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기와 현실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번주부터 2편이 올라갑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매번 똑같은 식사지만 난 굴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어제 시장에서 망고스틴을 파는데 민규 형님은 망고스틴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내가 강력 추천을 드렸더니 나도 먹어보라며 주신다.
망고님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과일인 망고스틴님을 오랜만에 알현했다.
라오스에서 1kg씩 사서 먹던 그 때가 그립다.
콜롬비아의 사립대학교들은 주로 건물형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보고 싶어서 살펴보니 전자학생증을 찍어야 통과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오늘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커피도 좋지만 브라우니가 더 좋다.
어제 많이 돌아다녔으니 오늘은 푹 쉰다.
쉬는 날에 맞춰 비가 내린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라면죽을 먹기로 했다.
생김새가 꿀꿀이죽 같아 누가 볼까봐 부끄러웠지만 맛은 기가 막혔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러 후안 발데스에 갔다.
이제 조금은 커피 맛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역시 무엇이든 제대로 된 맛을 알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먹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아포가토가 새로 나왔다고 광고하길래 하나 먹어봤는데 브라우니가 더 맛있었다.
저번에는 보고타 북쪽 지역을 구경했으니 오늘은 보고타 센트로 지역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동현씨와 안나가 함께 가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밥을 먹으러 갔다.
생긴 것은 정말 맛있어 보이지만 맛은 정말 최악이었다.
왼쪽의 고기는 냄새가 너무 심했고 오른쪽의 고기는 너무 질겨 턱이 빠질 것 같아 반 정도 남겼다.
값도 조금 비쌌는데 정말 돈이 아까운 식당이었다.
시내를 지나가는데 수박바가 전시되어 있었다.
수박바는 초록색이 맛있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사먹어야겠다.
남미의 마을들은 스페인 식민시절의 영향으로 하얀색이 주를 이룬다.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 속에는 식민지배의 아픔이 있으니 마냥 이쁘다고만 말하기 미안하다.
오늘 간 곳은 금 박물관이다.
팬던트가 참 귀엽다.
하나 가져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시신을 묻을 때, 이런 모양으로 금 장신구들과 함께 묻었다고 한다.
콜롬비아에서는 지금까지 마약과 게릴라로 대변되는 콜롬비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역사와 문화의 주체를 금으로 잡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제사를 드리고 금 세공품들을 저 커다란 호수에 넣었다고 한다.
그 것을 안 스페인 사람들은 산을 반으로 갈라 배수로를 만들어 물을 다 빼내고 금을 긁어 갔다고 하는데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이 없다.
지금은 갈라진 산을 복구해 호수를 다시 만들었는데 당연히 금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남미에는 돈을 받고 전화를 쓰게 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휴대전화가 없거나 시외로 전화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인데 1분에 150페소(한화 75원)이면 저렴한 것 같기도 하다.
예전부터 이 분들의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찍는 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안 찍고 있다가 허락을 구하고 찍었다.
시내 구경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난간에 기대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여학생들이 다가와 위험하니까 조심해서 찍으라고 해준다.
고맙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에서 왔다니까 엄청 좋아한다.
이민호씨가 이끄는 한류의 힘이 대단하다.
볼리비아에서 만났던 부미누님과 민영형님도 오늘 보고타에 도착해서 드디어 4명이 한자리 모였다.
재회를 기념하며 저녁으로 갈비찜을 먹기로 했다.
부미누님이 고춧가루를 이용해 오이소박이도 만들어 오랜만에 풍성한 저녁을 먹었다.
호스텔 안에 있는 바에서 1리터짜리 칵테일을 팔길래 한 통을 마셨다.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술은 언제 마셔도 맛있고 즐겁다.
아침은 항상 똑같다.
일상도 항상 똑같다.
나중에 일상으로 돌아가면 지금 했던 여행들이 있어 즐거울 것 같다.
택시를 타려다 실수로 공사 중인 곳을 밟아버렸다.
앞에 계시던 아저씨께 죄송하다고 하니 바로 나오셔서 다시 평평하게 만들어 다행이었다.
오늘은 안나가 우리에게 점심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해 안나의 집에 놀러갔다.
각종 채소들을 넣은 참치파스타였는데 평소에 내가 살기위해 해 먹던 파스타와는 다른 제대로 된 파스타라 엄청 맛있게 먹었다.
다들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저녁은 가지무침이다.
제대로 된 나물을 먹어본지 오래됐는데 부미누님 덕분에 내 입이 호강한다.
어제 남은 양념으로 볶음밥을 만들어 먹으니 여기가 콜롬비아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
한국인의 만남에서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별로 맛이 없는 클럽 콜롬비아 맥주지만 분위기와 사람에 취해 마시니 맛이 좋다.
어제 안나가 헤어지면서 캐비어를 줘서 빵에 발라먹었다.
캐비어크림을 처음 먹어봤는데 문어맛 과자맛이 나서 맛있었다.
오늘은 동현씨가 떠나는 날이라 인사를 하러 후안 발데스로 갔다.
에콰도르를 거쳐 반시계방향으로 남미를 여행하다가 칠레에서 동생을 만나기로 했다고 하시는데 부럽다.
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동생님과 인도여행을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내가 인도를 다시 갈지 모르겠다.오늘은 다 같이 보고타 시내로 나갔다.
손가락만한 미니 엠빠나다가 하나에 300페소(한화 150원)밖에 안 하길래 한 봉지를 샀는데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른다.
비둘기야 밥 먹자. 구구구 구구구구.
비둘기가 엄청 더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비둘기에 가까이 다가가는 게 꺼려진다.
전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비둘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추운 알래스카에도 비둘기가 사는지 궁금해진다.
배가 고파 보고타 시내에서 자주 보이는 과자를 하나 사먹었다.
너무 달아보여 선뜻 손이 안 갔었는데 예상대로 엄청 달다.
연유와 초콜릿, 잼까지 뿌려주는데 땅콩과 치즈가 아니였으면 혀가 녹아버렸을 것 같다.
보고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보테로 미술관이다.
그리고 보테로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뚱뚱한 모나리자 그림이다.
통통한 모습이 정말 귀엽다.
입구에는 통통한 손 모양의 전시물이 있는데 뒤에서 보면 꼭 욕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 속에 나쁜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귀여운 산타할아버지인줄 알았는데 제목을 살펴보니 El Ladron(도둑)이었다.
보테로 형님이 내 순수한 동심을 파괴했다.
예술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건 정말 모르겠다.
바닷가에 있는 절벽과 하늘, 강과 길을 표현하고 그 위에 있는 인간의 검은 욕망을 표현한 것인가.
시내 한 가운데의 대로로 나오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2009년 기준 856만 명이 보고타에 거주하고 있다는데 서울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많긴 많다.
초대형 아보카도를 보고 신기해하고 있으니 아저씨가 사진을 찍으라며 포즈를 취해주신다.
한개를 사볼까 했는데 도저히 먹을 수 있을만한 크기가 아니여서 그냥 지나쳤다.
버스를 타러 갔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한다.
계속 기다려도 비어있는 버스가 오지 않길래 우선 그냥 밖으로 나왔다.
인원도 4명이라 택시를 잡으려 하는데 멈추는 택시가 없다.
겨우겨우 택시를 잡고 조금 가다보니 비가 그치기 시작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저번에 갔던 크레페 가게에 갔다.
크레페는 이미 먹어봤으니 와플을 시켰는데 크레페도 맛있지만 와플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와플은 벨기에 와플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다음에 벨기에에 가면 꼭 먹어봐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저녁으로는 짜장밥을 먹기로 했다.
민영 형님과 부미 누님의 가방에는 없는 재료가 없는 것 같다.
고기를 듬뿍 넣은 짜장밥을 먹으니 여기가 지상낙원이다.
오늘도 똑같은 아침이지만 모든 것이 똑같지만은 않다.
민규 형님은 새벽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가셨고 민영 형님과 부미 누님도 오늘 살렌토로 떠나신다.
한국에 돌아가면 제주도에서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시작이 그랬듯이 다시 혼자가 됐다.
나도 떠날 준비를 한다.
비행기 티켓을 출력했는데 어디로 갈지는 비밀이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했는데 길거리에서 장조림처럼 생긴 고기를 넣어 팔길래 하나 사먹었다.
각종 재료가 다들어간 가장 비싼 것을 시켰는데도 3,500페소(한화 1,750원)밖에 안 한다.
푸짐하고 맛있고 싸니 최고다.
하늘의 구름도 이쁜데 창문에 비친 구름도 이쁘다.
우리 호스텔에는 멍뭉이가 한 마리 있다.
귀도 축 쳐져있고 가죽도 축 쳐져있고 몸도 축 쳐져있다.
세상 모든 것이 귀찮은듯한 표정으로 마당을 지키는데 정말 귀여웠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어제 남은 밥이 있어 그냥 라면을 끓였다.
며칠 동안 먹었던 푸짐한 저녁들이 한 여름밤의 꿈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 전에 사뒀던 망고님을 같이 먹는다.
묵고 있던 숙소에서 공항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없다는 핑계로 편하게 택시를 타고 왔다.
보고타 공항의 이름은 전설에 나오는 황금의 도시인 엘 도라도 공항이다.
체크 인을 하기 전에 칼리에서 샀던 카메라의 세금 환급이 되는지 알아보러 가니 전자제품은 환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
조금 더 기다려보니 비행기가 데미지를 입어 취소됐다며 내일 비행기로 바꿔준다고 한다.
아싸! 호텔이다.
항공사의 과실이기 때문에 호텔과 식사를 제공해 준다고 해 웃으며 따라갔다.
하루 정도 늦게 간다고 달라질 것도 없기에 호텔에서 뒹굴거릴 생각에 기분이 좋다.
점심을 먹으러 갔더니 소고기, 닭고기, 생선 중에 고르라고 한다.
한국인은 무조건 소고기이니 소고기를 시켰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요리가 나왔다.
남미에서 보통 소고기를 시키면 비스텍이라 불리는 얇은 고기 구이가 나오는데 스테이크가 나왔다.
고기 질도 좋고 잘 구워져 기분 좋게 식사를 했다.
비행기가 취소돼서 정말 다행이다.
방 안에만 있기 심심해서 밖으로 나온다.
공항 근처의 호텔이라 비행기가 자주 날아다닌다.
내 비행기야, 하루만 더 기다려 주렴.
사람들에게 근처의 가장 큰 마트를 물어물어 찾아가는데 구름이 예술이다.
마치 하늘 문이 열리기 전의 모습같아 육교 위에 서서 한참을 바라봤다.
저녁에도 스테이크를 먹을 생각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레스토랑에 갔는데 저녁에는 소고기가 없다고 한다.
별 수 없이 닭고기를 시켰는데 맛은 있지만 아쉽다.
정말 아쉽다.
아쉬우니 아까 마트에서 사온 맥주를 한잔 마셔야겠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호텔 미니 바에 있는 술을 마음껏 마셔봐야겠다.
<콜롬비아 여행 경비>
여행일 22일 - 지출액 120만 페소 (약 60만원)
물가도 비싸지 않고 저렴한 군것질거리들이 많아 자주 먹을 수 있었다.
커피와 맥주가 싸 여행하는 내내 입이 즐거웠다.
잃어버린 카메라를 다시 산 비용은 여행 경비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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