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대신 어제 과일가게에서 사온 복숭아를 먹는다.
과일 중엔 망고가 으뜸이지만 복숭아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맛있다.
날이 더우니 코코도 한 잔 마시며 기차역으로 향한다.
사람 수가 많으니 이렇게 넓은 대합실이 여러 개 필요할만 하다.
이번에 이동하는 곳은 항저우와 가까운 상하이이다.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지상역에서 전철을 탔다.
매번 지하철만 타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지하철 역을 지나가는데 동생님이 빵집을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릴리안 베이커리라고 상해에서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파는 곳이라는데 맛집답게 역시 맛있었다.
호스텔에 짐을 풀고 마트에 가 일용할 양식과 생필품들을 샀는데 마트 크기에 비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재미있었다.
물가가 비싼 나라라면 호스텔에서 요리를 해 먹었을텐데 여기는 중국이니 식당에 가서 볶음밥을 사 먹는다.
볶음밥 한 그릇에 15위안(한화 2,4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오늘은 휴식을 취하기로 한 날이라 호스텔에서 야구를 틀어봤는데 역시나 우리 기아가 또 지고있다.
올해는 좋은 결과로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
전날 휴식을 취한 이유는 오늘 5시 30분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식당이 없을 것 같아 빵과 햄을 사서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만두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새벽 6시에 만두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대륙은 신기하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1시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간 곳은 바로 미키마우스가 있는 디즈니랜드다.
학창시절 소풍을 가기 전날처럼 어제 잠들기 전에도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한데 준비가 빨리 끝나면 30분 정도 일찍 문을 열어준다고 한다.
우린 그보다도 빠른 7시 30분에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니 문이 열리고 짐검사를 시작한다.
미리 예약해둔 표를 받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꿈의 놀이동산, 디즈니랜드에 들어간다.
디즈니랜드의 입장권 가격은 1인당 499위안(한화 90,000원)이나 하기에 갈까말까 고민했지만 개장한지 얼마 안 됐고 말로만 듣던 디즈니랜드를 직접 보고싶어 가기로 했다.
입장권을 받고 안으로 들어오면 다시한번 더 사람들을 통제하다가 길을 열어준다.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기에 문이 열리자마자 사물함으로 달려갔는데 다행히 선착순에 들어 가방을 보관할 수 있었다.
내가 사물함을 맡는 동안 동생은 다른 놀이기구로 가 패스트패스를 끊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패스트패스는 줄을 서지 않아도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예약시스템인데 추가요금은 들지 않지만 인원수가 정해져있고 2시간마다 하나의 놀이기구를 예약할 수 있어 어떻게 쓸지 계획을 잘 세워야한다.
목표로 한 사물함과 패스트패스 신청이 순조롭게 마무리됐으니 이제 놀이기구를 즐길 시간이다.
그래도 아침이라 1시간 정도 기다리니 우리 순서가 돌아왔다.
처음으로 탈 어트랙션은 Roaring Rapids인데 물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 리장에서 받은 우비를 아직 안 써서 이번에 챙겨왔다.
Roaring Rapids는 에버랜드에 있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비슷한 놀이기구다.
흐르는 물살을 따라 회전하며 즐기는 어트랙션이라 조금 시시했는데 이게 중국인들이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트랙션이라고 한다.
이런 놀이기구를 몇 분 동안 타기위해 9만원이나 입장료를 내고 줄을 몇시간씩 서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즐길거리가 많으니 어제 마트에서 사온 주스를 마시며 움직인다.
디즈니랜드의 중앙에는 영화에서만 보던 디즈니 성이 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디즈니랜드 어플을 이용하면 각 어트랙션당 대기시간이 표시되어 정말 편리했다.
패스트패스를 쓴지 2시간이 다 되어가길래 다음 놀이기구로 가 한번 더 패스트패스를 예약했다.
패스트패스는 예약한 시간을 기준으로 돌아가는데 보통 낮 12시쯤 되면 모든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대기시간이 짧은 어트랙션을 찾아보니 Buzz Lightyear Planet Rescue가 나온다.
Buzz Lightyear Planet Rescue은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버즈가 나오는 어트랙션이다.
이런 작은 총을 주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이동하며 외계표적을 맞추는 어트랙션이었는데 사람별로 점수도 나와 재미있었다.
디즈니랜드가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3.9㎢ 규모의 디즈니랜드에는 곳곳에 디즈니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있었는데 영화나 애니매이션에서 본 캐릭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이 디즈니랜드가 유명해진 이유같았다.
카누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우선은 유명한 어트랙션부터 타보기로 했다.
우리가 가장 처음에 탄 Roaring Rapids의 대기시간이 150분까지 늘어났다.
줄을 선 사람들에게 대기표를 주며 대기시간을 측정하기에 거의 정확하다고 하는데 가장 먼저 타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3시간을 기다릴뻔 했다.
디즈니랜드는 입장권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비싸다.
그래도 물 없이는 살 수 없으니 돈을 주고 사 마신다.
무슨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연주를 하며 신나게 지나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즐거워진다.
드디어 처음에 끊은 패스트패스를 쓸 시간이 됐다.
줄을 길게 선 사람들 사이로 마치 개선문을 통과하듯이 패스트패스 전용 출입구를 통과한다.
이번에 온 어트랙션은 Soaring Over the Horizon으로 독수리의 시야로 세계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동생님에게 들어보니 디즈니랜드는 롤러코스터같은 놀이기구보다는 보고 즐기는 어트랙션 위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자칩을 먹으며 다시 이동한다.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길래 가보니 주토피아의 주디와 닉이 보인다.
퍼레이드의 중간부터 봤기에 다음 퍼레이드 타임에 맞춰 다시 오기로 했다.
날이 더워 세수도 할겸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에어컨이 틀어져있어 정말 시원했다.
날이 맑은 것은 좋지만 8월의 상하이는 더워도 너무 덥다.
뭔가 폭포를 탐험하는 것 같은 어트랙션이 보이길래 다가가보니 Camp Discovery라고 한다.
하지만 이 어트랙션도 대기시간이 꽤 되길래 우선은 패스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다 즐기고 싶지만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디즈니랜드 내부에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1인당 80위안(한화 14,400원)은 들기에 컵라면과 소시지를 점심으로 챙겨왔다.
그런데 소시지 맛이 너무 이상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컵라면만 먹었다.
중국 물가를 생각하면 디즈니랜드가 정말 비싼 곳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을 보면 중국에는 부자가 우리나라의 국민들보다 수가 많다던 말이 진짜인 것 같다.
디즈니랜드 이야기가 꽤 길어 분량을 나눴습니다.
다음 주에는 환상적인 디즈니랜드의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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