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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태국-Thailand

배낭메고 세계일주 - 003. 내가 바로 한국인이다.


우선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 주에 올라온 정글트레킹편은
제가 다시 읽어보니 재미가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낭비시킨 점 정말 죄송합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번편은 약빨고 쓰겠습니다.
그래도 재미없으면 또 사과할게요.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에 약하나 빨고 시작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발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시켰으면 좋겠네요. 
트레킹을 하기전에 코끼리 캠프에서 2일팀과 3일팀이 나뉘어서 차를 타고 폭포로 갔다. 
근데 아침을 먹고 어제 먹은 술값을 계산하는데 내 비상금 주머니가 보이질 않았다.
누가 훔쳐갔나?, 내가 어디에 떨어뜨렸나? 별 생각이 다들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바보, 멍청이, 또라이, 멍게, 해삼, 말미잘이 아닌이상 떨구진 않고 게스트하우스에 맡겨놓은 가방에 넣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냥 출발했다.

폭포에 갔으니 수영을 해야죠.
우선 비키니 누나들 사진 한장 감상하시구요.
여러분들 눈에는 비키니걸들만 보이겠지만 뒤에 있는 폭포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난 겁이 많아서 수영장 미끄럼틀도 안타는 사람이라 구경만 했으면 말이 안되지. 사람들이 타는거 좀 지켜보니까 아무리 타도 안죽길래 나도 뛰어 내렸는데 재미는 있는데 무서운건 무서운거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밥먹는데 개구리가 내 배위로 올라오길래 내가 입을 벌리고 'prog is very nice protein.' 이라고 하니까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다 자지러진다. 

아 트레킹 하기전에 약한번 더 빨고요.
그냥 심심해서 찍어본 나만의 허세컷이에요. 오글오글오글오글오글거리면 욕해도 되요. 그러라고 올린거거든요. 어차피 나 볼일 없잖아요.
사실 이건 안올리고 아껴둘랬는데 저번편이 너무 '100배즐기기'같아서 올려요. (너 100배즐기기 같다. = 쓰레기같은놈.)
나 담배 안핀다니까 망할놈의 이스라엘놈이 자기도 안피는데 이건 바나나잎이라면서 꼬셨음.
근데 진짜로 달달한 냄새가 나서 펴봤는데 바나나맛 안나요. 그냥 담배임. 여러분 속지마세요. 

2일팀은 이제 내려가고 우리는 다시 트레킹을 시작한다.

아 나 고소공포증도 있는 겁쟁이라 이런다리 너무 무서움.

예전에 TV에서 다큐멘터리로 코끼리들이 어떻게 길들여지는지를 봤고 상처받은 코끼리들을 돌보는 착한여행에 대해서 봤었기에 코끼리캠프를 갈까 말까 고민했었다.
코끼리를 쇠사슬로 묶고 길들이는데 불쌍했다. 그런데 탈때는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탔던걸 보니 역시 난 속물인가보다.

 

쪼리신고 트레킹하는 불굴의 콜롬비아 마약상.
생긴게 딱 마약상이라 이스라엘이 드럭딜러라고 별명을 지어줬다.

새끼코끼리도 보구요.
근데 쟤는 태어나자마자 훈련받아서 사람들의 노리개가 되겠지요.
여러분 코끼리 타지 맙시다. 

계속 오르막길이라 좀 쉬고 있는데 캐나다인 마크가 올라가려고 하자 이스라엘이 한마디한다.
canada sit down. 
쉬고 있는데 가이드 쌤이 사진을 찍어준다며 만든 나뭇잎액자.
근데 내얼굴이 싫었는지 초점을 나뭇잎에 맞췄네. 

참 해맑은 데이비드.
결혼했으니 눈독들이지 마세요. 

근데 나만 당할 수는 없잖아.
나도 쌤 사진을 찍어주는데 반이 잘렸네.
의도한거 아님. 쏘리 쌤.
계속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입에 fuck을 달고사는 이스라엘과 친구먹은 기념으로 퍽킹이스라엘이라고 닉네임을 붙여줬다. 
근데 이 퍽킹이스라엘이 fuck you를 참 맛나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욕 맛깔나게 하는 사람처럼 구수하다. 

한 4시간정도 오르고 나니 드디어 고산족 마을에 도착했는데 올라올때는 힘들어서 별로 사진을 안찍었다.
힘들어 죽겠는데 방아를 찧어보라길래 저거 한국에도 있다고 안한다고 했다. 

저번엔 교복사진 올리고 이번엔 아예 벌거벗은 꼬맹이 사진까지 올리네.
이러다 진짜 한국 소환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여러분 아청법 조심하세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시퍼런 하늘과 구름들.
정말 산을 올라온 보람을 느낀다. 

캬. 일몰도 죽여줍니다.
일몰도 보고 내가 제일 먼저 씻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옆 샤워실로 들어와 물이 따뜻하냐길래 태양이 데워줘서 따뜻하다고 뻥을 쳤더니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면 날 죽인다고 협박했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따뜻한데 왜그러냐며 계속 놀리니 앞으로 한국사람은 안 믿는다고 한다. 
근데 씻고 왔더니 아까 고산족들이 각종 장신구를 100바트에 파는데서 내가 '100바트면 맥주가 2캔이다'라고 한 말이 퍼져 나보고 모든걸 맥주로 판단하냐며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난 알콜중독자가 아니라 술을 사랑하는 사람일뿐이라고 주입식 교육을 펼쳤다.

저녁밥을 먹는데 생선통조림이 맛있었는데 생선보다 야채가 한 10배는 많았다.
하지만 배고프고 맛있었기에 다들 2그릇 이상씩 먹었다.
밥을 먹고 나니 고산족 아이들이 와서 노래를 부르고 돈을 달라는데 옛날 우리나라가 못살던 시절에 '깁미어 초꼬렛'하던게 떠올라 기분이 별로였지만 약간의 돈을 줬다. 참 씁쓸한 밤이다.
아무튼 밥먹었으니 이제 술을 마셔야겠지요.
맥주를 사다가 홀짝이는데 쌤이 태국식 소주를 가져왔는데 맛이 안동소주맛이 났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좋아하길래 나랑 이스라엘만 먹다가 내가 한국인을 보여준다며 폭탄주를 제조해서 원샷하고 이스라엘에게도 돌렸다.
점점 흥이나고 콜롬비아 마약상이 홍통이라고 태국 위스키도 꺼내놔서 한국인이 술로는 안진다는 것을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거 한국의 위상 높인거 맞지요?
이야기하며 술먹는데 쌤이 자꾸 007빵 게임을 하자고 해 애들에게 설명해주고 글로벌 007빵을 했는데 이스라엘이 자꾸 걸린다.
옆자리에 앉은 스위스,독일 부부가 별똥별을 봤다길래 부러워서 하늘을 계속 쳐다보는고 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
한 1.5초정도만에 사라지는데 사람들에게 자랑하니 소원을 빌라길래 내 돈이 가방에 있기를 빌었다.

고산족들에게 300바트에 대마초 한 팩을 사서 사람들끼리 돌려피는데 역시 난 안폈다.
근데 얘들이 담배를 너무 못 말기에 보다못한 내가 나서서 바나나시가의 속을 파내고 안에 대마잎으로 채워주니 애들이 환장을 한다.
메이드 바이 코리안 이라고 나눠줬는데 이것도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떨친거 맞지요?
근데 이스라엘은 너무 폈는지 정신줄을 놓아버렸길래 한장 찍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저 대마초 안빨았어요.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설정샷이에요. 머리카락 다 걸수 있어요.
저번편이 '100배 즐기기'스러워서 A/S하는거에요. 

<오늘의 생각>
태국의 한 산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부지런한 스위스,독일 부부가 아주 멋있다며 추천해주길래 갔는데 구름이 낀게 예술이었다.

자기들도 사진을 찍어달라는데 역광이라 그런거임. 절대로 남자라서 이렇게 찍은거 아님.

꼭 빵같이 생긴 개미집인데 안이 어떻게 생겼을지 정말 궁금하지만 난 자연을 사랑하기에 그대로 나뒀다.

아침은 역시나 빵과 스크램블에그인데 특식으로 바나나가 나왔다.
내 나이 스물 넷,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바나나를 만났다.
꿀바나나가 이 바나나구나를 느꼈다. 껍질에서는 꿀이 새어나오는데 정말 맛있었다. 

우리가 잔 집.
난 아무대서나 잘자요. 
근데 몇명은 계속 삐걱거리는 소리때문에 잠을 못잤대요. 

이제 다시 내려가야지.
인생이란 그런거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거지, 

외쿡애들은 브이대신에 따봉을 하고 사진을 찍길래 나도 따라서 한 컷. 

콜롬비아 커플이 배터리가 다 나갔다고 사진찍어서 보내달라는데 왜 태국에서 페이스북이 안열릴까요.

아... 나 고소공포증 있다니까요.

나 건들면 엄청 아프다고 광고하는 식물.
우리 뾰족뾰족하게 살지말고 서로 보듬어주면서 살아요. 

마지막으로 래프팅을 하고 내려오는데 사진을 팔길래 확인해보니 내가 이스라엘을 발로 차서 빠뜨리는 그 순간을 포착했는데 정말 웃겨서 흥정할 생각도 안하고 그냥 사버렸다.

개가 쥐를 가지고 노는데 쥐가 자꾸 찍찍댄다.
니가 고양이니 개니. 왜 자꾸 쥐를 괴롭히니. 

래프팅을 끝내고 밥을 먹는데 당연히 맥주도 한 모금.

3일간의 트레킹을 끝내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니 꼬마애가 강남스타일을 틀어놓고 춤을 추길래 애 아빠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더니 많이 찍어서 유명하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근데 꼬마애가 카메라를 달라길래 줬더니 자기 아빠 사진을 찍었는데 잘 찍었다.
알고보니 애 아빠는 직업이 포토그래퍼라고 한다. 역시 피는 못속인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짐을 확인해보니 다행히 내 비상금주머니가 가방에 들어있었다. 

비상금주머니가 그대로 있으면 마사지를 받기로 생각했었기에 태국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1시간에 150바트 (5000원정도)인데 정말 시원하고 최고였다. 

빈속에 술먹는거 아니니 저녁한끼 먹고요.
나란 남자 내 간과 위장을 사랑할줄 아는 남자. 

나이트바자 골목길에 있는 가게인데 아주머니가 요리하고 아저씨는 애를 돌보는데 아줌마가 뭐라할때마다 아저씨는 잔심부름을 하는데 귀여우시다.
내가 매운거 잘 먹으니까 매운소스도 많이 주고 치앙마이에 있는동안 맛있게 잘 먹었다. 

다른 곳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버거킹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었는데 5명이 모였다.
헬로 퍼킹이즈라엘.
어젯밤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고 한다. 

여러분 맥주는 술이 아닙니다.

<맥주는 술이 아니야>
 
 1989년에 탐구생활을 푸는 날
마루로 불러내셔서
아버지께선 맥주를 따라주셨네.
어머닌 깜짝 놀라며 애한테 무슨 짓이냐 했지
아버진 껄껄 웃으며 상관없다며
이렇게 말씀하셨네
맥주는 술이 아니야
갈증을 풀어줄뿐야 
아무리 들이부어도 취하진 않네
맥주는 술이 아니야
언젠가 나이가 들어
내 몸이 술을 안받아주면
난 술을 끊어야겠지 맥주만 빼고
맥주는 술이 아니니까 
맥주는 술이 아니야
인생을 적셔줄 뿐야
맥주는 술이 아니야
맥주는 술이 아니야

바비빌-맥주는 술이 아니야 

퍼킹이즈라엘이 클럽에 가고싶다고 해서 갔는데 춤도 못추고 여자도 못꼬시더니 결국은 햄버거 먹고 싶다고 한다.

근데 클럽에 코끼리 씹어먹다가 나온듯한 누나들이 너무 많아서 무서웠다.
마크는 레이디보이한테 찜당했는데 저 우람한 손이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클럽에서 신나게 놀다가 나와서 먹은 쌀국순데 최악이었다.
비린내도 심하고 맛도 없었지만 음식 버리면 지옥가니까 다 먹었다.

<오늘의 생각>
난 역시 바보, 멍청이, 또라이, 멍게, 해삼, 말미잘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