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실질적 수도역할을 하고 있는 라파즈는 고지대에 위치한 도시라는 것도 유명하지만 치안이 안 좋기로 유명한 도시기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라파즈 시내 구경을 나섰다.
남미에서는 김형중씨가 엄청 잘 나가는지 여기에도 포스터가 있다.
한류스타들을 보며 한국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을 소녀들에게 나도 같은 한국인이고 심지어 내가 3살 더 어리다고 말하면 충격을 받을테니 조심해야겠다.
스페인의 영향으로 남미 곳곳에 성당이 넘쳐 흐르기에 딱히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성당에 대해 무뎌지는 것을 보니 동남아에서 사찰을 지루하게 생각하던 때가 떠오른다.
무슨 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누린내도 안 나고 고기도 부드러워 정말 맛있게 먹었다.
라파즈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버스도 있지만 작은 봉고차들도 버스로 운영하고 있다.
버스처럼 번호도 있고 차장이 호객행위를 하며 운행을 하는데 버스보다 배차간격이 짧아 이용하기 편하다.
달의 계곡은 칠레의 아따까마에 큰 곳이 있지만 난 아따까마를 지나쳤기에 라파즈에서 가보기로 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지형이라는데 신기하다.
다들 아시듯이 난 겁이 많기에 사진만 찍고 멀찍이 벗어났다.
달에 외계인의 비밀연구소가 있다는 설도 있던데 난 생명체도 발견했다.
개미처럼 생긴 외계생명체라니 신기하다.
짱미님과 준수님, 달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달까지 와서 낙서를 하신 조은희님 정말 짱이십니다.
조금 신기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입구에 태극기도 있는데 굳이 낙서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마시고 병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1볼(한화 160원)밖에 안 한다.
이미 라파즈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자리잡아서 그런지 흉흉하고 길가는 사람들이 의심스러워 보인다.
뱃속에 있는 야마를 적출해 미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징그러웠지만 이또한 토속신앙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건강, 여행, 재물, 사랑 등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 토템들이 있는데 난 사랑을 골랐다.
괜히 여행이나 건강처럼 나에게 직접적으로 관련된 토템을 골랐다가 잃어버리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찜찜할테니 지금도 없는 사랑을 골랐다.
토템에 무슨 일이 생겨도 어차피 잃을 사랑이 없으니 걱정도 없다.
좋은 일인 것 같은데 슬픈 기분이 드는 것은 기분탓이겠지.
여행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정말 안 좋은 일이지만 치안에 대한 이야기이니 함부로 흘려들을 수도 없으니 난감하다.
밥 종류를 먹고 싶어서 식당을 찾아보지만 안 보이길래 사람들이 많은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12볼(한화 2,000원)짜리 햄버거가 꽤 푸짐하게 나왔다.
수제버거처럼 생겼는데 맛도 괜찮았다.
그래서 밤에 분지 쪽에 있는 언덕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면 엄청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야경을 보러 갈 생각이었지만 왠지 느낌이 안 좋아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혼자 택시를 타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내려와야 하는데 왠지 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갈까 말까를 엄청 고민했는데 괜히 가서 위험한 일이 생기면 안 되니 아쉽지만 그냥 숙소로 돌아갔다.
전자제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충전까지 할 수 있으니 정말 좋았다.
이번에는 3,600m에서 맥주를 마시려고 했는데 바에 맥주가 다 떨어졌다고 한다.
어떻게 술집에 술이 떨어질 수 있냐고 물으니 미안하다며 볼리비아 칵테일을 추천하길래 아쉬운대로 한 잔 마셨는데 꽤 맛있다.
살펴보니 고장이 났길래 다른 콘센트를 찾아보는데 방에 콘센트가 한 곳밖에 안 보인다.
18인실에 콘센트가 하나 있다니 아까 좋다고 한 말은 취소해야겠다.
추천숙소에 올리려고 했는데 취소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인 2명이 보이길래 인사를 하고 보니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코파카바나로 간다고 하신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우유니에서 만났던 혜성씨도 만났다.
왜 아직도 라파즈에 있냐고 물어보니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가 끝나고 다시 고산병이 도졌다고 하는데 힘들게 여행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난 튼튼해서 정말 다행이다.
맛을 잘 모르는 내 혀와 모든 것을 소화시키는 위장과 술을 갈구하는 쌩쌩한 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러다보면 창 밖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못 보고 지나치게 되는데 이번에는 잠이 안 와 풍경 구경을 실컷했다.
게다가 칠레 애들이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덕분에 나도 즐거웠다.
우선 버스에서 내려 보트로 갈아탄다.
여행을 나오면 다 모르는 사람들이라 눈치 볼 필요가 없으니 참 편하다.
한국에서 이러고 다닌다면 미쳤다고 손가락질을 받겠지.
그런데 볼리비아에는 해안가가 없는데 왜 해군이 있는지 궁금해서 알아보니 1879년까지만 해도 아따까마 사막과 그 주변 해변이 볼리비아의 영토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따까마 지역의 자원이 탐이 난 칠레가 볼리비아와 페루를 상대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고 승리해 볼리비아는 내륙국가가 되버렸고 페루 또한 해상경계선을 칠레 쪽에 많이 빼앗겼다고 한다.
내륙국가가 된 볼리비아는 해군을 해체하지 않고 그 뒤로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티티카카 호수에서 훈련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칠레에게 국토 반환을 요구하며 국제 이슈로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칠레는 남미의 강대국이기에 콧방귀도 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역시 나라가 힘이 있어야 이런 험한 꼴을 안 당한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일본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매연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몰고 다닌다.
비단 코파카바나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전체에 이런 차들이 넘쳐난다.
이런 것 보면 건강해서 참 다행이다.
이제 곧 페루로 넘어가야하는데 볼리비아노가 많이 남아 태양의 섬 꼭대기에 있는 제일 좋은 숙소로 가기로 했는데 높아도 너무 높았다.
티티카카 호수는 해발 3,810m라는데 이 높이에서 20kg짜리 배낭을 메고 올라갈 생각을 하다니 참 패기가 넘치는 것 같다.
히말라야에서 우리 짐을 들어준 포터 기아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온 몸으로 느꼈다.
게다가 섬에서 먹을 망고와 맥주, 물 까지 바리바리 싸서 들고 올라갔는데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이 것들을 샀는지 정말 후회했었다.
태양의 섬에 들어와 만난 한국 여자분 2명과 혜성씨는 짐이 없어 나보다 훨씬 빨리 올라가버리고 혼자 계속 헥헥거리며 올라가다 갈림길을 만났다.
난 호텔 이름도 모르고 그냥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텔이란 것 밖에 몰라 물어볼 수도 없었는데 만약 다른 길로 간다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한 5분 정도 고민하다가 촉을 믿고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게다가 방에 수건도 준다.
수건을 주는 숙소에 들어오면 정말 기분이 좋다.
이렇게 좋다고 칭찬하는 숙소의 가격을 말하자면 80볼(한화 13.000원)밖에 안 한다.
그래요. 전 찌질해서 볼리비아에서 40볼 이상짜리 숙소에서 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히말라야 촘롱에서도 피자를 먹었고, 피츠로이에서도 먹었고, 태양의 섬에서도 피자를 먹는다.
이 곳의 피자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확실히 맛있었다.
유기농 채소들로 만든 채소피자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결국 좋은 전망을 비싼 가진 방에서 일몰을 보려던 우리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냥 자기 아쉬워 사람들을 모아 내가 바리바리 싸온 맥주와 안주로 술 한잔씩을 하며 이야기를 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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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이 늙은이를 빵 터지게한 용민군 짱이다.~
이제까지 봐온 셀카 중에서 양말 말리는 사진 정말 최고인 것 같아.....
아름다운 티티카카 호수 그림 기대하겠네~~
그냥 무의식 중에 모자에 걸어봤는데 재미있으셨다니 즐겁네요. ㅎㅎ
다음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볼리비아 뿐만 아니라 남미는 다 그런것 같아요..
늘 강도와 소매치기, 그리고 사기의 위험이 늘 상존하는 곳이라는...
위험없는 여행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한번 당하게 되면 여행자체의 지속이 불가능 할수도 있는 문제니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닌듯하니 고민입니다
위험을 피하자니 볼게 제한되고, 덤벼들자니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용민씨 의견은 어떤지요?
주로 위험을 감수하시는 편이신가요? 아님 피하시는 편이신가요?
전 안전에 70% 비중을 두고 다니는 겁쟁이 여행자입니다.
겁이 많아서 남미에서는 어두워지면 밖에 돌아다니지를 않고 있어요.
아쉽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안전위주로 다닐 예정입니다. ㅎㅎ
3주간 어딜 잠수 하실라고...
인터넷도 안되는 지역이라 더 궁금하네요.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제가 댓글을 못 달아도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우리에겐 예약전송이 있으니까요. ㅎㅎ
라파즈 를 눈대중으로 훒고 지나간게 아쉽네요
위험할수록 재미난 구석도 넘칠텐데 ....
양말 죽였어요^^
아마 다시 간다해도 몸을 사릴 것 같아요.
몸과 카메라는 오직 하나뿐이니까요. ㅠㅠ
뭔가 굉장한 경험과 감상과 사진을 들고오실듯...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되길 빌면서 기다리고있을게요^^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사진을 건져오겠습니다. ㅎㅎ
양말ㅋㅋㅋㅋ때문에 빵터졌어요 정말 배낭여행자 느낌나네요 ㅋㅋㅋ 어딜가나 안전이 정말 최우선이죠 늘 잘보고 있어요 다음 여행기도 기대되네요
양말이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는데 앞으로도 분발해야겠네요. ㅎㅎ
이런 여행지에서 한글로 된 낙서를 보는건 웬지 볼때마다 민망해지는군요
저 역시 여행에서 최고 우선은 안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으로도 안전한 여행되시길~~
양말에 다들 빵 터지셨네요 저도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는사람없는곳이라도 쉽게 할수있는 행동은 아닌데 ㅋㅋㅋ
3주간이라.. 이곳에 오면서 가장 긴 시간 안보이시겠군요 예약전송이 있다니 여행기는 보러 종종 올께요
돌아왔습니다~
별로 의식하지 않고 모자에 양말을 걸었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고 많이 웃었을 것 같네요. ㅋㅋ
양말이 토끼귀 같군요.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글쓴이는 유머스러움도 참 좋지만 생각이 참 바른 사람인 것이 항상 글 읽으면서 좋은 점입니다.
다음 글을 또 기대할게요~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매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코파카바나흐규흐규 비가와서 조금 아쉬우셨겠어여 제가 갔을때는 날씨가 좋아서.... 정말 하루종일 멍하니 물만 바라봤는데.. 저 숙소도 정말 좋았고 ㅜ 저 나중에 죽어서 화장을 하면 뼈가루를 여기다가 뿌릴까 하는 생각을 하며. 돌의자에 누워 해가 지기까지 하늘과 물감상을....ㅋㅋ 근데 예약전송도 있어요? 짱이네요 ㅋㅋ 팬서비스가 장난아니신데여 ㅎㅎ 쿠바는 다녀오신분들 호불호가 장난아니던데;; 여행기 기대할게요 ~~
코파카바나에 뼛가루를 뿌리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니 부럽네요. ㅋㅋ
다른 건 몰라도 꾸준하게 올리는 것만은 자신있습니다. ㅋㅋㅋ
남미는 제가 생각 한 것과 다르게 정말 맑은 곳인가봐요~
3주 동안 무슨 일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다음 여행기 역시 기대하겠습니다~
남미에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더라구요.
3주동안 있었던 일은 차차 보여드리겠습니다. ㅎㅎ
무슨고기요리였는지 저도 궁금하네요..냄새도 안단다 하시니 더욱더요
우리나라 사람들 대단하네요..저기까지 낙서를....
치안만 강화된다면 훨씬 국가경쟁력에도 좋을텐데 싶기도 하구요
^^ 얼룩말이 아이들인가요? ^^ 욘석들드 봉사활동시간 채우는 건지?! ^^
보관장소에 충전할수있는점은 정말 좋은점인데요
꼭 우리나라 사람만 낙서를 한 것은 아니고 외국애들도 많이 했더라구요.
그래도 한글이 저런곳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는 것은 제 욕심일까요.
얼룩말은 아이들인데 스페인어가 짧아 말을 못 걸어봤어요. ㅎㅎ
모자 양말.....ㅎ^^ㅎ 굿 아이디어^^
오늘도 즐겁게 여행기 훅~~~읽고, 웃고 갑니다~
어디든 즐겁게.. 건강하게 여행해요~!^^
응원 감사합니다~
김현중씨가 아니라 김형준씨예용~^^ 비슷한 이름이라 헷갈리죵 ㅎㅎ
혹시라도 김형준씨 팬이 보면 속상할까봐 적어봅니다 ㅎㅎ
양말은 정말 대박입니다 ㅋㅋ 센스가 넘치세요!!
제보 감사합니다. 바로 바꿨습니다.
양말은 한국에서라면 절대 못할 일일텐데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없이 말렸어요. ㅎㅎ
잘읽었어요,ㅎㅎ
양말 보다 빵터졌네요,ㅋㅋ
외국이라 당당해지더라구요. ㅎㅎㅎ
푸핫~
3살 어린 김형준보다 3살 더 많은 용민군이 더 멋져요.
용민군은 혼자 그 험하고도 먼 나라들 여행 잘 하고 있잖아요.
형준군은 매니저없이는 아무것도 혼자 못 할걸요?
왜냐면... 그 동네 소녀팬들이 꺅꺅~ 대면서 쫓아다닐테니까요.
응??? 해놓고 보니 내가 용민군 안티같은걸?
절대 용민군 안티팬 아닌거 알죠? 뉑???
달의 계곡에 새겨놓은 한국 관광객들을 향한 일침...
우리 모두 맘에 새겨야 될 일이예요.
ㅋㅋㅋㅋㅋㅋ 양말 빵터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