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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쿠바-Cuba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89. 특별할 것 없는 아바나의 일상. (쿠바 - 아바나)

계속해서 매주 두 편씩 보여드리고 싶지만


제 능력이 부족해 이제 다시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두 편씩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아끼나 할머니네 까사가 편하긴 하지만 시설이 너무 열악해 이번에는 새로운 곳에 숙소를 잡았다.

이 곳도 간단한 아침을 제공하는데 영양을 생각했는지 바게트에 달걀과 양상추가 들어있다.

거리를 구경하다 왠지 흑백사진이 잘 어울릴 것 같은 기분에 한 장 찍어봤는데 마음에 든다.

모든 것이 오래되서 그런지 쿠바는 흑백사진이 잘 어울린다.

클럽에 가서 구경만 하는 것이 억울해서 살사를 배우기로 했다.

내가 쿠바에 도착할 때부터 지금까지 살사를 배우고 계신 나비 누나를 따라 학원으로 갔는데 왜 학원 이름이 까사 델 땅고일까.

춤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 2시간 동안 기본 스텝만 배우는데 몸치라 그런지 어렵다.

내 몸이 내 뇌의 컨트롤을 거부하는 것 같다.


우노 도스 뜨레스, 쉬고, 신꼬 세이스 씨에떼.

8박자가 살사의 기본 박자인데 두 시간동안 이 소리를 들으니 머릿 속에서 8박자가 계속 반복되는데 처음 춰보는 춤이라 재미있다.

처음에 쿠바에 왔을 때 먹었던 치킨까스가 먹고 싶은데 치킨까스는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돼지고기를 먹는다.

식당의 밥도 맛있지만 10모네다(한화 400원)에 파는 레몬에이드가 예술이다.

밥을 먹으면 항상 디저트를 먹어줘야한다.

빵또아처럼 생긴 아이스크림인데 이 것도 10모네다면 먹을 수 있다.

빵또아와 맛이 비슷한 것 같은데 빵또아를 안 먹은지 5년이 넘었더니 원래 빵또아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오비스포 거리로 나가니 알록달록한 색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페인트를 칠하고 있었다.

칠이 떨어져 나간 곳에 페인트를 칠해 깨끗하게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도 군대에서 페인트를 몇 번 칠해봤는데 재미는 없었다.

말레꼰 쪽으로 구경을 가는데 연기가 나길래 불이 난 줄 알고 놀라서 자세히 살펴보니 유전이었다.

아바나의 말레꼰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기념품 시장이 있다.

엄청 큰 규모의 시장에서 수 많은 그림들과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지만 여행이 많이 남은 나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살짝 마음에 드는 그림이 하나 있었지만 참았다.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을 발견한다면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들고 다닐 생각도 있지만 그 정도로 마음에 드는 그림은 아직 못 만났다.

쿠바의 대표적인 콜라는 뚜 콜라라고 말했었는데 맛은 예전에 한국에서 팔던 815 콜라와 비슷하다.

비루한 미각으로 표현을 해보자면 탄산이 조금 약하고 단맛이 강하다.

여행자들이 다니는 거리는 깨끗하고 페인트 칠도 잘 되어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분위기의 골목이 나온다.

이렇게 거리 하나만 벗어나도 달라지는 대조적인 모습이 쿠바의 현실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사회주의지만 누군가는 힘겹게 살아가고 누군가는 호의호식을 하며 살아간다.

북한은 이 것보다 더 심할 것 같은데 사람의 욕심이 있는한 똑같이 배분하는 세상을 만들기란 불가능할 것 같다.

다시 치킨까스를 시켜봤지만 오늘도 없다고 한다.

결국 돈까스를 시켜먹었는데 맛있었지만 난 치느님을 만나고 싶다.

돼지로는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이 있다.

쿠바에서 술 마시기는 정말 편하다.

3년산 럼이 5쿡(한화 5,000원)도 안 하니 0.5쿡(한화 500원)짜리 뚜 콜라 한 캔을 사서 타 마시면 된다.

숙소에서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모기에 꽤 많이 물렸다.

살생은 안 좋은 것이지만 난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동물이니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창문을 다 닫고 방에 있던 모기들을 다 처치했다.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바란다.

어제는 첫 날이라고 양상추를 넣어줬나 보다.

오늘은 그냥 달걀후라이만 나왔지만 난 잘 먹는다.

아침을 먹고 바로 살사학원으로 간다.

다른 사람들은 엄청 잘 추는데 나만 몸치라 부끄럽다.


10시간 개인교습을 받는데 50쿡(한화 50,000원)을 낸다.

시간당 5쿡인 셈인데 이 가격에 살사 개인교습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괜찮은 샌드위치 가게를 발견했다.

한국의 샌드위치 가게라 불러도 될 정도로 깔끔하고 샌드위치의 질이 좋다.

가격도 1.5쿡밖에 안하는데 신념이 담겨있는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

새로 구한 숙소는 나름 고층이라 할 수 있는 9층에 있다.

높은 곳에 있어 아바나 전경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바람도 잘 불어 빨래도 잘 마른다.

아파트 한 층을 통째로 빌려주는데 10쿡이다.

옆 방이 하나 더 있지만 사람이 잘 안 들어 온다고 한다.

아쉽게도 해가 창문이 있는 반대쪽으로 져서 아름다운 노을 사진은 못 찍는다.

샌드위치 가게 옆에 모네다 식당이 있길래 가봤는데 매번 가던 식당보다 더 맛있다.

맛도 맛이지만 음식이 깔끔하게 담겨져 나오니 기분이 좋아져 더 맛있게 느껴진다.

후식으로 요구르트를 주문해봤는데 신맛이 강했다.

설탕을 듬뿍 넣어서 잘 섞으니 인도의 라씨 맛이 난다.

자이뿌르의 라씨가 그리워진다.

저녁에는 어김없이 생맥주 한 잔을 마셔줘야 하루가 마무리된다.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니 오늘은 과일도 없다.

아줌마의 귀차니즘이 심해지는 것 같다.

오늘도 열심히 살사를 배우고 저번에 먹었던 아무 맛도 안 나는 밥을 먹으러 갔다.

이번에는 고기도 같이 먹었는데 고기가 조금 질기긴 했지만 먹을만 했다.

춤을 열심히 췄더니 볶음밥만으로는 배가 안 차 2모네다(한화 80원)짜리 피자 한 조각을 더 먹는다.

2모네다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꽤 맛있었다.

내 맛있다의 기준은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는 9층이라고 말했었다.

전망도 좋고 바람도 잘 부는 9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집을 알아봤었는데 마음에 드는 집이 없어 들어가고 보니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다니면 올라갈만 하다.

한창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있었는데 내가 나올 때까지는 설치가 끝나지 않았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낮에 올라가는 것은 괜찮았는데 밤에 술을 마시고 12시가 넘어서 올라갈 때는 조금 무서웠다.

야구의 나라, 쿠바이기에 아이들이 곳곳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쿠바 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류현진 선수가 있는 LA 다저스의 외야수 푸이그인데 가끔씩 정신줄을 놓은 플레이를 한다.

나중에 미국에 가면 류현진 선수도 보고 싶긴하지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윤석민 선수를 더 보고 싶다.

하늘은 파랗기만 하면 구름이 있건 없건 언제나 아름답다.

그래도 난 구름이 조금이라도 껴 있는 하늘이 더 좋다.

어제 찾아낸 식당이 마음에 들어 또 갔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이 식당이 확실히 더 맛있다.

건강을 위해 라씨를 먹는다고 말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설탕을 듬뿍 넣었다.

단맛을 위해 라씨를 먹는다.

식당 앞에 앉아있는 형아와 강아지가 멋있길래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포즈를 취해준다.

메뉴를 벽에 붙여 놓았는데 그림들이 귀엽다.

오비스포 거리에는 무서운 그림이 하나 있다.

해가지고 불이 들어오면 창문에 이런 형상이 나오는데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랐었는데 몇 번 보니 기발하다.

쿠바의 초콜렛이 사랑스러워 카카오 산지인 남쪽의 바라코아로 가보려고 했는데 더워서 포기했다.

그냥 아바나에서 초콜렛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호텔들이 위치한 골목이라 그런지 야경도 예쁘게 나온다.

바라데로의 호텔에서 묵은지 며칠 안 됐지만 한 여름 날의 꿈처럼 느껴진다.

지금 쓰고 있는 RX100m2는 다 좋지만 태생이 똑딱이라 야경의 빛 갈라짐이 DSLR을 따라오진 못 한다.

그래도 똑딱이가 이 정도 사진을 내주는 것이 대견스럽다.

오늘은 호텔 바에 가서 모히토를 마셔보기로 했다.

호텔 바여도 칵테일 한 잔에 3쿡정도면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내가 원하는 진짜 모히토는 존재하지 않았다.

웬만한 쿠바의 바에는 악단이 있다.

음악을 들으며 즐거웠다면 알아서 팁을 주는 것이 맞을텐데 쿠바는 팁을 강요한다.

우리 앞 테이블에 있던 아저씨들에게도 팁을 강요해서 10쿡 정도를 받아냈는데 같은 테이블의 다른 아저씨에게도 팁을 달라고 한다.

이미 자기 친구가 주지않았냐고 말하지만 계속 팁을 달라해 결국 또 팁을 받아낸다.

아무리 즐겁더라도 쿠바는 쿠바인가 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멋진 경찰아저씨를 만났다.

남미의 군인이나 경찰들을 보면 멋있는데 내가 군복을 입었을 때는 왜 저런 모습이 안 나왔었는지 궁금했는데 거울을 보니 바로 알 것 같다.



제 여행기가 재미있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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