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가 시드니 시내의 Central역까지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매번 택시를 타고 나간다.
4명이라 버스를 타나 택시를 타나 10달러가 나오니 그냥 편하게 택시를 타고 다닌다.
처음 멜버른에 공항에 도착했을 때 택시를 타보고 한번도 안 탔었는데 시드니에서 원 없이 타본다.
이번에도 배를 타고 떠난다.
뱃삯은 언제나 비싸다.
이번에 도착한 해변은 왓슨스 베이다.
호주는 어디를 가도 잔디밭이 많은데 아무 곳에서나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은 참 부럽다.
하지만 술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은 정말 아쉽다.
왓슨스 베이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갭 파크 때문이다.
갭 파크가 유명한 이유는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영화 '빠삐용'의 엔딩 장면에서 빠삐용이 떨어지는 모습을 촬영한 절벽이라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분명히 빠삐용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저번에 맨리비치를 봤으면서 뭐하러 또 바닷가에 가냐고 하셨던 울 아부지.
하지만 갭 파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좋으면서 좋다고 표현하지 못 하시는 전형적인 한국인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런데 빠삐용이 이쪽에서 떨어진 건지, 저쪽에서 떨어진 건지 모르겠다.
어디서 떨어졌는지가 뭐 중요한가. 그냥 아름다우면 되지.
어떻게 이런 풍경이 만들어졌을까.
인간이 만든 조형물들도 아름답지만 자연이 만든 것에는 못 따라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 자연을 좋아하는가 보다.
날씨가 맑아서인지 시드니 시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 좀 더 쨍한 사진을 찍고 싶은데 카메라를 바꾸면 좋아질까나.
근데 돈이 없구나.
대한민국에 안 되는게 어디있어, 다 되지.
어떻게 저 곳에 이름을 새겼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근성의 한국인이다.
지현, 승열 커플 저 돌에 풍화 작용이 일어나 지워지기 전까지 오래오래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요트를 가진 사람들도 참 많은 것 같다.
근데 요트도 같이 타야 재미있겠지.
왓슨스 베이 쪽의 해변은 맨리 비치에 비하면 사람이 적어 한적한 분위기라 좋았다.
그리고 전 안 갔지만 본다이 비치 쪽에는 누드 비치가 있다고 하니 시드니 가실 분들은 꼭 가보세요.
근데 난 왜 해변가에만 오면 잠이 올까.
할배들을 모시고 다니시는 이서진 형님 존경합니다.
잠시 낮잠을 즐기는데 호주 생활을 조금 더 여유롭게 지냈으면 호주에 대해 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호주의 생활보다는 여행이 더 좋으니 후회는 없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거리를 걷는데 동생님이 마이어 백화점을 보고 치를 떤다.
호주에 도착한 첫 날, 박싱데이 쇼핑을 한다고 QVB와 마이어를 돌았던 기억이 악몽처럼 떠오른다고 한다.
아마 마이어 백화점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 때는 그렇게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사람들은 멜버른에 남아있는 옛 건물들의 모습이 좋다고 하는데 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드니가 더 아름답다.
시드니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고 그 중에는 모노레일도 있었다.
하지만 적자가 너무 심해 2013년 6월부로 운행을 중지했다고 하는데 인천의 월미은하레일이 떠오른다.
무작정 보여주기만 하려하지말고 제대로 된 조사를 하고 시행을 하면 좋겠다.
시드니는 항구도시이니 당연히 해산물을 먹어봐야한다는 생각으로 시드니 피쉬 마켓에 갔다.
말이 피쉬 마켓이지 그냥 수산시장이다.
그런데 피쉬 마켓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쓰레기장이 있는지 악취가 심하게 나 쓰레기장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안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해산물을들 파는데 값이 싼 것 같지는 않았다.
손님의 70% 이상은 동양인으로 보였는데 역시 동양인이 해산물을 좋아하긴 좋아하나 보다.
시간이 좀 늦어 저녁 시간이 얼마 안 남아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
큰 것을 좋아하는 동생님에게는 랍스터 반 마리를 주고 몇 가지 튀김과 새우 1kg을 샀는데 사고 보니 양이 꽤 많아 걱정했지만 맛있게 다 먹었다.
달링 하버의 부둣가에는 수족관, 동물원, 마담 투소가 같이 있다.
달달한 연인들이 모인다는 달링하버를 나도 달달한 마음으로 거닐고 싶다.
내일이 시드니 여행의 마지막이기에 떠나기 전에 코알라와 캥거루를 보여드리기 위해 동물원을 찾아갔다.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잎만 먹기에 먹이 문제로 한국 동물원에는 코알라가 없어 앞으로 볼 일이 없을 수도 있으니 꼭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는 멧돼지처럼 생겨서 땅굴을 파고 사는 동물이었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통통한 애가 뒤뚱뒤뚱 다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가장 무거운 새가 있다길래 나무를 열심히 살펴봤는데 도무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데 엄청 큰 새가 있길래 모형인줄 알았다.
가장 무겁다는 새가 나무 위에 살포시 앉아 있을거라 생각한 것이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코알라를 봤으니 캥거루도 봐야지.
시드니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모리셋이라는 곳에 가면 야생 캥거루 100여 마리가 살고 있어 빵을 가져가서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 그 곳으로 가려했지만 너무 먼 것 같아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동물원으로 왔다.
난 엄청난 근육질의 캥거루를 기대했는데 아이들의 동심을 위해서인지 가녀린 애들밖에 없었다.
캥거루가 점프를 하면 10m정도 도약을 할 수 있다던데 한번 보고 싶다.
동물원의 마지막 부분에 돈을 내면 코알라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곳이 있었는데 가격이 안 써져 있길래 그냥 지나쳤다.
마지막으로 크로커다일이 있는 곳에 갔는데 아무리 봐도 악어가 안 보인다.
마침 사육사가 크로커다일을 설명하는 시간이라 열심히 설명을 듣는데 악어는 안 보인다.
크로커다일이 사냥을 어떻게 하는지를 열심히 듣는데 보이지 않으니 몰입이 안 되길래 투덜거리며 그냥 나왔다.
그런데 밑으로 내려가니 크로커다일이 있다.
잠을 자는지 앞 모습은 안 보이는데 정말 컸다.
설명을 하면서 닭이라도 한 마리 던져줬으면 정말 재미있었을텐데 좀 아쉬웠다.
동물원 옆에 있는 밀랍인형 전시관인 마담투소를 지나가다 어무이와 아부지의 발걸음이 멈췄다.
저기 서 있는 사람이 진짜냐, 가짜냐로 논쟁을 하다가 진짜로 판정을 지으셨다.
웃으며 밀랍인형이라 말을 하니 가서 사진을 찍으신다.
오늘도 근처 공원에서 낮잠을 잠시 잔다.
이서진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잠시 쉬고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즐기러 간다.
이번에 간 곳은 와인이 유명한 레스토랑인데 분위기가 정말 좋다.
고기 매니아인 동생님은 스테이크가 연속으로 나오는 더블 스테이크를 시키고 우리는 연어를 시켰다.
사진이 너무 싸구려스럽게 나왔는데 맛도 꽤 좋았고 추천해 준 와인도 마음에 들어 2병이나 마셨다.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엄청 좋아 시드니의 마지막 밤을 지내기에 딱 좋았다.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순 없으니 시드니의 야경을 보러 간다.
하버 브릿지의 철골구조가 인상깊어서 그런지 밤보다 낮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오페라 하우스는 예외다.
오페라 하우스는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항상 아름답다.
감탄만 나온다.
오페라 하우스는 모든 것이 조립식이라 타일을 포함한 계단도 조립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만약 한 부분이 파손되면 그 부분만 분리해서 바꿀 수 있게끔 만들었다는데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우리가 빌린 집은 서비스 아파트인데 더블룸을 예약했더니 복층 구조로 되어있어 집도 넓고 호텔처럼 매일 청소를 해주니 지내는데 정말 편했다.
시드니 시내를 지나가다 보면 2층짜리 시티투어 버스가 보이는데 여행 초반에 아부지가 관심을 보이셨었다.
가격을 알아보니 1인당 50달러 정도 되는 금액이길래 부산에 가면 있다고 부산 여행을 추천했다.
효도관광을 운영해보니 먹는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것 같다.
4명이니 뭐만 타면 기본요금으로 10만원이 나간다.
남반구라 그런지 유난히 호주의 구름은 낮게 깔려있다.
평소에 구름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호주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구름도 5순위 안에 들어갈 것 같다.
하지만 구름이 아무리 낮게 깔려 있어도 난 호주보다 한국이 더 좋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옷이라도 하나씩 사주고 싶어서 다른 백화점인 웨스트필드에 들어갔는데 우리 가족은 쇼핑과는 거리가 먼 가족이라 그냥 소소한 것 몇개만 사고 나왔다.
오늘은 2013년 12월 31일이라 달링하버에서 불꽃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새해가 되는 순간 달링하버에서 터트리는 불꽃축제는 엄청 유명한데 한국의 불꽃축제보다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게다가 우리 아부지께서 자정에 시작하는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대낮부터 줄을 설 성격이 절대 아님이 알기에 그냥 귀국 날짜를 오늘로 정했었다.
새해는 새해고 우선 점심을 먹으러 갑시다.
이번 점심이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될 것 같아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카지노 호텔 뷔페로 가기로 했다.
맛있는 것들로만 골라 먹는데 생각보다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꽤 괜찮았다.
특히 디저트 코너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노홍철씨가 좋아하는 초콜릿 분수도 있고 여러가지 달달한 디저트들이 많아 행복했다.
마지막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옆에 있는 카지노에도 들어갔다.
시드니에 카지노가 있다고 했더니 엄마가 손지창의 장모님도 카지노에 갔다가 잭팟을 터트렸다며 가보자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잭팟까지는 아니고 47배를 땄다.
빅 휠이라고 큰 번호판을 돌려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 있는데 계속 잃다가 마지막으로 47배에 5달러를 걸었는데 딱 맞아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걸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걸릴 줄은 몰라는데 그 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동생도 어느정도 돈을 불려 총 300달러 정도 벌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돈 땄으니 돈을 쓰러가야지.
엄마 백 사러 갑시다.
이번 여행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 어무이다.
지갑도 사고, 백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고, 멋진 것들도 보고 용민투어에 100% 만족하셨다.
즐거운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고 공항으로 와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어무이, 아부지, 동생님 건강한 모습으로 1년 뒤에 봅시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드디어 본격적인 세계일주가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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