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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카자흐스탄-Kazakhst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5. 카자흐스탄 알마티 구경하기. (카자흐스탄 - 알마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도시락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다.

미니 버스는 사람이 다 차면 출발하는 시스템이기에 언제 버스가 올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새벽부터 나와 길에 서서 30분 정도 기다리니 비슈케크로 가는 미니버스가 멈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남미에서 먹었던 엠빠나다와 비슷한 음식을 하나 사 먹었는데 남미의 맛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 광고 같은데 무슨 광고인지는 모르겠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니 나도 내 이름을 저렇게 새겨 놓고 싶었다.

비슈케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다음 버스표를 사고 남은 키르키스스탄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다 바나나를 샀다.

이제는 딱 그 나라에 입국해 하루만 지나면 대충 어느 정도 경비가 필요할지 감이 잡혀 돈이 남는 일이 별로 없다.

이렇게 마지막 떠나는 순간 돈이 딱 맞아 떨어지면 알차게 여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슈케크에서 이동할 곳은 북쪽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제 2의 도시인 알마티다.

어제 묵은 촐폰아타에서 알마티로 가는 길이 나있지만 그 길을 운행하는 미니 버스는 여름에만 운영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비슈케크까지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키르기스스탄 여행을 마치고 이제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했지만 터키와 조지아 국경을 넘으며 최장시간 대기를 해봤기에 국경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행히 카자흐스탄이 입국비자 발급 국가로 바뀌어서 쉽게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26일 - 지출액 500달러 (약 550,000원)


여행 기간을 길었지만 물가가 싼 나라이기에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만난 자연은 정말 아름다웠고 함께 여행했던 랄프와 하이디는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예상했던 것 보다 버스가 느리게 달려 알마티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우선 환전을 하고 택시를 잡아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로 찾아갔다.

카자흐스탄도 정식 택시보다 일반 승용차를 이용한 택시가 많기에 역 앞에 있는 아저씨들과 흥정을 해 택시를 골랐는데 지나가다가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를 길에서 태운다.

합승이겠거니 마음을 편히 먹으려 했지만 어두운 도로를 달리니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어 언제든지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 사람은 클럽앞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 생기든지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밤이 되면 모든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이름 아침부터 컵라면을 먹으며 이동했기에 평소대로라면 나에 대한 보상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지만 밤이 깊었기에 집 앞 마트에 가 신라면 2개를 사다 끓여 먹었다.

아무거나 살 생각을 간 마트였는데 신라면이 보이길래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바로 집었다.

저녁은 라면으로 때웠지만 맥주는 대충 넘길 수 없다.

어제 저녁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날이 밝고 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호스텔 직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호스텔이 위치한 동네는 알마티에서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는 되는 곳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 근처에 백화점이 있길래 환전을 할겸 잠시 들러 구경을 했다.

어느 나라를 가든 백화점은 다 삐까뻔쩍해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다.

알마티를 떠나는 기차표를 미리 사 놓기 위해 미리 알아둔 141번 버스를 탔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서 내려야할지 몰라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그림을 그리며 기차역을 설명했더니 내릴 곳을 알려주셨다.

이런 재미가 있기에 말이 안 통하는 곳으로 가는 것은 두렵다기보다 설렌다. 

알마티 기차역에 도착해 차분히 번호표를 뽑고 기차표를 끊었다.

알마티에는 기차역이 여러 곳에 존재하니 주의해야한다.

기차표도 끊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가 쁠롭과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다.

간단하게 먹었는데 900텡게(한화 5,000원)이나 나왔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카자흐스탄이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비싸긴 비싸다.

천천히 알마티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걷는데 시장이 보인다. 

뭔가 신기한 것을 찾기보다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지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귤이 보이길래 한 봉지를 샀다.

새콤한 맛이 강했는데 신맛을 좋아해 맛있게 먹었다.

시내에 황금 모스크가 있었는데 순금을 썼을지 궁금했다.

나에게 저 돔의 아주 일부분만 준다면 알차게 여행하는데 쓸 자신이 있는데 아쉽다.

KFC도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발전이 많이 된 것 같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 닭고기는 두 종교 모두에게 허락되어 있다.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자신을 허락하시다니 역시 치느님은 위대하신 것 같다.

공원에 가니 아이들이 비둘기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비둘기에 병균이 많으니 조심하라할텐데 카자흐스탄의 부모들은 웃으며 비둘기와 함께 노는 것이 참 신기하게 다가왔다.

나도 비둘기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내 아이에게 비둘기와 놀라고는 못할 것 같다.

러시아의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의 건물이 보였다.

아직 러시아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러시아의 건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길래 벤치에 앉아 잠시 감상했다.

공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사람 구경을 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하지만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하나도 재미있지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 구경을 하다 카자흐스탄 콜라가 있길래 골랐는데 탄산은 약하고 단맛은 강했다.

왜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제외한 콜라들은 대부분 815콜라의 맛과 비슷한지 정말 궁금하다.

어제 못 챙긴 저녁이 아쉬워 오늘 저녁은 좋은 식당을 가기로 하고 샤슬릭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근처의 다른 식당에 들어가 면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있었지만 나에게 주는 포상이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트에 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샀다.

이번 호스텔에는 조식이 포함되어있지 않기에 무슬리를 먹기로 했다.

남 눈치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푸짐하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는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있는데 거실이 소란스럽길래 나와보니 단체 손님들이 왔다.

카자흐스탄의 북쪽에 위치한 도시에 사는 학생들인데 수학여행을 왔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육로로 입국해 5일 이상 머물 계획이면 내가 묵고 있는 숙소를 이민국에 알려주는 거주지 등록이라는 것을 해야한다.

이는 호텔에서 해주거나 직접 이민국에 가 신청해야하는데 호스텔에서 거주지 등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르고 있길래 직접 하기로 했다.

이민국의 주소는 알기에 지도에 표시를 하고 갔는데 이민국 건물이 잘 보이지 않아 근처를 20분 정도 방황하며 사람들에게 길을 묻다 영어를 할줄 아는 친구를 만나 이민국을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 줄을 서서 내 여권과 입국카드를 보여줬더니 난 거주지 등록이 필요없다고 한다.

거주지 등록을 하지 않고 5일 이상 머물다 출국을 할 때는 벌금을 내야한다고 들었기에 신청 폼을 달라고 다시 부탁하니 난 이미 도장이 있기에 등록을 안 해도 괜찮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입국할 때 입국심사관이 웃으면서 내 입국카드를 대신 작성해줬는데 그 때 거주지 등록을 안 해도 되는 도장을 찍어준 것이었다.

저 도장이 그런 역할인 줄 알았더라면 이민국을 찾아오는 고생은 안 했어도 됐을텐데 아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친절한 입국심사관이 날 배려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카자흐스탄의 물가가 적응됐으니 앞으로 쓸 여행경비를 미리 환전해둔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는 트램도 있지만 지하철도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간이 짧아 탈 기회가 없어 아쉬었다.

숙소 근처에 타워로 보이는 곳이 있길래 한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간단한 간식을 사먹는다.

타워로 올라가려면 입장료 100텡게(한화 500원)을 내고 걸어 올라가든지 추가금액을 내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난 당연히 걸어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보니 한글이 보였다.

아마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온 한국인과 카자흐스탄 친구들끼리 이름을 새긴 것 같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글을 새겨놨었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가 있었다.

혼자 설정샷을 찍을 기분은 들지 않아 그냥 구경만 했다.

아쉽지만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것이 끼어 알마티 시내의 전경을 뚜렷하게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아까 걸어온 알마티 대로가 보여 재밌었다.

타워주변을 돌다보니 7D 영화관도 보였는데 4D 영화관은 가본 기억이 있는데 7D 영화관에서는 도대체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한쪽에는 작은 동물원이 있고 직접 먹이도 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동물들과 노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토끼같은 딸래미를 낳아 줄 여우같은 마누라를 찾고 있는데 내 님은 어디 있는 것일까.

구경을 했으니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햄버거가 먹고 싶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처음에 더블치킨버거를 시켰는데 치킨버거만 가능하다고 해 아쉽지만 치킨버거를 주문했더니 외국인이라고 콜라를 서비스로 가져다줬다.

햄버거 빵을 들어보니 토마토 한조각이 들어있는 것이 전부길래 케찹을 달라해 뿌려먹었는데 소고기 맛이 났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이 잘못 들어가 비프버거가 나왔다고 한다.

비프버거가 치킨버거보다 100텡게 비쌌지만 자신들의 실수이니 맛있게 먹으라해 맛있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학교 선생님들과 한 방을 쓰게 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나 맥주로 장식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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