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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베트남-Vietnam

배낭메고 세계일주 - 011. 외국인은 따블, 아니 따따블이요.


다행히 아픈 배는 괜찮아졌다. 사촌이 산 땅값이 폭락했나보다.

역시나 아침은 뷔페기에 먹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든든하게 먹는다.
그냥 토스트만 만들어먹던 옆에 있던 애들이 내가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을 보더니 똑똑하다며 신기하게 쳐다본다. 
'니들이 아직 배가 덜 고파서 그렇단다.'라고 생각하며 알찬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베트남은 스프링롤도 유명하다는데 식당가서 먹을 형편은 안되니 길거리에서 샀는데 아줌마가 한참동안 정성을 들여 굴려가며 골고루 익혀주신다.

사원은 별로 재미가 없는데 그냥 또 들어간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으니 향도 하나 피우고 소원도 빌어본다.

악마들이 인간계에 오는 것을 막아주신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근데 악마같은 인간들은 어떻게 처리 못하시나요. 지구에 그런 인간이 좀 많아요. 

하노이의 북서쪽에 있는 호 떠이 호수와 쭉밧호수인데 호안끼엠보다 덜 북적거려 마음에 든다.

2008년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존 맥케인이 추락했던 쭉 밧 호수에 있는 조각상인데 미국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길래 나도 따라 찍었다.
존 맥케인은 베트남 전쟁때 폭격임무를 받고 출동했다가 전투기가 격추당해서 포로도 잡혔다가 5년여만에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가 생활하다가 상원의원이 되고 결국엔 공화당 대통령 후보까지 나간 유명인사다.

배고프니까 밥 한끼 먹을게요. 아줌마. 근데 왜 내 앞에 앉은 아저씨보다 5천동 더 받아요? 

오늘은 하노이 근처의 볼거리들을 다 걸어서 다니려고 동선을 짰고 드디어 그 유명한 호치민 묘소를 갔다.

반바지차림은 안된다길래 가방 깊숙이 들어 있던 긴바지도 꺼내입고 갔는데 오전에만 문을 연단다. 바보같이 복장만 신경썼다. 

하지만 호치민이 대단한 사람은 맞지만 별로 시체를 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치민이 자신이 죽고나면 어떤 우상화작업도 하지 말라했는데 결국 시체를 보존하다니 역시 자신이 바르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주변사람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근데 묘소 주변은 어디를 가도 입장 금지, 사진 촬영 금지다.

근현대사에서 이렇게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에게 오라고 광고를 해놓고 일부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막는 것은 좀 이중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리가 아프니 좀 쉬었다 갑시다.

작은 사원이 연못위에 있는데 올라가도 될 것 같은데 아무도 안올라가ㅂ 옆에 베트남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길래 올라가서 기도하고 내려오니 다른 사람들도 올라가기 시작한다.
'다들 올라가보고 싶었구나?' 

다음목적지는 문묘라는 곳으로 공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사원이라고 한다.

입장권을 끊는데 학생할인이 된다길래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국제학생증을 썼다.

그럼 들어가 봅시다.

들어가면 각 해마다 과거 급제자들의 이름이 비석에 새겨져 있는데 이게 끝이다.

사원이야 한국에서 절이나 궁도 많이 봤고 특히 동남아에서 질리도록 봐서 별로 관심이 없기에 그냥 둘러봤다.

외국에는 화장실이 유료인 곳이 많아 입장료를 내고 간 곳에서는 될 수 있으면 화장실을 들리는데 문묘가 별로 볼 것이 없어 화장실이나 이용할 생각으로 들어갔다.

들어가기전에 입장료 내는 곳이 있나 요리조리 살펴보고 들어갔다가 일을 보고 나오는데 아줌마가 돈을 내라고 하며 화장실 구석을 가리킨다.

절대로 들어 오는 길에는는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 요금을 내라고 표지판과 돈 통을 만들어 놨는데 참 기분이 더러웠다.

한국돈으로 치면 50원에 해당하는 돈을 냈는데 돈의 액수를 떠나서 관광온 사람들은 돈이 많으니 등쳐먹으려는 국민성 자체가 정말 마음에 안든다.

기분만 더러워진 채로 길가를 가다가 머리띠를 다시 샀다.
머리띠를 손짓 발짓으로 설명하니 아~ 범!이라고 한다. 그래서 노점상이 보일때마다 범범범, 밤밤밤 하고 다녔다. 

싸파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는데 보통 25만동이면 사는데 55만동짜리 객실밖에 안남았다고 해 고민을 하러 밖으로 나오니 외국인커플들도 표를 사려다가 값이 너무 비싸 계단에 앉아서 고민하고 있다.

우선 같이 여행사들을 돌아보기로 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다들 가격을 너무 세게 부른다.

싸파같이 유명한 여행지로 가는 기차표를 여행사들이 미리 선점해두고 값을 후려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어쩔 수 없이 투어상품을 이용하거나 그 표를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요가 많다보니 베트남 여행사는 절대로 흥정을 안한다. 가게를 나가도 절대 붙잡지 않는다. 

나라꼴이 참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여행사 배를 불려주기 싫어서 그냥 싸파를 안가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오니 정신적 데미지와 그동안 쌓인 피로가 터졌는지 너무 피곤해 5시도 안됐는데 그냥 잠을 잤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이대로 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10시쯤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길가에서 제대로 술판이 벌어졌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쏘냐.

여기저기서 와서 같이 먹자길래 잠시 기다리라하고 빈속을 채우고 술판에 끼어들었다.

아 원래 몬생긴 얼굴 더 몬생기게 나왔다.

한 20명정도 모여서 길가에서 술을 먹는데 사람이 몰리니 주인 아저씨도 기분이 좋은지 15000동에 팔던 맥주를 1만동에 판다.

신나게 먹고 있는데 공안이 와서 좁은 길로 쫓겨나고 11시쯤에는 술판을 접으라고 한다.

결국 클럽을 찾아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음악이 끊기며 장사를 접는다고 한다.

한 3군데를 갔지만 다 12시전에 문을 닫는다고 해 아쉬운 채로 헤어졌다. 

<오늘의 생각>

이럴수가 크리스마스 이븐데 모든 술집이 12시에 문을 닫는다. 

 

오늘은 하노이를 떠나 하롱베이로 가는 날이다.

하롱베이도 식후경.

보통 하롱베이는 다들 투어를 이용한다.

난 투어프로그램을 안좋아하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고 알아보니 투어를 안 이용하고 교통수단만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해 교통편만 예약을 했다.
교통편으로 깟바섬까지만 가서 직접 숙소를 잡고 좀 오래 있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출발했다.

중간에 조각상들 공원에 멈추는데 사진은 못찍게 한다. 근데 저 많은 조각들을 사갈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하롱시까지 가서 배를 탄다.

근데 교통편만 예약한 사람은 하롱베이 입장료로 8만동을 따로 내야한다고 한다.

출발하자마자 하롱베이의 돌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근데 투어를 이용한 사람들은 배에서 밥을 먹는데 나처럼 교통편만 이용하는 사람은 갑판으로 나가라고 한다. 어차피 밥값은 안냈으니 그냥 올라가는데 교통편만 이용한 말레이시아에서 온 가족들에 10살짜리 꼬마애가 있었다. 근데 가이드는 3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점심에 관한 이야기를 안해줬기에 도시락을 준비 못했고 아저씨가 화를 내고 가이드가 형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가이드가 올라와 중간에 몽키 아일랜드에 정박을 하는데 우리는 투어를 신청안했으니 배에서 기다리거나 입장료 5만동을 내라고 한다.
입장하며 보니 내가 8만동을 주고 산 표에 입장료는 포함되있고 내가 낸 돈은 선장이 먹는거다.
난 교통편만 연계해서 이용한다했지 투어에 꼽사리로 낀다는 설명은 못들었는데 이건 뭐 그냥 투어 이용하는거랑 다른게 없다. 

근데 동굴에 들어가보니 조명을 정말 아름답게 꾸며놨다.

그냥 봤으면 덜 아름다웠을 동굴이 조명빨로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다니 역시 화장빨, 조명빨은 조심해야겠다.
근데 캐논을 카메라를 쓰는 네덜란드 여자애가 내가 동굴사진을 잘 찍는게 신기했던지 어떻게 찍는지 가르쳐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숨을 멈추고 손이 안떨릴때 찍으면 된다고 했는데 걔 카메라는 빛을 잘 못 읽는지 어둡게만 나와서 요리조리 만져봤지만 개선이 안되서 그냥 GG를 쳤다.
보급기 A55지만 참 잘 쓰고 있었는데 더 마음에 든다. 다음에도 쏘니 써야지.


물이 흐르는게 아름다워서 동영상으로도 한번 찍어봤다.
귀엽게 생긴 쓰레기통.
펭귄은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잘 먹나 보다.

진부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은 경이롭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수많은 배들이 동굴 구경을 하러 와있다. 

근데 샌들이 뜯어졌네?
제 여행기는 가차없는 비판을 하는거 아시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이 제품은 울 어무이가 여행갈 때 신으라고 협찬해주신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K2에서 만든 트레킹화입니다.
처음 신은 것은 2012년 10월 자전거 세계일주 예행연습때니까 3달을 신은셈인데 3달만에 신발이 뜯어지는게 정상인가요.
어차피 자전거 여행할때는 페달질만 했고 오르막길 오를 때는 끌바 한 것과 정글 트레킹 2박 3일 한 걸로 뜯어진다면 그건 트레킹화가 아니겠죠.
만약 재고품을 사서 본드칠이 약해졌다는 변명을 한다면 그걸 산 소비자가 잘못이 아니라 그걸 회수 안하고 팔게 놔둔 K2의 잘못 아닌가요.
신발 제대로 만듭시다. 
앞으로도 제가 쓰는 모든 여행용품에 대한 철저한 리뷰를 하고 세계일주가 끝나고도 살아있는 용품들은 따로 공개하겠습니다. 긴장하세요.

점심을 못먹었으니 짬을 내서 컵라면이라도 한그릇 사먹는다.
배에서 자유여행중인 한국인 어르신 부부를 만났다.
아들들에게는 그냥 아는 사람 만나러 해외나간다고만 하고 동남아 일주를 하고 계신다는데 참 행복해 보이셨다.
나보고 크게 될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제발 크게 되서 울 어무이 아부지가 걱정 안하시게 되면 좋겠다. 

하롱베이는 발음 그대로 하룡(下龍), 용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인데 바다안개가 많이 껴서 잘 안보여 아쉬웠다. 

가이드가 카약도 탈거냐길래 카약은 필요없다고 그냥 구경만 했다.
근데 투어로 온사람들도 카약은 공짜지만 사진에 보이는 동굴로 들어가려면 또 돈을 내야한다며 돈을 추가로 받았다.
참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라고 가지가지 핑계로 돈을 번다. 
어르신들은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속는다며 허허 웃으신다. 

2000여개의 기암괴석이 있다는데 참 신기하다.
우리나라의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배타고 못돌아 봐서 비교를 못하겠는데 나중에 한국돌아가면 다도해도 꼭 가봐야겠다. 

물위에 떠있는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한다.
근데 가이드가 슬쩍 와서 말을 걸기 시작한다.

가이드 : 아깐 정말 미안했고 내가 잘못했어. 그래서 니가 학생이니까 싸게 투어에 껴줄게. 배에서 잠 잘 수 있고 저녁과 아침까지 해서
            40만동(약 19달러)에 해줄게. 배에서 자는거 정말 환상적이지 않겠니?
나 : 미안한데 나 한국에서 해군 나왔음. 나무로 된 배가 아니라 쇠로 만든 군함에서 자도 많이 자서 전혀 관심없으니까 장사질 그만해라.

하지만 이 가이드도 포기를 모른다.

가이드 : 그럼 우리 호텔로 가면 저녁이랑 아침 포함해서 35만동.
나 : 나는 내일 안돌아오고 며칠 쉬고 가서 트레킹도 할거거든.
가이드 : 알았어 너 공짜로 트레킹에 껴줄게.
나 : 트레킹 몇시간인데?
가이드 : 1시간 갔다가 다시 1시간 돌아오는거야.
나 : 난 하루종일 하는거 할거임.
가이드 : 1시간이면 다봐. 하루종일 할 필요없어.
나 : 필요없고 난 내가 원하는 숙소 잡을거임. 

결국 가이드는 다른 먹잇감을 찾아 갔고 나처럼 교통편만 예약한 유럽에서 온 애를 꼬셨다. 

 

광각렌즈가 없으니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물안개가 낀 모습도 나름 운치가 있다.

깟바섬에 도착해 숙소를 잡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바닷가가 보이고 방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호텔을 원래 10달런데 3일 묵는 조건으로 8달러에 잡았다.
숙소를 잡았으니 당연히 밥을 먹어야 하는데 하노이에는 잘 안보이던 사이공 맥주가 있다.

<오늘의 생각>
이것들은 뭐만 하면 돈을 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