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현재 중국 동부해안지역의 일출시간은 6시이고 해는 5시쯤부터 지기 시작해 6시면 완벽한 어둠이 내린다,
텐트를 치고 잔다는 것은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고 대피처를 만드는 것이기에 완벽한 어둠이 내리면 초조해진다.
또 중국은 큰 도로라 해도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4시 30분부터 잠잘 곳을 찾는데 내 잠자리 탐색은 3단계로 나뉜다.
4시 30분부터 5시까지는 1단계로 바람을 막아줄 벽이나 지붕이 있는 완벽한 잠자리를 찾고, 5시부터 5시 30분은 2단계로 인적이 없는 괜찮은 지역을 찾는다. 마지막 단계인 3단계는 5시 30분부터인데 이 때는 그냥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지 치고 본다.
지금까지는 항상 1,2 단계에서 끝이 났는데 어젯밤은 3단계까지 갔다.
밥을 4시 30분에 먹고 가게에 잠깐 들린 뒤로 계속해서 자리를 찾는데 마을에 들어가도 마땅치 않고 도로변에도 자리가 없어 속된말로 똥줄이 타도록 자리를 찾다가 겨우 발견했다.
우연히 구한 자리지만 옆에 벽도 있고 괜찮은 선택이었다.
남쪽으로 내려온 효과가 있는건지 매운고추를 먹어서인지 침낭을 덮으니 더워서 그냥 잤다. 짐 정리를 하고 자전거에 거치하려고 하니 프론트랙에서 또 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이번엔 너트가 빠졌다.
저번에 말했듯이 볼트만 많이 챙겨왔기에 10km정도 가면 나오는 마을을 향해 달려 가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지나가기에 인사를 했다.
난 칭따오에서 출발했고 상하이로 간다고 소개를 하고 혹시 너트 있냐고 물어봤더니 내 왼쪽에 있는 빨간모자 아저씨가 갑자기 자기 자전거에서 너트를 빼서 나에게 달아주길래 마을가서 달면 된다고 했더니 자기가 너트구하기 더 쉽다며 괜찮다며 수리를 해줬다.
같이 달려가다가 아저씨들은 로드바이크라 속도가 나보다 빨라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지금까지 함께한 G204도로와 헤어질 시간이 됐다.
이제 S229를 따라 남하한다. 오늘의 미션명은 닥치고 남쪽. 닥남이다. 닥남을 하더라도 배는 채워야 하기에 밥을 먹기 위해 마을로 들어 왔는데 한번 맛 본 음식은 될 수 있으면 안먹으려 하기에 새로운 종류의 식당에 들어갔다.
우선 가격대를 알아야 하기에 얼마냐고 하니까 옆에서 지켜보던 아줌마가 바구니를 주며 집는 시늉을 한다.
이것 저것 골라 넣고 가격을 물어보니 8위안이라고 한다. 두부튀김, 고기, 어묵 등등을 넣고 면을 넣고 끓여주는데 맛은 물론이고 칼로리와 포만감도 최고여서 아주 좋았다. 한국인이라니까 한국돈이나 기념할만한 것을 달라했지만 가진 것중에 한국을 나타낼만한 것이 없었다. 밥 먹었으니 이제 뭐할차례? 당연히 디저트먹을 차례지.
오늘은 중국 자두에 도전했는데 시큼한 맛보다는 약간 달면서 물이 많았다. 중국엔 삼발이가 참 많다.
트럭뿐만 아니라 승용차도 삼발이가 많은데 경운기 소리가 난다,
그럼 여기서 삼발이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하고 가자.
중국은 역주행이 아무렇지도 않기에 삼발이도 역주행을 한다. 역주행을 할 때는 주로 갓길을 이용하는데 앞에서 삼발이가 오기에 난 한쪽으로 피해서 멈춰있었다. 그런데 내 옆에서 삼발이가 갑자기 휘청하더니 평형을 잃고 내쪽으로 기울길래 식겁을 하며 어어하며 피하려 했지만 방법이 없어 이로 깔리는구나 했는데 다행히 운전기사가 평형을 잡아 스치고 지나갔다.
아직 죽을 운명은 아닌가 보다 하고 식겁한 채로 피하고 봤는데 그 뒤로는 삼발이가 보이기만 하면 멀리 떨어져서 돌아간다.
혹시 중국 가실분은 자나깨나 삼발이 조심하세요. 삼발이 건들면 아주 X되는 거임. 자두로 기름기가 안 씻겼길래 달리다가 물을 보충하며 코코넛 젤리를 사먹었는데 3위안이나 해서 그런지 위에만 알맹이가 있는게 아니라 4분의 3지점까지는 알맹이가 있는데 그 밑은 다 젤리뿐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오늘이랑 내일은 닥남을 계속 할거라 술을 안마실거라고 다짐했지만 저 NBA 스폰서 마크가 나를 붙잡았다.
어쩔 수 없이 맥주도 사고 고급 과자도 하나 샀다.
12. 10. 20
아침 여섯시에 일어났는데 텐트도 안 젖었기에 최대한 달려보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에어매트리스 마개를 잘 안닫아 바람이 빠졌는데 앞으로는 잘 확인해야겠다.
짐정리를 하고 자전거에 패니어를 달려고 하니 프론트랙 오른쪽 너트가 사라졌기에 다음 마을에서 고치 려고 출발했다.
옆으로 자전거를 탄 3명이 지나가기에 인사를 하고 프론트랙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 자전거에서 너트를 빼서 달아줬다.
고마워서 따라가다보니 아저씨들은 로드바이크라 속도가 안맞아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허기를 참고 달리다 11시쯤 식당에 갔는데 냉장고에서 자기가 재료를 고르면 면요리를 해주는 식당이었다.
주인 아줌마와 대화하며 노는데 한국을 기념할만한 것을 달라고 했지만 가진게 없어 미안했다.
속이 느끼해 자두도 먹고 군것질을 하다보니 배가 별로 안고파 가게에 갔는데 또 맥주가 나를 불러 사버렸다.
점점 알콜 중독자가 되는 것 같다.
한 125km정도 달리고 공원까지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잤다.
근데 앞사람은 10위안에 16개를 주고 난 5위안에 7개만 주기에 하나 더 가져왔다.
이건 속에 찹쌀밥과 춘장을 넣고 찐 것 같은데 정말 맛있다. 배도 부르고 획기적인 음식이었다. 이건 무채와 여러가지가 들어 있는데 좀 짰다. 저런 곳에서 살면 무슨 느낌일지 궁금하지만 추울것 같다.
또다시 톨게이트가 나왔는데 톨게이트가 나오면 뭐다?
치
고
남
쪽
제발 북풍아 불어라 불어라 하지만 그냥 포기하고 달린다. 오늘 점심은 과일 봉다리를 먹어보겠어요.
따뜻한 남쪽으로 와서 그런지 귤도있다.
귤이랑 바나나랑 홍시랑 해서 7위안인데 중국이나 한국이나 맛은 똑같이 달다. 이건 5개달려있는 가지 한개를 서비스로 달라고 아줌마를 졸라서 얻은건데 뭔지 궁금해서 까보니 망고스틴같았다. 저기에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저기도 겨울에 춥고 모기도 많겠지. 영화에서 보이는 중국의 동네 풍경. 근데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강이 나오는데 다리가 없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니 배를 타고 건너는데 지도를 확인하니 양쯔강이다.
5위안이면 아침 1낀데 다리를 왜 안 세웠을까. 이런 큰 화물선들이 많이 지나다녀서 안지었나보다. 배를 돌릴 필요없이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린다.
배가 여러대가 있어 수많은 차와 사람들을 계속해서 실어나른다. 여기도 강남이 더 잘사는건가?
높은 빌딩은 있지만 도로 포장상태를 보면 강남이 개판이다. 태호가 있는 우시를 향해가는데 한글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마트에 밀려 사라진 까르푸. 우시 시내로 들어왔는데 자동차전용도로는 못들어가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가니 다리로 올라가는 길을 이렇게 만들어놨다.
자전거 끌고 올라가느라 힘들었다. 공안이 왜 있을까. 어디서 사고가 났나? 똑같은 이륜차니 항상 조심해야한다.
자동차가 먼저 출발하면 뒤 늦게 출발하고 신호 잘지키고.
그래서 난 복잡한 시내로 들어가기 싫지만 엄청난 넓이의 태호를 보기 위해 우시 시내를 관통했다. 수고했으니 맥주와 저녁을 사서 태호를 따라 달리며 잠자리를 찾는데 잠잘 곳이 안보인다.
대학교가 있길래 경비아저씨에게 텐트를 쳐도 되냐고 하니 공안에게 전화를 한다. 아 일이 꼬일 것 같다.
다행히 머리를 빡빡민 우리나라 형사스타일인 공안이 와서 9시에 텐트를 쳐도 된다며 저녁을 먹으라길래 경비실에서 공안과 놀면서 맥주를 먹었다.
대학교로 잠입해 공짜 와이파이를 따서 쓰다가 8시쯤 돌아와 머리도 감고 텐트를 치고 자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
학교 관리자인 것 같은데 안된다고 나가라고 한다.
빡빡이 공안이 학교 밖에 경비실 옆으로 텐트를 옮기라며 미안한지 짐 옮기는 것을 도와준다.
평소엔 6시에 잤는데 10시가 다 되도록 못자 짜증났지만 그냥 텐트를 옮기고 들어가려는데...
다른 공안이 찾아왔다.
검은색 차를 타고 온게 좀 높아 보인다.
신분증을 달라길래 아 일이 더럽게 꼬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권을 줬는데 영어로 씌여있으니 뭐 알지도 못하면서 30분동안 내 사진과 중국 비자만 보다가 잠잘 수 없다고 한다.
중국가면 공안의 권력이 강하니 굽신대라는 충고는 안드로메다로 사라지면서 내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손짓, 발짓, 중국어, 한국어, 영어를 동원하며 니들이 자도 된다해서 기다렸는데 이게 뭐냐고 막 화를 냈다.
이때는 추방당하든 말든 그런 것은 신경도 안쓰였다. 하지만 공안은 자꾸 빈관으로 가라하고 나는 내가 빈관갈라면 진작 갔지 미쳤다고 졸려죽겠는데 10시 30분까지 있냐고 알았다고 나 그럼 지금 그냥 상해로 간다. 잘있어라. 했더니 기다리라면서 대학교에서 영어를 하는 여학생을 데려왔다.
나보고 뭔일이냐길래 지금 6시부터 기다리래서 기다리고 자려는데 이러이러 하다고 말을 했더니 이 앙칼이가 하는말이...
'그건 네 문제고.'
라고 하는데 끊어진 이성의 끈이 가루가 되버렸다.
'알았다. 비켜라. 나 상하이 가서 잘거다. 태호에서 잘 있어라.'
한국어로 욕하면서 짐을 싸면서 힘이 없는 빡빡이 공안아저씨한테는 당신 잘못 아니니까 잘 있으라고 하고 텐트를 접었다.
근데 높은공안이 여자애에게 뭐라하니까 여자애가 말하길
he said. 'I'm your friend.'
친구는 무슨 호강에 초쳐서 요강에 똥싸는 소리 쳐하고 자빠졌냐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기가 잘못했다고 빈관을 잡아줄테니 자고 가라길래 니들이 말 안해도 나 상하이 가서 빈관잡고 잘거라니까 무료로 여기 빈관을 잡아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이성은 가루가 됐기에
'필요없음. 나 상하이 갈거임.'
라고 하자 자꾸 아니라고 미안하고 위험하니 자고 가라길래 이성이 복구 되기 시작했다.
밤에 상하이로 가면 위험하긴 하니까 자고 가야겠다라고 하며 알았다고 하고 공안차를 뒤쫓아가는데 호텔로 들어가는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를 들었다 놨다 한 공안과 사진 한방 찍고 방에 들어가니 인터넷선도 있고 시설도 좋아 화가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되돌아 생각해보니 내가 공안에게 막나가긴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여러분들은 공안에게 막대하지 마세요. 큰 일 날수도 있어요.
12. 10. 21
오늘 태호를 보고 내일 상해 입성을 목표로 잡고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시내로 나와 만두를 사먹었는데 지금까지 동그란 만두는 2번 먹었는데 둘다 짠 걸 보니 조심해야겠다.
닥치고 남쪽을 향해 가다가 과일을 사면서 중국어로 가격도 깎고 덤도 얻는데 재밌었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가는데 양쯔강이 나오고 gps 지도상에는 도로가 끊겨 있어 설마하며 계속 가니까 배가 운항중이었다,
5위안을 내고 건너는데 조금 아까웠다.
우시에 들어와 저녁거리와 맥주를 사고 대학교에 텐트를 쳐도 되냐하니 경비가 공안을 부르고 9시에 자도 된다고 해서 카톡을 했다.
씻고 자려는데 10시쯤 공안이 와서 학교 밖으로 텐트를 옮기라해 옮겼더니 더 높은 동안이 와서
봐봤자 알지도 못하는 여권을 계속 살피다 안전하지 못하니 빈관에 가라해 싸우다 빈관을 얻어줄테니 가자고해 좀 더 싸우다 결국 빈관으로 갔다.
근데 들어가고 보니 트윈배드룸에 인터넷도 되고 시설도 좋아 기분이 좋아졌다.
공안에게 사과를 하고 여행기를 한편쓰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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