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을 먹었어도 눈을 뜨니 8시길래 좀더 밍기적거리다가 10시에 일어나 빠이로 가는 밴을 예약하려는데 예약이 다 차고 3시 30분 차만 있다고 한다. 어떤 게스트하우스들은 170바트를 받는다던데 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는 딱 150바트만 받고 픽업까지 해준다고 한다.
그럼 이제 뭐라도 주워먹으러 나가야지.
한국 음식이 그리우면 한국가야지 왜 외국에 계속 있으려하나.
아 물론 저 코리아하우스 욕하는건 아니에요. 돈없는 찌질 여행자가 비싼 한식 못먹어서 찌질대는 겁니다. 길가에도 음식을 많이 팔지만 와로롯시장에 가서 먹기로 하고 주린 배를 붙잡고 한참을 걸어간다. 이제 내 스타일 알죠?
그냥 가게가서 이거 달라하는데 아줌마가 쏨땀? 이러는데 어디선가 쏨땀을 들어본 것 같은 기억이 났다.
내가 들어봤으면 당연히 유명한 음식이니까 가격물어보고 그냥 달라고 했다. 왼쪽 위가 쏨땀인데 막 이것저것 넣고 절구에 찧은 뒤 버무려서 나한테 준다.
근데 난 배고픈데 아무리 살펴봐도 탄수화물은 없길래 이게 끝이냐니까 끝이라고 한다.
아... 아줌마 여기 면도 좀 주세요.
면을 받아서 비빔국수처럼 먹는데 새콤달콤하면서 정말 맛있길래 면을 한다발 더 시켜서 더 비벼먹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쏨땀은 샐러드처럼 그냥 먹는것이 보통이라는데 비빔면으로 먹어보길 추천한다. 치앙마이 교통의 중심은 서쪽문인 이 빠뚜타패이다.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로 들어와도 빠뚜타패인데 처음 온 날은 새벽이라 정신이 없었으니 이제라도 한 장 찍어줘야지. 망고 쉐이크를 한 잔 시켰는데 20바트만 내면 이렇게 큰 잔에 준다.
근데 숙소 앞에 25바트짜리 쉐이크집이 있는데 150원 아끼려 10분 걸어가서 20바트에 사먹는건 알뜰한건가? 미련한건가?
하지만 누가 뭐래도 5바트씩 아끼면 40바트짜리 맥주를 사먹을 수 있고 150바트짜리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합니다.
이름은 자이언트 게스트하우스 2. 치앙마이의 대부분 숙소는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는 남동쪽 밑에 위치하고 있다.
트레킹에서 만난 민우형에게 내가 남동쪽에 묵고 있다니까 취향 참 특이하다고 했다.
100배 즐기기에는 바나나게스트하우스라고 써져있는 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도미토리는 120바트에 시설은 그럭저럭에 와이파이가 된다.
이런 벽화가 그려진 곳을 찾으면 되는데 보통 3일 트레킹을 예약하면 1700바트 이상을 주는데 이 게스트하우스는 1100바트까지 흥정이 가능했고 자전거도 공짜로 빌려주고 아주 마음에 들었다. 빠이로 가면서 마실 음료수를 사는데 이 요구르트 엄청 맛있다.
근데 태국 사람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까 뒤집어 보여주는데 더치밀이라고 영어로 써있다. 게스트하우스로 픽업 썽태우가 와서 미니밴을 기다리는데 고기 사는 승려 발견.
뭐 고기를 먹으며 생명의 덧없음을 노래하고 술을 마시며 곡차를 마신다 생각하면 그것이 도니까 상관은 없겠지요. 밴을 타고 가는데 중간지점에서 빠이에서 온 밴과 바꿔치기를 한다.
짐과 사람들을 다 옮겨 싣고 가는데 아무래도 막차라 빠이에서 온 사람은 빠이의 집으로, 치앙마이 사람은 치앙마이 집으로 가는 것 같다.
처음에 밴을 타기전에 3시간 내내 꼬불꼬불한 길을 가야한다고 토하는 사람들 많다고 해서 겁먹었는데 아무도 토하지 않았다. 아쉽다.
빠이에 도착해서 방을 찾으러 돌아다니는데 10곳이 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다 꽉찼다.
여행을 하면서 요일개념이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주말이라 태국사람들도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한다.
계속 골목길을 돌아다니는데 한 아저씨가 게스트하우스 찾냐며 자기는 게스트하우스와 상관은 없는 사람인데 기다리라며 오토바이를 끌고 와서 나를 태워다 줬다. 도미토리를 잡고 배가 고파 나가려니까 주인 아저씨가 좋은 식당이 있다며 오토바이로 태워다 줬는데 음식 맛이 깔끔하니 괜찮았다.
식당이름은 찰리&넥인데 가격도 40바트정도로 길거리 음식보다는 약간 비싸도 저렴하다. 오늘 차 타느라 고생했으니 디저트로 코코넛 바나나 스프를 하나 먹어줬다.
근데 사진에 그림자 껴서 맛없게 나왔네. 진짜 맛있었는데... 메뉴판 잘보면 한글로 설명 써있다. 근데 오늘은 돈 많이 썼으니 참아야한다. 야시장 구경을 하다가 꼬치가게를 지나는데 옆가게는 사람이 미어터지는데 이 아줌마네는 파리만 날리길래 꼬치하나를 사서 엄청 천천히 맛있게 먹으며 사람들을 끌어줬다. 어차피 맛은 비슷할텐데 사람이 있는 곳에만 가는 사람들은 나빠요. 맛은 소시지맛이다. 햄에서 무엇을 기대합니까.
배를 채우고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오니 사람들이 바에서 술을 마시길래 나도 같이 껴서 먹는데 주인 아저씨가 안주들을 만들어서 가져다 주신다.
<오늘의 생각>
아 주말이라고 숙소구하기 힘든데 크리스마스에는 어떻게 구하지.
망할 크리스마스.
사람이 매번 식당에서 먹을 수는 없잖아요.
빠이에는 휴식을 취하며 여행기를 쓰려고 왔다.
세상 참 좋아진 것 같다. 동남아 웬만한 곳에서는 와이파이가 다 된다. 호빵일까, 찐빵일까, 공갈빵일까 궁금해서 사왔는데 나도 참 궁금한게 많은 것 같다.
정답은? 나중에 태국가서 사 드셔보세요. 다 말해주면 재미없잖아요. 치앙마이에서 모기가 이만큼 물어 뜯었음. 엄마한테 일러야지. 저번에 올라간 002편이 재미없었던 이유를 고백합니다.
한창 신나게 글을 쓰고 있는데 숙소에 묵고 있던 커플이 수영장을 같이 가자길래 빨리 마무리 짓느라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리조트안에 있는 수영장인데 50바트만 내면 이용 가능하다.
리조트에서 수영하고 물놀이하고 노니 제대로 휴양 온 기분이었다. 휴양온 기분 제대로 내려고 저녁도 있어보이는 식당가서 세트메뉴를 시켰다.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거금 80바트(2500원)짜리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 이게 다라니 허탈했다.
근데 먹어보니까 갈비찜 맛이 나 용서해주기로 했다. 시장에서 신선한 우유를 끓여서 판다길래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어본 직접짠 우유랑은 맛이 달랐다.
좀 밍밍한 느낌이라 설탕을 타 먹었다. 여러국적 애들이 모여서 연주하는데 신이나서 춤이 땡기게 만들었다. 아 빠이 너무 좋다.
이런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넘치다니 사랑스럽다. 이런 애들도 있고 낮에는 평화롭다가 밤에는 돌변하는 빠이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오니 또 술판이 벌어졌는데 내가 빠질 수가 없어서 계속 먹으니 호주에서 온 석유관련 일하는 아저씨가 자기 회사에서 유조선을 울산에서 건조해서 브라질까지 갔었다며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위스키를 막 사줘서 넙죽넙죽 잘 마셨다.
11시쯤 되자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가 오늘 비틀즈파티가 있다고 해서 클럽에가서 신나게 놀다가 돌아왔다.
<오늘의 생각>
사람들이 왜 빠이를 잊지 못하는지 알 것 같다.
확실히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직접 와야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먹다가 토할지라도 돈 주고 시켜놓은 음식은 우선은 먹어야한다. 이쁘장한 과일을 갈아마셔버렸다. 이게 용과라는건가? 오늘은 저녁을 안먹고 특이한 군것질거리를 다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전에 본 찰떡인데 한국에서 먹던 찰떡에 설탕뿌린 맛이다. 고소하고 달달하다. 아주 좋은 단백질원이죠.
차마 바퀴벌레는 못먹고 애벌레들만 먹었는데 그냥 짭쪼름한 맛이다.
나중에 어디에 조난당했을때를 대비해 먹어봤는데 먹을만 했다. 아까 군것질로만 배채운다는 이야기는 취소.
배가 안차길래 생선찜을 샀는데 큰 뼈들이 많은데 죽을 만들어놔서 먹기 힘들었다. 태국은 덜익은 초록망고를 주로 먹어서 노란망고 찾기 힘들었다.
저게 한 1000원어치 되려나? 맥주랑 같이 먹으니 배불러서 마지막에는 억지로 먹었다. 이 아저씨가 수영장에 데려가준 커플인데 내가 불꽃놀이 사왔다고 같이 하자니까 좋아 죽는다.
이것 말고 막 터트리는 폭죽들도 많았는데 여자는 무섭다고 도망가고 남자들끼리 터뜨리고 도망치고 놀았다. 마지막은 연등날리기.
처음 온날부터 정말 날리고 싶었는데 마지막날 날리려고 아껴뒀었다. 주인 아저씨는 클럽을 너무 좋아해서 또 클럽가고 호주 아저씨는 일하러 갔는지 하루 종일 안보여 바텐더 톨과 함께 놀았다.
내일 아침 8시 차를 타고 가야하니 밤에 놀러도 안가고 그냥 바에서 맥주나 홀짝이다 잠을 자러 갔다.
<오늘의 생각>
그냥 잘 쉬었다.
근데 어제 너무 잘 놀았는지 감기에 걸렸다.
약따윈 먹지 않아. 난 내몸을 믿으니까.
주인 아저씨도 호주 사람인데 예전에 동물원도 경영했었고 한 때는 호주에서 관광버스도 몰아 한국사람들도 많이 만났다고 한다.
도미토리는 150바트로 시설은 약간 부실하지만 술먹고 밤에 같이 놀러가기에는 좋다. 7시에 일어나니 문이 닫혀있는데 체크아웃은 어제 미리 해놨기에 조용히 길을 나선다.
떠나기전에 사원에 들어가 기도한번 더하고. 린나이 넌 어디까지 진출한거냐. 아침은 소소하게 먹으려고 샀는데 콩비지같은데 엄청 달달한 양념이 있었다. 근데 배가 안차서 결국 옆에서 닭꼬치를 사먹었다. 밴을 타고 돌아가다 중간에 멈춘 휴게소에서 딸기 한봉지 사서 먹는데 중국이나 태국이나 과일값이 싸서 맘에 든다. 치앙마이로 돌아와서 치앙콩으로 가려는데 하루에 한대뿐인 버스는 이미 꽉 찼다고 한다.
그럼 중간에 경유해서 가면 되지요. 가기전에 밥먹으러 식당에 가서 쌀국수 하나를 시켰다. 근데 배가 안차네요.
아줌마 한그릇 더주세요.
자세히 살펴보면 윗 사진과 고기 종류가 다르다. 이번엔 바나나맛.
바나나우유는 우리나라가 더 맛있다. 그 나라의 물가현황을 알기위해 맥도날드 햄버거중 하나인 빅맥의 가격을 가지고 측정하는 빅맥지수가 있는데 난 돈이 없으니 저렴한 츄파춥스로 측정하기로 한다.
태국의 츄파춥스 가격은 5바트(180원)이다.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물이랑 과자도 준다. 치앙라이에서 치앙콩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마을버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3시간을 달려간다. 하루종일 이동해 버스를 타고 치앙콩에 도착해서 뚝뚝을 흥정해 도심을 들어왔다.
한번 더 '100배즐기기'를 믿기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는데 여기도 문 닫았대요.
'100배즐기기' 넌 참 한결같구나. 그래서 다른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가서 방을 잡고 근처에 식당이 없길래 밥을 시켰는데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볶음밥이 나왔다.
<오늘의 생각>
'100배즐기기' 어디까지 가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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