읽었습니다. 읽다보니더행복해졌네요 좋은글과아름다운사진들감사합니다

  5.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쉽지 않은 곳의 여행을 쉽게 하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6. 하^^ 저두 가구 싶네요 정말 부럽네요
    언제 시간내서 꼭 가볼 생각입니다 고생하셨어요^^

  7. 마치 내가 여행하고있는것 같은 착각!
    멋진 분이시네~~

  8. 부럽고 가고싶은 곳입니다.
    저도 조만간 세계일주는 아니더라도
    대륙 일주 정도는 해보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9. 다리가 정말 ㅎㄷㄷ 하네요.
    나무 판자라도 좀 대놓지;;;;
    저 같이 고소공포증 있고 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그 앞에서 건너지도 못하고 주저않을 거 같아요.

  10. 성탄절 잘 보내셨나요?
    어딜 가도 개념장착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죠.
    어떻게 한 팀으로 간 사람들에게 누구를 버리고 차를 렌트하자는
    말을 할 수 있을지 깜짝 놀랐네요.
    오늘도 용민군 덕분에 아름다운 설산 잘 봤고
    바닥없는 무서운 다리도 눈으로나마 같이 건너봤네요. ^^

  11. 일상에 쩔어살다가 간만의 긴 연휴에 들어와서 여행기 몰아봅니다
    흐려진 퇴사후 배낭여행의 꿈을 다잡고 가요 ^*^ 항상 감사합니다

  12. 예전에 러시아에서도 도시락 컵라면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 것을 본 적이있는데 도시락이라는 말 자체로 컵라면을 준다니 신기하네요ㅋㅋ
    올 해의 마지막 여행기도 잘 봤습니다.
    내년에도 올라 올 여행기 기대할게요~

  13. 시원한 사진들이군요.
    맥주와 피자가 대낮부터 너무 땡기네요. ㅎㅎ

    혹시 노는 티스토리 초대장 있으시면 좀 나눠주세요.
    오래전에 저한테 한 장 주셨었는데 그때 그게 뭔지 몰라서 쓰지 못했습니다.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블로그 이사를 좀 해볼려고 해서요. ^^

  14. 나도 젊었더라면 도전해볼텐데... 시간이 병이네....

  15. 여행책 보다 더 재미있다. 당신은 파워공대생. 파워여행가. 파워블로거 ㅡ세상에서 제일 머찐 양반 ㅡ이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9. 눈부시게 맑은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키르기스스탄 - 사리첼크)

안녕하세요.



실수로 예약발행을 오후 8시 30분에


설정해놓아 업로드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침으로 밥이 나왔다.

죽도 아니고 볶음밥도 아닌 밥이었지만 역시나 맛있었다.

오늘은 우리가 아킷이라는 작은 마을에 온 이유인 사리첼크 호수를 보러간다.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 해보니 걸어서 가기는 무리라고 해 차를 빌려 올라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올라 가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멀리 있었다.

산 꼭대기에 있는 호수에 도착하니 사리첼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써 있었다.

이 정도는 다들 해석할 수 있을 거라 믿으니 해석은 생략해야겠다.

차를 빌리려면 무조건 왕복 요금을 내야하는데 랄프와 상의해 돈은 그대로 다 주되 차는 먼저 보내고 우린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안내판 뒤로 우리가 찾던 사리첼크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랄프에게 인증샷을 부탁했는데 다소곳한 포즈가 마음에 들었다.

사리첼크 호수를 보는 순간 맑고 눈부시다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파랗게 보이는 물 속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쩜 이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세상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

이 친구들은 어제 아킷마을부터 걸어와 이 곳에서 캠핑을 했다고 한다.

캠핑 장비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조용히 텐트를 치고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

호수 주변에는 트래킹 코스처럼 길이 나 있어 조용한 호숫가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열려있는 사과가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가 하나씩만 따 먹어보자고 한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한 입 베어물었는데 의외로 꽤 달아 맛있게 먹었다.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그냥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가보라는 이야기만 듣고 왔는데 만약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그냥 내려가기 아쉬우니 호수 건너편을 가보기로 했다.

셋 다 산을 좋아하니 마음이 잘 맞아 좋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 어찌 산을 오르지 않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따스하니 잠시 낮잠을 자고 움직이기로 했다.

올라온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직진하면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나올 것 같다는 랄프의 의견을 따라 계속 걸어가보기로 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 있으니 전혀 힘들지 않다.

중앙아시아에 오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는데 지금까지 만난 중앙아시아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걷는다.

소를 보니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진다.

자연을 사랑하지만 육식주의자인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계속 걷다 뒤를 돌아보면 꽤 먼 길을 지나와있다.

우리의 삶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뒤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꽤 먼 길을 지나와 있는 것 같다.

랄프가 굴로 들어가는 동물을 발견했다길래 얼른 쫓아가봤지만 볼 수 없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앞에 산등성이가 보인다.

과연 저 산등성이를 넘어야할지 왔던 길로 돌아가야할지 의견을 나누다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까워 그냥 가보기로 했다.

산등성이를 넘느라 고생했다며 자연이 또 다시 선물을 준다.

사리첼크 옆에 있는 호수같은데 이 호수도 참 아름답다.

호수에 반사된 햇빛이 지금까지 걸어오느라 수고했다고 반겨준다.

힘들만 하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인 것 같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에 가면 아름다운 호수가 많다던데 다음에 경제적 여유가 생겼을 때 꼭 가보고 싶다.

그런데 호수가 넓어도 너무 넓다.

배를 타고 건너가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 가진 것은 튼튼한 두 다리밖에 없다.

이런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슬슬 지쳐가는데 앞에 말들이 보인다.

저 말들을 타고 마을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잡을 수 없으니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그래도 이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나무에서 떨어진 건지 못 먹는 열매들을 모아서 버려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네팔에서 만난 산은 눈이 덮여있어 아름다웠는데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산들은 나무도 별로 없고 황량한데 고독한 멋이 있어 마음에 든다.

자동차가 다닌 흔적이 있는 것을 보니 길은 제대로 찾아 온 것 같다.

저 아래를 보니 도로가 보인다.

끝을 모르는 길을 걸을 때는 막막했었는데 길이 보이기 시작하니 힘이 난다. 

뒤를 한번 돌아보니 호수와 꽤 멀리 떨어졌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

사리첼크의 물이 흘러 내려가는 것 같아 괜히 사진을 한장 남겨본다.

하이디가 힘들어하자 랄프가 웃으며 가방을 뺏어 든다.

하이디는 괜찮다며 돌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내 님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도 몰래 센치해진

오후가 흐르는 창 밖엔

짜릿한 묘한 기분

달콤한 유혹의 향기가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알면서 그러는 건지

기분이 휘청휘청거리네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uh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꽃잠 프로젝트 - 그대는 어디 있나요


도로를 따라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냥 산을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다.

어쩌다보니 오늘 하이킹의 컨셉은 개척으로 잡혀버린 것 같다.

랄프가 열매를 따는 모습이 마치 곰처럼 생겨 사진을 찍어 보여주니 웃는다.

무슨 과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달콤했다.

전에 지나온 아슬란밥은 호두가 유명했는데 아킷은 사과가 유명한 것 같다.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는 모습이 신기해 말을 거니 먹어보라며 사과를 던져 주신다.

이 사과도 달콤한 것을 보니 아킷에서 나는 과일들은 다 달콤한 것 같다.

나무도 하나의 생명이니 함부로 벌목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조금 섬뜩하다.

다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을 쯤 뒤에서 트럭이 오더니 태워다 준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끝까지 내 두 발로 가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이디가 많이 지친 것 같아 트럭에 올라탔다.

걸었으면 30분 정도 걸렸을 길을 몇분만에 도착하니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든다.

아이 3명이 당나귀 한마리에 올라타 강을 건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는데 당나귀가 좀 불쌍했다.

9시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밥을 많이 달라했더니 진짜 많이 주셨다.

산을 타고 내려온 뒤에는 맥주를 마셔줘야하는데 아킷에서는 맥주를 구할 곳이 없어 아쉽다. 

오늘도 사우나를 즐기다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별이 정말 아름다웠다.

머리를 대충 말리고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와 하이디도 나와 다 함께 별구경을 하며 하루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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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댓글입니다

  3. 머찌고 부럽네요~

  4. 공기가 너무 깨끗할 것 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5. 아~~~ 눈으로 사진과 글 보면서 잠시 여행한 기분입니다 고마워요

  6. 멕시코는 다녀 가셨는지요?

  7. 우와 뭐죠 이 작품들은? !!!

  8. 와 너모 보기 좋은데요 나두 떠나고싶은 생각이들정도네여 ㅠㅠ

  9. 와 너모 보기 좋은데요 나두 떠나고싶은 생각이들정도네여 ㅠㅠ

  10. 소를보고 스테이크를 떠올리다니..,대박

  11. 잘보앗읍니다 이쁘네요 풍경이

  12. 황홀감과, 짜릿함, 특유의 탐험심 등등 심신의 밑반찬이 됐겠어서 부러워요. 향후 훌륭한 재원이 되기를! 물론, 간접 경험 고마웠구요!!

  13. 여행기 재밌게 보았어요 요즘은 뭐하나요?

  14. 아름답네요. 저도 언젠가 꼭 가보길...

  15. 정말 아름다워요.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16. 졌습니다.
    부러우면 진다해서요.

  17.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네요.. 가고 싶어라.. ㅠㅠ

  18. 마지막 별 사진은 참 멋지네요.
    그저 어두운 하늘에 별이 가득 있는 사진일 뿐인데 계속 보기만 했네요.
    예전에 강원도에 갔을 때 수많은 별과 은하수를 보고 그냥 마냥 하늘만 보고싶어서
    길 한가운데에 서서 하늘만 한참 봤었는데, 멋진 사진입니다.
    자연의 모습은 예술가가 만든 어떤 조형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어서 어딜 가도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19. 님은 참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라 여겨집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즐겁고 기쁜 일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요!

    그리고, 여행을 즐기는 모습에서 당신은 또한, 참 여행가의 모습도 느껴져요.

    두려움도 없고, 어색함도 없고, 오로지 있는 것은 자심감과 사람들과의 친화력!!

    얼핏 여행은 끝난 것 같은데,


    사실 여행기 절반정도 보다가, 좀 지루해서, 오랬동안 안보다가,

    이렇게 다시 들어와 보는데, 이제는 역주행해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에 다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천천히 둘러보면서 보려고요..

    님의 건승을 빕니다.

  20.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를 아는 양반이다. 마치 스스로 극기훈련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긍정적으로 ㅡ..ㅡ

  21. 마지막 사진.. 꼭 두눈으로 보고 싶은 밤하늘..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8. 키르기스스탄에서 받은 생일선물. (키르기스스탄 - 아슬란밥)


오늘도 아침을 맛있게 먹지만 어떻게 서양 사람들은 아침에 달걀과 빵 몇조각으로 배를 채우는지 궁금하다.

침낭 밖은 위험하다고 배웠으니 아침을 먹고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쌀쌀할 때는 침낭 속에 포옥 들어가 꼼지락 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하루 종일 침낭 속에 있고 싶었지만 랄프가 차를 마시러 가자고 한다.

단골이 되어버린 찻집에 갔는데 주인 아저씨께서 앞에서 샤슬릭을 굽고 계셨다.

고기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주문을 했는데 고기는 언제나 옳다.

샤슬릭 옆에는 내장과 꼬치구이를 팔고 있어 몸보신을 위해 같이 시켰는데 고기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랄프는 초콜릿을 정말 좋아했는데 슈퍼에 갈때마다 나와 함께 먹는다는 핑계로 하이디의 허락을 받아냈다.

역시 사람은 당을 자주 섭취해줘야한다.




밥도 먹고 차도 마셨으니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집에 돌아오니 주인집 아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엄청 개구장이처럼 생겼는데 우리와 함께 있을 때는 쑥쓰러워서 그런지 조용했다.

별관을 하나 더 짓고 있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정말 친절해 장사가 잘 될 것 같았다.

처음 CBT에서 민박집을 고를때 다른 집들과 다르게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화장실도 깨끗하다며 추천해줬었는데 이 집으로 오길 참 잘했다.

놀고 먹는데는 술이 빠질 수 없다.

1.5리터짜리 피쳐를 한 병 사서 마시다보면 시간이 금방간다.

술을 마시다가 랄프가 조심스럽게 영어를 가르켜줘도 되겠냐고 묻길래 난 정말 좋다고 했다.

딱히 공부를 하기보다 앞으로 대화를 하는 도중에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기로 했다.

회화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고 그냥 알고 있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먼저 나서서 도와준다고 하니 정말 고마웠다.

주인 아주머니는 요리도 잘하셔서 우리가 원하는 종류를 말하면 다 가능하다고 하신다.

저녁에는 라그만을 시켰는데 우동면발 같은 면을 이용해 정말 맛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라는데 난 모든 음식이 맛있으니 여행이 항상 즐거운 것 같다.

샤워를 하고 침낭에 들어가 여행기를 쓰려고보니 넷북에서 나사가 빠지기 시작한다.

아직 한국에 가려면 시간이 좀 남았는데 부디 조금만 더 버텨주라고 부탁하며 여행기를 썼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도 좀 해봐야 할텐데 난 여행을 하며 너무 잘 먹는 것 같다.

오늘은 동네 뒷산에 올라가보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멋쟁이 할아버지를 만났다.

나도 말을 타고 신나게 달려보고 싶은데 언제쯤 몽골에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타보고 싶다고 하니 하이디는 나중에 당나귀를 키우고 싶다고 한다.

당나귀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당나귀를 보면 짐을 나르기 싫어 꾀를 부리던 동화가 떠올라 게으른 이미지만 떠오른다.

뒷산에 작은 폭포가 있다길래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올라가다 자전거에 붙어있는 태극기를 만났다.

자세히 살펴보니 코렉스 자전거였는데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길을 따라 산을 조금 오르다보니 폭포가 보인다.

작은 규모일 것이라 예상했었기에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폭포를 지나 계속해서 산을 올라간다.

산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호두나무 숲이 나온다.

저번에 말했듯이 아슬란 밥은 호두로 유명한 지역이다.

땅에 떨어진 호두를 주워 먹으며 산을 올라간다.

거대한 호두나무 숲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 정도로 큰 규모일 줄은 몰랐었는데 산 전체가 호두나무 밭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길을 걷다보니 조용한 시골 마을에 온 것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고생했으니 초코바를 하나씩 먹고 낮잠을 좀 자다 내려가기로 했다.

러시아어는 아예 감도 잡히지 않아 그냥 눈치로 알아 맞춘다.

러시아어를 할줄 안다면 중앙아시아 여행이 정말 편하고 재미있을텐데 아쉽게도 우리들 중 러시아어를 할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계속 걷다보니 산을 넘어 다른 마을 쪽으로 와버렸다.

걷다보면 언젠가는 도착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어가는데 지나가는 아저씨께서 차를 세우더니 마을까지 태워다 준다고 하신다.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계속해서 타고 가라고 말씀해주셔서 차를 얻어타고 편하게 마을로 돌아왔다. 

산을 탔더니 따뜻한 국물이 당겨 도시락을 끓여 먹었다.

작은 마을의 슈퍼에서도 도시락을 팔고 있는 것을 보니 중앙아시아에서 정말 유명한 것 같다. 

주인 아주머니께 저녁메뉴로 혹시 샤슬릭도 되냐고 물어보니 당연하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너무도 친절하고 좋은 키르기스스탄의 민박시스템과 사랑에 빠져버릴 것만 같다.

인터넷은 터지지 않지만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리미리 여행기를 써둔다.

여행을 다닐 때는 여행기가 밀리는 일이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여러가지 바쁜 일이 많아 여행기를 몇번 펑크냈는데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타지키스탄에서 한국의 특별한 나이 세는 법을 이야기하다 내 생일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일 축하를 해준다.

내가 술을 좋아하니 맥주 병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이용해 생일 카드를 만들어줬는데 잊지 않고 챙겨줘 정말 고마웠다.

10월 13일은 내 생일이자 내가 세계일주를 떠난 날이다.

벌써 한국을 떠난지 2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지만 뒤돌아보면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던 2년이었다.

오늘 못 먹은 미역국은 남은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 먹어야겠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이제는 반팔과 반바지를 못 입을 것 같아 깨끗하게 빨아 침대위에 올려두고 나왔다.

여행은 짐을 비우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난 2년이나 지나서야 가방을 조금씩 비우는 것 같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오늘은 아슬란밥을 떠나기로 했는데 버스를 타려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큰 도시로 가야한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아직 버스에 빈자리가 많아 출발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버스 정류장에는 먹을 것을 파는 가게가 있다.

튀김을 몇개 사 랄프와 나눠먹다보니 버스가 꽉 차 출발할 때가 됐다.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다 큰 터미널에 도착해 다른 버스로 갈아탄다.

사람들이 너무 친절해 목적지만 말해주면 버스를 갈아타야할 곳에 도착하면 알려준다.

또 1시간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가다 다음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는데 우리가 가기로 한 마을은 정말 작은 마을이라 이미 버스가 끊겼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어느정도 예상했었기에 택시를 잡으려고 흥정을 하는데 아저씨들이 가격을 너무 세게 부른다.

여차하면 그냥 여기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어필하며 흥정을 했다.

황무지처럼 생겼어도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봐도 봐도 아름답다.

해질 무렵 양떼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일상이기에 아무도 차가 막힌다며 성질을 내지 않는다.

빨리빨리도 좋지만 삶에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2시간 정도 걸려 드디어 우리가 오고 싶었던 아킷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도 랄프를 만나기 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곳인데 정말 작고 조용한 마을이라 마음에 들었다.

마실 물이 없기에 마을에 하나 있는 슈퍼마켓에 갔는데 물은 있었지만 아쉽게도 맥주가 없었다.

랄프와 하이디가 한 방을 쓰고 내가 혼자 3인실을 쓰기로 했다.

방이 넓으면 편하기도 하지만 밤이 되면 빈 침대가 무섭게도 느껴진다.

축하주도 없이 생일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짐을 풀고 나니 하이디가 생일선물이라며 맥주와 팝콘을 준다.

한국의 술집을 이야기하며 한국에서는 술집에 가면 기본 안주로 팝콘이나 스낵이 나온다고 말했었는데 아까 시장에서 팝콘을 보고 그 말이 떠올라 맥주와 팝콘을 샀다고 한다.

평생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을 줘서 고맙다며 랄프와 한 잔씩 나눠마셨는데 술 맛이 정말 달았다.

팝콘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저녁이 나왔다.

감자와 고기를 함께 요리한 음식이었는데 고기도 부드럽고 양념된 감자가 맛있었다.

방을 구할 때 뜨거운 물이 나오는지 물어봤었는데 온수기는 없지만 정말 좋은 사우나가 있다고 했었다.

직접 불을 때는 재래식 사우나였는데 주인 아저씨께서 장작을 넣고 계곡에서 물을 길어다 주셨다.

여기서도 랄프와 하이디가 오늘은 내 생일이니 가장 먼저 사우나를 즐기라고 배려해줘 오랜만에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여행 2주년이자 26번째 생일을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 행복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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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가끔 아니, 모아서라도 다 읽고 있는 중년남입니다.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기에서 번잡한도시보다 아직 가보기가 두려운(?) 미지의 세계를 볼 수 있어

    더욱 더 꼼꼼히 읽고 있어요..

    건강하게 여행 끝가지 잘 마무리하길 바라며, 특히 설사 조심하세요.*^.^*

    계속 좋은 여행기 부탁하고요... 고맙습니다.

  3. 여행한지 2년이됐는데 26살이라니 저랑 동갑인데 전 이제 준비하려고 하거든요 부럽기도하고 세계여행을 준비하는 제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굳어질수있을꺼 같아요 우연히 이 글을 읽게된게 너무 행운인거 같아 글을 써주신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감사합니다

  4. 꼬맹이의 맑은 눈빛과 말을 탄 멋쟁이 할어버지 사진이 참 맘에 와닿네요.
    설산을 배경으로 한 호두나무숲(?)도 참 정겹구요.
    용민군 넷북도 주인장 따라 세계일주를 하느라 드디어 몸살이 났나보네요.
    아니면... 정신줄(?)을 놓는 지경이 온건가요?
    나사가 빠진 넷북을 보니 왠지 짠~ 합니다.
    주인따라 다닌다고 고생했다고 토닥거려주고 싶네요.
    맥주스티커를 이용한 생일카드는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멋진 카드같네요.
    아이디어 짱입니다. ^^
    랄프와 하이디커플의 생일선물도 참 소박하지만 따스합니다.
    용민군의 생일을 저도 (많이 늦었지만) 축하합니다.

  5. 비밀댓글입니다

  6. 잘 보고 갑니다^^

  7. 멋진 여행되세요. 젊음이 부럽습니다.
    용기도요...

  8. 너무 재밋게 읽었습니다^^

  9. 부럽습니다,,

  10. 저도 공직에만 매달려 제 인생을 못살았어요.
    꿈이 퇴직 후 자유롭게 세계 곳곳을 가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외국어가 안되어 어떻게 갈 수 있나 고민입니다.
    여행사를 따라다니고 싶지는 않아요.
    자전거 여행 중 중국에서 배낭여행으로 바꾸셨다는데 교통편은 만만한가요?
    그리고 여행 경비가 눈이 나올 정도로 의아하게 생각되는데 숙식 등 그 경비로 가능한지요?
    경비는 고국에서 부쳐오나요?
    돈을 지니고 다니면 불량인에게 표적이 되거나 분실 우려가 있을텐데 궁금합니다.

  11. 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2. 주인장님 잘 보고 갑니다:) 우와 부러워요 정말

  13. 잘읽었어요,, 세계여행을 다니는 용기와 시간이 부러워요,,,,넘넘!!

  14. 잘 읽었습니다.. 다음 메인에 떴길래 보고 들어왔습니다!

  15. 카자흐스탄을 두번 가봤는데 느낌이 비슷합니다.
    건강한 여행이되시기를 ......

  16. 그런데 여행치곤 주변경관이 너무 심심한거같네요.

  17. 좋은글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메인에 걸리는 글들 대부분이 허접인데 반해 너무 좋은 포스팅이네요~

  18. 24살에 세계일주를 하다니 대단해요

    따스한 마음 긍정적인 마음이 여행기에 드러나서

    읽는내내 미소짓게 됩니다 고마워요~~




  19. 이번 여행기는 참 좋은 여행 친구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기네요.
    어딜가나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보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인연을 만나는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더 즐거운 여행하셨기를^^

  20. 이렇게 여행을 통해 사진으로 그 장면을 남겨놓으신 손길들이 참으로 애정어립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21. 늦었지만 2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언제 만나게 되면 생일 턱을 쏘겠습니다. ^^ 물어 볼게 있는데 CBT에서 민박집을 고른다고 했는데 CBT가 무엇인지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7.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설산. (키르기스스탄 - 오쉬, 아슬란밥)


빵이 맛있기도 하지만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많이 먹게된다.

밥은 한 그릇을 먹으면 정량을 먹은 것 같아 그만 먹게되는데 빵은 먹어도 먹어도 허전한 느낌이 든다.

아침을 먹고 오쉬를 떠날 준비를 하며 정든 샌달을 떠나 보낸다.

그동안 자꾸 떨어진다며 욕도 하고 잘 닦아주기는 커녕 본드칠만 했지만 막상 떠나보내려니 아쉬웠다.

2년간 내 여행을 함께 해줬기에 집에 가져갈까도 고민해봤지만 모든 물건에는 각자의 수명이 있는 법이니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며 보내주기로 했다.

다음 장소로 떠나기 위해 택시정류장을 갔는데 어디서 많이 본 차가 보인다.

한국의 초창기 자동차인데 한국에서는 농담으로 껌을 밟으면 못 지나간다는 말을 한다고 하니 웃는다.

키르키스스탄도 타지키스탄과 비슷하게 미니밴을 버스로 이용하고 있었다.

우리도 버스를 이용하려했는데 미니버스는 사람이 다 차야 이동하는 시스템이기에 그냥 택시를 빌리기로 했다.

랄프의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택시를 하나 빌렸다.

오쉬에는 어제까지 비가내렸는데 오늘은 딱 여행하기 좋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파미르 여행은 끝이 났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끝이 나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타려다 갑자기 발이 엉켜 넘어졌다.

배낭 무게가 20kg 정도 되기에 균형을 잡을 시간도 없이 앞으로 넘어졌는데 다행히 무릎과 손만 조금 까지고 말았다.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간 뒤 다시 새로운 버스로 갈아타야한다.

우린 키르기스스탄어나 러시아어를 잘 못하지만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외치면 매표소부터 버스 위치까지 다 알려준다.

역시 사람은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 맞다.

이번에 우리가 가는 곳은 호두로 유명한 곳이니 가는 길에 간식으로 호두를 먹는다.

차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도착한 곳은 아슬란밥이라는 작은 마을이다.

아슬란밥은 거대한 야생 호두나무 숲으로 유명한데 유럽으로 많은 양의 호두를 수출한다고 한다.

오쉬에 비가 내리는 동안 아슬란밥에는 눈이 내렸다고 한다.

날씨가 많이 추워져 몸은 떨렸지만 오랜만에 쌓인 눈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키르기스스탄 여행의 가장 특별한 점은 CBT라는 여행자를 위한 단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CBT는 각 지역의 주민들과 여행자들을 연결해주는 비영리단체 같은 곳인데 영어를 할줄 아는 직원이 여러 곳의 민박집을 소개시켜주고 관광 프로그램도 판매하는 키르기스스탄만의 시스템이라고 한다.

대략적인 가격들이 표로 정리되어 있고 사진을 보고 우리가 숙소를 고르면 민박집에서 차를 보내준다.

오늘 점심은 말로만 듣던 외국에서 파는 도시락이다.

오쉬에서 시장을 구경하다 도시락을 발견하고 미친듯이 웃으며 이게 바로 한국의 라면이라고 좋아했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도시락이 인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정말 반가워 몇 개를 샀는데 드디어 맛을 본다.

외국에서도 다양한 라면을 팔지만 한국의 맛이 나진 않았었는데 도시락은 정말 한국의 맛 그 자체였다.

우리가 묵기로 한 숙소인데 주인집도 친절하고 시설도 괜찮아 마음에 들었다.

집 앞에는 거대한 트럭이 있었는데 꼭 세계 2차대전에 쓰이던 트럭처럼 보였다.

배도 채웠고 짐도 풀었으니 이제 아슬란밥을 구경할 시간이다.

아슬란밥은 정말 작은 마을이라 딱히 볼거리는 없지만 딱 내가 좋아하는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라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영국에서 온 랄프와 하이디가 함께 여행하니 매일 티타임을 가지게 된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즐겁다.

숙소로 돌아가는데 키르기스스탄의 전통복장을 입은 할아버지가 걸어가시길래 랄프와 함께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빛이 좀 더 좋았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슈퍼에서 물을 사러 갔는데 랄프와 하이디가 비닐봉지를 보고 웃길래 왜 웃냐고 물어보니 이 비닐봉지는 영국의 유명한 슈퍼마켓인 모리슨의 비닐봉지라고 한다.

난 런던에서 테스코와 세인즈버리만 봤다고 말하니 모리슨이 훨씬 더 유명하다며 다음에 영국에 오면 꼭 들어가보라며 웃는다.

아마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비닐봉지의 재고가 어쩌다보니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온 것 같은데 지구가 둥글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민박집에서는 밥도 팔고 있었는데 그리 부담되지 않는 150솜(한화 3,000원)정도에 우리가 원하는 메뉴를 시킬 수 있어 저녁은 민박집에서 먹기로 했다.

밥이 있길래 시켰는데 기름에 볶은 찰밥이 정말 맛있었다.

역시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한다.

아침도 오믈렛과 팬케이크 등 여러 메뉴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전날 밤에 몇시에 무엇을 먹을지 말해놓고 잠을 자면 된다.

호두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식탁에는 항상 호두가 있어 나와 랄프가 열심히 깨 먹느라 바빴다.

오늘은 아슬란밥 뒷산에 있는 폭포를 구경가기로 했다.

둘이 함께 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었는데 혼자하는 여행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도 좋을 것 같다.

누워있고 빈둥거리기를 좋아하면 소로 태어난다는데 다음 생에엔 소로 태어날 것 같다.

동네 뒷산이 꽤 아름답다.

며칠간 내린 눈 덕분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자동차의 차체를 울타리로 쓰고 있는 모습이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주의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산을 향해 올라가는데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도망가길래 인사를 했더니 웃으며 산에서 딴 과일들을 가져다 준다.

어떻게 먹냐고 물어보니 시범을 보이길래 따라서 맛있게 먹으니 계속 가져다 주며 즐거워한다.

우선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은 알지만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계속 먹었다.

아직 가을인데 겨울이 온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하얀 눈이 아름다워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산을 올랐다.

이제는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지만 그래도 4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태어난 것도 참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슈퍼에서 발견한 빵인데 처음 보는 순간부터 사랑에 빠져버려 덜컥 사버렸다.

위생개념이 별로 안 좋은 나라에서 빵을 먹으면 배탈이 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 빵은 정말 맛있게 생겨 안 살 수가 없었다.

하이디는 웃으며 배탈이 날수도 있으니 조심하라했지만 난 내 위장을 믿기에 그냥 빵을 샀다.

맛은 달콤한 롤케이크 맛인데 안에 든 크림이 부드러우면서 가벼워 정말 맛있었다. 

동네 뒷산인데 들어가면 갈수록 힘들어 지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구름다리는 위험하니 한 번에 한 명씩만 건너야한다.

드디어 우리가 목표로 했던 폭포에 도착했다.

엄청난 폭포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물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달콤하긴 하지만 너무 달아서 문제다.

역시 모든 것은 과하지 않고 적당해야 좋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꽤 높이 올라왔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눈이 온 뒤 아슬란밥에 도착하길 참 다행이다.

설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스키이야기가 나왔다.

랄프와 하이디는 겨울마다 이탈리아로 스키를 타러 다니는데 저가항공이 많아 5만원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난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속도감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스키를 안 타봤다고 하니 정말 재미있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꼭 스키장에 가보라고 했다.

경사가 가팔라 올라올 때보다 더 조심하며 내려왔다.

아무리 산이 좋다지만 넘어지면서까지 산과 뽀뽀하고 싶지는 않다.

집에 마당이 있다면 이런 식의 오두막을 만들어도 참 좋을 것 같다.

산의 윗부분은 겨울이었는데 아래로 내려오니 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눈이 녹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봄의 모습이라 왠지 모르게 기분이 산뜻해지고 신이 난다.

산 아래와 산 중간과 산꼭대기의 모습이 다 다르기에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는 것인가 보다.

당나귀의 졸린듯한 눈이 참 귀여워 말을 걸어봤지만 도도하게 쳐다보지도 않는다.

열심히 산을 탔으니 상으로 고기를 먹어줘야한다.

잠시 뒤면 저녁을 먹어야하니 간식으로 샤슬릭을 시켰다.

숙소로 올라가다 이번엔 대우자동차를 발견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보면 현대자동차가 자주 보이는데 대우의 트럭은 처음 본 것 같다.

과거의 대우자동차와 현재의 대우자동차의 모습이 떠올라 조금 씁쓸했다.

길을 걷다가 랄프가 갑자기 처음 보는 집의 문을 두들겼다.

무슨 일인지 몰라 바라만보고 있으니 담 밖으로 보인 호두나무가 거대해 잠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흔쾌히 허락해줘 나도 사진을 찍었는데 호두나무가 정말 컸다. 

아슬란밥처럼 인터넷이 안되면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에 오면 침대에서 여행기를 써야한다.

날이 많이 춥길래 침낭을 꺼냈는데 침낭이 너무 포근해 밖에 나가기 싫을 정도로 행복했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지 고민하다 만티를 시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한 음식인데 이 것도 맛있었다.

어디를 가든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게 먹고 있지만 중앙아시아의 음식들은 정말 나와 딱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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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 드디어 2년간 애증관계였던 K2와 작별을 했군요? ^^
    한국산 자동차 이름은 '티코'입니다.
    우리 세대때는 이런 농담을 하곤 했었죠.
    '고속도로에서 벤츠와 아우디, BMW가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국산 티코가 이들 차를 모두 따돌리고
    1등으로 도착을 하게 되었다.
    과연 그 이유는??? * 정답 : 쪽 팔려서!!! ㅎㅎㅎ
    농담이긴 했지만 제 친구들 여러명의 애마가 되어줬던
    작지만 참 경제적인 소형자동차였답니다.
    아슬란밥은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설산과 구름다리, 마을 전경 모두 너무 아름답네요.
    호두나무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지는걸요?
    잘 봤습니다. ^^

  3. 몇일 동안 여행기를 다 읽었습니다. 아주 재미있었어요 저도 19년전 호주 횡단여행을 한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 다 키우고 61살이 되면 배낭메고 전세계를 여행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여행기가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4. 거의 한달가까이 걸려서 여행기 다~~읽고 처음으로 덧글을 씁니다^^;;
    용민님의 여행기를 보고 있으면 마치 저 또한 그 나라에 있는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것 같아요ㅎㅎ
    앞으로의 여행기또한 기대 많이 하겠고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옵니다ㅎㅎㅎ
    여건만 되면 저 또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직장인이고 하루라도 아빠 못보면 안되는 두 공주님들을 놔두고 가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뭐... 여행기보며 어쨌든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서울살고 있으니 인연이 된다면 오다가다 마주칠수도 있겠네요
    혹시나 만나면 아는채 할꼐요 ㅎㅎㅎㅎㅎ

  5. 비밀댓글입니다

  6. 와~ 티코와 라보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되는군요^^

  7. 생각 날 때마다 찾아 여행 글과 사진을 보며 응원하고 저 또한 여행의 꿈을 꾸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행복해져요
    너무 감사하고 여행 마지막 까지
    늘 응원합니다

  8. 오랜만에 님의 블로그에 와서 여헹기를 읽고 있습니다.

    한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지금도 여행중이네요..ㅎㅎㅎ

    즐겁고 보람찬 여행이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9. 잘 보고 갑니다^^

  10. 편한 여행을 좋아해서 저렇게 머나먼 곳까지 갈 생각은 하지도 않는데
    아름다운 키르기스스탄 경관을 보니 갈등이 생기네요.^^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여행기여서 읽는 내내 유쾌했어요.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11. 아슬란밥은 우리의 가을쯤엔 봄과 겨울이 같은 곳에 공존하는 곳인가봅니다.
    한국에 들어오신 것도 1년 여가 된 것 같은데 제가 보는 이 여행기도 DJL님 처럼 아주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물론 그 여행기에 제가 같이 동행한다는 기분이 들어 늘 즐겁게 보고있습니다.

  12. 랄프와 하이디가 인상적이네요
    그들이 함께 하는 삶이 부럽기만 하네요
    저의 바램이기도 하기에...

  13. 와우 ... 먹성이 아주 좋아요.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부럽다. 근데 이번 여행은 그 좋아하는 술이 빠졌다. 술 먹고 눈이 있는 산에 오르면 넘어져 뽀뽀하기 싫어 안 먹었나 ? ?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6. 봐도봐도 아름답던 파미르 여행의 끝. (타지키스탄 - 파미르, 키르기스스탄 - 오쉬)


랄프와 함께 키르키즈스탄으로 가기로 했는데 지프가 몇시부터 운행하는지 몰라 무턱대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마을 공터에서 지프가 정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을 공터가 어디인지 몰라 한참을 돌아다녔다.

겨우겨우 공터를 찾았는데 날이 꽤 추워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맞은편 집에서 아저씨 한분이 우리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계속 권하셔서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살 것 같았다.

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밥을 같이 먹자고 하신다.

이번에도 괜찮다고 했지만 고기를 삶은 기름국과 밀가루 튀김을 가져오셔서 같이 먹자고 해 고맙다며 같이 아침을 먹었다.

나야 강철위장을 가졌기에 맛있게 먹었지만 하이디와 랄프는 조금만 먹고 말아 아저씨께 미안해 더 열심히 먹었다.

서로의 언어를 몰라 말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충분히 느꼈기에 정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찻값으로 약간의 돈을 내고 나왔다.

역시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

날이 밝자 지프가 공터로 왔다.

우리가 3명 밖에 안 되기에 다른 승객들을 더 찾아본다며 마을을 돌아보러 갔다왔는데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1명 뿐이라며 추가 금액을 내야한다고 한다.

2배씩의 돈을 더 내야하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랄프와 하이디에겐 하루 하루가 소중하니 그냥 돈을 더 주고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랄프가 다가와 자신들의 일정에 맞춘 것이니 난 돈을 더 낼 필요가 없다고 하길래 나도 내가 원해서 떠나기로 한 것이고 함께 여행하는 것이 즐거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돈을 절약하며 여행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지만 내가 선택한 것과 정당하게 이용한 서비스에는 확실히 돈을 지불하는 것이 맞다.

돈을 아끼는 것은 그 다음의 이야기이지 양심을 판다거나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돈을 아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미르 고원의 무르갑 지역쪽은 키르기스스탄의 국경과 맞닿아 있으면서 동쪽으로는 중국과 맞닿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사람들이 밀입국을 할까봐 철조망을 쳐놨다는데 가끔씩 철책이 끊어진 곳도 보였다.

눈 덮힌 산들은 아마 만년설 지역인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저런 산에 오르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아름답다.

마치 구름이 바로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어쩌다보니 지프를 대절한 것처럼 되버렸기에 이번에도 우리가 원하는 지점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됐다.

아마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니 그냥 지프를 빌려 끝까지 즐기라는 하늘의 뜻이었나 보다.

돈은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으는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인 것 같다.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무작정 아끼기보다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거나 가지고 싶던 것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철책이 끊어진 곳이 보이길래 잠깐만 넘어가보자고 말을 했다.

역시 사람은 가지말라면 더 가고싶고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은 것 같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바디랭귀지로 키르기스스탄으로 가기 전에 잠시 마을에 들려야한다고 한다.

뭔가 전해줄 물건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기름을 담아가야한다고 한다.

타지키스탄의 기름이 더 저렴해 통에 기름을 담아가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통이 보이길래 살펴보니 GS오일이 붙어있어 한국에서 온 통이라고 말해줬다.

이제 아름다운 파미르의 길과도 헤어질 시간이다.

지금까지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파미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지구 어딘가에는 이보다 더 웅장하고 멋있는 길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꿈에 그리던 길은 파미르 고원에만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제 타지키스탄을 떠나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갈 시간이다.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여러 곳의 체크포인트를 거쳐야하는데 여행자들이라 그런지 짐검사는 하지 않고 그냥 여권만 확인하고 보내준다.

영국인은 키르기스스탄을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는데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무비자 협정 체결국가라 비자가 필요없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여권의 비자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타지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10일 - 지출액 530달러 (약 57만원)


교통수단인 지프를 빌리는데 많은 돈이 들었다.

예상보다 지출이 컸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세상에서 오직 파미르에만 있을테니 후회는 없다.


이제 드디어 키르기스스탄에 왔다.

이름도 생소한 나라지만 랄프에게 들으니 키르기스스탄에는 아름다운 산이 많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라 업무가 중단됐다길래 차에서 내려 길가에 앉아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고산지대라 가끔씩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올해의 첫눈을 10월 초에 파미르에서 만났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파미르가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지 군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할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영어를 할줄 아시길래 잠깐 대화를 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하니 88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신다.

과거 소련시절에는 먹고 살 걱정은 안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며 키르기스스탄의 젊은이들은 다들 러시아나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일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러시아 밑으로 들어가고 싶다며 말씀하시는데 키르기스스탄의 현실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키르기스스탄에 오자마자 도로가 좋아져 신기해하고 있는데 앞에 양떼가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나와 랄프가 열심히 셔터를 누르자 하이디는 그런 우리를 보고 웃는다.

유목민들은 아침에 양떼를 끌고나와 해가 지기 전에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봐도 끝이 없는 행렬이 정말 신기했다.

드디어 우리 목적지인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도착했다.

지프 기사 아저씨가 고기를 차에 싣을 때부터 살짝 걱정됐었는데 역시나 핏물이 흘러 내 가방에 묻었다.

성스러운 의식을 위해 제물을 바치는 것이 떠올라 내 가방에 묻은 피가 남은 내 여행을 지켜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열심히 가방을 빨았다.

타지키스탄에서 열심히 넘어오느라 밥을 먹지 못했으니 우선 배를 채우기로 하고 사람이 많은 식당에 들어가 케밥처럼 보이는 것을 시켰다.

역시 고기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밥을 먹어 급한 불은 껐으니 숙소 주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는데 식당들이 보인다.

무슨 음식을 파는지 구경만 하려했는데 맛있다고 해 우리도 모르게 식탁에 앉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꼬치구이인 샤슬릭도 하나씩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방을 잡았는데 수건도 주는 독방이 400솜(한화 8,000원)밖에 안 한다.

방을 잡았을 때는 당연히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잔잔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마시는 맥주는 꿀보다 달콤하다.

조식도 포함되어 있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달걀 후라이가 나와 행복했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의 오쉬에 가실 분이 계신다면 크리스탈 호텔을 추천드립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 차례다.

중앙아시아 은행에서는 달러, 유로화, 루블을 받는데 뭐니뭐니 해도 달러가 최고다.

지갑도 두둑해졌으니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입이 심심하니 낱개로 팔고 있는 바나나를 하나씩 입에 물고 시장 구경을 한다.

정육점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해 주인 아저씨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완벽한 재래시장이라 파리가 날아다니고 위생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먹어도 괜찮다는 것은 잘 안다.

돼지고기는 뜨거운 불에 익혀 먹기만 하면 괜찮다고 배웠다.

어제 먹은 샤슬릭도 맛있었지만 오늘 먹은 샤슬릭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자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하이디는 몸이 좋지 않다길래 랄프와 둘이 나와 뭘 먹을까 고민하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봐도 뭔지 모르겠어서 가장 유명한 것을 시켰더니 라그만이라 불리는 면 요리가 나왔다.

한국에서 먹던 짬뽕처럼 얼큰한 맛이 났는데 정말 신기하고 맛있어서 감탄을 하며 먹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제과점이 보이길래 들어가 디저트를 샀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으면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줘야한다고 말하니 랄프가 당연하다며 산적처럼 웃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 

오늘 밤도 맥주와 함께 한다.

병따개가 없다고 술을 못 먹는 내가 아니지만 키르기스스탄의 맥주는 고리만 당기면 병뚜껑이 따져 정말 편리했다.

역시 술에는 각종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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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량한 산도 멋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멋있는 풍경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2. 비오는 아침에 샤슬릭 테러를 당하니 기분이 참 좋아요. ㅎㅎ
    역시 아름다운 파미르...

  3. 이번 사진에 나온 음식들은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ㅎㅎ 파미르 고원은 이름은 얼핏 들었는데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경입니다. ^^

  4. 복습하면서 모든 글마다 리플달기 운동을 벌이는 중~
    '조지아' 편을 봐야하는데 새글이 달렸길래
    반칙인줄 알지만..
    그래도 복습중이니 괜찮을거야! 라면서... ㅎㅎㅎ
    키르기스스탄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 모두 정말 예술이예요.
    흙길과 산과 하늘만 가득한 사진들인데도
    어째 자꾸 눈이 가네요.
    가을이 깊어서 제 마음이 스산해서 그럴까요?
    아님 용민군 사진에 제가 넘 심하게 빠져서 그럴까요?
    후자!!! 를 선택해야 할까봐요. ^^
    앞으로도 계속 복습할거니까 계속 잘 부탁드려요.

  5. 용민님~~끝까지응원할게요^^
    숨어서잘보고있답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7. 용민군 여행기 복습 끝냈어요. ^^
    복습 뿐 아니라 전편에 걸쳐 짧지만
    리플 모두 달았습니돠~ ㅎㅎㅎ

  8. 오늘 이야기도 즐겁게 보고 갑니다.
    크리스탈 숙소 정보 고맙고요 ^^

  9. 키르키즈스탄은 타지키스탄과 이웃 국가이지만 또 다른 분위기네요.
    각각 다른 나라를 자동차로 이동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도 하고요.

  10. 보통 사람이 아닐세 그려

  11. 도로위의 양때 염소떼~~^^
    그 모습이 걸림이 없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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