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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카자흐스탄-Kazakhst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6. 특이한 건물과 함께하는 아스타나 여행. (카자흐스탄-아스타나)


남은 무슬리를 다 먹어 치운다.

오트밀은 분명 건강식일텐데 너무 많이 먹으니 다이어트 효과는 포기해야한다.

짐을 싸 놓고 간식 겸 점심으로 마트에서 사온 만두를 먹는다.

체크아웃이 끝난 뒤 남은 시간에는 역시나 여행기를 쓴다.

여행 중에는 정말 열심히 여행기를 썼었는데 여행이 끝나고 나니 스스로한 약속을 못 지킨 날들이 많아 부끄럽다.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버스정류장에 나와보니 퇴근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탄 버스를 타면 서로 불편하고 에콰도르에서 소매치기 당한 기억이 떠오르니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는 700텡게(한화 4,200원)밖에 하지 않으니 크게 부담되지도 않는다.

인도에서는 500원을 아끼려고 1시간을 걷기도 했는데 여행이 지속될수록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소매치기 당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http://gooddjl.com/225 (나만은 소매치기 당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를 읽어주세요.


전에도 말했지만 알마티에 기차역은 여러개가 존재하니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표를 보여주며 꼭 여기로 가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드디어 내가 사랑하는 기차를 탈 시간이다.

유럽을 떠나오며 대부분의 이동은 버스로 했기에 정말 오랜만에 기차를 탄다.

카자흐스탄의 기차는 기본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도나 중국의 침대객차처럼 이불을 제공해준다.

침대는 2층까지지만 3층에 선반이 있어 2층의 공간이 조금 비좁다.

표를 끊을 때 2층을 부탁했었다.

1층이 넓고 편하기에 1층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난 내 공간이 보장되는 2층이 좋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시트를 준다.

시트를 예쁘게 깔고 1층에 내려와 놀거나 2층에 누으면 된다.

기차에서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20시간만 타면 되기에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떼우기로 했다.

알마티에 있는 큰 마트에 가니 각종 컵라면을 팔고 있었는데 군대에서 먹던 육개장 사발면이 떠올라 골랐다.

사발면의 꼬들꼬들한 면은 역시 맛있다.

배가 부르니 간단하게 물티슈로 씻고 잠에 든다.

잠에서 깨 잠시 밖을 구경하다 아침으로 진라면을 먹는다.

뜨거운 물은 24시간 구할 수 있으니 컵라면을 먹는 것이 가장 편하다.

바람도 쐴 겸 기차 통로로 나가니 담배를 피우라고 재떨이가 있다.

비흡연자의 입장에서 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에선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게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적절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가는 길에는 딱히 볼 것이 없다.

그래도 할 일이 없으니 그냥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열차가 정차하면 잠시 내려 몸을 풀어준다.

언제 역을 떠날지 모르니 사람들이 다 타기 전에 눈치껏 미리미리 다시 타야한다.

철마는 달리고 달려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소련시절의 기차인지 기관차 앞에는 별이 달려있었는데 초록색 바탕에 빨간 별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킨다.

중앙아시아 여행은 제대로 된 가이드북이나 정보가 부족하기에 숙소까지 가는 길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숙소에 도착한 뒤 숙소를 기준으로 주변의 지리 정보를 익히고 나면 그 때부터 걸어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아스타나에는 호스텔이 별로 없어 아파트를 호스텔로 개조한 곳을 예약했는데 넓은 방에 벙커베드가 엄청 많았다.

오늘은 손님이 없으니 내가 원하는 곳을 고르면 된다고 해 콘센트가 가까운 곳에 짐을 풀었다. 

내가 이 숙소를 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전경 때문이었다.

호스텔 월드에서 아스타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며 숙소를 소개했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오늘은 아스타나에 도착한 첫 날이니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쉬려고 했는데 밖에 펼쳐진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방향을 잡고 대로를 따라 걸어가다보니 하즈렛 술탄 모스크가 나왔는데 하얀 모스크 건물에 비친 조명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슬비가 내려 안개낀 상태라 조명의 효과가 더 두드러졌는데 오늘 나오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아마 박물관으로 추정되는 건물이었는데 마치 UFO처럼 생겼었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처럼 생겼는데 건물마다 켜 놓은 조명들이 깔끔한 느낌을 줘 아스타나라는 도시 전체가 깔끔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스타나의 자세한 모습은 내일 보기로 하고 돌아가는데 모스크는 봐도봐도 아름답다.

이 하즈렛 술탄 모스크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모스크라고 하는데 특히 하얀 돔과 조명은 최고의 조합인 것 같다.

숙소 앞 슈퍼에 들러 파스타 재료를 사와 저녁을 만들었다.

아침이 밝았으니 아스타나 구경을 시작할 차례다.

호스텔 직원에게 혹시 관광지도가 있냐고 물어보니 지도는 없지만 자신이 직접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한다.

건물의 모양과 방위로 지도를 그리며 설명해주는데 설명이 자세해 구경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아스타나는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1300km 정도에 위치하는데 북쪽으로 왔다고 날이 꽤 쌀쌀하다.

자켓 속에 경량패딩까지 챙겨입고 떠날 준비를 한다.

슈퍼가 작아 아침으로 먹을 식량을 못 샀으니 레이즈 오이맛으로 아침을 떼운다.

무슨 맛일지 궁금해 사봤는데 정말 오이의 상큼한 향이 나고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는 계획도시이기에 도로와 인도가 꽤 넓다.

피라미드를 닮은 건물에는 오페라 하우스와 컨퍼런스 룸이 있다고 한다.

아스타나에 있는 모든 건물들은 웅장한 것 같다. 

옆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고 있었는데 언뜻봐도 30층이 넘어보였다.

전공인 건축공학과를 끝까지 졸업한다면 나도 이런 현장에서 일할텐데 힘들기도 하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마티에 바꾼 텡게화가 조금 부족할 것 같아 은행에 들어가 환전을 했다.

환전을 한 돈으로 미리 알아둔 한인식품점에 들어갔다.

한인 식품점에 간 이유와 산 물건들은 다음 화에서 공개됩니다.

열심히 쇼핑했으니 상으로 스니커즈를 하나 먹어준다.

스니커즈를 먹으니 키르기스스탄에서 헤어진 랄프가 떠오른다. 

일반 가정의 주방을 그대로 이용하기에 공간이 넓어 요리하기 편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봤던 백곰맥주가 카자흐스탄에서도 보이길래 마트에서 사왔다.

파스타가 간단한 요리라고 하지만 면을 삶는데 8분 정도 기다려야하니 우선 맥주를 마신다.

어제는 고기가 없어 조금 아쉬웠으니 오늘은 고기를 듬뿍 넣어 먹는다.

아스타나가 이렇게 깔끔하고 계획된 도시로 보이는 것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카자흐스탄은 소련이 해체되면서 1991년에 독립했고 당시의 수도는 알마티였다.

그 뒤 1997년, 아스타나를 개발하면서 수도를 이전했기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인 아스타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서울에 한강이 있듯이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에는 이심강이 있는데 날이 추워진 것을 보여주듯이 강이 얼고 있었다.

강을 건너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의 난간이 꽤 부실해보였다.

건물들이 웅장하고 특이한만큼 다리도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건물은 누가 봐도 중국이 떠오를텐데 역시나 중국에서 지은 호텔이라고 한다.

아스타나의 특이한 건물들 사이에 있으니 많이 튀어보이지는 않는다. 

이 건물은 외교부 건물이라고 한다.

외교부 건물이라 그런지 다른 건물들에 비해 무난한 모습을 설계한 것 같다. 

시내에도 당연히 모스크가 있었는데 관광객 출입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어서 구경만 했다.

교리에 잘못이 없는 한 세상의 모든 종교는 존중받아야한다. 

아시아 파크라는 곳이 보여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그냥 평범한 쇼핑몰이었다.

그래도 쇼핑몰이니 푸드코트가 있어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내가 못 찾는 것인지 외식을 별로 하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이기에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아스타나에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잘 보이지 않았다.

디저트로는 액티비아 요거트를 마셔준다.

이미 알고 있는 상표명을 가지고 문자를 보면 그 나라의 문자체계를 대충이나마 알 수 있는데 중앙아시아 지역의 언어와 러시아어는 알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이 건물은 카즈무나이가스라는 석유회사의 본사라고 한다.

지금의 아스타나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오일 머니가 이 곳을 통해 나왔는데 미국의 자본으로 세워진 회사라고 한다.

아스타나 시내 구경은 마치 말레이시아의 행정도시인 푸트라자야를 구경하는 것 같다.

큰 볼거리는 없지만 각양각색의 다양한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커스 돔처럼 생긴 이 건물은 한샤르뜨라는 쇼핑몰인데 안에 어마어마한 것이 숨겨져 있다.

건물 내부는 5층으로 이뤄져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번지드롭이 있다.

우리나라도 롯데월드를 실내에 설치하긴 했지만 쇼핑몰 안에 번지드롭을 설치한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

시내를 걸어다니다 보니 시티은행이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대도시에 들러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시티은행이 됐어야겠지만 중앙아시아에서 쓰려고 달러를 충분히 챙겼기에 시티은행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다.

집 앞 슈퍼는 규모가 작아 물건이 별로 없으니 멀더라도 쇼핑몰에서 장을 보는 것이 낫다.

맥주와 우유 등을 샀더니 꽤 무겁지만 장바구니를 든 채로 구경을 계속한다.

이 타워는 바이레텍이라 불리는 건물인데 우리나라의 남산타워처럼 아스타나를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한다.

바이레텍은 불사조가 알을 낳는 둥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1997년 이뤄진 아스타나로의 수도이전을 기념하기 위해 97m의 높이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걷고 또 걷다보니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곳이 나오고 멀리 휘황찬란한 건물이 보인다.

가운데에 있는 건물은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궁이고 양 옆의 금색 건물은 법무부와 정부부처들이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금이 아무리 좋다지만 정부청사를 금색으로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라는 인물인데 1990년 4월,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이 되었고 계속된 재선으로 현재까지도 카자흐스탄의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

선거 후 야당이 부정선거라고 항의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유럽계 선거감시기구도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선거라고 비난했지만 이 또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크림파스타를 만들어볼까 했는데 귀찮아 그냥 토마토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대신 오늘의 토핑은 햄을 이용해봤는데 햄의 맛이 너무 강해 맛은 보통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한강 근처에 집을 얻으려 하는 것 같다.

집에서 이런 야경을 볼 수 있다면 술 안주가 필요 없을 것 같다.

아침으로 먹을 카자흐스탄의 조리퐁과 우유를 사왔는데 우유가 아닌 요거트였다.

러시아어로 우유는 믈레꼬라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고 кефир는 어떻게 읽어도 믈레꼬로 발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디자인이 예쁘고 Ecomilk라고 써 있다는 이유로 산 내가 바보였다.

차라리 달지 않은 씨리얼이었더라면 요거트와 먹어도 됐을텐데 하필이면 조리퐁이라 요거트와의 궁합은 달아도 너무 달았다.

간밤에 눈이 내렸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오늘은 밖에 나가면 안되겠다.

사랑스러운 넷북님이 점점 버티기 힘드신 것 같다.

제발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사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도착한 뒤부터 낮에는 여행을 하고 저녁에는 동생의 자기소개서 첨삭을 도와주고 있는데 이제 접수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하루 종일 도와주기로 했다.

오늘 저녁도 토마토 파스타지만 소스가 살짝 다르다.

마트에 갔을 때 마늘과 고추가 들어간 소스가 있길래 사봤는데 마늘이 햄의 맛을 잡아줘 꽤 맛있었다.

전략을 바꿔 죠리퐁을 따로 먹고 요거트를 아침을 먹기로 했다.

집에서 나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남은 돈으로 3일 동안 버틸 수 있는 식량을 사왔는데 요거트를 사버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주인 아주머니께 부탁하면 환전을 해주시겠지만 오기가 생겨 그냥 버티는데 내가 생각해도 난 최씨 똥고집이 맞는 것 같다.

방에서 뒹굴며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는데 단체 손님이 찾아왔다.

여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왔다는데 카자흐스탄에서는 수학여행온 학생들과 함께 지낼 운명인 것 같다.

카자흐스탄에서의 마지막 음식을 먹는다.

외식을 너무 안 한 것 같아 아쉽지만 중앙아시아 요리는 많이 먹어봤으니 괜찮다.

신발의 방수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미리 사뒀던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는데 양이 꽤 많다.

하지만 다다익선을 생각하며 3번에 걸쳐 다 뿌렸다.

남겨뒀던 택시비를 이용해 택시를 타고 아스타나 공항으로 왔다.

공항도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하게 생겼다.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나 콘센트를 찾는 것이다.

아스타나 공항도 와이파이가 잡히길래 열심히 인터넷 세상을 즐겼다.

이제 비행기 탑승시간이 됐다.

비행기는 아무리 많이 타도 재미있고 설렌다.

자신하는데 내 페이스북을 보지 않은 분이라면 내 다음 목적지가 어딘지 맞출 수 있는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다음 목적지는 역시나 다음화에서 밝혀지니 기대해주세요.



<카자흐스탄 여행 경비>


여행일 9일 - 지출액 230달러 (약 250,000원)


딱히 큰 볼거리보다는 중앙아시아의 맹주라고 불리는 카자흐스탄의 현 모습을 볼 수 있던 여행이었다.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에 비해 물가가 조금 비쌌고 밥을 사먹을 식당 찾기가 어려워 주로 밥을 해먹어 아쉬웠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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