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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다시 인도-Again 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9. 일상 속의 축제.



새벽에 천둥소리가 들려 혹시나 하고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비는 조금씩 내리는데 천둥소리는 엄청나게 커 신기했다.

이슬비라 부르기도 미안할 정도로 비가 조금 내리길래 맞을 생각으로 그냥 나왔더니 갑자기 비가 막 쏟아진다.

장대비 속에 우산을 쓸 생각을 하니 신이 나서 다시 방으로 올라가 우산을 가지고 내려오니 비가 그친다.

사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아니라고 배웠는데 하늘은 아직 그 것을 모르나 보다. 

오늘도 아침은 오트밀로 든든하게 먹는다.

인도의 우유 포장은 기본적으로 500ml짜리고 더 작은 것은 가끔씩 보인다.

한국에서 시리얼을 타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보통 오트밀을 타 먹는데 필요한 우유는 250ml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500ml짜리를 사서 남겨두면 상할수도 있어서 매일 500ml를 그냥 먹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는데 난 뭐가 대단한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1L짜리 우유 절반에 오트밀을 듬뿍 먹으니 소가 여물 먹는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원초적인지 몰라도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을 잘 먹어야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밀린 빨래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도가 여행자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세제에 있다.

동네마다 널려있는 구멍가게에 가면 1루피(한화 20원)나 2루피(한화 40원)에 딱 1번 쓸 만큼의 양이 포장된 세제를 팔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큰 세제를 사서 작은 페트병에 넣어 다녔는데 인도에서는 한 5봉지씩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 된다.


더운 곳에서는 두꺼운 카고반바지를 입는데 빨래를 널려고 바지를 짤 때 마다 너무 힘들어 얇은 반바지를 하나 사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태국에서부터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얇은 바지를 사려면 돈이 필요하니 그냥 내 몸이 힘들고 그 돈으로 먹을 것을 사먹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내가 있는 리쉬께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휴양을 즐기는 여행자들은 윗 부분인 락시만줄라로 가고 요가를 배우려는 여행자들은 아랫 부분인 람줄라로 온다.

비싼 비행기를 타고 인도까지 와서 나처럼 10일이 넘도록 요가를 배우는 한국인은 별로 없기에 대부분의 한국 여행자들은 락시만줄라에 있다.

대부분의 단기 여행자들처럼 나도 처음 바라나시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1주일 정도 있을 때만 해도 더 많은 곳을 다니고 더 많은 것을 봐야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난 시간도 많고 세부적인 계획도 없으니 너무 쫓기듯 여행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인도를 돌아다닐수록 유명한 여행지만 찍고 돌아다녀서는 인도를 잘 못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는대로 행동하기가 어렵다지만 이 부분에서는 마음과 몸이 딱 맞아떨어져 어느 순간부터 느긋하게 인도를 돌게 됐다. 
 

요가를 배운지 1주일 됐을 때 집에 전화를 해서 요가를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좀 더 배울 거라고 했더니 어무이는 자세도 교정하고 잘 생각했다고 하시는 반면 아부지는 뭐하러 인도까지 가서 요가를 배우는데 시간을 오래 쓰냐고 하셨다.

부모님의 생각도 차이가 나듯이 사람마다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다른데 가장 좋은 여행법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여행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한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그 때 어떻게 했어야하는데 하고 후회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다.

형님과 미경 누나가 오늘은 일요일이라 요가수업이 없는 날이니 수도승생활은 잠시 접고 문화생활을 즐기러 락시만줄라로 올라가자고 해 졸졸 쫓아갔다.
 

바라나시에 흐르는 갠지스강의 상류가 리쉬께쉬의 강이다.

바라나시의 강은 문자 그대로 똥이 흐르는 똥물인데 여기는 깨끗하고 하얀 모래사장도 있다.

물이 맑으니 수영하는 인도인들도 많다.

아쉬람이나 집단 거주시설로 보이는데 검은색이라 음침한 기운이 돈다.
왠지 엄청난 죄수가 갇혀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각종 상점과 호텔을 보니 람줄라와는 다르게 확실히 여행자거리라는 것이 느껴진다.

하늘을 보니 다시 비가 쏟아질 것 같아 카페로 들어간지 5분만에 비가 내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열심히 빨래했는데 비가 내린다.

명절에 시골에 가서 아버지가 세차를 할 때마다 비가 오던 일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비를 부르는 기운이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차를 사면 조심해야겠다.

근데 나는 차보다 집을 먼저 사고 싶은데 집이 훨씬 비싸니 걱정이다.

비가 내려도 해는 뜰 테고, 내 빨래도 언젠가는 마를 것이고, 언젠가는 집도 살 테니 속 편하게 망고쉐이크나 먹는다.

망고쉐이크를 먹는데 망고가 비싼 나라로 갔는데 망고님이 그리워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삶은 걱정의 연속이라는 말이 맞나 보다.

아직은 건기라 비는 금방 그치고 뜨거운 태양이 다시 얼굴을 내민다.

탑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다가 바보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 말이 떠올라 그냥 밑에서 구경했다.

다리 위에서 떡밥을 던지면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달려든다.

리쉬께쉬는 술도 안팔고 철저하게 채식을 하는 곳이라 낚시하는 사람도 없으니 물고기들 세상이다.

인도에서 태어난 소나 물고기들은 참 좋은 곳에서 태어났다.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라며 곤이형님이 케이크와 애플파이를 사주셨는데 천국의 맛이었다.

형님도 예전에는 나처럼 다녔는데 나이를 먹으니 여행스타일이 달라졌다고 하신다.

나도 이번 여행이 끝나면 변하겠지만 아직은 어서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 가서 맛있는 케이크를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단체관광을 왔는데 다 같이 빨간모자를 쓰고 있다.

나만 신기한게 아닌지 인도인들도 계속 쳐다보며 사진을 찍는다.

청포도는 1kg에 40루피(한화 800원)밖에 안 한다.

각자 한 송이씩 먹으면서 길을 걸어가는데 한 외국인 형이 앞에 원숭이가 있으니 가방에 넣고 가라고 조언해줬다.

앞에 가던 곤이형님에게 말을 해주려고 부르는 순간 저 놈이 달려들어 포도를 뺏어갔는데 순식간에 한 송이를 해치웠다.

다른 원숭이가 뺏어먹을까봐 허겁지겁 우겨넣어 볼이 빵빵하다.

원숭이들이 음식을 뺏어가면 때리고 싶지만 할퀴거나 깨물려 광견병에 걸리면 일이 심각해지니 순순히 줘야한다.

얘는 아이스크림까지 뺏어 먹는다.

원숭이들이 영악해 외국인 여행자들이 자기들을 무서워 하는 것을 알아서 만만한 외국인들의 음식만 노린다.

인도인이나 인도동물에게 외국인은 하나같이 봉이다.

문화생활의 결정판 피자와 파스타까지 먹는다.

피자 한판의 가격은 140루피(한화 2800원)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가격은 아니니 가끔씩 문화생활을 즐겨도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술이 생각난 적은 있어도 피자가 먹고 싶었던 적은 없다.

솔직히 속이 꽉찬 단팥빵은 먹고 싶다.

외식의 마무리는 아이스크림이다.

벽돌처럼 생겨서 벽돌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는데 꽤 맛있다.

나도 평소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고 하니 싸다고 불량식품같은 저질 아이스크림을 먹었냐고 묻길래 아니라며 맛있었다며 사진을 보여주니 저질 아이스크림이 맞다고 한다.

내 입맛은 역시 싸구려인가보다.

<오늘의 생각>


역시 피자는 촘롱에서 먹은 피자가 최고였다.

 

아침에 일어나 우유를 사러 갈 때부터 종교 의식을 하고 있다.

역시 인도는 종교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나라다.

저번편부터 아침마다 매일 똑같은 오트밀 사진을 올리려니 죄송하지만 오트밀 먹은 것을 안 먹었다 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여행기를 읽는 분들이 내가 한 여행을 조금이나마 가까이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대로 올리는 것이니 이쁘게 봐주세요.

어제 저녁부터 아쉬람 근처의 가게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모든 가게가 닫혀있어서 조용하던 골목이 상인들의 목소리로 활기가 넘치니 어색하다.

미경누나가 근처에 가게도 열었으니 맛없는 탈리 좀 적당히 먹으라는 소리를 해 식당을 찾아갔다.

여긴 50루피인데 짜파티 4장에 밥 1숟갈이 전부다.

더 먹으려면 추가 주문을 해야하고 맛도 그냥 평범했다.

역시 내 입은 싸구려이니 그냥 양 많이 주는 아쉬람 식당으로 가야겠다.

비록 내 입은 싸구려일지라도 내 인생은 싸구려가 아니기에 저질 탈리로 상처받은 영혼을 스스로 달랜다.
Amul에서 나온 라씨는 리쉬께쉬에서 처음 마셔봤는데 달달한 것이 딱 내 입맛이다. 

과자와 라씨만으로 상처를 치료할 수 없어서 파파야 한 통을 깨기로 했다.

1kg에 30루피(한화 600원)이라 제일 작은 것을 골라 무게를 재니 1kg이 조금 넘길래 35루피에 한 통을 샀다.

파파야는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제 맛이다.

이제야 상처받은 영혼이 좀 달래지는 기분이다.

파파야의 효과가 남아 있는지 저녁 요가를 했는데도 배가 별로 안 고파 라면찬스를 썼다.

곤이형님도 아침에 오트밀을 드신다고 해 어차피 우유를 사는 김에 같이 사다드렸더니 고맙다며 대신 이틀에 한번씩 라면을 끓여주기로 했다.

라면은 역시 남이 끓여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

<오늘의 생각>


리필이 안되고 질도 낮은 탈리는 최악이다.

 

아침먹고 땡.

여느 때처럼 요가를 하고 체스를 둔다.

레벨 2로 10판을 하면 1번은 이기고 3번은 지고 6번은 무승부가 나온다.

좀 더 체계적으로 두기 위해 인터넷에서 강좌도 찾아 본다.

여행 하러와서 생각도 안 하던 요가를 배우면서 남는 시간에는 체스도 두는 여행자는 참 드물 것 같다.
이건 특이한건지 한심한건지 모르겠는데 내 여행이니 내가 재미있는게 우선이다. 

점심먹고 땡.

방에 있는데 갑자기 당근 주스가 당기길래 바로 시장으로 가 한 잔했다. 

혼자 여행하다 보니 혼자 지치고 혼자 달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몸과 마음에서 힘들다고 하면 무시하지 말고 바로바로 달래줘야한다.

아직은 어려서인지 어르고 달랠 때 최고는 먹을 것이다. 

석양이 참 아름답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시면서 하늘 한 번 바라보세요.

그리고 그 하늘에 아름다운 석양이 펼쳐져 있기를 바랄게요.

당근 주스를 먹었더니 배가 별로 안고파 사모사 몇 개를 집어 먹는다.
참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나라다. 

저녁먹고 땡.

발이 많이 텄다고 하니 곤이형님이 풋크림을 빌려주셨다.

이 수면양말은 네팔에서 산에 올라갈 때 산건데 엄청 두껍고 따듯한 것이 마음에 들어 버리지 않고 가지고 다닌다.

배낭여행자에게 배낭의 무게는 삶의 무게라는데 내 삶은 갈수록 무거워만 진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리가 버틸 수 있으니 삶도 버틸 수 있다.

<오늘의 생각>


내가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고 이상한가보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오늘 아침은 특식이다.

오트밀에 바나나도 넣고 아몬드도 넣어서 든든하게 먹는다.

그리고 전투복도 입는다.

급하게 산다고 무려 120루피(한화 2400원)나 주고 산 새하얀 전투복이다.

전투복을 입었으니 무기도 만든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물감 탄 물을 물풍선에 넣는데 물풍선의 질이 너무 안좋아 10개를 만들면 3개는 터진다.

1시간 30분동안 30여개의 수류탄을 만들었다.

원래는 30개 정도 더 만드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우선 이 정도만 챙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이라는 것도 몸으로 배우고 여행은 참 다양한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오늘은 홀리라는 이름을 가진 축제이자 전쟁의 날이다.

요정들이 물감을 뿌리고 놀던 것을 기념하는 축제라는데 축제가 열리는 날에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서로 물감을 뿌리고 바르고 논다.

외국인이라 집중 공격을 받을거라는 생각으로 엄청 기대하고 나갔는데 별로 공격이 심하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분위기가 아쉬워 물풍선을 한가득 들고다니며 계속해서 전쟁터를 찾아 돌아다녔다. 

아이들은 옥상에서 물총을 쏘는데 난 주무기가 수류탄이라 반격하기가 쉬웠다.

몇번의 전투 후 길가에서 꼬마 애들을 만나서 멀리서 수류탄을 던지니 애들이 달려들어 봉지에 든 수류탄을 다 터뜨렸다.

무기를 보급받지 못하니 돌아오는 길에 공격을 받아도 반격을 할 수가 없었다.

숙소에 돌아 올 때까지 내 모습이 어떤지 몰랐는데 사진을 찍으니 망나니 하나가 서 있었다. 
그런데 내 사진을 잘 안 찍으니 웃는게 어색하다.
앞으로는 사진 찍을 때 '개구리 뒷다리'를 외쳐야겠다.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서양누나들은 길에서 마주치면 간단히 인사를 하고 얼굴에 물감을 찍어준 뒤 껴안아 준다.
누나들이 참 예뻤다.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나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배운 난 외간여자와 함부로 껴안기 싫었는데 이상하게 거리에 누나들이 많았다.
난 진짜 이런 거 안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이 반갑다고 껴안아줬다.
그런데 왜 내 입이 귀에 걸려있지.
흐흐흐흐흐. 

이제 싸우는 법을 알았으니 우선 얼굴만 씻고 점심을 든든히 먹으러 갔다.

그런데 오늘 점심은 정말 맛이 없었다.

달도 묽고 밍밍했지만, 배를 채우기 위해 먹었다.

그래도 배는 채워야 하니 짜파티 한 번 더 먹어. 두 번 먹어.

혼자 나가서 놀고 온 내 모습을 본 미경누나가 재미있겠다며 오후에는 같이 가자고 한다.

곤이형님은 인도에 자주 와서 홀리를 많이 겪었다며 안 나간다고 하신다.

원래 다른 지역은 점심 때 쯤이 가장 격렬하다 하는데 리쉬께쉬는 점심을 먹고 나오니 끝나가는 분위기였다.

결국 미적지근하게 끝이 나서 좀 아쉬웠는데 미경누나는 너무 심하지도 않고 적당해서 좋았다고 한다.


홀리의 모습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카메라가 있으면 짓궂은 사람들의 집중표적이 되고 카메라 걱정을 하느라 제대로 못 즐길까봐 아예 가져갈 생각을 안했다.

미친듯이 놀 때는 노는데만 집중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놀고 난 뒤의 모습만 찍은 점 죄송합니다.

재미있게 노느라 몸이 더러우니 샤워하러 가야겠다.

갠지스강에서 씻으면 모든 죄가 씻겨지고 윤회의 사슬이 끊겨 다음 생에는 신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은 너무 더러워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안났지만 리쉬께쉬의 강은 안심하고 들어가도 될 정도로 맑다.

맑은 것은 좋은데 물이 조금 차갑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기 전에 차갑지 온 몸을 담그면 견딜만 하기에 푹 들어간다.

모든 죄를 씻어냈으니 이제 앞으로는 착한 일만 하고 살아야겠다.

망나니 하나가 물감칠을 하고 강에서 씻는 모습을 본 인도 가족이 웃으며 먹을 것을 준다.

인도 사람들도 하나 주면 정 없다는 말을 아는지 하나 더 준다.

아 맛있다.

배도 채웠으니 다시 한번 들어갑시다.

이번에는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는다.

씻기 전보다 더 거지같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겠지.

사실 무작정 갠지스강에 들어갔다 나온다고 모든 죄가 씻기는 것은 아니다.

씻는 것에도 절차가 있는데 내가 아는 것은 태양을 바라보며 물을 떠서 씻어야 한다는 것 밖에 모른다.

그러니 모든 죄가 씻기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남은 죄들은 앞으로 착한 일을 하면서 갚아야겠다.

근데 나쁜 일을 하고 착한 일을 한다고 지은 죄가 사라진다면 세상이 얼마나 편할까.

나쁜 일과 착한 일은 서로 상쇄되는 관계가 아니니 항상 명심하고 착하게 살아야겠다.

오늘부터 주방장 아저씨가 바뀐 것 같다.

전에 있던 인상 좋은 아저씨가 아니라 다른 아저씨가 저녁에도 주방을 맡고 있다.

항상 그랬듯이 감자를 더 달라고 했더니 더 못 준다고 한다.

왜 갑자기 정책이 바뀌었느냐고 뭐라 했더니 그제야 더 준다.

아저씨 투 스트라이크에요. 조심하세요. 

홀리가 만들어 준 즐거웠던 기분을 저녁 식사시간에 망쳐 시장으로 갔다.

사과주스를 골랐는데 무알콜맥주가 보여 같이 샀다.

근데 무알콜맥주가 사과주스보다 더 사과주스 같은 맛이 났다.

가끔씩은 진짜보다 가짜가 더 진짜 같은 것도 있다.

그래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돌아와 블로그를 확인하는데 나이키와 루이비똥 등에서 리플들을 많이 달아놨다.

니들은 진짜니, 가짜니.

내용은 뭔가 좋은 말 같은데 못 알아 듣겠다.

<오늘의 생각>


광란의 홀리축제를 기대했었는데 살짝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