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11. 60시간 만에 베이징으로 가는 방법. (몽골 - 울란바토르)

아침에 일어나 게르 밖으로 나오니 구름은 껴있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텐트가 있다면 더 저렴한 비용을 내고 빈 공간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잘 수도 있다.

어제는 달걀 후라이가 나왔었는데 오늘은 삶은 달걀을 준다.

게다가 1개가 아니라 2개씩 주니 정말 행복하다.

원래 계획대로 홉스골에서 오래 지내다 스스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날이 오면 먹으려고 사둔 복숭아도 후식으로 먹는다.

복숭아 조림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어서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닥치고 그 때마다 선택을 해야한다.

홉스골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 그 전에 세워두었던 계획은 모두 잊어버리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한다.

우선은 므릉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마을버스 역할을 하는 밴에 올랐는데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사람을 꽉꽉 채워 태운다.

이렇게 드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말을 타는 것을 상상하며 몽골에 왔는데 아쉬운 마음만 가지고 돌아간다.

내가 기대가 너무 컸기에 아쉬움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홉스골로 떠나기 전에 묵었던 므릉의 게스트 하우스에 잠시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영어도 잘하시고 전화로 버스예매까지 해주시는 등 여행자의 편의를 잘 봐주신다.

혹시나 몽골 북부의 홉스굴이나 므릉으로 여행을 떠나실 분이 계신다면 추천드립니다.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므릉 구경을 하는데 레슬링 경기장 앞에 있는 동상이 눈에 띈다.

내 모든 예술적 감각을 모아 레슬링 선수들의 포즈를 따라해봤지만 많이 부족하다.

므릉은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하는 국내선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기에 도로에 영어 표지판도 있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시장에 들렀는데 정육점이 보였다.

사진은 가장 수위가 적당한 것을 올렸는데 실제로 가보면 직접 가죽을 벗기고 손질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에그 마트가 뭔지 궁금해 안에 들어가보니 진짜 달걀만 팔고 있었다.

다른 것은 팔지 않고 달걀만 팔아서 먹고 살 수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신기했다.

한창 '포켓몬 고'가 유명했던 시기인데 동생님께서 몽골에서도 서비스가 된다며 포켓몬을 잡기 시작하신다.

배가 고파 식당에 갔는데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양을 주신다.

버스 터미널 근처의 식당은 가지 말라는 우리나라의 격언이 있지만 몽골의 터미널 근처 식당은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맛잇는 볶음밥을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는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 터미널로 오니 우리가 탈 버스가 보인다.

울란바토르에서 므릉으로 올 때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버스를 타고왔는데 므릉에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는 버스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열악한 버스를 타게 됐다.

가뜩이나 의자 사이의 간격이 정말 좁아 앉아있기도 힘든데 제일 뒷 자리를 줘 의자를 젖힐 수도 없다.

그런데 앞에 앉은 사람들이 의자를 너무 뒤로 젖히길래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이니 의자를 앞으로 당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버스 표를 예약할 때는 누워서 갈 수 있는 슬리핑 버스라고 했었는데 이게 어디를 봐서 슬리핑 버스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짐을 싣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예정 시각보다 1시간 늦게 버스가 출발한다. 

잠이 오지 않아 창밖을 보며 음악을 듣는데 데프콘 형아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세상의 모든 청춘들이 아프기 보다 아름다워지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야! 나도 아플 때가 되게 많았어 

근데 포기 안 했다 

무조건 버텨 그러면 이겨 

아프지마 청춘!


멋진 스포츠카를 타며 내달리는 꿈

샴페인이 마르지 않는 술잔에 

취한 기분 둘

이것이 내가 원한 삶이었는지 

나는 내 자신에게 다시 한번 또 묻고 있다


무거워진 목걸이 가볍지 않게 되어버린 삶

도금이 벗겨지고 진짜 금이 되어버린 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서 나 따졌어 

왜 하늘은 이제서야 

내게 희망을 보여주냐고 


난 아직 기억해 2001년 망원동 반지하 

그 처절했던 여름밤을 장마한테 찢긴 날

다 젖어도 포기 못 했네 Drum Machine

주인집 다락에서 부둥켜안고 

밤새 눈을 그렁였지


지금 내 집 내방 하나가 

그때 그 집보다는 훨씬 커 

누군가 성공했다 축하를 건네도 잘 몰라 

여전히 밖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불안해서 잠 못 자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위로가 안 되는 그 말은 하지 마요! 

빛나야 할 때가 지금이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나약해지거나 너무 위로받지는 마! 

약해지면 세상은 더 위험하니까 


내 손목 금시계의 초침은 죽지 않네 

샘물은 말라도 내 통장 잔고는 

절대 마르지 않네 

이것이 내가 원한 삶이었는지 

나는 내 자신에게 다시 한 번 또 묻고 있다


난 아직 기억해 2004년 겨울밤

밤새우고 병원에 혼자 가서 

누워 수술받던 날

돈 때문에 약만 먹고 그냥 버티려다가

지옥을 맛보고 기어가서 

결국 맹장을 떼 냈지


카드 들고 접수창고로 걸어가는데

아픈 거보다 승인이 안 날까 봐 

그게 더 겁이 나더라

혼자인 서울살이의 서러움에 북받쳐

걷는 내 걸음이 

그냥 영혼 없는 좀비 같더라 


난 매년마다 검진비로 몇백을 써

누군가는 추억이라 위로하듯 내게 책을 써

근데 난 진짜 그때 힘들었거든 

지금도 혼자일 때 아프면 왠지 더 서러워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위로가 안 되는 그 말은 하지 마요! 

빛나야 할 때가 지금이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나약해지거나 너무 위로받지는 마! 

약해지면 세상은 더 위험하니까 


그래 여기 서울 삶은 절대 쉽지 않았지 

난 아직도 내가 이방인인 것 같아 미워

내 청춘의 상징 몸에 밴 라면냄새 

곰팡이 걷어내고 먹던 밥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긴 해 

이런 걸 고생이라 말하고 싶지만 이내 

난 잘 될 거라 나를 위로하지 않았고

더 잘 되려고 노력했어 그게 맞아 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위로가 안 되는 그 말은 하지 마요! 

빛나야 할 때가 지금이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은 쉽지! 

청춘이 아프면 그다음은 어디일지

나약해지거나 너무 위로받지는 마! 

약해지면 세상은 더 위험하니까 


약해지면 세상은 더 위험하니까

약해지면 세상은 더 위험하니까


데프콘 - 아프지마 청춘



몽골의 초원에는 화장실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에 승객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을 하면 아무 곳에서 차를 세워준다.

이 밤이 지나면 몽골의 초원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해가 지기 전까지 계속해서 창 밖을 쳐다보다 잠이 들었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컸다지만 몽골에 오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저녁에 므릉을 출발한 버스는 14시간을 달려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다.

홉스골을 떠나며 생각한 것이 있어 터미널에서 바로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와 표를 끊었다.

울란바토르의 기차역에는 영어를 쓸 줄 아는 직원도 있지만 갈 곳의 이름만 알고 있으면 굳이 영어를 쓰지 않더라도 바디 랭귀지를 이용해 내가 원하는 표를 끊을 수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처음에 묵었던 UB 게스트 하우스로 다시 돌아와 잠시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다.

우선 그 동안 제대로 못 먹었던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고기가 들어간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요즘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인데 난 탄수화물도 좋고 지방도 좋아하니 다이어트는 힘들 것 같다.

울란바토르 국영 백화점과 여러 가게를 돌면서 한국으로 가져갈 선물들과 기차에서 먹을 음식들을 샀다. 

남아있던 몽골 돈을 중국 위안화로 다시 환전을 한다.

두 형제의 여행이 몽골에서 끝날 줄 알고 계셨던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아직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몽골로 정했을 때부터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몽골을 떠나 중국으로 향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홉스골에서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고민한 결과 최대한 중국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았다.


울란바토르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방법은 일주일에 3번 정도 운행하는 직통열차를 타고 바로 가는 방법과 몽골과 중국의 국경인 자민우드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버스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직통열차가 편한만큼 가격이 조금 비싼데 오늘이나 내일 떠나는 직통열차가 없어 그냥 자민우드까지 가는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기차가 출발하고 시내에서 사온 미니 햄버거를 먹는데 정말 맛있었다.

흔히 생각하는 몽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맛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팔아도 될 것 같은 퀄리티였다.

국영백화점에 있는 마트에 가니 드래프트 비어를 팔고 있어 작은 병으로 사봤는데 맛이 좀 강했지만 맛있었다.

우리 앞에 앉은 아저씨께서 내가 맥주를 먹는 모습을 보더니 가방에서 보드카를 꺼내 한잔 따라 주신다.

주는 술을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니 맛있게 받아 먹고 감자칩을 건넸더니 몽골에서는 물을 안주 삼아 보드카를 마신다고 한다.

나도 물을 안주 삼아 보드카를 마시고 물을 삼켰는데 뒷 맛이 너무 이상해 그냥 한국식으로 감자칩과 함께 보드카를 마셨다.

기차에 타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시트와 차를 주는데 우리나라의 맥심을 준다.

몽골 기차에서 맥심을 받으니 기분이 새롭다.

내가 꿈꾸고 원했던 몽골의 초원이 창 밖으로 보인다.

지나간 몽골 여행과 앞으로 할 중국 여행을 함께 생각하며 창 밖을 쳐다본다.

오랜만에 침대기차에 오르니 기분이 새롭다.

기차도 좋지만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누워 잠을 자는 것은 더 좋다.

장거리 기차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나라의 컵라면이다.

일품 짬뽕을 몽골에서 중국으로 넘어 가는 기차에서 먹으니 더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것 같다.

14시간 정도 달린 열차는 아침 7시 40분쯤 자민우드에 도착했다.

자민우드에서 국경을 넘으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대부분의 국경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출구로 나간다. 

외국 친구들이 남겨놓은 글에서는 자민우드 역으로 나오면 지프들이 줄을 서있고 이를 타고 국경을 넘으면 된다고 했는데 지프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순간 당황했지만 중국쪽 국경 도시인 얼렌과 차이나, 중궈 등을 외치며 역 앞을 돌아다니니 택시 한 대가 우리를 부른다.

국경을 빨리 넘어야 오전에 있는 베이징 행 버스를 탈 수 있기에 우선 택시를 타고보니 먼저 탄 부부가 자신들과 함께 국경을 넘으면 된다고 말을 한다.

택시를 타고 마을 외곽에 있는 주차장에 가 새로운 지프로 갈아탔는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차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 분명해보이는데 자꾸 다른 방법을 시도하다 다른 차와 점프선을 연결하니 바로 시동이 걸린다.

지프를 타고 국경에 도착하니 역에는 보이지 않던 수 많은 지프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몽골을 육로로 떠나려면 출국세를 내야하길래 남은 투그륵을 냈다.

중국은 몽골과 1시간의 시차가 있기에 시계를 다시 맞춰준다.

얼렌에서 베이징까지 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오전에 출발하는 버스는 1년 전에 사라졌고 나머지는 다 오후에 있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피하는 것 중 하나가 한밤중에 도시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밴을 타고 빨리 베이징에 들어가기로 했다.

잘 달리던 자동차의 앞을 양 떼가 막는다.

양들이 물이 고인 곳을 지나가지 않자 주인 아저씨께서 억지로 한 마리를 끌고 길을 건너보지만 다른 양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겨우 겨우 길을 뚫고 지나가는데 왠지 제대로 된 중국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계속해서 베이징을 향해 달려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걱정이 될만도 하지만 별 일이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잠을 잤다. 

4년 만에 중국석유를 다시 보니 웃음이 나온다.

아쉽게 끝났던 중국 여행을 이제야 다시 시작한다.

도로 옆으로 성벽이 보이는데 저게 설마 만리장성은 아니겠지.

베이징 시내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미리 알아두었던 숙소로 향한다.

국경에서 버스를 일찍 타지 못하면 베이징에 한밤중에 도착할 수도 있기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더니 베이징의 웬만한 호스텔에는 방이 없다고 한다.

처음 갔던 호스텔의 리셉션에서 도움을 받아 근처의 숙소를 예약하고 다시 지하철에 오른다.

중국인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난 중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그런지 중국인들은 친절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안 좋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굴러간다고 믿는다.

빈 방도 없고 2박 3일 동안 이동만 했기에 오늘은 좋은 숙소에서 묵기로 했다.

배낭을 내려놓고 시계를 보니 므릉을 출발한지 60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제대로 된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식당이 잘 보이지 않아 우선 간단한 국수를 한 그릇씩 먹었다.

중국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 거리에 꼬치 가게가 보인다. 

몸이 피곤하니 숙소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고 잠에 든다.

앞으로 다양하고 싸고 맛있는 중국 음식들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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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0시간이라니... 하여간 대단하십니다. ㅎㅎ
    베이징 기대가 되네요.

  2. 중국으로 가셨군요,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고마워요

  3. 몽골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에 간다니 대단하시네요..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이었잖아요..끝내 마무리를 하시는군요~~역쉬!용민님이십니다!^^

  4. 몸이 많이 고단했을시간이였네요.^^; 그래도 젊음이 있어그런지 좋아 보입니다.^^

  5.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너무 잼있습니다^^

  6. 역시 파란만장 하네요.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7. 재밌게 봤습니다.

  8. 양떼가 자주 찻길을 막나요ㅎㅎㅎ 푸짐한 볶음밥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ㅎㅎ

  9. 참! 잘~~보고 갑니다.
    아주 멋진여행을 다녀왔군요!
    내나이 60대중반이지만 젊은이들처럼 멋진 여행을 하고 싶은데!
    니도 오는 8월31일에 7박8일 일정으로 고비사막을 가려고 합니다.
    글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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