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03. 야생동물과 함께 하는 몽골여행. (몽골 - 고비사막)

고비사막 투어의 첫 아침은 빵과 간단한 살라미와 치즈, 샐러드가 나왔다.

잼은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볼 때 사왔는데 진짜 제공이 되지 않았다.

여기에 어제 짠 염소 젖을 우유 대신 먹었는데 끓였지만 비린 맛이 좀 많이 나 적당히 먹고 남겼다.

게르 밖으로 나오면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정말 푸른 초원과 하늘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르 근처에 다른 구조물이 딱 하나 있는데 이 파란 건물이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판자 몇 개를 올린 전형적인 재래식 화장실이다.

때문에 안에 파리가 엄청 많았는데 일을 보러 들어가기 전에 파리들을 다 쫓아내고 문을 닫으니 괜찮았다.

사실 몽골의 드넓은 초원 전체가 화장실이니 이 곳이 더럽다고 생각되면 그냥 초원 멀리 나가 일을 보고 와도 된다.

새벽에 동물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어차피 게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니 그냥 무시하고 잠을 잤었는데 아침에 보니 게르 옆에 누가 거사를 치뤄놓고 갔다.

더럽다기 보다 왠지 내가 생각하던 몽골스러워 똥을 보며 웃었다.

떠날 준비를 마쳤으니 다시 차에 오른다.

아무 것도 없는 길과 하늘만 봐도 행복해 계속 창 밖을 보며 사진을 찍다보니 비슷한 사진만 수 십 장씩 찍게 된다.

길을 가다 보면 야생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낙타를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모기에게 주인이 있는 낙타인지 물어보니 고삐도 없고 표식도 되어있지 않아 야생 낙타인 것 같다고 한다.

낙타를 생각하면 항상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낙타만 생각했었는데 야생 낙타를 보니 정말 신기했다.

그 어떤 동물도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위해 태어난 동물은 없을텐데 내가 너무 사람 위주로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이제 또 다시 달린다.

창 밖의 모습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예쁘기만 하다.

나도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앞 쪽에 호수가 보이길래 잠시 들렸다 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원래 들리는 곳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물을 보니 즐거워 혹시 수영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저 웃는다.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왜 모기가 웃었는지 알 수 있었다.

물이 얕기도 하지만 동물들의 똥 등으로 물이 꽤 더러워 세수를 하려했던 생각은 씻은듯이 잊어버렸다.

인간은 조금만 오염된 물을 마셔도 배탈이 나는데 동물들은 얼마나 강한 몸을 가지고 있길래 이런 물을 마시는지 궁금하고 부럽다.

나도 이런 물을 마실 수 있다면 여행하기 훨씬 편할텐데 아쉽다.

이 쯤에서 고비사막 투어의 한가지 팁을 주자면 사람들이 투어를 예약할 때 여행 경로나 다른 부분들은 확인을 하는데 자동차의 좌석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보통 몽골 여행에 쓰이는 푸르공은 좌석이 기차처럼 마주보는 좌석이거나 우리가 탄 좌석처럼 2열로 배치되어 있다.

나도 예약할 때는 신경쓰지 못했는데 다른 팀이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니 마주본 좌석에 앉아 가길래 될 수 있으면 두 줄 좌석인 차를 타고 싶다고 말했더니 다행히 이 푸르공을 탈 수 있었다.

여행을 하다 만난 다른 팀의 푸르공을 보다보면 마주 본 좌석에 앉아 여행하는 팀이 있었는데 힘들어 보였다.

하루에 6시간 이상을 차를 타야하고 대부분은 비포장도로를 달릴텐데 역방향 좌석에 앉게 된다면 정말 고역일 것 같다.    

다시 길을 달리다보니 전봇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몽골의 전봇대도 중앙아시아에서 본 전봇대처럼 땅에 박힌 부분만 콘크리트로 이루어져있다.

그 때도 신기했지만 몽골에서 다시 보니 다시 신기하다.

전봇대를 구경하다 보니 시멘트 공장처럼 보이는 시설물도 보인다.

아마 근처에 마을이 있는 것 같다.

조금 달려가니 역시나 꽤 큰 마을이 보인다.

마을 안에도 이런 전봇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도대체 전체를 나무로 쓰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

마을 외곽에는 아스팔트 도로도 깔려있다.

고비사막 여행중에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지 못할 줄 알았는데 마을의 슈퍼마켓에 냉장고가 있었다.

다른 일행들은 탄산 음료수를 골랐지만 난 당연히 맥주를 골랐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시원한 맥주라 그런지 White란 이름처럼 속이 하얘지는 맛이 났는데 정말 맛있었다. 

시원한 맥주를 한 병 마시고 모기가 준 달콤한 사탕을 하나 입에 무니 먼 곳에서 행복을 찾을 필요가 없어진다.

마을엔 물을 파는 곳도 있었는데 지하수를 퍼올려 파는 것 같았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노란 통 한 통에 한국 돈으로 1000원 정도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또 다시 길을 떠난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달리면 흔들림이 없어 차에서 잠을 자긴 쉽지만 창 밖이 밋밋해 재미가 조금 떨어진다.

그래서 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잠시 눈을 붙이고 비포장도로가 나오면 잠에서 깨 창밖을 구경하게 된다.

우리 앞을 달리던 푸르공의 바퀴가 터졌다.

인케가 경적을 울려 신호를 주고 차를 세워 바퀴를 바꾸는 것을 도와주는데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닌듯 금방 일을 끝낸다.

숙련된 드라이버가 있어 든든하다.

수리가 끝나고 인케가 잠시 담소를 나누는 동안 우리끼리 사진을 찍고 놀았다.

모델이 별로라 그런지 내가 원하는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염소들이 길을 막고 있으니 모기가 Mongolian traffic jam이라고 한다.

그러더니 웃으며 스카프를 벗어 창밖으로 흔들어 염소들을 쫓아내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었다.

이제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해가 뜨거워 그늘에 피해있는 우리를 보고 인케가 타지 않은 살은 좋지 않다며 웃통을 벗으며 다들 그늘 밖으로 나오라고 한다.

카렌과 장난치는 모습이 재미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꽤 잘 나왔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레슬링을 한판 하자고 한다.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는데 자꾸 하자길래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고 어깨를 잡았다.

겨우겨우 버텼지만 결국 들어올려지며 내가 졌다.

몽골로 여행을 떠난다는 글에 몽고 씨름도 한 판하고 오라는 댓글이 달렸었는데 어쩌다보니 몽고 씨름을 경험하게 됐다.

힘을 썼으니 에너지를 채워줘야한다.

이번 점심도 역시나 맛있다.

인케는 우리의 여행을 책임지는 드라이버이기도 하지만 레이싱에 나가는 드라이버이기도 하다.

오프로드 경기에도 나가고 오토바이도 타는데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며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며 여러 자동차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운전 실력도 좋고 재미도 있고 착하니 같이 여행하기 즐겁다.

또다시 Mongolian traffic jam에 걸렸다.

빨리 간다고 상을 주는 경주도 아니니 천천히 염소들이 비키길 기다린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며 살아도 괜찮다.

차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인케가 '가젤!'이라고 외친다.

바로 창밖을 바라봤는데 보이지 않길래 어디있냐고 물으니 저~~멀리를 가르킨다.

집중해서 보니 뛰어다니는 동물들이 보이는데 이걸 운전하면서 발견하다니 역시 몽골사람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내 카메라의 광학 줌 영역을 넘어 디지털 줌까지 최대로 당겨서 찍은 사진이 이 정도인데 이게 맨 눈으로 보인다니 옆에서 보고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이 좋다. 

어제는 Rock Formation에 갔듯이 오늘은 White Mountain에 들렀다.

여행지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덕분에 몽골 여행도 거의 무계획으로 왔는데 몽골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고비 사막이라고 해서 모든 곳이 척박한 땅이 아니고 풀이 자라는 곳도 많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풍경도 많은 것 같다.

이렇게 돌 무더기가 있는 곳은 땅에서 돌들을 주워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3번 던지며 소원을 비는 곳이라고 한다.

난 어딜가든 세계평화를 비는데 세계는 평화를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올 것만 같은 곳이 보여 다 같이 가보기로 했다.

우선 동생을 모델로 세워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포즈를 취해본다.

인물사진도 좋지만 풍경사진이 나한테는 더 잘 맞는 것 같다.

자연은 자연만 있을 때 아름다운 것 같은데 언젠가는 자연에 녹아든 인물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아래를 굽어 살핀다 해도 아래에 내려가기 전엔 진정한 아래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러니 우리도 위에서 살피기만 하지 말고 직접 밑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미끄러지듯이 즐기며 내려왔는데 올려다보니 꽤 많이 내려왔다.

아래에서 보면 위에선 전혀 보이지 않던 광경이 보인다.

이래서 사람은 위 아래를 다 살펴봐야 하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 한 곡 듣고 갑시다.



늙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이런 아재개그가 나온다.


전에도 말한 것 같지만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우주에서 지구를 보고 싶어진다.

엘론 머스크 형아가 어서 우주 여행을 상용화 시켜서 죽기 전에 꼭 우주 여행을 해보고 싶다.

화성행 편도 티켓을 준다해도 갈텐데 아쉽게도 가진 재주가 없어 뽑히지 못했으니 달나라라도 가보고 싶다.

멀리서 비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인다.

오늘은 구름이 많이 껴서 하늘이 별로 안 예쁜데 밤 사이에 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내일부터는 맑은 하늘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자기 전에 달님에게 소원을 빌고 자야겠다.

여러분 이게 바로 제 동생의 작품입니다.

새끼 낙타와 사진을 찍는데 모자 끈이 얼굴을 가리든 말든 그냥 대충 셔터를 누르고 땡이다. 

바람이 많이 불길래 게르로 들어와 다 같이 팩을 했다.

의도치 않은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악플을 달고 창을 닫아주세요.

오늘 저녁은 양배추 스튜였는데 빵을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옆 게르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열심히 먹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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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탁 트인 초원이 시원하게 보이네요.파란 하늘도 멋지구요.용민님 제 눈엔 잘 생겨 보여요~자신감을 가지셔도 될듯~^^

  2.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고마워요

  3. 상상하던 초원이네요.
    일행객들과 마음이 맞아 더 흥미로웠겠어요.

    다음편 기대 합니다.

  4. 덕분에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5. 내가 기대하던 몽골 그대로네요.멋집니다

  6.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네요~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7. 안녕하세요, 어떻게 블로그에 들어오게 됐는지 기억이 안나지만..ㅋㅋ
    즐겨찾기 해두고 세계여행기를 정주행중입니다.
    세계여행기는 벌써 3~4년은 지난 일인 것 같은데 너무 생생하고 재미 있네요 :)

    이번 여름에 저도 남편과 둘이 함께 고비사막에 다녀 왔습니다.가이드 겸 기사님 한 분과요.
    사진을 보니 댓글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왜냐면 첫째날 가셨던 게르에 저희도 갔었거든요..!
    저희는 그 곳을 마지막숙소로 갔었는데 그 날, 제대로 된 허르헉을 먹었습니다.
    직접 허르헉 준비를 해주셨는데 조금있다 숙소에 가보니 염소머리가 내장들과 함께... 보고 식겁했습니다.
    그치만 허르헉은 정말 신나게, 맛있게 먹었네요

    큰 게르에 사춘기가 될 것 같아보이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랑.. 핸드폰게임을 주구장창 하던 꼬마아이가 생각나네요.
    주인아저씨는 정말 몽골인같이 몸집도 크시고 배도 많이 나오시고.. ㅋㅋ


    이미 출발을 하셔서 도움이 안될 것 같지만, 저희는 투어팀 쪽에 아이스박스를 준비해달라고 해서
    슈퍼에서 얼음물을 왕창 사놓고 매일 밤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를 그렇게도 마셨네요.

    여행기 재밌게 보고 가끔 리플도 달고 하겠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랄게요

    • 안녕하세요. ㅎㅎ
      세계일주는 마친지 시간이 좀 지났고 몽골 여행기는 한국에 돌아와서 쓰고 있어요.
      같은 게르에 묵으셨었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ㅎㅎ
      아이스 박스 팁은 다음 여행 때 사용하도록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자주 댓글 달아주세요~

  8. 항상 잼잇ㅇㅓ요,념조아ㅇㅛ.

  9. 화장실이 옛날 우리네 화장실 같아서 정감이 가는데요^^*

  10. 우와~ 푸른 초원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직접 보면 정말 가관이겠어요!

  11. 여행기를 마치시는 바람에 한동안 무료 했었는데 이렇게 돌아오시니 제가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것 같은 즐거운 착각을 하게 만드시네요. 감사합니다

    • 세계여행기를 오래 쓰면서 재미도 있었고 힘든 점도 있었는데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려 주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 대자연 아름다운 모습 사진으로 잘보고갑니다!

  13. 저도 이번달 말에 몽골로 여행을 갈건데 악플을 달고 창을 닫기에는 게시글이 너무 재밌네요 ㅋㅋㅋㅋ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재밌는 글 감사드려요.

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02. 고비사막 여행의 첫째 날. (몽골 - 고비사막)

2년 간의 여행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나 아침을 먹는 사진으로 여행기를 시작한다.

난 누텔라보다 딸기잼을 100배 정도 더 좋아하지만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되는 것은 누텔라뿐이니 맛있게 먹는다.

이 귀엽게 생긴 자동차가 우리와 함께 고비사막을 여행할 푸르공이다.

이 차는 러시아의 UAZ라는 자동차 회사에서 만들었고 영문명은 Purgon으로 8~9 명 정도 탈 수 있다.

몽골 사람들은 UAZ를 와츠라고 부르고 Purgon을 푸르강이나 푸르공이라고 부르는데 검색해 본 결과 한국에서는 푸르공이라 많이 불리기에 앞으로는 나도 푸르공이라는 명칭을 쓰기로 했다.

오늘의 온도는 딱 떠나기 좋은 16도라고 한다.

한국의 온도는 30도를 기본으로 넘기면서 습하다 보니 몽골의 날씨가 그립다.

슈퍼마켓에 들러 사막에서 사용할 물건들과 식재료 등을 사고 울란바토르의 남쪽으로 향한다. 

고비사막을 간다고 해서 울라바토르에서 하루만에 고비사막으로 들어갈 수는 없기에 보통 고비사막 투어는 5일 이상의 코스로 짜여져 있다. 

그 동안 이렇게 잘 포장된 도로도 건너고 비포장 도로, 사막 등 다양한 길을 건너야해 푸르공과 같은 오프로드 자동차가 필요하다.

5일이 넘는 시간 동안 자동차를 타고 움직여야하니 힘들고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창밖을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가뜩이나 내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과 광활한 자연이 시도때도 없이 펼쳐져있기에 몽골에서는 사진을 하루 평균 200장 씩은 찍은 것 같다.

초원에 서서 그냥 하늘을 바라만 봐도 베실베실 웃음이 나온다.

한국에서 땅을 보러온 대지주의 컨셉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땅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다.

역시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부자컨셉도 부자였던 사람들이나 할 수 있나보다.

점심시간이 되면 경치 좋은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즉석에서 요리를 해 끼니를 때운다.

투어에는 운전기사와 요리사 겸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어 우리는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막에서는 차가운 맥주를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출발 전에 마트에 들러 시원한 맥주를 샀었는데 이제는 거의 미지근해졌다.

고비사막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마시는 시원한 맥주라 생각하니 미지근한 맥주가 시원하게만 느껴진다.

고비사막 여행의 첫 점심은 몽골식 만둣국이다.

국물의 맛은 우리나라의 사골국물 맛과 정말 비슷하고 만두의 맛도 비슷해 한국에서 사골 만둣국을 먹는 줄 알았다.

몽골사람들은 간을 안 하고 먹는지 조금 싱겁길래 소금을 조금 뿌려 먹었더니 완벽한 한국의 맛이 났다. 

안에는 쌀밥도 들어있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었으니 후식으로 구름을 먹을 차례다.

구름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먹어도 먹어도 맛있다.

우리 팀이 푸르공을 전세 냈기에 아름다운 곳이 보이면 언제든지 자동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런 맛에 부자들이 전세기를 사는 것 같다.

난 전세기는 바라지도 않으니 그저 퍼스트 클래스를 한 번만 이용해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 고비사막 투어가 비싸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 숙식과 이동수단, 드라이버와 요리사 겸 가이드 등 모든 것을 포함해 1인당 하루에 45~55달러 정도라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날까지만 해도 전에 여행할 때 메고 다니던 목걸이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비행기를 탈 때까지 까먹고 있다가 몽골에 와서야 목걸이가 떠올랐다.

아쉬운 마음에 모자에 있던 끈으로 발찌를 만들었다.

중앙아시아와 마찬가지로 몽골도 도로 근처에 양과 염소들이 많아 운전할 때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차가 우리 푸르공을 추월하길래 아까 배운 몽골어인 '후르똥 후르똥'을 외쳤더니 드라이버 인케가 다시 추월을 한다.

웃으며 승리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손을 흔들어줬다.

추월을 당해도 허허 웃으며 살아야할텐데 아직까진 수양이 부족하다.

구름을 많이 먹다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도 넓어지겠지. 

투어프로그램이다 보니 하루에 한 군데씩은 볼거리가 들어있는데 오늘 갈 곳은 Rock Formation이라고 한다.

Rock Formation이라길래 '돌이 엄청 많은 곳인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푸르공에서 내리니 엄청난 돌들이 보인다. 

몽골 사람들도 돈을 올리며 기도를 하나보다.

자연이 생기고 사람이 나고 돈이 만들어졌을텐데 자연에 기도를 하면서 돈을 올리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저 혼자 여러 생각을 해본다.

각자의 사연만큼 돌무더기가 만들어져 있는데 부디 저 소원들이 다들 이뤄졌으면 좋겠다.

혼자 여행할 때는 주구장창 풍경사진만 찍었는데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하다보니 사진을 찍을 피사체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그래도 아직은 자연을 담은 풍경사진이 더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자연과 사람이 함께 한 사진이다. 

동생도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니 사진을 많이 찍어봐야겠다.

내 사진찍는 실력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것은 많이 찍어보고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 사진을 찍을 기회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사진 찍기 아름다운 곳이 나오면 우선 동생을 모델로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동생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카메라 세팅 그대로 동생에게 카메라를 넘겨주며 똑같은 구도로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내가 원하는 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실 몽골처럼 자연이 아름다운 곳의 여행기에는 딱히 쓸 말이 없다.

내 마음에 드는 사진은 많지만 거기에 살처럼 붙일 이야기는 한정되어 있다.

많지는 않지만 초원 곳곳에는 동물들의 뼈가 널려있다.

늑대님들 전 더럽고 맛도 없으니 다른 맛있는 동물들을 잡아 먹어주세요.

Rock Formation의 입구 근처에는 동굴이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냉장고처럼 시원해 집에 동굴을 하나 가져다 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굴 안의 틈새에도 돈이 많이 꽂혀져 있기에 나도 세계평화를 바라며 기도를 했다.

몽골에 올 때는 고비사막과 초원을 뛰노는 말만 생각하고 왔는데 첫 날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풍경을 만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동생은 아름다운 풍경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달라고 난리다.

내가 찍은 사진이니 저작권은 문제없고 동생의 초상권은 존재하지 않으니 그냥 마구마구 올려도 된다.

그냥 떠나기 아쉬워 맨발로 몽골의 기운을 느껴본다.

신발을 신으면 다칠 위험은 줄지만 이렇게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없다.

내일은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며 Rock Formation을 뒤로 하고 다시 푸르공에 오른다.

푸르공을 타고 조금 가니 우리가 잠을 잘 게르가 보인다.

사진과 글로는 많이 접해봤던 게르지만 실제로 들어가려 하니 떨린다.

내부에는 작은 침대들이 벽을 따라 뉘여져 있고 중앙에는 탁자와 난로가 있다.

가죽을 이용했기에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나지는 않았다.

내가 몽골에 대해 상상할 때마다 떠오르던 이미지는 딱 이 사진과 같은 이미지였는데 직접 와보니 내 상상 속의 모습과 너무 비슷했다.

이제는 몽골에 대해 생각할 때 상상이 아닌 추억으로 회상할 수 있어 행복하다.

풀을 뜯어먹는 염소들을 구경하러 갔는데 바닥에 염소똥이 가득하다.

먹으면 싸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 당연한 것 때문에 초원의 풀을 먹은 염소들이 그대로 똥을 싸고 이는 다시 초원을 비옥하게 만들어 새로운 풀이 자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초원이라고 말을 타고 다닐 것이란 생각은 너무 구시대적인 생각이다.

요즘은 초원에서 살아가는 몽골 사람들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초원을 누빈다고 한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은 변하지 않았기에 가스렌지보다 동물들의 배설물을 이용한 화로를 쓴다.

삶을 편리하게 살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니 뭐라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자신의 편안한 삶이 최우선이고 그 외의 것들에는 관심없는 사람만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은 자연에서 나오고 결국엔 자연으로 돌아가야하는 것이 순리이니 다 같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의 염소와 섞이지 않게 뿔에 초록색 칠을 해놓은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 귀엽다.

푸른 하늘 아래 열린 푸르공의 문처럼 열린 마음으로 살고 싶다.

푸르다와 푸르공이란 말로 언어유희를 해보고 싶지만 부족한 감성이 받쳐주지 못한다.

우리 드라이버의 이름은 '인케'이고 가이드 겸 요리사의 이름은 '모기'이다.

인케는 영어를 잘 못해 단어로 대화를 하는데 순박하고 재미있고 모기는 원래 지리 선생님으로 어느정도 영어를 할 줄 알아 방학 시즌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가이드 일을 한다고 한다.  

게르에 앉아 사람들과 놀고 있는데 주인집 가족들이 젖을 짜기 시작한다.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허락을 받고 살펴보니 염소들의 목을 지그재그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젖을 짜고 있었다.

염소들이 줄을 서 있고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옆으로 움직이며 젖을 짜는 모습이 정말 평화로워 보였다.

서울의 삶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지만 이 모습이 너무 좋아 보고만 있어도 행복했다.

즐거운 기분을 이어가라는 뜻인지 모기가 저녁 밥을 차려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닭다리는 크고 아름답고 부드러웠고 함께 있는 채소볶음도 정말 맛있었다.

거기에 맥주까지 곁들여지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갓 짜낸 신선한 염소젖 맛이 궁금해 모기에게 내일 아침에 1L 정도만 사달라고 말을 했다.

먹고 남은 음식은 양치기 개에게 돌아갔다.

물론 난 큰 위를 가졌기에 내 요리를 다 먹고 남은 음식도 더 먹었다.

즐겁게 저녁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 겸 일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멀리서 볼 때는 가까워만 보이던 동산이 꽤 멀다.

사방이 온통 초록 빛이니 거리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내가 몽골 사람들이나 고구려인들의 피를 이어 받았더라면 저 말들을 잡아 초원을 달렸을테지만 내 몸엔 최씨의 피가 흐르니 열심히 걷는다.

역시 햇님은 언제 봐도 예쁘다.

나도 언제 봐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게르로 돌아와 쉬다가 별을 보려고 밖으로 나오니 모기가 '아로스'라 부르는 네모난 조각을 준다.

스페인어도 잘하지 못하면서 괜히 스페인어로 아로스가 쌀이란 것이 떠올라 카렌과 스페인어 이야기를 했다.

아로스는 염소 젖을 발효시켜 만든 고체 요거트라는데 비린맛이 조금 나면서 신 맛도 조금 강하게 났지만 맛이 괜찮길래 혼자 거의 다 먹었다.

진짜 심하게 비리거나 이상만 맛이 나지 않으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음식의 95%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해가 지니 별이 뜨기 시작하는데 이 사진에 나온 별보다 훨씬 많은 별이 하늘에 떠 있었다.

내 카메라의 성능이 부족하고 내 사진 실력이 부족해 사진에 그 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그냥 눈이 닿는 모든 곳에 별들을 뿌려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하늘을 떼어다 내 방 천장에 붙여놓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전 이미 실제 모습을 보고 왔으니 사진을 봐도 아쉽지 않은데 실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직접 가서 보시길 바랍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울 것이라는 약속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니 부러워하지 마시고 떠나세요.




항상 행복하시고 제 글이 재미있으셨다면


하트 클릭 한번과 댓글 하나만 남겨주세요.


  1. 마지막 별사진이 찌들어있던 마음을 씻어주네요~

    덕분에 내년 휴가는 몽골로 결정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2. 혼자여도 좋지만 둘이어서 더구나 형제여서 더욱 좋았겠네요.
    바라보면 좋기만한 푸른 초원에 똥님들 저도 이제 압니다. ㅋㅋ
    나도 막 항공권 예약해보고 싶쓰...

  3. 잘 보았습니다.
    10월9일~18일 웁스로 고고~합니다~^^

  4. 계속 포스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들어와 보니 3개나 올라와 있어서 정주행 했습니다.

    세계일주때도 그렇지만 사진을 보니 저도 여행을 다녀 온것처럼 느껴져서 좋네요 ^^

    그리고 형제와 같이 여행을 떠나니 정말 보기 좋으면서도 부럽네요 ^^

    다음 포스팅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계속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여행기인데 좋게 봐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ㅎㅎ
      몽골 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 해주세요.

  5.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의 모습과 푸른 하늘이 마치 사진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제가 꿈꾸는 몽골 초원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은데요, 저도 몽골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

    • 안녕하세요.
      자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TV와 사진으로만 보던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기회가 되시면 꼭 가보시길 추천드릴게요.

  6. 형제가 같이 여행하셔서 더 좋으셨겠어요.
    밥에 야채도 들어있다니, 정말 고급식사를 하셨네요.
    제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서 몽골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아침에는 볶음밥, 저녁에는 구운고기만 나와서 그렇게 힘드셧다고 하더라고요.
    야채 먹고 싶어서요ㅋㅋㅋㅋㅋ
    그런데 화장실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 저 때는 저 음식이 최고급인지 몰랐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알게되더라구요. ㅎㅎ
      식단의 변화는 앞으로 나올 여행기를 기대해주시고 화장실 설명은 다음 편에 나옵니다!

  7. 잘보고갑니다~

  8. 모기가 차려준 밥상이라...
    추워서 밤에 모기는 없겠군요. ㅋ
    거리감이 없어지는 광야를 보고 싶어요~~~

  9. 오랫만에 용민님 글을 볼수있어서 넘 행복했어요..

  10. 운전사와 요리사 겸 가이드가 동행하는 고비사막 투어...끌리네요! 저 같은 저질체력자도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어디서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용민씨...그 고운 소망이 이루어지길 함께 기도하고 싶네요...!

    • 음식과 장거리 이동에 대한 걱정만 없으시다면 체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더욱 더 고비사막을 끌리도록 해드리겠습니다. ㅎㅎ

  11. 아름다운 풍광 잘 구경했습니다.
    작년에 업무차 몽골에 가서 울란바토르시에서만 머물러서
    초원의 대자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다시 방문해 보고 싶네요.

  12. 저도 가보고 싶네요....

  13. 재미나게 잘보고갑니다!!
    하늘 구름. 밤 별 멋있네요!!

    • 감사합니다.
      몽골 여행을 딱 정의하라면 하늘, 구름, 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아껴뒀던 표현인데 장욱님도 똑같이 느끼셨나봐요. ㅎㅎ

  14. 와우! 보기만해도 가슴이 후련합니다.
    거기에 수많은 별까지, 보면서 많이 즐겼읍니다.

  15. 별 사진이 정말 좋네요. 화장실 문제만 어찌 된다면, 정말 다시 가서 보고 싶은 하늘입니다.

  16. 상상이 아닌 추억으로 회상한다는 말.. 정말 좋네요 !!

    몽골.. 한번은 가서 꼭 밤하늘을 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빨리 실천에 옮겨야 할듯 하네요 ㅎㅎ

두 형제의 몽골 여행기 - 01. 푸른 초원과 하늘이 있는 몽골. (몽골 - 울란바토르)

안녕하세요.


드디어 다시 시작합니다.



과거와는 다르게 이제는 방학기간에만 여행을 할 수 있기에 7월이 시작하기 전에 떠나는 비행기 표를 끊었다.

막상 비행기표를 끊고 나니 모든 여행의 준비가 끝난 것만 같아 빈둥거리다보니 출발하는 날짜가 다가왔는데 입고 갈 옷이 없었다.

어차피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떠나는 여행도 아니기에 이번에도 대충 거지처럼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헐렁한 바지와 집에 있는 큰 사이즈의 티셔츠를 입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당일 날 아침부터 짐을 넣기 챙기기 했는데 생각보다 짐이 너무 적어 가방이 홀쭉했다.

2년 간의 여행동안 무소유하는 여행을 제대로 배운 것 같아 기분은 좋았지만 배낭이 홀쭉하니 자신감도 줄어드는 기분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보니 빛 때문에 눈이 너무 이상하게 나왔지만 여러분께 첫 인사를 드리기 위해 그냥 올리니 이해해주세요. 

남미에서 만난 민석 형님이 점심을 사주신다 해 한국에서 먹는 마지막 만찬으로 비빔밥을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카메라 포멧을 하기 전이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 핸드폰 카메라 성능은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보다 좋은 것 같다. 

맛있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작별인사를 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누구나 찍는다는 여권과 비행기 티켓의 인증샷도 찍는다.

2014년에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다음 여행은 무조건 캐리어를 끌고 떠나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배낭을 수하물로 부쳤다.

역시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이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오후 5시 50분 출발 비행기가 연착이 됐다.

역시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이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1시간 정도 연착이 될 줄 알고 그러려니 했는데 베이징에서 출발할 비행기가 계속해서 지연이 되고 있다며 만 원짜리 밀 쿠폰을 줬다. 

살짝 피곤해지려는데 밀 쿠폰을 받으니 피로가 싹 풀렸다.

공항에서 파는 음식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어 푸드 코트 주변에는 가지도 않았었는데 밀 쿠폰 덕분에 푸드 코트를 처음 가봤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 치맥세트가 있길래 추가 금액을 조금 더 내고 주문했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꽤 맛있었다.

맥주를 한 잔만 먹으면 내 간이 서운해 할 것 같아 칭다오 맥주를 한 캔 더 시켜 먹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비행기는 예정된 시각보다 4시간이 지난 뒤에야 도착했다.

비행기가 들어오자 다들 창가로 가서 사진을 찍는다.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3시간 30분짜리 몽골 직항 비행기가 있지만 난 조금이라도 싸게 가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하기로 했다.

여행을 많이 해봤다고 싼 비행기표가 나오는 곳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가면 싸게 갈 수 있을지는 대충 감이 잡힌다.

기내식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난 비행기에서 주는 밥은 언제나 맛있다.

밥도 맛있지만 함께주는 맥주는 더 맛있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간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몇몇 공항에서는 그 공항을 경유할 시 72시간짜리 임시비자를 발급해 줘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

난 베이징에서 19시간을 대기해야 몽골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어 임시 비자를 받고 밖으로 나온다. 

또한 에어 차이나의 경우에는 에어 차이나를 이용해 베이징을 경유할 시 호텔도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에어 차이나 부스를 찾아가면 이렇게 생긴 목걸이를 주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운전 기사가 와 밴으로 안내해 주고 호텔까지 태워다 준다.

공항 근처에 있는 비즈니스 호텔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시설도 꽤 깨끗해 마음에 들었다.

역시 호텔은 공짜로 묵는 호텔이 최고다.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잠을 별로 자지 못했지만 조식은 먹어야하니 졸린 몸을 끌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중국식 볶음밥과 반찬들을 먹으니 내가 여행을 다시 떠났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특히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를 맡으니 예전에 중국여행을 하던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

밥을 먹고 잠시 밖으로 나가봤는데 아무 것도 없길래 다시 방으로 올라가 잠을 더 잤다.

마음은 여행자 모드로 전환이 되었는데 몸은 아직 여행자 모드로 바뀌지 않았는지 계속 졸리고 피곤하다.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늙어서 이런 것이라면 정말 슬프겠지만 이제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호텔에서 제공해 준 밴을 타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온다.

이 모든 서비스가 경유 티켓 한 장으로 이뤄진다니 정말 행복하다.

체크인 카운터에 가니 공교롭게도 내 옆 창구는 평양으로 가는 창구다.

어서 빨리 북한 여행이 자유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서로 싸우지 말고 좋게 좋게 살면 참 좋을텐데 현실은 너무 어렵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지 한국어 안내도 보인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설명이 나오는데 중국의 지하철에서는 중국어와 영어밖에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는 중국의 지하철에서 한국어도 함께 안내해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게다가 파리바게트도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 갔는데 가격이 한국과 비슷해 구경만 했다.

한국에서 진통제를 사오지 않은 것이 떠올라 중국 공항에서 진통제를 하나 샀다.

시간이 남아 공항을 돌아다니는데 자판기에 있는 칭다오 맥주가 나를 자꾸 유혹한다.

가격도 6원(한화 1,000원)밖에 하지 않는다고 자꾸 나를 유혹한다.

난 쉬운 남자이니 냉큼 유혹에 넘어가준다.

난 정말 쉬운남자인데 왜 술만 나를 유혹하는지 모르겠다.

아쉽게도 이번 비행기는 연착되지 않았다.

비행기에 비치된 잡지를 보니 송중기의 광고가 보인다.

중기 형이 쌓아놓은 한류 이미지를 내가 깎아 먹을까 걱정이 되지만 중국인들도 모든 한국인이 다 송중기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하니 더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어쩜 이렇게 가녀린 날개로 이 무거운 비행기를 뜨게 만드는지 신기하고 대견하다.

비행기의 할 일은 하늘을 나는 것이고 내가 할 일은 맥주를 마시는 일이다.

혹시 까먹으신 분이 있을실까봐 다시 말하지만 난 알콜중독자가 아닌 알콜러버일 뿐이다.

창 밖을 보다보니 고비사막을 지나 몽골의 초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내가 그렇게 꿈꾸고 바라던 몽골의 초원이 눈 앞에 보이니 자꾸만 웃음이 난다.

그렇게 초원지대를 지나 몽골 울란바토르의 징기스칸 공항에 도착했다.

듣기로는 몽골에서 최고의 것들에 징기스칸이란 이름을 붙여준다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으러 나가는데 몽골 아저씨가 한국어로 말을 건다.

택시를 찾냐며 5만원에 시내까지 갈 수 있다고 해 '에이 가격 다 알고 왔으니 그러지 말라'며 흥정을 해 정상 가격인 15달러에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타고 어떻게 한국어를 배웠냐고 물어보니 예전에 한국에서 일을 했었다고 하신다.

몽골에는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몽골사람들이 많다고 듣긴 했지만 막상 직접 만나니 정말 신기했다.

몽골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하늘이 참 맑다는 것이였다.

푸른 하늘을 보며 택시에 짐을 싣고 시내로 향한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국영백화점으로 향했다.

몽골은 몽골 화폐인 투그릭을 사용하기에 환전을 해야한다.

한국에서는 투그릭을 구하기 어렵고 환율도 좋지 않아 몽골에서 환전을 해야하는데 달러를 가져와 환전을 해도 되지만 수수료가 두 번 나가니 그냥 한국에서 5만원권을 가지고 와 바로 환전을 해도 환율이 괜찮다.

이 때 가장 쉽게 환전을 할 수 있는 곳이 국영백화점 1층에 있는 환전소라고 들었는데 직접 가보니 환율이 꽤 괜찮았다.

환전을 했으니 가장 먼저 갈 곳은 식당이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가 국수종류와 밥을 하나씩 시키고 만두도 시켜봤는데 양고기가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그런데 왜 밥을 두 그릇 시켰냐구요?

그건 바로 이번 몽골 여행은 혼자 떠난게 아닌 사랑스런 동생과 함께 떠났기 때문이다.

처음 내가 몽골을 가기로 했을 때 동생에게 같이 가자고 잠시 꼬셨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별 생각이 없다더니 이런저런 사정을 거쳐 이번 몽골 여행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동생이 결정했을 때에는 이미 내가 산 비행기 티켓은 가격이 올랐기에 동생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에어 부산을 이용하기로 하고 서울에서 따로 출발했다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만났다.

나야 아무거나 잘 먹으니 상관없지만 동생님의 입맛에 몽골음식이 맞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맛있다고 한다.

전에도 말했듯이 동생님의 초상권은 존재하지 않기에 앞으로 여행기에 자주 등장할 예정이니 형제가 함께 하는 몽골 여행을 재미있게 봐주세요.

내가 푸른 초원과 하늘을 기대하며 몽골에 왔다면 동생님은 기마민족의 나라 몽골에서 먹는 육포의 맛을 기대하면서 몽골에 왔다고 한다.

슈퍼마켓에 가니 여러가지 종류의 육포를 팔고 있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육포는 보이지 않고 이런 포장의 육포가 주를 이뤘다.

그 중 가장 무난해보이는 것을 골랐는데 맛은 육포 맛이지만 조금 짭짤하고 고기가 두꺼워 색다른 맛이 났다.

아직 손도 여행자모드로 전환이 되지 않았는지 사진을 찍는데 손이 흔들렸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간단한 아침을 제공해 주길래 빵을 몇 조각 먹었다.

몽골에서 하룻밤을 지낸 사이에 내 위장은 여행자 모드로 전환이 됐는지 식빵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상태로 변했다.

한국에선 이러지 않는데 이상하게 여행을 할 때면 아무리 식빵에 잼을 발라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다.

배가 고플 때는 든든하게 밥을 먹어야한다.

마침 백화점 앞에서 샤슬릭을 팔고 있길래 안으로 들어와 주문을 했다.

잘 구워진 샤슬릭과 맥주를 함께 먹으니 이제야 배가 불러온다.

몽골의 생맥주 맛이 궁금해 시켜봤는데 탄산이 너무 부족한 맛이라 아쉬웠다.

밥을 먹었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 내일부터 떠날 투어를 예약하고 블랙 마켓이라 불리는 나랑톨 시장으로 구경을 가기로 했다.

음료수를 팔길래 한 잔을 사 마셨는데 어디선가 먹어본 맛인데 정확하게 콕 찝어서 말할 수는 없는 맛이 났다.

벼룩시장처럼 다양한 물품을 팔고 있었는데 블랙 마켓이라 불릴 정도의 물건들을 파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계속 걷다보니 게르의 부속품을 파는 상점들도 나왔다.

왠지 이 물건들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 같았는데 아무리 세계 최대의 제조국이 바로 옆에 있다고 하지만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를 made in china 제품으로 만드는 현실이 씁쓸했다.

현실은 씁쓸해도 푸른 하늘은 참 아름답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하늘을 보는 것 같아 더 아름다웠다.

한국에서도 이런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있지만 내 마음이 달라서 그런지 여행지에서 만나는 하늘이 훨씬 더 아름답다.

나랑툴 시장에 간다고 하니 숙소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 했는데 시장입구에도 소매치기 주의 표지판이 있다.

에콰도르에서 카메라를 털리며 세상에는 엄청난 실력의 소매치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웠으니 소지품과 카메라를 다시 한번 더 챙기며 구경한다. 

우리나라의 택배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것은 알았지만 몽골까지 현대 택배가 오는 줄은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에 현대 택배가 있다면 몽골에는 짐수레가 있다.

중국과 가까워서 그런지 몽골에도 달인이 많은 것 같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더운데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나를 위해 쉐이크를 한 잔 사 먹는다.

고생한 몸에게는 그때 그때 상을 줘야 삐치지 않는다.

그러나 저러나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도 행복하다.

몽골의 하늘은 도대체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푸르고 이쁜지 모르겠다.

혹시 하늘도 보톡스를 맞은 건 아니겠지.

몽골의 한류 열풍과 함께 성형외과도 함께 진출했나보다.

드디어 기다리던 1학기 학교 성적이 나왔는데 컴퓨터가 없어 딱히 확인할 방법이 없어 컴퓨터를 찾아다녔다.

인터넷 카페와 프린터 샵 등을 1시간 넘게 돌아다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 성적을 확인했는데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와 여행을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더니 뼈를 이용해 점을 치는 도구가 있었는데 도대체 뼈의 어떤 부분을 봐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직원이 해석해주는 운세만 봤는데 아무래도 좋은 말만 골라서 알려준 것 같다.

우리가 재미있어 하니 다양한 게임을 가져와 우리에게 설명해주는데 덕분에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호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과연 다른 사람에게 착한 사람이었는지, 앞으로 얼마나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내일부터 투어를 함께 할 멤버가 정해졌는데 나와 동생을 포함해 한국인 4명, 네덜란드인 1명, 총 5 명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내일 울란바토르를 떠나면 좋은 음식을 먹기 힘들 것 같아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로 하고 이름도 찬란한 '몽골리아 럭셔리'라는 요리를 시켰다.

각종 채소 볶음과 고기들이 나오는 요리였는데 고기가 좀 질긴데다 바베큐 칼이 무뎌 잘라 먹기 힘들었다.

가격은 1인당 25,000 투그릭(한화 15,000원)정도였는데 조금은 돈이 아까웠지만 내일을 위해 열심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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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난 정말 쉬운남자인데 왜 술만 나를 유혹하는지 모르겠다...무심한 듯 툭 던지는 유머 계속 기대할게요^^~!

  3. 몽골 첫편 참 재밌네요. 이전 여행기에서 봤던 인상깊던 멘트 들도 같이 보이고 반갑습니다~

  4. 몽골 여행기 첫 편 재밌네요~. 이전 여행기에서 보던 인상깊던 멘트들도 조금 보이고 웬지 반갑습니다~~

  5. 와..보고만 있는데고 행복해 지네요.
    바로 바로 UP-ROAD 바래요.

  6. 다시 시작이군요. 몽골 가보고 싶었는데 기대할께요.

  7. 여행기 길~~~게 써주세용..넘나 잼난것

  8. 2009년도에 몽골여행하고 돌아왔는데
    아직도 몽골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일어납니다.
    앞으로 이어질 몽골여행기 기대하고 기다릴게요~

  9. 딱 10년전 고비사막 횡단하느라 울란바토르에 들렀었는데 몰라보게 도시화가 되었군요. 그
    땐 울란바토르 시내를 우리나라 버스가 한글판 그대로 운행되고
    5층짜리 아파트가 한창 공사 중이었지요.
    참 맑은 하늘과 쏟아지는 별빛,
    커다란 쟁반만한 달빛이 손끝에 잡힐 듯하던 기억이 새롭네요.
    앞으로의 여정 기대됩니다. 그리도 삭막하던 곳이었는데 두고두고 그리워지는 곳이에요.^^~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이전 여행기도 굉장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다렸는데 드디어 보내요..ㅎㅎㅎ 앞으로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12. 비밀댓글입니다

  13. 동생과 함께라니 반전!

  14. 첫 댓글을 남기지만
    몇년전부터 몇번을 정주행하며 읽었는지 모를정도로 자주 찾아와 여행기를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15. 우연히 지난번 여행기를 마주하면서 부터 그 이후의 여행기를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몽골 여행도 참 기대됨니다.

  16.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17. 잘봤읍니다. 기대되네요.

  18. 우연히 찾아 들어온 블로그에 반가운 여행기가 있네요^^
    몽골여행을 언제 한번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첫 포스팅부터 기대가 됩니다. 재미있게 읽을게요~

  19. 내년에 몽골을 갈 수도 있어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몽골여행기를 읽어나갈게요!ㅎ

  20. 한동안 못들어 왔었는데, 다시 여행기 올리시고 계셨군요!!
    너무 재밌어요 +_+ 블로그 보면서 저도 다시 여행을 계획 하게 되네요 !

  21. 여행기 너무 재밌어요!

몽골 여행기 - 00. 새로운 여행의 시작.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잠시 숨을 고르고 글을 쓸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다시 여행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글을 올렸지만 이번 여행의 시작은


푸른 초원에서 말이 뛰어 다니는 몽골입니다.





세계일주 여행기의 에필로그에도 썼듯이 세계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약 1년간은 무기력함과 우울함, 허망함 등의 감정으로 힘든 시간을 지냈었습니다.

특히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는 성취감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사라져 버렸다는 무기력감이 훨씬 더 커져 버려 삶의 재미를 잃어버리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 여름방학에는 다시 한 번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고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 예전에 가지 못했던 북인도 지역을 가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몽골 이야기가 나왔고 세계여행 중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말을 타보고 싶었지만 여행 경로가 나오지 않아 포기했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잊고 있었던 몽골에 꽂히게 되었고 계획은 수정되어 제 여행지는 몽골로 정해졌습니다. 

몽골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고 그 설렘은 무기력하던 제 마음을 다시 예전처럼 돌려놓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간의 여행을 재미있고 안전하게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1주일이 조금 지난 지금, 저는 제 방에서 첫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주 연재되는 여행기를 쓴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기에 걱정도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첫 글을 쓰지 않으면 계속해서 미루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9월에 새로운 여행기로 찾아뵙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기에 첫 글을 쓰게 됐습니다.

여행에서 본 좋은 풍경들과 제가 겪은 이야기들은 여행기에서 보여드리고 싶어 아름다운 사진들은 아끼고 평범한 사진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프롤로그도 아니고 첫 여행기도 아닌 글로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여행기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연재할 계획인데 제 이야기가 힘든 월요일에 소소한 재미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이번 여행에서도 제 인생의 동반자인 술은 빠지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럼 다음주 월요일 아침에


첫번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랜만에 이 인사를 쓰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1. 언제오나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반갑습니다. 무사귀환 축하드리고요
    앞으로 행복한 월욜이 기다리고 있겠군요..감사한 일입니다.. 꾸벅

  2. 한동안 소식이 없으시더니 몽골로 떠나셨군요.
    역시나 맥주는 빠지지 않네요.
    몽골 여행하시 분들 보면 공기가 좋아서인지 술에 잘 안 취한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앞으로의 여행기 기대할게요!

  3.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정말 기다렸어요! 완결되고 공백기간 동안 175편의 여행기를 3바퀴를 더 돌았다니까요. ㅋㅋㅋㅋㅋ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있었어요. 두근두근하네요 ㅎㅎㅎㅎ 월요일을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4. 하루에 한번씩 들어왔다 점점 이틀에 한번 삼일에 한번 들어오고 드뎌 업뎃 해주셨네요
    기다리겠습니다 두근두근

  5. 비밀댓글입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7.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새로운 여행기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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