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06.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리스본. (포르투갈 - 리스본, 포르투)


나도 내가 많이 먹는 것을 알기에 씨리얼을 담을 때마다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하마처럼 먹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애들은 아침을 너무 조금 먹다보니 비교가 된다. 

하지만 아침을 왕처럼 푸짐하게 먹어야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다.

같은 방에 계신 한국분이 자신은 술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가방에 있던 이슬 님을 꺼내 주셨다.

그저 파스타를 대접했을 뿐인데 사랑스러운 이슬 님을 주시다니 정말 고마웠다.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나중에 내 생일날 마시던가 해야겠다.

오늘은 리스본을 제대로 구경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선다.

태국에서 많이 봤던 툭툭을 이용해 시내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기발해 보였다.

전에 말했듯이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리스본이기에 다른 도시보다 트램이 더 유용한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교통이 복잡한 곳에서 트램을 운행한다면 심각한 교통정체가 문제가 되겠지만 좁고 오르막길로 이루어진 리스본은 지하철이 있다지만 트램이 없다면 다니기 정말 힘들 것 같다.

경사진 길을 다리는 트램의 구조가 신기해 바닥을 살펴보니 지표면과 수직을 이루게 설계되어 있었다.

각 나라별로 지하철과 트램의 모습이 다른 것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리스본의 동쪽에 있는 로시우 광장인데 어쩌다보니 매일 이 곳을 지나가게 된다.

알고보니 호시우 광장은 13세기에 만들어진 리스본에서 오래된 광장 중 하나이자 예로부터 공식행사가 열리는 중앙 광장의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리스본의 구시가지를 따라 운행하는 '28번 트램'이다.

'꽃보다 할배'에서 신구 씨가 탄 트램인데 전 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유명해 한참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한 트램에 20명 정도 탈 수 있는데 트램이 15분~30분 정도마다 한 대씩 와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려 트램에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뒤에서부터 타다보니 노약자석만 비었고 내 다음에 임산부가 타기에 당연히 자리를 양보했다.

서서 타려고 1시간 30분 동안 기다린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아까웠지만 이미 트램에 탔으니 몸을 숙여 밖을 구경하는데 딱히 별 것은 없었다.

사진 찍기도 힘들고 차라리 걷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내릴 타이밍을 기다리는데 사건이 터졌다.

가운데에 있는 자켓을 입은 긴 머리 아줌마가 서 있는 내 옆으로 오더니 자켓을 손에 들고 시야를 가리더니 자꾸 내 바지의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고 한다.

그러지 말라고 좋게 말을 했지만 자신은 결백하다는 표정으로 뭐라 말을 한다.

그런데 잠시 뒤, 다시 내 주머니에 손을 넣길래 손을 낚아채서 소매치기라고 소리를 지르니 저 쪽에서 망을 보던 다른 아줌마와 함께 내리려고 한다.

어차피 나도 내리려고 했었기에 같이 내려 카메라를 들고 쫓아갔다.

얼굴 사진이나 찍자고 하니 계속 도망치는데 일행이 더 있을 수도 있으니 큰 길까지만 쫓아가다 멈췄다.

난 내가 거지처럼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타고난 기품은 숨길 수가 없나보다.

그런데 왜 내 기품을 알아주는 여자는 도둑들 뿐일까.

내리고 보니 리스본에 온 첫 날, 야경을 보기 위해 왔던 언덕이다.

사진을 찍으며 앞에 있는 나무를 보며 저 나무가 없었다면 사진이 더 이쁘게 나올 것이라 아쉬워 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항상 자연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걸리적거리는 나무를 치우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나도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언제쯤이면 수양이 깊어져 세상을 바르고 좋게 볼 수 있을까.

내가 트램에서 소매치기를 만났지만 별로 당황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오렌지 주스 때문이다.

에콰도르에서 카메라를 털린 뒤로 사람이 붐비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항상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중요품은 가방과 복대에 넣어 놓기에 주머니에는 이 오렌지 주스밖에 들어있지 않았는데 묵직한 것이 카메라가 들어있는 줄 착각한 것 같다.

마트에서 산 30센트(한화 400원)짜리 오렌지 주스를 털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웃겨 화가 나기는 커녕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었다.

그래도 세상에 재주 좋은 소매치기는 많으니 항상 조심해야한다.


에콰도르에서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나만은 소매치기 당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 http://gooddjl.com/225

를 읽어주세요.


맛있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길을 걷는다.

역시 트램을 타고 구경하는 것보다 내 두 발로 걸으며 거리를 구경하는 것이 내 체질에 맞다.

리스본의 지역은 크게 바이샤, 알파마, 바이루 알투, 벨렘 지역으로 나뉜다.

사진의 표지판에 보이는 알파마 지역은 리스본이 발전하기 시작한 초기의 도시이며 리스본의 절반이 넘게 무너진 1755년 리스본 대지진에도 별로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라고 한다.

이 성당은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 세력을 리스본에서 몰아내고 지은 리스본 대성당인데 레고로 만든 성처럼 생겼다.

어릴 때, 부모님이 사주신 레고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 레고 가격을 보니 멋있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길래 깜짝 놀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이 돈에 연관되어 있다지만 너무 돈에 얽메이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은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다. 




보이스 비 엠비셔스 마음을 넓게 가지고

야망을 품고 세상을 바라봐 볼까
마음을 넓게 가지려면 어느정도 생활에 여유가 뒷받쳐 주면 좋겠지

역시 돈이 좀 필요해
물질적인 삶에서의 행복보다

나는 정신적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한사람
그런데 한 끼를 먹어도 마트에 쌓여있는 것들은 정신만으론 먹을 순 없더라고

조금은 돈이 필요해


참아 내야해 노력 해야해
근면 해야돼 성실 해야돼 부지런 해야돼

말 잘 해야돼 키도 커야돼 빽 있어야돼
게다가 착하기 까지 해야해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데 어찌 내가 할일은 이다지도 없는지

오늘도 마음이 갑갑하네
취직은 해야겠고 대학을 가려하니 머리는 나쁘고 돈도 다 떨어졌어

나는 등골 브레이커


신념은 무너지고 가슴은 미어오네

생활은 무너지고 그녀는 멀리 떠나가네 (이런 젠장)
어디론가 훌쩍 떠나가고 싶어도 용기도 없는 나는 오늘도 방구석에 숨어있네

다 필요없어


참아 내야해 노력 해야해
근면 해야돼 성실 해야돼 부지런 해야돼

말 잘 해야돼 키도 커야돼 빽 있어야돼
게다가 착하기 까지 해야해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give me the money
물질만이 지배하는 더러운 세상
인생의 치트키 따윈 없겠지
기적도 필요없어 give me the money
give me the money give me the money
난 난 돈이 필요해 now
난 난 돈이 필요해 right now


크라잉 넛 - Give me the money


그래도 난 여행을 하고 있으니 계속해서 나아가야한다.

이번에는 신식 트램을 타고 벨렘지구로 간다.

벨렘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이 제로니모스 수도원이다.

엄청나게 거대하고 멋있는 수도원이지만 딱히 안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 파스테이스 데 벨렘이라는 식당 때문이다.

사람들의 줄이 꽤 길지만 식당 안에는 수백개의 테이블이 있다고 안내판이 써있길래 사람들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앉아도 테이크 아웃과 가격은 똑같다고 하니 괜히 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 곳에서는 에그타르트를 팔고 있는데 '꽃보다 할배'에서 신구 씨가 정말 맛있고 행복하게 먹었던 그 에그타르트 집이다.

과거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수녀들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에그타르트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그 비법을 전수받은 가게의 주인이 1837년 부터 세계 최초이자 원조 에그타르트를 팔고 있다고 한다.


테이블이 엄청 많아 조금 기다리다 주문을 하고 받은 에그타르트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개당 1유로(한화 1,4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지만 갓 구워 따뜻하면서 바삭바삭한 에그타르트의 맛은 예술이었다.

10개까지는 가뿐히 먹을 수 있었지만 얇은 지갑을 생각하며 자제했는데 왜 원조이자 최고의 에그타르트 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맛이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 들어가볼까 고민하다 별로 궁금하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원래 목적이던 에그타르트를 먹었다고 바로 돌아가기 아쉬워 근처 공원을 갔는데 동남아시아의 건축물이 보인다.

신기해서 안내판을 보니 라오스와 포르투갈의 우호증진을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외국과 교류하며 외국의 공원에 한국의 정자를 지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지붕이 있어 비를 피하기도 좋아 실용적이면서 한국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으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번쯤은 한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 것 같다.

강 주변에는 거대한 조형물도 보였는데 꼭 성검 엑스칼리버처럼 생겼다.

나중에 지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 저 검을 뽑아 세상을 구해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참 순수한 것 같다.

리스본이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져 평탄한 지형에 위치하지 않은 특이한 수도라고 하지만 역시나 강은 가지고 있다.

이 강은 테주 강으로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강인데 강폭이 꽤 넓어 꼭 파도가 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바람도 바닷바람처럼 매섭게 분다.

시내라 부르는 바이샤 지구로 돌아오는 트램 안에서 지도를 보니 근처에 도둑 시장이 있길래 찾아가봤다.

그런데 이미 시장이 끝났다고 한다.

무슨 시장이 2시에 닫는지 모르겠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간 곳은 폼발 후작 광장이다.

폼발 후작 광장은 리스본의 북쪽에 있고 딱히 볼거리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예전에 폼발 후작에 대해 읽었던 책이 떠올라 찾아갔다.

 

폼발 후작은 18세기 중반, 포르투갈의 재상이었는데 강인한 성격을 지닌 무서우면서 유능한 정치가였다고 한다.

그는 포르투갈이 가진 금을 이용해 영국과 무역을 하면서도 특정 원자재의 수출을 막아 국부유출을 방지하면서 국내 산업 육성에 힘을 쓰며 포르투갈의 내실을 다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1755년 11월 1일, 리스본에 대지진이 일어나 리스본의 절반 가량이 무너지고 화염에 휩싸이며 무정부상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폼발은 당황하지 않고 군대를 이용해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며 치안을 유지하면서 병원과 피난처를 건설해 국민들의 동요를 빠르게 진정시켰다.

그 뒤, 여러 건축가들을 동원해 직선을 중시한 기하학적인 도시를 계획했고 건설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는 리스본의 모든 건물 높이를 똑같이 만들고, 건물 외부에 귀족을 나타내는 어떠한 표시도 할 수 없다는 원칙은 내세운다.

그 결과로 지금의 아름다운 리스본이 탄생한다.


계속해서 폼발은 교육 개혁을 위해 교육세를 징세하고 포도 재배 회사를 설립해 영국 상인들이 포르투갈에서 포도로 투기하는 것을 방지한다.

그 뿐만 아니라 상공 회의소를 설립하고 군대까지 재편성하는 등, 전 방위에서 포르투갈의 번영을 위해 힘을 써 후작 작위까지 받는다.

하지만 그를 시기한 내부의 적이 많았기에 말년에 권력남용죄로 구속되어 관직을 박탈당하고 폼발로 돌아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이런 폼발 후작을 기리기 위해 광장을 조성했는데 폼발 후작을 받치고 있는 조각상들이 정말 멋있었다.

사람이 너무 강하고 잘 나가도 적이 생긴다지만 세상에 태어났다면 폼발 후작처럼 역사 속에 길이길이 남는 삶을 살아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의 마지막 여행코스로 갔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정말 길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다.

이 엘리베이터는 저지대인 바이샤 지구와 고지대인 바이루 알투 지구를 연결해주는 엘리베이터인데 에펠탑을 지은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가 설계했다고 한다.

스승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에펠탑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별 볼일 없어보이는 엘리베이터를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공짜이기 때문이다.

리스본 시내 일일교통권을 끊으면 이 엘리베이터도 이용할 수 있다길래 한 번 타보러 왔는데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하지만 공짜이니 참고 또 참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엘리베이터를 탔다.

30분을 기다려 30초도 안 걸리는 엘리베이터를 타니 참 허탈하기만 하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준 곳에서 찍은 전망인데 지금 내가 묵고 있는 숙소 앞에서도 보이는 풍경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다.

만약 입장료를 내고 탔다면 돈이 아까워 죽었을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한다.

이번 숙소도 전기레인지인데 왼쪽의 레인지를 보면 E05라고 써있다.

E05가 의미하는 것은 5번 에러가 났다는 것인데 그냥 무시하고 오른쪽에 있는 레인지로 냄비를 옮긴다.

맛있는 파스타를 먹어주실 여성 분을 찾습니다.

재료만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파스타를 요리할 수 있으니 주저말고 연락주세요.

언제나 그렇듯이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러 나갈 준비를 하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소중한 카메라님의 옥체에 물이 닿게 할 수는 없으니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매일 파스타만 먹으니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한다.

맛있어 보이길래 산 딸기인데 별로 달지 않았다.

역시 딸기는 우리나라 꿀딸기가 최고다.

오늘도 맛있는 아침을 먹는다.

오트밀에 완전히 적응이 돼서 그런지 씨리얼이 별로 맛이 없다.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는 오트밀을 먹어본 적도 없던 내가 이제는 씨리얼보다 오트밀을 더 좋아한다.

외국은 오트밀이 참 싼데 왠지 한국에서는 비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오늘은 정든 리스본을 뒤로하고 다른 도시로 떠나는 날이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지하철 역이 참 깊다.

올라가야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난다면 정말 막막할 것 같다.

이번에 가는 도시는 포르투갈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포르투라는 도시다.

포르투갈 자체가 작기도 하지만 리스본 다음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거의 매시간마다 버스가 있어 버스표를 예매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별 문제가 없었다.

버스는 3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포르투갈 제 2의 도시, 포르투에 도착했다.

포르투의 첫인상은 리스본보다 더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포르투갈의 호스텔을 극찬했는지 알 것 같다.

포르투에서 간 호스텔도 값이 싼 도미토리인데 이 곳도 역시나 싸구려 2층 침대가 아닌 제대로 된 침대를 갖춰놓았다.

싼 곳만 찾아다니는 배낭여행자들에게 깨끗하고 안락한 호스텔은 천국과 같다.

이번에도 역시나 방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선다.

여행을 하면서 생긴 버릇이 있는데 오후에 새로운 도시에 도착한다면 일정이 급하지 않은 한 도착한 날은 될 수 있으면 구경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후부터 구경을 시작하면 그 도시의 하루를 온전히 보지 못하기에 아껴뒀다 다음 날부터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참 특이한 것 같다.

올라가보고 싶게 생긴 탑이 보였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내일 올라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또 다른 버릇은 숙소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큰 마트를 찾게 된다.

파스타 재료밖에 살 것이 없더라도 그 도시의 물가를 파악하고 술의 가격이 얼마인지 살펴본다.

오늘 저녁은 크림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봤는데 소스가 별로였다.

저녁을 먹고 창밖을 바라보니 해가 지고 있는 포르투의 모습이 장관이다.

이번 호스텔은 옥상의 테라스에서 밖을 바라보면 포르투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술과 음악이 빠지면 섭섭하다.

마침 옥상에는 나밖에 없어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와인을 즐길 수 있었는데 혼자였지만 정말 즐거웠다.

혼자 술에 취해 음악을 듣는 내가 처량해보였는지 귀여워 보이는 갈매기가 놀러왔다.

해군에서 배를 탈 때, 음식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면 귀신같이 알고 달려드는 갈매기 떼들이 정말 신기하고 징그러웠었는데 이렇게 한마리씩 있는 갈매기는 귀엽다.

와인 한 병을 비우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아름다운 포르투의 야경이 펼쳐진다.

정말 술이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야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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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남은 여행도 몸 건강히 지냈음 하네요..
    에그 타르트는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ㅠㅠ

    •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항상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그타르트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요. ㅎㅎ

  2. 오늘 여행기는 슬쩍 보고 갑니다..
    감기로 사경을 해매고 있다는...
    요 몇년간 이렇게 아퍼본적이 없었는데, 아마도 인류가 멸망한다면 저는 감기때문에 멸망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고 보니 용민님은 별로 아픈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글에 아프다는 이야기가 없는것 보면.,..
    강철체력인겅가...
    부럽슴돠...
    여자가 없어도 몸이 건강하니... 최고...
    얼른 병원에 다시 가봐야 겠어요..

    • 한국도 이제 추워지고 있을텐데 감기에 심하게 걸리셨나봐요.
      저도 되돌아보면 여행하면서 코감기 정도는 걸렸지만 몸살감기는 안 걸려본 것 같아요.
      푹 쉬시고 훅훅 털고 일어나셔서 다음 댓글 달아주세요.

  3. 소매치기 얘기 나와서 ... 걱정하며 읽어 내려갔는데
    소매치기 당하신게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예전에 .. 카메라 잃어버린건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 경험이
    이번 소매치기를 막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네요..

    한국에 오실날이 가까워 지고 있지만,, 도착하시기 전까지는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에그타르트 정말 맛있어 보여요 ㅠㅠ

    • 에콰도르 사건 이후로 사람많은 버스를 타면 항상 사주경계 철저를 외치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인데 주머니에 들어있는 오렌지 주스를 생각하니 웃겨서 참느라 혼났어요.
      에그타르트는 정말 맛있어서 10개는 기본으로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4. 비밀댓글입니다

  5. 와,,, 하늘이 정말 멋있네요~ ㅋㅋ
    옥상에서 와인과 음악이라~~ 멋져요~~

    옥상 안가본지 백만년된거 같네요 ㅋ

    궁금한게 생겼어요 ㅋ 파스타 만드실때 크림소스도 계속 사드시나봐요 ㅋ 맛없자나요~ 생크림이랑 우유만 소금만 있으면 맛난 크림소스 만들수 있는데~~ 급 슬프네요 ㅋㅋㅋ

    예븐 사진들 많이 많이 올려주세욜~~ ㅋㅋ

    건강하게 여행하시구요~~

    • 혼자 다니니 음악과 술이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ㅎㅎ
      크림소스를 만들 수는 있는데 이 것도 귀차니즘과 재료의 압박 때문에 그냥 마트에서 사다 먹고 있어요.
      하루나 이틀 먹자고 생크림과 우유를 사기엔 아깝더라구요. ㅠㅠ
      다음 이야기에서 봬요~

  6. 한번에 소매치기로 촉이 생기신거 같아요 ~그아줌씨들 놀래서 도망가는게 사진에서도 보이네요
    잃어버린게 없어 다행이에요~^^에그타르트 맛있
    어 보여요 저도 저따끈한 에그타르트를 맛보러 가고싶네요ㅎ포루투에 해질무렵 사진 한폭에 그림보다 더 멋지고 멋지네요 야겅도 너무너무 ~~
    야경보며 와인한잔~~^^좋네요 ^^여기도 많이 추워 진거같아요 11월에프랑스 이태리는 추웠는데
    따뜻이 입고 감기조심하세요~^용민님 글을읽다
    보면 재미있어서 사진이 나중에야 보이네요
    이런글솜씨면 나중에 좋은여자 친구 만나는건
    쉬울거라 생각되네요~~^^

    • 트램에 타는 순간부터 온 신경을 가방에 집중하고 있었더니 소매치기의 손길이 느껴지더라구요.
      다음 이야기에서 아름다운 포르투를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7. 정말 어디가나 좀도둑들이 있군요...
    그래서 해외여행엔 복대가 필수품이죠 ㅎㅎㅎ

  8. 포르투 야경이 멋지네요. 포르투갈도 꼭 가보고 싶네요

  9. 제대로 된 2층 침대가 확실하네요.. 장난아녀!!ㅎㅎ 시각적인 부분도 참 중요하고 씹히는 음식들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 모든 부붕들을 쉬게 해주는 잠자리도 참 중요하다 생각이듭니다 정말이지 숨겨지지 않는 기품에 소매치기들을 만났지만 웃어넘길 얘깃거리가 되어 다행이라 여겨지네요ㅎㅎ 여행기 재밌게 보고 갑니다~

    • 포르투갈 호스텔은 정말 최고더라구요.
      새로산 카메라를 다시 소매치기 당한다면 여행할 마음이 뚝 떨어질 것 같아 항상 조심하고 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10. 와우!! 저 야경!!!
    눈이 또 호강했네요~
    파스타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ㅎㅎ
    잘 챙겨드시고 안전한 여행 하세요~

  11. 해가 지는 포르투, 그리고 해가 진 포르투 정말 멋지네요.
    사진으로도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봤을 땐 얼마나 멋졌을지 궁금하네요^^
    이번 주도 재밌는 이야기,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12. 충사님말처럼 진짜 건강체질은 타고난거같아요

    그래도 캄보디아에서는 배탈이나서 꽤 고생했었던 여행기가 기억나네요 ( 그 와중에도 맥주 다 마시는거에 엄청 놀랐었어요 ㅋㅋ)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아프지말고 건강하세요 음식 조심하구요

    옥상에서의 시간은 정말 환상적이었을것 같아요 게다가 해진후의 야경은 정말 멋지네요

    늘 생각하는거지만 정말 여행하는 용민씨가 부러울 따름이라는...

    머 그치만 이렇게 여행기덕분에 간접체험이라도 할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여긴 어제 비가 왔는데 그래서인지 날씨가 완전 한겨울 날씨가 되어버렸습니다

    콧물이 똑똑... ㅠ_ㅠ 추워서 전기난로 끌어안고 앉아 댓글남기고 있어요

    다음이야기는 더 멋진 포르투를 보여준다니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파스타 먹고싶은... 저요저요!!!

    • 캄보디아와 인도에서 겪은 물갈이는 정말 힘들었었어요.
      어딘지는 비밀이지만 저는 지금 콧물이 얼어붙는 곳에 있어요.
      엄청 춥네요. ㅠㅠ
      한국에 돌아가면 파스타 파티라도 한번 열어야겠네요. ㅎㅎ
      감기 조심하시고 다음 이야기에서 봬요~

  13. 다시보니까 아주 좋은 휴식을 취하셨더군요! 좋아하는 음악, 맛있는 와인과 치즈, 글을 쓸 수 있는 노트북, 혼자만 즐길 수 있는 하늘. 최고인데요. 저라도 무지하게 즐거웠을 것 같네요. 소매치기도 역관광하고, 여정 속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도 가지고, 즐거운 추억이 가득한 포스팅인듯. ㅋ 왜 이 포스팅을 놓치고 본거지?? 아, 뒤늦지만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하신 것 축하드려요^^ 이제 치열한 삶의 시작이네요. 화이팅~!! 이젠 용민님의 여정을 보고 나도 저기 가고 싶다고 부러워할 일 음슴 ㅋㅋㅋ 이젠 제가 가보고 글을 써보겠습니다!! 라고 외치고 싶네요...

    • 포르투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갔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ㅎㅎ
      여행은 끝났지만 아직 남은 이야기는 많으니 계속 부러워해 주세요. ㅎㅎ

  14. 여행기 보던중에 눈에 익숙한 곳이 나오네요.ㅎㅎ
    포르투에서 묵으셨던 호스텔 딕소 맞죠?
    2013년 연말쯤에 저도 한 일주일 그 호스텔에서 지냈었었는데, 야경도 물론이거니와
    강변내려가기 좋은 위치라 만족했었던 호스텔이네요.
    꼭대기층 주방에서 일주일 내내 요리 만들어먹었던 기억도 나구요.ㅋ
    혹시 호스텔 주인 요한나라고 아시는지...
    저 있을 때, 잘해줬었는데...축구 좋아하는 엠마뉴엘도ㅎ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되세요.

    • 딕소호스텔을 알아보시다니 반갑습니다. ㅎㅎ
      제가 갔을 때는 다들 남자 직원들이었어요.
      저도 매번 꼭대기 주방에서 요리를 해먹었는데 다시 포르투에 간다면 딕소 호스텔로 갈 것 같아요. ㅎㅎ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고 또 들러주세요~

  15. 푸핫~ 용민군의 숨길 수 없는 기품을 정말 어쩌면 좋대요?
    조만간 꼭 용민군의 마음을 훔칠 예쁜 여자도둑이 짠~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래요. ^^
    저도 에그타르트의 원조가 제로니모스 수도원이란 말을 들었어요.
    제 위시리스트에 들어있는 곳이라서요.
    해질녁 포르투갈 전경 사진은 마치 한 편의 그림같네요.

  16. 구경 잘 했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79. 콜롬비아에서 커피 농장에 가보기. (콜롬비아 - 칼리. 살렌토)


진정한 여행자라면 카메라 따위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키토를 떠났다.
더 이상 털릴 물건도 없지만 트롤리 버스를 다시 타고 싶지는 않아서 이번에는 택시를 잡아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소매치기님께서 나에게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해줬으니 앞으로 우범지역에서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미 잃어버린 소에 집착하기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고장난 외양간을 바로 고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잃어버린 소에 집착도 안 하고, 외양간도 안 고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키토에서 버스를 타고 5시간 정도 달리면 툴칸이라는 국경마을에 도착한다.
국경을 넘으면 이피알레스라는 콜롬비아의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이 곳에는 다리 위에 지어진 아름다운 성당이 유명하다고 해 구경을 갔다.
소문대로 성당이 정말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없으니 미칠 것 같았다.
우선 핸드폰으로 찍어봤는데 화각부터 시작해 색감 등 모든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1년이 넘도록 내가 보고, 먹고, 느낀 것들을 사진으로 남기다보니 사진찍기에 중독이 된 것 같았다.

원래는 콜롬비아만이라도 카메라 없이 여행을 하려했지만 내 자신이 사진찍기 중독에 얼마나 나약한지를 바로 알았으니 순응하기로 했다.
천천히 올라가려던 계획을 변경해 대도시인 칼리로 바로 이동하기로 하고 그 날 바로 버스를 타고 칼리에 도착했다.


콜롬비아 소니스토어 홈페이지를 확인했을 때, 마침 할인행사 중이라 한국보다 10만원 정도 비싼가격에 내가 원하던 RX100M2를 팔고 있었다.
호스텔이 짐을 풀고 매장이 열기만을 기다리다가 바로 구입을 했다.

10만원정도 돈을 더 줬고 사은품도 하나 없었지만 계속해서 사진을 남길 수 있고 여행기를 써 내 여행을 남길 수 있는 값으로 10만원을 더 냈다고 생각하니 전혀 아깝지 않았다.
게다가 전에 쓰던 카메라가 고장났을 때부터 눈독을 들이던 카메라라 마음에도 쏙 들었다.

덕분에 콜롬비아 여행기도 쓸 수 있게됐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세요.

그런데 7월에 RX100M3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가슴이 아프다.
한 4달만 빨리 나왔으면 바로 샀을텐데 아쉽다.

새 카메라를 만지니 카메라를 처음 샀던 때가 떠오른다.
군대에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중고장터를 계속 보고 있는데 얼마 쓰지 않은 a55가 정말 마음에 드는 가격으로 매물로 나왔었다.
하지만 군인이기에 바로 거래가 불가능해 1주일 뒤에 휴가나가서 살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군인이니까 기다려 주신다며 1주일을 기다려주신 멋진 판매자분을 만났었다.

그렇게 첫 카메라를 2012년 10월에 사서 2014년 3월까지 잘 썼으니 후회는 없다.
카메라를 잃어버릴 것을 예감이라도 했는지 잃어버리기 며칠전에 컷수 확인을 해봤는데 4만 컷이 넘었었으니 정말 많이도 찍었던 것 같다.
사진도 얼마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그냥 이전 카메라를 버리고 새 카메라를 샀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이제 새 카메라가 생겼으니 조작법을 제대로 배우고 더 열심히 찍어야겠다.

카메라를 사면 설명서 정독은 필수기에 인터넷으로 설명서를 찾아 읽고 조작법을 숙지하다보니 금세 저녁이 돼버렸다.
근처에 식당을 찾는데 딱히 보이는 곳이 없어 포장마차 비슷한 곳에 가 2가지 메뉴를 시켰다.
빵처럼 보이는 것은 아레빠라는 것으로 옥수수가루로 빵처럼 만든 것인데 퍽퍽한 맛이 전부라 따로 먹기에는 맛이 별로였다.
하지만 햄버거처럼 속을 채워서 먹으니 꽤 맛있었다.

카메라도 샀으니 기분 좋게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여행기를 쓴다.
지름신을 영접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밤 12시가 넘어서 잠을 자려고 방에 불을 끄려다가 뭔가와 눈을 마주쳤다.
방에는 몇시간 동안 나 혼자만 있었는데 눈이 마주쳐서 깜짝 놀라고 보니 호스텔에서 키우는 고양이였다.
방 밖으로 내보내려고 여러 수단을 동원해봤는데 꿈쩍도 안 하고 노려보기만 해 결국 직원을 불러 내보냈다.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는 귀신인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었다.

6인실을 들어왔는데 호스텔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혼자 방을 쓰면 좋기도 하지만 썰렁한 기분도 든다.

카메라의 크기가 갑자기 작아지고 뷰파인더가 없으니 어색하다.
게다가 색감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많이 찍어서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다.

리셉션에 지도가 있냐고 물어보니 구글지도를 뽑아준다.
남미의 도시들은 계획도시들이라 지도만 있으면 도로명주소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어 길을 잃어버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아침을 먹으러 어제 봐둔 시장에 갔는데 소고기 볶음같은 것을 팔길래 주문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한 입 먹는 순간 내가 얼마나 큰 착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소고기일 것이라는 내 기대와는 다르게 어떤 동물의 간을 조리해 놓은 것이었다.
심하게 비린 맛이 나고 내가 싫어하는 부서지는 식감이 들어 억지로 겨우겨우 먹다가 조금 남겼다.
베트남에서 아침으로 내장모듬을 먹었던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전에도 소니 카메라를 썼었기에 조작법은 비슷한데 이번에 산 카메라에는 미니어쳐 기능이 들어있어 한번 찍어봤는데 자동차들이 작게 찍혀 귀엽게 나온다.

난 왜 이렇게 요구르트가 좋을까.
보통 사람들은 1L짜리 요구르트를 사면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데 난 그냥 쉬엄쉬엄 먹다보면 하루면 다 먹는다.
호주에서 1L짜리 요구르트를 보기 전까지는 나도 보통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터 이런 사람으로 변해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카메라를 샀으니 카메라 가방을 사러 시내로 나갔는데 너무 더워 모든 가게를 다 뒤지지 못하고 그냥 마음에 드는 가방으로 샀다.
카메라가 진짜 작은데 성능은 좋으니 사랑스럽다.

그런데 내 실력이 카메라를 못 따라가니 카메라에게 미안할 뿐이다.

스파게티를 끓여 먹으려다 숙소의 주방 상태가 너무 안 좋아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먹었다.
중국 라면인데 꽤 먹을만 하다.

라면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일을 먹고 수분 보충을 위해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구아바가 들어간 가공식품들은 먹어봤지만 온전한 구아바는 먹어본 적이 없어 하나 사봤는데 별 맛도 안 나고 씨가 너무 딱딱해 먹기가 불편했다.

칼리는 딱히 볼 것도 없었고 너무 더워서 시원한 살렌토라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나에게 칼리는 카메라를 산 도시로만 기억될 것 같다.

남미에는 속도가 표시되는 버스들이 많은데 콜롬비아는 일반 버스에도 속도계가 달려있었다.
아저씨 안전운전 해주세요.

미리 알아둔 아침이 8가지 코스 요리로 나온다는 숙소를 찾아가봤는데 보이지 않길래 길에 있는 호스텔을 보러 들어갔는데 깔끔해서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데 레몬에이드를 한잔 가져다준다.
공짜로 음료수까지 줬으니 그냥 묵기로 결정한다.

숙소에 짐을 풀다가 뉴욕에서 온 콜롬비아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가 살렌토 최고의 커피집을 안다고 해 따라 나섰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라떼와 브라우니를 시켰는데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니 이제야 콜롬비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살렌토는 커피 농장으로 유명한 작은 마을이라 가기로 결정했다.
난 대도시도 좋은데 작은 마을에 들어가 콕 박혀 있는 것도 좋다.

신기한 과일이 보이길래 쳐다보고 있으니 동네 아저씨가 오셔서 스페인어로 막 설명을 해주신다.
자세히는 못 알아들었는데 달다고 하시길래 먹어도 되냐니까 아직 안 익은 것이라 먹으면 안 된다고 하셔서 아쉬웠다.

살렌토도 뜨루차(송어)요리가 유명하다길래 먹어봤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20,000페소 (한화 10,000원)이나 냈는데 맛이 별로라 억울해서 맛있게 보이도록 사진을 찍으려 노력했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진지 얼마 되지 않은 골든타임이라 사진을 찍어보니 꽤 이쁘게 찍혔다.
예전에 인도에서 봤었던 타는듯한 노을을 다시 한번 보고싶어진다.

두가지 맛을 담은 아이스크림이 1,000페소(한화 500원)밖에 안 한다.
이러니 내가 남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요새 아침으로 매번 빵만 먹었더니 몸에 안 좋을 것 같아 오트밀을 먹기로 했다.
오트밀도 맛있지만 아침은 밥을 먹는 것이 제일 좋다.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길을 나선다.
마을 뒷 길을 따라 걸어가면 커피농장이 나온다고 하니 노래를 들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걷는다.

그런데 넌 왜 외롭게 혼자 서 있는 거니.
원래 혼자였던 거니.
누군가가 널 혼자로 만든 거니.

1시간 30분 정도 걸어가니 커피 농장이 나왔다.
5,000페소(한화 2,500원)을 내면 간단한 커피 농장 투어가 시작된다.

이게 커피 열매인데 당연히 빨갛게 된 것이 익은 것이라고 한다.
커피나무는 크게 2종이 있다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아라비카 종과 인도네시아 쪽의 커피를 부르는 로브스타 종이 있다고 한다.
두 종은 색과 맛이 다르다고 하길래 뭐가 더 맛있냐고 물으니 당연히 콜롬비아의 아라비카라고 한다.

비가 오면 물을 받기 위해 이렇게 진화한 것 같은데 역시 자연은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들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난 그냥 살아남기보다 어떻게 살아남을지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포함한 3명을 빼고는 다들 스페인어를 할줄 알기에 먼저 스페인어로 설명을 하고 영어로 설명을 해주기로 했는데 가이드의 영어실력이 그리 좋지 않아 눈치로 알아듣고 있는데 빨간 옷을 입은 누나가 제대로 번역을 해주기 시작했다.
나도 지적인 남자가 되고 싶은데 현실은 영어 하나도 힘들다.

이 나무는 내가 사랑하는 아보카도 나무다.
아보카도가 이렇게 큰 나무에서 자라는 것은 몰랐었는데 꽤 큰 나무에서 자란다.
지금은 열매가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엄청 작은 아보카도들만 매달려 있었는데 귀여웠다.

손으로 딴 커피열매를 기계에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껍질이 벗겨지고 우리가 아는 커피 콩이 나온다.

그 커피콩을 잘 말려야 좋은 커피가 된다고 한다.

잘 말린 커피 콩의 껍질을 벗기면 진짜 커피가 나온다.

자연친화적인 커피라서 거미도 놀러온다.

이렇게 나온 커피 콩을 볶으면 황홀한 향기가 나는 커피로 변신한다.
커피 농장에 오면 누구나 찍는다는 인증샷을 하나 찍어 본다.
카메라에 잡티 제거 기능이 있어서 설정해봤는데 잡티는 사라져도 못생김은 안 사라진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잘 볶아진 커피를 그라인더에 넣고 갈면 커피가루가 된다.

그 커피 가루를 이용해 내린 커피를 한 잔씩 준다.
커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내린 커피를 마셔보니 왜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래도 난 커피농장보다는 양조장을 더 가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베지테리안 식당이 있길래 들어가봤는데 다 맛있어보여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맛을 봤는데 자연의 맛이 났다.
채식주의자로 살아야만 한다고 하면 고기를 안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난 그래도 적당한 고기가 좋다.

디저트로 커피 농장에서 사온 과자와 푸딩을 먹는데 맛은 있지만 달다.

맛있게 먹고 5만 페소를 냈는데 잔돈을 5만페소보다 더 많이 줘서 다시 돌려주고 제대로 계산해줬다.
시내에서 꽤 떨어진 위치라서 장사도 잘 안 될텐데 나한테 돈도 잘못줘버리면 엄청 큰 손해일텐데 참 잘했다. 최용민.

미친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대견해서 칭찬해주는 거에요.


재미있는 커피투어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날도 선선하고 꽃도 이쁘고 흥겨운 음악도 있으니 여기가 천국이다.

즐겁게 돌아오는데 서양 누나가 스케치북에 길을 그리고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자기가 본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는 여행자들을 가끔 만나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엄청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데셍을 배워볼 생각인데 한국에 돌아가면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건축도 재미있어지는데 왜 건축사 책은 읽기가 이렇게 힘들까.

일부러 숙소에서 쉬다가 해가 질 무렵 광장으로 나갔다.
사진을 잘 찍는 법은 모르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찍으면 사진이 이쁘게 찍힌다는 것은 안다.

무엇을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를 고민하며 광장을 배회하다가 누군가 먹고 있는 스테이크가 맛있어보여서 따라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8,000페소(한화 4,000원)인데 양도 적당하고 고기도 맛있었다.

살렌토는 엄청 작은 마을이라 번화가가 3블럭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슈퍼마트는 있다.
그냥 돌아가기 심심하니 아이쇼핑이라도 하려도 슈퍼마트에 들어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맥주도 한 캔 샀다.
클럽 콜롬비아라고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의 맥주를 샀는데 맛은 전에 마신 포커맥주보다 별로였다.

과자안주를 들고 맥주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히피애들이 말을 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맥주를 권하니 술말고 과자를 한 입만 달라고 해서 줬더니 정말 맛있다며 좋아한다.
나보고 혹시 팔찌를 살 생각이 없냐길래 난 뼈만 좋아한다고 하니 손목을 내밀어 보라고 한다.
그러자 이제 친구라며 손목에 팔찌를 하나 묶어준다.
오늘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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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콜롬비아 | 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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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진이생동감잇게보이네요~커피에브라우니~급땡기네요! 잼나게보고~대리만족하고갑니다!

  3. 역시 반전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뻔한 반전일줄이야....
    정말 가고픈 곳으로 맘껏 다니는 여행이 쉬워서 좋을듯 한데
    저는 자꾸 헛되시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것 같아요
    이런 생각 자체가 문제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일생의 여행인데 이렇게 보내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서 자유롭진 못할것 같습니다
    관광지가 안나오고 일반적인 삶의 현장이 나오는게 진짜 여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요즘은 여행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에 빠져 삽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 질문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갈라파고스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시길래 가시는가 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그냥 콜롬비아로...
    아.. 두번째 반전인가요... 급 허무해지는

    콜럼비아의 커피 체험...
    다른분들 이야기는 그리 기대만 못하다고 하시던데,,,
    이제 중미인건가요,,
    건승하십시요

    • 뻔한 남자라서 죄송합니다. ㅠㅠ
      음... 여행을 짧게 다닌다면 아쉬운 마음에 가고 싶은 곳으로 못갈테지만 기간이 길다보니 쉬엄쉬엄 다니고 싶은 곳으로 다니게 되더라구요.
      생각도 중요하지만 직접 여행을 하시면 금세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게 되실겁니다. ㅎㅎ
      커피투어는 전 별 기대를 안하고 가서 그런지 재미있더라구요.
      응원 감사합니다.

  4. 우리나라는 잃어버린 소에 집착도 안하고, 외양간도 안 고치고 있다고 하신 말씀이 계속 생각이 드네요...
    앗...지름신의 영접으로 카메라는 새롭게 득템 하셨네요^^
    새로운 카메라의 사진 색감이 강렬하네요
    구아바를 처음본것 같아요..사진으로도 본기억이 없어요
    맛이 별로라 하시니 기대치가 확 떨어지네요..ㅎㅎ
    저도 양조장 한표요(유럽가시면 와이너리 당연히 가시겠죠?)

    • 새로운 카메라에 어서 적응을 해서 제가 원하는 색감을 찾아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구아바는 씨가 너무 억세요...
      와이너리도 좋지만 비어팩토리들이 더 당깁니다. ㅎㅎㅎ

  5. 얼마 전에 다음메인에선가 발견하고 첨부터 쭉 다 봤어요~
    세계일주!! 완전 상상만 했던 일인데 멋지네요~

    응원합니다!
    그리고 카메라 잃어버리신 후에 뭔가 더 여유로워 진 것 같아요~ㅎㅎ

    홧팅하세요!

  6. 비밀댓글입니다

  7. 와웃~~ 가보고싶은 커피농장 ㅋㅋ

    직접 내려서 먹는 커피는 맛있었나용? ㅋㅋ

    아......급 땡겨요 커퓌

    사진 멋져요 ㅋㅋㅋ

    카메라가 바꼈어도 ㅋㅋ 뭐 어때요 들고 다니고 사진 찍히면 되는거죠 ㅋㅋㅋ

    전 대만여행 준비중이에욜 ㅋㅋㅋㅋ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만 예약했네요 ㅋㅋㅋ

    용민님처럼 사진도 이쁘게 찍고 해야하는데 카메라 너무 무거워서 가지고 가기 싫어져요 ㅋㅋㅋ

    그 무거운걸 어케 들고 다니셨나요?ㅋㅋ

    그래도 이번엔 안전한 여행을 위해 택시를 타고 다니시는 군요 ㅋㅋㅋㅋ

    안전이 젤 중요하죠~~ ㅋㅋ

    다음 여행도 기대할게요

    • 왜 콜롬비아 커피가 유명한지 알 수 있던 맛이었어요.
      카메라는 무거워도 들고 다니면 금세 적응이 되더라구요. ㅎㅎ
      대만여행 재미있게 하세요~

  8. 이번주에 사진없는 여행기를 볼거라는 상상은
    애당초 하지도 않았어요 ㅎㅎ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지만 오랜시간 A55에 길들여진 내눈에
    적응기가 필요할듯 합니다
    용민군도 아직은 새카메라에 대한 완벽이해가 필요할테니
    서서히 좋아지리라 믿구요....
    나도 타고난 역마살이 있어서 인지 아침에 눈 떳을때
    전혀 다른환경에 내가 있음을 발견할때 느끼는 행복이 요즘
    내마음을 흔들고 있네요
    배낭을 쌋다가 풀었다 반복하다가 몇일전 2박3일 지리산에 다녀왔네요
    뱅기타고 멀리 가고싶지만 주변의 도끼눈들이 째려보는 통에 ...ㅠ
    암튼 건강하게 지내시고 일주일후 여행기에서 다시 봐요
    근데 ...살이 좀 빠진거 같에요 ^^

    • jayson님은 저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ㅎㅎ
      노력하고는 있는데 카메라를 언제쯤에 이해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비행기도 좋지만 지리산도 좋지요...
      전 한국에 돌아가면 지리산을 올라가보려구요.
      살 빠졌다는 이야기는 감사합니다.

  9. 라오스 정보 검색하면서 처음 들어와서 정주행했네요. 저도 곧 장기배낭여행 위해 출국하는지라, 나도 한 달 뒤에는 이렇게 지내게 될까 설레며 읽었어요! 저는 동남아-이스라엘/터키-남유럽-남미로 대략 생각해두고, 인도는 이번엔 안 갈 생각이었는데 용민님 글 보니까 너무 가고싶네요. 경로 수정 고민해봐야겠어요 ㅠㅠ 아무튼 담백한 여행기 재밌게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ㅎㅎ

    • 여행 떠나신다니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도는 한번쯤은 가볼만 한 곳 같아 추천드릴게요.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나오시구요. ㅎㅎ
      여행기는 쉬지 않고 계속되니 자주 찾아주세요~

  10. 사진없이 올라오려나했는데~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셨네요.금방 절친 되실 듯^^
    그리고, 배낭에 몇 권의 책이 함께하는지 궁금하네요~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길 되시길! 응원합니다~

    • 사진 중독이라 카메라가 없으니 힘들더라구요.
      배낭무게가 20kg이라 책은 딱 1권씩만 넣고 다니고 있어요.
      다 읽으면 바꾸거나 새로 구해서 읽고 있어요.
      응원 감사하고 또 찾아주세요~

  11. 과연 사진이 없을까? 했는데 카메라를 사셨군요^^
    잘 하셨어요~
    카메라가 바뀌어서 그런지 괜히 또 다른 느낌 같네요ㅋㅋ
    바뀐 카메라로 좋은 장면 많이 보여주세요~

    • 새카메라라 아마 느낌이 많이 다르실거에요.
      찍는 저도 느낌이 달라서 힘들었거든요. ㅎㅎ
      좋은 장면 많이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 지금 말레이시아편 읽고 있습니다. 제가 20대에는 이렇게 해외로 장기 배낭가는 친구들이 없기도 했고. 저 또한 그럴만한 여유가 없어서 못 다녔습니다. 대신 만족하고 읽고 있습니다. 더치 커피 한 잔 샀습니다. 수수료 빼고 얼마나 님에게 갈련지는 모르지만. 님의 여정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노총각 시절에는 저도 두세군데 열흘 정도 휴가내고 다니긴 햇지만. 항상 이런 여행의 역마살이 제 인생을 휘감고 있네요. 이젠 자식놈들 때문에 리조트 여행 외엔 꿈도 못 꾸지만 님의 여정따라 대리만족 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응원 감사합니다.
      예전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많이 좋아졌고 인식도 바뀌어서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축복받은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로나마 대리 만족 하신다니 더 열심히 글 쓰겠습니다.

  13. 파블로~~~~~

    블로깅 속히
    진행하라 !
    진행하라 !
    진행하라 !

  14. 카메라 없이 어떻게 여행기를 적으실지 궁금했는데 이쁜 사진 잘 봤습니다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거 보고 자극 받아서 세계여행하려고 열심히 적금 넣고 있어요~~

    다음 여행기도 기대할께요~

    • 응원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글 쓰는 이유 중에 하나인데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다니 기쁩니다.
      준비 열심히 하시고 꼭 떠나시길 바랄게요~

  15. 파블님!!!!!! 살렌토 여행기 올라왔나 보러왔더니 딱 올라와 있군여 ㅎㅎㅎ제가 묵고 있는 숙소랑 같은 곳인듯~! 여기 기대 안하고 들왔는데 넘 깔끔하고 좋네요....저는 근데 호스텔에서 아침 먹는 게 좋은데 아침 주는 데가 없어서 슬픔...ㅠ_ㅠ 광장 나가서 맛난 커피에 빵하나 사먹어야겠네여.... ㅋㅋㅋㅋㅋㅋ 와 근데 신기하다!!! 살렌토 진짜 넘 좋아여.... 맘이 편안해지는 느낌...

    • 왜 실명을 못써요 ㅋㅋㅋㅋㅋ
      그 숙소 정말 깨끗하고 편하고 좋죠? ㅋㅋㅋㅋㅋ
      콜롬비아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뽑으라면 살렌토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6. 오랫만이네요
    이제 집이 아닌 사무실에 앉아 여행기를 읽고 있습니다
    신경써서 공사하고 오픈하고나니 비수기에 접어들어 그런지 조용해서 걱정입니다
    그나저나 사진이 없으면 아쉬울것 같았는데 금새 새로운 카메라를 구입하셨네요
    전 사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새 카메라도 곧 적응되면 더 좋은 사진들로 남은 여행을 하겠죠
    아.. 이거 읽고 있으니 저도 여행가고 싶네요 ㅠ_ㅠ

    • 사업은 앞으로 잘 되실겁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나시면 떠나세요!
      못 가는 이유를 생각하기보다는 갈 이유를 만드세요. ㅎㅎ

  17. 건강을 마니 생각하시는 모습이 너무 잼있으세요!!!
    내일출근인데 이새벽에 정주행중이라니...ㅋㅋㅋ
    근데 말이 너무 잼있으세요..ㅋ

  18. 전 핸드폰으로 찍어서 여행기 쓰실 줄 알았는데
    바로 카메라를 구입하셨네요 !!

    앞으로 새로 찍힐 사진들이 기대되네요 ㅎㅎ

  19. 뭔가 쓸 말이 많았는데 마지막의 다리털 보고 경악하는 바람에 죄다 날라갔어요...제가 변태인걸까요? 왜 그게 눈에 콱 박힌거지???

  20. 다리 위 성당 정말 넘 멋져요.
    지름신의 강림덕분에 용민군 블로그를 계속 볼 수
    있게 되어서 저로서는 무쟈게 기쁘네용.
    새 카메라의 미니어쳐 기능과 잡티제거 기능은
    볼수록 짱이네요. ㅎㅎㅎ
    거스름돈 제대로 돌려준건 정말정말 칭찬해주고 싶어요.
    토닥토닥~~

  21. 돈 다시 돌려준거 정말 잘했어요..최용민^^
    나도 이제 퇴직이 2년후라서..퇴직후 친구랑 둘이서 남미 가고싶은데..
    이렇게 나이많이 아줌마들도...자유여행할수 있을까요..?치안도 괜찮은가요..
    용민씨 블러그보니..꼭 커피농장도 들려보고 싶어요...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78. 나만은 소매치기 당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에콰도르 - 키토)



지금 묵고 있는 숙소의 시설은 좋은데 아침이 제공되지 않아 그냥 식빵을 사다 먹기로 했다.

어제 하늘을 나느라 피곤했으니 오늘은 푹 쉬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다시 자다가 깨면 또 잠을 청하다 보니 오후가 돼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어제는 정말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시장 안에 있는 식당이 가성비가 좋은데 문을 일찍 닫는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다행히 아직 마감 장사를 하고 있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고기반찬이 깔끔하게 나오는데 단돈 2달러(한화 2,000원)밖에 안 하니 꼭 시장에서 먹어야한다.

어제 하루 종일 쉬었으니 오늘은 다시 열심히 움직여야한다.

캐노피와 패러글라이딩을 예약하면서 같이 캐녀닝도 예약했기에 폭포를 타러 갔다.

절벽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니 조금 무섭다.

육군이었으면 멋있게 타고 내려가 대한민국 예비군의 힘을 보여줬을텐데 해군이라 조심조심 내려간다.

그런데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내가 왜 저 폭포에서 뛰어내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액티비티의 천국이라 불리는 에콰도르의 바뇨스에서 웬만한 활동은 다 하게됐는데 해보니 재미는 있었다.

혼자였다면 한가지 정도만 했을텐데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민규 형님과 같이 다니니 이런 새로운 경험들도 하게 되고 좋다.

하지만 그래도 높은 곳이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민규형님이 강추하시는 스카이 다이빙은 절대 죽을 때까지 안 해야겠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으니 맛있는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

높은 곳에 올라가 이것 저것 한다고 고생한 내 몸이 참 기특하다.

캐녀닝은 물에서 하기에 내 카메라를 못 가지고 가고 회사에서 방수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줬는데 정말 못 찍었다.

사진을 찍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이런 사진이 나오겠다는 것을 알 수 있였다.

별로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그 기대보다도 못 찍어서 겨우 몇 장을 건졌다.

점심 먹고 푹 쉬다보니 또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됐다.

둘 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는지 배가 많이 고파 스파게티를 해 먹기로 했다.

혼자 먹는 양이 아니라 둘이 먹는 양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그런데 둘이 먹기에도 양이 참 많이 보인다.

스파게티 면 400g을 한번에 삶았더니 양이 많았지만 결국은 다 먹고 맥주고 한병 마셨는데 누가 보면 돼지로 볼까봐 부끄러웠다.

민규 형님과 나는 아직 한창 자랄 성장기의 나이이니 많이 먹어줘야 한다.



어제 캐녀닝을 했다는 이유로 오늘도 하루 종일 쉰다.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는 스팀 사우나가 최고다.

민규형님의 아이디어 제공으로 동영상을 찍었는데 내가 박치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원기 보충을 하기에는 시장표 밥만큼 좋은 것이 없다.

엄마가 해준 밥이 더 맛있겠지만 아직은 먹을 때가 안 됐다.

밥을 먹고 시장을 나오는데 어제까지는 보지 못 했던 새로운 음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찹쌀 도너츠와 똑같은 맛이 나는 튀김이었는데 갓 튀겨 뜨끈한 도너츠에 설탕까지 뿌려먹으니 환상적이었다.

역시 몸에 나쁜 것이 맛있다.

또 숙소에 돌아와 하루 종일 뒹굴거리다가 바람을 쐬러 밖으러 나왔는데 곱창을 팔고 있었다.

아저씨가 손질하는 모습을 간절하게 쳐다보며 곱창을 기다리는 꼬꼬마 아가씨가 정말 귀여웠다.

토끼 같은 딸을 가진 분들이 부럽다.

예전에 볼리비아에서도 먹어봤지만 지방을 제거하지 않고 구워 먹다보면 입 천장에 지방이 들러 붙는 맛이 난다.

어느 정도 맛은 있지만 역시 곱창은 한국에서 소주와 함께 먹어야 한다.

숙소에 돌아와 또 여행기를 쓴다.

절대 여행기가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편의 여행기를 쓰겠다.

제대로 된 케이크를 먹고 싶어 괜찮아 보이는 빵집에 갔는데 내가 원하던 크림이 듬뿍 들어간 케이크는 팔지 않아 그냥 롤 케이크를 샀다.

부드러운 크림이 들어있어 맛은 괜찮았지만 내가 원하던 맛은 아니었다.

어서 프랑스에 가 제대로 된 케이크를 먹고 싶다.

어차피 배낭은 더러워지라고 있는 것이기에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레인커버를 씌운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바뇨스로 들어오는 버스에서 누가 젓갈을 흘려 배낭에 젓갈 냄새가 배버렸다.

열심히 닦고 화장품을 뿌려 냄새는 없앴는데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 이제부터 레인커버를 씌우기로 했다.

바뇨스에서 휴양을 제대로 즐기고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로 올라간다.

에콰도르는 산유국이기에 버스비가 엄청 싸 보통 1시간에 1~1.5달러 정도의 요금만 내면 된다.

키토가 엄청 위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터미널이 크고 깨끗해 생각보다 첫인상은 괜찮았다.

에콰도르에는 지하철이 없고 길쭉한 트롤리 버스만 있다.
아무리 첫인상이 좋았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키토이니 안전을 위해 터미널 안에서 버스 사진을 찍는다.

왜 사람들이 키토가 위험하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키토에서 묵을 숙소를 미리 알아보고 왔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알아 놓은 숙소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묵고 있어 방이 없다고 한다.


다른 숙소를 알려줘 가봤는데 이 곳도 내일부터는 방이 없다고 한다.
숙소를 못 찾고 있는 우리가 불쌍했는지 우선 가방을 맡겨 놓고 다른 숙소를 알아봐도 된다며 배려를 해준다.
어떻게 이렇게 드넓은 키토에 우리가 묵을 숙소가 하나도 없는 것일까.

여러 곳의 호스텔을 돌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그냥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더블룸을 잡기로 했다.
방도 좋고 간판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마음에 쏙 든다.

밥 먹을 곳을 찾다가 그냥 싼 조각 피자를 먹기로 했다.
피자 1조각과 음료수 1잔을 먹는데 1달러밖에 안 한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키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조금 오래 있을 계획이라고 말하니 민규형님께서는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며 2박만 하고 바로 떠난다고 하신다.
난 키토의 분위기가 포근하게만 느껴지는데 뭐가 이상한지 잘 모르겠다.

건강을 생각해 아침으로 사과를 먹는다.

사과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으니 아침도 먹을 겸 시내 구경을 나왔는데 숙소 바로 앞에서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슨 행사냐고 물어보니 꽃에 관련된 퍼레이드라고 대답을 해줬는데 스페인어를 잘 못하니 자세한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에콰도르도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는구나.
주말에는 집에서 쉬고 싶을텐데 교복을 입고 나와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불쌍하다.

할머니들이 축제를 즐기시는 것은 좋은데 꽃 퍼레이드는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난 이쁜 누나들이 하는 퍼레이드를 보고 싶은데 할머니들이 꽤 많이 보인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생수를 못 마실 이유가 없다.
목이 안 말랐지만 공짜이니 괜히 한 잔을 받아 마셔본다.

꽃과 수확에 관련된 것 같은데 할머니들 말고 누나들을 보여주세요.

그래, 바로 이런 누나들을 보고 싶었다.
왼족에 있는 누나는 미스 키토인 것 같고, 오른쪽에 있는 누나는 미스 에콰도르 같았다.
사진을 찍으려 하니 바로 미소를 보내주셨는데 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미소였다.

키토의 인포메이션 센터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정말 깔끔하고 영어도 잘하고 잘 꾸며져 있어 마음에 든다.
남들이 별로라고 말했는데 진짜로 별로였던 라파스와는 다르게 키토는 내 마음에 쏙 든다.

밥을 먹어야하는데 일요일이라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겨우 샌드위치를 시켰다.
주스를 담아주는 잔이 엄청 크길래 망설이지 않고 시켰는데 알고보니 유리 두께가 두꺼워 커 보였었다.
2천원도 안 하는 돈으로 맛있는 생과일 주스를 먹을 수 있으니 남미가 참 좋기는 좋다.

밥을 먹고 다시 거리로 나오니 여기서도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빌카밤바와 바뇨스에서 보던 페스티벌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로 행사가 열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세히 보니 학교별로 퍼레이드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남자들이 주가 되는 학교는 박력이 있어 재미있고 여자들이 주가 되는 학교들은 그냥 재미있다.
아름다운 누나들이 음악에 맞춰 퍼레이드를 하는데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여러분, 남자는 아빠도 다 늑대입니다.

이번에 온 곳은 적도다.
에콰도르라는 단어 자체가 적도를 뜻하기에 에콰도르에는 적도가 있다.
수도인 키토에서 적도를 가려면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하는데 버스에서 내리면 적도기념탑이라 불리는 거대한 탑이 보인다.
하지만 저곳은 진짜 적도가 아니니 조심해야한다.

적도탑이 있는 곳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진짜 00:00:00에 위치한 적도 박물관이 나온다.

출발지점에 사람들이 어느정도 모이면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한다.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바나나를 하나씩 따 먹으라고 한다.
엄청 많으니 배가 고프면 2개를 먹어도 된다고 한다.

이 것은 아마존 부족들이 전쟁을 하고 적들의 영혼을 가두기 위해 만든 토템 같은 것인데 목을 자른 뒤 얼굴을 가죽을 쪄서 만든다고 한다.
그 부족들은 세 개의 세계가 있다고 믿었고 적들의 영혼이 빠져나가 자신들의 부족에 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슈렁큰 헤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마존의 부족들은 이렇게 성기를 묶고 다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달리거나 나무를 탈 때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 묶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마존 강에 소변을 볼 때, 기생충이 오줌줄기를 타고 요도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기생충이 요도로 들어와 몸 속을 헤집고 다닌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항아리에 있는 것은 부족의 주술사의 시체인데 무덤 속에서 영생을 살 것이라 믿었기에 저런 형태로 묻었다고 한다.

적도에 왔으니 못 위에 달걀을 세워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난 집중을 하면 입이 튀어 나온다.

요리조리 도전하다 겨우 세웠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주신 민규형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적도에서는 지구의 원심력이 달걀에 수직으로 작용해 달걀이 못 위에 선다고 한다.

연인들은 서로 껴안고 인증사진을 찍던데 부러울 뿐이다.

귀여운 기니피그들을 키우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다.
기니피그 구이 요리를 '꾸이'라고 부르는데 계속 먹을 기회를 못 잡고 있다.
남미를 떠나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텐데 걱정이다.

적도에 달걀을 세우면 여권에 기념 도장을 찍어주는데 난 여권이 아까워 그냥 종이에 찍어달라고 했다.
내 여행의 기록이 남는 소중한 여권에 아무 도장이나 찍을 수는 없다.

바닥에 빨갛게 칠해진 선이 적도 선이다.
눈을 감고 적도선을 반듯하게 걷기가 어렵다길래 도전해봤는데 쉽지가 않다.
그런데 원래 눈 감으면 반듯하게 걷는게 어려운 것 아닌가.

민규형님이 한국 마트를 가봐야한다길래 구경을 하러 같이 갔는데 한국 마트가 보이질 않는다.
근처를 계속 뒤져보다가 포기하고 에콰도르의 마트 구경을 가기로 했다.

난 마트를 기대했는데 쇼핑몰이라 딱히 볼만한 것이 없었다.

배가 고파 밥을 먹으려는데 식당도 몇 곳 없어 그냥 조리코너에서 음식을 시켜먹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생선을 시켰터니 옥수수와 생선을 갈아 만든 것을 줬다.
난 생선이 따로 들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같이 갈아버려 비린내가 심해 다 못 먹고 반 정도 남겼다.
정말 오랜만에 음식이 맛이 없어 버리는 것 같다.

민규 형님은 KFC에 가서 햄버거와 치킨박스를 시켜드셨는데 정말 행복한 표정이었다.
나도 KFC를 먹고 싶은데 패스트푸드는 한국에서도 실컷 먹을 수 있으니 여행 도중에는 안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도 나중에 미국에 가면 현지음식이니까 한번 먹어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생선의 비린맛을 없애기 위해 과자를 사러 갔는데 에콰도르의 치토스처럼 생긴 것이 있어 골라봤다.
그런데 바나나킥에서 바나나 맛을 뺀 맛이 나 정말 맛이 없었다.
오늘따라 사는 음식이 다 실패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난 키토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민규 형님은 먼저 콜롬비아로 가시고


난 며칠 더 있기 위해 다른 호스텔로 방을 옮겼다.


키토에서 사흘을 더 묵은 뒤

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트롤리 버스를 탔다.

그런데...




정거장 2개를 지나는 5분 사이에 카메라를 털렸다.


난 여행을 하면서 강도를 만나서 모든 것을 다 털릴 각오는 해봤지만 소매치기를 당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항상 경계를 하면서 다녔고 내가 소매치기를 당할정도로 어리버리하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전혀 소매치기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가려는데 같은 방을 쓰던 영국애가 같이 가자고 해 영국애를 데리고 트롤리 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너무 많아 가방을 내릴 수도 없어서 가방을 멘 채로 한 손으로는 보조가방을 잡고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으니 카메라 가방에 손을 올릴 수가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내 카메라 가방을 무슨 수로 열겠냐는 생각에 그냥 눈으로만 확인하다가 5분 뒤에 카메라 가방을 확인했는데 가방이 열려있었다.

우선 침착하게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가방을 뒤져봤지만 이미 도둑은 내린 것 같았고 더 이상 내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카메라를 잃어버렸으면 엄청 화가나야 정상이겠지만 이상하게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아마 한 번쯤은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했었던 것도 있고 카메라도 오래 썼고, 사진도 3일 전에 백업을 해뒀기에 큰 타격이 없어서인 것 같다.

그래도 카메라는 있어야 하니 키토의 암시장을 찾아내 2일 동안 뒤져봤는데 내 카메라는 나올 생각을 않는다.
그리고 시세를 대충 알아보니 내가 쓰던 카메라는 300달러 정도할 것 같은데 전원부 접촉 불량이 나던 것을 내가 임시로 고쳐서 쓰고 있었기에 만약 300달러를 주고 다시 사서 쓰다가 다시 고장이 난다면 억울할 것 같았다.

결국 새 카메라를 사기로 하고 에콰도르의 소니 매장에 가격을 알아보러 갔는데 한국에서 70만원이면 사는 것을 여기서는 1,300달러를 내야한다고 한다.
한 10만원 차이면 그냥 살텐데 거의 2배 가격을 낼 수는 없으니 그냥 카메라 없이 여행하기로 했다.

마음을 정리했으니 암시장에 가서 남아있던 단렌즈와 배터리 충전기를 팔았다.
한국시세의 반도 못 받았지만 들고 다니면서 신경쓰고 관리하느니 조금이라도 값을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그냥 팔아버렸다.
1년 넘게 메고 다니던 카메라 가방을 통째로 버리고 나니 몸이 가벼워져 좋다.



<에콰도르 여행 경비>

여행일 17일 - 지출액 450 USD (약 48만원)

에콰도르는 달러를 써서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거짓말이었다.
엄청 싼 값에 시장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고, 교통비가 얼마 들지 않았다.




진정한 여행자라면 사진으로 남기기보다


눈으로 보고 가슴에 새겨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진정한 여행자로 태어나겠습니다.


여행기는 어떻게 되냐구요?


그건 다음 주에 와보시면 압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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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에콰도르 | 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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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결국......... 털리셨군요~

    툭툭 털고 일어나셨다니 다행이네요~ ㅋㅋㅋ

    카메라 까이꺼... ㅜ.ㅜ

    힘내세욜 ㅋ 건강만 하면 된거죠 뭐 ㅋㅋ

  3. 여행기 재밌게 읽고 갑니다. 글 재주가 없다고 쓰셨던데 과장되지않은 담백한 문체에 댓글달 틈도 없이 한 회 한 회 순식간에 다읽어 버렸어요^^ 응원할께요! 안전한 여행길 되시고 다음회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4. 왠지 사진기를 다시 찾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무엇일까요?
    저도 사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여행의 즐거움을 방해할것 같아서 똑딱이를 가지고 가는것으로 생각중입니다
    하지만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는 이 말이 계속 주저하게 만드네요
    새거 아니고 낡은 사진기 잃어버린게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듯 합니다
    전재산 다 잃어 버렸다면 멘붕이었을테니 말입니다
    저도 돈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중이에요
    세계여행은 1년만 봐도 충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준비할수록 1년이라는 시간이 짧아지네요
    봐야할것은 많고 시간은 없고..... 뭐 돈은 당연히 없는거고요
    용민님 처럼 2년을 봐야 하는 걸까요.,
    고민입니다...

    • 똑딱이는 질이 너무 떨어지길래 전 손이 안가더라구요.
      돈이야 어차피 통장에 넣어놓고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하구요.
      시간은 1년은 좀 짧고 2년이 적당한 것 같아요.
      그리고 돈은 일을 해서 어떻게든 벌면 되지만 시간은 자기가 만들어야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인데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말이 안되잖아요. ㅎㅎ
      준비 열심히 하시고 파이팅입니다.

  5. 에콰도르에 사는 한국교민 입니다 블로그 잘 보고 가구요 항상 조심하시고 즐거운 여행 돼시길 바랍니다 que suerte .. 행운이 있길..

  6. 캐녀닝이란 액티비티는 처음 본것 같아요
    저도 고소공포증때문에 꺼려할듯 싶네요..ㅎㅎ
    스팀사우나 하면서 율동 괜츈하네요^ㅎㅎ
    앗...카메라를...그래도 마음 편하게 먹으셔서 다행인듯 하네요
    다음주 여행기 사뭇 어찌될지!? 당연 재미나겠죠?

    • 전 캐녀닝이 밑에서 위로 등반을 하는 줄 알았는데 가보니 위에서 아래로 하강을 하더라구요.
      처음엔 조금 무서웠는데 해보니 재미있고 무섭더라구요. ㅎㅎㅎ
      다음 여행기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요.
      기대해주세요~

  7. 정주행했습니다 카메라읽어버린 순간 저도 모르게 헉 소리를 냈네요 마치 제거 읽어버린 마냥ㅜㅜ 그런데 어째 다음여행기가 더 기대되네요^^

  8. 정말 메라양을~~??
    고물이라고 하지만 손때와 여행중 정이 듬뿍 들었는데.. 많이 섭했겠네.
    그래도 다음에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9. 에콰도르 아주머니, 할머니 들은 거의 대부분 뚱뚱해보이네요.
    더운나라의 특징이겠죠?
    그리고 적도, 즉 에콰도르.
    나도 발도장 꾹! 찍어보고 싶은데, 언제될지....
    카메라 분실은 ,지금은 그닥 실감안나지만, 다시 살때 거금을 낼때 아마 짜증 날테죠? ㅎㅎ
    그다음부터 사진을 뭘로? ....다음편이 궁금합니다.
    소매치기 앞으론 절대 안당하겠죠? ㅎㅎ

    •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인도에 있을 때, 전 배가 터지도록 먹었지만 현지인들처럼 고기를 안 먹었더니 살이 쭉쭉 빠졌었는데 인도인들은 엄청 뚱뚱하더라구요.
      도대체 왜일까 궁금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음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ㅎㅎ

  10. 079회는언제올라오죠?
    궁금해지네요~한국은넘더워지내요!
    건강잘챙기세요~대리만족하며글읽어봄니다!

  11. 저도 치앙마이에서 스마트폰 잃어버리고 너무 힘들었는데 쿨하게 넘기시는 모습 멋지네요~!!!
    다음번 후기도 완전 기대하겠습니다 +ㅁ+

  12. 동영상 너무 귀여워요...!!

  13. 제목에서 소매치기를 보고 당연히 지갑을 생각했는데 카메라라니..ㅠㅠ 돈으로도 못찾을 사진들.. 담담하신 모습이 남은 여행기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믿습니다!

  14. 어찌 너의 블로그에 내 사진이 더 많냐...ㅋㅋ 여기 내 블로그 같어..ㅡㅡ

  15. 저랑 비슷한 경허믈 하셨네요. 지금 제가 막 카메라를 털렸습니다. 오래되고 비싼게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속상하네요. 혹시 키토의 암시장은 어떻게 찾아가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중고로 하나 장만하려고 합니다. 아니면 전자상가 같은 곳이라도 알고 계시면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시간전에 털렸는데 마음이 헛헛하네요. ㅠ..ㅠ

    • 헛. 한시간 전에 털리셨다니 정신이 없으시겠네요.
      키토의 암시장은 몬투바라는 전자상가에 가시면 큰 건물 전체가 중고거나 도난품들이에요.
      가셔서 잘 둘러보시면 잃어버리신 카메라를 찾을 수도 있으실거에요.
      하지만 좋은 카메라는 잘 없으니 아예 새 카메라를 사시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새 제품은 칠레가 가장싸고 콜롬비아가 한국보다 조금 비싸더라구요.
      정신 잘 추스르시고 또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16. 읔... 칠레가 가장 싸군요. 아이고... 에콰도르는 많이 비싼가요? 카메라야 이젠 완전 너덜너덜 고물이라 상관없는데, 문제가 키토에서 갈라파고스로 넘어가는 비행기를 예약해둔 상태라 그게 좀 답답합니다. 이번참에 고프로를 구입해 볼까도 고민중인데, 혹시 에콰도르에서 고프로 구하긴 어렵겠죠? 아효... 아... 혹시 키토공항 이용해보셨나요? 키토공항에서 갈라파고스로 많이 가니까 혹시 면세점에서 고프로라도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ㅠ.ㅠ 갑갑하네요. ㅋ

    • 키토 공항은 가보지 못했는데 고프로정도는 있을것 같기도 하네요.
      전 소니카메라를 사려고 키토의 소니매장에 갔더니 한국에서 70만원인 카메라가 1300달러 정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콜롬비아로 넘어가 800달러에 샀어요.
      시간이 넉넉하시면 좋을텐데 촉박하신것 같아 안타깝네요.

  17. 오호 감사합니당. 이것참... 난감하네요. ㅋㅋ 이것두 다 추억이 되겠죠.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18. 푸핫~~ ^0^
    두 명의 양머리 청년들의 올챙이송이라~~
    이런 깜찍한 면이 있었나요?
    민규형님과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세요. ㅎㅎㅎ
    원주민의 슈렁큰 헤드는 좀 무시무시하네용..
    TV에서 못 위에 달걀세우기를 봤는데
    못 세우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고 하더라구요.

  19.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했다니 참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이후의 여행사진은 어떻게 ?

  20. 우와 멋집니다!! 진정 즐기는 여행을 하니 아쉬운 맘 훌훌 털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시네요. 재밌어요!!! 마치 제가 당사자인 듯합니다! *~*

  21. 잘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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