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으로 가기위해 부산에서 청량리로 야간기차를 타고 왔는데 잉여 No.1이 부산에서부터 집간다고 하더니 결국 청량리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잉여 No.2와 청량리역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라도 사먹으려했는데 이날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쳐 컵라면 정수기의 물이 얼었다고 한다.
No.2는 춥다고 강원도 가면 죽는다 했지만 난 눈이 많이 오고 추울수록 멋지다고 좋아하며 둘이서 강릉으로 향했다.
강원도에 와간다는 것을 알려주듯 멀리 설산이 보이는데 꿈에 그리던 눈꽃여행이 현실로 다가오자 신이 났다.
흥전역-나한정역 스위치백구간을 지나며 저번엔 못찍었던 동영상도 찍었다.근데 2009년에 듣기로는 곧 사라진다던데 아직도 운행중이다.
곧 솔안터널이 개통되면 스위치백 구간은 기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강원랜드의 지원으로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를 운영해 스위치백 체험 및 철도박물관을 개관한다고 한다.
강릉역에 도착해 혼자가 된 외로움을 컨셉으로 No.2의 설정샷
강릉역 안내센터에는 버스 안내가 다 붙어있으니 참고하면 좋고 강릉에서 갈 수 있는 관광지로 향하는 버스의 시간표도 나눠준다.
버스터미널쪽으로 쭉 직진하다 사거리 건너고 직진하면 대한민국 5대짬뽕으로 손꼽힌다는 교동반점.
가게가 좁아 기다리다가 먹은 짬뽕의 맛은 국물이 진한데 질리지 않는 맛이다.
평소에 짬뽕을 별로 즐겨먹지 않고 식도락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평가할 수는 없지만 밥까지 시켜서 비벼먹을 정도로 맛있다.
왜 자꾸 면종류(컵라면, 밀면)만 먹이냐며 투덜대던 평소 짬뽕 좀 먹어본 No.2도 아주 맛있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버스시간표를 보니 아슬아슬하게 소금강행 버스 시간이 맞을 것 같아 택시를 잡고 터미널로 향했는데 버스가 출발해버려 다음정거장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소금강은 강릉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한다.
처음에는 소금강이 그냥 아름다운 계곡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타고 온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작은 금강산처럼 아름다운 곳이라 소금강이라면서 어떻게 서울 사는 청년들이 소금강까지 찾아오냐며 칭찬해주셨다.
물론 No.2는 그런 산골짜기를 왜 들어가냐고 투덜댔다는 후문이...
원래는 버스가 소금강 입구까지 들어가는데 길이 얼어 버스가 못 들어간다고 앞부분에서 내려주신다고 해 그냥 걸어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내리려는데 같이 탄 아주머니께서 청학동까지는 태워다 준다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탔다.
타고 가다보니 산을 하나 넘는데 길이 다 빙판이라 걸어갔으면 소금강 구경도 못하고 산만 탈뻔했다.
하지만 남은 길도 멀긴 멀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걷는데 뒤에서 차가 오기에 히치하이킹 할까 말까 고민하는데 먼저 멈추시더니 길 험한데 어떻게 가냐고 차타고 가라며 차를 세워주셨다. 역시 인심좋기로 두번째라면 서럽다는 강원도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알고보니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소의 직원이신데 얼굴도 훈남이고 마음도 따듯하시다.
산이라 해가 빨리지니 1시간정도 올라가다가 나오라며 6시쯤 퇴근하신다고 내려가는 길도 태워주신다고 하시며 아이젠같은 것은 없냐고 하셔서 그냥 간다고 하니 걱정해 주셨지만 당사자인 우리들은 별 걱정없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가는데 No.2는 성큼성큼 잘도 간다.
사진사가 초보라 아름다운 설경을 다 못 담아냈지만 실제로 본 겨울산은 정말 아름다웠다.
누군가가 만든 눈사람도 보고
역시 도시보다는 자연이 좋다며 계속해서 걸었다.
한시간정도 걸려서 구룡폭포에 도착했는데.....
물이 얼어서 구룡폭포가 초라해졌다.....
하지만 소금강 자체가 아름다웠으니 괜찮다.
구룡폭포에 왔으니 당연히 인증샷을 찍고 왔던길을 돌아간다.
원래 한번 간 길로 되돌아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 갈 때의 시각과 올 때의 시각이 다르니 이것또한 좋은 것 같다.
너도 나도 소원 한번 빌어보고.
고즈넉한 금강사의 대웅전도 한번 찍고
소금강분소에 다와갈 무렵...
넘어져서 손이 찢어졌다... 역시 겨울 산행은 아이젠을 끼고 해야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소금강분소 직원분이 태워다 주신 덕분에 강릉시내로 돌아와 강릉황실찜질방에서 잠을 잤다.
인터넷에서 콘센트를 못 꼽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는 제재하지도 않고 조용한 수면실이 따로 있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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