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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캄보디아-Cambo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19. 앙코르유적과 고소공포증.


안녕하세요.

잘난 것도 없지만 잘난척하는 사람이 또 왔습니다.

앙코르 유적지에서는 계속 잘난척 할거니까 이해해주세요.


여기는 앙코르톰안에 있는 피미아나까스에요.

피미아는 왕궁, 나까스는 하늘이라는 뜻이에요. 옛날 왕궁터의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왕실의 제단이자 사원이었어요.

13세기 중국의 주달관이라는 사신이 와서 남긴 기록에 따르면 황금으로 뒤덮여져 있었대요.

이 사원에는 앙코르와트에서 본 머리가 여러개인 뱀 나가에 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어요.

머리가 9개인 나가가 살고 있었는데 밤이 되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했는데 앙코르 왕국의 왕은 왕비나 후궁들과 동침하기 전에 먼저 나가가 변신한 여인과 동침을 해야했대요.

안그러면 왕국에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왕이 일찍 죽었었대요.

근데 엄청 아름다웠었다니까 부럽네요.

전에 말했듯이 전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했는데 캄보디아에 오니까 극복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요.

극복할 때마다 셀카 찍어야지.

참 잘했으니까 코코넛 하나 먹는데 어제 먹은 코코넛에 비하면 크기가 절반도 안된다.

여기는 코끼리 테라스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 코끼리는 전에 말한 아이라바타에요.

이 앞부분에서는 다른나라 코끼리와 캄보디아 코끼리끼리 싸움을 붙여서 구경했었어요.

이 석상은 문둥병왕이에요.

석상의 손과 발이 마치 문둥병에 걸린 것 처럼 생겼죠.

전설에 따르면 이 석상의 주인공은 앙코르 와트를 건축한 자야바르만 7세인데 뱀과 싸우다 뱀의 피가 묻어 문둥병에 걸렸대요.

그 뒤 여기에 와서 문둥병을 고쳤대요. 이렇게 자신의 몸이 안 좋았기에 전국에 102개의 의료시설을 세우는 등 백성들을 잘 보살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하지만 학자들은 죽음과 심판의 신인 야마신의 석상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손과 발이 뭉그러진 것은 비와 바람에 의해 풍화작용이 일어난 것이구요.

이 석상의 진품은 국립박물관에 있고 지금 전시되어 있는 것은 복제품이에요.

이번에는 박세이 참끄롱으로 갑시다.

이 곳은 별로 유명하지 않아서 관광객이 아무도 없었는데 역시나 너무 높았다.

내가 다리를 후들거리며 올라오는 모습을 부처님은 편안히 보고 계셨구나.

잘했으니까 셀카 한방 더.

셀카도 잘 찍었으니까 파인애플 하나 먹어야지.

한국에서 파인애플을 별로 즐겨먹지 않았기에 동남아에서도 잘 안먹었는데 이번에 먹어보고 생각이 바꼈다.

크기는 작지만 엄청 달았다. 아 또 먹고 싶다.

사진 실력이 안 좋아 별 감흥이 없을텐데 실제로 보면 봐도 봐도 신기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볼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찍을 때마다 별로다.

역시 난 안될거야. 아마...

엄마, 잘생긴 아들내미 얼굴 실컷 보세요.

앙코르 유적지 곳곳이 복원 및 보수 공사 중인데 물론 앙코르 와트도 공사 중이다.

잘 보존해서 내 손자, 손녀들에게도 보여줘야할텐데 걱정이다.

근데 앙코르 와트는 왜 또 왔냐구요?

우리가 오늘 밥 먹었다고 내일 안 먹는거 아니죠.

그렇듯이 어제 똑똑한 척했다고 오늘 똑똑한 척 안하는거 아니니까 또 아는척하러 왔어요.

오늘 앙코르와트에서 잘난 척 할 부분은 아주 유명한 우유바다젓기 부분이에요.

우유바다젓기는 힌두교의 창조신화인데 신들의 힘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선신과 악신들이 힘을 합쳐 암리타라는 약을 만드려고 하는 이야기에요.

젖의 바다를 신의 천년동안 저어야 하는데 인간의 천년이 신의 하루니까 참 길죠.
 

힘에 대한 갈망은 사람이나 신이나 똑같나 봐요.

왼쪽에 보이는 병사들은 악신들의 병사들이에요.

어딜가나 힘이 센 존재들은 자신의 부하들을 끌고 다니나봐요.

길다란 것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악신들인 아수라들이에요..

그리고 이 길다란 것은 나가의 왕 바슈키라는 커다란 뱀이에요.

이 신은 악신과 선신의 가운데에 있는 비쉬누신이에요.

악신은 92명이고 선신은 88명이라 균형이 안맞아 균형을 맞추고 있어요.
 

우리가 드라마를 봐도 위기가 많이 오는데 아까 말했듯이 신의 천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젖의 바다를 저으면서 아무런 일이 없으면 안되겠죠.

우유바다를 저으면서 총 3번의 위기가 있어요.

역시 남자라면 삼세판이죠.

처음에는 나가의 왕 바슈키가 너무 힘들어서 극독을 토해내서 불바다를 만드는 일이 생겼어요.

다급해진 브라마신이 시바신에게 이 독을 처리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시바신은 뜨거운 독을 모아서 삼켰어요.

하지만 신들은 암리타라는 약을 먹기 전에는 죽을 수 있는 존재였기에 시바신은 독을 삼키지 않고 목젖에 모아놨어요.

그 후로 시바신의 목에는 시퍼런 독자국이 생겨서 목이 시퍼런신이라는 별명이 생겼대요.

두번째는 나가의 왕 바슈키가 또 힘이 들어 몸부림을 치자 바다의 물고기들이 반으로 토막이 나버렸어요.

신들때문에 우리 바슈키가 참 많은 고생을 하네요.

이에 비쉬누 신은 하누만장군이라고도 부르는 힘이 엄청 센 원숭이의 왕에게 부탁을 해요.

그 부탁을 들은 하누만 장군이 바슈키의 꼬리부분을 힘차게 잡고 있어요.

마지막 위기는 가운데에 있는 만다린 산이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비쉬누신이 커다란 거북이로 변신을 해서 등으로 산을 받치고 있어요.

매번 부탁을 하다가 마지막이 되자 자신이 나서서 대미를 장식하는 전형적인 공적 가로채기 모습이에요.

그리고 산 꼭대기에는 천둥과 번개의 신인 인드라신이 산꼭대기를 잡고 버티고 있어요.
 

이렇게 우유바다젓기를 하면서 신성한 꽃, 머리가 3개인 코끼리 아이라바타, 머리가 5개인 불의 말, 비쉬누신의 아내가 되는 미의 여신 락슈미 등이 생겨나는데 결론은 역시 주인공은 미녀를 차지한다는 아주 훈훈한 이야기에요.
 

드디어 마지막으로 여신들인 압사라들과 불로장생의 약인 암리타가 만들어져요.

앞의 네가지는 선신들쪽에서 생겨나고
압사라와 암리타는 악신들쪽에서 생겨났어요.

근데 비쉬누신은 악신들이 암리타를 먹으면 세상이 더 혼탁해질까봐 예쁜 여자로 변신해 악신들을 유혹한 뒤 바람으로 변해 암리타를 훔쳐 내 선신들에게 가져다줬어요.

참 세상 더러워요. 수 많은 세월동안 저었는데 이용만하고 뺐어가는게 선신이 할 짓은 아닐텐데요.

어라? 여기 스파이가 있네.

가운데에 있는 신을 잘 보면 선신들은 뾰족한 왕관을 쓰고 있는데 악신 한명이 보여요.

이 신은 악신 라호신인데 선신들이 암리타를 마실 때 변신을 해서 암리타를 조금 얻어 마셔요.

근데 해와 달의 신이 이를 눈치채고 비쉬누신에게 일러바치고 비쉬누신이 바로 차크라를 던져 라오신의 목을 잘라버려요.

하지만 이미 암리타가 목구멍까지는 넘어갔기에 머리부분만 살아 남았어요.

화가 난 라호신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해와 달을 먹는데 목 아래부분은 사라졌기에 해와 달은 자꾸 목구멍으로 나와요.

이 이야기가 캄보디아의 일식과 월식에 대한 전설로 내려오고 있어요.

그래서 캄보디아어로 일식과 월식은 라호얌이라고 한대요.

이제 어제는 못 올라갔었던 3층 중앙성소로 올라가요.

인생은 뭐라고 했죠? 바로 타이밍이죠.

이번에도 아슬아슬하게 올라갔어요.

아... 높기도 하다. 무서워...

꼬마애가 모자도 쓰면 안된다며 소리치고 있어요.

저기 가운데에 떠있는 동그란 것이 열기구인데 저기 올라가면 엄청 무서울 것 같아요.

잘 올라왔으니까 셀카 한장.

해가 지면서 만들어낸 색깔이 참 아름다워요.

일몰을 보다보니 이제 내려가라는데 내려가려니까 더 무서워서 셀카 한장 더 찍었어요.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데 사진을 찍으면 돈을 내라하니까 위에서 몰래 한장 찍었어요.

연못에 비친 앙코르와트가 멋있어서 자꾸 찍는데 역시 사진 실력은 하루아침에 느는게 아니네요.

오늘 하루도 일몰과 함께했어요. 내일 또 봐요. 햇님.

수고했으니 맥주한잔 사줘야지. 근데 슈퍼에서는 0.5달러짜리 맥주를 1달러가 넘게 주고 먹으려니 가슴이 아프다.

촌놈이라 이런 병뚜껑은 처음봤다.

찰밥처럼 생긴 것을 팔길래 먹었는데 흑미코코넛찰밥이라 엄청 맛잇었다.

밥도 많이 주고 수저를 줄 때 끓는 물에 넣어주는 것이 마음에 들어 계속 이 식당만 다녔다.

<오늘의 생각>

바욘의 사면상은 정말 최고다.

남의 가이드를 쫓아다니며 엿듣는 설명도 최고다,

 

매번 늦게 일어나 일몰까지 돌아다녔는데 오늘은 일출을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가로등이 잘 되있어 놀라 사진을 찍었는데 얼마 안가 가로등이 사라져 손전등을 켜고 달렸다.

근데 오토바이 전조등보다 내 손전등이 더 밝아 기분이 좋았다.
참 별 것도 아닌 것에 우쭐해진다. 

일출을 보기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많은 나라에서 패키지투어로 앙코르유적지에 오는데 일본 사람들은 꼭 일출을 봐야해 일본 가이드들은 매번 힘이 든다고 한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데 앞에 키 큰 형아가 있어 머리 안나오게 찍느라 까치발을 들고 찍었다.

너도 나도 사진을 찍읍시다.

여기 또 로우프로가방이다. 제발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날 만족시켜주렴.

해가 앙코르와트 뒤로 딱 솟아났으면 엄청 멋있었을텐데 좀 아쉬웠다.

서양애들을 따라서 아침에는 과일만 먹어봤는데 난 동양인이 맞았다. 

이쁘긴 참 이쁘다.

앙코르와트에서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그냥 갔으면 큰일날뻔 했다. 이래서 뒤통수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나보다.

이제 반띠야이 쓰레이라는 아주 아름다운 유적지로 갑시다.

가다보니 코이카도 보인다.

근데 코이카가 기본 2년이라던데 봉사활동 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난 2년간 봉사활동 하라하면 못할텐데 각지에서 수고중인 코이카 여러분들 화이팅하세요.

제가 대신해서 열심히 놀아드릴게요.

가다보니 결혼식도 하길래 구경했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절대로 들어와서 밥먹고 가라는 소리를 할까봐 구경한 건 아니다.

아쉽게도 공짜밥은 없었다.

반띠야이 쓰레이까지는 앙코르와트에서 약 2시간동안 신나게 자전거를 타면 된다.

툭툭기사들은 나를 보고 스트롱맨이라며 박수를 쳐주고 난 우쭐해있는데 자물쇠가 안보인다.

어떻게 열쇠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그 큰 자물쇠를 잃어버릴 수 있지.

누가 내 자전거를 훔쳐가면 어떻게하나 고민하다가 설마 이 먼 곳에서 자전거를 훔쳐서 타고 갈 사람이 있겠냐라는 생각에 우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