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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중국-China

자전거 세계일주 - 002. 난 숲이 좋아요. (~day 005)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전을 하면서 클랙션을 너무 세고 자주 누른다 하지만 중국은 대륙의 기상이 있어서인지 더 심하다.
밤중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6시에 일어나 텐트를 보니 이슬이 젖어 있어 좀 마를 때까지 기다리려다가 왠지 하늘에서 비가 내릴 거 같아 텐트를 빨리 정리 하니 진짜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자꾸 숲에서 자서 그런가 하늘의 기운을 읽기 시작하다니 걱정이다.
못해본게 많은데 벌써 신선이 되면 큰일나는데... 

중국은 아침이면 길가에서 이것 저것 막 파는데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호떡인지 공갈빵인지 모를 것에 삘이 꽂혔다.
여기서 중국어 강의 잠깐 하고 가자.
나 曰 하오츠? (맛있어요?)
아줌마 曰 커이 커이 (응 응) 
나 曰 뚜어 샤오 치엔? (얼마에요?)
아줌마 曰 우 콰이 (5 위안)
여기까지가 생활 중국어다. 이것만 알면 중국에서 굶어죽지는 않는다.
생활 중국어 끝났으면 바디랭귀지 시간.
손짓 발짓으로 안되는게 어딨니. 다 되지.
중국사람들 많이 먹고 양도 많으니 어서 사라는 아줌마 말을 알아듣고 안에 뭔가 안들었을 것을 알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개에 5위안을 주고 샀다.
결과는 역시 아무것도 없음. 그냥 밀가루인데 계속 씹으면 단맛남. 탄산이랑 먹으면 밀가루 단맛이 안나니 같이 먹지말것.
2개면 배가 빵빵하게 부르다.

산은 싫으니까 우회전해야지.

산은 오를 때는 재밌으면서 힘들고 올라가서 보면 아름다운데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는게 안힘들다.

구름도 많이 끼고 차도 별로 안지나가고 옆엔 산도있고 달릴 맛 난다.

근데 달리다보니까 톨게이트가 나오길래 '아 되돌아가야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오토바이들이 지나가길래 쫄래쫄래 쫓아갔다.
소심하게 뒤에 딱 붙어서 달려갔는데 아무도 막지 않아서 뒤돌아서서 사진 한방.
대륙은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생활화 되서 그런가보다. 

여기 고속도로 같은데 옆에 마을로 빠지는 길이 있고 대륙은 참 신기하다.

근데 알고 봤더니 내가 지나온 도로는 우리나라로 치면 간선도로? 같은 곳이라 자전거가 통과 가능하고 고속도로는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표지판이 있다.

길가에서 사과파는데 봉지에 쌓여있는게 좀 더 비싸서 안 쌓인거 사려다가 그냥 고급사과를 샀다.
그래봤자 흥정해서 3개에 2위안(360원)

한자는 읽을지 몰라도 영어는 읽을줄 안다. 
내셔널 포레스트 파크, 국립공원이라니까 저기서 오늘은 저기서 자야지.

오오오 들어가는데 길이 귀신 나올 것만 같다.

입장권을 사라길래 다시 중국어 + 손짓발짓 시전.
처음에 4위안이라길래 아 잠자는데 돈내고 자야하나.. 국제학생증을 보여줬더니 2위안이라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표를보니 20위안이었다.
너무 큰 돈이라 안들어가려다가 하늘이 또 비가 내리려하기에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발까지 깨끗하게 닦고 진입.

연꽃인데 때가아니라서 그냥 동네 하천처럼 생겼다.

우선 텐트 칠 곳을 미리 물색해 놓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딱 좋은 오두막 발견.
오늘은 저기서 자야지. 

바다가 보이는 숲이라길래 끝으로 달려가니 진짜 바다가 보인다.
칭따오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바다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게 대륙의 바다임.
한국하고 다를 거 없는 바다다.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사진 한방 찍고.
몬생긴건 알지만 울 엄마한텐 잘생겼음.

바다 바다 바다다다다

바다 바다 바다다다다


무지하게 넓다 너 참으로 넓다 무얼먹고 자라서 그리 넓으나

무지하게 깊다 너 참으로 깊다 부모님 마음처럼 깊고 푸르나


어떡하면 너처럼 되나 어떻하면 나도 변하나


타카피 - 바다

당신의 마음은 바다에도 못 나가고 해변에 묶여 파도에 따라 흔들리고만 있는 한 척의 배와 같나요.
파도가 무서워 묶여있나요.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려고 묶여있나요.
너무 무서워할 필요도, 너무 준비할 필요도 없어요.
배는 어차피 물에 뜨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이제는 묶인 줄을 끊어버리고 바다로 갈 시간이에요.
바다로 가서 파도를 즐길 시간이에요.

그냥 사진 보니까 떠오른 개소리... 

오래된 진짜를 보고 싶은데 가짜뿐이다.

한국의 전각에는 초록색을 쓰는데 중국은 파란색이라 뭔가 어색하다. 

지금은 아니여도 언젠가 자금성을 볼 수 있겠지.

제 여행에 안전과 우리 가족에 건강과 대한민국의 통일과 전세계의 평화를 빕니다.

공자님 찍으려하니까 비가 내리기 시작하기에 서둘러 오두막으로 도망쳤다. 자꾸 천기를 읽는다.
근데 진짜로 아직 신선되면 안되는데... 땡중해야 술먹고 고기먹고 돌아다닐 수 있는데...


 

오두막이 있어 텐트는 비에 안 젖었지만 밤사이에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어 태풍이 온 줄 알았건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떴다.

12. 10. 16
자동차들이 계속 지나다녀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해가 안떴고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텐트에 물기가 많아 더 자려다가 느낌이 안좋아 빨리 정리하고 나니 비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시내를 지나다가 중국호떡같은 것을 팔기에 안이 비어있을 것 같았지만 우선 샀더니 역시나 그냥 밀가루빵이었다.
탄산음료를 하나사서 같이 먹는데 2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고속도로가 나오길래 걱정하다가 오토바이들을 따라 갔는데 옆길로 통과해 신기했다.
1800m짜리 바다를 건너는 다리를 기대하며 건넜는데 그냥 다리였다.
이슬비가 계속 내려 쉬지않고 남쪽으로 달렸다.
길가에서 사과를 팔기에 흥정해서 3개에 2위안에 사고 갈림길에서 국립공원으로 들어갔다.
세면대에서 머리도 감고 온 몸을 다 씻고 학생할인으로 20위안에 입장했다.
비가 오면 잠잘 곳을 찾기 힘들까봐 왔는데 역시나 비가 내렷다, 
근데 난 왜 숲에서만 자는 걸까.
친환경적이라 그런건가. 

지나가다가 중국 시내가 나왔는데 한국과 별다를게 없다,
대신 삼발이 자동차들이 많고 도로가 좀 넓다.

너는 삼발이 나는 두발이.

한끼에 2개씩 4끼째다. 
하루 밥값이 1000원도 안들고 있다. 행복하고 밀가루 맛 때문에 눈물이 난다.
하지만 음식을 버리면 벌받으니 배맛 음료수를 사서 같이 먹는데 환상의 조합이다.

날씨가 추워져 바람막이와 버프를 착용했다.
절대로 귀여워 보이려고 윙크한거 아님. 해때문임.
아 어서  빨리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야지. 너무 춥다.

뻥 뚫린 길과 내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국립공원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씻고 빨래도 했다.
바지야 너는 다음에 빨아줄게. 태양광 충전기도 장착 완료. 

잘 달리다가 덜덜거려서 확인하니 프론트랙에 볼트가 빠져있기에 여분으로 가져온 볼트로 수리 완료.
근데 볼트만 가져오고 너트는 안가져왔네.
나 바본가봐...

아싸 도로에 차가 하나도 없네.

바보야 미개통이니까 없지.
도로를 안만들었는데 차가 지나다니겠니.
구글맵에는 표시되있는데 그래도 방향이 맞으니 달려가면 되지 뭐.

달리는건 니 자윤데 왔으니 요금을 내야지.
넌 돈이 없으니 몸으로 떼우렴.

저 둔덕을 넘다가 자빠졌는데 옆에 맨홀구멍같은 곳에 빠질뻔했다.
다리만 조금 찢어지고 무사해서 다행이다. 

이게 바로 대륙이다.

여기도 벼가 누렇게 잘 익었다.

하루종일 달리기만 하고 다치기까지 해 저녁은 맛 있는 것을 먹으려 했는데 식당이 안보여 그냥 가게에서 비싼 것들로 사서 역시나 도로옆에 텐트를 쳤다.
12. 10. 17
 간밤에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텐트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오두막이나 텐트가 무너지면 살아남아야 하기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아침이 되자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 바람막이를 입었다.
빨리 따뜻한 남쪽으로 가야겠다.
 중간에 개발중인 도로를 지나가다 넘어졌는데 무릎이 조금 아프다.
무릎도 아프고 쉬지않고 100km를 달리며 밥도 못먹었더니 힘이 든다.
저녁은 맛있는 것을 먹으려 했지만 식당이 안나와 가게에서 음식을 샀다.
족발 같이 생긴 것은 7.5위안인데 똥냄새가 났다.
음식 버리는거 아니라서 끝까지 먹었는데 진짜로 똥을 먹으면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았다.
맛은 그냥 족발 맛이라 다행이었는데 이제 똥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꼬치는 먹을만  했고 맥주맛은 좋았다.
근데 또 텐트 바닥에 맥주를 쏟았다.
참 칠칠 맞은거 같다. 


12. 10. 24 상하이 유스호스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