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호스텔에는 대부분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근데 난 식빵으로 배를 채우려면 최소 6조각은 먹어야되서 조금 눈치가 보이지만 잘 먹는다.
슈퍼마켓에 갔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아무래도 낮잠을 자는 씨에스타 시간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요즘은 남미에서 씨에스타를 즐기는 곳이 얼마 없다고 하는데 다들 먹고 사는 것 때문에 팍팍해지나 보다.
구름이 참 이쁘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구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진작가인 스티글리츠의 사진집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버스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군인과 탐지견이 들어와 냄새를 맡고 다닌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버스가 주 운송수단이다 보니 검문 검색도 철저하게 하는 것 같다.
흐흐흐흐흐흐.
드디어 내 사랑스러운 간에 발동이 걸렸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과수로 올 때 앞에 앉은 프랑스인이 와인 한 병을 가지고 탄 모습을 봤는데 정말 부러워서 따라했다.
장거리 여행에 와인 한 병이 같이 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타는듯한 노을이 지길래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는데 버스가 계속 흔들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수평이 어긋났다.
1층에 있는 까마 등급의 사람들은 내가 이과수로 올 때 먹었던 것처럼 쟁반에 맛있는 밥을 주는데 2층의 세미까마 등급은 조금 초라한 밥을 준다.
그래도 맛있다.
여기가 천국이로구나.
배의 출항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에 부랴부랴 택시를 탔다.
여객선을 운영하는 회사 중에 가장 싼 회사를 찾아왔는데 값이 전혀 싸지가 않다.
1시간 30분도 안 가는 거리가 인터넷에서 예매하면 공식환율로 계산 해 7만원 정도 돈이 나오길래 직접 가서 암환전한 페소로 끊으면 더 쌀 것이라는 생각에 직접 가니 외국인은 달러로만 계산할 수 있고 130달러를 내라고 한다.
딱히 우루과이에 관심이 있지도 않았지만 바로 옆나라기에 가보려했는데 가고 싶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
잡지를 팔고 있는 아저씨에게 동전 좀 바꿔줄 수 있냐고 물으니 얼마 없는 동전을 탈탈 털어 바꿔주시고 내가 타야할 버스 번호까지 종이에 적어 주신다.
역시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이 될까.
이번에는 남미 여행의 개략적인 계획을 꼭 세워야할텐데 귀차니즘이 다시 발동할 것 같다.
음식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자기들을 찍으라길래 사진을 찍었다.
인물사진은 허락을 받고 찍어야하니 잘 안 찍게 되는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사진에 찍히는 것을 좋아하니 자주 찍을 일이 생긴다.
아르헨티나 음식이라고 있어봤자 핫도그인 빤쵸가 전부고 피자집이 엄청 많다.
원칙대로라면 피자는 이탈리아에 가서 먹어야하지만 핫도그만 먹을 수는 없기에 그냥 피자까지는 허용하기로 했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것을 고르려다 건강을 생각해 초록피자를 골랐는데 25페소(한화 2500)원에 꽤 맛있었다.
이번에는 엘 아떼테오라고 부르는 서점에 갔다.
스페인어는 알파벳 T 발음을 쌍 디귿으로 발음해 재미있다.
오페라 극장의 원형을 가지고 있기에 특이한 구조인데다 은은한 조명까지 더해지니 정말 아름답다.
나도 스페인어를 모르니 사진만 열심히 찍고 나오는데 조금 부끄러웠다.
돈을 구할 방법을 알아보다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업하시는 분에게 한국계좌로 송금을 하면 적당한 환율로 아르헨티나 페소를 준다길래 거래를 하러 갔다.
사무실로 올라오라는데 영화에서나 보던 무서운 엘리베이터를 타야해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아무 일도 없이 잘 거래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다가 나왔다.
들어가니 중국인 아저씨가 운영하고 있길래 이야기 좀 하다가 600g 정도를 담았는데 30페소(한화 3,000원)정도 나왔다.
맛있고 양도 많아 이 식당을 찾은 내가 대견해 스스로 칭찬을 해줬다.
우리나라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신기했다.
인도에서도 동전지갑을 잃어버리더니 아르헨티나에서는 지갑을 산지 이틀만에 또 잃어버렸다.
아마 이과수로 가는 버스 안에 흘리고 내린 것 같은데 이제는 절대 동전지갑을 안 사야겠다.
그런데 고기 한 점 없는 야채비빔밥이라 그냥 고추장 맛으로 먹었다.
사실 어제 사과를 샀는데 양치질을 먼저 하고 사과를 씻다가 양치질 한 것이 떠올라 오늘 먹었다.
우선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간다길래 따라갔는데 스테이크가 꽤 괜찮게 나왔다.
값은 1인당 180페소(한화 18,000)원 정도 나왔는데 한국에 비하면 엄청 싼 가격이라 많은 여행자들이 아르헨티나에 오면 소고기를 질리도록 먹는다.
하지만 난 호주에서 어느 정도 먹고 왔기에 소고기가 많이 당기지 않아 사람들이 좋은 식당을 간다고 할 때만 따라다녔다.
저런 딸래미 하나 낳고 싶다.
혼자 다니면 돈이 아까워 숙소에서 마실텐데 같이 다닐 사람이 있으니 참 좋다.
웬만한 공원과 교차로에는 동상이 하나씩 세워져 있는데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다.
두번째라 그런지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예전에 왔을 때보다 더 편안하고 좋게 느껴진다.
인도에서 델리를 세번 갔을 때가 떠오르는데 역시 같은 도시라도 내 마음 상태가 매번 바뀌니 보이는 것도 매번 달라진다.
맛은 그럭저럭인데 그냥 에너지를 얻는다는 생각으로 먹으면 괜찮다.
도시 건설 400주년을 기념하면서 오벨리스크를 세웠다는데 평양에도 오벨리스크가 있다고 한다.
김일성을 기리며 주체사상탑이라는 오벨리스크와 비슷한 건축물을 세웠는데 워싱턴에 있는 것보다 1m가 높은 170m로 제작했다고 한다.
1816년 7월 9일에 아르헨티나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기에 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나도 그 맛이 궁금해 카페에서 시켜봤는데 그냥 티백이 나왔다.
티백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면 다른 것을 시켰을텐데 돈이 아까웠다.
맛은 녹차와 비슷한데 끝 맛은 살짝 상쾌하면서 깔끔한 맛이었다.
그런데 뉴발란스 매장이라고 하기에는 거리마다 너무 많이 보여 살펴보니 은행 ATM이 있다는 표시였다.
전에 가본 데펜사 거리의 일요시장보다 물건들도 다양하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 훨씬 재미있었지만 내가 살만한 물건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 곳은 아닌 것 같아 물어보니 옆으로 가라고 한다.
묘지들은 최고급 묘지로 정치인, 예술가, 대통령 등이 묻혀있다고 한다.
심령사진이 찍혔으면 방문자 수가 폭발했을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귀신은 안 찍혔다.
에비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배우가 된 뒤, 대통령의 영부인까지 된 사람인데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 민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에비타의 이야기는 책과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봐봐야겠다.
라 보카 지역은 위험하다고 소문이 난 지역이라 현지의 슈퍼마켓들도 모두 쇠창살로 막혀져 있고 그 틈 사이로 주문을 하고 물건을 받는다.
식당지역으로 가려고 카메라 가방을 메고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슈퍼에서 나를 황급하게 부르더니 스페인어를 할 줄 아냐고 묻는다.
못 한다고 대답하니 절대 길 건너편으로 넘어가지말고 카메라가방을 꼭 안고 다니라고 말을 해줬다.
겁을 잔뜩 먹은 채로 길을 가게들이 많은 지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라 보카의 레스토랑은 식사를 하면서 간단한 탱고 공연도 볼 수 있다길래 기대를 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1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게 해놓고 팁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나 싸워서 딱 맥주 값만 내고 나왔다.
그런데 기분이 나빠서 그런지 그저 그렇게만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선수는 마라도나이고, 마라도나가 뛰었던 경기장이 이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이다.
경기장 안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애석하게도 난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기에 그냥 기념촬영만 하고 나왔다.
나에겐 보카 주니어스 경기장보다 광주 신축 구장이 더 중요하다.
역시 여행할 때의 기분이 참 중요한데 항상 기분 좋게 다닐 수는 없겠지만 화를 낼 일이 적었으면 좋겠다.
1시간 정도의 낮잠을 자니 확실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바닥을 짚고 춤을 추는데 북소리도 신나고 춤도 멋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국기를 잘 보면 구멍이 나 있다.
어떻게 대통령 궁의 국기를 저렇게 방치할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다.
공연장에서 표를 끊으면 180페소(한화 18,000원)인데 시내에 있는 예약부스를 이용하면 80페소(한화 8,000원)에 볼 수 있다.
공연장에서는 사진을 못 찍어서 사진은 없지만 춤이라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특히 여자 댄서들의 발놀림은 정말 예술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 탱고보다 과장되게 춤을 춘다고 하지만 춤을 모르는 일반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쇼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갔기에 만족스러웠다.
특히 낮에 라 보카 지역에서 본 탱고와는 확연한 질적 차이가 나서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난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거나 분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돈을 안 줬으면 눈으로만 보고 절대 사진을 찍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손가락 한 번만 눌러주세요.
댓글도 달아주시면
사랑해드릴게요.
'World Travel > 아르헨티나-Argentin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66. 하얗고 푸른 페리토 모레노 빙하. (33) | 2014.03.07 |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65.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 (40) | 2014.02.28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64. 세상의 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27) | 2014.02.21 |
제가 TV에 나옵니다. (14) | 2014.02.10 |
세계일주 배낭 여행기 - 062. 세계에서 가장 큰 이과수 폭포. (61) | 2014.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