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달러가 조금 넘는 호스텔인데 아침이 정말 마음에 들게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치즈도 있고 달걀도 나온다.
두가지 이유때문에 이스탄불에서 1주일 정도 머물 계획을 세웠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스탄불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 체류를 정한 것도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려면 반년은 더 있어야하지만 사랑스런 동생님께서 시험을 준비하느라 바쁘다며 수강신청을 의뢰해왔다.
아직까지는 남는 것이 시간이니 그 의뢰를 받아들였다.
상쾌한 마음으로 식당을 찾아 다니는데 마음에 드는 식당이 안 보인다.
이스탄불 사람들은 밥을 안 사먹는 것인지 죄다 여행자들을 위한 레스토랑들 뿐이라 계속 길을 돌아다닌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케밥은 도네르 케밥이고 꼬치에 고기와 토마토 등을 꽂아 구운 것은 쉬쉬 케밥인데 터키에 왔으니 쉬쉬케밥을 먹어봐야한다.
닭 날개 부위를 시켰는데 고기도 부드럽고 빵도 맛있었는데 이슬람 국가라 맥주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아쉬운 것은 바로 잡아야한다.
이슬람 국가라지만 외국인이 많이 오기에 슈퍼에 가면 맥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역시 여행기를 쓸 때는 맥주를 마셔야한다.
옥상에서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직원이 차이나 한잔 마시겠냐고 물어본다.
인도의 짜이는 밀크티인데 터키의 차이는 블랙티다.
물론 둘 다 맛있다.
차이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해가 지기시작한다.
어제는 빗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굶었으니 오늘은 노을로 배를 채워야겠다.
이스탄불에 오니 이상하게 저녁이 당기지 않는다.
오늘도 아침을 많이 먹는다.
치즈와 올리브는 사랑이다.
아침을 먹자마자 광클을 시작했는데 다행히 수강신청 정정기간 마지막 날에 동생님이 원하던 수업을 신청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광클을 했는데 결과물이 잘 나와 짜릿했다.
수강신청도 성공했으니 기분 좋게 밖으로 나왔다.
이스탄불의 외곽지역에는 지하철이 다니고 시내에는 트램이 다니고 있다.
환승만 적용된다면 참 좋을텐데 환승이 안 되니 될 수 있으면 걸어다니게 된다.
이번에 찾아온 곳은 이스탄불의 갈라타 타워인데 줄이 엄청 길다.
갈라타 타워는 14~15세기에 제노바 사람들이 방어목적으로 세운 전망탑인데 현재는 터키 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탑 역할을 하고 있다.
해가 지는 시간을 고려해 일몰을 보려고 왔는데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닌지 줄이 엄청 길다.
1시간 정도 기다려 갈라타 타워에 들어갔다.
60m 높이의 타워에 올라가는데 19리라(한화 9,000원)이나 내야한다.
터키에서 기아팬을 만났다.
타지에서 고생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윤석민 선수가 잘됐으면 좋겠다.
다행히 갈라타 타워에 올라오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19리라나 냈는데 일몰을 못 봤으면 아쉬울뻔 했다.
높은 곳에 올라왔으면 에피타이저로 미니어쳐 사진을 찍어보게 된다.
언젠가는 우주에서 지구의 작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다.
크루즈선을 피사체로 잡고 사진을 찍으며 놀다보니 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갈라타 타워에 올라 이스탄불 시내를 둘러보니 왜 사람들이 그렇게 이스탄불을 아름답다고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내를 돌아다니며 둘러본 이스탄불은 소란스럽고 별로 특이해보이지 않았는데 갈라타 타워에서 본 이스탄불은 조용하면서 동양의 느낌이 나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아무리 미니어쳐 모드가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찍게 되는 것은 일반 사진이다.
가끔씩은 미니어쳐 모드처럼 특이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일반 모드처럼 담백한 사람이고 싶다.
이스탄불에 왔으면 꼭 고등어 케밥을 먹어보라길래 갈라타 대교 근처의 해산물 시장에 갔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케밥 가게가 있다길래 찾아봤지만 잘 안 보이길래 어차피 맛은 비슷할거라 생각하며 그냥 가까운 노점에 들어가 고등어 케밥을 시켰다.
생선을 넣으면 비릴 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한 고등어 맛과 빵이 정말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호스텔로 들어가기 전에 블루모스크의 야경을 보러 왔는데 나무에 가려져 사진이 잘 안 찍힌다.
나무를 없앨 수는 없으니 그냥 눈으로만 본다.
터키에 왔으면 당연히 터키 아이스크림을 먹어봐야한다.
근데 내 앞에 줄을 선 누나한테는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줬다 뺐었다 하던 아이스크림 아저씨가 나한테는 순순히 아이스크림을 준다.
왠지 차별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지만 같은 남자이니 이해해주기로 했다.
기대하고 먹은 터키 아이스크림의 맛은 별로였다.
엄청나게 달콤하면서 쫀득한 맛을 기대했는데 많이 밍밍한 맛이 났다.
매번 같은 메뉴를 맛있게 먹는 내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한데 난 정말 맛있어서 맛있다고 할 뿐이다.
설마 아직도 내가 빵 4조각에 배가 부를 것이라 착각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사진을 한장 더 찍었다.
항상 말하지만 뷔페에서 많이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번에 많이 담지 말고 품위를 지키며 여러번 가져다 먹어야한다.
항상 물을 사러 다니는 슈퍼의 아저씨가 차이나 한잔 하고 가라고 한다.
몸에는 안 좋겠지만 각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차이가 참 맛있다.
버스터미널까지 버스표를 사러 가기 귀찮아 시내의 여행사를 돌아다녔는데 버스표는 안 판다며 버스 터미널로 가라고 한다.
결국 불가리에서 올 때 도착했던 버스 터미널로 다시 왔다.
터키의 버스 터미널은 우리나라의 버스 터미널과 다르게 각 회사별로 버스가 따로 있어 일일이 다 돌아다녀야한다.
여러 회사들을 돌아다니며 가장 싼 곳에서 표를 사고 다시 돌아간다.
누가 여름이 아니랄까봐 터키도 정말 덥다.
날도 더운데 계단을 오르려니 힘들지만 구경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보면 뉴욕에서 프레첼을 파는 것 처럼 참깨가 뿌려진 빵을 파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직감적으로 빵 안에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맛이 궁금해 먹어보기로 했다.
역시나 속에 잼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참깨의 고소한 맛이 정말 맛있었다.
오늘 온 곳은 이스탄불의 번화가이자 중싱지인 탁심광장이다.
탁심광장의 한 가운데에 있는 이 동상은 터키 독립 전쟁을 기리는 공화국 기념비라고 한다.
이스탄불에는 엄청난 수의 숙박시설이 있지만 대부분의 호스텔은 탁심 지역이나 내가 지내고 있는 술탄 아흐메드 광장쪽에 분포되어 있다.
번화가보다는 블루 모스크 근처가 더 좋을 것 같아 지금 묵고 있는 호스텔을 골랐는데 밤에도 신나게 놀고 싶은 사람이라면 탁심 광장 쪽에 숙소를 잡아도 될 것 같았다.
열심히 걸어다니다보니 또 신발이 끊어졌다.
이번에는 아예 연결고리가 끊어졌는데 혹시나 하며 저번에 사 놓은 강력본드로 붙여보니 잘 붙는다.
제발 겨울이 올 때까지 버텨줬으면 좋겠다.
소프트 콘을 팔길래 하나 사먹었는데 어제 먹은 터키 아이스크림보다 더 맛있었다.
역시 아이스크림은 달아야 맛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가니 1리라(한화 480원)짜리 오랜지 쥬스가 보인다.
갑자기 마르지 않던 목이 마르는 것 같아 하나를 사 마셨다.
탁심지구의 중심가인 이스티클랄 거리는 우리나라의 명동과 비슷한데 올드 트램이라 불리는 작은 트램이 다니고 있다.
과거의 트램을 그대로 복원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신기해서인지 많은 관광객들이 타고 있었다.
물론 난 그냥 걸어간다.
이스탄불에는 우리나라에도 없는 쉑쉑 버거가 있다.
하지만 난 이미 본고장인 뉴욕에서 쉑쉑 버거를 먹었으니 사진만 찍는다.
뉴욕에서 먹은 쉑쉑버거가 궁금하시다면
http://gooddjl.com/242를 읽어주세요.
번화가라 그런지 터키 사람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명동에 가면 이런 기분이 들 것 같다.
걸어서 다리를 건너 오는데 왠지 이 아저씨가 잡은 고등어가 내가 어제 먹은 고등어 케밥에 쓰였을 것 같다.
어제 저녁에 어시장에 왔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낮에 오니 사람이 정말 많다.
고등어 케밥을 한번 더 먹을까 고민하다 오늘은 저녁 약속이 있으니 참기로 했다.
한국인 여행자 분을 만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해 어제 내가 갔던 식당으로 갔는데 영업이 끝났다고 한다.
결국 여행자 거리를 돌아다니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케밥을 시켰다.
이번에는 토마토도 구운채로 나왔는데 구운 토마토가 이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한국인끼리 만났으니 당연히 맥주를 한잔 해야한다.
Efes는 터키 맥주인데 가벼운 맛이 나지만 나름의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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