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행기를 쓴다.
항상 밥 먹는 사진으로 여행기를 시작했는데 바라나시에서는 여행기를 쓰는 것으로 여행기를 시작한다.
어제 길을 지나 가는데 신기한 과일을 팔길래 조금 사봤다.
맛은 새콤하면서 약간 달달한 맛이 났는데 이걸 무슨 맛이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방울토마토처럼 생겼지만 맛은 토마토 맛이 아니다.
아침은 어김없이 뿌리를 먹는다.
한국인이 매일 김치를 먹는다고 김치가 질리지 않듯이 인도에 왔더니 매일 카레를 먹어도 맛있다.
갓 튀겨 낸 뜨거운 반죽을 한손으로 뜯어 카레와 같이 먹으면 최고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젤라비를 만드는 모습이다.
반죽주머니에서 나온 반죽을 튀긴 뒤 설탕물에 담근다.
날마다 만드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늦게 가면 못 먹는다.
보통 뿌리를 먹을 때 같이 시키는데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밖에서 기다려서라도 먹는다.
설탕덩어리라 몸에 좋지는 않겠지만 정말 달다.
아 당이 땡긴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근데 TV중계를 인터넷으로 쏴주는데 왜 보질 못하니. 왜! 왜!...
여행을 떠나며 아쉬운 것 중 하나가 프로야구를 못 본다는 것이었는데 정규시즌이 시작하면 정말 아쉬울 것 같다.
현재 시간과 여행기 시간이 차이가 나는 점은 다 계획된 것이니 이해해주세요.
인도에 새로운 동전이 생겼다.
기존에는 1루피, 2루피, 5루피짜리 동전만 있었는데 작년부터 10루피짜리 동전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 사람들도 신기해서 보관만 하지 잘 유통은 안되고 있다고 한다.
실패작으로 불리는 한국의 새로운 10원짜리가 떠오른다.
매일 여행기를 쓰고 있으니 숙소에서 같이 지내는 어르신께서 사진을 한장 찍어 주셨다.
머리가 직모라 스타일이 참 거지같지만 내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는 장발을 할 일이 없고
둘째, 헤드뱅잉을 할 때 락 스피릿을 느낄 수 있고
셋째, 장기여행자라는 티를 낼 수 있다.
물론 두번째, 세번째 이유는 농담이고 첫번째 이유때문에 바리깡을 들고 다니지만 머리를 기르고 있다.
형님이 창 밖을 보고 계시길래 나도 렌즈를 들이밀었다.
컨셉은 허세부리는 남자다.
밖으로 나오니 서양 커플이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어릴 때 미술을 조금 배웠었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미술을 다시 한번 배워보고 싶어진다.
한국에 있을 때는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여행을 하게 되니 더 많은 것이 하고 싶어진다.
하고 싶은 것들을 잘 기억해 놨다가 돌아가면 다 해봐야겠다.
한국에 있을 때 동생과 대화를 하다가 난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니까 동생은 그런 생각을 어디서 하냐고 물었었다.
난 그냥 길을 걷다가도 떠오르고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다고 대답했더니 동생은 그런 내가 신기하다고 했었다.
내가 특이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하고 싶은게 많은 것이 좋다.
누나의 헤나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입소문으로 전파가 되고 인도 여자들도 지나가다가 한 번씩 그린다.
인도에 와서 남을 도울 생각을 한 누나가 존경스럽고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인도는 쿰부멜라라는 축제 기간이다.
쿰부멜라는 우리가 앙코르와트 부조를 보고 공부했을 때 나온 암리타라는 불멸의 약을 두고 선신과 악신들이 12일간 싸운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이때 선신들이 치사하게 악신들의 뒤통수를 쳐 암리타를 얻으면서 네 방울의 암리타가 지상에 떨어졌다고 한다.
그곳이 고다바리, 알라하바드, 우자인, 하리드와드의 강가이다.
신들이 싸운 12일을 인간의 12년으로 계산해 네 방울의 암리타가 떨어진 지역에서 3년 주기로 쿰부멜라가 열려 한 지역에서는 12년 주기로 쿰부멜라가 열린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갠지스 강, 야무나 강, 그리고 전설로 내려오는 지혜의 강 사라스와티가 합쳐지는 바라나시와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알라하바드다.
그리고 올해에는 가장 유명한 알라하바드에서 쿰부멜라가 열리니 가까운 바라나시에 많은 사두와 바바들이 모인다.
나도 구경을 가려다가 사람이 엄청 많이 몰린다길래 그냥 넘어갔다.
사두와 바바는 도를 추구 하는 사람인데 개나 소나 깨달았다고 몰려든다.
도를 닦는다면서 옷을 안 입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속옷도 안 입은 채로 여자여행자들이 지나가면 같이 사진을 찍자며 웃는 모습은 전혀 도를 닦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진짜 바바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사이비로 보일 뿐이다.
만약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다면 내가 지금까지 어설프게 주워들은 선문답들과 어설프게 읽은 책들로도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들이다.
매번 손으로 밥을 먹지만 매번 혼자 밥을 먹어 밥 먹는 사진이 없었는데 오늘은 같이 간 형님에게 부탁을 했다.
묽게 나온 달에 밥을 비벼서 손으로 야무지게 집어 먹으면 된다.
밀가루 반죽인 짜파티도 오른손으로만 찢어 먹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한 손으로로 잘 찢어 먹는다.
축제라고 가트에 모여앉아 노래도 부르고 신 나게 놀고 있다.
바라나시에는 내가 지내고 있는 가트를 포함해 수 많은 가트가 있고 가장 끝에 있는 가트가 아시가트인데 이번에 처음 와봤다.
가트별로 다 특색이 있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다 비슷하게 보인다.
내일은 시바라뜨리라는 축제일이라 오늘 저녁부터 남자들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논다고 한다.
시바라뜨리는 그믐 전날 밤에 이루어지는데 시바가 세상이 어둠에 빠지기 전에 나타나 인류를 구원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인도는 한 달에 최소한 한 개의 축제가 열린다던데 바라나시에서 쿰부멜라와 시바라뜨리가 겹치다니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앙코르 유적지에서 힌두교 신화에 대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왔더니 힌두교 이야기가 재미있다.
아침을 먹다가 만난 사람이 저녁에 음악회를 한다는 정보를 줘서 찾아갔다.
물론 인도의 음악회기에 신나는 음악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2초짜리 리듬 하나를 15분동안 반복해서 연주하는 것은 좀 심했다.
하지만 이것도 인도의 문화라 생각하며 다음 연주자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가수도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계속해서 아~~~라고 소리를 내실 뿐이다.
거기다 계속해서 기침을 하시는데 계속해서 보고 있다가는 인도 문화를 무시하게 될 것 같아 그냥 나왔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색다른 문화라고 무시하는 것만큼 무시 받을 짓도 없으니 그냥 조용히 나온다.
밖으로 나오니 축제라고 폭죽을 쏘고 있는데 50발 정도를 쉬지않고 쏘길래 신 나게 구경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 애들이 무리를 지어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두 줄로 오던 애들이 나를 둘러싸고 쌀 같은 것을 뿌리며 웃기 시작한다.
인도 남자들은 혼자 있을 때는 소심하다가 수가 많아지면 대담해지는 성향이 강하다.
혼자 있을 때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단체로 뭉치면 혼자 다니는 외국인을 먹잇감으로 정하고 달려든다.
보통사람은 그냥 피하겠지만 평소 이런 인도인들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던 참에 욱하는 성격이 올라와 쌀을 한 움큼 뺏어서 한국말로 비웃으며 뿌려주고 길을 터서 나왔다.
그나마 남자고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 대응을 했지 만약 어둡거나 여자였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찌질해 보인다.
내가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류시화 시인이 같이 묵고 있었다.
네팔에 가기 전부터 류시화 씨가 바라나시에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내가 읽은 것이라고는 오직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집 하나기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물론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집을 읽으며 꽤 많은 것을 느꼈고 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지만 인도에 관한 책은 찾아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헤나를 해주는 누나가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을 가지고 있길래 빌려서 바로 다 읽었다.
읽어보니 내가 본 인도와 너무 달라 '내가 인도를 하나도 못 이해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의 생각>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를 읽었다.
전부 사실일 수도 있고, 전부 허구일 수도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인 '아 유 해피?'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행복에 대해 고민하다 떠나기로 한 나에게 지금까지 인도인들의 '아 유 해피?'는 비아냥으로 들렸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그들에게 벽을 쌓아 놓았었기에 그러게 들렸을 뿐 나 자신에게 진정으로 묻는 말이었다.
인도에서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 인도인들을 가까이하지 못해 인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는 했었다.
그 벽을 허물지는 못해도 1cm 정도는 낮춰봐야겠다.
지옥을 경험했다.
<오늘의 생각>
또다시 물갈이를 했다. 악몽도 꿨다.
26시간 동안 23번 화장실을 갔다.
죽을 것 같다.
어제 새벽부터 오늘 아침까지 지옥을 다녀왔다.
오늘은 바라나시를 떠나는 날인데 배탈과 몸살이 같이 와 과연 기차를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움직일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짐을 챙기는데 네팔에서 아주 조금 늘어난 짐을 조금 줄여야 할 것 같아 보조가방에 달아 놓은 특대형 쵸파를 남겨뒀다.
한국에서 나와 술을 먹을 때마다 거리에 있는 쵸파 인형뽑기를 친구 한모씨와 함께 했었다.
매번 작은 쵸파만 뽑았는데 하루는 술집앞에 큰 쵸파가 진열되어 있었다.
난 저건 상술이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 절대 못 뽑는다고 했고 친구는 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친구가 천원을 넣고 도전했는데 쵸파가 밀려났고 우린 신나서 좋아 죽으려 했다.
천원을 더 투자한 뒤 쵸파는 친구의 손으로 들어갔고 내가 여행을 떠나는 선물로 달라고 굽신거려서 받아냈던 특대쵸파다.
하지만 삶은 여행이고 여행은 무언가를 비우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헛소리를 하며 쵸파를 떠나보냈다.
이틀 동안 아무 것도 안 먹고 화장실만 다닌 상태로 배낭을 메니 힘이 든다.
계속해서 땀이 나고 어지럽다.
하지만 사람들은 느긋하게 움직인다.
한 번 멈추고 다시 움직이려면 죽을 것 같은데 축제 기간이라 길은 안열리니 미칠 것 같다.
제발 멈추지 말고 빨리빨리 움직이면 좋겠다.
오토릭샤를 잡고 기차역으로 가는데 축제기간이라 흥정도 안 되고 흥정할 체력도 없어서 대충 타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에 짐을 싣고 누우니 살 것 같다.
내 위장은 전혀 튼튼하지 않다.
새벽에 탄 사람들이 덥다고 선풍기를 튼다.
인도기에 선풍기는 전혀 청소가 안 돼 있고 고장나 덜덜거리며 까만 먼지를 내 얼굴로 쏟아낸다.
시끄럽고 먼지까지 쏟아지니 좀 끄라니까 나보고 좀 만져보라고 한다.
선풍기를 만질 기운도 없거니와 계속 틀고 싶은 마음도 없기에 그냥 무시하고 누워있었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목적지에 다 도착했을 즈음 신호대기를 한다고 한 1시간 정도 기차가 멈췄다.
평원 한가운데 기차가 멈췄으니 다들 내려서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는다.
카주라호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동양인 아저씨들이 단체로 같이 내리는데 한국인 같아 살펴보니 한 분이 K2 가방을 메고 계신다.
외국에서 한국인을 구분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아웃도어 옷을 입고 있는 동양인은 80% 한국인이다.
거기에 K2나 아이더 같은 브랜드라면 100%다.
카주라호역에서 시내까지는 오토릭샤를 타야 하는데 혹시나 같이 타고 갈 수 있느냐고 여쭤보니 어차피 사람이 많아 릭샤를 2대 빌려야 하니 남는 자리에 그냥 같이 타라고 하신다.
몸 상태가 안 좋기에 시내에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같이 식사하자고 하신다.
속도 좀 가라앉은 것 같고 뱃속으로 들어간 것은 없는데 계속해서 내보내기만 하니 짜증이 나서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한국식당으로 가자 하셔서 어차피 인연이고 솔직히 이 속에 탈리를 먹으면 다시 탈이 날 것 같아 한국식당으로 갔다.
된장국과 닭볶음탕 등 여러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세계일주 중이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고생한다며 이것도 인연이라 하시며 어차피 방도 트리플 룸 2개를 잡으면 한 자리가 남으니 방도 같이 쓰자고 하셨다.
밥까지 사주셨는데 방까지 신세를 지기에는 죄송해서 거절했지만 이럴 때 돈을 아끼라며 괜찮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다.
예전에 자전거 여행을 하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고맙다고 인사를 할 때마다 지금 받은 도움을 잊지 말고 나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여행하는 청춘을 보면 도와주라고 하셨었는데 이분들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
도움 받은 것들을 잊지 말고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도전하는 청춘을 보면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고 똑같이 말해주고 계속해서 세상 모든 청춘이 응원 받는 세상이 되도록 해야겠다.
카주라호에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국식당이 많다.
전라도밥집, 시골밥상 등등 참 신기하다.
카주라호에는 사원이 유명해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사원을 보러 온다.
우리도 방에 짐을 풀고 서부사원군으로 향했다.
이 석상은 비슈누신의 세 번째 아바타인 바라하인데 멧돼지 모습을 하고 있다.
카주라호의 서부사원군은 힌두사원이라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지와 비슷하다.
사원의 내부에는 역시나 세밀한 조각들이 되어있다.
조각이 세밀하게 되어있다지만 앙코르 유적지를 본지 얼마 안 돼서 딱히 큰 감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코끼리들을 참 귀엽게 조각해 놨다.
이 돌들을 어떻게 쌓고 어떻게 깎았는지 정말 신기하다.
카주라호의 사원들이 유명한 이유는 사원에 새겨진 야한 조각상들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조각상들을 보고 사원을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간디도 여자문제로 말이 많다지만 그건 그거고 간디의 업적은 업적이며 내가 자세히 알지 못하니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아직 복원을 못한 것인지 박물관으로 떼어 간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사원 관리를 너무 대충 하는 것 같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간디가 왜 부수고 싶다고 말했는지 알 수 있다.
계속 야한 조각들을 보다가 나무를 보니 야한 모습이 보인다.
난 타락했다.
거기다 컨디션도 안 좋고 인도도 여름이 시작되고 있어서 뜨거운 태양볕이 달궈 놓은 돌들을 맨 발로 다녀야 하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유적지를 비교하는 것은 안 좋은 것이지만 같은 힌두사원이다 보니 앙코르유적과 계속 비교하게 된다.
앙코르 유적지의 조각들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카주라호의 사원은 내가 모르는 것도 있겠지만 양쪽 면이 대부분 복사/붙여넣기를 한 모양이다.
역시 유적지는 아는 만큼만 보이니 공부를 하고 가야한다.
이 사자상은 카주라호에 있는 최고의 조각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나오는 길에 보니 열심히 청소도 하고 관리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실망스러웠다.
여행기를 쓰며 사진으로 다시 보면 아름다운 것을 보니 당시에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았나 보다.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신 분들의 정체를 공개하자면 우리에게 청정원 고추장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에서 단체로 여행을 오신 분들이다.
회사에서 팀을 짜 여행계획을 세워 임원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몇 팀을 뽑아 여행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뽑혀서 오셨다고 한다.
여행을 보내 주는 회사가 있다니 한국에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뜨겁게 내리쬐던 해가 진다.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여행계획을 변경해 어서 북쪽으로 피신해야겠다.
저녁에는 인도음식을 먹자며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하신다.
아마 인도음식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카레와 탄두리치킨일 것이다.
난 카레는 매일 먹지만 탄두리치킨은 먹을 기회가 없어서 못 먹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꿀맛이었다.
기차역에서 만난 인연으로 계속 얻어먹으니 죄송하고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걸로 인도에서 고기를 세 번째 먹는구나.
매일 콩과 감자만 들어있는 탈리만 먹고 다니니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자체가 안 든다.
저녁을 먹고 야시장으로 구경을 나갔는데 보드가야에서 봤던 공포의 관람차가 있었다.
아마 인도의 관람차는 다 이런 것 같다.
속도는 보드가야보다 조금 느렸지만 안전띠도 없고 그냥 타길래 무서워서 구경만 했다.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술을 마시는데 소주를 꺼내신다. 역시 한국인은 소주라는 것을 느낀다.
근데 한국에서 소주값이 90원 올랐다는 이유로 4천원에 파는 식당도 있다는데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소주값이 5천원이 됐을까봐 두렵다.
<오늘의 생각>
고추장은 역시 청정원 태양초 고추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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