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9. 골목길이 아름다운 야즈드.(이란 - 야즈드)


오늘은 아침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하기에 7시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손목시계를 보니 8시가 다 되어가길래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1시간 느려졌길래 무슨 일인가 생각을 해보니 아마 서머타임이 끝난 것 같았다.

확실하게 알기 위해 리셉션으로 갔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길래 손목시계를 보여주며 바디랭귀지를 했더니 서머타임이 끝난 것이 맞다고 한다.

1시간이 늘어날 줄 알았더라면 좀 더 푹 잤을텐데 아쉽다.

아침이라 식당이 안 열 것 같아 그동안 버스에서 줬던 비스켓들과 잼으로 아침을 먹는데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도너츠를 사다 냉장고에 한글이 보인다.

이란에 와서 봉봉도 마셔보고 알로에 베라드링크도 마셔보다니 정말 지구촌 시대가 맞나보다.

이제 쉬라즈를 떠나 야즈드로 향한다.

휴게소에 들르길래 이번에도 홍차 한 잔을 마시고 슈퍼를 둘러보는데 보거스처럼 생긴 캐릭터가 그려진 감자칩이 보였다.

아마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보거스를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내가 많이 늙은 것 같아 슬퍼진다.

버스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면 주위에는 사막밖에 보이지 않는다.

황량한 사막에 펼쳐진 아스팔트 도로가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멋있게 보인다.

야즈드에 도착하니 너무 덥길래 짐을 풀자마자 낮잠을 잤다.

날이 더우니 몸을 보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쌀밥과 치킨을 시켰다.

다리 하나와 양념으로 밥을 먹어야하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한국이었다면 최소 반마리는 먹었을 치킨인데 여행을 하면서는 닭다리 하나로도 만족하는 것을 보니 내가 그동안 음식을 먹을 때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먹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당하게 먹고 기분 좋게 디저트를 먹는 것이 더 좋은 식사인 것 같은데 식탐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저녁에 마실 물을 샀는데 잔돈이 없다며 과자를 하나 주는데 맛이 별로였다.

이란의 숙소도 대부분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무료라 그런지 단백질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제 묵었던 숙소의 시설이 너무 참담해 오늘 바로 숙소를 옮겼다.

창고를 개조해 도미토리로 쓰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데 화장실은 여기저기 오물이 묻어있고 샤워실도 너무 더러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여서 돈을 내고 돼지우리에 묵는 기분이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메뉴판을 봤는데 낙타 고기가 눈에 띄었다.

신기하고 새로운 음식은 무조건 먹고 보는 것이라 배웠기에 우선 시켰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부드러웠다.

냄새도 안 나고 살결도 부드러워 갈비찜을 먹는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니 메르스가 유행하기 시작하고 예방법으로 낙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길래 난 예전에 먹어봤다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었다.

아마 대한민국 사람 중에 낙타고기를 먹어본 사람은 정말 극소수일 것 같은데 이런 소수의 사람들까지 신경써주는 정부가 정말 고맙다.

이란의 여름 날씨가 원래 덥긴하지만 야즈드는 다른 곳보다 더 더운 것 같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어 로비에서 뒹굴거리다보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해가 지면 조금이나마 선선해질까봐 동네 구경을 나왔는데 거리에 문을 연 가게들이 없다.

아마 더운 지역이라 그런지 해가 한창일 때는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길을 걷다 높은 시계탑이 보여 가까이 다가가봤다.

야즈드에는 높은 건물이 별로 없기에 시계탑에 올라간다면 야즈드의 전경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문이 잠겨있었다.

어서 드론 산업이 발전해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는 드론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체로 관광을 온 어르신들이 보였는데 아무리 패키지 여행이더라도 이란을 올 생각을 하시다니 대단하다.

과연 대로변에 있는 하수도마저 깨끗한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할지 궁금하다.

아마 먹어도 된다는 뜻이거나 먹지 말라는 뜻일텐데 혹시 페르시아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

그냥 돌아다니다보니 아까 만난 어르신들을 다시 만났다.

역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걷다보면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오늘도 물을 사니 맛없는 과자를 주려길래 젤리로 달라고 했다.

젤리의 달달함과 탱글탱글한 식감은 정말 사랑스럽다.

할 일이 없을 때는 여행기를 쓰는데 맥주가 없으니 글을 쓸 맛이 나지 않는다.

저녁엔 고기카레와 샐러드를 같이 시켰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치즈를 먹으니 정말 행복했다.

난 우리나라가 정말 좋은데 와인과 치즈를 생각하면 유럽에서 살고 싶어진다.

이번에 옮긴 호텔은 아침에 스크램블에그를 준다.

그것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라 오랜만에 달걀을 원 없이 먹었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즐겁고 행복한 것이 제대로 된 삶일텐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야즈드가 아무리 덥다지만 방에만 있을 수 없으니 거리 구경을 나선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으면서 볼거리가 많은 것은 역시 모스크다.

어쩜 이리 아름답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모스크에도 다양한 건축양식이 있을텐데 그저 아름답다는 감상평밖에 할 줄 모르는 내 지식이 부끄럽다.

그래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느낄 수 있어 다행이다.

물론 사랑이 가장 아름답다지만 커플은 용납하지 못한다.

야즈드는 황토색 건물로 이뤄진 도시 자체가 유명하다.

그렇기에 유명한 관광지를 골라가기보다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야즈드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사막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적응하며 예술적인 부분까지 신경 쓴 고대의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런 점들이 인류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골목길에 있는 집들은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집이기에 함부로 들어갈 순 없지만 벽을 만지면서 걷는 것 정도는 괜찮다.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직접 손으로 만지고 촉감을 느끼는 것이 더 재미있다.

야즈드의 건물들에는 굴뚝처럼 생긴 특이한 조형물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드기르스라 불리는 송풍장치라고 한다.

한 여름의 야즈드는 섭씨 4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기에 굴뚝 높이의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을 바드기르스로 받아들인 뒤 건물 내부로 보낸다고 한다.

이런 장치를 고안하다니 인간은 정말 대단하다.

사막에서 구할 수 있는 물자에는 한계가 있기에 흙과 돌, 지푸라기가 집을 짓는 재료의 전부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자동차길래 알아보니 기아자동차에서 나온 프라이드 자동차의 해외 수출명이 Rio라고 한다.

골목길이 복잡하지만 계속 걷다보면 큰 길로 이어질 것이라는 단순한 마음을 가지고 걸어간다.

역시나 걷다보니 자동차들이 드나드는 큰 길이 나온다.

치안이 불안한 나라였다면 시도도 못해봤을 골목길 구경이었지만 이란의 치안은 괜찮은 편이기에 재미있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시내로 나오니 잡화점이 많길래 구경을 하는데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마늘로 샴푸를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이란에는 마늘 샴푸가 있었다.

어떤 샴푸일지 궁금했지만 괜히 사용했다가 탈모가 올까봐 구경만 했다. 

빵집이 보이길래 스스럼없이 들어가 베이비슈를 몇개 샀더니 옆에 있던 한국분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이것 저것 잘 챙겨먹는다며 대단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난 정말 순수하게 그냥 베이비슈가 먹고 싶었기에 사 먹었을 뿐인데 신기하게 보였나 보다.

난 베이비슈보다 사막에 있는 도시에 분수가 있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물이 있으니 도시가 생겼겠지만 물이 풍족하진 않을텐데 분수를 만들다니 신기하다.

빛을 받은 모스크의 모습이 아름다웠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그 색이 나오지 않는다.

구경하느라 수고했으니 이란산 스크류바를 나에게 상으로 준다.

오늘 저녁메뉴는 소고기와 무알콜맥주다.

내가 꼭 이란을 떠나는 순간 알코올을 먹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며 맛있게 먹는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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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즈드의 모스크와 건물들은 어느 여행자의 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낙타고기라... 궁금하네요.
    불금이긴 한데 일이 밀려서 언제 끝날지 모르니. 이런...
    무알콜 맥주가 땡기는 오전입니다.

    참 그리고 리오는 국내에서도 팔았던 모델입니다.
    프라이드와 별개로요.

    • 이란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많으니 어디선가 보셨을 것 같아요.
      낙타고기는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놀랐는데 무알콜맥주는 전혀 맛이 없더라구요. ㅠㅠ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어서 인터넷 검색으로만 찾아봤는데 리오는 우리나라에서도 팔았던 모델이었군요.
      감사합니다.

  2. 금요일마다 업데이트 되는지 지금 알았네요...ㅎㅎ 한국으로 가는 휴가가 11월25일인데 그때까지 금요일마다 용민님 여행기 기다리는 재미로 버

    텨야겠습니다.

  3. 글을 참 맛나게 잘 쓰시네요...

    가사에 직장에 9살 아들의 양육에 지쳐 있는 제가 그 골목을 함께 여행한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4. 저도언젠가 세계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꾸며 사는데 꿈만으로 끝나지 않길바라며
    꾸준히 여행기들을 읽고 있던중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여행기에 댓글남기는건 처음인데,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또 우연히 찾아서 님의 글을 읽게되면 댓글 남길께요^^

    • 꿈을 꿈으로 두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뤄지더라구요.
      저도 어릴 때부터 꾸던 꿈이었는데 실제로 갔다와보니 충분히 갈만 하고 가야만 했었더라구요.
      꼭 꿈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5. 비밀댓글입니다

  6. 재밌네요 ㅎㅎ 일하고 있는데 웃으면서 보고 있습니다 ㅎㅎ

  7. 글이 건조한거 같으면서도 피식피식하게 만드네요 ㅋㅋㅋㅋㅋㅋ
    해학적(?)이라는 말을 여기다가 써도 될까요?ㅎㅋ

  8. 글이 깔끔, 담백하면서도 재미있네요. 읽기에 부담도 없고.. 글 쓰신 분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같네요.

  9. 아무리 용민님이라 해도 시간이 지난 여행기를 다시써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걸 여실히 느낍니다.
    저도 용민님 보면서 나도 나중에 여행가면 여행기를 써야겠다 했는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전 여행기 못쓸꺼에요...
    게을러서...
    2-3시간씩 이렇게 공들여 쓴다는건 완전 자기와의 싸움일테니까요
    그런면에서 힘듦에도 이렇게 여행기를 끝까지 완성해 나가는 용민님의 패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지난 여행기를 쓰는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ㅎㅎ
      특히 요즘 일이 생겨 댓글도 많이 밀려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제 일도 마무리됐고 이란을 떠나 제가 정말 좋아했던 지역으로 넘어가니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우연히 들어왔다가 너무 재밌어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 빠짐없이 보다보니 지금47번 인도여행기네요 거꾸로 보게됐지만 멈출수없이 계속 클릭하게 하는 매력적인 여행기예요

  11. 미식가들이나 식도락가들에게는 이란여행 당연히 비추천이겠네요? ㅡㅡ;;;;; 이런사람들은 차라리 먹거리와 식당들이 많은 중국이나 대만 홍콩 싱가폴등지에 여행하시는것이 더 나을듯~!!!!

    • 음... 호텔에 가면 특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음식은 제가 먹은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란의 케밥은 꽤 맛있으니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12. 흙벽과 높은 담장, 좁은 골목... 정겹게 느껴지네요.
    단 저같은 길치는 한번 들어가면 길을 못 찾을 것 같지만요.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을 밥위에
    매번 뿌려주는 걸 보면 역시 향신료의 나라인가봐요. ^^

  13. 골목길의 바닥에 수없이 깔린 돌마저도 투박하면서도 나름의 정성을 들여 만들었을 길이라고 생각하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드네요.
    황량해보이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가봅니다.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147. 세상의 절반이라 불리는 이스파한. (이란 - 이스파한)


아침 식사에 바나나 사과 주스가 나와 신기했는데 진짜 바나나와 사과를 함께 넣은 맛이 났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에게 마술레에서 산 꿀을 나눠주니 꿀도 들고다니는 여행자라며 대단하다고 말을 한다.

예상보다 많은 꿀을 사서 나눠줬을 뿐인데 부끄럽다.

아침을 먹었으면 이스파한을 구경하러 나가야한다.

여행이란 먹고 자고 놀러다니고의 연속이다.

나중에 오토바이는 어떻게 나가라고 이렇게 차를 대놓은 건지 궁금하다.

이란 여행은 알려진 자료가 별로 없기에 론니플래닛을 참고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지도를 보며 근처에 있는 하킴 모스크를 향해 걸어간다.

모스크 앞에 도착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입구가 어두운 것이 아무래도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다가가보니 역시나 문이 닫혀있었다.

왜 슬픔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방향으로 가보니 다른 입구가 있었다.

수리 중인 것처럼 보여 안에 계신 분께 여쭤보니 들어가도 괜찮다고 하신다.

모스크의 입구 천장부터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로만 장식된 모스크의 세밀한 멋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모스크의 중앙부에 있는 예배당 천장의 돔은 봐도 봐도 아름답다.

보수공사 중이어서 그런지, 기도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 혼자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다.

정확히 절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조용히 기도만 드리고 나왔다.

그 어떤 종교도 남을 해치라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을텐데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터키에서 만난 블루 모스크보다 이스파한에서 만난 하킴 모스크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이슬람 신자는 아니지만 경건한 마음이 들어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IS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아파와 수니파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데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죽고 그 뒤의 후계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으며 종파가 나뉘었다.

과거 이슬람은 종교이며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었기에 나라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함마드의 후계자가 필요했는데 무함마드가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택하지 않아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눠지게 된다.

두 종파 간에는 코란을 받아들이는 입장과 지도자를 뽑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한다.

특히 시아파는 예배를 올릴 때,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은 작은 돌을 앞에 두고 기도를 올리는데 이는 돌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돌을 이루고 있는 진흙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물질이라 돌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고 한다.

보수를 잘 해 다음에 올 사람들도 하킴 모스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이스파한이라 기대를 했는데 처음으로 들른 하킴 모스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포근한 마음을 안고 거리로 나선다.

반바지를 보니 입고 싶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남자라는 이유로 차도르를 안 쓰고 반팔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길을 걷는다. 

이란의 바자르는 대부분 긴 통로 형식을 띄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시장에 왔으면 먹을 것을 먹어야한다.

꼬마 아이들 사이에 섞여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아이들이 웃는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팔고 있었는데 색색의 향신료를 쌓아 놓은 모습이 예뻤다.

우리나라는 주로 고춧가루와 후추 정도만 사용하는데 인도와 중동지역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하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다.

이번엔 다른 모스크인 마스지드 조메를 찾아갔는데 입장료로 1만 토만(한화 3,300원)을 내야한다.

'마스지드'는 페르시아어로 '엎드리는 곳'이라는 뜻을 가졌고 사원을 의미하는데 스페인어와 불어를 거치며 모스크로 서양권에 알려졌다고 한다.

'조메'는 '금요일'을 뜻하니 마스지드 조메는 금요일의 사원이라 할 수 있다.

조메 모스크도 천장이 참 아름답다.

이상하게 이슬람 건축물에 오면 천장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본 알함브라 궁전이 떠오른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이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51 - 이슬람 건축의 정수, 알람브라 궁전.

을 읽어주세요.


아름다운 건축물을 묘사할 때 조금 더 풍부한 표현을 쓰고 싶은데 내 감수성과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마스지드 조메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아까 본 하킴 모스크에서 느꼈던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시 난 작고 조용한 곳에 끌린다.

사람들이 낙서를 하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리벽을 설치해놨다.

우리나라의 석굴암도 예전에는 유리벽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만지고 훼손해 유리벽을 설치했다고 들었는데 몇몇 사람들의 이기심때문에 문화유산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조각부분에 이렇게 검정색이 칠해진 것이 보이는데 이는 탁본을 뜨며 생긴 잉크 자국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금지된 곳이 많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탁본이 이뤄졌었다고 한다.

눈으로 보고 감탄했던 세밀함이 사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쉽다.

마스지드 자메에서 나오니 공사가 한창이다.

어느 정도 개발된 모습이었던 대로변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인터넷을 돌다보면 평양의 모습이 보이는데 평양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계속 걸어다니느라 배가 고프니 튀김 하나를 먹는다.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난 아무거나 맛있게 먹으니 괜찮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이맘 광장이다.

이맘 광장은 이스파한의 중심에 있는 거대한 광장인데 이스파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라고 한다.

원래는 샤 왕의 광장이라 불리던 이맘 광장은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의 이름을 따 이맘 호메이니 광장이 됐고 사람들은 편하게 이맘 광장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맘 광장에는 이스파한뿐만 아니라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이맘 모스크가 있다.

이 모스크는 파란색이라 블루 모스크로 불리기도 하고 최고의 모스크라는 의미로 왕의 모스크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안을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기도시간이라고 문을 닫았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두 곳의 모스크를 봤는데 처음에 간 하킴 모스크에서 느낀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두번째로 본 마스지드 자메에서는 별 감흥을 못 느꼈었다.

이런 상태에서 이스파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모스크를 보면 그저 관광지 탐사가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여운을 두고 싶어 그냥 밖에서만 구경하기로 했다.

이란의 시내버스 뒷부분은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데 여성들은 뒷 문으로 탑승해 내릴 때 앞으로 와 요금을 낸다.

이란의 낡은 노란 택시는 정말 귀엽다.

이스파한을 떠나는 버스를 미리 예약하기 위해 시외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왔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기에 어디를 가든 버스표 구하는 것이 쉬운데 땅이 넓은 나라들은 장거리 버스 위주라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이란 버스터미널의 신기한 점은 예매 창구와 계산 창구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예매하는 곳에서 표를 정하고 계산 창구로 가 돈을 내면 표를 준다.

잘 쓰던 목베개에 구멍이 나 터미널에 있는 상점에서 5만 리알(한화 1,600원)에 샀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간단한 공산품도 저렴하니 여행할 맛이 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가는데 내가 묵고 있는 호스텔이 보여 우선 내렸다.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몰라 그냥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보며 왔는데 운이 좋았다.

숙소에서 잠깐 쉬고 밖으로 나왔는데 거리에 살벌한 마네킹이 보인다.

고정을 하기 위한 것은 알겠는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나 궁금하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심하게 막히길래 그냥 시내로 걸어가기로 했다.

페르시아어를 해석해보니 참 좋은 말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쓰러진 나무를 전시해놨다.

다시 이맘광장에 왔는데 아까 말이 세워져 있던 곳에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용한 곳이니 스스로 청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가족단위로 이맘 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셔츠를 입은 남자와 히잡을 두른 여자가 참 잘 어울린다.

이맘 모스크에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역시나 그냥 참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올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흙 벽돌이 황금빛으로 보인다.

여성이 하지말아야할 행동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들이 보인다.

문화권이 다르니 조심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다른 점이 많기는 많다. 

까만 것은 글이요 하얀 것은 바탕이다.

언어를 아예 알아보지 못하는 나라를 여행할 때면 문맹이 된 기분이 든다.

이번에 온 곳은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르는 자얀데 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는 시오세 다리다.

교각이 뒤집어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나에게도 감수성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시오세 다리는 아름다운 모습때문인지 이스파한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란이지만 곳곳에 하트낙서가 보이는 것을 보니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말했듯이 커플지옥 솔로천국이다.

다리가 간지러워 계속 긁다가 쳐다보니 벌레에 물린 자국이 많이 보인다.

아까 이맘 광장의 잔디밭에서 물린 것인지 숙소에서 물린 것인지 모르겠는데 빈대에 물린 것 같다.

지금까지 여행을 해오면서 베드 버그에 물린 적이 없었는데 내 몸에 달라 붙었을까봐 걱정이 된다.

걱정은 계속하되 밥은 먹어야한다.

시내라 샌드위치 가게가 많이 보이길래 하나 샀는데 꽤 맛있었다.

아무리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코카콜라는 막을 수 없나보다.

역시 코카콜라의 힘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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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스파한이라.... 들어본 기억이 납니다.
    저라면 아마도 모스크는 한곳만 갔을것 같아요. 용민님처럼 그느낌이 점점 희석이 될것같아서요.
    론리플래닛을 가지고 여행을 다니시는군요.
    여행의 바이블이죠.
    음... 역시나 영어를 좀더 공부해야겠어요
    아랍어를 모르면 영어라도 할줄 알아야할테니까요... ㅎㅎ

    • 모스크만큼 아름다운 감성입니다.
      블루모스크가 궁금해지네요, 담에 꼭 방문하시길...

    • 여행정보가 많은 곳은 가이드북 없이 다니는데 이란이나 쿠바처럼 정보가 부족한 곳에선 론리 플래닛이 진리더라구요. ㅎㅎ
      저도 한국에 와서 영어 공부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미루게만 되네요. ㅠㅠ
      언젠가는 다시 이란에 가 블루 모스크를 가봐야겠어요.

  2. 아랍어도 해석하시나 했더니 밑에 영어로 잘 적어 놓았네요. ㅎㅎ
    친절한 이란 사람들...
    무서운 듯 아닌 듯한 이슬람 문화...
    하여간 중동에 대한 느낌은 서양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선입견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전 페르시아어로 해석했는데 영어를 보셨나보군요. ㅎㅎㅎ
      이제 미국과 화해했으니 지금까지 쌓인 이란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이란의 일일 것 같아요.

  3. 이란의 건축물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요!!

  4. 아랍어가 아니라 이란어 아닌가요 이란은 이슬람권은 맞는데 아랍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들의 후손이라던데

  5. 사실 모스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덕분에 멋진 사진도 구경하고 다양한 모스크들의 모습도 눈에 가득 담아갑니다
    블루모스크는 정말 아름답네요,,,^^

  6. 사진보면서 대리만족해버리네요ㅎㅎ잘보고있습니다

  7. 모스크 정말 아름답네요 언젠가 이란에 직접 가보고 싶네요. 설명을 잘해 주셔서 실감나고 재밌었습니다.

  8. 비밀댓글입니다

    • 정보도 어느정도 올리고 있지만 제가 겪고 생각한 것들 위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보니 코드가 맞는 분들은 재밌다고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여행기는 여행이 끝나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쉬지 않고 올라갑니다.
      종종 들러주세요~

  9. 저도 몇년 전에 이란여행 다녀왔는데, 후기를 보면서 이란의 향기가 그리워 가슴이 애립니다.스킵하신 이맘광장 내에 있는 세이크로폴라모스크가 넘 좋아 저는 이스파한 머무는 동안 매일 갔습니다...^^

  10. 저는 모스크 사진 보고 벌써 중앙아시아 가셨나 했어요.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나 사마르칸트 모스크가 딱 저렇게 생겼거든요.
    이란은 진짜 꼭 가보고 싶어요!

  11.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릅니다.
    늘 포스팅 마다 댓글을 남기겠다는 약속했던 것이 생각나 와야지 했는데
    이직 준비로 잘 오지 못했었네요^^;
    여하튼 이란의 모스크가 참 아름답네요.
    제가 실제로 본거라곤 이태원에 있는 사원뿐이었는데 문양이며 건물이며 아름답네요~
    뉴스에서 본 이란은 늘 위험하거나 무서운 곳이라고 느꼈었는데,
    역시 사람사는 곳은 같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란의 풍경도 참 멋지네요^^

  12. 이스파한 - 작년에 들렀던 곳인데 괜히 반갑네요. 전 저기에서 타브리즈에서 온 대학생 둘하고 신나게 잘 돌아다녔지요 :)
    이란은 워낙 땅이 넓은지라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도 전 몇 군데 못 들러서 좀 아쉬웠네요.

  13. 글을 최신에 올린글부터 거꾸로 보는데 잼납니다..

  14. 모스크는 같은 듯 하면서도 매번 다른 느낌을 주네요.
    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싱가폴에서만 모스크를 봤어요.
    작고 소박한 모스크도 봤고 화려한 모스크도 봤지만
    용민군이 다녀온 모스크들에 비하면 정말 소박했던 것 같네요. ^^
    이맘 모스크는 정말 갑오브갑이네요. ^^
    마치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처럼 보여요.
    그리고 단층쌓듯이 쌓아둔 향신료는 한 봉지 사고 싶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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