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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이란-Ir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7. 세상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스파한. (이란 - 이스파한)


아침 식사에 바나나 사과 주스가 나와 신기했는데 진짜 바나나와 사과를 함께 넣은 맛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에게 마술레에서 산 꿀을 나눠주니 꿀도 들고다니는 여행자라며 대단하다고 말을 한다.

예상보다 많은 꿀을 사서 나눠줬을 뿐인데 부끄럽다.

아침을 먹었으면 이스파한을 구경하러 나가야한다.

여행이란 먹고 자고 놀러다니고의 연속이다.

나중에 오토바이는 어떻게 나가라고 이렇게 차를 대놓은 건지 궁금하다.

이란 여행은 알려진 자료가 별로 없기에 론니플래닛을 참고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지도를 보며 근처에 있는 하킴 모스크를 향해 걸어간다.

모스크 앞에 도착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입구가 어두운 것이 아무래도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다가가보니 역시나 문이 닫혀있었다.

왜 슬픔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방향으로 가보니 다른 입구가 있었다.

수리 중인 것처럼 보여 안에 계신 분께 여쭤보니 들어가도 괜찮다고 하신다.

모스크의 입구 천장부터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로만 장식된 모스크의 세밀한 멋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모스크의 중앙부에 있는 예배당 천장의 돔은 봐도 봐도 아름답다.

보수공사 중이어서 그런지, 기도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 혼자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정확히 절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조용히 기도만 드리고 나왔다.

그 어떤 종교도 남을 해치라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을텐데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터키에서 만난 블루 모스크보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하킴 모스크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슬람 신자는 아니지만 경건한 마음이 들어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IS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아파와 수니파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데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죽고 그 뒤의 후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며 종파가 나뉘었다.

과거 이슬람은 종교이며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었기에 나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함마드의 후계자가 필요했는데 무함마드가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지 않아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눠지게 된다.

두 종파 간에는 코란을 받아들이는 입장과 지도자를 뽑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특히 시아파는 예배를 올릴 때,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은 작은 돌을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는데 이는 돌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돌을 이루고 있는 진흙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물질이라 돌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고 한다.

보수를 잘 해 다음에 올 사람들도 하킴 모스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이스파한이라 기대를 했는데 처음으로 들른 하킴 모스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포근한 마음을 안고 거리로 나선다.

반바지를 보니 입고 싶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남자라는 이유로 차도르를 안 쓰고 반팔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길을 걷는다. 

이란의 바자르는 대부분 긴 통로 형식을 띄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시장에 왔으면 먹을 것을 먹어야한다.

꼬마 아이들 사이에 섞여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아이들이 웃는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팔고 있었는데 색색의 향신료를 쌓아 놓은 모습이 예뻤다.

우리나라는 주로 고춧가루와 후추 정도만 사용하는데 인도와 중동지역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하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다.

이번엔 다른 모스크인 마스지드 조메를 찾아갔는데 입장료로 1만 토만(한화 3,300원)을 내야한다.

'마스지드'는 페르시아어로 '엎드리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고 사원을 의미하는데 스페인어와 불어를 거치며 모스크로 서양권에 알려졌다고 한다.

'조메'는 '금요일'을 뜻하니 마스지드 조메는 금요일의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조메 모스크도 천장이 참 아름답다.

이상하게 이슬람 건축물에 오면 천장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본 알함브라 궁전이 떠오른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51 - 이슬람 건축의 정수, 알람브라 궁전.

을 읽어주세요.


아름다운 건축물을 묘사할 때 조금 더 풍부한 표현을 쓰고 싶은데 내 감수성과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마스지드 조메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아까 본 하킴 모스크에서 느꼈던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시 난 작고 조용한 곳에 끌린다.

사람들이 낙서를 하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리벽을 설치해놨다.

우리나라의 석굴암도 예전에는 유리벽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훼손해 유리벽을 설치했다고 들었는데 몇몇 사람들의 이기심때문에 문화유산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각부분에 이렇게 검정색이 칠해진 것이 보이는데 이는 탁본을 뜨며 생긴 잉크 자국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금지된 곳이 많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탁본이 이뤄졌었다고 한다.

눈으로 보고 감탄했던 세밀함이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쉽다.

마스지드 자메에서 나오니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개발된 모습이었던 대로변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인터넷을 돌다보면 평양의 모습이 보이는데 평양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계속 걸어다니느라 배가 고프니 튀김 하나를 먹는다.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난 아무거나 맛있게 먹으니 괜찮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맘 광장이다.

이맘 광장은 이스파한의 중심에 있는 거대한 광장인데 이스파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라고 한다.

원래는 샤 왕의 광장이라 불리던 이맘 광장은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이름을 따 이맘 호메이니 광장이 됐고 사람들은 편하게 이맘 광장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맘 광장에는 이스파한뿐만 아니라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이맘 모스크가 있다.

이 모스크는 파란색이라 블루 모스크로 불리기도 하고 최고의 모스크라는 의미로 왕의 모스크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안을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기도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두 곳의 모스크를 봤는데 처음에 간 하킴 모스크에서 느낀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두번째로 본 마스지드 자메에서는 별 감흥을 못 느꼈었다.

이런 상태에서 이스파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모스크를 보면 그저 관광지 탐사가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여운을 두고 싶어 그냥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이란의 시내버스 뒷부분은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데 여성들은 뒷 문으로 탑승해 내릴 때 앞으로 와 요금을 낸다.

이란의 낡은 노란 택시는 정말 귀엽다.

이스파한을 떠나는 버스를 미리 예약하기 위해 시외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왔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기에 어디를 가든 버스표 구하는 것이 쉬운데 땅이 넓은 나라들은 장거리 버스 위주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이란 버스터미널의 신기한 점은 예매 창구와 계산 창구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예매하는 곳에서 표를 정하고 계산 창구로 가 돈을 내면 표를 준다.

잘 쓰던 목베개에 구멍이 나 터미널에 있는 상점에서 5만 리알(한화 1,600원)에 샀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간단한 공산품도 저렴하니 여행할 맛이 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이 보여 우선 내렸다.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몰라 그냥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보며 왔는데 운이 좋았다.

숙소에서 잠깐 쉬고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에 살벌한 마네킹이 보인다.

고정을 하기 위한 것은 알겠는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나 궁금하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심하게 막히길래 그냥 시내로 걸어가기로 했다.

페르시아어를 해석해보니 참 좋은 말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쓰러진 나무를 전시해놨다.

다시 이맘광장에 왔는데 아까 말이 세워져 있던 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용한 곳이니 스스로 청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가족단위로 이맘 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셔츠를 입은 남자와 히잡을 두른 여자가 참 잘 어울린다.

이맘 모스크에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역시나 그냥 참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흙 벽돌이 황금빛으로 보인다.

여성이 하지말아야할 행동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들이 보인다.

문화권이 다르니 조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점이 많기는 많다. 

까만 것은 글이요 하얀 것은 바탕이다.

언어를 아예 알아보지 못하는 나라를 여행할 때면 문맹이 된 기분이 든다.

이번에 온 곳은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르는 자얀데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시오세 다리다.

교각이 뒤집어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나에게도 감수성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시오세 다리는 아름다운 모습때문인지 이스파한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란이지만 곳곳에 하트낙서가 보이는 것을 보니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말했듯이 커플지옥 솔로천국이다.

다리가 간지러워 계속 긁다가 쳐다보니 벌레에 물린 자국이 많이 보인다.

아까 이맘 광장의 잔디밭에서 물린 것인지 숙소에서 물린 것인지 모르겠는데 빈대에 물린 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을 해오면서 베드 버그에 물린 적이 없었는데 내 몸에 달라 붙었을까봐 걱정이 된다.

걱정은 계속하되 밥은 먹어야한다.

시내라 샌드위치 가게가 많이 보이길래 하나 샀는데 꽤 맛있었다.

아무리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코카콜라는 막을 수 없나보다.

역시 코카콜라의 힘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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