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 이동을 하는 날이다.
마지막 지하철을 타는 날까지 짐 검문을 당한다.
아침을 안 먹었기에 만두로 요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갈 곳은 칭다오인데 이번에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남경에서 칭다오로 가는 기차는 고속열차밖에 없어 가격이 너무 비싸길래 고속버스를 알아보니 다행히도 매일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버스에 올랐으니 당연히 맥주를 마셔준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어묵 몇개를 사 먹는다.
버스는 달리고 달려 칭다오 대교를 지나간다.
자전거 세계일주를 꿈꾸던 그 때 칭다오에서 나가는 길을 찾아 한참을 헤매던 기억이 난다.
과연 그 때 다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다.
칭다오에서도 호스텔을 들어갔는데 시설이 엄청 좋다.
마지막 숙소가 될 곳이 좋으니 기분도 좋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버스에 올랐는데 자리마다 부채가 줄에 묶여져 있다.
날이 너무 더우면 부채로 시원해지는 것보다 부채질 하며 생기는 열이 더 생길텐데 그럴 땐 어떻게 해야할까.
동생님께서 밥을 먹기 전에 횃불처럼 보이는 5월의 바람을 보고 가야하고 한다.
이는 중국의 5. 4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조형물이라고 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동생님이 알아놓은 맛집을 찾아왔는데 간판에 한글이 보인다.
당황한 동생에게 칭다오에 와서 한국인이 하는 맛집에 오는거냐고 놀리며 안으로 들어갔는데 주인은 중국인이 맞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니 한국인 여행객들과 중국인들이 반씩 섞여 있다.
이 가게에서 유명하다는 꿔바로우를 시켰는데 살짝 질기다.
만두가게이니 만두맛을 봐봐야한다.
군만두가 유명하다길래 시켰더니 사진처럼 한 판이 나오는데 정말 맛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배를 채웠으니 칭다오에 온 목적인 칭다오 매주 페스티벌을 찾아간다.
시내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어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가야한다.
입장료는 1인당 20위안(한화 3,500원)인데 맥주 한 잔도 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축제나 락페스티벌처럼 중간에 무대가 있어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가사는 못 알아듣지만 음악이 마음에 들어 구경을 좀 했다.
이제 맥주를 마실 시간이다.
그런데 칭다오 생맥주 1L가 100위안(한화 18,000원)이다.
아니 칭다오에서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인데 맥주가 이렇게 비쌀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도 못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맥주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차마 저 돈을 내고 맥주를 마실 자신이 없었다.
맥주를 미친듯이 먹고 택시를 타고 돌아갈 생각을 하며 왔지만 손에 남은 것은 입장료를 내고 받은 응원봉뿐이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까르푸 구경을 좀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같은 방에 한국인 어르신이 계시길래 호스텔 앞의 가게에서 바지락탕과 함께 칭다오 맥주를 마셨다.
이 가게에서도 칭다오 생맥주를 파는데 500ml 1잔에 4위안(한화 7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칭따오 맥주만 바라보고 왔지만 그래도 예의상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간다.
볶음밥을 먹고 싶어 숙소 근처를 뒤졌지만 식당이 잘 보이지 않아 그냥 볶음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칭다오는 19세기에 독일이 개발시킨 항구도시라 시내에 독일식 성당이 남아있다.
이 곳은 칭다오 신혼부부들의 핫플레이스인지 수 많은 커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사진도 이쁘게 나올 것 같다.
칭다오의 명물인 잔교도 보인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 차마 저 곳까지 갈 엄두가 나질 않는데 동생도 별로 가고 싶지 않다길래 멀리서 구경만 한다.
태양이 너무 싫다.
오늘도 난 동생님의 인증샷을 찍어준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난 착한 형인 것 같다.
칭다오에도 지하철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부분 개통이 이뤄졌다고 한다.
동생님께서 철저하게 칭다오 여행 준비를 해오셔서 언덕 위의 전각까지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이 곳의 이름은 소어산 전망대라고 한다.
올라오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한적한 길이 좋기는 좋다.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유럽식 건물이 많이 보인다.
보기는 아름답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아름답게만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한글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바라보니 왜 동생님이 올라오자 했는지 알 것 같다.
붉은 지붕들과 고층빌딩의 조화가 꽤 잘 어울린다.
나보다 한글을 잘 쓴 것 같다.
더운 곳을 계속 걸어다녔지만 물은 최소한으로 마시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칭따오에 온 유일한 이유인 칭따오 맥주박물관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80위안(한화 13,500원)을 내면 1시간 동안 칭따오 순생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최대한 많은 맥주를 마시기 위해 최소한의 수분만 섭취하며 견디면서 이 곳에 왔다.
칭따오 맥주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데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다.
뉴스에서 많이 보던 시진핑 형아가 보인다.
양조장에 대한 설명도 보이지만 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세계의 다양한 맥주병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내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다.
내 마음을 아는지 우선 원장 맥주라 불리는 칭따오 맥주 한잔을 준다.
술에 취한 것을 경험해보는 곳이라길래 들어가보니 실내가 기울어져 있었다.
난 이미 많이 취해봤기에 헛웃음이 나온다.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맥주를 마실 시간이다.
바에 가서 입장권을 보여주면 첫 맥주를 따르는 시간을 적어주고 그 때부터 1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공장에서 갓 만들어낸 생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니 너무나 행복해 1시간 동안 8잔이나 마셨다.
맥주가 맛있으니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동생님도 꽤 많이 마셨다.
술에 취했으니 버블티로 해장을 해야한다.
낮술을 제대로 즐겼기에 숙소로 돌아와 바로 잠에 들었다 깨니 저녁이었다.
오늘은 칭따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니 그냥 보낼 수 없어 꼬치거리로 나와 다시 술을 마신다.
마셔도 마셔도 칭따오 맥주는 맛있다.
아침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이 곳도 햄버거 안에 케찹을 뿌려주지 않길래 우리가 직접 뿌렸는데 정말 맛있었다.
백화점에 가니 에그타르트를 팔고 있길래 하나씩 사봤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마카오에서 먹었던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가 그리워지는 맛이었다.
꿀타래처럼 생긴 음식을 팔길래 사봤는데 꿀타래보다는 엿 같았다.
칭따오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이촌시장이다.
이 곳도 시내와는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엄마가 부탁한 참깨를 사기 위해 왔다.
마지막 가방을 싸고 칭다오 여객터미널로 왔는데 내가 예전에 왔던 터미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예전에는 정말 낡았었는데 여객터미널을 새로 지었다고 한다.
이제 두 달 간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번에 타는 배도 위동항운의 여객선이다.
이코노미 클래스를 샀는데 침대칸을 받았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여객선을 타본 경험상 배에서 먹는 밥이 꽤 잘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녁 식권을 샀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오랜만에 먹는 김치도 맛있고 갈비도 맛있어 잘 먹고 있는데 옆에 앉은 중국인이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맞냐고 물어본다.
그게 맞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니 나를 따라 먹더니 웃는다.
아침에 빈둥거리며 일어나니 입항시간이 예정보다 미뤄져 점심으로 잔치국수를 제공해준다고 한다.
어차피 시간이야 많으니 맛있게 국수를 먹는다.
떠날 때는 인천공항이었지만 도착은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이다.
행복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안녕하세요.
드디어 몽골-중국 여행기가 끝이 났습니다.
학교생활과 개인사정으로 인해 중간에 휴재가 많았던 점 정말 죄송합니다.또한 제가 여행기를 읽어봐도 세계일주를 하던 때보다
글이 훨씬 딱딱해졌고 재미도 많이 줄었기에
지금까지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이는 자유롭게 여행하며 많은 생각을 했던 세계일주와
어느정도 계획을 세우고 일정에 맞춰 여행한 몽골-중국 여행의 차이점도
있고 제 마음가짐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조만간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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