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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콜롬비아-Colombia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81. 동화 속 마을 같은 구아타페. (콜롬비아 - 엘 뻬뇰, 구아타페)

안녕하세요.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분들의


위훈을 기리며 조기를 게양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아침으로는 수박이 나왔다.

과일말고 아침을 주면 좋겠지만 부족한 비타민을 채울 수 있으니 고맙게 먹는다.

메데진에는 지하철이 설치되어 있는데 시설이 꽤 좋아 기분이 좋다.

지하철이 좋다고 하지만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한 이후로 사람들이 많은 버스나 지하철은 꺼리게 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조건반사처럼 카메라 가방에 손이 간다.

이제 정말 망고느님을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미까지는 먹을만한 가격이지만 앞으로는 싼 가격이 아닐 것이기에 보일 때마다 먹어줘야 망고님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완전 말캉말캉한 망고님도 맛있지만 약간 씹는 맛이 있는 망고님도 맛있다.

그런데 아저씨 배가 정말 남산만 하시네요.

길을 걷다 느낌이 이상해 신발을 보니 껌을 밟았다.

껌을 씹는 건 좋은데 왜 쓰레기통을 놔두고 땅에 함부로 뱉는 것일까.

메데진 센트로 지역을 걷는데 시계줄을 팔고 있는 아저씨가 보여 고무버클만 따로 샀다.

1,500페소(한화 750원)에 갈았는데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견뎌주면 좋겠다.

콜롬비아 은행 중에 이름을 정말 잘 지은 은행이 있다.

은행을 뜻하는 banco와 colombia를 합쳐서 만든 은행이었는데 이런 아이디어들을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고 부럽다.

나도 저런 생각을 하고 싶다.

콜롬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하나는 보테로라는 사람인데 미술관은 보고타에 있고, 메데진에는 조각공원이 있다.
보테로는 대상을 과장시켜 표현하는 작가인데 뚱뚱한 모나리자로 유명하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천지창조다.
미켈란젤로 형님이 보시면 천인공노하시겠지만 예술은 격식을 깨는 것이라 배웠다.

아저씨가 뭔가를 열심히 제조하시길래 하나를 사먹어봤다.
우선 첫 잔에는 쓴 맛이 나는 즙을 한 잔을 따라 주는데 몸에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다 마셨다.
그러자 다음 잔에 알로에로 만든 듯한 걸쭉한 액을 따라 주는데 점성이 강해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까지 다 마셔야한다.
몸이 건강해지는 맛이 났다.

메데진의 시내는 정말 볼 것이 없다.
여느 나라의 시장과 다를 것 없이 그냥 옷 가게들이 즐비하다.

목이 마를 때는 단 음료수를 마시는 것 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 제일 좋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목이 계속 마르다.

메데진의 지하철 티켓은 옛날 우리나라 지하철 티켓과 비슷하게 생겼다.
어릴 때는 토큰과 이런 마그네틱 티켓을 이용했었는데 어느새 추억의 물건이 되버렸다.

메데진에는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대중교통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해놨다.
게다가 지하철과 연결시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거주하는 1구간까지는 지하철 티켓으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더 멀리 가려면 표를 끊어야한다고 한다.
더 높이 올라가면 메데진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비싼 돈을 내고 표를 끊었는데 왠지 이상하다.
메데진이 보이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숲을 지나 깊이 들어간다.

케이블카가 내려준 곳은 국립공원 같은 곳이었는데 메데진은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딱히 볼 것은 없고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버섯구이는 비싼만큼 맛있었는데 배는 안 부른다.

아줌마가 달콤하다길래 모라를 한 컵 샀는데 달기는 커녕 신맛만 났다.
너무 셔서 반 정도만 먹고 버렸는데 며칠동안 잇몸이 들려서 고생했다.

여행기를 읽으셨던 분께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일텐데 사실 어제 민규형님을 다시 만났었다.
저녁에 메데진에 도착했다고 카톡을 드렸더니 형님도 어제 메데진에 도착했다고 해 맥주를 한 잔 했었다.
형님은 콜롬비아 북쪽인 까르타헤나에서 카리브해를 보고 메데진으로 오셨는데 덥고 모기가 많아서 죽는 줄 알았다고 하신다.
나도 카리브해를 보러 가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모기가 넘쳐난다고 하니 가기 싫어진다.

중간에 케이블카를 갈아타야하는데 이 곳은 빈민촌이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괜히 마을 구경을 한다고 걸어 내려가면 금세 강도들이 덮친다고 한다.

아기자기하게 보이는 곳이 강도가 판치는 빈민촌이라니 아이러니하다.

메데진의 지하철은 항상 사람이 많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로 많다.

날이 더운데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피곤해서 낮잠을 잔다.
남미 사람들과 현지화가 됐는지 씨에스타를 자주 즐기게 된다.

배가 고파 민규 형님과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이번에도 양을 푸짐하게 끓여 다른 사람이 볼까 무서웠다.
많이 먹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조금 부끄럽긴 하다.

많이 먹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죄는 아니니 아침도 든든하게 먹는다.
내가 내 돈 내고 사먹는 오트밀이니 가득 먹는다.

숙소에서 빈둥거리다가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 다니는데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기가 힘들다.

아메리카노에는 역시 브라우니를 먹어줘야한다.
마카롱도 싸길래 하나 먹어봤는데 그냥 단 맛밖에 안 났다.

창문에 비친 구름과 집이 잘 어울린다.
저런 집에서 살면 무슨 기분일까.

점심 겸 저녁으로는 오랜만에 치느님을 영접했다.
후라이드 치킨님도 좋지만 양념 치킨님을 만나고 싶다.

오트밀을 다 먹었기에 오늘은 파인애플만 먹는다.

천하의 최용민이 아침으로 과일만 먹을 일은 없으니 엠빠나다를 하나 사 먹는데 정말 맛있다.
고기로 속이 꽉 차있어 하나만 먹어도 어느정도 배가 부른다.

주말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럽다.

정말 부럽다.

오늘은 메데진의 근교로 나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귀여운 아기가 있었다.
아기가 나를 신기하게 보길래 까꿍 놀이를 했는데 반응이 좋다.

귀여운 아기를 보니 내 어린 시절이 궁긍해진다.

한국에 돌아가면 오랜만에 앨범을 봐야겠다.

여기서도 말을 탈 수 있다며 아저씨들이 호객행위를 하는데 에콰도르에서 질리도록 타봤기에 전혀 끌리지 않는다.

아마 한 동안은 말을 탈 일이 없을 것 같다.

이번에 간 곳은 엘 뻬뇰이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 산이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 올라가면 손오공이 깔려 있을 것만 같은 거대한 바위가 눈 앞에 높여있다.

바위 산에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10,000페소(한화 5,000원)을 내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계단이 몇 개 있는지 세면서 오르고 있는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숫자를 표시해주고 있었다.

숫자를 세면서 올라야 치매예방도 되고 좋을텐데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생각할 기회를 뺏고 있는 것 같다.

바위 산을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그런데 바위 산을 올라가기 위해 시멘트로 계단을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중간쯤 올라가자 마리아 상이 보인다.

역시나 세계평화를 빌었는데 언제쯤에 세계 평화가 이뤄질지 궁금하다.

정상 밑에 있는 휴게소에서 맥주를 팔고 있는데 1,500페소 하는 맥주를 2배보다 비싼 4,000페소에 팔길래 안 사먹었다.

힘들게 가지고 올라오시는 것은 이해하지만 내 지갑이 얇은 것이 먼저이니 참는다.

꼭대기에 가면 마지막 계단인 740번째 계단이 있다.

사람의 성취욕과 정복욕이 있었기에 지금의 인류가 있을 수 있었겠지.

엘 뻬뇰의 정상에서 본 전경인데 호숫가에 위치한 집들이 귀엽다.

새 카메라의 미니어쳐 모드에 재미를 들렸다.

포토샵은 할 줄도 모르고 귀찮으니 자체 효과만 쓰게 된다.

스페인어는 딱 생존에 필요한 것만 아는데 Bajo는 아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Bajando는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는 뜻 같다.

여행을 하면서 언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눈치만 있으면 말이 안 통해서 굶어 죽을 일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밑으로 내려와 가장 만만한 쎄코 데 까르네를 시켜 점심을 먹는다.

맛은 다른 곳과 똑같이 맛있다.

풍부한 미각과 감성적인 표현력을 가지지 못해 죄송합니다.

밥을 먹고 도착한 곳은 구아타페라는 작은 마을이다.

구아타페는 엘 뼤뇰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알록달록한 집들도 유명한 곳이다.

알록달록 아름답게 칠해놨다.

서로 상의해서 색을 고른 것 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국 부산의 감천동 문화마을 같은데 구아타페가 더 아름답다.

길을 가는데 갓 구운 빵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버터의 향을 쫓아가니 빵집이 나와 200페소(한화 100원)을 내고 하나를 사 먹었는데 냄새만 좋지 맛은 그저 그랬다.

마을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설치해놨다.

이런 동화속 마을 같은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마을 중간에 알록달록 광장이 있는데 민규형님이 태극기와 함께 찍으시길래 나도 한 장 찍어봤다.

맥주나 커피를 한 잔 마시려다 그냥 슬러쉬를 사 먹었다.

이 초록색이 몸에 좋은 색소는 아니겠지만 맛은 달달해서 좋다.

돌아가는 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너무 좁다.

내 키가 커서 그런 것 같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그냥 집앞에 있는 피자집에 가기로 했다.

피자 2조각과 음료수 1병을 합쳐 5,000페소(한화 2,500원)인데 그럭저럭 먹을만한 맛에 배를 채우기 좋았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씩 특정 음식이 당길 때가 있다.

며칠 전부터는 복숭아 통조림이 먹고 싶길래 하나 사다가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아직은 어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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