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언제나 숙소 근처의 가게에서 먹는다.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맛집인 것 같다.
아침에는 적당히 느끼하면서 고소하고 불 맛이 나는 볶음밥이 최고다.
다른 도시에서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었지만 검문이 없는 광저우의 지하철은 탈 때마다 행복하다.
다른 사람에게 감시받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중국여행을 하며 몸으로 배우고 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었는데 광저우는 따뜻한 것이 아니라 덥다.
날이 더우면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지나가다 광고를 봤는데 아무리 봐도 한국인처럼 생겨서 사진을 찍었다.
찾아보니 SS501의 박정민 씨라고 하는데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만의 느낌이 든다.
더운 날씨를 뚫고 간 곳은 이름만 들어도 번화가처럼 느껴지는 베이징루다.
우선 몸을 식히기 위해 쇼핑몰로 피했는데 사랑스런 에어컨 바람이 우릴 반겨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콜라를 마시니 여기가 천국인 것 같다.
기념품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는데 계산을 하고나니 뽑기를 한번 뽑아보라고 한다.
그러더니 90% 할인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며 반지와 목걸이들을 보여주길래 살짝 혹했지만 사기의 냄새가 나길래 그냥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다시 덥다.
한국도 덥다고 들었지만 광저우도 덥다.
분수대에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내 나이를 생각하며 눈으로만 즐긴다.
야외테이블이 주는 분위기도 좋지만 이렇게 더운 날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에서 밥을 먹고 싶다.
광저우는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보다 딤섬으로 더 유명하다.
중국 여행에서 맛집을 담당하신 동생님께서 사진에 찍힌 딤섬집도 괜찮다는 평을 봤다며 알려주신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맛있는 곳을 갈거라고 하니 조용히 따라간다.
다음 목적지인 진가사당에 왔는데 보수공사 중인 모습이 보인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 갔는데 문이 닫았거나 공사 중이면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는데 정해진 날에는 무료입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날짜를 보니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것 같다.
우리가 간 날은 무료 입장이 해당되지 않기에 제 돈을 내고 들어간다.
비싼 중국의 입장료에 적응이 됐는지 10위안(한화 1,800원) 정도는 웃으면서 낸다.
진가사당은 청나라시대에 큰 위세를 떨치던 진씨 가문사람들이 학문을 닦고 정치를 의논하던 곳이라고 한다.
현재는 실내를 박물관처럼 사용하고 있어 딱히 볼거리는 없었는데 마오쩌둥 형님에 대한 조각상들이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내부보다 아름다운 외부를 제대로 구경하고 싶은데 보수 공사 중이니 아쉽지만 그냥 나온다.
우리 지현 누나는 중국에서도 아름답다.
날이 더우니 자꾸 시원한 탄산음료가 당긴다.
살이 찌는 소리가 들리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다음에 간 곳은 200여년 전에 지어진 석실성당으로 광저우에서 개방된 4개의 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중국은 교회도 공산당의 산하기관으로 보기에 주교도 직접 뽑고 바티칸과 수교도 맺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석실성당 근처에는 다양한 건어물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꼭 우리나라의 경동시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니 뚜레주르가 나를 반긴다.
중국 뚜레주르에서 파는 빵이 궁금해 들어가봤는데 우리나라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빵도 있었다.
광저우 시내 구경의 마지막은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샤미엔 지구이다.
샤미엔 지구는 중국이 서양에 개항하며 조계지로 설정된 곳으로 당시 서양인들이 살던 건축양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영국과 프랑스식 건물이 많이 남아있고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광저우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서구 열강들에게 개항당하며 겪은 일들이 있기에 그냥 무작정 예쁜 건물들이 많다는 감상을 가지고 돌아가기에는 왠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너무 탄산음료만 마시는 것 같아 이번에는 물을 샀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난 더운 지역과는 정말 안 맞는 것 같다.
열심히 광저우 시내 구경을 했으니 이제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야한다.
우리가 갈 곳은 낡은 간판이 돋보이는 타오타오쥐라는 식당이다.
건물이 역사적으로 인정 받을 정도로 오래된 타오타오쥐는 1860년부터 영업을 하고 있는 광저우의 대표 딤섬집이다.
안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차를 한 주전자 시켜야하며 진열되어 있는 딤섬을 가지고 오기 전에 테이블 번호가 적힌 종이를 직원에게 확인 받으면 된다.
식사 사이에 차와 함께 먹는 간식을 딤섬이라 부르기에 아침 시간에는 딤섬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먼저 고른 것은 새우 딤섬인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새우 요리 중에 가장 맛있었다.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입속에서 새우가 뛰어다니는 것 같은 맛이났다.
이것도 새우가 들어갔는데 어쩜 이렇게 탱글탱글한 새우로 딤섬을 만들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맛있었다.
지금까지 내 여행기를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난 어떠한 음식을 먹어도 크게 맛있다고 한 적이 드문데 타오타오쥐의 딤섬은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교자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닭발과 같은 종류도 있었다.
특이하게 생겼길래 한 접시를 골랐는데 젤리같은 식감에 비리지 않은 맛이 나 괜찮았지만 무슨 부위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마무리는 찐빵처럼 생긴 것으로 골랐다.
속에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해하며 반을 갈라보니 달콤한 크림이 들어있어 마무리 음식으로 딱 좋았다.
중국 여행을 하며 부가세 10%를 따로 붙이는 식당은 처음이었지만 정말 맛있었으니 괜찮다.
혹시나 광저우 여행을 계획중이시면 꼭 타오타오쥐에 들르시길 추천드립니다.
거리가 너무 더우니 사람들이 가게 근처의 길로만 지나다닌다.
가게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 시원하게 걸어다닐 수 있었다.
인형뽑기방도 있길래 몇 판 해봤지만 하나도 뽑지 못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뭔가를 먹길래 가보니 한국불오징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불오징어가 유행한 것을 본 적이 없기에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냥 작은 오징어 양념구이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아까 나에게 사기를 치려했던 가게가 보여 다시 들어가보니 여기도 구매한 사람들에게 뽑기를 권유하고 있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관광객들을 봉으로 보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다.
숙소에 들러 잠시 숨을 돌리고 광저우의 야경을 보러 나왔다.
우선 음악분수를 보러 갔는데 건물의 조명을 이용해 음악분수를 연출한 모습이 흥미로웠다.
음악분수 근처에는 아름다운 건물이 야경을 뽐내고 있는데 이 건물은 광저우 도서관이라고 한다.
도서관 건물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외부인도 출입이 가능해 들어가 봤는데 내부 시설도 잘 되어 있어 부러울 정도였다.
우리 동네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다음은 주강에 있는 리에더 다리도 가봤는데 한강의 청담대교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마지막으로 광저우 야경의 하이라이트인 광저우 타워도 구경한다.
다리 밑에서는 댄스 교실이 한창이었는데 매번 체조하는 모습만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니 재미있었다.
저녁에도 날이 덥다는 핑계로 주스를 하나 사 먹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꼬치구이와 맥주로 하루를 마감한다.
거의 2달 간의 여행을 떠나면서 별 생각없이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하나만 가져왔는데 용량이 부족해지고 있어 자기전에 호스텔 컴퓨터를 이용해 사진 정리를 잠깐 하고 침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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