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근처의 가게에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서 근처 공원에서 아침을 먹는다.
처음 검은 소스에 담겨져 있는 달걀들을 봤을 때는 곤달걀인 줄 오해했었는데 먹어보니 그냥 달걀이었다.
우리가 큰 도시들 위주로 여행을 하고 있다지만 지하철이 없는 도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중국의 혁명가인 쑨원이 묻혀있는 중산릉이다.
지하철에서 내린 뒤 더 올라가야하는데 기차버스는 에어컨도 안나오면서 비싸다길래 그냥 지나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일반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이 버스는 에어컨도 나오면서 가격도 싸다.
표를 검사하는 곳이 보이지만 따로 입장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저 멀리 우리가 올라가야할 중산릉이 보인다.
동생님께 이 더위에 굳이 우리가 남의 묘를 꼭대기까지 올라가야하냐고 물어보며 열심히 올라간다.
중간에 쉬면서 올라가면 더 힘들 것 같아 쉬지않고 끝까지 올라왔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체력이 예전보다 달리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보니 주변에 있는 숲이 정말 아름다워 기분이 좋아졌다.
중산릉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라 그냥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왔는데 딱히 볼거리는 없었다.
버스를 타면 더 더울 것 같아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길에서 메론을 팔고 있길래 사이 좋게 하나씩 입에 물고 걸어간다.
열심히 땀을 흘렸으니 오늘 점심도 맛집에서 먹기로 했다.
오늘 갈 식당 이름은 남경대패당이라고 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선술집 같은 분위기가 나게 꾸며 놓았는데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대기를 하다가 자리를 안내받아 주문을 했다.
날이 더우니 무조건 야들야들한 고기는 꼭 먹어줘야한다.
여기서 유명한 밥이라는데 약밥같은 느낌이라해서 시켰는데 꽤 맛있었다.
동생님이 좋아하는 오리고기가 들어가있는 만두도 한 판 시킨다.
남경대패당의 주력 요리인 오리고기요리인데 간장소스와 함께 먹는 맛이 정말 맛있었다.
맛집 조사를 한 동생님의 추천작인 간장 면요리도 역시나 맛있었다.
역시 식도락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면 편하다.
두 명이 맥주와 함께 먹은 요리가 150위안(한화 27,000원)인데 엄청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맛있는 밥을 먹었으니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서 줄을 선다.
이번에 간 곳은 처절한 조각상이 서 있는 난징대학살 기념관이다.
남경이나 난징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살을 함께 떠올리게 되는 그 처참했던 현장으로 들어가본다.
입구에는 난징 대학살 피해자들의 이름이 써져 있는 것 같았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국민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뒤 이듬해 2월까지 대량학살과 강간, 방화 등을 저지른 사건을 가리킨다.
정확한 피해자 숫자는 확인할 수 없지만, 약 6주 동안 일본군에게 2~30만 명의 중국인이 잔인하게 학살되었으며, 강간 피해를 입은 여성의 수도 2~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난징대학살이 일어났을 때 총알을 아끼겠다며 산 채로 땅에 묻거나 휘발유를 뿌려서 불태워 죽이기도 했으며 중국인을 대상으로 병사들의 총검술 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신문에는 두 명의 일본군 소위가 누가 먼저 일본도로 100명의 목을 자르는지를 놓고 겨루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는데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짓을 벌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에서는 30만 명 이상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몇만 명 정도로 피해자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극우세력의 경우에는 아예 난징대학살 자체가 날조된 거짓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어 중국과 일본의 사이 또한 좋지 않다.
난징 대학살이 벌어진 50일 동안 피해자 30만 명이 죽으려면 12초마다 한 명씩 살해당해야 한다.
이를 알려주기 위해 어두운 방에 12초마다 물방울이 떨어지게 만들어진 전시실이 있었는데 50일 동안 소리가 한번 들릴때마다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너무 소름돋았다.
안타까운 마음과 찜찜한 기분을 안고 숙소로 돌아간다.
날이 더우니 다들 지하철 역 안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목이 마르니 에너지 음료를 한 잔 마시고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날이 더울 때는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편히 쉬는게 최고다.
중국에 와서도 KIA 야구를 끊을 수가 없다.
그래도 올해는 야구를 잘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숙소에서 빈둥거리다가 저녁으로 마라탕을 먹기로 했다.
엄청 푸짐하게 담았더니 가격도 30위안(한화 5,400원)이 넘게 나왔는데 마늘 육수에 먹으니 원기가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그대로 숙소에 가기 아쉬워 옆에 있는 꼬치가게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고 숙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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