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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이란-Ir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0. 테헤란에서 끝나는 이란여행. (이란 - 테헤란)


달걀과 버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조식 뷔페라니 아무래도 내가 천국에 와있는 것 같다.

아침 식사 하나만으로 이란에서 가장 좋은 곳이 야즈드로 바뀌려고 한다.

게다가 화장실도 깨끗하고 수압도 좋다.

가격도 190,000리알(한화 6,000원)으로 전에 갔던 호스텔 보다 저렴하다.

역시 숙소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믿는 것 보다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숙소의 가격도 싸고 서비스도 마음에 들어 될 수 있으면 밥도 숙소에서 사 먹는다.

조금만 친절하고 깨끗하면 나머지 모든 것들이 좋아 보이고  약간의 돈을 더 벌기 위해 손님을 기만하는 곳은 정말 싫다.

이제 이란 여행을 시작했던 테헤란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테헤란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다시 지하철을 타니 기분이 새롭다.

처음에 왔던 테헤란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신경이 쓰였었는데 이제는 익숙하게 다가온다.

주말이라 그런지 문을 연 가게도 없고 도로에도 차가 잘 다니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주 5일제가 확실하게 정착해 휴일에는 모든 사람이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에 묵었던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왔는데 냉장고에 붙어 있는 하이네켄 맥주가 눈에 들어온다.

이란이기에 하이네켄 맥주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냥 아무 맥주나 하나 있었으면 참 좋을텐데 보이지 않는다.

맥주는 상상 속의 음료이니 탄산음료수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는다.

사진으로는 맛있어 보이는데 속에 든 것은 햄밖에 없다.

숙소에 있는 고양이 가족들이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쳐다봤다.

인터넷 연결이 어렵더라도 여행기는 계속 써 나간다.

외국에 있을 때보다 한국에서 쓰는 여행기가 더 부실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빈둥거리다 숙소 옆에 있는 빵집으로 왔다.

주로 아침 시간에만 빵을 파는데 따뜬따끈하고 쫄깃하고 큰 빵이 5000리알(한화 2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아무리 빵이 맛있다고 하지만 한국인을 밥을 먹어야한다.

밥을 먹고 식료품 가게를 지나치는데 신라면을 팔고 있다.

한류가 유행이라더니 라면도 소문이 났나보다.

석류즙 100%짜리 음료수를 마시는데 즉석에서 마시니 정말 달콤했다.

석류 주스를 다 마시고 나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여 또 주문을 했다.

군것질거리는 쉬지 않고 먹어야 맛이 있다.

그동안 여행하며 얻은 이란 정보들과 숙소 정보들을 정보책자에 기록한다.

정보책때문에 이란 여행을 쉽게 했으니 이제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줄 차례다.

길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박스가 보인다.

경북 사과박스가 이란까지 흘러들어 오다니 정말 세상은 모를 일이다.

이란 여행의 마지막이자 테헤란 여행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형님과 테헤란 타워라 불리는 밀라드 타워에 왔다.

밀라드 타워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콘텐츠가 있지만 딱히 당기는 것이 없어 9만 리알(한화 3,000원)을 내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내부에는 분수대와 입장을 환영하는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지금까지 느꼈던 테헤란과는 다르게 깔끔한 관광지에 온 기분이 들었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테헤란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테헤란의 야경인데 자동차들과 건물들이 만들어 낸 야경이 엄청 아름다웠다.

역시 직접 보기 전에는 함부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전망대에 올라왔는데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 커피숍에 갔다.

뭘 마셔야 잘 마셨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난 고급스러운 사람이니 아포가토를 주문했다.

커피를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고 있으니 함께 사진을 찍자고 다가온다.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었다.

부모님이 핸드폰을 만지느라 정신이 없길래 심심해하는 애기와 놀아주다 밑으로 내려왔다.

테헤란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이라 괜찮은 식당으로 갈까 고민하다 전에 갔던 식당에 가 쌀밥인 베렌제를 시켰다.

밥에 찰기가 없는 안남미라지만 먹거리가 부족한 이란 여행을 책임져준 베렌제 이기에 맛있게 먹었다.

아무리 부족한 음식이라도 항상 맛있다고 느끼는 내 미각은 정말 축복받은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배낭을 정리하고 마지막 빵을 사와 잼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내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자 숙소에서 만난 형님께서 라면이라도 한 그릇 먹고 가라고 하신다.

여행을 하며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챙겨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감사하고 나도 스스럼 없이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테헤란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지 않기에 택시를 타야한다.

2만 토만(한화 6,000원) 정도에 흥정을 하고 택시에 올랐는데 40분이 넘는 시간을 달린다.

아름다운 모스크와 맛있는 베렌제가 있는 이란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나 저렴한 택시비일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 카운터로 들어가려면 짐 검사를 받아야한다.

영화에서는 항상 위험한 나라로 나오는 이란이지만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느낀 이란은 상당히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나라였다.

체크인을 하려고 하니 배낭을 꼭 랩으로 감싸야한다고 한다.

배낭이 손상되도 상관없다고 말을 했지만 규정상 모든 가방은 랩핑을 해야한다고 해 1만 토만(한화 3,000원)을 내고 포장을 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포장 한번 해주지 않은 것이 떠올라 배낭에게 살짝 미안해졌다. 

작지만 면세점도 있어 구경을 하러 갔는데 면세점 하면 떠오르는 술은 역시나 보이지 않는다.

남은 이란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다 먹는게 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스크림과 치즈케이크를 샀다.

우아하게 치즈케이크를 먹고 있는데 뭔가가 씹혀서 살펴보니 케이크 속에 이물질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이란이기에 아무렇지 않은듯 다시 맛있게 먹었다.

아무리 종이가 들어있다고 해도 치즈케이크는 맛있다.

그러고도 남은 돈은 기부함에 넣으며 이란 여행을 마무리했다.

언젠가는 내가 쓸 돈을 남겨놓기 전에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부했는데 아직까지는 욕심이 많은 것 같아 미안했다.

탑승 시간이 다가오고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러간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타지 않았을 비행기지만 비자를 주지 않는 우즈베키스탄을 건너 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타직 에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제 중앙아시아 여행의 시작지인 타지키스탄으로 간다.


<이란 여행 경비>


여행일 19일 - 지출액 430달러 (약 45만원)


하루에 약 2만원 정도 사용했는데 물가가 전반적으로 저렴했다.

숙박비는 평균 13~15달러 정도 들었고 밥은 보통 5달러 정도로 먹을 수 있었다.

이슬람 국가답게 술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 덕분에 여행 경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란여행의 묘미는 엄청나게 저렴한 버스비와 택시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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