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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Travel/몽골 - Mongolia

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05. 몽골의 전통축제, 나담 이야기 (몽골 - 고비사막)

안녕하세요.


몸이 너무 아파 하루 늦게 여행기를 올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많은 곳을 여행해봤지만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주변에 아무 것도 없던 곳은 히말라야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히말라야의 롯지는 건물이라도 있었지만 몽골에서는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게르 몇 채가 전부일 뿐 인공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 돌고 돌아 몽골을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묵은 게르의 화장실은 전보다 더 세련된 화장실이다.

땅에 구덩이를 파고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지만 변기는 좌변기로 되어있어 마치 호텔 화장실에 온 것과 같은 기분을 준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기에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화장실에 따로 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사용 중일 때 칸막이 너머로 넘어가면 부끄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그리 많지 않으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화장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 멀리서 카렌이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순간 저 언덕 꼭대기에서 볼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휴지를 들고 올라가 보기로 했다.

멀쩡한 호텔 화장실을 놔두고 초원에 일을 보려고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짐승같다.

사람은 생각하기에 동물이라는데 이런 더러운 생각도 생각이니 사람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밑에서 볼 때는 가까워만 보였는데 근방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일을 보겠다는 의지로 계속 오르다보니 꽤 멀리까지 왔다.

바람이 세게 부는 광활한 초원에서 일을 보니 징기스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찌 이리 이쁜지 모르겠다.

여러분 몽골 가세요.

꼭 가세요.

두번 가세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그녀는


천사 같다면 바보라고 날 놀릴텐가요 그녀는

딴건 몰라도 내눈 내마음엔 쏙 들어요

작은 사마귀도 난 부끄럽지않죠 믿어요

코에 손가락을 넣어도 떠나지 않을께요

정말 내가 미쳤나봐요 제 정신이 아니죠

마쉬멜로울 먹는 기분이야 이렇게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그녀는


내가 줄수없는 것 빼고 모두 다 다 줄께요 어때요

지금 눈에 보이는 무엇이든 다 말해봐요

달도 좋고 해도 좋고 저기 저별까지 다

그리 비싼 것 말고는 뭐든 다 사줄께요

정말 내가 미쳤나봐요 제 정신이 아니죠

마쉬멜로울 먹는 기분이야 이렇게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어찌 그리 예쁜가요 그녀는


우주히피 - 어찌 그리 예쁜가요


오늘 아침은 빵과 요거트가 나왔다.

마트에서 사둔 치즈와 함께 먹으니 꽤 근사한 아침이 되었다.

날씨가 꾸물꾸물하지만 우리는 또다시 떠난다.

가는 길에 우물에 들러 식수도 보충한다.

표지판도 없는 이런 초원에서 어떻게 우물의 위치를 기억하는지 정말 신기하다.

모기가 머리를 감고 싶은 사람은 감아도 된다길래 간단히 물로만 감았는데 지하수라 그런지 머리가 엄청 시려웠다.

내 뒤에서 장난치고 있는 친구는 다른 지프의 드라이버인데 우리와 경로가 비슷해 자주 만나게 됐다.

생긴 것도 동글동글 하고 한국말 단어도 몇개 알고 있어 그냥 친구 먹기로 했다.

더 멀리 들어가기 전에 작은 마을의 슈퍼에 들러 몇가지 물건을 더 샀다.

단백질에 굶주린 우리는 모기가 고기를 조금이라도 사길 바랐지만 이번에도 모기는 그냥 빈손으로 나왔다.

아쉬운대로 생라면을 하나 사 부셔먹으니 카렌이 기겁을 한다.

라면은 과자가 아니라며 끓여 먹으라길래 라면을 먹고 물을 마시면 뱃 속에서 조리가 된다고 말하니 어이없어 하며 웃는다.

모기가 우리에게 다가와 이 마을에서 나담축제를 하고 있는데 보고 갈건지 묻길래 정말 보고 싶다고 말을 했다.

나담은 몽골에서 가장 큰 축제로 시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몽골이 독립한 날짜인 7월 11일을 기준으로 울란바토르에서 나담 축제가 열리는데 지방에서는 7월 11일을 전후로 그 지역만의 나담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몽골 여행사에서 운이 좋으면 여행 중에 나담 축제를 볼 수도 있을거라고 했는데 진짜 운이 좋았다. 

몽골의 나담 축제도 여느 축제와 마찬가지로 개회사가 끝나면 국기를 게양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인케가 레슬링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길래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어 사진을 찍었다.

다들 덩치가 어마어마 해 내가 너무 작아 보였다.

나담 축제는 여러 곳의 스테이지에서 양궁, 레슬링, 경마가 동시에 이뤄진다.

레슬링이 금방 시작할 줄 알고 계속 기다렸는데 도무지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길래 양궁을 보러왔다.

양궁은 크게 남자부 여자부로 나뉘고 나이에 따라 세분화 된 경기를 한다고 한다.

사진에 보이는 화살을 이용해 바닥에 세워둔 과녁을 맞추는 경기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tv로 보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인데 먼저 쏜 사람이 다음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사람은 서로 돕고 살아야한다.

가장 끝에 있는 누나의 포스가 남달라 독사진을 한 장 찍고 싶었는데 계속 구경하다보니 기회가 왔다.

여전사의 느낌이 물씬 나 정말 멋있었다.

다시 레슬링 경기장으로 돌아오니 이미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는 1:1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팀별로 이뤄지는 것 같았는데 서로 원하는 사람끼리 붙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쓰고 나온 모자를 심판이 벗기면 신의 축복을 받는듯한 춤을 추는데 경기가 끝나면 승자가 패자의 몸을 두들겨주고 이 춤을 다시 한번 더 춘다.

그 뒤 따로 마련된 부스로 가 승자란 것을 인정받고 작은 과자처럼 생긴 튀김을 받아 관중들에게 던진다.

축복을 빌어주는 의미 같았는데 먹어보니 속이 빈 튀김 과자였다.

축제이다보니 음식을 파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오늘 점심은 간단하게 사 먹기로 했다.

이 음식은 호쇼르라 불리는 양고기 튀김 만두인데 몽골에선 도시락이나 분식처럼 간단하게 사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양고기의 육즙이 살아 있어 정말 맛있었는데 한 1주일은 호쇼르만 먹어도 될 정도로 맛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모기가 앉은 자리의 창문이 고장났는지 고정이 되지 않아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 창문을 닫았다.

영화 마션에서는 덕테이프로 금이 간 헬멧을 막아 목숨도 유지했으니 테이프는 정말 사랑스러운 물건이다.

매번 새로운 길을 달려서 그런지 매번 사진을 찍게 된다.

계속해서 오프로드를 달리니 차창 밖을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몸이 피곤해지고 가끔씩은 아프기도 한다.

평소와 다른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보느라 뇌가 힘들어 두통이 왔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나아진다.

여행기에 차창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어 찍은 도로 사진이 자주 나오는 것 같으실텐데 기분탓입니다.

어마무시한 염소떼가 줄을 지어있다.

몽골에는 이렇게 많은 염소가 있는데 오늘 우리의 저녁 식사에는 또 풀떼기만 올라올 것 같다.

계속해서 운전을 해 허리가 안 좋다며 보호대를 차고 있길래 배를 두들기며 아프지 말라고 하니 웃는다.

아프지마, 친구.

게르에 도착하면 가방에 실려있던 짐을 내리고 각자의 침대에 올라가는데 어쩌다보니 잠자는 위치가 거의 정해져있다.

난 문의 왼쪽 자리에서 자고 동생은 내 위, 카렌은 문의 오른쪽 자리에서 잔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을까.

맛은 있지만 푸짐한 고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단백질을 보충하라고 콩을 많이 줘 맛있게 먹었다.



다들 아프지 말고 항상 행복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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