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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캄보디아-Cambo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1. 냉장고가 있으면 안 되는 이유.


드디어 밥먹는 사진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는다.

캄보디아의 신호등인데 처음에는 애가 천천히 뛰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뛰는데 엄청 귀엽다.

어제 식당에서 배신당했기에 새로운 식당을 찾는데 내 마음에 드는 식당이 없다.

그냥 눈 딱감고 가던 식당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안이 없다고 불의에 굴복하느니 차라리 굶겠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찾았다.

숙소에서 시장쪽으로 꽤 깊숙히 들어가니 적당한 가격의 식당이 나왔는데 양이 너무 적다.

웬만한 큰 유적지는 다 돌아봤기에 오늘은 가장 좋았던 앙코르톰의 바이욘에 다시 갔다.

처음에 왔을 때는 오후여서 빛이 역광이라 안 좋아 나중에 아침 일찍 한번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밍기적거리다보니 또 오후에 왔다.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는데 난 헌나라의 어린인가보다.

오늘도 웃고계시네요.

그냥 웃고 계신 사면상의 모습이 좋아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서 이번편에 50장의 사면상 모습을 올리려다가 그만뒀다.

잘찍은 사진도 없거니와 그나마 얼마 없던 독자들이 떨어져 나갈까봐 소심하게 몇장만 올린다.

하드에 꼭꼭 숨겨두고 나만 봐야겠다.

웃음이 가득한 바이욘사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찍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안된다.

앙코르 유적지에 와서 내 사진실력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이번 목적지는 작은 사원인 톰마논 사원인데 아무래도 이 길이 아닌 것 같다.

지도상에서는 대로 바로 옆인데 샛길로 너무 들어가길래 이상해서 중간에 만난 사람에게 물어보니 더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하긴 100배 즐기기가 한두번 틀리나'하는 생각에 모래로 이루어진 길을 계속 가다가 이상해서 다시 물어보니 여기가 아니라고 한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옌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자신있게 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네


나는 왜 이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오~지금 내가 

어디로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살아야만 하는가


나는 왜 이길에 서잇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에 끝에서 내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위한 꿈인가

그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GOD - 길 


 

앞으로 노래가사를 쓸거면 동영상이라도 같이 올리라는 조언을 해준 친동생 최모군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립니다.

드디어 톰 마논 사원을 찾았다.

톰마논은 1960년 프랑스 극동학원이 완전히 해체했다가 거꾸로 복구하는 기법을 이용해 복원한 사원이라고 한다.

딱히 특별한 볼 것도 없는 톰마논에 온 이유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오늘도 역시나 식빵에 쥬스다.

쥬스가 1리터에 1.5달러정도여서 매일 1L씩 사먹는다.

밥을 먹고 찾은 곳은 따 깨우 사원인데 미완성의 사원이다.

사각모양의 탑들만 있어서 그런지 엄청 거대하게 느껴졌다.

근데 여기 매표소 아저씨는 내일 쉰다고 좋은 폭포로 가자고 한다.

여기 직원 아저씨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우선 꼬시고 보나보다.
인기가 많아도 피곤하다. 

위에서 보니 레고를 뜯어놓고 아직 조립하다 만 느낌이 든다.

높이가 22m라는데 올라올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성큼성큼 올라왔지만 내려갈 때는 엉금엉금 내려간다.

이놈의 고소공포증을 언제쯤 완벽히 극복할 수 있을까.

다음에 또 만나자고 했더니 진짜로 또 만났다.

반가워요. 사면상 아저씨.

관음보살님보고 아저씨라 해도 되나 모르겠다.

다음 사원으로 들어가는데 아리랑이 울려퍼진다.

지뢰피해군인들이 연주를 하는데 한국인들이 앙코르 유적지로 여행을 많이 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해외에서 외국사람들이 연주하는 아리랑을 들으니 색달랐다.

근데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니까 기부받은 돈을 나눠서 지갑에 넣는 모습이 보였다.

난 기부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세상이 삐뚤어진건지 내가 삐뚤은건지 모르겠다.

나무가 참 크기도 크다.
사실 나무로 뭔가 드립을 쳤었는데 탈고하다 보니 너무 재미없어서 빼버렸다. 

다시 아는척할 시간이네요.

이 사원은 따프롬 사원인데 원래 이름은 리찌어비이어인데 왕이 기도하는 불당이라는 뜻으로 왕의 어머니에게 바친 사원이에요.

따프롬이라는 이름의 기원에는 2가지 설이 있는데 입구에 있는 사면상을 머리가 네개인 브라마신이라 믿고 붙였다는 설과 이 사원의 관리를 했던 할아버지의 이름이 프롬이어서 그랬다는 설이 있어요.

따프롬사원은 툼레이더 영화를 촬영했던 곳으로도 유명해요.

이번 사원의 주제는 나무에요.

원래 다른 앙코르유적지에도 나무가 많았는데 다 베버리고 따프롬 사원은 복원을 하던 프랑스팀이 나무를 베지 않고 남겨두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남겨놓은 사원이에요.

시간이 지나자 나무들이 유적지를 덮어버렸고 결국 사원과 나무가 하나가 되버렸고 나무가 더 자라면 사원이 무너지게 생겼어요.

그래서 나무들에게 성장억제제를 맞춰서 나무가 더 자라는 것을 막고 있는데 주사를 맞아도 아주 조금씩은 자라나고 있대요.

그 말은 언젠가는 사원이 무너진다는 거니까 어서 구경오세요.

사원을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는 스펑나무인데 얘들은 땅보다 사암이나 라테라이트에서 잘 자라요.

처음에는 돌 틈사이에 작은 뿌리를 내리는데 물을 찾아 뿌리를 길게는 20m가 넘게 뻗친대요. 그러다보니 사원과 하나가 되버린거에요.

따프롬 사원에는 스펑나무가 엄청 많은데 다들 500~600년정도 된 할아버지 나무들이에요.

아는 척 많이 하려니까 신나네요.

여기는 보석의 방인데 벽은 하얀색이었고 구멍에 각종 보석들이 박혀져 있었으며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면 보석들이 찬란하게 빛났다고 해요.

처음 발견한 프랑스인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다 뽑아갔다는데 나눔의 즐거움을 모르나봐요.
나도 좀 주지... 

바닥에는 은쟁반을 놔둬서 들어온 빛이 퍼지게 했다는데 실제로 한번 보고 싶어요.

이렇게 보석의 방을 만든 이유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효도하지 못해서 저승에서라도 보석을 보시라고 만들었다는데 죽으면 보석이 무슨소용이에요.

우리는 부모님이 계실 때 잘해요.

근데 부모님이 걱정하고 계신데도 밖으로 싸돌아다니는 제가 할말은 아닌 것 같네요.

이 나무는 쯔러이나무에요.

여기서 안젤리나 졸리 누나가 툼레이더 영화를 촬영했구요.

잘 보면 속에 죽은 나무가 보이는데 그 나무는 스펑나무에요.

쯔러이나무는 다른 나무에 기생해서 자라다가 나중에는 숙주나무의 양분을 다 빨아들여 죽인 뒤 자신이 땅에 뿌리를 내려요.

옛말에 머리 검은 동물은 거둬들이는거 아니라 했는데 쯔러이나무도 추가해야겠어요.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을 찍어주길래 억울해서 나도 줄 섰어요.

근데 난 혼자니까 셀카찍어야지.

여기는 보석의 방 아니니까 보석 찾지 마세요.

이 방은 메아리 방인데 안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는데 소리가 안울려요.

근데 벽쪽에 붙어서 가슴을 치면 쿵쿵하고 울려요.

부모님께 한을 많이 맺히게 했을수록 크게 울린다고 하더라구요.

제 가슴을 쳤더니 적당히 울리더라구요. 

불효자는 웁니다.

다들 사진 찍으느라 난리에요.

앙코르유적지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전 듣기 싫은데 자꾸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전 진짜로 엿듣고 싶어서 따라다닌거 아니에요. 어쩌다보니 동선이 맞는 것 뿐이에요.

공짜 설명 감사했어요.

나도 사진한방 찍어 달라했는데 아저씨가 사진찍을줄 아시네요.

제가 불효자인줄 알고 삐뚤어진 제 마음을 표현해주셨어요.

저기도 사진 포인트라는데 차마 수 많은 한국인들 앞에서 줄서서 셀카를 찍기는 부끄러워서 멀리서 바라만 봤어요.

프랑스어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 못 알아듣겠지만 알아 듣는 척했어요.

전 잘난 척, 아는 척등 각종 척은 잘하니까요. 근데 귀여운 척은 잘 못하겠어요.

자장구야 조금만 더 수고해주렴.

여기는 제 앙코르 유적지 투어 중 마지막인 쁘레룹이에요.

색이 붉은 빛이 돌죠. 

그 이유는 당연히 붉은 빛이 도는 벽돌과 라테라이트로 만들어서 그래요.

사암은 들어봤는데 라테라이트는 처음 들어본다구요?

라테라이트는 땅 속에 있을 때는 단단하지 않은데 땅 밖으로 꺼내서 건조시키면 엄청 단단해지는 돌이래요.

그래서 앙코르유적지를 건설하는데 많이 쓰였어요.

쁘레룹은 육신의 그림자라는 뜻이여서 장례의식과 관련된 사원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이 곳도 일몰로 유명한 사원 중 하나에요.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많이 모였어요.

햇님,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왜 나한텐 벌레가 꼬일까요.

이왕 꼬일거면 여자가 꼬이면 좋을텐데 말이죠.

햇님, 내일 봐요.

근데 일몰을 보다가 오는 길에 본 호수가 떠올랐어요.

호수에 비친 햇님을 보려고 후다닥 내려와 호수로 왔는데 햇님은 도망가고 있어요.

이 호수 이름은 쓰라 쓰랑인데 옛날에 향연을 즐기던 호수였대요.

햇님도 졌으니까 이제 아는척 그만해야지.

그동안 제 잘난척을 참고 보시느라 수고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앙코르유적 가이드 파일을 제공해주신 네이버 동남아배낭여행 카페의 앤디님과 수 많은 가이드 분들에게 에게 감사의 말씀올립니다.
 

아까 낮에 앙코르 톰을 지나오는데 뭔가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저녁에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촉이 왔다.

쁘레룹에서 바로 씨엠립 시내로 나갈 수도 있는데 내 촉을 믿고 돌아서 앙코르톰안으로 다시 들어왔더니 디너쇼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조명으로 물든 앙코르톰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인생은 뭐다? 타이밍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로등이 없어 라이트를 켜고 오는데 촛불같은 전조등을 달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자 한 분이 보였다.

밝은 전조등이 있어도 무서운게 야간라이딩인데 위험해 보여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려고 앞에서 멈췄더니 겁을 먹고 뒤에서 멈추길래 빛이 필요한지 물어봤더니 기겁을 하며 괜찮다고 하셨다.

난 산적아닌데 무서워 하시는 것 같아서 그냥 왔다.

돌아오는 길에 제대로된 전조등 없이 자전거를 타고 복귀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기차놀이를 할까 생각해봤지만 커플들이 많아서 그냥 왔다.

절대로 눈꼴시려워서가 아니라 커플들은 넘어져도 서로 챙겨주면 되니까 그냥 온거다.

그러니까 넘어지면 좋겠다.

새로운 식당 찾기가 힘들면 그냥 노점에서 먹으면 된다.

지금까지 열심히 자전거 타느라 수고한 내몸에게 영양식을 주기로 했다.

그건 바로 비얌~ 비암~ 뱀이다.

버리지 않고 꼭꼭씹어서 다 먹었다.

맛은 그냥 고기 구운맛이었다.

<오늘의 생각>
 

대안책이 없다고 굴복하기에는 나는 아직 어리다.

 

사실 씨엠립에 오고부터 설사병이 도졌었다.

아무래도 물갈이를 하는 것 같은데 쉬지않고 계속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고 휴식을 취하려던 오늘에서야 배가 제대로 아프기 시작했다.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파서 하루종일 숙소에 있다가 전에 사온 커다란 망고 푸딩을 먹었는데 내가 원한 맛이 아니였다.

역시 비싼 걸 먹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몸으로 배웠다.

근데 난 비싼 음식은 못 먹는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달웠다. 

매일 땡볕에 자전거를 타다보니 아무래도 비타민이 부족한 것 같아서 사왔던 포도를 먹었다.

근데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매일 주스를 1L씩 먹었는데 비타민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계속해서 배가 아파 누워있는데 전에 씨엠립에 가면 빨간 바나나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났다.

내일이면 떠나기에 빨간 바나나를 만날 마지막 기회기에 배가 아팠지만 밖으로 나왔다.

빨간 바나나는 없고 진로소주만 판다.

어젠 길거리에서 밥도 팔았는데 오늘은 없길래 그냥 볶음면을 또 샀다.

내 위장은 배가 아파도 면을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믿는다.

배아픈데도 맥주를 먹는거보니 안아픈거 아니냐구요?

이번에 묵은 숙소에는 냉장고가 있어서 마트에서 하나 둘씩 사다보니 냉장고가 꽉차고 맥주도 0.3달러 아낄려고 그냥 팩으로 사놨거든요.

냉장고에 맥주는 넘쳐나는데 내일 아침 일찍 떠나니 다 먹어야지 별 수 있나요.

내사랑 망고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아무리 배가 아파도 먹을 수 있어요.

근데 서민들은 망고를 잘라서 알차게 먹는다면서요?

전 그냥 깎아서 바로 먹어요.

아 밥먹고 우선 4캔 마셨는데 맥주가 아직 더 남았다.

더 먹으면 탈날 것 같으니까 우선은 그냥 자고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생각해야지.

<오늘의 생각>
 

냉장고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을 검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