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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다시 인도-Again In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40. 재미없는 이야기. (인도 - 리쉬께쉬)



항상 축제면 노는 것이 재미 없을테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오트밀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냥 오트밀만 먹으면 질린다고 옆방에서 시나몬 가루를 협찬해줬다. 

시나몬 가루를 넣으면 맛이 산다는데 코가 막혀서 맛을 잘 모르겠다.
김첨지네 마누라도 아니고 시나몬 가루를 줬는데 왜 맛을 느끼지 못하니. 

오전 요가를 하고 다시 옆방에 놀러 갔더니 형님께서 특식을 만들고 있길래 얻어먹었다.

인도는 과일이 싸 만드는데 비용은 얼마 들지 않기에 마음만 먹으면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언제나 따로따로 먹고 뱃속에서 섞는 것을 선호한다.

그릇을 씻기가 귀찮은 것이 아니라 씻는데 들어가는 물을 절약하려고 그러는 거다.
지구는 소중하니까요. 

이번에는 또 다른 탈리집을 찾아 갔다.

진짜로 나는 아쉬람의 탈리가 맛있는데 사람들은 나를 걱정하며 밖에 나가면 맛있는 곳이 있다고 따라오라고 한다.

나를 생각해서 전날 맛있었던 식당으로 갔는데 오늘은 맛이 없어 미안해 한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곁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남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잘해주면 무시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영화 부당거래에서 참 좋은 말을 해줬다.

'호이가 계속 되면 그게 둘리인 줄 알어.'
무언가를 받기 위해 행동하지 않으며 받은 것은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입맛을 고치려 벽돌아이스크림을 하나 깨먹는데 소가 계속 들이댄다.

어디 사람이 음식을 먹는데 짐승이 다가오냐고 뭐라하며 쫓아내도 포기를 모르고 주위를 멤돈다.

결국 우리가 다 먹고 일어나자 다가와 핥아먹는다.

그래 너도 먹고 살기 힘들겠구나.

근데 넌 잡아먹힐 걱정도 없고 그냥 음식들을 주워 먹고 사니 편하기도 하겠구나.

하지만 인생이 아무리 힘들다해도 난 사람으로 살련다.

<오늘의 생각>


인도에 다시 온다면 바라나시와 리쉬께쉬로 올 것 같다.

 

오: 오늘도 오트밀이다.

트: 트.........

밀: .......
삼행시를 바로바로 짓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탈: 탈리는 맛있다.

리: 이 정도 먹었으면 질릴만도 한데 아직도 맛있다.
아 역시 난 개그맨하면 안 되겠다.

이번에는 혹시나 해서 망고 요거트를 먹었는데 역시나 달기만 했다.

태국의 요구르트가 그립다.
인도에서는 그냥 라씨를 사서 먹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요가를 계속해서 해보려고 요가책을 사러 가서 스도쿠도 책도 하나 샀다.

가방이 포화상태라 새로 넣을 것이 생기면 기존에 있던 것을 버려야한다.

이번에도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필요할 것 같아 무엇을 버릴지 쉽게 정하지 못하겠지만 무언가는 버려야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모르겠네 정말 난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여기저기 거기 둘러봐도

아무런 것도 하나 없는데
 

왜 찾으려고 하니

왜 떠나려고 하니

자꾸 그럴수록 슬퍼져요

혼자 살아가야 하니까
 

말로만 그래놓고 또 또

또다시 그러면 어떡하니 

자꾸 자꾸 그럴수록 사람

사람이 사랑이 안보이잖아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모르겠네 정말 난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무엇이 그리도 크길래

욕심이 자꾸 커져만가나
 

왜 잡으려고 하니

왜 가지려고 하니

자꾸 그럴수록 외로워져

혼자 살아가야 하니까
 

말로만 그래놓고 또

또 또다시 그러면 어떡하니 

자꾸 자꾸 그럴수록 사람

사람이 사랑이 안보이잖아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왜 찾으려고 하니

왜 떠나려고 하니

자꾸 그럴수록 슬퍼져요

혼자 살아가야 하니까
 

말로만 그래놓고 또 또

또다시 그러면 어떻하니

자꾸 자꾸 그럴수록 사람

사람이 사랑이 안보이잖아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

김수철 - 정신차려 

 

<오늘의 생각>


요가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우유를 사러 갔는데 다른 우유아저씨가 왔다.

2주 동안 매일 보던 아저씨가 갑자기 바뀌니 섭섭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원래 우유아저씨를 만났다.

알고보니 5시, 7시, 7시 40분. 총 3명의 우유아저씨가 있는데 오늘은 7시에 도는 아저씨가 늦게 돌은 거라고 했다.
7시에 도는 아저씨가 7시 30분에 돌면 10분 뒤에 도는 아저씨는 장사가 안 될텐데 같은 업종끼리 너무 한 것 같다.
본의아니게 아저씨를 배신한 것 같아 미안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요가를 한다.

전까지는 힘들어도 계속 참고 했었는데 어제 저녁 요가시간부터 요가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사진을 보면 가운데 서 있는 친구는 내가 킁킁이라고 별명을 지어줬다.

누군가에게 호흡법을 배운 것 같은데 손을 위아래로 올렸다 내리면서 엄청난 소리를 내며 콧김을 내뿜는다.

킁킁이를 처음 본 사람들은 다들 놀라는데 이제는 다들 그냥 킁킁이가 왔는가보다 한다. 

매일 똑같은 탈리만 보니 보는 사람들이 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는 똑같은 음식을 매일 먹기 싫었는데 해외로 나오니 다 맛있다.

아무래도 여행에 특화된 체질인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 반찬투정해야지. 

인도에서 토마토는 1kg에 15루피(한화 300원)이라 먹다가 남주고 소주고 개도 준다고 한다.

한국의 토마토는 새콤달콤한 맛이 있는데 인도 토마토는 그냥 토마토의 형태와 식감만 가지고 있다.

기아가 개막전 8연패에서 벗어났다.

개막전을 볼 때마다 이길거라는 기대는 하지도 않았었는데 드디어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올해는 V11을 했으면 좋겠다.

정정합니다.
2013년 9월 6일 현재, 기아는 꼴아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고작 개막경기에서 설레발을 쳤던 제가 죽일 놈 입니다.
그냥 꼴찌하면 좋겠는데 한화가 너무 강하니 8위로 만족합니다.
아 어서 기아가 해체해야 야구를 안 볼텐데... 

사람들이 한 명씩 떠날 날이 다가와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로 했다.

인도의 유명한 관광지에는 항상 레스토랑이 있고 피자, 파스타 등 서양식을 판다.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기에 서양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도에 와서 살이 쪄서 간다고 한다.
 

게다가 인도 음식에는 향신료도 많이 써 못 먹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도 주로 서양식이나 무난한 음식들을 찾아 먹는다고 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난 향신료로 범벅이 된 음식도 잘 먹고, 서양식도 잘 먹는다.

곤이형님에게 난 속에 잼이 들어있는 과자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딱 나한테 맞는 과자가 있다며 한봉지를 사오셨다.

가격은 좀 비싼 30루피(한화 600원)정도 했는데 맛은 정말 최고였다.

특히 속에 있는 상큼하고 쫀득쫀득한 잼은 여행하며 먹은 과자 중에 처음 느껴본 맛이었다. 

역시 비싼 과자는 다르긴 달랐다.

자주는 못 먹어도 가끔씩 먹어야겠다.

<오늘의 생각>


내가 인도인들보다 탈리를 더 많이 먹을 거라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요가수업이 없어 늦잠을 자도 되는데 새벽 6시에 잠에서 깼다.

더 자려다가 그냥 나중에 낮잠을 자기로 하고 빨래를 했다.

바람을 불어 넣어 쓰는 에어베개도 빨아봤는데 다시 베고 잠을 자고 싶을 정도로 깨끗해졌다.

원숭이들이 담을 타고 다니지 못하게 유리조각들을 담에 붙여놨는데 원숭이들은 그 위를 잘 다닌다.

담을 타고 다니며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봉지나 음식을 뺏어 가는 모습이 정말 얄밉다.
예전에 캄보디아에서 원숭이에게 점심을 뺏겼던 일이 떠오른다. 

누군가 원숭이 퇴치작전을 한다면 두 팔 걷어 붙이고 나설 거다.

아침에 오트밀을 먹으려는데 어제 사둔 과자가 눈에 들어왔다.

오트밀을 조금 먹고 과자를 먹으려 했는데 이상하게 배가 고파져 원래 먹던 것과 똑같은 양을 먹어버렸다.

과자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그에 맞춰 배가 고파지다니 파블로프의 개가 된 기분이다.

사람들만 홀리를 즐긴게 아니라 소도 홀리를 즐겼다.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 깨끗이 씻었지만 소는 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원래 더럽던 소가 더 더러워졌다. 

밀린 여행기들을 거의 다 쓰고 나니 인터넷의 세계에서 한 눈을 팔기 시작했다.
외국에 나와서도 인터넷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니 대단한 세상이다. 

'덴마'를 그리고 있는 양영순작가의 전작인 '천일야화'와 '라미레코드'를 봤는데 양영순작가는 천재다.

이런 상상력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부러울 정도다.

믓시엘....

배가 별로 안고파 점심을 걸러서 군것질을 하러 나가는데 얼마 전에 들어온 애가 도와달라고 한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불이 났는데 아무도 신경을 안쓰고 자신의 말을 안 듣는다고 나라도 도와 달라고 한다.

왠지 별일 아닌 것으로 호들갑을 떠는 것 같은데 도와달라고 하니 우선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쫓아갔다.

가보니 그냥 쓰레기를 태우고 있는데 불이 났다고 물을 끼얹어 끄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더니 아쉬람의 매니져가 쟤는 돌아이니까 그냥 무시하라고 한다.

돌아이가 아니라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랐는지 인도인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애처럼 보였다.

내가 원래 이런 것이니 괜찮다며 가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불을 끄러가자고 한다.
 

저녁에 돌아와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결국 자기 혼자 불을 껐다며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닌다.

관심이 필요한 불쌍한 돌아이였다.

국적은 모르지만 왠지 억양이 이탈리안인 것 같아 오늘부터 애를 '이탈리안 싸이코'라 부르기로 했다.

불 끄느라 수고했으니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하는데 줄 수 있는게 사모사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는다.

어제 저녁을 먹으며 환상의 망고아이스크림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었다.

가격은 20루피(한화 400원)인데 쫀득쫀득하고 망고를 통째로 얼린듯한 맛이 난다고 해 기대를 하면서 샀다.

한입을 베어 먹는 순간 사랑에 빠졌다.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오트밀이 다 떨어졌으니 한봉지 더 사고 딸기맛 라씨를 샀는데 별로였다.

요구르트도 맛 없고, 요거트도 맛 없고, 맥주도 맛 없고 그냥 사람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라씨와 짜이만 먹어야겠다.

새벽부터 열심히 한 빨래에 앙칼진 새님이 똥을 갈겨놓으셨다.
 

인도인은 밥은 오른손으로 먹고 응아를 싸고 뒷처리는 물을 이용해 왼손으로 한다.

내가 아무리 현지화를 추구한다고 해도 응아까지 현지화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루는 곤이형님이 왜 밥만 손으로 먹냐길래 차마 뒷처리까지는 현지화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곤이형님이 든 예가 지나가다 새똥을 맞으면 휴지로 닦는지 물로 닦는지 생각해보라며 물이 더 깨끗하다고 했었다.

새똥을 물로 닦다보니 그 대화가 생각났지만 그래도 뒷처리는 휴지를 쓸 생각이다.

뒹굴거리고 있었더니 송아지가 죽었다는 제보가 들어와 갔더니 개들이 파먹고 있었다.

먹고 먹히는 동물의 세계라지만 직접 앞에서 보니 징그러웠다.

내가 소고기를 먹는 것과 다른 것이라고는 내 눈앞에 시체가 없다는 것 뿐인데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앞으로 고기를 안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내 본능은 육식성 잡식동물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식동물이 되고 있다.

고기는 비싸니까 콩과 감자만 먹는다.

집에 있을 때는 식탁에 거의 매일 고기나 생선 등 메인 반찬이 올라왔었는데 그게 진수성찬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아무래도 한국에 돌아가서 엄마에게 반찬투정을 하면 인도에 있을 때를 생각하라며 그냥 나물을 줄 것 같다.

다음에는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로 가서 반론을 해야겠다.

<오늘의 생각>


글쓰기가 참 어렵다.

 

오늘도 오트밀이다.

어제 집에 전화를 하면서 엄마에게 밥은 잘 먹고는 있지만 아마 인도편을 보면 까무라칠 거라고 이야기 했었다.

2주동안 영양가 없어보이는 오트밀과 탈리를 먹는 모습을 보면 또 걱정하실테지만 난 정말 잘 먹고 있으니 걱정 하지마세요.

글쓰기가 정말 어렵다.

내가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라지만 글을 쓰고 있는 이상 더 재미있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내 글을 봐줬으면 좋겠고 내 글을 보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저번에 베트남편에서 베트남전과 한국전쟁을 비교한 표를 보고 비꼬려고 '참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있었다.

내가 글을 못 쓰는 것은 맞지만 그 것은 정말 위트였는데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었다.

또 내가 삼성광고판을 보고 좋아한 것까지 말이 나왔는데 나도 삼성의 잘못된 부분을을 지적하는 사람들 중에 하나지만 위안부와 관련된 미츠비시의 광고판을 보는 것보다 삼성의 광고판을 보는게 더 좋고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적으로 통하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자랑스럽다.

거기다 한발 더 나가 민족주의 성향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나는 대한민국이 아무리 잘못된 부분이 많아도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이렇게 쓰면 극우꼴통보수라고 할까봐 덧붙이자면 나도 촛불시위 참가하고 마음 맞는 사람 만나면 정치이야기 하면서 대통령 욕하는 사람이다.


지금 한국은 국정원 문제로 시끄럽다는데 이러나 저러나 나는 한국이 좋다.
그러니 한국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오늘은 캄보디아의 프놈펜편에서 뚜엉슬렝 이야기에서 폴포트를 미친놈이라고 쓰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이라 쓰는 놈은 꺼지라고 쓴 부분을 지적당했다.
글을 쓰던 당시에 흥분했었기에 표현이 거칠었던 것은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진심으로 내가 쓴 표현이 과격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제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폭동이라 생각하고 이게 정치적성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위에서 말했듯이 난 한국인인게 자랑스럽지만 역사를 왜곡하고 아프고 위대한 과거를 희화화하는 사람들과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은 부끄럽다.

이런 일이 생길정도로 다양한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있다고 좋게 생각하고 웃으며 넘어가고 싶은데 잘 안된다.

밥먹고 힘내야겠다.

밀렸던 여행기들을 다 쓰고 이제야 리쉬께쉬편으로 넘어왔다.

글쓰는게 어려운만큼 재미있으니 계속 쓸거다.

다시는 못할 여행이고 다시 오지 않은 순간들이기에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길거다.

누가 뭐라해서 관둘 것이었으면 시작도 안했다.


앞으로도 제가 여행기에 쓴 부분 중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잘못 알거나 실수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수정을 하겠습니다.

힘든 일이 있었으니 나를 달래야한다.

미천한 제가 망고님을 뵙사옵니다.

망고님의 희생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저녁요가는 아침과 다르게 양 옆으로 쭉 늘어서서 요가를 한다.

요가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 내 몸이 가장 뻣뻣하다.

모든 사람이 다 되는 동작이 나는 안된다.

요가선생님도 그 것을 알고 나를 집중관리 해주신다.

내가 아둥바둥거리며 동작을 하고 있으면 뒤에서 눌러주고 계속 조언을 해준다.

그 결과 정말 신기하게도 리쉬께쉬를 떠나기 전 날에 목표를 이뤘다. 

학창시절에 유연성 테스트에서 손 끝이 발끝에 닿은 적이 없는데 드디어 해냈다.

여러분, 2주만 아침 저녁으로 요가하면 몸이 유연해집니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노을도 이쁘게 진다.

아침에 곤이형님이 갑자기 떠났었다.

만우절날 간다고 하시길래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짜로 떠나는 것이었다.
 

어차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에 잘 가시라고 했었는데 저녁요가를 마치고 나오니 리셉션 형아가 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알려줬다.

짐을 보니 진짜 곤이형님 짐이길래 강가로 가보니 기타를 치고 계셨다.

갑자기 떠나고 싶어서 떠났는데 나가는 기차가 없어서 돌아왔다고 하신다.

사실 리쉬께쉬의 한국인 모임에는 한 명이 더 있다.

저번에 문화생활을 즐기며 피자를 먹던 날 식당에서 한 아리따운 여성분이 우리에게 말을 거셨다.

엄청 미인이신데 요가를 배우기 위해 인도를 찾아오셨다길래 요가 선생님으로 착각할 뻔 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묵고 있는 아쉬람을 소개해드렸더니 며칠 뒤 우리 아쉬람으로 옮겨오셨다.

그런데 더러운 인도에 잘 적응을 못하시길래 리쉬께쉬에 있는 동안은 마마님으로 모시며 도와드리면서 지내기로 했다.
 

마마님은 요가에 대한 욕심은 많으셔서 여기 저기 많이 알아보신다.

문제는 욕심만 많고 의욕이 별로 없어 실천으로 옮기지 않으시길래 몇 번 충언을 해드렸는데 헤어지면서도 이것 저것 걱정이 됐었다.

부디 내가 떠나고 새로운 충신을 구하셨기를 바란다.
헤어지기 전에 내가 마마님께 충신으로 하는 마지막 충언은 '마마, 부디 델리로 돌아가셔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시옵소서.'였다.

내가 목표도 달성했고 이제 다음 여행지를 향해 하산한다고 하니 미경누나와 마마님이 외식을 하자고 했다.

목표를 달성해서 그런지 초면이 정말 맛있었다.

다같이 망고맛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는데 다들 아이스크림에 푹 빠졌다.

마치 꼬마애들처럼 벽에 붙어 있는 아이스크림 전단지를 보면서 무슨 맛일지 궁금해 하며 입맛을 다시다 돌아왔다.

<오늘의 생각>


목표를 달성했으니 하산해야겠다.

 

리쉬께쉬에서의 마지막 오트밀을 먹는다.
그런데 아직도 코가 막혀있어 시나몬 가루의 맛을 못 느낀다.
참 슬프다. 

어제 목표를 달성하려고 무리를 했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다리에 쥐가 난듯이 아파 그냥 쉬었다.

아침 요가선생님은 그냥 말로 이런 자세를 취하라고만 하고 유격훈련을 시키는 조교처럼 기분이 나쁘게 가르쳐서 별로 안 좋아했었지만 그래도 몸이 유연해진다는 생각으로 매일 수업을 들었었다.
사람들이 제 발로 돈을 내고 찾아와 얼차려를 시켜달라고 하니 요가 선생님들은 참 재미있을 것 같다.
 

그동안 모기와의 전쟁에서 쓴 무기들이다.

난 모기한테 한번 물리면 물린 부위가 일주일정도 부어있고 간지러워서 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매일 밤 모기향을 독하게 피우고 자는데 내 방에 처음 온 사람들은 모기향 냄새에 기겁을 한다.

몸에 안 좋은 것은 알지만 모기한테 물리는 것보다 모기향에 찌드는 것이 낫다.

어제까지는 푸르던 나무에 꽃이 피었다.

봄이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원래 인도가 그런건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몰라도 봄이 아니라 여름처럼 덥다.

자꾸 마지막이라는 이유를 붙이며 외식을 하자고 해 또 밖에서 탈리를 먹었다.

어제부터 계속해서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그만큼 헤어지는게 아쉬웠다.

밥을 먹은 뒤 곤이형님과 나는 벽돌아이스크림을 하나 깨기로 하고 미경누나는 산책을 하러 갔다.

아쉬람의 마당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미경누나가 이따가 기차에서 먹으라며 과자를 한봉지 사오셨다.

매일 싸구려만 먹지 말고 좋은 것도 적절히 먹으라며 내가 좋아하는 잼이 들어있는 종류들 중에 고급과자로만 사주셨다.

한 10일정도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이었는데 이렇게까지 챙겨주시니 정말 감사했다.
 

정말 고마워서 아껴서 잘 먹었어요. 앞으로 슈퍼에서 쨈 과자를 보면 누나가 떠오를 것 같아요. 

누나의 유행어처럼 적절히 잘 챙겨 먹을게요.

짐이 늘어나서 가방에서 필요없는 것을 추려내야했다.

원래 책에 밑줄을 긋는 것도 싫어할 정도기에 책을 찢는다는 것은 생각도 안하는데 역시 사람은 닥치면 다 한다.

차마 버릴 짐이 없어 내가 갈 곳들만 추려내고 마마님에게 기증을 했다.

책을 찢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지만 책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마음으로 찢었다. 

인도로 다시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만약 다시 온다면 꼭 들릴 것 같은 리쉬께쉬다.



내가 탈 기차가 들어왔는데 내가 탈 칸이 없었다.

기차는 출발할 시간이 다되가는데 아무리 찾아도 내가 탈 칸이 없다.

사람들이 다 같이 기다리는 것을 보니 뭔가 잘못된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저쪽에서 내가 탈 칸이 오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인도기차가 연결하는 모습도 봤는데 한국과 별다를게 없었다.

그럼 이제 다시 떠나볼까.

<오늘의 생각>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니 심심해 죽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