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10. 푸른 초원에서의 승마. (몽골 - 홉스골)

고비 사막의 밤은 그렇게 춥지 않았는데 북쪽으로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홉스골의 저녁은 꽤 추웠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구스다운 침낭과 함께라면 추운 밤이 두렵지 않다.

어제 사온 영양식으로 아침을 준비한다.

부드러운 식빵이 없어 아쉽지만 소시지와 참치, 치즈 정도면 진수성찬이다.

주인 아저씨가 정말 친절하시고 방도 마음에 들지만 주변 환경과 시설이 너무 열악해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샤워도 불가능하고 슈퍼마켓이나 식당이 너무 머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20분 정도 걸어 큰 길가로 나왔는데 여기서도 꽤 걸어가야 다른 숙소가 나온다.

계속 걷다보니 우리가 눈여겨 봐두었던 숙소가 나온다.

이 곳은 따뜻한 샤워도 항시 가능하고 식당과 슈퍼와도 근접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오늘은 뭘 해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호수 구경을 하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께 유람선 시간을 물어보니 지금 가면 탈 수 있다며 자신의 친구를 불러 무료로 선착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신다.

이런 작은 배려가 사람을 참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1인당 2만 투그륵(한화 12,000원) 정도의 뱃삯을 내고 선착장에 들어가니 군함이 보인다.

몽골에는 바다가 없지만 해군은 있다고 하는데 참 아이러니하다.

이 군함들은 아마 러시아에서 육로를 이용해 수송해 온 것 같은데 실제로 운항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의 상태였다.

군함을 지나치니 우리가 탈 유람선이 보인다.

배에서 마시려고 맥주를 사려다가 요즘 알코올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 무알콜 맥주를 사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맥주는 알콜이 들어있을 때가 맛있지 무알콜은 주스 맛 밖에 나지 않는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선수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그냥 배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배를 타니 해군에서 군생활 하던 생각이 난다.

바다로 출동을 나가면 저녁을 먹은 뒤 잠시 쉬는 시간에 보는 일몰과 달빛이 정말 아름다웠는데 그 모습이 그립다.

물론 그 풍경이 그리울 뿐이지 다시 군대를 가고 싶지는 않다.

열심히 2년 동안 나라를 지켰으니 이제는 다른 장병들이 지켜주는 나라에서 살면 된다.

50분 정도 지나니 앞에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선착장에서 고속보트를 타면 섬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유람선을 탄 우리는 그저 섬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홉스골로 돌아간다.

그래도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 사진 한 장을 찍는다.

여행을 하면 남는게 사진 뿐이라는데 내 카메라에 들어있는 사진의 99%는 풍경사진이다.

푸른 호수를 구경하니 기분은 좋지만 2만 투그륵의 뱃삯은 좀 비싼 것 같다.

그래도 이미 돈을 냈으니 계속 사진을 찍는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선착장 근처에 작은 섬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아까 큰 섬은 못 갔지만 홉스골에 있는 동안 시간을 내서 작은 섬이라도 가봐야겠다.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와 기분 좋게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나니 커플이 찍혔다.

절대 부러워서 하는 말은 아닌데 그냥 날도 더우니 좀 떨어져서 걸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에게는 고기님이 계시니 괜찮다.

1,500투그륵(한화 900원) 정도에 샤슬릭을 팔길래 하나 사 먹었는데 고기가 살짝 질겼지만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슈퍼 구경을 갔는데 꽤 퀄리티가 좋아보이는 아이스크림이 보였다.

생김새만큼 가격도 비쌌지만 비싼 값을 하는 맛이었다.

게르에서 잠시 쉬다보니 나가기 귀찮아져 게스트 하우스에서 파는 밥을 먹어볼까 고민했지만 밥은 식당에서 먹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찾아 나섰다.

왠지 모르게 숙소와 식당을 같이 하는 곳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식당에 들어가니 메뉴판이 있는데 까만 것이 글씨라는 것 밖에 모르니 직원에게 추천 받아 음식을 시켰다.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외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음료수를 준다.

안에 땅콩이 들어있는 달콤한 음료수였는데 우리나라의 식혜 비슷한 음료인 것 같았다.

밥도 맛있고 서비스도 받았으니 내일 또 와야겠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여행자들에게 게르를 빌려주고 샤워나 식당은 다른 건물을 사용하는 곳이었는데 시설이 꽤 좋았다.

빨래를 널고 싶어 슈퍼에서 빨랫줄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길래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테이프를 샀다.

테이프를 말아 빨랫줄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한 것 같다.

역시 사람은 도구를 쓸 줄 알아야한다.

저녁이 되니 직원이 돌면서 게르마다 불을 피워준다.

게르 안에는 장작이 쌓여있어 추우면 더 넣어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불을 피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게르 안이 한증막으로 변했다.

밀폐가 너무 잘 되었는지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안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덥길래 밖으로 대피했다.

밖에서 열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난로 덕분에 조금 미지근해진 맥주를 마시다 잠자리에 들었다.

방값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다길래 간단한 토스트를 줄거라 생각했는데 소시지와 달걀도 준다.

달걀만 줘도 고급 식단인데 소시지까지 주니 황홀하다.

오늘은 드디어 말을 타는 날이다.

내가 탈 말에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고 말에 오른다.

내가 그렇게 바라던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타는 날이기에 동생님께 기념사진을 한장 찍어 달라 했더니 노출이 전혀 맞지 않는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주셨다. 

나는 말을 타봤다고 하니 그냥 고삐를 나에게 주고 동생과 카렌의 고삐는 마부 아저씨가 잡아준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몽골에 대해 내가 기대한 것은 황량한 고비사막과 푸른 초원에서 하는 승마뿐이었는데 이제 두 가지 모두 이루게 됐다.

처음에는 살살 걷다가 초원을 달리기 시작하니 내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신이 났다.

승마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어설프지만 말이 내 뜻대로 움직여 주니 정말 즐거웠다.

이래서 다그닥 훅만 알면 된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달리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보이면 고삐를 당겨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통신이나 편의 시설등은 도시보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렇게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난 계속 달려도 상관 없는데 마부 아저씨께서 자신이 아는 곳이라며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처음 보는 전통 음료수를 주는데 맛이 조금 이상해 한 잔만 마셨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애매모호하면서 이상한 맛이 났다.

음식의 맛을 맛있다와 맛없다, 이상하다 정도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내가 아쉽다.   

그래도 버터바른 빵과 함께 먹으니 괜찮았다.

지붕 위에는 고체 요거트인 아로스를 건조시키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라지만 시큼한 맛이 내 입맛에는 딱 맞는다.

오늘 도시락은 베이컨 통조림과 야채 병조림이다.

고기를 찾고 말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홉스골에 있는 모든 슈퍼를 돌다보니 베이컨 통조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정말 맛있었다.

이제 배도 채웠으니 다시 달릴 때다.

마부 아저씨의 눈에서만 벗어나지 않을 정도에서는 마음껏 달려도 된다.

그런데 내가 달리면 동생이 탄 말도 나를 따라 달려와 동생을 힘들게 한다.

오르막 길은 말을 타고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길은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말을 끌고 가야한다고 한다.

풍경이 아름다우니 충분히 걸어갈만 하다.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말을 타고 오는데 사고가 터졌다.

반대쪽에서 갑자기 흥분한 말이 달려오니 우리가 타고 있던 말들이 겁을 먹고 날뛰려고 하길래 말에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는데 다행히 마부 아저씨께서 우리들을 재빠르게 내려주셨다.

그런데 마부 아저씨가 달려오는 말을 잡으러 간 사이 카렌의 말이 날뛰었고 고삐를 잡고 있던 카렌의 손이 피가 날 정도로 쓸렸다.

마부 아저씨는 계속 미안하다 하셨지만 아저씨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넘길 수 있었으니 괜찮다며 우리가 고맙다고 말을 했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돌진한 말은 다른 팀에서 도망친 말이라길래 원래 주인에게 넘겨주고 다시 말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호숫가를 따라 가는 길인데 고요하고 한적해서 천천히 걷기에 좋았다.

돌아가는 길에는 어제 배를 타고 지나가다 본 작은 섬도 지나갈 수 있었다.

홉스골 마을에 가까워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길래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홉스골에서 말을 1주일 정도 탈 생각으로 왔는데 직접 말을 타보니 내가 들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나는 초원에서 말을 빌려 게르에서 게르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말을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장거리 코스는 산을 거치는 코스가 주를 이루고 잠은 게르나 텐트에서 잔다고 한다.

말을 타고 산을 이동하면 달리기보다는 주로 걷는 코스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내가 생각했던 몽골의 승마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하루에 5시간 정도만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골반이나 다른 곳이 아프지 않았는데 동생은 말을 타고 나니 다리와 배도 아프다고 해 말을 계속 탈지 말지 고민하다 아쉽지만 승마는 그만하기로 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하지만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는 새로운 여행을 준비해야한다.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고 미리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도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으로 가 전에 먹었던 쌀밥 사진을 보여주며 주문을 하니 고기 볶음이 나와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항상 행복하시고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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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안하고, 여유로운 여행기를 읽어보니 저도 여유로와지네요..

    좋은 여행 계속하시고,

    많은 기록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지금 국내에서는 승마가 중요한 이슈인데

    승마 참 재미있어 보이네요

    낙마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데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위험을 넘기셨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
    15번째 사진의 주제는 호수입니까 아니면 핑크탑의 아가씨 입니까? ㅋㅋㅋ
    님을 뚤어져라 응시하는 것 같은데요
    그린라이트는 아니였는지요 ㄷㄷㄷ

    • 의도한 것은 아닌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행기를 쓰다보니 이번에 승마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동동님의 바람과 달리 15번째 사진의 그 분은 제 옆에 서있던 남자친구를 바라보고 계시는 상황입니다. ㅎㅎ
      어서 사진을 찍고 비키기를 기다렸는데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길래 그냥 찍고 제가 비켰습니다. ㄷㄷㄷ

  3. 게르에서 잠을 자고,
    푸른초원에서 말을 달리다~~....
    멋진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4. 저는 딱 한번 말을 타봤는데 너무 무서워서 두번 다시 타고 싶진 않더라구요..승마는 보는걸로 만족할렵니다..여행이 계획했던대로 되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겠어요...

    • 전 말을 타고 달리는 게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여행이 항상 계획대로 된다면 좋기도 하겠지만 재미는 살짝 떨어질 것 같아요. ㅎㅎ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5. 풍광이 참 좋네요.
    마지막 사진... 고기에 맥주...
    앞에서 뭘 했는지 다 잊었습니다. ㅎㅎ

  6.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내용이 많은데, 혹시 간략한 루트 지도 첨부하면 어떨까요?

    다른 편도 보고 있는데, 구글 지도 찾아가면서 재밌게 보고 있지만 잘 안맞는 지명도 있어서요..^^

    • 안녕하세요.
      제가 게을러 루트 지도까지는 첨부하지 못하고 제목에 지나간 지명을 쓰고 있는데 현지에서 들린 발음대로 쓰다보니 구글맵에는 잘 안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좋은 조언 감사드리고 더 부지런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7. 말을 타고 즐기시고 멀리가는것을 기대하는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이시지만,
    말도 생명이고 힘이들죠.ㅎㅎ
    생각하셨던 것과는 많이 다를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멋진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8. 나담축제기간에(7.12-14) 홉스골 가게됐는데,
    혼잡하지않을지 걱정입니다ㅠㅠ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이 막힌다고해서ㅠㅠ 괜찮으셨나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64. 초겨울의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 카라콜, 촐폰아타)

안녕하세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다 맛있지만 예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다.

밖으로 나오니 어제 내렸던 눈이 금세 다 녹아 사라져있었다.

남아 있었으면 제설 작업이라도 좀 도와주려 했는데 아쉬웠다.

오늘은 카라콜에서 근교에 있는 제티오구스라는 곳에 가기로 했는데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땅에 그림을 그리며 위치를 설명해주셨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마을 입구에서 내리라고 해 내리고 나니 도대체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슈퍼에 들어가 여기가 제티오구스가 맞냐고 하니 맞다며 서로 자신의 택시를 타라고 말을하길래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걸어간다고 말을 하고 방향만 알려달라고 했다.

30분 정도 걸어가고 있는데 한 집에서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해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하다 나와 다시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왠지 거리가 꽤 멀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택시가 보이면 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차 한 대가 내 앞을 지나갔다가 멈춘다.

혹시나 해서 다가가보니 제티오구스까지 가냐며 어차피 가는 길이니 태워준다고 하신다.

아내 분께서 영어를 할 줄 알아 제티오구스에 관한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제티오구스는 일곱 마리의 황소들이라는 뜻인데 큰 봉우리만 세면 7개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는 부서진 심장(Broken heart)이라고도 불리는데 한 여자를 사랑하던 두 남자가 싸우다 둘 다 죽어버리고 여자만 남게됐는데 그 소식을 들은 여자의 심장이 부서져 돌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제티오구스 근처에는 트래킹하기 좋은 꽃의 계곡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하길래 걸어가보기로 했다.

눈이 와서 미끄럽긴 하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내가 숲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즐거웠다.

눈 덮힌 침엽수들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고 왠지 산타가 살 것 같았다.

난 아직도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울지도 않는데 왜 산타할아버지는 선물을 주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동차가 지나간 흔적이 운치를 깨는 것 같지만 덕분에 눈을 밟지 않고 걸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냇가가 길을 막고 있었다.

많이 춥지는 않아도 신발이 젖으면 계속 걷기 힘들 것 같아 돌들을 징검다리 삼아 조심조심 건넜다.

남자라면 마초 땅콩을 먹어줘야한다.

이렇게 오래 걸을 줄 몰랐기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물 한 병과 땅콩 한 봉지만 가져왔는데 체력이 떨어지면 큰 일이다.

조금만 더 들어가보기로 하고 걷다보니 아름다운 계곡이 보인다.

지금은 눈으로 덮혀 있지만 봄에는 아마 여기가 꽃으로 덮히는 것 같다.

앞 부분은 눈도 녹았길래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분명 올라올 때 본 길인데 돌아갈 때 보면 새로운 모습이다.

자동차가 내 놓은 길을 따라 올라올 땐 편했는데 내려가려 하니 눈이 뭉쳐 미끄러워 2번 정도 넘어졌다.

넘어지는 건 괜찮지만 카메라가 망가질까봐 조심조심 내려왔다.

왠지 약수터처럼 생겼는데 철분이 많이 든 것처럼 보여 눈으로만 구경했다.

해가 기울며 그늘이 지기 시작하니 추워지는 것을 보니 내려오길 잘한 것 같다.

올라갈 때도 본 풍경인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니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마을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는데 자기도 시내로 나가는 길이라며 차에 타라고 하신다.

차에 타고 보니 앞 자리에 정말 귀여운 아이가 타고 있어 놀다보니 아까 버스에서 내린 곳에 도착했다.

고맙다며 얼마냐고 물어보니 계속 괜찮다고 하셔서 그럼 아이한테 과자를 사주시라며 돈을 드리고 내렸다.

이런 토끼같은 딸래미가 있으면 집에 갈 생각에 하루 종일 행복할 것 같다.

카라콜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봐두었던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배가 고프다고 너무 빨리 먹은 것 같아 민망해 차를 한 주전자 시켜 천천히 즐기다 나왔다.

어린이집인 것 같은데 악어인지 공룡인지 잘 모르겠다.

한적함이 좋긴 하지만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해가 지고 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에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래서 보통 이른 저녁을 먹고 해가지기 전에 맥주를 사서 돌아온다.

혼자 하는 여행에 특화된 체질인지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마시는 맥주가 정말 맛있다.

오늘도 달걀이다.

2년 간 달걀을 먹었더니 도대체 달걀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 재밌을지 모르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의 하늘은 어디를 가도 예쁘다.

올때는 이식쿨 호수의 남부를 지나쳐왔으니 이제 북부를 가볼 차례다.

이식쿨 호수 근처의 교통수단은 비쉬케크와 카라콜을 왕복하는 미니버스가 있고 중간에 대부분의 마을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있다.

중간에 휴식을 위해 사람들이 내리길래 나도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원래는 이식쿨 호수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게르 체험도 해보고 싶어 CBT에 물어보니 이제 겨울이 시작하고 있어 게르 체험은 끝이 났다고 해 이식쿨 북부에 있는 촐폰아타라는 도시에 가기로 했다.

게르에 못 가는 대신 괜찮은 방을 구했다.

촐폰아타는 키르기스스탄 최고의 휴양지이지만 겨울이 시작하는 지금은 빈 방이 많아 500솜(한화 10,000원)에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식당에 갔는데 때마침 정전이 된다.

종업원이 미안하다며 웃으면서 초를 가져오는데 분위기 있고 좋다며 괜찮다고 웃어줬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음식과 양초 덕분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슈퍼에 가니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길래 후식으로 하나 사왔다.

날이 추울 때 먹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창 밖으로 타는듯한 노을이 펼쳐져 있길래 속옷차림으로 창 밖의 노을을 감상했다.

방에 냉장고가 있으니 맥주로 냉장고를 채워줘야한다.

만약 내 집을 가지게 된다면 냉장고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채워놓고 날마다 새로운 맥주를 마시고 싶다.


아침은 거르면 안 되니 식당에 들어가 오랜만에 쁠롭(볶음밥)을 시켰다.

진득하게 기름진 쁠롭은 한국에서 먹는 볶음밥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이식쿨 호수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문처럼 생긴 곳을 보니 집이 아니라 호수로 가는 길이길래 문을 통과해 걸어가는데 꼭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번에 봤듯이 이식쿨 호수는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데 여기는 반대편이 너무 가까웠다.

주변을 돌아보려고 걸어가는데 폐쇄된 다리가 보인다.

아마 다리 입구가 열려있어도 건너기 싫을 정도로 낡은 다리이기에 빙 돌아서 가기로 했다.

돌아가다 보니 말들이 보였다.

말들을 보면 잡아서 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내 몸에도 고구려 기마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걷다보니 이제야 제대로 된 이식쿨 호수가 나왔다.

저번 주에는 내가 저 반대편의 어딘가에 있었을텐데 오늘은 이 곳에 서 있다.

이 사진만 얼핏 보면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처럼 보이는데 이렇게 넓은 호수라니 정말 신기하다.

혹시나 못 믿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들이 친히 물을 마셔 민물인 것을 인증해준다.

키르기스스탄을 두고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설산과 호수, 푸른 하늘은 정말 스위스와 비교할만큼 아름답다.

호수 근처에 사유지가 많은지 닫힌 대문이 자주 보인다.

열린 문을 따라 나와 무작정 길을 걷는다.

어차피 대로를 따라 걷다보면 큰 길이 나올거라는 생각으로 걷다보니 숙소에 도착했다.

잠시 쉬며 메모장에 여행기를 쓴다.

다시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기 귀찮아 그냥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왔는데 발이 너무 시렵다.

멀리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만티를 시켰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식당에 들어가 대부분 만티, 라그만, 쁠롭, 샤슬릭을 시키는 것 같은데 이 네가지가 가장 대중적이면서 맛있었다.

오늘도 맥주를 한잔 마셔줘야하는데 건강을 생각해 과일도 샀다.

포도만 사려다 옆에 홍시가 보이길래 신기해서 샀는데 한국의 홍시처럼 달았다.

홍시는 동남아시아 여행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역시 아시아 사람들이 과일을 즐길 줄 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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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맥주를 빼곤 용민님을 논할수 없겠네요.역시 알콜러버 답네요.오늘도 멋진 풍경 고마웠어요~용민님도 설 잘 보내시고 올 한 해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2.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일주일이 즐겁네요.이제 여행 막바지에 이른거 같아 걱정도 슬슬되고..ㅎ 학교 생활 바쁘신 틈에 이렇게 꾸준히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3. 샤슬릭 먹고 싶네요.
    호주 가서 양고기나 실컷 먹고 와야 되겠습니다. ㅎㅎ

  4. 저도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편이라,, 여행 중간중간 숙소에서 혼자 쉬며 마시는 맥주의 매력을 벗어날 수가 없더라구요
    저는 늘 마시던 맥주만 먹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종류를 한 번씩 바꿔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멋진 곳들을 많이 다니시는 것 같아서 부러운 마음으로 구경하고 갑니다^^ㅎ

  5. 용민군 설 잘 보내세요.
    올해 크리스마스까지 울지말고 산타할부지를 믿어보세요.
    예쁜 여자친구를 선물로 보내주실지 누가 아나요? ㅎㅎㅎ
    제티오구스의 큰 봉우리들은 정말 신비스럽네요.
    이름도 참 멋지게 지었구나 싶어요.
    설산도, 눈길도, 호수도...
    용민군 덕분에 정말 정말 중앙아시아 구경 제대로 합니다.
    감사합니다~~

  6. 우연히여행기를보았습니다.
    좋은사진과간단한글귀만으로도 그곳의 느낌을 공짜로 산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7. 좋은 사진들과 재미난 글 잘 읽었슴니다.
    덕분에 여행 잘 했슴니다..ㅎㅎ

  8. 부럽..가 보고 싶다 ^^

  9. 가보고 싶네요 ㅎㅎㅎ
    잘봤습니다~

  10. 멋진풍경 가슴에 잘담아갑니다ㅠㅠㅠ

  11. 와우 멋지네요

  12. 자기 전에 좋은 글과 사진들 보러 왔어요~
    역시나 힐링되는 예쁜 풍경들이네요~
    늘 좋은 글 남겨주심에 감사한 마음이에요~
    여러사람에게 힐링 시켜주시니 님은 복 받으실거에요^_^

  13. 좋운글 잘 보았습니다 마치내가 그곳에 있는것 같은 섬세한 사진 여행기가 재미있네요

  14. 오늘도 멋진 구경을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을 홀로 멀리 산책하면 무섭지 않나요? 사나운 동물들이 나타날 수도 있고 특히 개들은 많이 나타 날텐데 ㅡ..ㅡ

  15. 부러우면 지는건데... 음...
    안전여행 하시며. 사진 가득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즐거운 여행이시길 바랍니다 ^^

  16. 글 항상 잘보고있습니다!죄송하지만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제가 현재 현역 군인으로 복무중인데 조만간 제대라 중앙아시아쪽으로 여행을 가고싶습니다.지금 생각하고있는것은 알마티 도착->알마티 천산산맥 등산->하산 후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파미르고원)->키르기스스탄(이식쿨 호수/탈라스 고원)->알마티 로 가는게 목표인데 혹시 이 외에 추천할만한 여행지가 있으신가요?기간은 3주잡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남부 지역에 아름다운 곳이 많아 그 쪽을 추가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나 궁금하신 부분은 yongdduck@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라 지키시느라 힘드실텐데 군인분들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9. 눈부시게 맑은 키르기스스탄의 호수. (키르기스스탄 - 사리첼크)

안녕하세요.



실수로 예약발행을 오후 8시 30분에


설정해놓아 업로드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침으로 밥이 나왔다.

죽도 아니고 볶음밥도 아닌 밥이었지만 역시나 맛있었다.

오늘은 우리가 아킷이라는 작은 마을에 온 이유인 사리첼크 호수를 보러간다.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 해보니 걸어서 가기는 무리라고 해 차를 빌려 올라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올라 가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멀리 있었다.

산 꼭대기에 있는 호수에 도착하니 사리첼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써 있었다.

이 정도는 다들 해석할 수 있을 거라 믿으니 해석은 생략해야겠다.

차를 빌리려면 무조건 왕복 요금을 내야하는데 랄프와 상의해 돈은 그대로 다 주되 차는 먼저 보내고 우린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안내판 뒤로 우리가 찾던 사리첼크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랄프에게 인증샷을 부탁했는데 다소곳한 포즈가 마음에 들었다.

사리첼크 호수를 보는 순간 맑고 눈부시다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파랗게 보이는 물 속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쩜 이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세상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

이 친구들은 어제 아킷마을부터 걸어와 이 곳에서 캠핑을 했다고 한다.

캠핑 장비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정말 대단하고 부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조용히 텐트를 치고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면 정말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

호수 주변에는 트래킹 코스처럼 길이 나 있어 조용한 호숫가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열려있는 사과가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가 하나씩만 따 먹어보자고 한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한 입 베어물었는데 의외로 꽤 달아 맛있게 먹었다.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그냥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 가보라는 이야기만 듣고 왔는데 만약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그냥 내려가기 아쉬우니 호수 건너편을 가보기로 했다.

셋 다 산을 좋아하니 마음이 잘 맞아 좋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차피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 어찌 산을 오르지 않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풍경도 좋고 햇살도 따스하니 잠시 낮잠을 자고 움직이기로 했다.

올라온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직진하면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나올 것 같다는 랄프의 의견을 따라 계속 걸어가보기로 했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 있으니 전혀 힘들지 않다.

중앙아시아에 오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는데 지금까지 만난 중앙아시아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아시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걷는다.

소를 보니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진다.

자연을 사랑하지만 육식주의자인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계속 걷다 뒤를 돌아보면 꽤 먼 길을 지나와있다.

우리의 삶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뒤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꽤 먼 길을 지나와 있는 것 같다.

랄프가 굴로 들어가는 동물을 발견했다길래 얼른 쫓아가봤지만 볼 수 없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계속 걸어가다보니 앞에 산등성이가 보인다.

과연 저 산등성이를 넘어야할지 왔던 길로 돌아가야할지 의견을 나누다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까워 그냥 가보기로 했다.

산등성이를 넘느라 고생했다며 자연이 또 다시 선물을 준다.

사리첼크 옆에 있는 호수같은데 이 호수도 참 아름답다.

호수에 반사된 햇빛이 지금까지 걸어오느라 수고했다고 반겨준다.

힘들만 하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인 것 같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에 가면 아름다운 호수가 많다던데 다음에 경제적 여유가 생겼을 때 꼭 가보고 싶다.

그런데 호수가 넓어도 너무 넓다.

배를 타고 건너가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 가진 것은 튼튼한 두 다리밖에 없다.

이런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슬슬 지쳐가는데 앞에 말들이 보인다.

저 말들을 타고 마을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잡을 수 없으니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그래도 이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나무에서 떨어진 건지 못 먹는 열매들을 모아서 버려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네팔에서 만난 산은 눈이 덮여있어 아름다웠는데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산들은 나무도 별로 없고 황량한데 고독한 멋이 있어 마음에 든다.

자동차가 다닌 흔적이 있는 것을 보니 길은 제대로 찾아 온 것 같다.

저 아래를 보니 도로가 보인다.

끝을 모르는 길을 걸을 때는 막막했었는데 길이 보이기 시작하니 힘이 난다. 

뒤를 한번 돌아보니 호수와 꽤 멀리 떨어졌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

사리첼크의 물이 흘러 내려가는 것 같아 괜히 사진을 한장 남겨본다.

하이디가 힘들어하자 랄프가 웃으며 가방을 뺏어 든다.

하이디는 괜찮다며 돌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내 님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도 몰래 센치해진

오후가 흐르는 창 밖엔

짜릿한 묘한 기분

달콤한 유혹의 향기가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알면서 그러는 건지

기분이 휘청휘청거리네


자꾸 자꾸

내 맘을 툭툭 건드려 uh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내 맘을 툭툭 건드려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그대는 대체 어디

그대는 대체 어디 있나요


꽃잠 프로젝트 - 그대는 어디 있나요


도로를 따라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냥 산을 가로질러 내려가기로 했다.

어쩌다보니 오늘 하이킹의 컨셉은 개척으로 잡혀버린 것 같다.

랄프가 열매를 따는 모습이 마치 곰처럼 생겨 사진을 찍어 보여주니 웃는다.

무슨 과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달콤했다.

전에 지나온 아슬란밥은 호두가 유명했는데 아킷은 사과가 유명한 것 같다.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는 모습이 신기해 말을 거니 먹어보라며 사과를 던져 주신다.

이 사과도 달콤한 것을 보니 아킷에서 나는 과일들은 다 달콤한 것 같다.

나무도 하나의 생명이니 함부로 벌목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조금 섬뜩하다.

다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마을에 거의 다 도착했을 쯤 뒤에서 트럭이 오더니 태워다 준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끝까지 내 두 발로 가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이디가 많이 지친 것 같아 트럭에 올라탔다.

걸었으면 30분 정도 걸렸을 길을 몇분만에 도착하니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든다.

아이 3명이 당나귀 한마리에 올라타 강을 건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는데 당나귀가 좀 불쌍했다.

9시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밥을 많이 달라했더니 진짜 많이 주셨다.

산을 타고 내려온 뒤에는 맥주를 마셔줘야하는데 아킷에서는 맥주를 구할 곳이 없어 아쉽다. 

오늘도 사우나를 즐기다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별이 정말 아름다웠다.

머리를 대충 말리고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랄프와 하이디도 나와 다 함께 별구경을 하며 하루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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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비밀댓글입니다

  3. 머찌고 부럽네요~

  4. 공기가 너무 깨끗할 것 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5. 아~~~ 눈으로 사진과 글 보면서 잠시 여행한 기분입니다 고마워요

  6. 멕시코는 다녀 가셨는지요?

  7. 우와 뭐죠 이 작품들은? !!!

  8. 와 너모 보기 좋은데요 나두 떠나고싶은 생각이들정도네여 ㅠㅠ

  9. 와 너모 보기 좋은데요 나두 떠나고싶은 생각이들정도네여 ㅠㅠ

  10. 소를보고 스테이크를 떠올리다니..,대박

  11. 잘보앗읍니다 이쁘네요 풍경이

  12. 황홀감과, 짜릿함, 특유의 탐험심 등등 심신의 밑반찬이 됐겠어서 부러워요. 향후 훌륭한 재원이 되기를! 물론, 간접 경험 고마웠구요!!

  13. 여행기 재밌게 보았어요 요즘은 뭐하나요?

  14. 아름답네요. 저도 언젠가 꼭 가보길...

  15. 정말 아름다워요.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16. 졌습니다.
    부러우면 진다해서요.

  17.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네요.. 가고 싶어라.. ㅠㅠ

  18. 마지막 별 사진은 참 멋지네요.
    그저 어두운 하늘에 별이 가득 있는 사진일 뿐인데 계속 보기만 했네요.
    예전에 강원도에 갔을 때 수많은 별과 은하수를 보고 그냥 마냥 하늘만 보고싶어서
    길 한가운데에 서서 하늘만 한참 봤었는데, 멋진 사진입니다.
    자연의 모습은 예술가가 만든 어떤 조형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어서 어딜 가도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19. 님은 참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라 여겨집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즐겁고 기쁜 일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요!

    그리고, 여행을 즐기는 모습에서 당신은 또한, 참 여행가의 모습도 느껴져요.

    두려움도 없고, 어색함도 없고, 오로지 있는 것은 자심감과 사람들과의 친화력!!

    얼핏 여행은 끝난 것 같은데,


    사실 여행기 절반정도 보다가, 좀 지루해서, 오랬동안 안보다가,

    이렇게 다시 들어와 보는데, 이제는 역주행해서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에 다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천천히 둘러보면서 보려고요..

    님의 건승을 빕니다.

  20.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를 아는 양반이다. 마치 스스로 극기훈련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긍정적으로 ㅡ..ㅡ

  21. 마지막 사진.. 꼭 두눈으로 보고 싶은 밤하늘..

[2009.7.21] 26일간의 전국일주 이야기 - 아홉째 날 (완도)

고모가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고 다시 완도 탐방에 나섰다. 이날 처음으로 회를 김에 싸서 먹었는데 엄청 맛있어서 그 맛을 잊지 못하겠다.
약 1시간 간격으로 있는 버스를 타고 어릴 때 사진을 찍었던 자갈해안 정도리 구계등을 향해 출발했다.
누가 자갈을 모아다 놓은 것처럼 동그란 자갈이 해안가를 덮고 있는 모습은 엄청 아름다웠다.
자갈들만 있어 걷기는 좀 힘들었지만 모래가 있는 보통 해변이 아니라 자갈이 있는 해변이라 신기했다.
해안가 옆쪽엔 전망대 비슷한 곳이 있는데 처음 보는 꽃이 만발해 있었다. 여행을 하며 신기한 꽃들을 많이 본 것 같다.
아름다운 자갈길을 걸었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쓰레기들이었다. 사람들이 구계등에 버린 쓰레기가 아닌 강이나 바다에 버린 쓰레기가 파도에 밀려와 쓰레기띠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하지만 아침부터 정도리 주민들이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띠는 사라지고 자갈밭만 남았다.
구계등을 끝에서 끝까지 돈 뒤 시계를 보니 빨리 가면 완도 수목원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해 논밭을 지나오는데 밭에 난 길을 따라가면 더 빠를 것 같아 들어섰다가 신발은 진흙범벅이 되고 이상한 골목길로 나왔지만 약 3분을 기다려 바로 버스를 타고 완도 수목원으로 갔다. 완도는 버스를 타고 둘러보기엔 버스가 1시간간격으로 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 여행을 하려면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시간표를 하나 구해서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좋다.
기사님에게 수목원 입구에서 내려달라고 말을했더니 옆자리에 앉으신 할아버지께서 알려주신다며 대화를 거셨다.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다가 수목원 입구에 도착해 표지판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길이 약간 오르막이고 차도뿐이라 심심하고 좀 힘들어 한 40분정도 걸어가니 완도 수목원이 나왔다.
수목원의 입구에 엄청 큰 호수가 있는데 내가 본 호수중 가장 큰 호수인것 같다.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푸른 물을 감상하며 수목원으로 들어갔다.
수목원 안에는 길이 나있고 길을 따라 걸으며 나무 구경도 하고 산림욕도 하는 방식이다. 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는데 가장 오래 걸리는 코스가 5~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여서 입장료가 아까워 최장시간 걸리는 코스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코스를 따라가다 보니 힘도 들고 비도 살짝 내리길래 2시간짜리 코스를 가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코스의 전환점은 온실이었는데 온실안에도 수 많은 나무들과 꽃, 선인장들이 있어 아이들이 와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익사사고를 조심하라는데 그다지 깊게 보이지 않던 연못도 있었다.
온실안에는 신기한 꽃들이 많이 있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구경을 했다.
온실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 내려오다 보면 박물관 같은 곳이 한옥형식으로 지어져 있어 구경하러 들어갔더니 아직 개장을 안한 상태였다. 문이 열렸길래 살짝 들어갔지만 웬만한 곳은 다 잠겨있어 나왔는데 겉만 한옥이지 속은 콘크리트로 지어져 있다.
이름 모를 꽃도 보며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고 입구쪽으로 내려왔다.
수목원 입구에서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호수를 보며 쉬다가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길래 처음 버스를 탄 곳에서 버스를 타고 고모네 집으로 향했다. 버스안에서 누나 2명이 나를 완도학생으로 보고 구계등 가는길을 묻길래 내릴 곳을 알려줬더니 버스기사님께서 한 정거장 다음에 내리면 바로 앞이라며 구계등 입구에서 내려주시는데 나를 멀리서 내려주신 버스기사님이 살짝 미워졌다.
고모집에 도착해 짐을 다시 챙겨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려고 신지도로 향했다.
신지도에 도착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뵙고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다 잠들었다.

*지출내역*
완도 시청-정도리-수목원-완도 군청 버스비: 3900원
완도-신지도 버스비: 1800원
시골 선물: 10100원
총 지출내역: 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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