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디즈니랜드에 간다고 아침을 허하게 먹었으니 오늘은 맛있는 볶음밥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거대한 빌딩에 비친 구름이 정말 아름답다.
구름은 봐도봐도 행복하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알려진 중국 본토의 하늘은 왜 이리도 맑은지 모르겠다.
오늘은 시외버스를 타고 주가각이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주가각에 도착해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구경을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우리의 목표인 방생교로 간다.
한자를 대충이라도 안다는 것이 정말 편리하다.
이 고양이는 일본에서 유명한 줄 알았는데 중국에도 있다.
방생교로 가는 골목길에는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는데 특히 쌀로 만든 미주를 파는 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병 사고 싶었지만 가방에 넣고 다닐 자신이 없어 그냥 돌아섰다.
주가각은 상하이의 베니스라고도 불린다고 하는데 베니스를 가보지 못해 비교를 할 수 없었다.
어디가 좋고 나쁜지를 따지기보다는 그냥 현재 있는 곳을 즐기는 것이 더 좋다.
뭔가 고기처럼 생긴 것을 팔고 있길래 동파육을 기대하며 사먹었는데 고기는 고기였지만 동파육은 아니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예전에 상하이에 왔을 때는 주가각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동생님덕분에 마음에 드는 곳에 와본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긴 것을 팔고 있는 것이 신기해 다가가보니 연꽃씨를 팔고 있었다.
처음보는 음식이니 무조건 먹어봐야한다.
주머니처럼 생긴 부분을 뜯어 씨를 하나씩 꺼낸다.
그 뒤에 초록색 껍질을 벗기면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어디선가 먹어본 맛이 났는데 잘 모르겠어서 계속 먹다보니 삶지 않은 땅콩과 비슷한 맛이 났다.
배도 타볼 수 있지만 우리 형제는 모두 해군 출신이라 그냥 구경만 했다.
다른 쪽에는 새로 지은 건물들과 스타벅스가 보였는데 깔끔해보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면서도 이질적이라 별로 당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방생교는 문자 그대로 물고기를 방생하는 곳인데 다리를 건설한 성조 스님이 다리 아래에서는 방생만 하고 절대로 물고기나 자라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에서 봤던 Dia 슈퍼마켓이 보이길래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
내부는 다른 슈퍼마켓과 다른 점이 없었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한 요거트를 할인하고 있길래 하나 사봤다.
이제 다시 상하이로 돌아갈 시간이다.
상하이에도 여행자들을 위한 시티 투어 버스가 있다.
하지만 난 버스보다 지하철이 더 좋다.
도착 예정시간을 초단위로 알려주는 상하이의 지하철이 좋다.
상하이의 중심이자 쇼핑족들의 메카인 난징동루에 도착하니 이니스프리가 보인다.
사드 배치 보복으로 많은 피해를 받았을 것 같아 안타깝다.
날이 더워 에어컨을 쐬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에 들어가본다.
안에 들어가니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길래 잠시 구경하며 에어컨을 즐긴다.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상하이 신세계백화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곡선형 에스컬레이터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진짜 신기하다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동생님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상하이에서도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외할머니집이라 불리는 와이포지아에 갔다.
와이포지아는 중국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식당인데 외할머니라는 가게 이름이 참 귀엽다.
항저우에서 먹은 동파육 맛을 못 잊어 오늘도 시켜봤는데 맛은 있지만 항저우의 맛은 나지 않는다.
마파두부도 시켜봤는데 사천에서 먹었던 엄청난 매운맛은 나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상하이에 왔으면 다른 것은 몰라도 와이탄의 야경은 봐야한다.
나는 상하이에 와본 적이 있지만 동생은 처음이라 따로 다닐까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동생님께서 디즈니랜드를 제외한 다른 곳은 크게 흥미가 없다고 해 같이 다니기로 했다.
그래도 유명한 곳은 가봐야하니 예원의 야경도 같이 보러가기로 했다.
하지만 동생님은 예원보다 그 곳에서 파는 만두에 더 관심이 많았다.
중국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꼭 무협지에 나오는 육즙으로 가득 찬 소룡포를 먹어봐야한다고 말을 했는데 드디어 소룡포를 먹으러 왔다.
줄을 서서 한 판을 샀는데 동생님이 원하던대로 안에 육즙이 가득 차 있어 만두피에 작은 구멍을 뚫어 육즙을 마시고 식혀서 먹어야했는데 꽤 맛있었다.
느끼한 음식을 먹었으니 탄산으로 뱃속을 달래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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