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2. 파미르 고원 여행의 시작. (타지키스탄 - 호로그, 이시카심)


아침에 일어나니 몇몇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침식사는 추가 요금을 내야하지만 나가서 먹는 것보다 저렴하고 편하니 그냥 먹기로했다.

숙소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파미르 고원의 전초기지인 호로그를 구경하러 나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조상님들의 말씀을 받들어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볶음밥인 쁠롭과 닭다리는 기본에 양배추 스프까지 시켜 푸짐하게 먹는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는데 참 부실하게 생겼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폴이 신기하다며 웃는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호로그 시내까지는 30분 정도 걸어가야하는데 풍경이 아름다워 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선 호로그 시내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갔다.

식료품 위주라 딱히 살 물건이 없어도 그냥 구경하는 것이 재밌다.

중앙아시아에서 대장금이 인기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정말로 비닐 봉지에 이영애 누나가 그려져 있었다.

역시 미인은 어딜 가도 미인인 것 같다.

시장 구경을 하다 슈퍼에 들어갔는데 처음 보는 콜라가 보인다.

이 콜라 역시 탄산이 좀 약하고 단맛이 강했는데 콜라는 역시 코카콜라인 것 같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가게에 다시 갔는데 파티가 한창이다.

비어있는 테이블이 없어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사람들이 같이 춤을 추자고 한다.

음주는 자신있지만 가무에는 소질이 없어 걱정했는데 타지키스탄의 춤은 출만 했다.

할줄 아는 말은 한국인을 지칭하는 '까레이'밖에 없었지만 신나게 춤을 췄다.

가족 축제인 것 같았는데 춤추는 모습은 사진으로 남기면 안 된다길래 우리와 같이 놀던 꼬마와 사진을 찍었다.

춤바람이 나 1시간 정도 춤을 추며 놀다보니 배가 고파 다른 식당에 가 저녁을 시켰다.

저녁을 먹은 식당에서는 맥주를 안 판다길래 다시 술집으로 돌아왔더니 파티가 끝나가고 있었다.

맥주를 시키고 또 사진을 찍으니 다들 웃는다.

즐겁게 놀고 숙소로 돌아와 씻으려 하니 녹물이 나온다.

일시적인 줄 알고 물을 틀어놔봤지만 계속 녹물이 나오길래 사놨던 생수로 양치질만 하고 자기로 했다.

여행을 하며 가장 신경쓰는 곳이 치아인데 다행히 아직까지 충치는 안 생긴 것 같다.

오늘 아침도 달걀 후라이와 빵이다.

정말 소박한 아침인데 빵과 버터만으로도 정말 맛있었다.

맛있어서 그런지 위장이 늘어나서 그런지 큰 빵을 하나 다 먹어야 배가 불러 살이 찔까봐 걱정도 됐지만 많이 움직이니 괜찮다고 합리화 하며 계속 먹었다.

호로그를 벗어나 파미르 고원으로 들어가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이 없기에 호로그에서 여행기를 미리 예약전송으로 올려놓고 떠나야한다.

그렇기에 호로그에서 좀 더 머물며 여행기도 쓰고 천천히 움직이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지프를 빌릴 팀원이 구해져 이동하게 됐다.

지프를 빌리고 보니 파미르 고원에 겨울이 오고 있어 아마 앞으로 많아야 한 팀 정도만 더 여행을 하러 올 것 같다며 지금 떠나는 것이 낫다고 주인 아줌마께서 말을 하신다. 

이번에 일행에 합류한 랄프도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해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가기로 했다.

이 강만 건너면 우리가 뉴스에서만 보던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도 론리 플래닛이 있지만 자세히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파미르 산맥에 어떤 곳이 있는지 잘 모르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여행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곳곳의 포인트를 다 알고 있었다.

덕분에 노천 온천에도 왔는데 내가 이번 파미르 여행은 앞으로도 이 친구들 덕을 좀 봐야겠다.

사진을 찍다보니 온천수가 올라오는 곳에 달걀을 삶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에 왔으니 당연히 들어가봐야한다.

오랜만에 따뜻한 물에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진다.

목욕 후에는 바나나 우유를 마셔야 하는데 여기는 타지키스탄이니 꿩 대신 닭으로 주스를 마신다.

오토바이를 타고 파미르 고원을 넘는 친구도 있었는데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도 무서울 것 같다.

자전거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오토바이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사고가 날까봐 무섭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논리인데 사고가 날까봐 무서워 오토바이를 못 타겠다.

먼지만 날리는 길이 뭐가 좋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꿈꾸던 파미르 고원이라 그런지 모든 풍경이 멋있게만 보인다.

우리끼리 지프를 빌린 것이기에 좋은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전봇대가 정말 부실하게 생겼는데 용케도 서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우리 일행은 나를 포함해 5명인데 위에 있는 두명은 두샨베에서 나와 함께 온 폴과 안토니고 아래에 있는 부부는 영국에서 온 랄프와 하이디로 호로그에서 만나 함께 하기로 했다.

지프 기사 아저씨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곳곳에 있는 식당을 알고 있어 우리가 밥을 먹자고 하면 근처의 식당에 데려가 주신다.

이번엔 염소고기를 시켰는데 나와 랄프는 맛있게 먹는데 하이디는 너무 느끼하다고 하다며 기름에 빵을 찍어 먹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맞닿아있는 이시카심이라는 마을에서 묵기로 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의 중립지역에서 양 측의 사람들이 시장을 여는데 요새는 현지 분위기가 안 좋아 시장이 안 열린지 한 달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선은 토요일인 내일 아침까지는 이시카심에 있기로 했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파미르 고원이 나오고 내가 유럽에서부터 그리워 하던 자연이 나온다.

내일부터 떠날 길이 정말 기대된다.

공용 지프 승차장같은데 장식을 예쁘게 해놨다.

그저 기능만 강조하기보다 아름다움을 함께 넣는 것이 건축일텐데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숙소로 돌아가는데 귀여운 꼬맹이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정말 좋아한다.

이런 토끼같은 딸래미가 있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 같다.

저녁은 양배추 스프다.

자주 보이는 것을 보니 타지키스탄의 대표음식인 것 같은데 기름진 국물과 빵을 같이 먹으면 꽤 맛있다.

매번 말하는 것이지만 음식을 안 가리는 것은 정말 타고난 복인 것 같다.

느끼한 음식을 먹었으면 차를 한잔 해야한다.

특히 랄프와 하이디는 차를 좋아해 식사가 끝나면 매번 차를 마신다.

역시 영국에서 온 것이 맞는 것 같다. 

타지키스탄에 와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해서 그런지 한동안 조용하던 설사병이 터졌다.

새벽에 화장실을 하도 들락날락 거리다보니 가지고 있던 휴지를 다 써버려 다른 사람들이 두고 간 휴지를 주워 사용했다.

하지만 이미 인도에서 설사병의 극한을 겪어봤기에 담담하게 견뎌낸다.



분량 조절을 하다보니 이번 이야기는 좀 짧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더 많은 사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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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ㅎ
      지금은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다음 여행 계획은 아직 모르겠어요.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여행 다닐 때 사진 찍기가 번거롭고 귀찮기는 해도 돌아와서 봤을 때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습니다. 저도 비록 제 몸은 우리나라 땅에 있지만 올려주신 사진과 글귀를 보고 있자니 왠지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있는 고원에 올라가있는 느낌이 드네요.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여행 관련 정보가 많으니 방문해주세요^^

    • 특히 가고 싶었던 곳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게 되더라구요.
      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대해주세요~

  3. 파미르... 강 건너 아프가니스탄...
    참 좋은 자연이라는 생각이 볼 때마다 드네요. ㅎㅎ

  4. 여행기 재밌네요 ㅎㅎㅎ

  5. 양배추 스프는 아마 보르쉬인 거 같네요.
    원래 러시아 음식인데 중앙아시아에서도 많이 먹어요.
    그리고 설사하시는 건 뭘 잘못 먹은게 아니라 기름기 있는 음식을 많이 드셔서 그럴 확률이 높아요.
    중앙아시아 음식 자체가 기름기가 오지게 많거든요.
    기름 너무 많이 섭취하시지 마시고, 따뜻한 차 같은 거 많이 드세요.

  6. 노천 온천 모습을 보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네요 ㅎ

  7. 꼬마랑 함께 찍은 사진 보니 머리를 기르셨네요 ㅎㅎ
    진정 여행자다운 모습이시네요~
    오늘도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_^

  8. 우연히 들어왔네요
    파미르고원과 개마고원은 그 이름만으로도 저를 여행자모드로 바꿔놓는거 같습니다 어릴때부터 끌리는게 있었죠 ㅎ

  9. 사진으로 보니 자연은 아프가니스탄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생활은 아프가니스탄보다 질적으로 많이나은것 같습니다.

  10. 용민군과 같이 사진찍은 그 꼬마... 넘 넘 귀엽네요.
    나중에 크면 얼마나 더 멋있어질지... ^^
    아~ 물론 용민군도 잘 생겼습니돠~~ ㅎㅎㅎ

  11. 조금만 더 가면 보일 듯한 목적지가 궁금해지네요.
    타지키스탄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파미르 고원은 여행기를 통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어요.
    늘 재미있는 여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12. 온천사진 근처의 사진들은 자연좋아하는 저로서는 정말 짱이네여!!
    아직 제대로 파미르가 아닌데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합니다

  13. 오호~~~^^
    양배추스프를 한먹 먹고싶군요^^
    빵도 맛있어 보이고~^^
    석회가 포함된 온천은 아름답고 포근하게 보이네요
    그 지역에서 ...이런 온천이라니~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51. 파미르 고원으로 가는 길 (타지키스탄 - 두샨베, 호로그)


더웠지만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이란을 떠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행기를 타면서 기내식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맥주는 기대했었다.

이란에서 맥주를 못 마시면서 했던 상상 중 하나는 비행기에서 이란을 내려다보며 맥주를 한 잔 마실 생각이었는데 비행기에 맥주가 없다고 한다.

아쉽지만 몇 시간만 있으면 맥주를 마실 수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콜라를 시켰다.

석양이 지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런 모습을 보기위해 매번 비행기를 탈 때마다 창가쪽으로 자리를 부탁하게 된다.

비행기는 짧은 비행을 마치고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 줄이 길어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이란에서 받아 온 비자가 있었기에 입국허가는 금방 떨어졌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어둠이 깔렸기에 미리 알아둔 호스텔까지 7달러 정도 내고 택시를 타고 갔다.

역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달러만 있다면 걱정이 없다.

어제 숙소에 도착해 인사를 하다보니 오늘 파미르 퍼밋을 받으러 간다는 친구들이 있어 같이 가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푹 쉬고 싶었지만 퍼밋을 잘 안 준다는 소문이 돌길래 우선 퍼밋부터 받고 쉬기로 하고 타지키스탄 구경을 나섰다.

신청 서류를 작성하니 은행에 가서 돈을 내고 오라고 해 은행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전이 돼 수납이 안 된다며 기다리라고 해 30분 정도 기다리니 은행 직원이 대신 서류를 작성해줘 돈을 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밥을 먹자고 해 식당에 갔다.

밥보다는 맥주가 고팠기에 맥주가 있냐고 먼저 물어보니 시원한 맥주가 있는 냉장고를 보여준다.

오랜만에 먹는 맥주이니 안주를 조금만 먹을 수 없어 고기를 듬뿍 고르고 맥주를 한 모금 마시니 천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난 그저 술을 사랑하는 알콜 러버일 뿐인데 여행기를 쓰다보니 알콜 홀릭처럼 보인다.

아파트를 호스텔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 엘리베이터가 있었는데 안에 불이 안 들어오길래 그냥 걸어다녔다.

운동을 하기 위해 걸어다닌 것이지 절대로 귀신이 나올까봐 무서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봉고차를 개조해 만든 버스를 타니 제대로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몸이 힘든 여행을 해야 재미있는 것을 보니 변태인 것 같다.

사람들이 뭔가를 먹고 있길래 따라서 하나 시켜보니 요거트였다.

중앙아시아에서는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내가 할줄 아는 러시아어는 한국인을 뜻하는 까레이와 기본적인 인사 몇가지 뿐이라 한국어로 맛있다고 말을 하니 즐거워 한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길가에서 이번엔 만두를 팔고 있다.

우선 3개를 시켰는데 육즙과 고기의 맛이 정말 맛있었다.

화덕에서 뭔가를 꺼내 팔기에 살펴보니 맛있어보여 하나를 주문했는데 빵 속에 들어있는 속이 촉촉하고 맛있었다.

길거리 음식이 많은 나라는 항상 사랑스럽다.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파미르 퍼밋이다.

중앙아시아 여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미르 고원 지역을 가려면 이 허가증이 있어야하는데 정치적인 이유나 안전문제 등으로 퍼밋을 못 받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타지키스탄에 도착하기 1주일 전에는 테러 위험이 있다며 퍼밋을 발급해주지 않았었다고 한다.

난 다행히 퍼밋을 받았으니 이제 내가 그렇게 기다리던 중앙아시아의 자연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오랜만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니 복숭아 통조림과 함께 여행기를 쓴다.

두샨베에 있는 대부분의 숙소에는 인터넷 사용이 안 되는데 이번에 내가 온 곳은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인터넷이 자주 끊기긴 하지만 사용할 수는 있다.

이제 두샨베에서 며칠동안 쉬며 잉여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퍼밋을 같이 받은 친구들이 자신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은 어떻겠냐고 묻는다.

타지키스탄에서의 이동은 주로 지프를 이용해야하는데 보통 6명 정도 함께 돈을 모아 지프를 빌려야한다.

두샨베에 좀더 있으며 다음에 오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할 생각이었는데 사람을 모으기가 귀찮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으려고 오트밀처럼 보이는 것을 사왔는데 전혀 오트밀의 맛이 나지 않았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곡물 맛만 나길래 전자레인지에 데워봤지만 그대로길래 그냥 주방에 두고 나왔다.

어쩌다보니 급하게 이동을 하는 것 같아 걱정도 됐지만 우선은 파미르 여행의 시작지인 호로그까지 함께 가보기로 했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으니 간단한 빵을 몇개 사먹는다.

지프를 타고 가다보면 경찰이 자꾸만 차를 검문한다.

검문은 핑계일뿐이고 뇌물을 받기 위한 것인데 매번 차에서 내려 경찰과 악수를 하며 돈을 건네줘야 한다.

도대체 얼마나 주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1소모니(한화 200원)정도 준다고 해 차라리 톨게이트처럼 한 경찰에게 한 20소모니를 내고 쉬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니 다들 웃는다.

두샨베 도시 밖으로 나오니 드디어 내가 원하던 자연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중앙아시아에 들어오다니 정말 꿈만 같다.

꿈인지 생신지 확인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타지키스탄의 식당은 뷔페처럼 접시에 원하는 음식을 담고 음식의 종류에 따라 계산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물가가 저렴하니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는데 구조가 많이 이상했다.

큰 일을 치루려면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게끔 화장실을 만들어 놨는데 여행하며 얼굴에 철판은 많이 깔았기에 아무렇지 않은듯이 거사를 치뤘다.

밥을 먹었으니 뇌물을 줄 차례다.

난 순수한 사람이 뇌물이 뭔지 모르겠는데 먹으면 맛있는 건가 보다.

사진에서 본 파미르 고원의 아름다운 산들과 그 사이에 난 길들이 정말 아름다워서 꼭 중앙아시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내가 그 도로 위에 있다.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 가는 길은 파미르 지역이 아니지만 파미르 퍼밋이 없는 사람은 이 길을 지나갈 수 없다고 한다.

만약 파미르 퍼밋을 발급받지 못했다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발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정보도 들었는데 경제가 안 좋다보니 뇌물이 횡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열심히 달리던 우리의 붕붕이의 바퀴에 펑크가 났다.

교체용 타이어가 있기에 그 자리에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다시 달린다.

이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펑크가 안나면 그 게 이상할 것 같았다.

달리다보니 다른 지프들과 만났는데 여행자들은 보이지 않고 다들 지역 주민들이었다.

보통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 7명이 지프에 탑승하고 1인당 300소모니(한화 60,000원)를 내는데 우리는 5명이서 지프를 빌렸기에 1인당 400소모니(한화 80,000원)을 냈다.

타지키스탄의 바로 옆은 아프가니스탄인데 눈 앞에 보이는 다리만 건너가면 된다고 한다.

한국인은 아프가니스탄 여행이 금지되어 있으니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야한다.

염소들이 길을 막아도 그저 웃으며 기다린다.

궁전처럼 보이는 곳은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별장인데 밤에는 조명도 들어온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렇게 생긴 별장이 전국 곳곳에 있다고 한다.

길이 머니 하룻밤을 자고 가기로 하고 방을 잡았다.

마을에 식당이 하나밖에 없는데 영업시간이 끝나가고 있어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중앙아시아에도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기에 술을 마시면 실례가 될 수도 있어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조용히 마시면 괜찮다고 해 숙소에서 조촐한 맥주 파티를 열었다.

두샨베에서 대낮부터 맥주를 찾던 내 모습이 인상깊었는지 나에게 자꾸 술을 권하길래 넙죽넙죽 받아마시며 너희들도 이란에 갔다오면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푹 자고 일어나니 날이 밝았다.

방값에 아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 기다리니 달걀과 소시지가 나왔다.

이것만 먹어서는 배가 부르지 않으니 열심히 빵을 먹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계곡을 보는 것 같아 닭백숙이 먹고 싶어졌다.

지프가 준비되는 동안 마을 한바퀴를 돌았는데 조용한 마을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중앙아시아가 자꾸만 기대된다.

내가 계속해서 창문밖으로 사진을 찍으니 애들이 웃으며 그렇게 좋냐고 묻는다.

거의 2년 전, 여행을 떠나던 때부터 파미르 고원을 꼭 와보고 싶었다고 말을 하니 실제로 온 것을 축하한다고 한다.

비포장도로이기에 반대편에서 차가 지나가면 재빠르게 창문을 닫아야한다.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는 16~20시간 정도 걸리기에 보통 야간에 이동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밤에 왔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도 못봤을테니 1인당 100소모니씩 더 내고라도 지프를 빌리기 참 잘한 것 같다.

게다가 이런 도로를 가로등도 없이 밤에 지나간다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았다.

화물을 싣고 오는 트럭이 가끔씩 보였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오는 트럭이라고 한다.

러시아가 옛 소련의 영향력이 미치던 곳을 다시 경제권 안에 두려고 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는 중국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잠시 휴게소에 들렀는데 스니커즈를 팔길래 다같이 하나씩 사먹었다.

이런 도로를 어떻게 운전하는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지프는 계속 달리고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됐다.

이번엔 염소 고기를 시켜봤는데 역시나 맛있다.

중앙아시아의 음식이 나랑 잘 맞는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내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식당 앞에 홀로 서 있는 나무가 아름다워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밥을 먹었으니 이제 또 달릴 시간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계속 보면 질릴만 하지만 오랜 시간 기대했던 풍경이라 그런지 봐도봐도 아름답다.

자전거 여행자를 보니 자전거로 겨울의 파미르 고원을 넘은 제민이가 떠오른다.

만약 내가 다치지 않았었더라면 과연 어디까지 갔었을까 궁금해진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기다리는데 아까 본 자전거 여행자가 떠오르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과거는 추억으로 남겨두고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는 현재를 즐겨야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수단이 바뀌었을 뿐 내 꿈이던 세계일주는 변하지 않았고 난 그 꿈을 이루고 있으니 부러울 것도, 걱정할 것도 없다.

다른 차에 가보니 정말 귀여운 아기가 있어 잠시 놀다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아기가 귀여워지면 결혼할 때가 된 것이라던데 난 10년 전부터 아이들이 귀여웠는데 결혼하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도 나에겐 나를 품어주는 자연이 있으니 괜찮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호로그에 거의 다 도착했다며 가기 전에 신기한 물을 마시고 가자고 한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물이었는데 영양분이 부족한 내 몸을 생각해 여러 잔 마셨다.

드디어 1박 2일이 걸려 호로그에 도착했다.

미리 알아두었던 숙소에 짐을 다 내리고 남은 비용을 정산하려고 하니 갑자기 기사 아저씨의 말이 바뀐다.

즐겁게 여기까지 와서 돈을 더 달라는 말에 화가 났지만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고 좋게 말로 해결했다.

호로그에 온 것을 기념하며 오늘도 맥주와 함께 밥을 먹는다.

폴과 안토니도 술을 좋아해 같이 먹으니 술이 술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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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이곳이 가고 싶었던 곳이었구나라는 것을 잘 느낄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저는 별로 가고픈 마음이 없어서인지 시큰둥한 맘으로 봤다는건 비밀..)

    알콜러버께서 드뎌 맥주를 먹게되었다니 감개무량해지는.... 크흙
    (하지만 저는 술은 안먹는 사람이라는....)

    이제 전문 여행가가 되어도 되겠다 싶을정도로의 내공이 엿보입니다...

    • 아무래도 저만 신이나서 여행기를 쓴 것 같아 죄송해지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블로그 관리를 잘 못해 죄송합니다.
      그래도 항상 댓글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ㅎㅎㅎ

  2. 술이 술술 넘어가서 저도 어제 술술 마셨더니 지금 머리가 많이 아프네요. ㅎㅎ
    파미르도 가셨었군요.
    자전거로 파미르를 넘는 사람들 참 많죠.
    내 자전거는 언제 파미르를 가보나...
    파미르 기대됩니다.

    • 저도 파미르를 자전거로 넘어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지프를 타고 가게됐네요. ㅎㅎ
      답글을 늦게 달아 죄송하고 파미르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3. 저도 타지키스탄 다녀왔던 생각이 나면서 제가 여행했던 지역이 안 나와서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저는 두샨베량 후잔드만 다녀오고 파미르는 안 다녀왔거든요.
    일단 중앙아시아는 이슬람국가라곤 하지만, 맥주 마시는 거에 별로 신경 안 써요.
    워낙 여러 민족이 섞여사는데다가 러시아 지배를 받아서 맨날 술 퍼마시면서 꼴아았는 개 아니라 자기 혼자 맥주 한 두캔 조용히 마시는 거 정도는 별로 터치 안 해요.
    여자도 아니구요ㅎㅎㅎ
    글고 중앙아시아 음식은 맛은 있지만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덮어놓고 먹다보면 살이 무섭게 찝니다.

    • 중앙아시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히티틀러님의 여행기를 봤었습니다. ㅎㅎ
      저때 당시 제 머릿속에는 오직 파미르의 대자연만 들어있어서 별 미련 없이 두샨베를 떠났던 것 같아요.
      이렇게 자연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전생에 도시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ㅎㅎ

  4. 키르기스스탄 오쉬에서 두샨베로 내일 넘어갑니다..반대방향 이군요.. 좋은 여행 되세요..

  5. 10년 전 신장 위구르 를 통해 방문했던 파미르고원이 생각나네...타쉬쿠르간으로 가던 중 들렸던 에메랄드 빛 카라쿨 호수,난생 처음 타본 쌍봉낙타,그리고 바로 옆 거대한 아이스크림을 얹어놓은 듯 귀엽던 무즈타크 아타봉...곤륜산 까지..또 가고 싶다...

    • 10년 전에 신장 위구르 지역을 갔다 오셨다니 정말 부럽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신장 위구르 지역과 무협지에서 보던 곤륜산에 올라가보고 싶어요.

  6.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사진을 보니15년전 그곳을 방문한 생각이 나네요.아프카니스탄의 북부동맹을 가기위해 타지크스탄을 갔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강을 사이에 두고 아프칸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다리가 없었고 나룻배로 강을 건너 아프카니스탄으로 들어갔죠. 스탬프도 없었고 비자도 없었죠..두산베에서 국경까지 가는데 길목 곳곳에서 검문하던 경찰에게 돈을 주는것을 세다가 나중에 포기 하였음.20만 인구 중 경찰이 5만이라나...단청과 양고기를 넣은 칼국수,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 제기차는 모습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결혼식의 민속음악에 이끌려 갔다가 들어선 집의 단청과 3현6각의 선율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 bug57님도 타지키스탄을 가보셨군요.
      저도 아프가니스탄을 가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되니 어쩔 수 없이 강물만 바라보다 왔어요.
      댓글에 적으신 수수한 것들이 그리워지네요.

  7. 화장실이 재밌네요.

  8. 가고싶습니다

  9. 다음 메인에서 보고 깜짝 놀랐어요! 파미르 고원이라니! 2008년 같이 여행하는 친구들과 함께 호로그를 다녀왔었어요. 한국 사람들을 너무 신기해하길래 다른 한국사람들이 여행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립네요.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결혼식에도 초대받고, 주민들이 많이들 챙겨주셨었던 기억이나네요.

  10. 여행기가 아니라... 자랑질....

  11. 우연히 여행기 읽게 되면서 너무 재밌어서, 이틀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배낭여행기만 읽어서 오늘 여기까지 왔네요! 빨리 다음 편 올려 주세요!!!!

  12. 넘 해보고싶던 여행이네요.
    제가 젊었을적엔 감히
    엄두도 낼수없던 여행인데..
    이젠 나이를 먹다보니 현실에
    내자리를 비울수도 없구요.
    이제는 시간이돼도 체력이
    안되겠죠.
    대리만족 잘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틈틈히보느라 아직
    동남아쪽 보고 있어요.
    열심히 따라 올게요.
    세계태마기행을 드라마보다
    엄청 더 좋아하는 아줌마입니다.
    고맙습니다.

    • 저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과연 언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는데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마음으로 20대에 갔다오기를 참 잘한 것 같아요.
      멀리 떠나시는 게 힘드시다면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이라도 다녀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종종 댓글 남겨주세요~

  13. 타지키스탄에서의 재미난 여행일지 기대할게요

  14. 파미르 퍼밋을 받는 게 어려운 일이군요~
    어째 용민군은 행운을 몰고 다니는 것 같네요. ^^
    재치있는 용민군 표현대로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기 위해
    밥은 맛나게 먹었다지만...
    오픈된 화장실은 보는 것만 해도 꿈이 확~ 깰 지경이네요. ㅠㅠ

  15. 파미르 고원에 대해 들어본 것도 같지만 저에게 익숙하지는 않네요^^;
    그래도 어떤 곳인지 여행기를 통해 궁금해진건 사실이예요ㅋㅋ
    맥주도 마음껏 드시고, 여행을 시작하면서 가고 싶었던 곳에 가시다니 참 즐거운 여행이었을거라는 생각이드는 여행기였습니다.

  16. 글 잘 읽었습니도..파미르퍼밋은 어디에서 발급 하고 위치는 찾기 쉽나요?
    저도 곧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도움을 청해 봅니다.

  17. 보통 양반이 아너네요

  18. 잘 보았습니다.
    저는 두산베에서 호로그까지 자전거를 싣고 가서, 거기서부터 파미르하이웨이를 타려고 합니다.
    님이 이용하신 그 차량을 어떻게 수배해야 하나요?

  19. 아~!!!
    정말 공기가 맑고 깨끗하게 느껴지네요...여기까지 불어오는듯^^
    제가 지금 님과함께 여행하고잇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곳 사람들의삶은 만만치않아 보여도 자연은 그대로 한없이 좋군요
    모든이들에게 사랑과 행복이 ..그리고 기쁨이 가득하길~~

  20. 잘보았습니다
    죽기전에 꼭가보고 싶은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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