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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다시 인도-Again 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38. 일상으로의 초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도 안 먹고 다시 아쉬람으로 향했다.

남는 것은 시간이고 가진 것은 집념과 근성이니 무작정 입구에 자리를 잡고 체크아웃 하는 사람을 기다렸다.

한 3시간정도 기다리니 방이 나왔는데 더블룸이길래 오늘은 그냥 쓰고 싱글룸이 나오면 방을 바꾸기로 했다.


방을 잡고 아쉬람을 둘러 보니 안에는 식당도 있었다.

아무리 봐도 묽은 카레에 밥만 나오는 달밧인데 탈리라며 40루피(한화 800원)에 판다.
25루피 정도가 적당할 질이지만 여기도 리필을 해주니 그냥 먹는다.

무슨 탈리가 이러냐고 투덜댔지만 입에 들어가는 것은 다 맛있다.

당신의 심장을 바칠만큼 중요한 사람이 있나요.

그래도 저런 탈리를 40루피나 내고 먹을 수는 없어 다른 식당을 찾으러 밖으로 나와보니 상점들이 다 문을 닫았다.

파업을 하는 것 같아 이유를 물어봤더니 정부와 마찰이 있어 문을 닫았는데 언제 다시 열지는 모른다고 한다.

다질링에서의 파업이 생각나는데 인도인들은 단합이 정말 잘 되는 것 같다.

날이 더워지는 것이 느껴졌는데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

내 사랑 망고님이 인도에 강림하셨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지나가는데 과일을 파는 리어카에서 황금빛 광채를 내뿜는 그분이 보였다. 

인도에서 망고를 처음 보는 것이기에 시세를 모르니 우선 적당히 흥정을 해보고 1kg을 90루피(한화 1800원)에 샀다.

이제 나오기 시작해서인지 단맛은 조금 약했는데 먹다보니 살짝 복숭아 맛이 났다.

온도가 어서 높아져서 달콤한 망고가 나오면 좋겠다.

방금 전까지는 지금까지는 더워지지 않기를 바랐는데 망고님을 영접하니 마음이 달라진다.
망고님이 존재할 수 있다면 더워지는 것도 참을 수 있다.

해 질 녘에 밖으로 나오니 마을 청년들끼리 크리켓을 하고 있었다.

야구는 좋아하지만 크리켓은 처음 보는거라 무작정 구경했는데 정식 규칙이 아닌 간이 규칙을 적용해서인지 금방 규칙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놀이하다가 담 밖으로 공을 넘기면 넘긴 사람이 주워오듯 인도도 공이 멀리 가면 친 사람이 주워온다.

설령 그곳이 물 속이어도 들어가서 건져온다.

리쉬께쉬에 있는 강은 갠지스 강의 상류이기에 인도인들에게 신성한 강이다.

그래서 바라나시처럼 저녁에 뿌자라고 불리는 강가의 여신에게 바치는 제사의식을 한다길래 구경을 갔는데 바라나시에 비해 작고 조용한 느낌이었다.

어제 본 노을이 기억에서 잊히지 않아서 다시 강가로 나왔는데 오늘은 구름 한 점이 없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멋진 노을을 보여 줄 때까지 오늘의 노을을 즐기고 매일 저녁마다 밖으로 나오면 된다.

탈리의 품질을 생각하면 약간 비싼 값이지만 멀리 나가기 귀찮아 저녁도 아쉬람 안에서 먹는다.
10루피를 아끼기 위해 걸어다니는 것이 일상이 된 나지만 매번 밥을 먹기 위해 20분씩 걸어다니는 것은 귀찮다. 


저녁을 먹고 메모장에 여행기를 쓰려고 넷북을 켰는데 와이파이 신호가 잡힌다는 표시가 떴다.

와이파이 기계가 로비에 있는데 로비와 제일 가까운 방이라 신호가 약하기는 하지만 잡히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이 나서 바로 로비로 달려가 돈을 내고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받았다

방으로 돌아와 확인해보니 빠르지는 않지만 괜찮은 속도가 나왔다.

아쉬람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었는데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해가 지면 딱히 할 일이 없을 텐데 와이파이가 잡히다니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다. 

더블룸은 200루피이고 싱글룸은 100루피인데 와이파이 값을 낸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더블룸을 이용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로비에서 쏴주는 와이파이가 잡히는 방이라니 최고다.


아침을 먹으려 식당에 갔더니 아침에는 포릿지(forridge)와 토스트만 된다길래 30루피(한화 600원)짜리 포릿지를 한 번 시켜봤는데 정말 먹고 죽지 않을 만큼의 양이 나왔다.

혹시나 해서 토스트에 대해 물어보니 빵 2쪽에 30루피(한화 600원)이라 한다.

아쉬람에서 요가를 하루만 배울 것이 아닌데 날마다 비싸고 양이 적은 포릿지를 사 먹을 수는 없다.
무슨 수를 찾아야겠다. 

내가 세운 대책은 우유였는데 한국이라면 어디서든 살 수 있겠지만 인도는 냉장유통시스템이 좋지 않기에 매일 아침마다 거리에서 우유를 판다..

우선 거리를 돌아다니며 우유를 팔고 있는 가게에 물어보니 우유아저씨가 아침마다 동네를 돌아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아침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으니 편한 마음으로 돌아와 요가를 배우러 갔다.

나는 부드럽고 우아한 요가를 생각하고 수업에 들어갔는데 유격훈련을 받고 나왔다.

지금까지 요가가 이렇게 힘든 운동인지 몰랐다.

리쉬께쉬에 도착할 때까지 요가를 얼마나 할지 못 정했었다.

원래는 시원한 북쪽으로 더 올라가려 했는데 평화로운 리쉬께쉬의 분위기도 좋고 요가수업을 받아보니 어느 정도 몸에 익으려면 좀 오래 배워야 할 것 같아 리쉬께쉬에서 오래있기로 결정했다.

나는 비행기표 정도만 미리 끊고 돌아다니는 스타일인데 리쉬께쉬에서 나가는 기차표들을 확인해보니 2주 뒤에 출발하는 기차들도 대기상태라 미리 기차표들을 끊어 놓기로 했다.

총 4장을 끊었는데 2장은 자리가 있지만 2장은 대기순서 앞번호였다.

기차표도 끊었으니 간식을 하나 사먹어보니 리쉬께쉬 물가가 좀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라나시였으면 10루피였을텐데 리쉬께쉬는 20루피나 한다.

역시 바라나시는 가난한 여행자의 천국이다.

리쉬께쉬 물가가 비싼편이니 이 탈리의 가격도 적당한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요가로 살을 뺀다는 말을 못 믿었었는데 사실인 것 같다.


 

이게 앞으로의 내 아침이다.

어제 아침에 forridge를 오트밀로 끓이는 것을 보고 바라나시에서 먹었던 오트밀이 떠올랐다.

가장 중요한 우유의 공급이 원활한 것을 확인했으니 어제 시내에서 오트밀을 사왔었다.
밥그릇과 숟가락은 탈리를 먹으며 친해진 식당주인 아저씨에게 말을 하고 빌렸는데 500ml의 우유가 딱 맞게 들어가 마음에 든다. 

우유는 500ml에 15루피(한화 300원)이고 오트밀은 100g에 14루피(한화 280원)이니 아침을 배가 터질만큼 먹어도 30루피면 된다.

아쉬람에서는 오전 8시 40분 ~ 오전 10시, 오후 4시 30분 ~ 오후 6시로 하루 2번의 요가 수업이 있다.

개별적으로 요가수업을 들으려면 한 번 들을 때마다 100루피(한화 2000원)을 내야 하지만 아쉬람에서 5일 이상 묵으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내가 방 값을 낸다하지만 무료이니 2번의 수업을 다 듣기로 했다.

요가를 해보니 장비병이 도져 요가매트도 하나 샀다.

남자의 장비사랑을 무시하지 마세요.

종이는 염소만 먹는 건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아니면 인도의 염소는 이렇게 크고 수염도 없는건가. 

과일이 당겨서 망고를 사러 갔는데 자꾸 포도가 유혹했다.

인도에서는 청포도보다 적포도가 더 달고 비싸다.

난 나에게 투자할 줄 아는 남자니까 비싼 적포도를 샀다.

바라나시에서 시작된 설사병이 아직도 안 낫는다.

지금까지 난 내 장을 믿고 몸에 있는 나쁜 기운을 배출하기 위해 설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해 설사약을 안 먹었었다.

그런데 내 장은 계속 믿고 기다려준 주인을 배신했고 화가 나서 설사를 하던지 말던지 아무거나 다 주워 먹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낫지 않으니 결국 내 장이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약을 먹는다.

흐흐흐흐흐흐.

망고님을 영접하러 갔는데 포도 따위가 유혹한다고 넘어갈 내가 아니다.

저번에 싼 바나나망고를 샀더니 맛이 별로인 것 같아 고급스러운 애플망고를 샀다.

애플망고는 1kg에 160루피(3200원)이나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나에게 투자할 줄 아는 고급스러운 남자다.

확실히 비싼 값을 하는지 애플망고는 꽤 달고 맛있었다.

비싼 거니까 아껴서 매 끼니마다 후식으로 한 개씩 먹어야겠다.

난 고급스럽지만 내 통장의 돈이 유한함을 아는 슬픈 남자다.

<오늘의 생각>


요가의 기본동작은 '엎드려 뻗쳐'와 '손들기'인가 보다.

 

매일 오트밀을 먹으니 군대에서 살 뺀다고 아침마다 운동하고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먹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정량을 정해 놓고 먹었는데 지금은 요가가 꽤 힘들어 먹고 싶은 만큼 먹으니 행복하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요가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옛말에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매번 싸구려 음식만 먹으니 이 탈리도 맛있다.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맛있다.

미각이 계속해서 퇴화하고 있는 것 같다.

돈이 적게 드는 것은 좋은데 웃어야 하는 일인지 울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망고를 쌓아두고 한 개씩 꺼내 먹는 것은 망고님에 대한 모욕이다.

그래서 바로 통째로 들고 나와 다 먹어버렸다.

이틀에 한 번꼴로 망고를 1kg씩 먹을 것 같으니 예산편성을 다시 해야겠다.

매번 오트밀과 탈리만 먹는 나에게 이 정도도 해주지 않으면 내 몸에 미안하다.

나는 내 몸을 이렇게 아끼는데 왜 배은망덕한 내 장은 계속해서 아픈 걸까.

리쉬께쉬에서는 딱히 특별한 일이 없다.

밥을 먹고, 요가를 배우고, 여행기를 쓰다 인터넷을 한다.

그러다 인터넷이 끊겼는데 여행기를 쓸 기분도 아니여서 무엇을 할까 생각해보니 윈도우 7에 체스게임이 들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어릴 때 바둑은 좀 배워봤어도 장기나 체스에는 문외한이라 이번 기회에 배워보기로 했다.

그런데 한대 때려주고 싶을만큼 컴퓨터가 잘한다.

<오늘의 생각>


내가 요가를 배우는건지 얼차려를 받는건지 모르겠다.

내 몸을 내 뜻대로 움직이기가 정말 힘들다.


우유를 못 먹는 체질도 있다는데 매일 500ml씩 마셔도 멀쩡하다.

건강한 몸 하나는 제대로 타고 난 것 같다.

어무이, 아부지. 이렇게 건강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한 몸 잘 간수해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 효도할게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유를 사와서 오트밀을 먹고 씻고 요가를 하러 간다.

선생님이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말로 설명을 하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따라한다.

대부분의 동양인은 일본인이고 한국인은 나밖에 없다.

와이파이의 신호가 약하지만 가끔 속도가 꽤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노려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린다.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사진이 완벽하게 다 올라가 저장까지 끝나야 안심할 수 있다.

거의 다 올라갔을 때 쯤 인터넷이 끊기면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몇번 당하니 그러려니 하며 다시 시도한다. 

내 여행기를 보는 사람들이 아무거나 잘 먹는 식성을 칭찬해주셨는데 매일 탈리만 먹고 요가만 해서 별로 보여드릴 음식이 없어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서 비싸지만 새로운 과일인 딸기도 먹었어요.

오늘도 망고를 사러 가는데 딸기가 나왔길래 가격을 물어보니 1kg에 200루피(한화 4000원)이나 하길래 흥정을 시도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어느정도 사야할지 몰라 250g만 사왔는데 달콤한 맛이 조금 부족했지만 맛있었다.

내 돈이 나간다는 것만 빼면 쇼핑은 참 즐겁다.

다른 것에는 돈을 아낀다해도 비누와 샴푸는 필수품이니 어떻게 할 수도 없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엄마가 장을 보러 간다고 하면 자주 따라갔었다.

말동무도 하고 짐을 들어준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심부름값으로 카트에 하나씩 넣던 맥주들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던 것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제는 쇼핑을 하러가서도 이게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부터 따지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밥알 한 톨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배워 음식을 잘 남기지 않는데 여행을 하면 내 돈을 내고 사먹는 거니 더 싹싹 긁어먹게 된다.

그런데 인도의 쌀도 안남미처럼 흩날리는 쌀이라 손으로 먹다 보면 자꾸 흘리고 남은 밥알들을 처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탈리를 먹을 때는 우선 묽은 카레인 달에 밥을 비벼 먹고 남은 밥알들을 짜파티로 싸 먹고 남은 밥알들은 일일이 다 주워 먹는다.

오후 요가를 배우고 저녁을 먹고 나면 여행기를 쓰는데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바꼈다.

처음에는 인터넷 상황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비밀번호가 틀리다고 한다.

비밀번호는 10자리 숫자인데 패턴이 있을 것 같아 여러가지를 대입해 봤지만 안 맞았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그냥 자기로 했는데 모기가 자꾸 피를 조금만 먹고 도망쳐서 잠을 설쳤다.

결국 내 팔을 미끼로 써서 모기를 잡았다.

두 마리를 잡고 나니 피곤해 잠이 들었다.

<오늘의 생각>
 

바라나시에서 시작한 설사때문에 미치겠다.


아침에 우유를 사러 가는데 귀여운 누나를 만났다.

빵을 먹으면서 길을 가다가 개가 쫓아오니 빵을 조금 떼줬다.

그 것을 시작으로 거리에 있던 소와 개들이 누나를 에워싸고 길을 안 비켜준다.

결국 가진 빵을 거의 다 주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오트밀을 사오는데 소들이 둘러싼다면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내 식량을 뺏기지는 않을거다.

인도에도 요플레가 있었다.

슈퍼에 가서 아이쇼핑을 하다가 요플레를 보고 신이 나서 블루베리 맛을 샀는데 점도는 적당했지만 너무 달았다.
 

그런데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요플레를 보고 슈퍼100이라고 한다면서요.

혹시나 슈퍼100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찔리지 마세요. 사실 저도 슈퍼100이라 부르는 노인네입니다.

앞으로도 탈리 먹을 일이 많이 남았는데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우리나라에 여행온 외국인이 백반에 푹 빠져서 매일 기사식당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생각해주세요.

복사, 붙여넣기가 아니라 저녁이다.

강력한 모기향을 사왔다.

모기향이 독해 몸에 안 좋을 것 같지만 모기따위에게 질 수는 없다. 

내가 죽나, 모기가 죽나 해보자.

<오늘의 생각>


인연은 참 신기하다.

 

매일 우유를 배달하는 아저씨다.

아저씨의 동선을 완벽하게 파악했기에 날마다 아저씨를 만나기 위해 골목길을 헤멘다.

아쉬람으로 돌아오는데 삼보일배를 하고 계신 분을 봤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신께 바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뜻이 이뤄졌기를 바란다.

오트밀의 고소한 맛을 음미하며 먹는다.
 

이번 여행기를 쓰면서 별로 특별한 것이 없는 리쉬께쉬에서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이 고민했었다.

처음에는 리쉬께쉬 이야기를 어느정도 생략하려고도 생각했었는데 되돌아보니 평범한 일상 속에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우리 사는 삶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소소한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리쉬께쉬에서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올리기로 했다.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리니 제목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인 해철이형의 '일상으로의 초대'가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가사와 맞는 노래들을 올렸었는데 해철이형 음악이니 제목만 맞아도 통과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지금의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
 

친굴 만나고 전화를 하고

밤새도록 깨어있을 때도

문득 자꾸만 네가 생각나

모든 시간 모든 곳에서 난 널 느껴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게 새로울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게 달라질거야
 

서로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지켜보며

알게 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겠지

그렇지만 난 준비가 된 것 같아

너의 대답을

나 기다려도 되겠니
 

난 내가 말할 때 귀 기울이는 너의 표정이 좋아 

내 말이라면 어떤 거짓 허풍도

믿을것 같은 그런 진지한 얼굴

네가 날 볼때마다 난 내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

네가 날 믿는 동안엔 어떤 일도

해낼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야

이런 날 이해하겠니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게 새로울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게 달라질거야 

내게로 와 줘

I`m spending whole my days for you

Cause I am always thinking about you

I really like to share my life with you

I truely want to be someone for you
 

So lt is invitation to you

Now I am waiting for the answer from you

I swear I will do anything for you

But sadly I`ve got nothing to give you

All I can do is just say I love you
 

해가 저물면

둘이 나란히

지친 몸을

서로에 기대며

그 날의 일과

주변일들을

얘기하다

조용히 잠들고 싶어

신해철 - 일상으로의 초대 


이틀동안 누군가가 준 설사약 6알을 다 먹었다.

이래도 안 나으면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살기로 했다.

그냥 먹을 것을 다 먹고 설사가 나오면 그러려니 할거다.

그러니 내 장기들이 힘을 내렴. 안 그러면 지옥을 보여줄테다.

흰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분이 오전 요가 선생님이다.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나빴는지 요가 수업이 아닌 얼차려를 시켰다.

군대에서 조교가 화가나서 훈련병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느낌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였는지 중간에 서양 애들 몇 명이 화를 내며 나갔지만 훈련병 시절을 생각하며 끝까지 했다.

어제 오전 요가를 하는데 85% 정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일본인일 수도 있어 조심히 살펴봤다.

그런데 티셔츠에 한글이 쓰여있길래 반가워서 말을 걸었더니 일행과 같이 왔지만 방이 없어서 자기만 먼저 들어왔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행이 왔다고 해 입구쪽을 쳐다보니 두 달 전쯤 바라나시에서 만났던 형님이 들어오고 계셨다.
 

바라나시에 있었던 1주일 동안 같이 놀았었는데 헤어질 때는 아무런 연락처도 안 받고 인사만 하고 헤어졌었다. 

같이 지냈던 시간이 정말 재미있었기에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다시 들어왔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라나시를 둘러봤지만 이미 떠났다는 소식만 들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신기했다.

여행에서 한 번씩 스치는 사람은 많지만 두 번 만나는 사람은 드문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다시 만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다시 만난 기념으로 형님이 인도라면을 끓여 주셨다.

바라나시에서 형님과 같이 있으면서 몇가지 생존기술을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지금 매일 아침에 먹고 있는 오트밀이다.

전열코일을 사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도 배웠었지만 물을 끓이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다녔었는데 오랜만에 입이 호강한다.
역시 라면은 다른 사람이 끓여주는 것이 맛있다.

1주일 동안 수도승처럼 밥먹고 요가하고 생각하고, 여행기를 쓰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같이 대화를 할 사람이 생기니 즐겁다.
짜이를 끓일 때는 설탕을 국자로 퍼서 넣기에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지만 그 강한 단맛이 짜이의 매력이다.

오늘 저녁은 특식이 나왔다.

두가지 종류의 달과 감자조림과 호박조림까지 나왔다.

매일 이렇게 나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여행기를 쓰는데 발이 많이 텄길래 핸드크림을 발에 바른다.

화장품의 종류가 다양해도 성분은 다 비슷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발랐다.

독일에 놀러 갔던 친구가 사다 준 핸드크림인데 끈적한 성분이라 발에 발라도 좋은 것 같다.

<오늘의 생각>


요가는 진짜 힘든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