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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스페인-Spain

셰계일주 배낭 여행기 - 102. 이슬람 건축의 정수, 알람브라 궁전. (스페인 - 그라나다)

안녕하세요.

 

3일 뒤, 10월 13일은

 

제 생일이자 여행을 시작한지 2년이 되는 날입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이번 이야기를 바칩니다.

 

 

초코맛처럼 생긴 씨리얼이지만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아 소가 여물 먹는 기분이 들지만 든든하게 먹는다.

이제 드디어 그라나다의 자랑인 알람브라 궁전을 보러 간다.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돈도 아끼고 운동도 할겸 골목길을 따라 걸어간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책로 같은 길로 바뀐다.
계속 따라 올라가는데 언덕 위에 있는 요새라 그런지 오르막 길이 꽤 길다.

분수가 아니고 음수대에 이런 조각이 되어 있으면 난감할 것 같다.

그러면 입에서 뱉어지는 물을 마셔야 할텐데 기분이 참 묘할 것 같다.

하지만 조각이 미남, 미녀의 얼굴이라면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마실테니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제 그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으로 들어가 봅시다.

예매를 못했다면 새벽부터 일어나 현장판매 티켓을 얻기 위해 줄을 서야했겠지만 다행히 어제 예매했으니 여유롭게 들어간다.

들어가진 전에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들어갑시다.

입구로 들어가니 시작부터 화려하고 세밀한 조각들이 펼쳐진다.

컴퓨터와 각종 기계들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만들었을지 신기하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정밀한 작업은 컴퓨터를 이용해야 된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들기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아주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밖에 없었지만 미국은 달나라도 가고 전투기도 설계했으니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만으로 웬만한 것들은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에 기하학적 무늬들로 건물을 치장했는데 기하학적인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완벽하다.

이런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종교의 힘과 예술가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예술가들도 나와 똑같은 열손가락을 가졌을텐데 참 비교된다.

궁전 안에 많은 대접이 있었는데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지만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이 대접이 쓰레기통으로 보였나보다.

 

알람브라의 궁전은 14세기에 완성되었는데 그 때도 이렇게 쇠로 만든 정교한 볼트와 너트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문화재를 복원할 때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은 물론 재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 국보 1호인 숭례문만 봐도 복원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천천히 하나씩 고증에 맞게 복원을 했어야할텐데 공사 기간을 정해두고 복원 작업을 진행하니 목재에 균열이 생기고 단청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빨리빨리'가 우리의 특성이라지만 세밀함이 필요한 부분은 여유를 가지고 완벽하게 작업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들어와 있는 곳은 알람브라 궁전의 메인 건물이라 부를 수 있는 나스르 궁이다.
알람브라는 아랍어로 '붉다'라는 뜻이고 나스르는 알람브라 궁전을 만든 왕조의 이름이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정말 궁금하다.

인간의 한계는 모르겠지만 내 어휘력의 한계는 잘 알고 있으니 그냥 사진으로 말해야겠다.

하늘에서 폭죽이 터지고 별이 쏟아지는 것 같은 문양이다.

며칠 전에 여의도에서 불꽃축제가 열렸던데 내년에는 나도 구경하러 가봐야겠다.

아랍 문자와 기하학적인 문양만으로 채워진 벽을 보고 있으면 단조롭다는 생각은 커녕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지나가는 가이드가 문 모양이 열쇠 구멍처럼 생겼다며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관광지에 단체 관람객이 보이면 항상 귀를 열고 다녀야 재미있는 이야기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꽃보다 할배'에서 백일섭 씨가 앉았던 의자가 보여 잠깐 나도 앉아봤다.
요즘은 나도 다녀온 페루와 라오스를 담은 '꽃보다 청춘'이 유행이던데 다음에 챙겨봐야겠다.

계속 감탄을 하며 걷다보니 사자의 중정이라 부르는 안뜰이 나온다.
가운데에 있는 12마리의 사자조각상은 이슬람교에서 생명의 근원이라 말하는 12황도를 표현한 것이라는 설도 있고 유대인의 12부족을 뜻한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이 사자조각상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예전에 유대인이 왕에게 이 조각상을 선물했다고 한다.
왕은 이 조각상이 마음에 들었지만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우상숭배를 할 수 없기에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궁에 놓고 혼자 보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라나다는 이사벨 여왕에게 점령당했고 지금은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사자조각상을 보고 있으니 역시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나 보다.

종유석 모양을 본따 장식한 천장을 보느라 목이 아프지만 정말 아름답고 재미있어 계속 고개를 들고 다닌다.

궁전을 뒤덮은 문양이 아름답고 신기해 만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조각들이 닳고 있으니 전시되어 있는 조각을 만져달라고 한다.
예전에는 석굴암의 불상도 만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유리벽이 쳐진 것처럼 언젠가는 알람브라 궁전도 입장이 제한될 것 같다.

복도에 있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다워 사진에 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된다. 

궁전에서 밖을 보면 알람브라 궁전을 건축했던 장인들과 그 후손들이 살았던 알바이신 지구가 보인다.

알바이신 지구를 보니 인도의 타지마할을 건설한 샤 자한은 다시는 그런 건축물을 만들지 못하도록 장인들의 손을 잘랐다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과거 아랍의 왕들은 이 곳에서 알바이신 지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알람브라 궁전 곳곳에서 보수작업 중인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세밀한 조각을 보수하려면 엄청 꼼꼼한 성격이 필요할 것 같다.
소중한 문화유산이니 제대로 보존해 후손들에게도 그대로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곳은 두 자매의 방이라 불리는 방의 천장이다.
이 방은 왕의 후궁들이 지내던 방으로 왕을 제외한 남자는 출입이 금지되던 곳으로 흔히들 말하는 하렘이 바로 이 곳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미녀들은 없고 건물만 남아있다.

계속 천장을 쳐다보느라 목이 아프니 정원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역시나 정원도 기하학적 문양으로 꾸며져 있다.

멀리 보이는 하얀 건물은 알람브라의 궁전의 나스르 궁만큼 유명한 헤네랄리페 별궁인데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뭉게구름을 보니 솜사탕이 생각난다.

구름을 먹을 수 있다면 구름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셔 보고 싶다.

솜사탕 대신 호스텔 주인아줌마가 아침에 챙겨준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헤네랄리페에 가기 전에 성벽을 올라가보기로 했는데 정말 거대하다.

어릴 때는 만화에 나오던 서양식 성이 멋있게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한국의 성이 그립다.
한국에 돌아가면 남한산성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담배를 피는 것은 좋은데 꼭 여기다 버려야했을까.
내년부터 담뱃값을 2000원 올린다고 하는데 100%에 가까운 인상률이라니 너무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외국에 나와서 느낀 것인데 우리나라의 흡연자들은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난 비흡연자이기에 담배냄새가 좋지만은 않지만 외국의 경우 노천카페는 물론이고 길가에서도 흡연이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대안도 없으면서 무조건적인 제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조건적인 제재보다 흡연자의 입장도 어느정도 생각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말 거대하고 견고하게 생겼다.
이런 성이 있었으니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사벨 여왕에 맞서 싸울수 있었을 것 같다.

'꽃보다 할배'에서 신구 씨가 올라갔던 망루도 보인다.
누군가의 여행을 보며 그 곳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신구 할아버지도 올라갔으니 당연히 나도 올라간다.
입장료를 내 놓고 힘들다고 안 올라갈 수는 없다.
오른쪽에 미로처럼 보이는 지역은 무기고와 병사들의 집터였다고 한다.

출구를 표시한 안내판이 차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누가 조명을 훔쳐갈까봐 쇠사슬을 묶어놨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쇠사슬이 땅에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이럴거면 왜 쇠사슬을 달아놨는지 궁금해진다.

일본어와 한자가 없는데 한글만 있으니 왠지 뿌듯하다.

어제, 10월 9일은 훈민정음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이었는데 내가 한국을 떠난 뒤 한글날도 공휴일로 다시 지정됐다고 들었다.

막연히 쉬는 날이라고 좋아만 하지 말고 공휴일에는 그 날의 의미를 30초만이라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세종대왕님 정말 감사하다는 합니다.

알람브라 궁전의 입장권에는 여러종류가 있는데 보통 여행자들은 알람브라 궁전과 헤네랄리페 별궁이 묶여져 있는 입장권을 구매한다.
입장권에는 입장가능 시각과 나스르 궁 입장시간이 있으니 예매할 때 유의해야한다.

사람은 머리손질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나무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깔끔해지니 좋아할 것 같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양이 아닌 정원사가 원하는 모양으로 깎이니 기분이 나쁠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RX100m2는 똑딱이 카메라지만 아웃포커싱도 잘 된다.
참 쓰면 쓸수록 마음에 드는 카메라다.

즐겁게 걷다보니 헤네랄리페의 입구에 도착했다.

화려했던 나스르 궁을 보고와서 그런지 헤네랄리페는 수수한 느낌이 들었는데 헤네랄리페를 먼저 보고 나스르 궁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세월이 지나니 균열이 생기고 있었는데 언제가는 이 곳도 터만 남게될거라 생각하니 '덧 없다'라는 말이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온다.

헤네랄리페는 왕이 여름에 이용하던 별궁인데 아랍어로 천국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천국의 정원이라는 칭호를 이 곳에 붙이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네랄리페를 보고 내려가는 길에 지도를 보다보니 카를로스 5세 궁전을 안 들렀길래 다시 알람브라 궁전으로 들어갔다.
이름은 궁전인데 원형경기장처럼 생겨 신기했는데 카를로스 5세가 이슬람 건축에 대항해 16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같은 호스텔에서 묵고 있는 여자애를 만났다.
살짝 출출하길래 따파스를 먹으러 가기로 하고 술은 스페인의 명물인 샹그리아를 시켰다.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먹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은 없지만 왠지 샹그리아는 누군가와 함께 마시고 싶어서 아껴뒀었는데 드디어 마실 수 있었다.
샹그리아는 와인에 여러가지 과일을 넣고 시원하게 마시는 술인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오늘 할 일인 알람브라 궁전 관광을 마쳤으니 숙소로 돌아와 여행기를 쓰며 잠시 쉰다.

내가 묵었던 호스텔 라운지에는 그라나다의 유명한 따파스 가게들이 소개되어 있어 도장깨기 하듯이 여러 따파스 가게를 들러보기 참 좋았다.

마침 바르셀로나에서 만났던 응제 형님도 그라나다에 있다길래 같이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한 잔만 마시면 가게 아저씨가 삐칠까봐 한 잔 더 마신다.
술을 시키면 따파스가 따라나오는 곳에 있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것을 보니 내가 진짜 천국에 왔나보다.

한 잔 더 마시고 싶었지만 이제 슬슬 해가 질 시간이길래 야경을 보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환하다.

야경을 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한다.
지도에 표시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보니 언덕이 보이기 시작한다.

올라가는 길에 아름다운 누나가 기타를 치고 있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노을과 함께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생각을 따라가기엔 내 사진실력이 부족하다.

어제 갔던 전망대보다 더 높은 곳이라 그런지 전경이 더 아름다웠다.

유럽의 여름밤은 늦게 온다지만 10시가 다 되어도 해가 완전히 지지 않는다.

슬슬 내려오다 보니 어둠이 깔리고 진짜 야경이 펼쳐진다.

어두운 골목길은 무섭지만 적당한 조명이 있는 골목길은 운치가 있어 즐겁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아쉬우니 새로운 따파스 가게에 들러 마지막으로 한 잔 더 마신다.
유럽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며 말했듯이 유럽에서의 먹방은 잘 모르겠지만 맥주방은 정말 자신있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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