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7.28] 26일간의 전국일주 이야기 - 열여섯째 날 (제주도-올레길 7-1코스, 외돌개)

무계획을 모토로 삼은 여행이기에 아름다운 제주도를 더 둘러보고 싶어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아침은 역시나 편의점에서 아침마다 봐서 친해진 편의점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며 단단히 먹었다. 전날 한라산을 올라 몸이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젊음을 무기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시작해 외돌개에서 끝나는 7-1코스를 따라 갔다.
7-1코스는 올레길에서 일종의 보너스로 만든 코스인데 서귀포월드컵경기장쪽 공룡박물관(?)에서 시작한다.
7코스 끝부분과 7-1코스 시작지점이 공존해 올레길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파란색과 주황색이 같이 있는데 파란색이 7-1코스를 알려주는 화살표이다.
화살표를 따라 걸으면 이렇게 일차선정도의 옛 길이 쭉 이어져있다.
화살표뿐만 아니라 나무나 전봇대에 리본을 묶어서도 길을 표시해주는데 리본을 찾으며 걷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옛부터 있던 길에 표시만 한게 올레길이라 이런 소로도 꽤 있어 어른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난 향수는 못느꼈지만 아담한 길을 걸으니 마음도 차분해지고 여러가지 생각도 할 수 있어 좋았다.
길옆에 귤 과수원이 많은데 몰래 하나를 따서 향을 맡으며 계속 걸어나갔다.
코스 중간에 엉또폭포가 있길래 천제연폭포처럼 멋있을줄 알고 기대하며 갔지만 설명을 보니 비가 올때만 생긴다고 해 실망하고 가방을 내려놓고 위에 있는 동굴을 구경하러 갔다. 동굴입구에 들어서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겁이 많은 나는 혼자 귀신을 상상하다 후다닥 뛰어내려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엉또폭포를 지나서 걷다보면 고근산이 코스 중간에 있는데 전날 한라산을 올라 아픈 다리로 또 산에 올라야 한다는게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고근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다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해 살짝 짜증을 내며 정상을 향해 올랐지만 올레길 점검으로 정상은 못오르고 그냥 산을 한바퀴 도는 우회코스가 안내되어 있었다. 산이라 해봤자 동네 뒷산정도였지만 비도오고 무거운 배낭을 메 힘들게 내려왔더니 왠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내가 고근산에 들어간 입구에서 약 20미터정도 떨어진 곳으로 코스가 이어져 있는 것이었다. '내가 다시 산을 오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우비를 입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비도오고 힘들고 짜증이나 사진을 안찍으며 걷다가 버스를 타고싶은 유혹을 겨우 뿌리치며 도로를 따라 계속 걸었다.
약 5시간을 걸어 드디어 외돌개에 도착했다. 외돌개가 중국에도 유명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외돌개를 보자 드디어 도착했다는 성취감과 위풍당당하게 홀로 서있어 멋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중간에 짜증도 났지만 올레길을 따라 돌며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었고 올레길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물론 나중에 모든 코스를 따라 제주도를 도보로 1바퀴 돌거라는 꿈도 생겼다.
제주도에서 목포로 가는 배는 하루에 2대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된다면 첫 배를 타려고 버스를 타고 용두암해수찜질방으로 향했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한 음식점에서 처음들어보는 몸국을 팔길래 먹으러 들어가 물어보니 돼지고기와 뼈를 고은 국에 모자반이라는 해초를 넣은 제주전통음식이라고 해 한그릇을 시켜 먹었다. 주인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혼자 여행한다고 하니 파전하나를 부쳐주셔 감사하게 먹고 찜질방으로 들어가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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