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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ravel/몽골 - Mongolia

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04. 고비사막에서 만난 얼음계곡. (몽골 - 고비사막)

안녕하세요.


어제 저녁에 백남기 농민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날 밤 술을 적당히 먹고 잠들었기에 아침을 기대했는데 소시지 튀김이 나와서 흥분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빵을 튀긴 것이길래 바로 시무룩해졌다.

식빵과 먹으라고 빵 튀김을 주다니 정말 상상도 해보지 못한 조합이었지만 별 수 없으니 맛있게 먹었다.

여기서 어제 저녁의 흔적을 공개합니다.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 하려고 했는데 다른 게르의 친구들도 함께 놀다보니 술이 술술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맥주로 부족해 보드카도 꽤 마셨다.

몽골의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보드카가 좋아서 그런지 숙취가 하나도 없었다. 

이제 또 다시 떠난다.

넓게 깔린 구름이 햇빛을 막아 덥지 않게 해줬지만 첫 날의 아름다운 하늘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구름님 사막에서는 더워도 괜찮으니 너무 넓게 퍼지지는 말아주세요.

내 자리가 오른쪽 창가라 왼쪽 창가 사진이 하나도 없길래 왼쪽에 앉은 동생에게 카메라를 넘겼다.

그런데 사이드 미러로 동생이 카메라를 꺼내는 모습을 본 인케가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장난을 친다.

그냥 운전만 해주는 드라이버보다 장난도 치고 함께 웃으며 갈 수 있는 드라이버와 함께 여행할 수 있어 행복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보여 손을 흔들었는데 알고보니 가이드가 한국분이셨다.

오토바이로 고비사막 여행을 하면 재미도 있고 힘들 것 같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하니 많이 힘들다고 하신다.

여행 경로나 일정은 우리와 비슷한데 오토바이로 이동하다보니 신경 쓸 것도 많고 게르를 못 찾으면 텐트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고 하신다.

그래도 힘들겠다는 생각보다 몽골에서 텐트를 치고 자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을 보니 나도 어지간히 여행을 좋아하긴 좋아하나 보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을 때면 차를 흔들어 기름을 꽉꽉 채워 넣는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동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궁금하다.

오늘은 드디어 씻을 수 있는 날이다.

고비사막 투어 프로그램의 큰 틀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여행 도중에 몇 번의 샤워가 포함되었는지는 여행사마다 다르니 다 확인해봐야한다.

샤워는 우리나라의 목욕탕처럼 생긴 건물에 들어가 돈을 내면 1인실 샤워룸을 하나씩 배정해 준다. 

가격은 2500투그륵(한화 1500원) 정도 하는데 샤워시간의 제한은 없다.

다른 부스는 따뜻한 물이 잘 나왔다는데 내가 들어간 곳은 찬물밖에 안 나와 머리가 얼얼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샤워라 그저 좋다는 생각만 들었다. 

원래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씻는다는 생각에 행복해 사진찍는 것을 까먹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건물인데 안에 들어가면 위에서 보여준 사진처럼 여러개의 샤워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샤워를 하고 나니 바나나 우유가 당겨 마트에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그냥 탄산 음료로 만족했다.

카렌에게 한국에서는 목욕탕에 가면 바나나 우유를 마신다고 말해주니 엄청 신기해한다. 

그저 샤워만 했을 뿐인데 다들 기분이 좋아졌다.



워워워워 샤워를 하지요


외로움이 찾아올 땐 샤워를 하지요

하얀 거품 그 거품 속에 하루를 잊지요

욕실 안을 가득 채운 나의 18번

이게 바로 나만을 위로가 아닐까


쏟아지는 물줄기에 내 몸을 맞기고

무대 위에 가수처럼 노래 부르면

욕실 안을 가득 채운 나의 18번

머릿속에 고민들이 멀리 날아가


내 친구는 내게 말했죠

힘이 들면 샤월 해보라고

따듯한 물에 씻어내면

콧노래가 나온다며


워워워워 샤워를 하지요

워워워워 샤워를 하지요

워워워워 샤워를 하지요

워워워워 샤워를 하지요


좋아서 하는 밴드 - 샤워를 하지요


오늘 점심은 버섯볶음이다.

버섯이 탱글탱글해 정말 맛있었다.

밥을 먹고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관리소 같은 곳을 통과하고 있었다.

모든 비용은 우리가 결제한 금액에 포함되어 있어 돈에 관한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관리소를 통과하니 산이 펼쳐진다.

저번 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 몽골에 대해 생각한 것이라고는 초원 뿐이었는데 직접 와보니 정말 다양한 지형이 있었다. 

이번에 온 곳은 욜린암이라는 곳인데 영어로는 아이스 밸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기에게 아이스라는 이름이 추워서 붙여진 거냐고 물어보니 진짜 얼음이 있다며 기대하라고 한다.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가 있었는데 돌을 깎아 만든 조각들이 마음에 들었다.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도 가격이고 무게 때문에 배낭에 넣고 다니기 힘들 것 같아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다.

모기가 1시간 정도 걸어야하는데 괜찮냐고 묻길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왔으면 당연히 걸어야 되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방목 중인 소들이 곳곳에 풀어져 있었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표지판에 있는 사진을 보니 진짜로 얼음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얼음골처럼 지형적인 특성때문에 일년 내내 얼음이 있는 곳 같았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계곡이 깊어진다.

이번에도 돌탑이 보이길래 주변을 돌며 소원을 빌었다.

욜린암에서는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고 말을 타거나 야크가 끄는 달구지를 탈 수도 있는데 제일 오른쪽에 있는 말이 너무 예뻐 한참을 쳐다봤다.

색깔도 예쁘지만 뭔가 고고한 기품이 느껴져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사진 찍히길 좋아하는 동생님의 사진을 찍어준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착한 형인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니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고 진짜 얼음이 보인다.

겨울에는 바위의 검은 부분이 전부 얼음으로 뒤덮여 사람의 키보다 큰 얼음이 생긴다고 한다.

저쪽 구석에서 어디선가 많이 본 휴지가 보인다.

SK 엔크린이 몽골에도 진출했나 보다.

욜린암에 왔다는 인증샷도 한장 남겨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정말 착한 형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은 몽골의 여름이라 이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데 겨울에 오면 정말 멋있을 것 같다.

욜린암의 끝까지 들어가 얼음 구경도 했으니 이제 다시 돌아갈 때다.

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이 아름다워 손을 담궜더니 동생님께서 위에서 소들이 싼 똥들이 이 물을 타고 흐르고 있다고 알려준다.

손을 꺼내 냄새를 맡아 봤지만 똥냄새는 나지 않길래 그냥 다시 물에 손을 담궜다.

토끼처럼 작고 귀여운 동물이 뛰어다니길래 살펴보니 주머니쥐 같았다.

다시 차를 타고 오늘 밤을 지낼 게르에 왔는데 하늘이 또 뿌옇다.

첫날 밤에 봤던 별을 한번 더 보고 싶은데 오늘도 힘들 것 같다.

날씨는 하늘의 뜻이니 어쩔 수 없다.

오늘 저녁은 몽골식 파스타였는데 나오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30분이면 저녁이 완성된다길래 기다렸는데 2시간 30분이 걸려서 나온 요리가 식은 파스타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행들 모두 매번 똑같은 소스에 첫날을 빼면 고기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메뉴에 조금씩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그냥 참고 먹는 수밖에 없다.

사막에서 할 일이 딱히 없을테니 술이나 진탕 마시자는 생각으로 고비사막에 들어왔는데 일행 중에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징기스칸 보드카는 내가 거의 다 마셨다.

징키스칸 보드카는 사진 속에서는 은색이지만 실제로는 금색 포장인데 기마민족의 혼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이번 여행기는 다음 편의 분량을 맞추다보니 평소보다 


짧아졌는데 다음 이야기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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