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세계일주 - 008. 극비귀국, 그리고 포기.


사실 상해에 도착하기 전부터 왼손의 손가락이 아팠다.
계속해서 전기가 찌릿찌릿 올라오며 감각이 사라지고 손가락이 저렸다.
우선은 상해에서 쉬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한국에 있는 의사들과 상담도 해보고 가족들과 통화도 했다.

상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쉰 며칠동안 증상은 나아지질 않았고 오히려 오른손까지 증상이 번져 결국 귀국하기로 했다.
차라리 보이는 곳이 아프거나 다쳤으면 대응을 할텐데 보이지 않는 신경문제니 어찌할 방법이 없어 화도 났다.
하지만 언제나 내 좌우명인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를 잊지 않았기에 약간의 마음의 준비는 했었다. 
또한 자전거여행이 아예 무산될 상황을 대비해 상해에서부터 자전거 판매글을 올리고 가장 가까운 항구인 연운항으로 가기로 했다.
상해에서 연운항까지는 약 500km이고 아직 손가락이 움직이기에 자전거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상해를 떠났다.

상해를 떠나 최대한 빨리 연운항을 향해 약 50km정도 달렸을 때쯤 사건이 터졌다.
손가락이 신경이 쓰여 자꾸 움직이면서 감각을 느끼면서 달렸는데 왼쪽손가락이 안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바로 자전거에서 내려 오른손으로 주무르고 움직이려고 노력을 하니 손가락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가슴이 철렁 주저앉았다.

어제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小景이 기차를 타고 연운항 옆으로 간다고한 것이 떠올라 전화로 기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았다.
하지만 전화카드가 있어야하기에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가 아주 얉은 중국어와 바디랭귀지로 내 손이 다쳤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연운항에 가야하는데 기차나 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근처의 버스터미널들에 연락을 해보더니 이미 아침에 연운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했고 내일 있다길고 알려줬다.
잠시 컴퓨터를 빌려 인터넷으로 중국 기차시간표를 보니 밤 9시쯤 상해에서 연운항으로 가는 기차가 있기에 이 기차를 탈 수 있는 근처의 기차역을 물었더니 경찰용 승합차에 내 자전거를 싣으라고 하고 나를 태워 마을에 있는 기차매표소로 갔다.

매표소에 가니 표가 남아있다길래 예매하려 했더니 직원이 자전거가 커서 기차에 못 탈 수도 있다며 표를 사지 말라고 했다.
우선 경찰서로 돌아가기로 하고 자기들이랑 같이 중국 밥을 먹겠냐고 해 경찰서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다른 경찰관들도 놀라고 식당아주머니는 찐만두도 챙겨주시고 고마웠다.

밥을 다먹고 아무래도 자기들이 같이 가서 기차를 태워줘야겠다며 한 40km정도 떨어진 쿤산이라는 기차역으로 차를 타고 갔다.
기차역을 담당하는 공안과 이야기를 하더니 기차표를 끊게 해주고 나를 대합실로 데려갔다.

왼쪽에 있는 남자 공안이 선임이고 오른쪽에 있는 여자 공안은 신입 같아 보였다.
여자 공안은 약간의 영어도 할줄 알아 영어, 중국어, 바디랭귀지, 필담을 섞어가며 대화를 했다. 과자와 과일도 챙겨주고 한국까지 갈 돈은 부족하지 않냐며 나에게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데 정말 고마웠다. 
나를 데려다주며 끝까지 조심해서 가라고 하며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명함과 QQ아이디를 적어 주었다. 

이 공안은 기차역에서 나를 담당한 공안인데 자전거도 맡아주고 전화도 빌려주고 고마웠다. 

3시쯤 쿤산역에 도착했고 기차는 9시 14분 기차라 의자에 앉아 자다가 저녁먹을 시간이 돼 처음으로 중국 컵라면을 사먹었다.
안에 소시지가 들어있는 제품이 있길래 골랐는데 역시나 괜찮았다.
특이한 점은 안에 조립식 포크가 들어있고 스프가 2종류 반고체성분의 양념이 1팩이 들어있다.
스프를 언제 넣어야할지 몰라 가게 주인에게 찾아가니 한번에 다 넣고 먹는거라고 한다. 

속이 차있는 빵을 먹고 싶었기에 샀는데 크림은 들어있지만 빵 맛 자체가 별로였다.

편의점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기차역안의 가게.

중국은 기차를 탈 때에도 수하물 검사를 거친다.
짐을 다 X레이 검사를 하고 몸도 수색을 다 하는데 몸수색은 좀 대충한다. 

기차가 도착하기 약 15분 전 쯤 공안이 와서 자전거를 끌고 가자며 키가 작은 아저씨 한 분을 데려왔는데 짐이 다 실려있는 내 자전거를 번쩍 들어보더니 괜찮다며 따라오라고 해 같이 갔는데 이 아저씨께서 자전거를 번쩍 들고 긴 계단을 내려가는데 정말 대단했다. 
승무원의 도움을 받아 짐을 다 내려놓고 자전거를 세운 뒤 통로 문을 잠가 자전거를 보관했다.

돈을 아끼려 의자칸에 앉아서 가려했지만 매표소 직원이 자전거를 보관하기에는 침대칸이 좋다고 해 191위안을 내고 침대칸을 끊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가 너무 고파 어제 식당 아주머니가 주신 만두와 내가 산 과자 등을 먹으며 거의 12시간이 걸려 연운항동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려고 준비를 하는데 어떤 중국인이 너 한국인이냐며 저기에 한국인 한명이 더 있으니 대화를 해보라고 해 가보니 아저씨 한 분이 계셨다.
남경대학에 아들이 유학중이여서 다녀온다고 하시는데 자전거를 내리는 것을 도와주셔서 편하게 기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알고보니 어제 새벽에 승무원이 나를 깨우며 이 아저씨를 소개해줬는데 내가 너무 피곤해 인사만 하고 잠들었던 아저씨였다.
아저씨께서는 오늘 오후에 배가 있는 것을 내일로 알고 계셔서 내가 중국지점에 전화로 확인해봤다고 알려드리고 오늘 같이 귀국하기로 했다.
아저씨는 여행사를 끼고 오셔서 그쪽으로 가시고 나는 gps를 보고 지도에 항구로 표시되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상해의 기차역에는 못가봤지만 중국의 기차역은 대부분 서울역정도의 규모를 가진 것 같다.
인구가 많다보니 기차역자체도 엄청 크다. 

연운항 페리선착장을 향해서 달려가다가 바닷가가 아닌데 옆에 한글로 연운항페리 안내소라는 작은 간판이 스쳐지나가길래 멈춰서 들어가보니 페리선착장이 맞았다.
나는 바닷가에 붙어 있을 줄 알았는데 육지 한 가운데에 있어 당황했다. 
여차저차 해서 표는 끊었는데 근처에 밥먹을 곳이 없어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한 아저씨께서 한국학생이냐며 밥먹을 곳 없으면 위에 한인민박집에 가면 10위안에 밥을 준다고 해 올라가 밥을 먹었다.
2주만에 한국음식을 먹었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내 위장도 아직 내 여행이 끝난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나보다.
내가 간 민박집은 속칭 따이공이라 불리는 보따리 상인들이 묵는 민박이었는데 평소 몰랐던 상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민박집에는 다 상인분들인줄 알았는데 나처럼 관광온 형이 한명 있어서 같이 배를 타러 갔다.

배에서 먹을 간식을 사고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중국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여행자들에게 주옥같은 팁 하나.

자전거를 싣고 배를 탈 때는 무식하게 다 가지고 자전거를 가져가지말고
중국돈 10위안, 아마 한국에서 출발할때는 2000원정도를 내고
짐들을 보자기 같은 것에 묶어서 보낼 것. 


나도 그동안 준비하면서 선배들이 그냥 가지고 배에 타길래 생각없이 탔다가 한국에서 출발하는 배에서 깨달았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수하물로 다 붙이고 자전거만 달랑 들고 탔다.

배는 3시에 출발한다고 했지만 중국측에서 중국인들의 출국심사를 빡빡하게 해 5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알고보니 민박집에서 만난 형과 내가 기차에서 만난 아저씨도 오는길에 같이 배를 타고 오면서 알던 사이라 셋이 모여 소주와 맥주를 먹었다.
이번 배는 좀 오래된 배에 엔진실쪽이라 배가 덜덜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는데 군생활 하던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 

아침은 맑은 국물 라면. 

그러고 다시 한번 맥주를 마시고 사진에 없는 소주까지 먹은 뒤 다시 잠들었다.

형이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깨워서 나가보니 한국 영해에 들어왔고 옆에 군함이 지나가고 있었다.
생김새를 보니 내가 탄 배와 똑같아 번호를 살펴보니 내가 탔던 군함과 쌍둥이 군함이었다. 
평택항에 도착은 5시쯤 했는데 세관이 안들어와 배에서 계속 대기하다가 해가지고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제대하며 내가 아마 다시는 올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평택항에 1년도 안 돼 다시 오다니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가 보다.
짐을 다시 장착하고 휴가 나올때 버스를 타고 다니던 길을 따라 1시간정도 달려 평택역에 도착했다. 
표를 끊고 지하철을 타는데 전쟁에서 패하고 돌아온 장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무식하게 짐을 싣고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인데 유럽은 커녕 중국도 벗어나질 못하고 돌아오다니 패배한 것 같아 너무 부끄러워 죽는줄 알았다.

우선 집에 돌아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다음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데 다행히 허리쪽 신경이 다친게 아니라 손가락 끝의 말초신경만 눌려서 이상이 있는 상태라 반깁스를 하고 있으라고 하며 다른 치료법은 없다고 한다.
자전거를 조금 타는 것은 괜찮지만 이번처럼 짐을 수십kg을 싣고 여행을 하면 지금은 마비가 빨리 풀렸지만 더 심해져서 병원을 다시 오게 될 것이니 타지 말라고 한다.

결국 자전거를 비롯한 각종 여행용품들을 다 팔았다.
비수기인데다 급처로 판매하는거라 제 값도 못 받고 방출하는데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세계일주는 여기서 끝내고 
찌질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냐구요?





 

전혀, 절대, 아니오. 
나에게 포기는 더이상은 naver... 












 

 
오글거리지만 정대만도 그랬듯이 저도 포기를 모르는 남자입니다.
12월 2일 배낭메고 태국 방콕으로 출발해서 태국,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 돌고 인도와 네팔을 거쳐 여행자금 보충하러 호주로 갑니다.
수단은 바뀌어도 지구한바퀴 돈다는 생각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벌으면 되고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라도 끌고 갑니다. 

진짜 몇명의 친구만 빼고는 아무도 제가 한국에 있는 것을 모릅니다.
특히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박모씨, 내 블로그를 얼마나 보는지 모르겠지만 당신 피해다니느라고 계단으로 많이 다녔습니다.
연락 안했다고 삐친사람들이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쪽팔려서 연락안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고 돌아와서 웃으며 만납시다.

그럼 12월 1일 세계일주 배낭여행 준비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1.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패배했다 생각하지마세요..
    여행도 오래하다보면 여행하는게 일상이 되버리고 집으로가는게 여행이 되어버릴때가 있더군요..
    생각하기 나름이죠 ㅎㅎ 세계일주 응원할께요 화이팅~~~~

  2. 세계배낭여행~~ 콜!!!!~~~

  3. ㅋㅋㅋ생각도못했다
    날피해서 계단으로다니다니 ㅋㅋ
    남은여행은 잘해라 ㅋㅋ

  4. ㅠㅠㅠㅠ나도안보고왔다가다니 너무하네 그래도다행이다ㅋㅋㅋ

  5. 아 재미있게 읽다가 갑자기 놀랐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어요

    자전거타고 유럽여행을 갔었는데 저도 동일한 증상을 겪었었고

    더군다나 저는 싸이클을 개조했었기에..

    상반신의 체중이 거의 손에 실리고 드랍바다보니 손중앙과 엄지와 검지사이에 굉장히 무리가가죠

    하루에 8시간 이상 라이딩하다보니 팔이 저릿저릿하다가 마비증세도 왔었네요

    다행히 드랍바를 올려 헨들바 위치를 좀더 올리니 좋아졌엇네요

    참아쉽네요 준비부터 굉장히 공들인거같은데;;

    • 자전거를 안탄지 3달이 지난 현재도 손가락저림 증상이 남아 있어 멈추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면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하나하나 준비하며 즐거웠는데 수단이 바뀌었을뿐 여행을 포기한게 아니니까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6. 아쉽다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7. 좋은경험 간접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인생에 주어진 젋음을누구보다 뜻깊게 보내는것 같군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 후회없이 보내세요

  8. 새벽에 블로그 잘 보고가요
    아 숙제해야되는데...
    중국이나 인도는 요즘 무서워서 못갈것같은데
    밖에서 자시고 되게 용감하신것같아요
    저도 언젠간 한번 세계일주 하고싶네요

    • 저도 처음에는 밖에서 텐트치고 자는게 무서웠는데 자다보니 그냥 자게 되더라구요.
      저보다 부모님이 걱정 많으셨는데 이제는 매일 숙소에서 자니 편합니다. ㅎㅎ
      꼭 세계일주 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9. 비밀댓글입니다

    • 제가 순례길을 정말 걷고 싶은데 비자문제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에 가게될 날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그 때 가서 생각하려구요.
      정보 주셔서 감사하고 꿈을 꾸시지만 마시고 이루시길 바랍니다.

  10. 에세랄 클럽에 올리신 세계일주 여행기 다 보고 여기 와서 글 올립니다. 역시 이런 사연이 있었네요... 중국편을 나중에 읽으니까 그 동안의 여정들이 다 연결이 되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무사히 여행 마치고 오시기 바랍니다 ^^

    • 아주 아주 슬픈 이야기입니다. ㅎㅎㅎ
      뭐 덕분에 숙소에서 자고 비행기도 타보고 호강하고 있으니 좋긴하지만 아쉽기는 합니다. ㅎㅎ
      블로그까지 와주시고 감사합니다.
      끝까지 재미있고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11. 와! 정말 재밌어요! 개그감이 있으시네요 ㅎㅎㅎ 저도 똑같은 루트로 중국에서 시작해서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내일 떠납니다. 다만 저는 배낭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중국에서 밖에서 자는게 엄청 두려웠었는데, 좋은 선례가 있어서 정말 많은 용기 얻고 갑니다. 지금은 요가를 열심히 배우고 계신..? 하하하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행하세요! 글도 계속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 헛... 오늘 떠나셨겠네요.
      항상 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배낭여행이라면 밖에서 주무시지 마시고 숙소에서 주무세요.
      배낭여행자가 가는 곳의 대부분은 번화한 곳이다보니 위험해요. ㅎㅎ

  12. 돈이 없으면 벌으면 되고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라도 끌고 갑니다. 

    너무 멋있습니다!! ^^b

  13. 용민군 좌우명 정말 멋지네요.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라!!!'
    될 수 있으면 최악은 피하고 살자는 게 저의 모토인지라
    정말 마음에 크게 와닿네요.
    저도 길지는 않지만 외국생활을 하면서 정말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어찌 풀어야 할지 몰라서 아예 포기를 하고 한국으로 왔거든요.
    그때도 지금도 나름 최선의 방법이었기에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용민군의 지금도, 앞날도 항상 최선이기를 빌어드릴께요.

  14. 참 멋진 여행기 !!

    좋습니다!!

  15. 멋집니다

  16. 예전에 메일로 배낭여행 문의드렸던 청년입니다!
    항상 멋지게 사시네요 ㅎ
    대리만족을 하며 오늘도 재밌게 글 읽고 갑니다
    항상 파이팅 하세요 ㅎ

자전거 세계일주 - 007. 상하이 part 2. (~day 014)


내가 벤치에 누워서도 잠을 잘잔다는 것을 알게됐다.
카메라가방을 꼭 껴안고 낮잠을 한 30분정도 푹 잤다. 

아직 배는 안고프니 음료수 한병을 사러 가게에 갔다.
음료수나 과자가 쭉 진열돼 있으면 거기서 고르기가 쉽지 않다. 어린애들처럼 이걸 고르면 저게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 고민고민하다 국화차처럼 생긴 것을 골랐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고급스러운 쇼핑은 나와 맞지 않기에 신천지구경은 건너 뛰고 예원으로 가는데 한국의 인사동길처럼 생긴 곳이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앞쪽 가게부터 보면서 걸어가는데 회중시계가 이쁜게 있어 가격대를 파악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끝집에 다다랐을 무렵 이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다.
우린 서로를 알아보았고 흥정에 들어갔다. 


나: 아줌마 이 시계 얼마에요?
아줌마: 280위안
나: 너무 비쌈. 안녕히 계세요. 
아줌마: 알았어. 150위안.
나: 아뇨. 저기 가서 알아보고 올게요.
아줌마: 알았어. 여기 계산기에 니가 원하는 가격을 써봐.
나: 그냥 아줌마가 적어줘요.
아줌마: 100
나: 30
아줌마: 안팔어.
나: 네. 잘 있어요.
아줌마: 아니아니아니아니. 50
나: 30
아줌마: 이거 옆에 있는건 40에 준다.
(옆에 있는 시계는 건전지로 돌아가는 쿼츠고 내가 찜한 것은 태엽을 돌리는 오토매틱이다.)
나: 이건 구린거잖아요. 그냥 저거 줘요.
(아줌마가 나를 막 때리기 시작한다.) 
아줌마: 니가 한국인이라 이 값이지 일본인이면 안 깎아줘.
(나도 아줌마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 나도 일본 엄청 싫음. 중국은 나랑 친구임. 일본은 적임. 그러니까 30
아줌마: 40.
나: 35. 아니면 진짜 감. 
아줌마: 알았음. 너 나쁘다. ㅜㅜ
나: 근데 이거 시계줄 없음?
아줌마: 시계줄은 따로 20위안임.
나: 아줌마 잘봐요. 이 복잡한 시계가 35인데 고작 줄이 20? 장난하지말고 40 줄테니까 시계줄도 줘요.
(아줌마가 나를 또 때리고 나도 반격을 한다.)
아줌마: 너 나쁨.
나: 내가 아니라 일본이 나쁨.


너무 깎은 것 같아 그냥 나오기 미안해서 작은 장식품 하나를 더 사려는데 가격을 세게 부르길래 시계를 보여주며 10위안을 주고 사왔다. 
시계 오차를 측정해보니 하루에 +4초정도가 나오는데 싸구려 무브먼트지만 잘 뽑은 것 같다.
버스비 30위안을 아껴서 평소에 가지고 싶던 회중시계를 사다니 뿌듯했다.

배가 별로 안고파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확실히 상해가 따뜻하긴 따뜻하다. 

그냥 추천해달라니까 고기랑 은행, 버섯 등이 섞인 덮밥이었는데 짭짤하지만 맛있었다.
근데 옆에 있는 국은 너무 밍밍하면서 맛이 좀 이상해 다 먹진 못했다. 

길을 잘 모르겠어서 gps를 켜서 방향을 확인하며 걷다보니까 예원이 나왔다. 

처마끝이 다 뾰족뾰족하게 위로 솟아있는데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단체 관광인지 모르겠는데 아줌마들이 자리 깔고 앉아서 뜨개질도 하고 밥을 먹고 있었다.

파란가방을 맨 여성분은 상해 임시정부청사에서도 만났는데 또 마주쳐서 그냥 한방 찍었다.
나 도촬로 신고 당하면 인터폴이 출동하는건가. 

인형극을 보는 것 같은데 돈 아까워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근데 사진찍는순간 인형극이 끝나서 사람들이 움직여버렸다. 

예원입장료가 40위안이라길래 좀 아까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들어가기로 하고 매표소에 가보니 국제학생증이 통한다.
50% 할인 받아서 20위안에 들어갔다.

옥으로 만들어진 벽을 만지면 좋다길래 막 만졌다.

한국인 관광팀이 꽤 있어서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는데 저 가운데 돌이 옥돌인데 엄청 유명하다고 한다. 

잉어들이 빠글빠글 많아서 징그럽다.

이 광경을 처음보고 페인트를 칠하는줄 알았다.
그래서 와 짝퉁으로 심각한 중국에서 문화재에 페인트칠하는 모습도 보는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청소하는 것이었다.
근데 왜 걸레에 갈색이 묻어나올까...?

뭔가 있어보이게 한장 찍었는데 별로다.

이런 곳이 많은데 건물내부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보고 싶지만 다 막혀있다.

사람이 좀 없으면 벤치에 앉아 멍도 때리고 잠도 잘텐데 사람이 너무 많아 좀 아쉬웠다. 

다시 한번 있어보이는 컷.

한국에서 여행온 가족인데 아기가 한참동안 낙엽을 밟았다가 다시 발을 뗐다가 밟으면서 놀고 있었다.
엄마는 웃겨서 계속 웃고 있고 나도 귀여워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등이 설치 되어있는데 아마 전등일 것 같다.

단렌즈로도 한번 찍어보고

이 은행나무가 대단한 놈이다.
500년이상 된 나무인데 옆에 있는 암나무가 200년정도 전에 죽어서 외로울까봐 새로 암나무를 심어줬다고 한다.
500살이나 먹어놓고 300살 차이나는 새 부인을 얻었으니 역시 유명하고 볼 일이다.

문틀 위에는 저렇게 다 세밀한 조각들이 새겨져있다.

나뭇잎이 뾰족뾰족.

예원을 다보고 나와서 와이탄을 향해 걸어갔는데 바로 코앞이었다.
근데 이게 끝이다.
왼쪽에 동글동글한 탑이 동방명주인데 올라가는데 50위안인가 내야한다길래 포기했다.
이런 도시의 모습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야경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점점 추워지고 피곤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까 밥을 먹었기에 안먹으려다가 생각해보니 내가 중국에 와서 반주를 해본적이 없었다.
식당에서 술을 시키면 원가보다 비싼 것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통용되는 사실이기에 도시락집과 단골 가게에서 맥주를 따로 사다가 먹었다. 

밥을 먹었으니 당연히 과일을 먹어야 하는데 내가 깎아먹으려하니 중국애가 껍질채 먹는거라고 한다. 맛은 그냥 배맛. 

내가 묵고 있는 도미토리에 새로 들어온 룸메이트인데 박사과정 면접을 보러 상해로 왔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여행한 내용을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길래 밥먹고 해준다고 했더니 안해주는 줄 알고 삐쳤었다.
그래서 내가 라운지로 따라 오라고 하니 다시 또 좋아한다.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지금까지의 여정을 설명해줬다.
특히 공안하고 싸워서 호텔에서 잤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웃겨죽을라고 한다. 
나중에 자기 학교쪽으로 오면 친구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준다며 연락하라길래 메일과 집주소를 받았다.

하지만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알고보니 내가 아까 신천지쪽을 가다가 키카드를 잃어버린 것 같다.
길을 헤매다가 와이파이를 주워쓰려고 핸드폰을 꺼내며 30위안짜리 카드키를 땅에 버린 것 같다.

결국 내가 상해시티투어버스를 안탄 것은 카드키 값으로 다 나갔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하고 준비를 다 해놓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잠들었다. 

상해에 있는 동안 내 집이 돼주었던 밍타운 유스호스텔 인민광장점을 뒤로 하고 다시 떠난다.

가기전에 아침은 먹고 가야지.


아 잠깐만.

아침부터 느끼한 면요리를 먹었더니 입가심도 하고 갑시다.

  1. 자전거로 세계일주 하시는 거예요? 우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물건 가격 깎으신 기술 정말 예술인데요! 후훗~
    글과 사진 잘 보고갑니다! ^^

    • 헉 포카리스웨트다...
      이름만 보고 블로그 갔는데 진짜 포카리스웨트 블로그라 한번 더 놀랐네요.
      이제 배낭메고 갑니다. 또 놀러오세요.

  2. 예원에서 가게 아줌마와의 밀당!!!
    용민군을 밀당의 고수로 임명합니다~~ ^^
    저는 조카들 주려고 옥도장 3개를 새겨서 왔는데
    나름 잘 깎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도 솜씨는 정교해서 기분좋게 왔답니다.

    500살 은행나무님 이야기는 정말 쇼킹했어요. ^^
    200살 새 신부 은행나무님은 기분이 어땠을까요.
    에고고~~

자전거 세계일주 - 006. 상하이 part 1. (~day 014)


상하이에서 휴식의 시간을 좀 가지기로 하고 첫날을 푹 쉬기로 했다.

아침으로는 군만두와 전병같은 것을 먹고

여행기 쓰느라 나가기 귀찮아서 점심은 그냥 과일먹기.
저 조그만 빨간 과일이 미니 홍시다. 

그냥 추천하는 음식 달라고 했더니 카레를 준다.
근데 닭고기는 뼈와 함께 있으면서 양도 적고 그냥 카레감자밥이다.
중국에서 밥 먹으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을 처음해봤다. 

난 개가 무섭다.
난 고양이도 무섭다.
생긴건 귀여운데 만지면 내 손을 핥을까봐 무섭다. 

저녁에는 역시나 맥주다.
냉장고가 있기에 차갑게 넣어놨다 먹었는데 미지근한 맥주가 더 맛있다. 

12. 10. 24
어제 새벽까지 이것저것 알아보다 늦게 잠들었지만 습관이 들었는지 6시 30분에 눈을 떴다.
밍기적 거리다 아침을 먹고 여행기 2편을 쓰고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항상 하던대로 식당에서 추천하는 것을 시켰는데 12위안에 카레밥을 먹어 황당했다.
고기보다 감자가 몇배는 더 많았다.
호스텔에 며칠 더 묵기로 하고 호스텔 카드를 만들고 할인 받아 방을 연장했는데 처음부터 카드를 만들걸 후회된다. 


음... 뭐먹지...?
상해는 바다가 옆이니까 물고기를 먹어야겠다.
저기 魚 써있는거 주세요. 

아... 생선구이가 아니라 생선튀김이구나.
여러분 한자공부 열심히 합니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 계란요리가 사이드메뉴로 들어있고 튀김도 맛있었다.
옆자리에서 두유를 먹길래 얼마냐니까 1위안이라길래 시켰더니 걱정말라며 요리가격에 포함돼있다고 한다. 

오늘도 그냥 휴식을 하기로 하고 점심에는 군고구마를 사다 먹었는데 생긴건 엄청 맛있어 보이고 냄새도 달달해서 기대했는데 별로였다.
고구마도 갯수로 파는게 아니라 무게에 따라 값을 매겨 판다. 

저녁은 지금까지 수없이 지나쳐간 닭을 먹기로 했다.
시장에 매달려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마다 상하이가서 먹자며 넘어 갔는데 오늘 그 한을 푼다.
반마리만 먹으려다 그냥 한마리 통째로 사버렸다.
통닭엔 빠질 수 없는 맥주는 당연히 함께 먹어야지. 

느끼한 것을 먹었으니 과일로 입가심을 해야한다.
근데 무슨 과일인지 모르고 그냥 이쁘게 생겨서 사왔다. 

깎아보니 배임. 입가심하기엔 최고의 과일이다.

2012. 10. 25
6시에 한번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9시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비가 내리길래 리셉션에서 우산을 빌려 새로운 식당에 갔는데 도시락집처럼 생겼다.
중국어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 생겨 리셉션에 있는 직원에게 영어로 설명을 한 뒤 중국어로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도와준 직원이 고마워 내 단골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다주려 했는데 문을 닫아 내일 사다줘야겠다.
내일은 상해구경을 하려고 라운지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한국어가 들려 돌아보니 한국인 여학생 4명이 들어왔다.
여행하고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나 반가웠지만 그냥 모른척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내 방에 새로 4명이 들어온 흔적이 보였다.
잠시 기다리니 아까 그 한국인들이 와 인사를 했는데 중국에서 유학중인데 여행을 왔다고 한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잠들었다. 

 

어제 간 집이 깔끔하고 맛있길래 다시 갔다.
다 맛있다길래 아무거나 시켰는데 이번엔 마늘쫑 덮밥이었다.
좀 짭짤했지만 맛있었다. 

단골가게에서 선물하려고 과일도 한 20위안치 사고.

서비스로 뺐어온 미니 사과.

엄청 맛있어 보이고 비싸서 기대한 과일이었는데 그냥 사과다.
그것도 푸석푸석한 사과.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상해구경을 하러 나간다.
처음에는 상해시티투어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자장구를 두고 30위안이나 내고 버스를 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냥 걷기로 했다. 

청도에 도착해서 유심카드 사려고 차이나텔레콤을 수 없이 돌아다닌 생각이 나서 한장 찍고.

인민광장 한가운데 서있는 삼성 간판.

인민공원은 그냥 한국에 있는 공원과 똑같은데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는 것만 다르다.

그리고 공원테이블 곳곳에 도박판이 벌어진다.
적막이 흐르는 테이블 위에는 카드, 마작 등 각종 도박이 펼쳐진다. 

저 잎들을 밟고 지나가보고 싶었다.

시티투어버스의 노선을 보고 내가 갈 경로를 정했다.

박물관인데 별로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대도시라 그런지 하겐다즈도 있다.

피자헛도 있고

초대형 코트가 전시돼있는데 사고 싶었지만 입어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개봉한 토탈리콜.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라고 포토존이 있길래 한방 찍었는데 별로 내 취향이 아니다.

요새 금융권이 힘들다던데 결국 시티은행도 2위안짜리 버스운행으로 벌어먹고 산다.

애플짝퉁이라는 소리를 들은 삼성의 부스.
근데 계속 한국 노래만 틀어줘서 좋았다. 한국 음악이 들리면 반갑다. 

한국에서 주거래은행이던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이 보였다.
근데 아직도 chartered를 차타드라 발음하기 힘들다. 

사탕수수는 태국이나 베트남쪽 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사버렸다.

이왕 먹을거면 큰 컵으로 샀는데 달지도 않고 맛 없었다. 

신천지쪽을 향해 걸어가는데 육포로 유명한 비첸향이라는 가게 앞에서 시식하라고 나눠주길래 한 조각 얻어먹었다. 

내가 알고 온 정보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신천지역 6번출구 근처라는 것 밖에 모른다.
계속 걷다보니 신천지역이 나오고 임시정부를 찾아 돌아다녔다. 

6번출구에서 쭉 직진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가 나온다.

원래는 15위안이었는데 얼마전부터 20위안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 금지.
상해임시정부 유적지를 가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인일텐데 제발 찍지말라면 찍지 맙시다. 

저 골목길 안에 있는 주택가 한가운데 아주 초라한 건물 한채가 우리나라의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임시정부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에 존재하지 못하고 외국에 있는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초라한 곳이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원래 일본을 싫어해서 이번 세계일주 계획에서도 일본은 뺐는데 다시한번 일본의 악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다.
결론은 과거를 잊지 말자. 그리고 반성하고 사과해라 쪽바리. 

새벽부터 일어나 계속 걸어다녔더니 너무 피곤하니까 잠좀 자고 갑시다.
난 아무곳에서나 잘 자니까요.
  1. 잘 읽었습니다. 먹는거~ 사진 많이 많이 올려주니 좋습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3. 시티은행 미니버스 있는 곳이 제가 갔을 때는 미니버스가 아니라
    (딱 10년 되었네요... 흑흑흑~~)
    양 옆이 다 뚫린 트롤리 형태의 미니기차가 있었거든요.
    처음에 그걸 타면 와이탄 입구까지 일주를 하려나 했는데
    타고 보니 어찌나 빨리 내리라고 하든지~ ㅎㅎㅎ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도 택시타고 물어물어 갔었네요.
    기사도 잘 몰라 적어간 한자랑 주소를 보여주고
    한참 헤매다가 찾아간 기억이 납니다.

    용민군 말처럼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더라구요.
    너무 작고 좁은 집 한 칸이었고 백범김구선생 집무실겸 침실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더라구요.

    그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언제 될지도 모를
    조국의 해방을 위해... 나쁜 일본너무시키들 피해...
    그때보다 정문 앞이 제법 정돈이 잘 된거 같아 보여 맘이 놓이네요.
    그때는 정말 주변이 너무너무 어수선했거든요.

  4.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보신분들의 반응이 다들 비슷하시네요..

    저도 동생이랑 임시정부청사 보고나서 참 마음이 울쩍하고 많이 아팠는데..

    그리고 홍구공원에서 윤봉길 의사 기념관 보고나서는 아....

자전거 세계일주 - 005. 상하이 입성. (~day 011)

어제 늦게 잤기에 6시에는 못 일어나고 8시가 좀 넘어서 빗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설마하며 창밖을 보니 비가 퍼붓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으로 가득하기에 우선 밥이나 먹기로 하고 조식 뷔페로 내려갔다.
중국에 와서 이런 음식을 먹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공짜기에 모든 음식을 하나씩 다 먹기로 했다.

오른쪽은 만두탕같은 것은 맛있었지만 왼쪽의 검은 달걀은 그냥 달걀맛이었다.

뷔페에 왔으니 우아하게 빵도 먹어야지.

고기도 먹고 입가심으로 과일도 먹고

오믈렛을 해주길래 5분 기다려서 먹었는데 배가 안찬다.

그러면 시리얼을 먹어야지

히딩크 횽아가 말했듯이 나는 아직 배고프다.
왼쪽에 요플레처럼 생긴 것은 요플레가 맞는데 숟가락으로 떠먹는게 아니라 빨대를 꽂아먹는다.
색깔과 다르게 빨간건 대추맛이고 초록색은 딸기맛인데 맛있었다. 

웬만한 것은 다 먹었지만 배가 막 부르지는 않았다. 위가 늘어났나 보다.
마지막으로 교양있게 디저트를 먹고 올라왔다.

내가 잔 방이다.
아침에 텐트를 걷으며 사진찍는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 개판이 된 방을 찍었다.
스카이프에 가입해 집에 전화를 하고 중국 기상청에 들어가 상해날씨를 보니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한다.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인터넷을 했다. 

체크아웃 시간인 12시쯤이 되자 비가 그치길래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혹시나 태호 가실 평범한 여행자는 이 호텔 시설이 괜찮으니 추천한다.   

평소엔 사먹지도 못할 고급 네슬레 물인데 나오면서 방에 비치되어있던 것을 들고 나왔다.

어딜가든지 생존과 절약을 위해 머리가 돌아간다.   

근데 태호보러 왔는데 안개가 껴서 태호가 보이지를 않는다.
오른쪽에 넓게 호수가 있는데 무지막지하게 크다.

지도를 보면 왼쪽에 있는 거대한 호수인데 상해 시내보다 더 크다. 

이게 뭐야...무서워...

다들 출근을 했는지 도로가 뻥 뚫려있는데 약간 으스스한 분위기였다.

비가 와도 나는 시간을 낚지요...

대륙은 배로 운송을 참 많이 한다.

길 가운데를 통과하는 기찻길이 있고 고가도로가 이렇게 꼬여있어 건너가는데 힘들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포르쉐가 비를 맞으며 줄지어 서있는데 든 생각
'저거 출고하기 전에 세차하려면 힘들겠다.'

저 바위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비를 계속 맞으며 달릴 때는 몰랐는데 비가 그치니 추워지기 시작한다.
4시 30분쯤 빈관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2층에 있는 빈관에 들어가서 외국인 투숙 되냐니까 가능하다길래 흥정을 시작했다.
흥정에 앞서 나보다 먼저온 중국인이 100위안에 입장하는 것을 매의 눈으로 포착했다.

아줌마 曰 120위안
나 曰 비싸요.
아줌마 曰 100위안
나 曰 비싸요.
아줌마 曰 80위안
나 曰 70위안.
아줌마 曰 안돼. 80이 마지막이야.
나 曰 75위안.
아줌마 曰 80.
나 曰 알았어요.

짐을 풀어 낑낑대며 2층으로 다 옮기고 배가 고파 시장으로 갔더니 이것저것 골라서 막 넣고 말아주는데 맛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조합해야할지 모르니 다른사람이 주문하는 것을 보고 가격을 파악하고 10위안을 낸 뒤에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맥주도 2캔을 사서 방에 들어와 사진한방 찍고 한입 먹는 순간 주인이 찾아온다.

왠지 느낌이 싸늘하다.

공안이 와서 여권을 보여달라한다.
컴퓨터로 조회하는 법을 몰라 낑낑대더니 조회를 못하고 전화를 하더니 외국인은 안된다고 한다.
물론 여권을 볼 줄도 모르면서 계속 내 여권을 뒤적거린다.
어제 많이 싸웠기에 싸울 힘도 안난다.
밥만 먹고 나가기로 하고 그냥 상해로 가기로 했다. 
1층으로 짐을 옮기니 다시 비가 내리고 있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키고 상해쪽으로 달리는데 너무 춥고 위험했다.
교차로에서 옆에 공안차가 신호대기중이기에 '삔관 삔관'했더니 방향을 가르쳐 줘 마을로 들어가 20분을 돌았는데 빈관의 빈자도 안보인다.
비를 맞으며 미친놈처럼 공안 욕을 하며 달리다가 다음 마을에 들어가 빈관을 찾다 찾다 혹시나 해서 빈관같은 건물에 들어갔는데 목욕탕 같은 곳이다.

나 曰 여기 빈관임?
아줌마 曰 아니. 너 잠자려고?
나 曰 네.
아줌마 曰 여기서 잘 수 있음.

근데 주인아줌마와 바디랭귀지가 잘 안된다.

그 때 옆에 있던 신발장 관리하는 아줌마가 끼어든다.
막 손짓 발짓을 해가며 대화를 하니 1층에서 씻고 2층가서 자면 된다고 해 씻으러 들어갔다. 
목욕탕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생겼다. 

깨끗하게 씻고 나와서 아줌마와 때밀이 친구랑 짧은 중국어로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아까 못먹은 맥주가 떠올라 꺼내서 마시며 1시간정도를 놀았다. 

궁금한게 엄청 많았던 때밀이.
그리고 잠옷으로 제공되는 옷.

12. 10. 22
아침에 일어나니 빗소리가 들려 밖에 비가 퍼붓고 있었다.
 어차피 호텔에서 온거 12시에 체크아웃하기로 했으니 조식을 먹으러 가서 종류별로 다 먹었다.
근데 비가 그칠 기미가 안보여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종일 온다고 해 비를 맞고 빈관에 가기로 했다.
 12시에 나오니 비가 그쳐가고 있었는데 동쪽으로 달리다보니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5시쯤 빈관을 잡았는데 별 3개라고 한국인도 잘 수 있다고 해 저녁을 사다가 먹는데 주인이 나가라고 했다.
공안들이랑 여권을 보더니 한국인은 안된다는 것이다.
7시에 쫓아내면서 미안한 기색도 없이 자기들 밥을 먹는데 싸울 마음도 안들었다.
계속 달리다가 공안에게 또 뒷통수를 맞고 너무 위험해 빈관을 찾다가 어쩌다보니 목욕탕에 가게됐다.
 씻고 놀다가 자러 올라갔는데 찜질방같이 홀에서 잘 줄 알았더니 1인 1실이었다.
때밀이 알바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놀았는데 애들도 싸이를 안다.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니 우리나라 케이블 방송의 '러브 스위치'와 비슷한 프로그램이 나온다.
대신 스케일이 커 여자가 100명이 나오는데 엄청 이쁜 여자는 없었다.
근데 BGM으로 현아의 '버블팝'이 나와 신기했다. 

일어나서 둘러보니 잠을 잔 사람이 나밖에 없어 무서워 기다리다 1층으로 내려왔다.
락커룸인데 전자키를 쓴다. 한국과 다를게 없다.
오른쪽은 탕 입구인데 사람이 없어 사진을 찍으려다가 습기가 많아 포기했다. 

중국의 아침 시장은 출근하기전에 밥을 먹는 사람들로 빠글빠글하다.

알맹이가 든 우유와

식빵 튀김과

근데 먹어보니 쌀을 넣고 튀긴거라 속은 밥이고 겉은 누룽지였는데 맛있었다.

깨가 듬뿍 뿌려진 화덕에 구운 빵이 아침이다.

어제 비를 맞았으니 체인에 오일 좀 뿌려주고 달린다.

내 여행의 동반자 G204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드디어 상해가 표지판에 표시되고 있다. 

중국에는 없는게 없다. 피라미드도 있다.
상해 중심으로 가면 숙박료가 비쌀까봐 외곽쪽에 숙소를 잡고 지하철로 상해구경을 하려고 빈관을 알아보는데 230위안 이상이다.
좀 저렴한 곳을 찾기위해 계속 돌아다니다가 한 빈관에 들어갔더니 여긴 안된다며 옆에 복덕방으로 데려갔다.
복덕방 직원들이 근처에 빈관들을 찾아주며 가격을 알려주는데 150위안정도한다.
인터넷을 잠깐 빌려서 검색해보니 인민광장 옆 유스호스텔 도미토리가 50위안이라기에 인민광장으로 가기로 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근데 인민광장 가는 길을 모른다.
한국에서 자주 써먹던 방법인데 시내에서 길을 모를 땐 버스 노선표를 보면 된다.
112번 종착지가 인민광장이니 112번만 죽어라 쫓아가면 된다. 

근데 이렇게 복잡해서 어떻게 찾아가지.
이럴 땐 별 수가 없다. 그냥 촉에 의지해 달려가다가 이상하면 물어보면 된다.
'렌민꽝장'만 한 50번을 물어물어 인민광장에 도착했다.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패밀리마트를 봤다.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牛肉이란 글자가 보여 주문한 소고기 볶음밥.
오른쪽 국물은 샹차이가 들어있지만 난 이제 샹차이의 맛을 음미하는 경지에 올랐다.  

맥주를 사려고하니 다 4.5위안~6위안이고 편의점은 더 비싸기에 계속 돌다가 3위안에 파는 집을 찾아냈다.
저 큰 과일은 예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계속 참다가 상해와서 사먹었다. 

처음엔 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렌지 같은 과일이었다.
근데 맛은 밍밍할뿐 시지도 달지도 않았다. 

내 맞은편에 있는 중국학생인데 내가 저 오렌지를 줬다고 음료수를 사다줬다.
와이파이도 되기에 인터넷을 좀 하다가 잠을 잤다.

12. 10. 23
 5시에 눈이 떠져 복도를 돌았는데 나밖에 없고 깜깜해서 무서웠다.
6시가 좀 넘어 내려가니 주인이 와서 씻고 상해로 출발했다.
상해까지 한 60km정도 남았기에 설렁설렁 달리다보니 상해에 도착했다.
 중국에서는 gps에 오차가 있기에 유스호스텔으 잘 못찾다가 4시 30분에 겨우 찾았다.
상해 입성한지 4시간만에 숙소를 잡은 것이다.
유스호스텔이 1박에 50위안밖에 안하는데 시설은 좋아 마음에 든다. 


  1. 먹방사진에 짧지만 재미난 멘트 잘 봤어요.
    정말 재치있어요. ^^
    그럼 저도 '우아하게' 이 글에서 퇴장할께요.

  2. 사진을 보고 유추해 보건데, 아마도 쌍나라고 불리우는 우리나라 찜질방 혹은 사우나에서 주무신 것 같네요.ㅋㅋ

    참 재미있는 경험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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