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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키르기스스탄-Kyrgyzst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2. 비슈케크 시내 구경하기. (키르기스스탄 - 비슈케크)


오늘도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는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매번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었는데 다시 혼자가 됐다.

비슈케크에는 큰 시내버스도 다니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기선로를 따라 운행하면 여러대의 버스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교통체증이 심각해질텐데 어떤 이점이 있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에서 보면 리무진에 타 샴페인을 마시던데 나도 죽기 전에 리무진을 한번쯤은 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 어느나라를 가도 달러가 가장 환전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그런지 루블화의 환율도 좋아보였다.

타지키스탄과 비교하면 키르기스스탄은 더 개발되었고 더 개방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시내에 나와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길을 가다 본 T.G.I는 키르기스스탄의 발전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T.G.I가 있다고 하더라도 난 길거리 음식을 먹는다.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거리에서 먹는 음식도 충분히 맛있다.

만티처럼 생긴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가게 안에 익숙한 기계가 보인다.

처음엔 내가 잘못본 줄 알았는데 다시 살펴보니 한국의 커피 자판기가 맞다.

여행을 하며 한국에서 건너온 다양한 물품들을 봤지만 커피 자판기까지 볼 줄은 몰랐는데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 

간단한 지도를 하나 가지고 비슈케크의 시내를 구경하다 보니 오페라 하우스가 나왔다.

오페라 하우스를 보니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면서 비엔나에서 공연을 못 봤던 것이 떠오른다.

다음에는 꼭 캐리어를 끌고 유럽 여행을 하며 오페라 관람을 해야겠다.

관공서처럼 규모가 큰 건물들은 웅장하면서 각이 잡힌 모습이었는데 소련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시내 구경을 하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놀이공원이 있길래 무작정 와봤는데 규모는 작지만 소풍온 가족들이나 놀러온 사람들이 꽤 있어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 들었다.

롤러코스터처럼 큰 기구는 없지만 놀이동산의 꽃인 관람차가 보였다.

놀이공원 자체 입장료는 없고 각 기구별로 돈을 내는 시스템이길래 50솜(한화 1,000원)정도를 내고 줄을 섰다.

관람차를 돌리는 체인이 좀 많이 낡아보였지만 큰 위험을 없을거라 믿으며 관람차에 올랐다.

관람차에도 별다른 안전장치는 없고 추락방지용 쇠사슬만 있었는데 크게 무섭지는 않았다.

관람차에 오르니 키르기스스탄의 웅장한 산맥들이 보였는데 정말 멋있었다.

영국의 런던아이처럼 관람차를 탔을 때 도시의 전경이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렇게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관람차에서 내려와 사람들 구경을 하며 지나가다보니 키와 몸무게를 재는 곳이 있어 10솜(한화 200원)을 내고 나도 올라가봤다.

아무리 돈을 아끼며 여행을 해도 살은 빠질 생각을 안 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거리를 구경하는데 분식집이 보인다.

김밥과 볶음밥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김치도 함께 파는 모습은 신기했다.

역시 하릴없이 한 마을이나 도시를 걷다보면 다양하고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정해진 목적없이 구경하기에는 시장만한 곳이 없다.

사람사는 곳이 다 똑같기에 시장에 간다고 해서 신기한 물건이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북적이는 것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다.

비록 10달러도 되지 않는 돈으로 산 워커지만 그 동안 많은 산을 오르며 더러워졌기에 오늘은 구두를 닦기로 했다.

어떤 아저씨에게 갈지 고민하다 눈이 마주친 아저씨에게 갔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내 신발을 가지고 시장으로 들어가신다.

궁금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저 기다렸는데 잠시 후에 내 워커에 맞는 색깔의 구두약을 사오셨다고 한다. 

깨끗하게 닦인 신발을 보니 기분이 좋았는데 아저씨께서 갑자기 돈을 두 배로 달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두를 닦기 전부터 한 켤레의 가격이 맞는지 확인했었는데 다 닦고 나서는 한 짝당 가격이었다고 말을 바꾼다.

난 분명히 확인을 했으니 그 돈은 못 준다며 원래 주기로 했던 돈만 주고 나왔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깨끗한 신발도 신었으니 다시 힘을 내서 숙소까지 걸어가려다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몰라 우선 버스를 타고 적당히 갔다고 생각되면 내리기로 했다.

내 감을 믿고 내려서 거리이름를 확인해 보니 숙소에서 1km도 안 떨어진 곳이길래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오늘도 곱창볶음을 먹었던 식당으로 갔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다 그냥 라그만을 시켰다.

유럽에서 파스타를 너무 많이 먹어 면 요리가 질렸었는데 한동안 밥을 많이 먹었더니 다시 면 요리가 당긴다.

오늘의 안주는 오징어 채다.

마트에 갔더니 건어물도 팔고 있길래 봉지를 잘 살펴보니 오징어가 있어 충동 구매를 했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과 똑같았다.

어제 많이 돌아다녔기에 오늘은 또 푹 쉬기로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랄프와 함께 다닐 때는 정말 부지런하게 다녔었는데 혼자가 되니 다시 여유로운 삶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귀찮아 계속 숙소에서 뒹굴다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은 쌀밥이 먹고 싶어 식당에 가 계속 쌀밥 먹는 시늉을 했더니 아줌마가 알아서 밥 요리를 가져다 주셨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을 담아 손짓 발짓을 하면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오늘은 남은 보드카가 얼마 없기에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기로 하고 마트에 갔는데 이 맥주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을 사로잡혀버렸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셔봤지만 1L짜리 캔맥주는 태어나서 처음봤는데 처음 보는 순간 운명임을 느꼈다.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이 웅장한 자태의 캔을 보니 정말 술 마실 기분이 든다.

발티카 맥주는 러시아맥주라고 들었는데 역시 러시아 형님들은 맥주를 하나 마셔도 스케일이 다른 것 같다.

혹시나 키르기스스탄에 여행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비슈케크의 숙소는 이 곳을 추천합니다.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시설도 정말 좋고 깨끗해 중앙아시아의 숙소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또 다시 새로운 메뉴가 나왔다.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가지볶음이 있는데 정말 맛있었다.

비슈케크에서 쉴만큼 쉬었으니 오늘은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무거운 배낭을 멘 채로 비를 맞으며 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하루를 더 쉴까 고민했지만 비가 잦아들길래 그냥 이동하기로 했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택시를 잡고 버스터미널까지 편하게 왔는데 터미널 입구에서부터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다.

비슈케크는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이기에 각지로 뻗어나가는 버스가 많으니 사설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다 정식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무시하고 터미널로 들어왔다.

미니버스에 짐을 실으러 갔더니 표는 창구에서 따로 끊어와야된다고 말해 표를 끊어왔다.

가격이 250솜(한화 5,000원)밖에 안 하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정말 행복하다. 

중앙아시아의 도로는 언제봐도 멋있다.

이런 아름다운 도로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중앙아시아 여행은 꼭 한번 와봐야 하는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얼마나 쉬는지 말을 해주지 않길래 우선 밥을 사고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을 살피며 함께 밥을 먹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눈치로 파악하면 된다.

뷔페처럼 다양한 음식이 있고 고른 음식별로 가격을 내는 시스템이었는데 뭘 먹을지 고민하다 함박스테이크를 골랐다.

고기는 언제나 옳지만 오랜만에 먹는 함박스테이크라 그런지 더 맛있었다.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을 맞춰 밥을 먹고 나오니 아직 버스가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다시 도로위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중간에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 나도 따라내려 사진을 찍고 다시 타니 함께 버스에 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웃는다.

이렇게 멋진 곳인데 어떻게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이번에 도착한 곳은 키르기스스탄의 북동쪽에 있는 이식쿨 호수쪽에 있는 보콘바예보라는 마을이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어렵거나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키르기스스탄은 여행하기 참 쉽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웬만한 마을에 가면 CBT(Community Based Tourism)라는 공정여행 협회가 있어 각종 투어프로그램부터 숙박까지 현지인들과 연계를 시켜주는 서비스가 잘 되어있기에 여행하기 정말 편하다.

보콘바예보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CBT를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온 것을 본 사람들이 CBT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줘 숙소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박집과 같은 개념인데 CBT에서 연결해주는 곳들은 가격도 적당하고 방도 깨끗해 항상 마음에 든다.

방에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다시 시내로 나왔는데 식당이 눈에 띄지 않아 카페라 써있는 곳에 들어가 만티를 시켜먹었다.

전세계의 모든 음식이 나랑 잘 맞지만 특히 중앙아시아의 음식은 한국 음식과 비슷해 정말 잘 맞는다.

만티를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또 다른 한국식품이 나를 반겨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동서 프리마를 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식탁위에 프리마가 놓여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보니 확실히 지구가 둥글긴 둥근 것 같다.

오늘도 그냥 자기는 아쉬우니 간단하게 맥주 1병을 마시고 잠에 든다.

밥도 잘 먹지만 술도 잘 먹어 살이 안빠지는 것 같지만 여행에서 술이 빠질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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