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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캄보디아-Cambodia

배낭메고 세계일주 - 020. 화무십일홍.


아는 것도 없는데 자꾸 아는척 하려니까 힘이드네요.

그래도 아는척하는게 컨셉이니 계속해서 잘난척좀 할게요.
 

지난편 마지막에 나왔듯이 이번에 들어간 사원은 반띠아이 쓰레이에요.
반띠아이는 성, 쓰레이는 여자라는 뜻으로 반띠아이 쓰레이는 여자의 성이라는 뜻이에요.

근데 쓰레이에는 행복한이라는 뜻도 있어서 행복한 성이라고도 불린대요.

원래는 시바신을 모신 성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후세 사람들이 반띠아이 쓰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대요.

그래서 중앙성소에 가면 시바신의 상징을 모시고 있어요. 

이번편은 부조사진 설명이 주인데 제가 사진을 잘 못찍었으니 잘 안보이면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가운데를 잘 보면 머리 셋 달린 코끼리인 아이라바타를 타고 있는 신이 보여요.

그 신은 천둥과 번개의 신인 인드라 신인데 앙코르와트에서 봤었죠.

이 부분은 거대한 물고기의 왕인 마카라가 머리가 다섯개인 나가를 토해 내고 있는 모습이에요.

옛날에 물의 여신이 있었는데 이 여신은 항상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고 있었어요.

여신의 얼굴이 궁금했던 시바신이 바람의 신에게 그녀의 스카프를 날려달라고 부탁하자 그녀의 스카프가 바람에 날려 물에 떨어졌어요.

그러자 그 스카프는 이 마카라라는 물고기가 되서 동물들을 잡아먹기 시작했고 결국 시바신은 물의 여신과 결혼한 뒤 마카라를 잡아 결혼선물로 줬대요.

여기서 알수 있듯이 남자는 저빼고 다 늑대라는거에요.

시바신이 자기의 아내와 신성한 흰 소를 타고 가고 있는 모습인데 여신의 얼굴은 도둑이 떼어갔대요.

얼마나 아름다웠길래 얼굴만 떼어갔을까요.

가운데에 보면 위에는 괴물의 얼굴이 보이고 아래로는 부처님의 얼굴을 하고 있는 부조가 보이죠.

하지만 알고보면 밑에 있는 선한 얼굴이 악마에요.

아래있는 것은 히락나야카시스라고 하는 악신의 왕이고 위에 있는 것은 사자머리를 하고 있는 나라싱하라고 하는 비쉬누신의 화신이에요.

히락나야카시스라는 악신은 브라마신으로부터 신도 인간도 죽이지 못하며 집안이나 집밖에서도 못죽이며 낮에도 밤에도 죽일 수 없고 어떠한 무기로도 죽일 수 없다는 신탁을 받아요.

그 뒤로 거만해지고 나쁜 짓을 계속해 결국 신들이 비쉬누신에게 도움을 요청해요.

이에 비쉬누신이 집안도 아니고 집밖도 아닌 문지방에서,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황혼녘에, 어떠한 무기도 아닌 손톱으로 찢어죽였대요.

계속해서 느끼는거지만 비쉬누신에게 까불면 안되겠어요.

입구를 들어가다보면 산스크리트어가 써있는데 이건 뭔말인지 모르겠어요.

입구의 꼭대기를 보면 신기한모양으로 조각이 되어 있는데 이런 모습은 앙코르유적지 중에서 반띠야이 쓰레이에만 보이는 양식이에요.

이 부조는 시바신이 창조를 위한 파괴의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에요. 

시바신의 오른쪽 밑에서 북을 치고 있는 사람의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거에요.

그리고 시바신의 왼쪽 밑에 있는 여자는 절세미녀여서 한번보게 되면 인간이든 신이든 무조건 반했었어요.

하지만 자신의 아름다움이 부담스러웠던 미녀는 시바신에게 자신이 이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고 시바신은 춤을 추며 그녀를 추녀로 만들어줬대요.

얼마나 예뻤길래 못생겨지고 싶었는지 미남인 저는 알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 잘생겨서 죄송하다는거에요.

머리가 세개달린 코끼리를 타고 있으면 무슨 신이라구요?

바로 천둥과 번개의 신 인드라 신이죠. 이게 바로 주입식 교육이에요.

불의신 아그니스가 숲에 살고 있는 나가를 죽이기 위해 지른 불을 끄기 위해 인드라신이 비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에요.

인드라신이 비를 내려 나가가 살게되자 아그니스는 크리슈나에게 비를 멈추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크리슈나는 그의 형과 함께 화살을 쏴 비를 막고있어요.

물결무늬 밑에 있는 지붕 같은 것이 화살이고 그 가운데에는 나가가 있고 그 밑에는 우왕좌왕하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모습이 보여요.

이번 박공의 제목은 께릴라산을 흔드는 라바나에요.

밑에 보이는 머리가 많은 신이 바로 저번에 앙코르와트에서 본 어떠한 신도 죽일 수 없다는 신탁을 받은 라바나에요.

어느날 라바나가 시바신이 명상중인 께릴라산을 지나가는데 원숭이처럼 생긴 시바신의 수문장들이 시바신이 명상중이라 지나갈 수 없다며 길을 막자 라바나는 화가나 원숭이들과 싸웠어요.

말싸움을 하다가 수문장들이 미래에 원숭이들이 랑카섬을 파괴할 것이라는 저주를 했어요.

그러자 라바나는 더 화가나 께릴라산을 흔들기 시작했어요.

우리 창조와 파괴의신 시바신형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주 무서운 형이었어요.

무서운 시바신이 화가나 께릴라산을 발가락 한개로 눌러버렸고 산에 갇힌 악신 라바나는 천년동안 시바신을 칭송하는 노래를 부른 뒤 풀려났대요.

이번에는 시바신의 사랑이야기를 알려줄게요.

시바신의 왼쪽에 있는 절세미녀였던 타르바트는 시바신에게 반했지만 시바신은 명상을 하느라 바빴어요.

타르바트는 시바신이 자신을 안봐주자 사랑의 신 까마에게 사랑을 이뤄달라고 빌었어요.

그러자 까마신은 시바신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았는데 명상을 방해 받은 시바신은 이마에 있는 제3의 눈에서 빛을 쏘아 까마신을 까맣게 태워버렸어요.

시바신이 까마신을 다 태운 뒤에 옆을 보니 타르바트가 있었고 사랑의 화살을 맞았기에 타르바트와 사랑에 빠졌어요.

타르바트에게 푹 빠진 시바신은 까마신을 다시 살려줬다는 훈훈한 이야기에요.

여기서도 알 수 있는 것은 시바횽은 무서운 신이란거에요.

위쪽에 보면 비쉬누신의 화신인 크리슈나가 외삼촌인 캄사왕을 죽이고 있어요.

캄사왕은 아버지를 폐위시켜서 영토에 오른 뒤 이웃나라를 침략하고 여자들을 납치하는 등 악행을 저질렀어요.

그러던 어느날 한 예언가가 캄사왕에게 조카들 중 한사람에게 죽을거라는 예언을 해요.

그러자 캄사왕은 자신의 조카들을 죽이기 시작했고 자신의 자식들을 걱정한 여동생 2명은 다른 아이와 자기 아이들을 바꿔치기 했어요.

그 아이중에 한 명이 비쉬누신의 화신인 크리슈나였고 다 자란 크리슈나는 캄사왕을 죽여요.

예나 지금이나 참 무서운 세상이에요.

이 박공에는 원숭이 왕자의 두왕자간의 싸움 이야기가 새겨져 있어요.

수그리빠 왕자는 왕이었던 형 발린을 죽이려했다는 누명을 씌어 도망치다가 악신 라바나에게 납치된 시타공주를 구하러 가는 라마왕자를 만나게 되요.

수그리빠 왕자는 라마왕자에게 형을 죽여주면 시타공주를 구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해요.

형제가 싸울 때 라마왕자가 뒤에서 활을 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수그리빠와 발린이 비슷하게 생겼기에 구분하려고 수그리빠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형을 죽여요.

이건 동생이 형을 죽일거라는 것이 예언된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괜히 형이 긁어부스럼을 만든걸까요.

아 잘난척하기 힘들다.

사진을 좀 더 자세하게 찍었어야하는데 자전거가 걱정돼서 대충찍은거 너무 티나는데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기본 100달러는 나갈테니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탑의 입구에 보면 수문장들이 지키고 있는데 이 수문장들은 각 탑마다 다 달라요.

이 수문장들도 다 복제품이고 진품은 프놈펜 중앙박물관에 있어요.

그리고 탑 입구의 양옆에 새겨진 여신상 조각은 머리를 땋거나 옆으로 묶은 머리를 했는데 이런 모습은 반띠야이 쓰레이에만 있대요.

근데 잘 안보이죠. 사진 실력도 없으면서 대충 찍은 제가 죽일놈이에요.

반띠야이 쓰레이는 하나의 기단에 3개의 탑이 올려져 있는데 각각 다른 신에게 바친 탑이에요.

중앙탑은 시바신, 북쪽탑은 비쉬누신, 남쪽탑은 브라마신에게 바쳐진 탑이에요.

위에서 수문장이 다르다고 했는데 바쳐진 신이 달라서 그런거에요.

아 자전거 걱정되서 안되겠다. 빨리 나가야지.

다행히 자전거는 남아 있었는데 2시간이나 자전거를 타고 온 아름다운 사원에서 너무 짧은 시간만 보낸 것 같아 아쉬웠다.
역시 여행은 시간이 많을수록 좋다고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돌아가는 길에 땅에 떨어진 자물쇠를 찾으려고 계속 땅을 보고 30분정도 달리다가 남은 거리를 계속해서 자물쇠만 걱정하며 가느니 그냥 하나 사기로 했다.

男兒當自强君子大路行이라고 사내가 째째하게 살면 안된다고 배웠다. 
 

수고했으니까 우선 밥부터 먹자.

요새 비타민이 부족한 것 같으니 쥬스도 하나 먹읍시다.
난 진정한 사내니까 1L짜리로 마셔야지. 

<오늘의 생각>
 

자전거는 신나게 잘 탔는데 어떻게 자물쇠를 잃어버리지.

 

어제 마트에 들렀더니 똑같은 자물쇠를 3달러에 팔길래 샀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남아당자강이라 한 말 취소해야겠다.

오늘도 든든히 먹고 출발해야지.
이 식당은 음료수가 비싸서 안먹으려다가 0.5달러짜리 음료수를 하나 시켜먹었다.

오늘 도시락은 특제 도시락이다.

무려 4알에 0.8달러짜리 오리알을 깨서 내가 오븐에 직접 구운 토스트다.

에헴. 다시 선생님 말투로 돌아가야지.

오늘 갈 곳은 앙코르시대 초기인 802년부터 915년까지 수도였던 룰루오스지역이에요.

룰루오스의 원래 이름은 하리할라야로 비쉬누신과 시바신을 모시고 있는 신성한 땅을 의미해요.
 
 

우선 롤레이사원으로 갑시다.

롤레이 사원은 룰루오스지역에서 최초로 성안에 지어진 사원이에요.

근데 흙길이네요.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거니까 열심히 달릴게요.

이 사원은 원래 4개의 탑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원래는 6개였을거라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어요.

앞에있는 두개의 탑은 남자 조상들에게 바쳐졌는데 왼쪽은 야소바르만 1세의 아버지에게, 오른쪽은 할아버지에게 바쳐진 탑이에요.

뒤쪽의 탑은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바쳐진 탑이에요.

앙코르 유적의 초기에는 이렇게 벽돌을 쌓아 건축을 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러 탑들이 무너지고 있어요.

탑 안에 보물들이 있었다길래 들어가보려다가 입구가 무너질까봐 안들어갔어요.

난 겁쟁이니까요.

여기가 롤레이 사원의 입구인데 다른 사원과는 달리 높은 곳에 지어져있어요.

원래는 저수지에 있는 섬에 지은 사원이였는데 지금은 저수지가 말라서 바닥이 보이는 거에요.

이번 사원 앞에는 소가 있어요.

이 소는 난진이라는 영물로 시바신이 타고 다니던 소인데 여기에 모신 조상들이 난진을 타고 신의 세계로 가서 시바신과 함께 살기를 바랬기 때문이에요. 

사원을 처음 발견했을 때 소 조각상이 있어서 신성한 소라는 뜻의 쁘레아 꼬라고 이름을 붙였대요.

쁘레아꼬는 룰루오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에요.

이번 사원에는 6개의 탑이 2줄로 세워져 있는데 앞에 있는 탑들이 더 커요.

그 이유는 방금 전에 본 롤레이사원과 같이 앞 줄은 남자 조상들을 위한 탑이고 뒷 줄은 여자 조상들을 위한 탑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이 롤레이 사원도 아마 6개의 탑이 있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는 거에요.

그냥 크다는 이유만으로 남자를 위한 탑이라고 하면 여성부에서 가만히 있지않겠죠?

앞줄에 있는 탑들의 입구에는 남자수문장이 조각되어 있어요.

그래서 남자 조상을 모셨다고 하는거에요.

뒷줄의 탑들에는 여자수문장들이 조각되어 있구요.

이 까만 부분들은 불에 탄게 아니라 이끼가 달라 붙었다가 떨어져 색이 변한거래요.

이제 앙코르 유적중에서 최초로 피라미드 형태로 건축된 사원이자 앙코르와트의 롤모델인 바꽁사원으로 갈거에요.

근데 입구에서 표 검사하는 아저씨가 씨엠립에서 60km떨어진 아주 아름다운 사원을 알고 있대요.

그러면서 돈을 조금만 주면 자기 오토바이로 싸게 갔다올 수 있다고 꼬시길래 싫다고 했어요.

전 거지라서 자전거면 충분하거든요.

가운데 있는 중앙성소는 앙코르와트와 같은 연꽃모양이에요.

원래 초기 유적지들의 탑 모양은 사각의 벽돌탑 모양인데 이 탑만 연꽃모양이에요.

그래서 초기에 지어진 탑은 전쟁중에 파괴됐고 수리야바르만 2세때 새로 지어진 것이라 추정하고 있어요.

바꽁사원은 5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나가, 2층은 가루다, 3층은 인간, 4층은 악신, 5층은 신의 세계를 의미해요.

이 석상은 코끼리라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코끼리처럼 안보여요.

꼭대기에 올라오니까 바람도 불고 배도 고파서 도시락을 꺼냈어요.

아까 봤던 맛있어 보이던 토스트의 뒷 모습이에요.

탄거 먹으면 암걸린다니까 앞부분의 오리알만 떼어 먹었어요.

뭔가를 같이 먹고는 싶어서 산 싸구려 옥수수 통조림인데 진짜 싸구려의 맛이 났어요.

통조림이나 즉석식품은 확실히 비싼거를 먹어야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근데 난 돈이 없으니까 맛있는 통조림은 아마 못먹어볼 것 같아요.

사원에서 놀던 꼬맹이들도 중앙성소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더라구요.

중앙성소 안의 모습인데 뭔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부분이 나왔으니 오늘은 잘난척 그만 할래요. 

바람도 불고 시간도 많아서 한참동안 노래를 듣다가 내려왔다.
역시 여행은 시간 많은 사람이 장땡이다. 

사원 입구쪽에 절이 있길래 들어가봤는데 태국과 라오스에서 절을 하도 많이 봐서 별 감흥은 없었다.

오늘은 일몰을 보러 가기 귀찮아 그냥 숙소로 돌아와서 빨래를 했다.

하기전에 맥주한잔 먹는 센스.

일몰을 보러가기 귀찮아하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해는 어디서나 진다.
해는 항상 뜨고 지는데 사람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뭔가 특별해진다.
그 의미를 부여하기에 사람이라지만 언젠가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태양이 뜨고 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은 배가 별로 안고파 쌀국수와 전에 먹은 찹쌀밥을 시켰는데 전에 500리엘(한화 150원)에 먹었던 찹쌀밥을 1000리엘(한화 300원)을 내라고 한다,

기분이 확 나빠졌다. 전에 추천했던 것 취소다.

<오늘의 생각>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역시 영원한 아름다움이나 권세는 없다.
난 사람들을 믿고 사는데 왜 사람들은 날 속이려고만 들까.