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으러 가면서 라씨를 먹을까 말까 고민했다.
밥 먹기 전에 라씨를 먹으면 밥 맛이 없을 것 같고, 밥을 먹고 나서 라씨를 먹으러 다시 돌아오자니 귀찮을 것 같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먹기로 했다.
그래도 밥을 생각해 스몰사이즈를 시켰다.
내가 원래 유제품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이뿌르의 라씨는 정말 환상의 맛이다.
흐흐흐. 오늘은 좋은 날. 고기 먹는 날이다.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상이다.
어제 찾아낸 식당이 값도 싸고 맛도 좋고 카레 종류도 많아서 자이뿌르에 있는 동안은 애용하기로 했다.
한 지역에서 하루만 머물고 떠나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가게 중 하나였을 곳이지만 다시 찾아 온 순간 단골집이 된 기분이 든다.
거기다 그 가게가 여행자들 중에 나만 아는 것 같은 작은 가게라면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든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지 주인 아저씨도 또 왔냐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인도에서 고기 반찬을 먹으려면 값이 비싸기도 하고 채식주의자가 많아 베지테리언 식당이 대다수라 주로 채식을 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채식이라해서 맛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채식주의자처럼 지내고 있는데 채식주의자도 할만 한 것 같다.
그래도 난 육식성 잡식동물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가끔씩 고기를 먹어줘야한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고기를 먹은 횟수를 세보면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것 같다.
흠... 닭고기를 먹었더니 돼지고기가 보인다.
힌두교의 물소처럼 이슬람교에서도 예외로 먹는 돼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멧돼지는 그냥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오늘의 목적지인 저 꼭대기에 있는 성에 올라가려면 힘이 많이 들 것 같아 고기반찬을 먹었다.
아. 높기도 하다.
날씨도 더운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와 30분 정도를 걸어온 뒤 오르막 길을 40분 정도 걸어 올라가려니 죽을 맛이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가면서 여기를 무식하게 걸어올라가는 사람이 있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지나간다.
꿋꿋하게 노래를 들으며 걸어 올라가고 있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옆에 서더니 위로 태워다 줄테니 100루피를 달라길래 어이가 없어 무시하고 계속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높은 곳에 성을 지으면 적들이 올라오다가 지쳐서 쓰러질 것 같다.
내가 적군이었으면 엄청 욕을 했을 것 같다.
걷다보니 나하르가르 성에 도착했다.
아무리 먼 길도 걷고 걷다 보면 도착하게 돼 있고 인생도 그와 같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걸으면 안 되고 철저한 준비와 강인한 체력을 기른 뒤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저것 재기만 하기보다는 우선 걷기 시작하고 걷다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그 때가서 챙기면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철저한 준비도 좋지만 어물쩍 거리보다는 우선 뭐라도 하고 봅시다.
그런데 성에서 볼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밑을 바라 보는 것이 전부다.
통합입장권에 포함되어 있기에 입장료가 아까워 올라왔는데 2%가 아닌 20%정도는 부족하다.
목이 말라 가게에 망고주스를 사러 갔는데 정상가의 3배 가격을 부르길래 그냥 참기로 했다.
그냥 내려가자니 힘들게 올라온 것이 아까우니 성의 기운이라도 받고 내려가야겠다.
적당히 그늘진 곳에 드러누워 음악을 듣다가 잠도 조금 잤다.
여행자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말로 포장하며 땅바닥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잘 잔다.
20분정도 눈을 붙였는데 경비원이 다가와 깨우고 표를 보여달라길래 입장권을 보여주니 땅에서 자는 거 아니라고 한다.
기운도 어느정도 받았으니 내려가야겠다.
다시 내려 오면서 밑을 보니 내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신기하다.
성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모습보다 꼬불꼬불 올라오는 길이 더 멋있는 것 같다.
이 모습 하나만으로도 올라올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날이 많이 더우니 돈 좀 내고 오토릭샤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도에는 길거리에 체중계를 가지고 나와 이용료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가며 몇 번 봤었는데 오늘따라 내 몸무게가 궁금해 얼마냐고 물어보니 10루피를 내라고 한다.
내가 힌디어를 모른다고 하지만 숫자 2를 크게 써놓고 10루피를 달라니 뻔뻔한건지 당당한건지 모르겠다.
간판을 가리키며 2루피를 내고 몸무게를 재보니 예전보다 살이 좀 빠졌다.
많이 먹은 만큼 열심히 돌아다니고 인도에서는 술도 잘 안 마시고 채식을 한 결과인 것 같다.
다이어트 하고 싶은 분들은 최소한의 돈만 가지고 인도로 오세요.
다시 걷고 또 걸어 중앙박물관으로 갔다.
꼴카타에서 간 박물관이 별로였기에 인도에서 박물관을 다시 찾을 계획은 없었는데 통합입장권을 끊었기에 들어간다.
전경이 멋있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람이고 박물관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왜 사람이 앞에 지나가지 않을 때를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을까.
사람이 만든 건축물인데 찾는 사람이 없다면 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와. 디아블로2에서 어쎄신이 들고 다니던 카타르다.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근데 여러분 싸움은 나쁜거니까 우리 모두 사랑으로 풀어나가요.
처음에 미라가 있길래 인도도 땅덩어리가 커서 스케일이 다른 것인가 했는데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리쉬께쉬에서 요가를 배우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저런 고난도 자세는 별로 배우고 싶지 않다.
박물관까지 둘러보고 너무 덥길래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다가 그냥 라씨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원조집은 문을 닫아서 그 옆의 옆집에서 사먹었는데 역시나 별로다.
딱 정해진 만큼만 팔고 만족하는 원조집의 상생하는 모습이 멋있기도 하지만 당장 내가 못 먹으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래서 다 같이 잘 사는 것이 힘든가보다.
숙소 앞에 햄버거처럼 생긴 것을 파는 노점이 있길래 어제부터 노리다가 오늘에야 샀는데 주인이 볼까봐 주머니에 넣고 몰래 방으로 가져와 먹었다.
지금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시설과 가격은 좋은데 사장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계속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에서 밥을 먹으라고 말을 하고 어제 밖에서 술을 사오니 자기한테 말하면 술도 판다고 뭐라고 하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당연히 50루피 이상 비싸다.
숙박업소에서 식당을 같이 하면 전문성은 떨어지면서 값은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라 웬만하면 안 먹는데 자꾸 뭐라도 먹어보라고 강요하길래 메뉴판을 한번 보니 각종 서양식에 인도 음식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런 잡다한 메뉴판이 있는 곳보다 비위생적이어도 커리만 파는 길거리 식당이 훨씬 좋다.
딸기맛인줄 알고 집었더니 장미향이라길래 한층 더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마셨는데 꽤 맛있었다.
씻고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뭔가 아쉬워 다시 밖으로 나왔다.
빕스나 아웃백 같은 곳 가지 말고 진정한 패밀리 레스토랑인 맥도날드로 오세요.
난 솔로니까 안가야지.
어서 미국으로 가서 맥도날드에 가고 싶다.
미니햄버거를 먹었더니 배가 애매하게 불러 저녁을 굶으려다가 식당아저씨에게 작별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외국인이 매번 찾아와 손짓 발짓으로 카레종류를 알아내 주문하니 귀여웠는지 아저씨가 잘 대해줬기에 작별인사를 하려했는데 요리사가 바뀌었다.
원래 있던 아저씨는 어디갔냐고 물어보니 자기 동생인데 늦은 저녁에는 자기가 한다고 해 아쉬웠지만 옆 슈퍼에서 망고주스 한 병을 사와 마지막 고기 카레를 시켰다.
이렇게 매콤한 고기카레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짝퉁이어도 라씨는 다 맛있다.
다음목적지인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가 자정쯤에 오기에 하루 숙박요금의 60%정도를 더 내고 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기차역으로 걸어가는 도중에 릭샤왈라들이 계속 호객행위를 했지만 릭샤 탈 돈으로 망고주스를 마실래요.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는 개통된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노선이라 열차표가 대기상태였다.
인도의 열차시스템은 모든 표가 매진되면 RAC라고 2분의 1짜리 대기 좌석을 주고 그 뒤로는 W/L(웨이팅리스트)에 올라간다.
쉽게 말해 RAC는 무조건 열차를 탈 수 있는 입석같은 표이고 웨이팅리스트는 앞사람이 표를 취소할 경우 숫자가 줄어드는 대기번호이다.
리쉬께쉬에서 표를 끊을 때 웨이팅 상태였지만 번호가 앞쪽인 12번이고 따깔을 끊는 방법도 있기에 별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출발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대기 순번을 확인하니 좌석이 더 좋은 좌석으로 확정됐다고 축하한다는 문구가 나왔었다.
역에 도착해 대기자명단을 확인하니 제일 위에 내 이름이 있고 등급이 2AC로 적혀져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사막지역으로 들어가기에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에어컨 열차를 예매했었다.
내가 신청한 3AC는 말 그대로 한 층에 3개의 침대가 있는 에어컨 칸으로 에어컨 칸중에 가장 싼 칸인데 한단계 높은 2층 침대칸으로 추가요금 없이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
SL(선풍기 침대칸)을 쓸 때는 알아서 침구류를 준비해야했는데 2AC라 그런지 시트와 이불, 베개까지 포장되어 있었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좋은데 3AC는 SL보다 3배정도 비싸고 2AC는 3AC보다 2배정도 비싸니 추운 겨울에는 그냥 SL을 타는게 낫다.
<오늘의 생각>
어제 찾은 식당이 참 마음에 든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게이같은데 여자가 나를 좋아해 주면 좋겠다.
아침 대용으로 과자를 까먹는다.
빵이 더 간편하고 포만감도 좋지만 예전에 베트남에서 빵을 먹고 탈이 난 뒤로 슈퍼에서 파는 빵은 안 사먹고 있다.
열차에서 내려 한국인 여행자 한 명을 만나 같이 릭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왔다.
나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해서 버스정류장을 찾는데 사람들이 정류장이 시내 밖으로 옮겨져 릭샤를 타고 다시 나가야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또 사기를 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길래 걸어가려고 하니 이 아저씨가 쫓아와 말을 건다.
너무 머니까 자기 오토바이를 타라길래 돈이 없어 걸어갈꺼라고 하니 그냥 태워다줄테니 타라고 한다.
인도에서 이런 호의는 정말 처음 느끼는 것 같아 의심을 하며 난 정말 돈을 안줄거라 말하고 GPS를 켠 뒤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곳으로 가면 뛰어내리려 걱정한 내가 부끄럽게도 아무 일 없이 버스정류장에 날 데려다줬다.
한국식당에서 일을 했었다며 자긴 한국인들 좋아한다며 재미있게 여행하라고 하시는데 의심한 것이 미안했다.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아야하는데 누군가가 선의를 베풀면 의심부터 하는 것이 부끄럽고 안타깝다.
그래도 목숨은 하나이니 조심 또 조심이 우선이다.
버스 출발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밥 대신 바나나를 사먹었다.
바나나는 한국에서도 싸고 넘치기에 여행중에는 잘 안 사먹는데 배를 채우기에 제일 좋은 과일이긴 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나나를 먹고 자연스럽엑 창밖으로 던졌더니 소가 와서 주워먹는다.
하는 짓이 알맹이도 먹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귀중한 바나나를 줄 수는 없어 계속 껍질만 줬다.
아 엄만 오늘 오징어튀김 사오셨나 봐
아 물을 떠다 간장 찾아 종지에 붓네
그런데 오징어튀김 안에 오징어가 사라졌구나
오징어없는 오징어튀김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오.징.어. 튀김 멋져
아 엄만 오늘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오징어가 정말 먹고 싶었을거야
아 엄만 오늘 곰보빵을 사오셨나 봐
아 우유 떠다 접시 찾아 빵을 올려 놔
그런데 곰보빵 위에 맛있는 곰보를 누가 떼어먹었어
맛없는 그냥 빵을 먹고있는 내가 정말 한심하구나
곰.보.빵
아 엄만 오늘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나보다
아 우리 누난 곰보가 정말로 먹고 싶었을거야
내게도 기회를 줘 알맹이 다 빼먹고 맛없는 껍데기만 내게로 왔나
껍데긴 정말 싫어 돈없고 빽없으면 껍데기 하나에도 목숨을 걸지
오.징.어 튀김
타카피 - 오징어튀김과 곰보빵
버스를 한시간 반 정도 타고 달려 사막 마을인 쿠리에 도착했다.
배가 고프니 우선 밥부터 먹고 봅시다.
찬 밥에 카레하나뿐이어도 맛있게 잘 먹는다 .
근데 정말 맛있어서 먹는다.
자이살메르에서 약 50km정도 떨어져있는 쿠리는 작고 조용한 사막 마을이라길래 엄청 기대를 하고 왔다.
최장 1주일까지도 머물 계획으로 방을 잡았는데 방갈로처럼 생긴 집을 통채로 하나 내어준다.
가격은 하루에 100루피(한화 2000원)인데 밥 3끼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니 천국이라 할 만하다.
이렇게 싼 이유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낙타사파리를 같이 신청하기에 거기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한다.
사막에 왔으니 당연히 낙타도 있다.
놀이동산에서 본 적은 있는데 사막에서 보니 진짜 신기하고 어서 타보고 싶다.
드디어 사막으로 들어간다.
아무 것도 없이 모래만 있는 황량한 사막을 드디어 내 두 발로 밟으러 간다.
그런데 내가 상상하던 그런 사막이 보이질 않는다.
풀 한포기 없는 그런 황량한 사막을 바랐는데 나무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을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상상한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진으로 찍으니 어느정도 황량해 보이지만 실제로 본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에게, 이게 뭐야.'였다.
이렇게 보면 황량한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내가 꿈꾸던 모습은 이 사진의 모습같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었는데 아마 사하라사막으로 가야하나보다.
인도가 여행하기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사막부터 설산지역까지 다양한 곳들이 있다는 것이라는데 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난 여러가지가 애매하기 있는 것 보다는 한가지만 있더라도 진하고 강렬한 곳이 있는 게 좋다.
빛내림이 멋있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나 사진 실력이 부족하다.
난 작은 사막마을이라길래 집이 한 50가구정도 밖에 없는 마을을 상상했었는데 쿠리에는 500가구 이상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해질녘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헐. 문화컬쳐다.
낙타가 기린처럼 나뭇잎을 뜯어 먹는다.
낙타가 무엇을 먹을지 궁금해한 적은 없지만 나뭇잎을 먹을 줄은 몰랐다.
사막이라길래 전기는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작은 전구 몇개가 들어오고 충전도 된다.
밥은 아마 주인집에서 먹는 것을 덜어주는 것 같은데 참 맛있다.
<오늘의 생각>
내가 생각했던 사막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아침에는 빠로따처럼 생긴 것을 주는데 안에 설탕이 들어있어 정말 달콤해 한 조각만 더 달라고 하고 싶었다. .
짜이도 한 주전자를 끓여주는데 이 모든 것이 공짜라니 최고다.
점심은 감자카레다.
힌디어로 감자는 알루다. 알루 알루 알루.
심심해서 염소랑 놀려고 종이를 가지고 나왔는데 종이를 안 먹는다.
어릴 때 시골에 있던 염소에게 종이를 먹여보니 진짜 먹길래 신기해서 계속 먹였었는데 인도 염소는 안 먹는다.
도도해서 처음보는 남자의 종이는 안 먹는건가.
난 망고나 먹어야지.
그냥 돌아다니는데 애들이 놀자길래 따라가니 윷놀이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윷대신 열매같은 것을 던져 뒤집어진 숫자만큼 움직이는 게임인데 꽤 재미있다.
한시간정도 재밌게 놀고 헤어지려하니 나보고 줄 것이 없냐고 한다.
딱히 줄게 없다고 하니 그럼 한국가면 선물을 보내주라고 한다.
즐거웠던 기분이 팍 상했다.
철 모르는 애들도 아니고 나이를 어느정도 먹은 애들이 선물을 달라며 주소를 알려준다.
차라리 엽서를 써달라했으면 기분이 좋았을 것 같은데 펜같은 것들을 보내달라고 한다.
처음에 누군가가 자기딴에는 애들을 위한다고 펜을 뿌리고 다녔을텐데 결과적으로는 애들을 망쳐놨다.
제발 여행지에서 애들에게 사탕주면서 사진찍지 말고 펜을 주면서 애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다면 차라리 학교에 기부를 하기를 바란다.
기분이 안 좋아 아무 곳으로나 나왔더니 길을 잃었다.
다 거기가 거기같아 마을에서도 길을 찾기 어려운데 사막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으면 진짜 아찔할 것 같다.
냠냠쩝쩝.
순서대로 치약, 모기퇴치제, 피부병 연고, 물파스이다.
밤에 잠을 자는데 모기가 자꾸 물길래 모기퇴치제인 오도모스를 바른다는 것을 잠결에 치약을 발랐다.
무의식중에 짜서 바르니 뻑뻑한 느낌이 들길래 냄새를 맡아보니 치약이길래 당황했지만 잠결에 그냥 대충 닦고 오도모스를 바른 뒤 다시 잤다.
<오늘의 생각>
님이 오실 때까지 쿠리에서 님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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