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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키르기스스탄-Kyrgyzstan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9. 눈부시게 맑은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키르기스스탄 - 사리첼크)

안녕하세요.



실수로 예약발행을 오후 8시 30분에


설정해놓아 업로드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침으로 밥이 나왔다.

죽도 아니고 볶음밥도 아닌 밥이었지만 역시나 맛있었다.

오늘은 우리가 아킷이라는 작은 마을에 온 이유인 사리첼크 호수를 보러간다.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 해보니 걸어서 가기는 무리라고 해 차를 빌려 올라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올라 가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멀리 있었다.

산 꼭대기에 있는 호수에 도착하니 사리첼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써 있었다.

이 정도는 다들 해석할 수 있을 거라 믿으니 해석은 생략해야겠다.

차를 빌리려면 무조건 왕복 요금을 내야하는데 랄프와 상의해 돈은 그대로 다 주되 차는 먼저 보내고 우린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안내판 뒤로 우리가 찾던 사리첼크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랄프에게 인증샷을 부탁했는데 다소곳한 포즈가 마음에 들었다.

사리첼크 호수를 보는 순간 맑고 눈부시다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파랗게 보이는 물 속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쩜 이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세상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

이 친구들은 어제 아킷마을부터 걸어와 이 곳에서 캠핑을 했다고 한다.

캠핑 장비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조용히 텐트를 치고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

호수 주변에는 트래킹 코스처럼 길이 나 있어 조용한 호숫가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열려있는 사과가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가 하나씩만 따 먹어보자고 한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한 입 베어물었는데 의외로 꽤 달아 맛있게 먹었다.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그냥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가보라는 이야기만 듣고 왔는데 만약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그냥 내려가기 아쉬우니 호수 건너편을 가보기로 했다.

셋 다 산을 좋아하니 마음이 잘 맞아 좋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 어찌 산을 오르지 않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따스하니 잠시 낮잠을 자고 움직이기로 했다.

올라온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직진하면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나올 것 같다는 랄프의 의견을 따라 계속 걸어가보기로 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 있으니 전혀 힘들지 않다.

중앙아시아에 오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는데 지금까지 만난 중앙아시아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걷는다.

소를 보니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진다.

자연을 사랑하지만 육식주의자인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계속 걷다 뒤를 돌아보면 꽤 먼 길을 지나와있다.

우리의 삶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뒤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꽤 먼 길을 지나와 있는 것 같다.

랄프가 굴로 들어가는 동물을 발견했다길래 얼른 쫓아가봤지만 볼 수 없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앞에 산등성이가 보인다.

과연 저 산등성이를 넘어야할지 왔던 길로 돌아가야할지 의견을 나누다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까워 그냥 가보기로 했다.

산등성이를 넘느라 고생했다며 자연이 또 다시 선물을 준다.

사리첼크 옆에 있는 호수같은데 이 호수도 참 아름답다.

호수에 반사된 햇빛이 지금까지 걸어오느라 수고했다고 반겨준다.

힘들만 하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인 것 같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에 가면 아름다운 호수가 많다던데 다음에 경제적 여유가 생겼을 때 꼭 가보고 싶다.

그런데 호수가 넓어도 너무 넓다.

배를 타고 건너가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 가진 것은 튼튼한 두 다리밖에 없다.

이런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슬슬 지쳐가는데 앞에 말들이 보인다.

저 말들을 타고 마을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잡을 수 없으니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그래도 이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나무에서 떨어진 건지 못 먹는 열매들을 모아서 버려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네팔에서 만난 산은 눈이 덮여있어 아름다웠는데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산들은 나무도 별로 없고 황량한데 고독한 멋이 있어 마음에 든다.

자동차가 다닌 흔적이 있는 것을 보니 길은 제대로 찾아 온 것 같다.

저 아래를 보니 도로가 보인다.

끝을 모르는 길을 걸을 때는 막막했었는데 길이 보이기 시작하니 힘이 난다. 

뒤를 한번 돌아보니 호수와 꽤 멀리 떨어졌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

사리첼크의 물이 흘러 내려가는 것 같아 괜히 사진을 한장 남겨본다.

하이디가 힘들어하자 랄프가 웃으며 가방을 뺏어 든다.

하이디는 괜찮다며 돌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내 님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도 몰래 센치해진

오후가 흐르는 창 밖엔

짜릿한 묘한 기분

달콤한 유혹의 향기가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알면서 그러는 건지

기분이 휘청휘청거리네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uh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꽃잠 프로젝트 - 그대는 어디 있나요


도로를 따라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냥 산을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다.

어쩌다보니 오늘 하이킹의 컨셉은 개척으로 잡혀버린 것 같다.

랄프가 열매를 따는 모습이 마치 곰처럼 생겨 사진을 찍어 보여주니 웃는다.

무슨 과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달콤했다.

전에 지나온 아슬란밥은 호두가 유명했는데 아킷은 사과가 유명한 것 같다.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는 모습이 신기해 말을 거니 먹어보라며 사과를 던져 주신다.

이 사과도 달콤한 것을 보니 아킷에서 나는 과일들은 다 달콤한 것 같다.

나무도 하나의 생명이니 함부로 벌목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조금 섬뜩하다.

다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을 쯤 뒤에서 트럭이 오더니 태워다 준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끝까지 내 두 발로 가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이디가 많이 지친 것 같아 트럭에 올라탔다.

걸었으면 30분 정도 걸렸을 길을 몇분만에 도착하니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든다.

아이 3명이 당나귀 한마리에 올라타 강을 건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는데 당나귀가 좀 불쌍했다.

9시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밥을 많이 달라했더니 진짜 많이 주셨다.

산을 타고 내려온 뒤에는 맥주를 마셔줘야하는데 아킷에서는 맥주를 구할 곳이 없어 아쉽다. 

오늘도 사우나를 즐기다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별이 정말 아름다웠다.

머리를 대충 말리고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와 하이디도 나와 다 함께 별구경을 하며 하루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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