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이나 가운데 칸은 사람들이 깨어있으면 앉아서 가기에 불편하지만 가장 윗 칸은 혼자 쓰기에 언제든지 누울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윗 칸에 올라갔는데 밑에는 가족이 탔다.
나에게 계속해서 과자와 과일을 권하는데 인도에서 약을 먹고 사고당한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기에 의심을 했지만 아무래도 약을 탄 것 같지는 않아서 맛있게 받아먹고 내 과자도 나눠 먹었다.
그런데 라임주스라며 따라주는 것은 마시면 안될 것 같아 괜찮다고 사양했다.
설마 가족끼리 다니면서 가난한 여행자를 털어먹겠냐만은 난 겁쟁이이니 항상 조심하며 다닌다.
릭샤왈라들이 걸어가기에는 머니까 릭샤를 타고 가라며 부르고 자기가 데려다 주는 숙소로 가면 릭샤 값은 공짜라고 붙잡아도 내가 공짜로 탄 릭샤값이 숙소값에 청구될테니 그냥 무시하고 걸어간다.
시내로 들어와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같이 갔던 형님이 괜찮았다고 알려준 숙소를 찾고 있는데 아저씨 한명이 나에게 다가와 좋은 숙소가 있다며 말을 건다.
어디서 나왔냐고 물으니 내가 찾던 숙소의 사장이라길래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호객꾼이었다.
진짜 사장과 방값을 흥정하는데 호객꾼을 따라와서 값을 많이 못 깎아준다고 해 난 원래 이 숙소를 찾고 있었다며 형님이 추천해줬던 카톡메시지를 보여주고 방값을 깎았다.
물론 호객꾼 아저씨는 한 푼도 못 받고 그냥 갔다.
어디 벗겨먹을 사람이 없어서 나를 벗겨먹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바로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라씨가게인 라씨왈라가 있는 자이뿌르다.
암리차르에서 만난 누나들을 비롯해 수 많은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그 라씨가게에 드디어 왔다.
우리나라의 맛집이 있는 골목처럼 진짜 라씨왈라 가게 옆에는 가짜 라씨가게들이 있다.
그리고 어디가 진짜인지 모를 때는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을 찾으면 된다.
큰 잔으로 한 잔을 시켰는데 맛이 정말 진하면서 달콤한 맛이었는데 다른 곳의 라씨보다는 확실히 맛있었다.
근데 아침을 안 먹었더니 기력이 달리는지 분홍색이 안 보인다.
왜 남자의 색인 핑크색이 안 보이지.
뭔가 가격이 저렴해 보이길래 살펴보니 각종 카레들을 팔고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적절한 가격이다.
생각해보니 인도에서 달걀을 먹은 기억이 몇 번 없길래 이번엔 달걀카레를 시켜봤다.
카레는 어차피 국물과 짜파티를 먹는 것이라지만 달걀 1알과 감자 1조각이라니 참 볼품없어 보이긴 한다.
그런데 카레가 보통 카레가 아니라 매콤한 국물이라 정말 맛있었다.
짜파티도 다른 지역과 다르게 쫀득쫀득 하고 처음 먹어보는 매콤한 카레도 맛있어 자이뿌르에 있는 동안 자주 오게 될 것 같은 운명을 느꼈다.
가격도 카레가 15루피(한화 300원), 짜파티는 한장에 3루피(한화 60원)밖에 안한다.
인도에서 국제학생증을 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안했었는데 자이뿌르에서는 유적지 통합입장권을 50%할인해준다.
공돈 150루피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대충 눈치로는 어떤 것인줄 알겠는데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려면 돈을 내고 해설이 녹음된 기계를 빌려야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단체관람객들의 가이드들이 있다.
티나게 대놓고 쫓아다니지는 않지만 여러 가이드들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설명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것은 해시계인데 그림자가 12시쯤을 가리키고 있다.
별도 없고 내 님도 없구나.
이 아저씨는 사진을 높은 곳에서 찍고 싶었는지 올라가지 말라는 계단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관리자가 와서 내려오라고 해도 무시하고 찍을거 다 찍고 내려온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서 너무 민폐를 끼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다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니 너무 한국을 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개념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국은 안 된다며 욕을 하기 보다는 좀 더 조심히 행동하자는 말을 하면 좋겠다.
이러나 저러나 미우나 고우나 우리나라니까 내가 사랑해야하지 않을까.
잔타르 만타르에서 가장 거대한 곳인데 직접 올라갈 수도 없고 그저 밑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어 별로였다.
혹시나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구구구구구구구. 밥 먹자. 구구구구구구
근데 인도라 그런지 소한테는 직접 먹여준다.
소가 아니라 소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하와마할은 외관이 아름다워 내부는 딱히 안 들어가도 된다고 들었지만 통합입장권이 있으니 무조건 들어가야한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대대적인 보수공사중이다.
보수공사중이라 직접 확인을 해볼 수는 없었다.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으면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도 그 사람들 중에 하나다.
오늘은 다른 성을 가고 저긴 아껴뒀다가 내일가야지.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지만 난 욕심이 많아서 둘 다 가봐야한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더 좋아했다.
버스로 가면 환승없이 갈 수 있는 곳도 웬만하면 그냥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주 교통수단이 버스가 되버렸다.
그래도 시간이 정해져있는 지하철이 훨씬 좋다.
암베르 성은 인도에 있는 많은 성들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다.
예전에 아그라 성에 갔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암베르 성은 영화에서나 보던 웅장한 모습이었다.
근데 왜이렇게 높은거지.
나무조각 같은 것도 배워보고 싶은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언제 다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런 곳에는 좀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는데 인도의 유적지에 있는 설명은 너무 부실하다.
밤에 촛불을 하나 켜기만 해도 거울에 빛이 반사 돼 방 전체가 환하다고 하지만 역시나 관광객은 볼 수가 없다.
인도는 코끼리라도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소밖에 없었는데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거중기를 만드신 정약용선생님도 대단하다.
나중에 집을 사면 벽에 벽화를 그려보고 싶은데 집을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나라에 갈 때마다 신기한 느낌이 들지만 어느샌가 적응이 된 채로 지내게 된다.
하긴 항상 설레면 심장이 견디지 못할 테니 나름대로 적응을 하는 것이겠지.
날이 더울 때는 음료수보다는 물을 마셔야 수분흡수가 빠르다는 것을 알지만 같은 값이면 물보다 음료수를 사 먹는게 돈을 잘 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물은 맹물인데 음료수는 맛이 들어가 있으니 더 이득이라는 바보같은 논리로 오늘도 망고주스를 마신다.
꼭 어두운 곳만 가면 무서운 이야기가 떠오르는 겁쟁이다.
다음에 꼭 구경가야겠다.
나이는 나보다 적은데 나보다 늙어보인다.
아니라구요? 그건 기분탓입니다.
코끼리와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었을텐데 희생됐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인간은 대단하면서도 잔인한 것 같다.
나도 높은 곳에서 밑을 바라 보는 것이 좋기는 한데 고소공포증이 있으니 바보는 아닌가보다.
이게 8m짜리 대포의 흔적이라고 보여주는 것 같은데 돈을 땅에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바로 그 거대 대포인데 역광이라 노출을 올려 겨우 찍을 수 있었다.
남자는 역시 대포다.
사정거리가 약 20km정도라는데 주변 왕국들이 겁을 먹고 쳐들어 온 적이 없어 실전에서는 한번도 쏜 적이 없다고 한다.
난 아직은 총알이 충분하니 그냥 넘어간다.
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있기에 기다려달라며 소리치며 달려가니 차장아저씨가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원조가게의 오른쪽집에서 라씨를 먹었는데 확실히 원조집에 비하면 맛이 별로다.
1kg에 50루피(한화 1000원)밖에 안하는데 앞으로 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싸지겠지.
<오늘의 생각>
암베르성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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